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이라고 하나? 상세히 말하면 내 홈스테이 가정도 문제를 겪으니까 말이야. 홈스테이라는 건 유학생들이 주로 하는 건데 생활비가 좀 부족한 부부들이 주로 운영해. 노인들도 많아. 아무튼, 처음 중국에 와서 중국어가 마치 노래처럼 들려서 당황했어. 한국어처럼 평평한 느낌으로 같은 키로 말하는 느낌이 아니더라고. 먹을 것이 너무 싸서 이것저것 먹으러 다녔을 때였어.
이름없음2021/04/16 22:56:15ID : 1wnxwq5e0sn
길거리 포장마차같은 느낌의 장소였어. 중국어를 너무 몰라서 상세히 묘사가 힘들다. 정말 거미를 꼬치같은 것에 잔뜩 끼워서 팔더라고. 그래서 먹었어. 음, 의외로 맛은 싱거웠다. 양념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머리와 몸에 게살이라고 해야하나? 고기 맛이 낫는데 고기와는 달라 새로운 미각에 눈을 떳었다. 이상하게 그걸 먹고 한인들과 돌아다니는데 배가 관통되듯이 아파왔다.
이름없음2021/04/16 22:58:46ID : 1wnxwq5e0sn
상식적으로 이렇게 배가 아프면 응급실에 가야된다고 하자 한인 친구들이 장난치지 마라는 말만했다. 핸드폰을 만지려는 순간 갑자기 변의(화장실에 가고 싶은 마음)이 느껴져서 화장실로 향하고 처리하자 갑자기 그런 고통이 사라졌다. 나 자신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날 잠을 자기 전까지 계속 한기가 느껴졌다.
이름없음2021/04/16 23:04:04ID : 1wnxwq5e0sn
보통 인간은 거미를 보면 공포를 느끼나 인내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나는 네가 먹은 거미다."
"유치해, ㅅ*아. (형언할 수 없는 패드립)"
"정말, 잡것 같구나."
"나는 계룡산 같은 곳에서 수십년은 명상을 해야 만날 수 있는 이전 멸망한 문명에서 영물로 지정된 거미다. 나는 탄생, 성장, 환생(재출생), 진화와 영적 변화의 거미줄(반복과 규칙)을 상징하는 거미이니라."
"너왜 말투가 사극투였다가 아니냐? (또 다시 형언 할 수 없는 패드립)"
"네놈의 국어 지식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간 기준으로 외형을 갖고 차별을 하면 인격이 없다고 하는데 나는 네가 내 몸을 먹어도 너 한테 미미한 해만을 끼쳤다."
"헉, 나 죽니? 아직 안 본 애니가 많이 있어."
"너는 집안 재산을 엄청 써서 중국에 왔는데 어떻게 한인이랑만 붙어다니냐? 적극적으로 중국인한테 화술을 써서라도 중국어와 문화를 제대로 배우고 학업에 정진해야 하지 않겠니?"
"네가 유교좀비냐?"
...
대충 이런 대화가 오간 후 거미는 예전 영물 시절이 그립다며 내게 자신의 능력인 인내하는 마음을 주었다. 지금은 이상하게 차분하고 인내하는 마음이 든다.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