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는 내가 뭔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성인이 될 무렵에는 이미 대단한 일을 해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였다. 20살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상처받기 쉽고 말 잘 못하는, 내 감정을 정리하는 법조차 모르는 그냥 꼬맹이다. 여전히 게으르고 여전히 겁이 많다. 현실도피성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를 좋아한다. 여느 젊은이들과 같이 세상의 형태에 화를 내지만, 그것을 바꾸기 위해 뭘 어떻게 해야겠다고 결심하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외국에 나가 일할 줄 알았다. 그리고 행복하고 멋지게 살 줄 알았다. 내가 동경했던 사람들을 보며 언젠가 저렇게 되겠노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사람들 역시도 결국에는 인간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와 함께 내가 결코 특별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 역시도 알게 되었다. 대학에 합격했다. 원하는 대학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서울 내 4년제, 그럭저럭 명문대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대학이다. 새로 산 옷을 입고 새로 산 가방을 매고 학교에 갔다. 그리고 이제는 뭔가 새로운 세상이 내 눈 앞에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서 알게 된 것은, 결국 그곳에서도 나는 '나'일 뿐이라는 사실이였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 중학생 때까지는 진짜 하루에 다섯권은 너끈히 읽었는데, 성인 되고 나서는 한달에 한권도 안 읽네...
  • 많은 것을 배우도록 하자.
  • 철없다. 난 정말 철없어.
  • 오랜만에 들렀다 가. 네 글 하나하나가 인상이 깊어.
  • 내가 그리는 물고기의 지느러미는 항상 날개처럼 크다. 내가 그리는 새의 날개는 기형적일 정도로 거대하다. 난 항상 날개에 집착했고 하늘을 지나칠 정도로 동경했다.
  • 많은 것을 접할 기회가 없는 사람은 항상 극단으로 치우치기 마련이겠지. 이제 그만하자. 그만 우울하다는 핑계로 나 자신을 학대하지. 제발.
  • 마음에 드는 밴드를 찾았는데 아무래도 활동을 그만둔 것 같다.
  • 누군가의 삶을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틀어놓을 수 있다면 태어난 가치를 충분히 한 걸까?
  • 완고한 잡탕 취향. 드럼을 두들겨 패고 소리소리를 질러대는 헤비메탈과 잔잔한 피아노곡이 취향이다.
  •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아는데
  • 천재가 아니라는 그 사실 하나가 너무 서럽고 슬프고 억울했다. 내가 그리는 그림이 범재의 수준에나 미친다는 그 사실이 너무 받아들이기 싫었다. 천재이기를 바랬다. 특출나기를 바래왔다. 항상 똑똑하고 영리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으니까 그 소리를 죽을 때까지 들을 줄 알았겠지, 얼간이야? 어쩌면 좋을까. 허영심 덩어리에 아무것도 없는 이 스무살짜리 어린애를 정말 어쩌면 좋지.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죽는 것이 문자 그대로 죽기보다 훨씬 무서운 나를 어쩌면 좋지. 진짜 어떻게 해야 하지?
  • 난 어쩌면 도망칠 때 행복했는지도 모른다. 미술을 그만둘 때 기뻤는지도 몰라. 핑계가 생겼잖아! 이제 내가 재능이 없어서 실패한 게 아니게 됐잖아. 그냥 다른 길을 우아하게 선택한 것으로 내 실패를 포장할 수 있었어.
  •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나 왜 이러는 거야. 왜 다 끝난 일에 서럽고 억울해서 머리를 쥐어뜯는 거야.
  • 자기연민에 빠지고 싶은가? 정신적 자위일 뿐이잖아 이딴 거. 진짜 도대체 왜 이러지? 왜 요즘 혼자 억울하고 슬프고 아쉬워서 난리야? 나 자신조차 감당하지 못해서 타인과의 관계를 맺지 못하는 한심한 꼬맹이. 내 정신은 아직도 따돌림 당해서 울면서 도망가던 초등학생 시절에 머물러 있는거야? 진짜 왜 이래? 나 진짜 왜 갑자기 혼자 이래? 응? 그림이 그리고 싶으면 붓이라도 꺼내던가 도대체 왜 갑자기 이렇게 자기연민에 빠져서 질질 짜는데. 다 끝났는데 왜 이렇게 아쉬워해.
  • 책임지는 법은 어른의 영역이고 아무래도 난 아직도 어린애인가 봐.
  • 내 부정적인 감정은 왜 아무도 받아들여주지 않느냐고? 남의 부정적인 감정은 원래 아무도 원하지 않아. 원래 그게 정상이야. 가슴 속에서 삭히는 법을 익히자. 슬픔도 우울도 분노도 내 것이다. 내가 컨트롤하고 삭히고 삼켜서 소화할 수 있어야 해. 그 방법을 배워야 해. 제발.
  • 할 수 있겠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 난 괜찮아. 항상 괜찮았어.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상처주지 못해. 아무도 내 가치를 깎아내리지 못해. 기억하자.
  • 감정이 넘실거릴 때는 정말 글이 짧게 끊기고 내용도 뒤죽박죽이구나.
  • >>105 너무 늦게 봤네. 안녕 레스주 :)
  • 가을 냄새가 난다.
  • 헤비메탈을 들으면서 우는 이상한 사람
  • 뭘 어쩌겠어. 어린 시절의 나는 항상 내가 스물쯤 되면 굉장한 사람이 됐을 거라고 믿었지. 그런 상상은 지금 내가 스물인 지금에 와서는 그냥 날 괴롭히는 무언가로만 작용하고 있다. 내가 천재가 아니라고, 특출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하기. 이 너무나도 당연한 한 가지를 어린 시절 내가 품었던 막연한 환상 때문에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거야. 평균보다 지능이 높았다, 하지만 멘사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어쭙잖은 수준이였다. 평균보다 공부를 잘했다, 하지만 어쩄든 결과적으로는 전액장학도 못 받았다. 평균보다 말을 잘했다. 하지만 무대공포증 때문에 사람들 앞에만 서면 덜덜 떤다. 평균보다 상식이 넓었다, 그냥 쇼비니즘에 목 멘 결과물이였다. 평균보다 책을 많이 읽었다... 이건 굳이 장점이라기에도 뭐하지 않나? 인정해, 인정하자. 난 내가 기대한 만큼의 인물은 아니다. 난 그냥 나다. 최소한 어린 시절의 내가 바랬던 그 슈퍼휴먼이 아니라는 건 당연하다. 상처를 받았다는 그 사실이 내게 오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 캍아서 트라우마도 공포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내 모든 상처와 흉을 웃어 넘기려고 했다. 그런데 우습지 않나, 상처라는 게 애초에 오점이였나, 아니 그리고 애초에 오점 없는 인간이 어디에 있지?
  • 정의로운 사람이고 싶고 선한 사람이고 싶고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그런 인물이고 싶다. 강하고 흔들리지 않고 그런 사람이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지독한 완벽주의자에 겁이 많은 나, 실패하는 게 무서워서 시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지. 넘어지는 게 무서워서 일어나는 법을 배우지 못했지. 난 그냥 총체적인 겁쟁이다, 겁쟁이. 유약하고 겁이 많고 눈물도 많아서 그냥 모든 게 무서웠어. 혼자 보는 일기장에조차 거짓말을 했다. 날것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는 게 정말 너무... 너무 무서웠기 떄문이다. 하지만 그런 주제에 나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건 또 서러워서, 가끔 감정이 격해질 때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 본심을 드러내서 상처를 주고는 했었다. 남에게 변명 투성이인 나 자신을 보였다, 나 자신에 너무 자신이 없었으니까. 항상 변명과 금방 들킬 거짓말로 얼룩진 나를 보여서 뒤죽박죽을 만들었다. 난 나를 혐오했다. 사실 지금도 그럴 것이다.
  • 자기연민과 자기혐오는 사이 좋은 쌍둥이다. 나 자신에게 미움받는 것에 지칠 때마다 꺼내드는 카드가 바로 자기연민이다. 이렇게 불쌍한 나, 어린 시절 그런 기억이 없었더라면 나도 이런 꼴로 자라지는 않았을 텐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 난 내 사진을 싫어했고 내 목소리를 녹음한 것도 다시 듣는 것을 꺼렸다. 나를 마주하는 순간 미칠 정도로 부끄러워졌기 떄문에. 누구나 변명 없이 스스로를 마주하는 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난 20년 동안 그 순간을 미루고 미뤘다. 변명 없이 거짓말 없이 핑계도 뭣도 없이.
  • 이대로 괜찮았으면 좋겠어.
  • 안녕! 스레주는 뒤늦은 방황을 하고있나 보구나. 비슷한 고민을 가진 것 같아서 글을 남겨. 나도 꾸며낸 내 작위적인 모습에 애증을 느끼던 때가 있었는데, 그럼 과연 내 진짜 모습을 무얼까 생각을 했었어. 근데 별거 없더라. 이상을 동경하고 닮아가려던 지난 날의 어린 나도 '나'였고, 그런 작위에 환멸을 느끼던 당시의 나도 다 같은 '나'였어. 내 이상과 나 자신을 동일 시 하는 것, 자기혐오에 침체 됐던 때에는 그런 내 자신이 너무 같잖고 우스웠어.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알게 뭐야. 어차피 나는 그 이상을 끊임없이 닮기 위해 바득바득 애쓸 거 아냐. 결국 지금의 나보다는 내일의 내가 좀 더 능숙할 것이고, 내 사고도 조금이나마 진전되어 보다 이상에 가까워져 있겠지. 조금 횡설수설 했는데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상 속의 '나'와 작금의 어설픈 나는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하나의 경우의 수이고, 그간의 괴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지간에 내가 계속해서 채워나가야 할 여백이라는 거야. 나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자각하고 개선의식을 지니고 있다면 이상과 현실을 어느정도 동일시 해도 문제 없다고 생각해. 그러니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어. 주제 넘고 식상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네가 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 결국 네가 네 자신을 꾸며낸 모습도, 날 것의 적나라한 네 모습도 전부 네 모습의 일부 아닐까. 사람은 입체적이잖아. 겁에 질린 네 모습과 정의롭고 당당한 네 모습은 양립할 수 있지. 멋진 너를 꿈꾸던 어린 너도, 잔뜩 움츠러든 너도. 너는 항상 똑같은 모습을 한 정물이 아니라, 늘상 어디로든 끊임없이 내딛고 있는 연속적인 존재이고, 그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은 네 야망과 확신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 문득 비슷한 고민을 하던 때가 떠올라서 흔적을 남기고 가. 말주변도 없고 글이 서툴어서 횡설수설 했을 것 같네. 주제 넘은 소리였다면 사과할게. 불쾌했다면 서스럼 없이 말해줘. 주의할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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