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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2/14 19:31:28 ID : zhwIHA3Xs3w
그러니까 말그대로 댓글로 소설을 이어 나가는 것임
이름없음 2018/02/14 19:41:37 ID : Y3xDz9clbg4
괜찮은 생각인데 창작소설판 화력이 적어서 되게 오래 걸릴 것 같다ㅋㅋ...
이름없음 2018/02/14 19:43:02 ID : zhwIHA3Xs3w
전체스레에서 봐주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이름없음 2018/02/14 19:59:00 ID : bfSLbyNvBe1
라고 스레딕에 글을 쓴 순간, 등 뒤쪽에 알싸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무슨 소리지? 엄마, 밖에 손님 오셨어?" 아니다. 조금 더 둔탁하고 꺼림칙한 발걸음이다. 그런데 왜 엄마의 인기척은 들리지 않은걸까... 한번 나가봐야겠어...
이름없음 2018/02/14 21:54:09 ID : nVcMjbhcFim
뭔가 소름돋는 느낌에 불안한 마음으로 방문을 나섰다. 문을 열자 컴컴한 색만이 눈앞에 펼쳐졌다. "뭐지? " 말을 끝내는 순간 나는 그자리에서 밑으로 떨어졌다. 아니..떨어지고있는 느낌이 들었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인것 같다. 이상한 현상에 두려운마음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몇분이 지났을까.. 더이상의 느낌이 느껴지지 않자 눈을 살며시 떴는데...
이름없음 2018/02/14 22:21:31 ID : mk3zU5fe1u0
"?!" 눈앞에 펄쳐진 푸른하늘에 순간 놀랐으나... "우아아아악!!!" 다 떨어진게 아니었다!! 둥실 콰당 땅이 가까워지자 잠시 속도가 줄었다가 이내 날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으으으....뭐야 대체........어?"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눈쌀을 찌푸린 것도 잠시, 고개를 들어보니...
이름없음 2018/02/14 23:46:32 ID : bfSLbyNvBe1
검은색의 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 누군가의 장례식이 시작된 모양이다. 곡소리, 흐느끼는 소리, 울음 참는 모습들, 혼절한 여인..... "엄마..?" 잘못 봤나 싶어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도 역시나 엄마다. 놀란 마음에 영정사진을 바라보니 그 속에 있는 건 빛 바랜 나의 사진이다. "엄마! 나 여기있어! 왜 울고있어!! 여기요! 저 살아있어요! 저좀 봐주세요!" 나는 애타게 사람들을 불러본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그들에게 닿지 않는다.
이름없음 2018/02/15 00:36:03 ID : mHvcmmnwmny
나는 내 동생을 찾아갔다. 평소 나와 싸우기만 하던 동생이었지만, 울고 있었다. 마음이 울적해졌다. 그 순간, 동생의 목소리와 함께 등이 지끈거린다. "아 일어나 학교 안가냐?" 동생의 발길질과 함께 짜증이 밀려온다. 아 맞다. 오늘 개학이지. 오늘은 내 고1 생활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마음같아선 동생을 쥐어박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아침으로 초코머핀과 우유 한 잔을 먹은 뒤, 교복을 입고 집을 나섰다. 햇살이 따스한 기분 좋은 날이다.
이름없음 2018/02/15 00:58:59 ID : k4Ny0q5ff88
내가 얼마나 늦잠을 잔 것인지 학교에 도착했을땐 이미 점심이 지나버리고 선생님이 종례를 진행하고 있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노랗거나 붉은 단풍이 알록달록하게 나무를 장식하는 가을이었고, 적어도 이 한국에서는 가을의 아침 햇살이 따스할 일은 없었으니까.
이름없음 2018/02/15 17:11:42 ID : pbveHzPa9vv
ㄱㅅ
이름없음 2018/02/18 00:18:04 ID : anvdyGrbDuq
그러고 보니 약간 이상했다. 얼마 잔 거 같지도 않았는데 요상한 꿈을 꾼 것 하며 붉게 물든 단풍도 이질적이었다. 된통 혼나고 울려대는 핸드폰을 뒤로 하고 버스정류장을 걸었을까, 단풍이 어느새 벚꽃이 되었다가 푸르게 변했다가 다시 붉어 타는 단풍이 되기도 하며 결국엔 다시 낙엽이 되고는 또 벚꽃이 되었다. 솔솔 꽃냄새도 나는 거 같았다.
이름없음 2018/02/18 12:18:31 ID : th9jwNvzSNA
그렇게 훌쩍 고3이 되어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수능준비를 하고있던 나날이었다 "자 오늘은 새친구 전학생을 소개하겠다" 선생님의 그 말씀에 교실에 웅성대는 소리가 생겨났다 하긴 고3에 전학생이라니... 전학교에서 문제라도 일으킨건가? 라고 생각이 들때 한 소녀가 걸어들어왔다 단정한 단발에 키는 조금 작고 전체적으로 귀엽다는 인상이 강한 평범한 소녀였다 그런데 그 소녀는 교실로 들어오자마자 흠칫하면서 두리번거리더니 날 발견하곤 잠시 눈살을 찌뿌린것같았다 ...내 착각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소녀에대한 호기심을 접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쉬는시간에 소녀는 다짜고짜 나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얘 너 다른차원에서 왔지?"
이름없음 2018/02/21 13:55:23 ID : ii062FcpVas
"그게 무슨 말이야. " 나는 웬 이상한 애가 왔구나 하는 마음에 경계 태세를 띠었다. 교복 치맛자락을 쥐며 마주 눈을 찌푸리길 잠시, 설마 진심이었겠어 하며 피식 웃었다. "그럼 너는 날 어떻게 알아봤어? 너도 다른 차원에서 왔니?" 킥킥 웃으며 머리카락을 질끈 묶었다. "나는 이제 공부할테니까 그만 돌아가……. "라고 말하는 동시에 단발은 내 책상 위에 손을 올렸다. "맞아. " "응? " "나 다른 차원에서 온 거, 맞아. "
이름없음 2018/02/21 19:02:11 ID : 1BglzQnDteF
그게 무슨 소리야, 쓴소리를 하려는 순간 오랜기간 잊고 있던 장면들이 머리를 스쳐나갔다. 막 고등학생이 되었을무렵의, 그리고 그즈음의 붉디붉은 피같은 단풍들. 몇번 입을 뻐끔거리다 겨우 한마디를 꺼내었다. "그럼 너는 어쩌다 여기에 오게된건데?"
이름없음 2018/02/26 17:46:47 ID : nXwJRwso2Hv
단발머리의 여자애는 알수없는 미소를 지으며 곧 알게될걸 했지만 그 말의 의미를 난 알수가 없었다. 다른차원 같은거 듣도보도 못했고 그런건 만화에서만 등장하는 전문용어 아니였나 수업종이 울렸지만 수업의 내용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마음속 한켠에서 계속 이상한 꿈과 왜인지 울려대는 핸드폰과 함께 보았던 풍경들이 의문을 자아내 이상한 떨림을 나에게 주고 있었다.
이름없음 2018/03/05 03:05:11 ID : ZfPjtjs9By6
바위를 진 듯 눈꺼풀이 느리게 감겼다. 온 몸의 긴장이 풀렸다. 시계의 초침이 세 바퀴를 넘게 돌았을 때, 귓가에서 높은 목소리가 울렸다. 일어나, 원래 네가 발을 디디던 곳으로 돌아가야지. 뉴런이 바삐 정보를 교환하고 뇌파는 알파파로 다시 돌아왔다. 순식간이었다.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어느새 종례가 끝나고 일몰이 지고있었다. 태양이 나무 책상을 데워 손바닥이 따스했다.
이름없음 2018/04/18 08:02:37 ID : mHvcmmnwmny
갱신
이름없음 2018/04/18 11:59:21 ID : 789uty46i8m
아이들은 이미 모두 집에 돌아가 있었다. 교실에 남아있는 사람은 오직 단발머리 소녀와 나 둘뿐. 텅빈 교실에 바로 앞에서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정신좀 차리지 그래." 나는 눈을 들어 소녀를 바라본다. "도대체... 뭐야..? 넌 뭔가 알고있어...?"
이름없음 2018/04/19 04:13:57 ID : vxxDAoY67xT
"글쎄. 내가 알고있는게 진실인지 거짓인지 믿는건 네 자유야. 하지만 나라고 내가 알고있는게 진실인지는 알수없지. 그저 우리는 세계에서 떨어져나간 조각일 뿐이야. 음... 자리를 옮길까? 다른사람이 들으면 귀찮아지니깐. 더 듣고싶으면 따라와." 소녀는 그렇게말하곤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일단 뭐라도 알아야겠다 싶어 황급히 소녀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름없음 2018/04/19 22:38:16 ID : Fa04E60pPij
그렇게 따라가다보니 북적거리는 무리를 발견했다. 소녀는 그들과 친한 듯 활짝 웃으며 무언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거기에 집중하려는데, 이상하게 목소리에 노이즈가 끼어있다. 잘못들었나 싶어 고개를 갸우뚱거린 순간 노이즈가 아까보다 크게 들렸다. "속이느라 힘들었어." 소녀는 노이즈 속에서도 똑똑히 그렇게 말했다. 그제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들었다.
이름없음 2018/04/20 04:10:12 ID : 8jdzRvdu8nV
잠깐. 단검? 내가 단검을 가지고 있었나? .... 어째서지. 지금 이 상황이 낯설지 않아.마치 모든걸 알고있던것 같은... 지금은 아무래도 좋아. 이 상황을 빠져나가는게 먼저야.
이름없음 2018/04/20 13:13:55 ID : yLhwHvcqZfV
단검을 꺼내들자 소녀의 무리가 일사 분란하게 날 에워쌌다. "이녀석. 아무것도 모른다는건 거짓말인것 같은데?" 무리중 한녀석이 소녀를 보며 말하자 소녀가 단검 앞으로 쑥 다가왔다. 미묘한 표정의 소녀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린듯 했다. "오..오지마!" 나는 단검을 어설프게 휘둘렀지만 소녀는 게의치 않는듯 한발짝 더 앞으로 다가와 단검과 나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단검.. 증표.. 붉은옷의 사람들.." 소녀가 알수없는 단어들을 읊조리고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돌아서서 무리에게 말했다. "그냥..가자."
이름없음 2018/04/20 13:55:50 ID : hgi2soZinTT
그들이 지나가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도 나는 계속 멍하게 서있었다. 현실과 환상의 괴리에 머릿속이 혼잡해 분간이 가지 않았다. 나는 왜 당연한듯이 단검을 꺼내들었지? 노이즈 속의 여자아이 목소리는 어떻게 그리 뚜렷했던거지? 증표? 붉은 옷? 내가 붉은 옷을 입고있었던가? 애초에 내가 그 일을 겪은 것이 현실이던가? 방금 일어난 일이 내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어찌 증명하지? 맞아, 나는, 나는 옛적에 죽었는데. 혼란스러움에 눈이 멀어 한참을 같은 자리에서만 배회했다. 내가 무엇을 딛고 이 자리에 서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가 나의 어지러운 머리를 환기하려는듯 내 어깨를 조심스레 쳤다.
이름없음 2018/04/24 01:32:12 ID : 83zO7bwmnCr
뒤를 돌자 지릿한 바닷내음과 함께 수평선이 펼쳐진 어느 항구에서 난 바닷바람을 맞고 서있었다. 반짝이는 잔잔한 수면에 정신을 빼앗겨 넋이 나간채로 서있다 이내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바람에 잔잔한 수면이라니...’ 그제서야 번뜩 놀라 한걸음 물러서니 또다시 아득한 나락으로 몸 전부가 쏟아지듯 떨어져 내려갔다.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는채 아래로 아래로... 한참을 떨어지다 이젠 내가 떨어지는것인지 오르는것인지 멈춘것인지도 모르게 될즈음 지표면에 닿은지도 모르게 일어설수 있게 되었다. 사방은 너무 어두웠고 고개를 숙여 양 손을 바라봤지만 눈앞에 있는 내 손도 보이지 않을만큼 캄캄한 암흑이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황에 겁이나 가만히 있자니 이곳을 벗어날 수가 없을것만 같았다 한발을 내딛고 나서 다시 한발...
이름없음 2018/04/28 23:13:50 ID : yLdWqi2sqrt
풍경이 바뀐다.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 노이즈와 함께. 공원, 동물원, 놀이공원, 어딘가의 황무지, 그리고.... "그만-!!!!!" 정적이 흐른다. 노이즈는 멈췄다. 풍경은 바뀌다 만 상태로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정지해있다. "여긴 어디야!! 이건 다 뭐고!! 난 도대체 뭐냐고-!!!" 이 세계에 대한 불안한 마음, 나 자신에 대한 흔들림, 공포. 그 모든 것들을 합해 비명처럼 느껴지는 소리를 내지른다. 그리고 이어지는 정적. 또 정적.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나를 봐주지 않는다. 아무도.... 아무도.... "없어요...?" 그 순간, 멈춰있던 세계가 급변한다.
이름없음 2018/04/30 14:13:47 ID : alcpRu2tBAr
그리고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일어나 학교 안가냐?" 등 뒤가 시큰거렸다. 한대 걷어차인 것 같은 통증에 자연스레 표정이 구겨졌다. 그러나 금방 혼란에 빠진다. 동생은 어째서인지 1년 전에 졸업한 중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다. 졸업하자마자 드디어 비둘기에서 해방이라며 갖다버린 교복을 왜 지금....
이름없음 2018/04/30 19:17:36 ID : so7vzQpO60m
"야. 니는 왜 1년전에 버린 교복을 왜 다시 입고 있냐?" 내 말에 동생은 뭐 이병.. 같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 뒤 말했다. "치매 걸렸어? 미친 소리하지 말고 학교 갈 준비나 하셔" 학교? 그러고보니 동생은 아까도 학교 등교라고 했었는데... 뭔가 데자뷰를 느낀 것 같았다.
이름없음 2018/04/30 23:00:22 ID : dXwJXArzbyI
음.... 내가 누구였더라? 일단 흩어져 있던 기억들을 모아 조각을 맞춘다. 조각이 모여 하나의 그림이 되고, 그 그림은.... "아. 맞다." 그림에 균열이 생긴다. 완벽한 그림이 완성되기에는 '이 세계'가 용납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한가지는 깨달았다. 여긴 현실이 아니야. 여긴 내 상상 속도 아니야. 그리고... 나는 완전한 '나'가 될 수도 없지. 여긴 버려지고 잊혀진 '조각들'의 세계니까. 그렇다면- 부엌에 천천히 걸어가 주방칼을 뽑는다. 그리고는 그대로 내 심장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부위에 꼽아넣었다. 딱히 아프지는 않다. "뭐하는%!&#>! ...@%₩#*※¥¿...!" 그러나 그 행동이 불러오는 결과는 다르다. 동생.... 처럼 보이는 무언가의 괴성은 무시하자. 중력이 불안정해진다. 번개가 건물을 얼리고 있다. 하늘을 바라보니 거대한 섬이 보인다. 음, 개판이군. 와우, 저건 용 아니야?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고 있자 세계에 노이즈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고장....일리는 없고. 이윽고 '세계'는 무너진다. 아니, 정확히는 재구성 중이라고 보는게 맞으려나. 입자들이라 해야할까. 이 '세계'를 구성하는 무언가들이 움직인다. 정확히 말해서 움직인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닥쳐온다. 그러나 곧 그 어둠마저 사라진다. 나는 정신이 아득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마치 부모님의 품 같은 편안한 그 느낌에, 나는 정신을 차리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 . .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는... 나는 단발머리 소녀를 마주하고 있었다. "어서와. 네가 두번째야." 이 '세계'를 깨달은 사람은.
이름없음 2018/05/05 01:29:10 ID : tck9BvvcpWl
나는 잠시 멍하니 서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 단발머리 소녀와 나는 '어딘가'에 서있었다. 이 '어딘가' 라는 데는 빛도 어둠도 없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을 듯한 곳이었다. '세계'가 재구성되고 '세계'는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나와 그녀는 '세계'가 태어나기 직전의 시간대에 있는 것이었다. 우리가 있는 곳은 무(無). 즉, 우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읺는 것이었다. 나는 소녀에게 말을 걸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 소녀의 이름을 알고 싶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무것도 전재하지 않는 이곳에서는 소리조차 전달될 수 없었다. 하지만, 내 앞의 소녀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알았는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자, 내 머리속에 맑고 깨끗한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글쎄, 아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이곳에는, 너도, 나도 아직 이름조차 없는걸." 그녀는 이어서 나에게 전했다. "세계가 태어나면 그 때 내 이름으 지어주는 게 어때?" 나는 그에 대한 답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좋아." 텔레파시, 라고 불릴만한 방금의 대화를 통해 나는 확신했다. 나와 이 아이는 무엇인가로 연결되어있다고ー. 이윽고 눈 앞에 아주 눈부신 빛이 덮쳐왔다. 그 빛은 나와 소녀를 모두 감싸고 온 세계를 비췄다. 그렇게, 새로운 세계가 탄생했다.
이름없음 2018/05/05 16:24:43 ID : LdU589xQq6k
세상이 환해진 후,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건 기괴한 울음소리였다. 아이의 것 같기도 하고, 어른의 것 같기도 하고, 짐승의 것 같기도 한 것. 귀를 타고 들려오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을 뚫고 파고들어오는 것 같은 불쾌한 느낌. 황급히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어째선지 눈이 떠지지 않았다. 눈가로 뭔가 눈물같은게 흐르고 있었던 탓이다. 눈가를 비벼서 눈물을 닦아내려던 순간, 내 눈을 덮는 감촉이 느껴졌다. 사람의 살결, 그리고 그 미적지근한 체온. 이 공간에 다른 누군가가 있지 않다고 가정하면, 아마 단발머리 소녀겠지. "아직 눈을 뜨면 안 되. 위험하거든." 소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하지만 말 속에 담긴 의미는 알 수 없었다. 심장을 찌르고 죽었음에도 세계는 새로 구축되었다. 그리고 그건 몸에 위해가 가해진다 한들 별 문제조차 안 된다는 뜻이다. 의문스러운 마음에 입을 열었다. 다행히 작긴 했지만 목소리는 나오는 모양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소녀는 그 말에 조금 고민하는 듯 하더니 조곤조곤 말하기 시작했다. 어째선지 말이 조금 떨리는 것 같긴 하지만, 그건 그저 착각이겠지. "으음, 그러네. 아무래도 좀 문제가 있었나봐." "문제...?" "우리가 서 있는 이 '세계'는 말이지. 뭐라할까 감정이나 기억 같은 것에 민감해서, 탄생 순간에 어떤 감정이 흘러나왔느냐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더라고." "그게 왜?" "너, 불안했지?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아마 공포도 느꼈겠네. 풍경이 이렇게 지독한 걸 보니." 문득 섬뜩한 예감이 들었다. 불안감이 등을 타고 기어올라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름없음 2018/05/06 00:12:43 ID : 5e1CmMi2so7
"잠깐 기다려봐... 음, 됐다." 기이한 기운이 몸을 휩쓸었다. 그러나 나 역시 이 기이한 기운을 다룰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무언가 새롭지만, 이상하게도 친숙하고 정감을 주는... 거기까지 생각하는 순간, 소녀가 눈을 가리던 손을 치우는 바람에 상념이 끊어졌으나 별로 신경쓸 일은 아니었다. 훨씬 중요한 문제가 있으니까. 눈 앞이 붉은색으로 환해졌다. 동시에 어마어마한 열기가 느껴졌으나 몸은 멀쩡했다. 문득 불길하고 낮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눈부신 눈을 억지로 뜨고 세상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들을 집어삼키고 불태우는 용암이 보였고, 그 용암을 헤엄치며 불길한 소리를 내는 '무언가'들이 보였다.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그 하늘을 비행하는 '무언가'들과 떨어지는 운석들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늘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질적인 공간에서. 잠시 내려다보던 소녀가 작게 불평했다. "미리 말해줬어야 하는건데... 하아.... 모처럼 만든 세상이 이렇게...." "...미안." "아냐.. 내가 실수한거지..." 조금 시무룩해 있던 소녀는 이내 기운을 차린 듯 쾌활하게 말한다. "어쨌든! 버려진, 그림자속, 무의식들의, 그리고.... 또... 모르겠네! 명확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너도 대충은 알겠지?" 그리고 소녀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했다. "'우리의 세계'야. 원래는 의식이 있는 '진짜'에 가까운 존재들이 더 있어야 하는데 쌓인 '재료'들이 많아서 우리 둘만 있는 있는데도 만들어졌나봐. 우리에게는 엄청난 이득인거지. 아마 '창조자'가 두 명밖에 없는 세계는 여기가 전부일걸?"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잭팟 터졌다는 소리인가? #소년의 어머니가 죽음-->이상한 느낌을 느끼며 일상으로 돌아감-->소녀 조우-->이상한 일당과 대치-->괴이한 세계로 떨어짐-->위화감을 느끼며 다시 일상 복귀-->근데 알고보니 진짜 세계가 아니라 그 세계를 재구성(심장을 찔러서..ㄷㄷ)-->창조주로 급 신분상승(소녀와의 연결고리 생성)-->근데 둘이서 창조한 세계는 망함 인가... 심심해서 정주행하고 대충 정리해봄
이름없음 2018/05/09 12:46:22 ID : glzVak5QtvC
"저기...우리가 창조자라면 이세계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 "음...어떻게 보자면 할수는 있지. 하지만 큰영향은 끼치지 못해. 하긴...세상을 이대로 내버려둘수도 없으니... 네가원하는 세계를 계속해서 상상해봐. 아주 조금씩이라도 바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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