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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17 14:52:02 ID : 7wE7e7s4K2I
이 소설은 하나하나, 하나나미, 피스틸버스 세계관, 기타 하나병 관련 세계관을 기반&각색한 소설이야. 약간 야하거나 크리피할 수 있으니 주의해줘. 스레를 세웠는데 퇴고에 실패해서 다시 올려. 잘 부탁할게.
. 2018/03/17 14:52:31 ID : 7wE7e7s4K2I
00. 꽃이 피었다. 어딘가에 핀 꽃인지, 처음에는 짐작할 수가 없었다. 눈을 가렸기 때문이다. 아, 그래서 알았다. 눈을 가린 자리에 꽃이 피어났단걸.
. 2018/03/17 14:53:02 ID : 7wE7e7s4K2I
01. 44K 병동은 혼잡했다. 환자들이 꽉 찼기 때문이다. 이 이상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보호자들이 없단 사실에 위화감이 느껴질 뿐이다. 아마 모두 정신병자이기 때문이리라. 보호자도 감당하지 못한 환자들이다. 다른 병실 또한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증후군을 안고 사는 사람들. 여러 가지 병마를 안고 사는 사람들. 이곳은 정신병원이라고도, 보호 병동이라고도 정의할 수 없다. 그저 수용소일 뿐이다. 여긴 환자들의 수용소일 뿐이다. 환자들은 인권이 없다. 더군다나, 이곳에는 여러 이능력자도 존재하기 때문에. 인권이 없는 환자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창한 게 아니다. 어찌 보면 자잘하고, 어찌 보면 거창하긴 한데 그저 차근히 진행되고 있단 것만 얘기해두는 것이 좋겠다. 거창한지 아닌지는 나중에 찾아올 신문기자의 판단으로 결과를 봐야 하는 문제이다. 과연, 그런 존재가 여기 이 장소에 오게 될지가 문제지만. 환자들은 단순하게 머리를 맞대고 수용소를 탈출할 구멍을 찾아 나선다. 영능력자, 염동력자 등등의 이능력자 환자도 있었기 때문에 나가는데 시간문제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오차가 있었다. 그들을 감시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영능력자, 염동력자가 있었고, 기타 심리학자, 특수경찰 등등 다양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과연 그들이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이 세상 어떤 사람도 판단할 수 없다.
. 2018/03/17 17:46:06 ID : 7wE7e7s4K2I
02. 이런 상황에 유일하게 고독히 조용한 자리. 408호 환자들은 이 쿠데타에 유일하게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었다. 왜일까? 그건 그들이 딱히 소외돼서가 아니다. 단지, 그들이 지나치게 특수했기 때문에 따로 갇혀있었던 이유뿐이다. 증후군이라든지, 희귀병이라든지, 지나치게 과한 성격장애라든지. 그렇기에 실질적으로 44K 병동 408호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인 사람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나머지는, 다들 소극적이고 약하고 조용하다. 이번 사건에 개입하려는 408호 환자는 오직 반사회성 인격장애 대장뿐. 그들 사이에서, 창가 자리의 '연하'. 한 쪽 안구에 꽃을 심어놓고 사는 여학생이 있다.
. 2018/03/17 17:46:33 ID : 7wE7e7s4K2I
03. 연하에 대해 소개하자면, 그다지 별거 없다. 애초에 주인공을 소개하라 하면 진부해지고 지루해지고 재미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이렇게만 소개하겠다. #77번 환자. 408 병실. 아스퍼거 증후군과 리스트컷을 앓고 있는. 그저, 10대 소녀. 그런데 이상한 것이, 그녀의 오른 눈 안구로부터 꽃이 자라기 시작하는 것이다. 희한한 일이다. 일주일보다 더 전부터 점점 크게 피어난 꽃 한 송이는, 그대로 그녀의 안구틀에 자리 잡아 번졌다. 커다랗게 웃고 있는 꽃은 소녀로부터 위화감을 자아냈다. #한 마디 해두자면, 이 병동에서는 아무도 그런 병세를 보인 적이 없었다. 이런 희귀병은 연하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녀, 아니 소녀는 별 감흥이 없다. 이 수용소에서 자신의 증상은 아스퍼거와 리스트컷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눈에 자란 꽃의 크기가 커지고 형태가 뚜렷해져도 그냥 견뎠다. '무시했다'라고 보는 게 맞겠다. 손목에는 어느새 간호사들이 돌보지 않은 상흔들이 엇갈린 채로, 지그재그형으로 자리했다. 그리고 반대 손목에는 링거를 꽂아 넣은 상흔들이 무수히. 이번에 꽃이 피어나고 주치의와 간호사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이 소녀의 팔목은 혹사됐다. 하지만, 연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자해 자국이든, 꽃이든. 쿠데타든. 그 무엇이든.
. 2018/03/17 17:55:03 ID : 7wE7e7s4K2I
04. 감흥이 없는 이유는 역시 소녀의 아스퍼거 때문. 연하는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게도 무덤덤하기 때문에, 오히려 겁이 없어져 그게 리스트컷으로 이어졌다 하면 맞겠지. 파여진 자리들은 그다지 아프진 않지만 그냥 상처만 남았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소녀는 아프지 않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번에 벌어지고 있는 쿠데타가 소녀의 귀에도 들어가 소녀로부터 관심을 조금이라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상하다. 이상하지. 그녀는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별 관심이 없는 자폐증 중환자인데. 특히, 그중에 카운터에 있는 주임 직원이 신경 쓰였다. 왜냐하면 매일마다 자신을 관리하러 오기 때문이다. 그가 주임 직원 중에서 특수 경찰이었던 걸까. 자세한 건 알 수도 없고 알기도 싫지만. 소녀는 가만히 앉아 책을 읽었다. 꽃에 관한 책이며, 꽃을 압화 해서 만든 책갈피를 소지해 이용하고 있다. 그때, 그 매번 찾아온다는 주임이 다급하게 달려와 408호 문을 두드렸다. 408호는 6인실이며 다들, 잠을 자거나 산책을 하거나 씻으러 갔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라곤 연하뿐이었다. 왜 그가 왔는지에 대해서는 연하는 굳이 캐묻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내용이 꽤 마음에 들었고, 또한 여차해서 압화를 잃어버리거나 하고 싶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그가 귀찮았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찾아오니 귀로도 모자라 눈에도 딱지가 날 지경이지. 지금 연하의 한 쪽 눈에는 꽃이 피어 있어 정말 딱지가 난 듯했고,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그 주임 선생. 이하 '찬양'이라고 소개하겠다. 찬양이 연하에게 던진 말은. -연하 씨, 아니 연하 환자분 부모님 돌아가셨대요. 급히 연락받았어요.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 -두 분 투신 동반자살하셨답니다. 경찰한테 인계받았어요. 아, 이 사람 경찰이 아니었구나. 난 또. 그 말을 들은 연하는 단지 그것만 생각했다. 아니면, 내지는 이제 또 증세가 늘어나 병명이 붙고 자살하겠지. 자해도 막지 않는 곳이니까, 딱히 자살도 막지 않을 테니까.
. 2018/03/17 17:56:04 ID : 7wE7e7s4K2I
05. 부모님에 대한 연민이나 눈물 따위는 전혀 없었다. 그러더니 그, 찬양이라 하는 작자는 연하의 반응과 눈에 핀 꽃을 보더니 자기 머리를 쥐어잡고 조용하게 열불을 내다가 갑자기 다가와 꽃을 조심스레 만지는 것이다. 아마 뜯으려는 생각인가 보다. 그러다 안 되니 포기하고 안대를 하나 가져와 씌워주는 것이다. 연하는 의아했다. 왜 이렇게 내게 잘 해주지? 얼굴도 못났고 말도 별로 안 하는데. 내가 이 사람과는 말을 많이 했나? 그런 것. 그러더니 이어지는 말들은 지극히 유치하고 이타적인 척 이기적이다. -1인실로 옮겨요, 우리.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러다가. -주임님. 잠시만요. 그런데 저 병원비는요? 여기 병원이 아니라 수용소잖아요. 그리고 부모님도 사라졌는데 그건 누가 부담하죠? 병원? 보험? 아니면 일개 10대 소녀인 제가? 부모를 막 잃은, 수용소에 갇혀 있는 제가요? 찬양은 당황했다. 이제까지 이 소녀의 배식과 식판 처리를 하는 것도 모두 자신이 했었고, 말도 많이 걸었고, 취침 전에도 기상 후에도 와서 관리한 것이 간호사가 아니라 자시인데. 무엇보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한 번도 이 소녀가 말하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저 퍼즐만 만지고 놀거나 독서를 하거나 색칠 공부 등의 취미를 즐길 뿐이었지, 그 이상으로 선을 넘어온 적이 없었다. 설마 부모님의 죽음으로 반작용을 하는 것인가 고민했다. 하지만 과연 아스퍼거답게 부모님이 죽었다고 눈물을 흘리거나 슬퍼하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찬양 주임은 고민했다. 이 환자를 정말, 이 아이를 정말 1인실에서 돌봐야 하는데. 난감하게 됐다고.
. 2018/03/17 18:11:57 ID : 7wE7e7s4K2I
06. 찬양이 408호에서 나오자마자 전환장애가 있는 환자가 몸에 마비가 왔는지 가만히 서 있는 채로 허공을 노려보는 사람과 마주쳤다. '봤다' 라고 하는 편이 좋겠다. 그 환자는 몸에 미동도 없이 그저 허공의 누군가를 바라봤다. 찬양은 머리 꼭지가 돌아버릴 것 같았다.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역겨웠고, 쿠데타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전환장애가 있는 환자를 굳이 현실로 일깨워 돌이킬 필요는 없었다. 그게 올바른 대처이기 때문에, 스스로 일어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환자 번호 65. 전환장애와 우울증. 독심술이 가능. 20대 초반의 여성. 권유리. 일단 찬양은 그녀를 무시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44K 병동 밖에 불이 났다고 들어서 코드 레드 신호가 병원 전체에 울렸기 때문이다. 쿠데타고 자시고 오늘은 119가 빨리 오는 것을 기다리는 수밖에. 불이 꽤 크게 난 모양이라 이 병동에도 영향이 미칠지 걱정했다. 설마 이 병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연하가 다칠 거라는 생각에. 더 나아가서는 타버릴 거라는 생각에. 그리고, 은연중에 연하 눈의 꽃이 예뻤기 때문에 그 꽃이 사그라들까봐. 찬양 주임은 어서 바깥으로 발을 서두르는 수밖에 없었다.
. 2018/03/18 19:05:30 ID : 7wE7e7s4K2I
<<쓰고 있는 세계관 설명>> *하나하나병 사랑을 받으면 혈관에서 꽃이 자라, 받으면 받을 수록 악화되어 꽃나무가 되는 병. 한마디로 누가 자신을 좋아하면 몸에서 꽃이나 나뭇가지가 자라는 병이야. 다른 쪽도 있는데 사랑을 받게 되면 몸 안에서 꽃들이 갉아먹어 버리는 병이라고도 하나봐. *하나나미병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눈물이 꽃이 되어버리는 병. 그 사람을 포기하거나, 잊거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치료된다는 병이야. 굳이 꽃 말고도 별이라던가 뭐... 다른 모양의 눈물이 떨어져도 예쁠 거 같네. *쵸우하키병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 그리워해, 나비를 토해내는 병. 나비를 토하면서 환각 증세로 그 사람과 함께 한다고 믿게 된대. *피스틸버스 피스틸이라는 종족과 관계를 하면, 원래 앙상한 나뭇가지가 새겨져 있던 피스틸의 등에 관계 횟수마다 꽃이 핀다는 세계관. - 케일릭 : 피스틸/스테먼으로 각성하지 않은 2차 성징 이전. 2차성징 이후 피스틸로 각성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케일릭으로 남거나 스테먼이 돼. - 피스틸 : 스테먼의 씨를 받을 수 있는 종족. 케일릭의 시기가 지나면 꼬리뼈-척추-날개뼈까지 앙상한 나무가 새겨져. 이 과정을 각성이라 하고, 이때 극심한 각성통이 동반된다고 해. 드문 경우지만 각성통을 이기지 못하고 쇼크사하는 경우도 있대. 스테먼과 관계 시, 가지에 스테먼이 가진 고유의 꽃이 새겨져. 횟수와 꽃송이의 수는 비례(할 때마다 새겨지는 것). 스테먼 고유의 꽃이 새겨지는 거니까, 관계를 맺은 사람에 따라 피어나는 꽃의 종류는 다 다르겠지? 많이 관계를 맺을 수록 등의 나무가 화려해질 거야. - 스테먼 : 케일릭에서 피스틸이 되지 않은 약 30% 정도의 소수인. 피스틸을 잉태시킬 수 있으며, 각자 고유의 꽃을 가져. 관계를 하면 상대 피스틸의 나무에 자신의 꽃이 새겨져. 순수한 '스테먼'과, 피스틸의 속성도 가지고 있는 '피스틸 스테먼'으로 나뉜다는데 피스틸 스테먼은 소수. 스테먼과 피스틸 스테먼이 엮일 경우도 당연히, 피스틸 스테먼 쪽에 스테먼의 꽃이 새겨져. - 베놈 스테먼 : 독초의 성질을 가진 스테먼으로, 상위 4%의 극소수. 피스틸에게 고유의 독초를 새겨 본딩(속박)할 수 있어. 한번 본딩이 된 피스틸이 다른 스테먼과 엮이게 되면 상대 스테먼은 독이 퍼져 중독사 한대. - 안티 스테먼 : 베놈 스테먼보다 더 귀한 상위 1%. 정화의 성질을 가졌고, 베놈 스테먼에게 본딩 당한 피스틸을 관계로 인해 풀어줄 수 있어. 설정을 다 가져다 쓰진 않을 거지만. 설명 용으로.
이름없음 2018/03/20 07:38:27 ID : fdXutBvu7bu
*당분간 컴퓨터 못 써서 중단할게.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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