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엑스트라 2018/03/02 23:32:56 ID : 88i2ldyHBe4
패러디 소설을 쓰려는데 예전부터 프롤로그 같은 1화는 술술 써지는데 그 이후로는 소재 같은게 연성 돼도 정말 안 써져서 고민도 하고 생각이 많아지니까 친구는 괜찮다고 했지만 정말 괜찮은게 맞을지도 걱정돼서 소설 평가 겸 잡담을 위해 새운 스레 ★.
엑스트라 2018/03/02 23:33:34 ID : 88i2ldyHBe4
우선 소설 평가를 위해 소설 먼저 올릴게!
엑스트라 2018/03/02 23:34:28 ID : 88i2ldyHBe4
참고로 조금 오글거릴수 있으니까 그런거에 면역이 없거나 거부감이 들면 나가줘!
엑스트라 2018/03/02 23:35:01 ID : 88i2ldyHBe4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있게 됐을 무렵, 나는 이미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 중 한 명, 즉 고아였다. 다행히도 내가 생활하던 고아원은 가난하긴 했어도 어른들이 따뜻하고 정이 많은 고아원이었다. 그것 때문인지 아이들은 굉장히 밝고 사랑스럽게 커갔고 애교 많은 아이들 때문에라도 학생들이나 어른들은 우리 고아원을 자주 방문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밝고 활발한 다른 아이들과 달리 말이 없고 공부에만 매달리던 아이였다. 학생들은 애교가 없는 나를 보고 재미없는 아이라고 했으며 나를 없는 아이 취급했다. 뭐, 딱히 상처받은 건 아니다. 어차피 나도 공부에 매달리느라 계속 찾아오는 학생들이 시끄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의 인생을 180˚ 바꾸게 된 일이 일어나게 된다. 그날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던 시절이었다. 겨울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손이 시릴 정도로 추웠으며 주변의 나무들은 하얀 벚꽃을 만개한, 아름답지만 추운 날이었다. 그날도 나는 그저 고아원의 커다란 나무 밑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었을 뿐이었다. 조금 먼 곳에 떨어진 놀이터에서는 아이들과 또 찾아온 학생들이 시끄럽게 놀고 있는, 평범하고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강한 바람이 불며 벚꽃들이 흩날렸고, 나는 눈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눈을 질끈 감았다가 바람이 멎자 눈을 떴을 뿐이다. 하지만 나의 눈앞에는 바이올린 가방을 메고 붉은 목도리를 한 검은 머리의 여학생이 한 명,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에 나는 답지 않게 과하게 놀랐고, 미소 짓는 그녀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봤다. 그녀는 자신을 멍하니 쳐다보는 내가 이상했는지 조금 키득거렸고, 그에 나는 피가 얼굴에 쏠려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 아니, 돌리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을 「유키」라고 소개했다. 그에 나는 그녀의 이름이냐고 물었고, 그녀는 그저 웃었다. 그 웃음이 뭔가 희미해서, 나는 그저 넘어가며 그녀를 「유키 雪」라고 기억했다. 그녀는 나의 이름을 물었고, 나는 순순히 답해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소리 내 웃으며 나를 「소리를 사랑하는 소녀」라고 불렀다. 그것에 나는 화를 내며 그게 뭐냐고 했고 그녀는 그저 웃으며 음악을 싫어하냐고 물었다. 그 시절의 나는 고아원에서 불러주는 동요밖에 듣지 못했기에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솔직히,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나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놀라더니 나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다 그녀는 갑자기 결심이 선 눈을 하더니 바이올린 가방에서 바이올린을 꺼내 들었다. 그녀는 나에게 잘 들어보라고 말을 했고, 그에 나는 무슨 소리인지 물으려 했지만. 갑자기 굉장히 강한 바람이 불어오며 눈이 질끈 감겼고, 곧이어 귀에 아름다운 선율에 맑은소리를 품고 있는 바이올린 연주가 파고들듯이 들려왔다. 순간,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는 것 같은 느낌에 빠르게 눈을 뜨고 바이올린을 연주 중인 소녀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놀라며 그녀를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바이올린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 중인 그녀는 아름다웠다. 바람에 함께 흩날리는 하얀 벚꽃과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검은 머리가 미치도록 어울리고,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즐겁다는 듯이 반짝거려서. 순간,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 버렸다. 그러자, 마음이 벅차며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그저 본능에 따라 눈을 감았다. 바람을 타고 깨지며 귀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소리에 손은 이미 덮어진 책을 본능적으로 두드리며 박자를 타고 있었으며 나는 음악에 빠져들고 있었다. 길지만 미친 듯이 짧게 느껴진 연주가 끝나고 유키 언니는 나에게로 시선을 돌리다가 눈을 크게 뜨고 놀란 것을 얼굴에 대놓고 드러내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에 의아해진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려고 하려다가, 알아차렸다. 지금, 나는 굉장히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 사실에 내가 놀란 나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랐고, 그 행동에 무릎 위에 올려뒀던 책은 큰 소리를 내며 바닥을 뒹굴었다.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나는 책을 주우려 의자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유키 언니가 먼저 책을 주워 모래를 털어내고 나에게 웃으며 쥐여줬다. 그에 얼떨떨한 기분으로 책을 받은 내가 유키 언니를 쳐다보자 언니가 얼굴에 그대로 웃음을 머금은 채로 입을 열었다. [ "뭐야, 웃을 수 있잖아? 왜 안 웃는 거야. 이렇게 예쁜데." ] 그 말에 나는 다시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말은, 누구도 해주지 않은 말이기에. 놀라기도 잠시. 갑자기 든 생각에 다른 생각은 할 틈도 없이 이미 나는 입을 열고 있었다. [ "유키 언니, 예뻐. 특히, 아까 바이올린 연주할 때 눈처럼 반짝반짝했어." ] 내가 내뱉은 말에 유키 언니도 놀랐고 나도 놀랐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말할 생각은 없었기에. 약간 혼란스러운 기분에 그저 눈만 동글동글 굴리다가 앞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에 언니를 쳐다봤다. 내가 본 유키 언니는 웃긴다는 듯이 입을 가리고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이 또 예뻐 보여서 멍해질 것 같았지만, 어쩐지 그 모습이 짜증 나서 처음 지어보는 뚱한 표정으로 언니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뭐야, 뭐가 그렇게 웃긴데." ] 하지만, 멈출 기미가 없는 유키 언니에 결국 내가 먼저 입을 뗐고 언니는 그제서야 웃음을 멈추고 즐거운 느낌에 반짝거리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 이후로 특별한 일은 없었다. 유키 언니의 친구가 언니를 불렀기 때문이다. 돌아가려는 유키 언니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아원의 입구까지 언니를 배웅했고 그 모습을 보며 언니는 또다시 웃었고 주위의 언니 친구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야, 뭔데. 또다시 뚱한 표정으로 유키 언니를 쳐다보다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이제는 쭈그려 앉아 웃고 있는 언니의 옷자락을 쥐고 잡아당겼다. 그에 유키 언니는 넘어지지 않고 나를 쳐다보았다. 어차피 나도 넘어트리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유키 언니와 눈을 맞추며 입을 열었다. [ "언니, 또 올 거야?" ] 꼴사납지만 어쩌겠나. 유키 언니와 나 사이에서 을은 나였다. 유키 언니가 없으면 아쉬운건 나니까. 어쨌든, 언니는 그 말을 듣고 놀란듯했다. 덤으로 주변의 언니 친구란 사람들도. 유키 언니는 그 짧은 시간에 내가 적응됐는지 금방 정신을 차리고 장난스러운 기색으로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 "글쎄?" ] 그 말에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 나는 다급히 유키 언니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언니는 그런 나를 눈치챘는지 또다시 입을 열었다. 그에 나는 다시 자세를 바로 하고 경청의 자세를 취했다. 그것에 언니는 또다시 웃음을 흘렸지만 주저하지 않고 나와 눈을 맞추며 입을 열었다. [ "하지만, 네가 열심히 해서 유명해진다면. 그때 찾아오렴." ] 그 말을 듣고 나는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유키 언니는, 그 짧디짧은 시간에 내가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을 눈치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이상할 정도로 기꺼워서. 환히 웃으며 긍정의 대답할 수 있었다.
엑스트라 2018/03/02 23:35:08 ID : 88i2ldyHBe4
운명처럼 나에게는 기적적인 음악의 재능, 아니 예술의 재능이 있었고 그 재능을 나는 아낌없이 드러내며 미친 듯이 음악에 매달렸다. 그와 동시에 순간 기억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해서 세상의 언어들을 모두 습득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나는 중학교 시절에 음악 특기생으로 장학금을 받아 유학을 떠날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음악에서 손을 떼고 공부에 매진한 결과, 유학을 떠난 지 한 달 만에 대학과정까지 마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수면부족으로 잠깐 쓰러진 일도 있었지만 별로, 생활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니까. 유학을 떠나온 나는 여러 대회에 참가해 상을 휩쓸며 점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순간 기억 능력이 세상에 알려지며 세상에서 나는 이미 「완벽한 천재 소녀」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새 장래를 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고 언론에서는 이미 내가 「피아니스트」가 될지, 「바이올리니스트」가 될지, 「플루리스트」가 될지를 떠들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세 가지 중에서 고를 생각이 없었다. 나는, 「음악치료사」를 내 꿈으로 품었고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걸 안타까워하며 만류했다. 하지만 나는 결정을 바꿀 생각은 없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노력과 재능이 만나 성인이 되기 전. 고등학교 시절에 꿈을 이룰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회에 나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대회는 틈틈이 나갔고 나는 점점 더 유명해졌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기도 했지만, 유키 언니를 당당히 보러 가기 위해 꿋꿋이 버텨냈다. 그게 반복되며 짧게 느껴졌지만 긴 시간이 지나자 어느새 나는 음악치료사 임에도 불구하고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게 되었다. 많은 명예와 부를 이루고 나서야 이 정도면 유키 언니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확신이 들자마자 바로 한국행의 가장 빠른 비행기를 끊었고 오랜만에 나의 본국에 갈 수 있었다. 우선 유키 언니를 보기 전에 어린 나를 키워주던 고아원을 들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 고아원을 먼저 찾아갔다. 그리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곳은 여전히 가난하지만 따뜻했으며 아이들은 밝고 사랑스러웠다. 그걸 보자 뭔가 울렁거리는 느낌에 들어가지 않고 발을 돌려 유키 언니를 만나러 갔다. 가기 전에 언니에게 어울릴 것 같은 해바라기로 이루어진 꽃다발을 사서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유키 언니와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서 괜히 꽃다발을 만지던 나는 주변에서 들리는 비명에 고개를 들었고 차에 치이려는 유키 언니를 발견했다. 순간 몸이 먼저 움직여 유키 언니를 밀쳐냈고, 곧이어 시야가 흔들리며 정신이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비명과 내 몸을 흔드는 손길에 원치 않게 정신은 계속 잡혀있었고, 그에 손길을 뿌리치려 몸을 움직이려 하자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동시에 나의 시야에 유키 언니의 얼굴이 보였고 그제서야 나는 내가 대신 차에 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딱히 상관은 없었다. 유키 언니니까, 다른 누구도 아닌 유키 언니의 대신이기에 상관없었다. 그렇게 생각 중인데 처참히 망가진 꽃다발이 나의 시야에 잡혔다. 망가진 꽃다발을 보고 있으니 뭔가 찢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시야가 흐려졌다. 유키 언니의 것으로 느껴지는 손이 나의 눈가를 스쳤고, 나는 내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나는 점점 눈이 감기는 것을 느끼며 그저 울었다. 그리고, 그것이 소리를 사랑하던 소녀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엑스트라 2018/03/02 23:36:15 ID : 88i2ldyHBe4
그럼 나는 레스가 달릴 때까지 잠깐 떨어져 있을께! 다른 스레 보고있을 거니까 금방 올거야!
이름없음 2018/03/03 23:15:35 ID : 5e3PfPa7bDA
뭐랄까, 무난하다는 느낌. 읽는데에 크게 거슬리는게 없었어. 장편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나네. 독백을 통해서 서술되어지는 상황이 생생하게 다가오는게 좋다고 생각해.

레스 작성
6레스읽는 사람들이 만드는 소설new 52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399레스첫문장/도입부 적고가는 스레new 1028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16시간 전
906레스소설 제목 기부하는 스레new 39233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16시간 전
6레스이과와 문과의 고백법new 40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2시간 전
3레스웹소설에서 좋아하는 부분 각자 얘기하고 가자 181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42레스'사랑'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보자! 942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347레스마음에 드는 문장 모으는 곳 37270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3레스로판에 등장인물 이름 고증 어떻게 해? 27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71레스패러디 소설 창작자+독자 잡담판 1702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5
5레스과거의 흑역사 쪼가리들을 읽어보는 스레 418 Hit
창작소설 이름 : 수치사하기직전 2024.04.14
3레스소설 주제 좀 추천해줄 사람..?ㅠㅠ 42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4
1레스어른이 되고 깨달은 것은 500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6레스너무 특이한 이름 별론가 644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3레스이런 설정 흔한가?? 636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1레스으헤헤 학교 간다 63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2
5레스소설 여주 이름 지었는데 평가 좀 72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2
65레스외모 묘사 최대한 맛깔나게 해주라… 13654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2레스미국 배경 로판 머리색, 눈색 694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3레스릴레이 소설을 써보자! 68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2레스내일 봐 98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