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2028년 먼 미래 같다. 그래서 갔다왔다. 2028년도 비슷하더라. 학원가를 가보니 공무원 학원, 재수학원, 기타등등 학원들이 있고 수업이 끝나니 사람들이 우글우글 쏟아져 나왔다. 좀 걷다보니 빌라와 원룸촌이 나왔다.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건물이 어느새 30년된 집이 되어 가고 있었다. 건물들을 훑어보는데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가 내 앞을 지나갔다. 좀 걸어가니 술집과 고기집 좀 밀집된 동네 번화가가 나왔다. 담배피면서 침을 찍찍 뱉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애들도 있었다. 쟤네들 지금쯤 10살 정도 되었겠지? 공사판으로 가보니 동남아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인부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능숙한 한국어를 쓰는게 아닌가?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아마 농촌 출신 다문화가정 애들이 성인이 된게 아닌가 싶었다. 가난하고 아빠와 후진국 출신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시골출신 아이들이 일반적인 한국 아이만큼 자라긴 힘들테지. 적당한 식당에 들어가 티비를 보니 왠 처음보는 사람이 대통령으로 뉴스에 나오고 있었다. 아마 기존 정치인들중에서 경쟁력 있는 사람이 없었나보다. 아무튼 대통령은 뉴스에 나와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북한은 10년전 남북정상회담에서 채결한 조약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늘 그렇듯 평화국면이 지속되다가 그게 또 뒤집혔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40대가 된 김정은의 얼굴이 화면에 나왔다. 문뜩 10년 사이 누군가 죽은 사람이 없을까 싶어서 검색을 해봤다. 일단 2018년 기준으로 전직 대통령은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다들 고령이었으니까. 제일 먼저 죽은 사람은 아무래도 노태우였다. 이건희 회장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식당에서 끼니를 떼우고 아파트 단지로 발을 움직였다. 아파트 단지에 딸려있는 상가를 돌아다니면서 보니 여전히 세탁소와 안경점, 미용실들이 보였다. 세상이란게 10년 사이 크게 변한 느낌은 안들었다. 벤치에 앉으니 차가 지나갔다. 운전석을 보니 여전히 사람이 운전을 하고 있었다. 무인자동차라는건 어떻게 된 걸까. 검색을 해보았다. '무인자동차 진입 허용 시범 고속도로 개통!' '무인차 전면 허가 법안을 놓고 국회 진통.' '집중탐구 "무인차가 우리 예쁜 아이를 죽였어요."' 아직 무인차는 대중화되지 않았구나. 2028년의 지하철은 어떤 모습일까 싶어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갔다. 10년전.. 그러니까 지금과 비슷했다. 다만 몇개의 노선이 더 생겼다. 서울과 경기도를 불과 30분만에 오가는 고속전철과 서울안에 있지만 지하철 혜택을 못받던 동네에 경전철이 생겼다. 지방에도 노선이 몇개 더 생겼다. 그러나 2호선 건설방식 문제로 계속 진행이 지지부진하던 그 도시는 끝내 2호선을 짓지 못했다. 심심해서 써봄. 2028년도 2018년이랑 비슷할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