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아포칼립스] 사람들은 동아줄로 손을 뻗는다.

좀비가 창궐하고 문명은 무너졌다. 그 속에서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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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애인이 없었다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말려고 했는데, '그 첫키스한 사람'? 애인이 아닌데 키스도 한 거야?" 뭐, 이런 이야기에 꽤 약하다는 건 알았어! 심지어는 이런 쪽으로 무언가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나올까? 아니면 부끄러워하면서 아예 안 해주려나? 이런 질문이 무례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궁금해! 궁금한 건 못 참는 거야! "들려줘! 어떤 사람이였어? 첫 키스는 어땠고? 엄, 뭐... 사샤가 원한다면 내 이야기도 들려줄테니깐, 사샤 이야기 좀 들려줘! 사샤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잖아. 많이 듣고 싶어!" 뭐, 밥상을 엎겠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사샤가 식량을 - 특히 이런 귀한 식량을 그냥 던질 일은 없을 거야. 기껏 해야 날 때리거나, 이불로 묶어버리거나, 엄... 입에 참치를 박아버리거나 하는 정도겠지! 뭐, 그런 상황들도 좋아. 귀엽잖아! 그래, 가끔 가다가 이런 귀여운 상황들도 있어야 하는 거야. 이러면서 사는 거지! #좋아! 아니면 낸시가 러시아어에 능통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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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어보지 말라고 했는데. 장밋빛 로맨스 이야기 아니고,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야." '이 자식이 진짜!' 하면서 달려들지는 않는다. 그저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릴 뿐이다. 차라리 낸시를 때리기라도 했으면 분위기라도 유쾌하지. 주변 공기가 갑자기 싸해지는 것 같다.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도, 친구에 관한 이야기도 선선히 꺼내놨는데, '첫키스'에 관한 이야기는 입을 닫았다. 무언가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그녀의 중심을 차지하는 사건이 아닐까. 아무튼 참치캔 하나를 다 비웠다. 손전등을 끄고 천을 이리저리 털어서 냄새를 흐뜨려 놓았다. 도구를 챙기고 헬멧을 쓴다. 준비 완료다. "가 보자. 그게 뭔지 봐야지." 아직은 좀 어둡다.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로 가기는 무리고, 거칠 것이 별로 없는 큰길 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시간대라면 누가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좀비도 코 앞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일은 없겠지. 일전에 말했던 소음기가 생각나서 이동하며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총포상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보지 못하고 지나친 걸수도. 무장을 강화하면 좋을 텐데. 아쉬운 기분이다. 빛을 보았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건물 위로 올라간다. 이제 슬슬 여명이 떠오를 때다. 그녀는 옥상의 턱 위로 망원경을 꺼내서 빛이 나는 곳을 살펴본다. "저거...탈 것 같은데....아직 잘 안 보이네." 낸시도 봐 두는 편이 좋겠다. 그녀는 망원경을 넘겨주었다. 여명이 밝아오며 그것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난다. 낸시의 눈에 비친 것은..... # 1. 자동차 2. 전차 3. 오토바이 4. 장갑차 dice(1,3) value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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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로맨스도 아니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라... 성범죄 이야기일까? 아니면 어떤 깊은 사연이 있는 걸까? 서로 사랑했는데 - 애인일 수 없었던 이야기? 어느 쪽이든 좋지 않은 이야기기는 하지! 이건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을 거야. 사샤가 나중에 내게 터놓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자! 엄, 무엇이 됐든 이제 우리는 탐사에 집중해야만 해! 아직 밝지만은 않은 아침이고, 사샤와 나는 이제 조용히 움직이며 목적지에게로 다가가고 있어. 하지만 목적지에 그냥 다가갈 수만은 없는 거지! 그래, 사샤는 더욱 접근하기 전에 그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싶었나봐. 건물을 오르고, 옥상으로 들어와서, 망원경을 꺼내서 적을 살핀다! 정찰병같기도 하고 저격수같기도 하네! 암살자일까? 사샤는 정말 재밌는 모습이 많아. "탈 것? 엄, 탈 것이라니?" 사샤가 내게 망원경을 넘겨주면서 무언가 중얼거렸어. '탈 것'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아마 적광이 '탈 것'에서 비롯했다고 말하는 걸까? 나는 빛의 정체가 무엇인지 보기 위해 망원경을 들여다봤어. 마침, 여명이 밝아오면서 내리쬔 빛 덕분에 그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전차였구나! 전차라니. "... 전차? 엄, 아마 주 방위군이 버려둔 전차일지도 모르겠다. 사태 당시에 경찰 인력으로도 전혀 감당을 못해서 주 방위군까지 전면으로 나섰었잖아. 그, 마치 전쟁같았었는데." 하지만 이번 사태는 여태까지 있던 모든 것들과 궤를 달리 했었지. 그 어떤 전력을 투입해도 사태를 진압할 수는 없었어! 잘해봐야 사태 유지 수준이였고, 점점 밀려나기 시작했어. 밀려난 경찰과 군 조직이 달리 갈 곳이 있었을까! 대부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지! 뭐, 살아남은 조직이 꽤 있다고는 한 것 같지만... 그건 소문일 뿐이니까, 확실한 건 아냐. 그런데... 왜 전차에서 빛이 나오고 있지? 전차를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나? 엄,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데... 만약에 움직였다고 해도, 전차의 기동으로 인한 소음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지라, 요즘처럼 고요한 세상에서는 듣지 못할 리가 없는데! 대체 뭐지? "일단, 저기에 있는 건 전차가 맞아. 주 방위군이 사태 진압 당시에 끌고 나왔던 전차지! 엄, 전차가 좀비에게 물려죽거나 하진 않지만, 전차로도 좀비를 막을 수는 없었던 것 같더라. 그런데 지금 중요한 건... 왜 전차가 지금 저기에 있느냐는 거고... 왜 전차가 빛을 발하고 있냐는 거지! 방위군이 전차를 움직이려고 하는 걸까?! 전차의 가동이나 운용은 매우 어렵고 복잡해서 일반적인 폭도가 사용할 수는 없을 건데... 왜지?! 왜 빛이 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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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작전을 뛰다가 고장나 버린 게 아닐까." 그녀는 가설 하나를 세워본다. 작전 중에 전차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작동을 멈춰버린다. 전차병들은 전차를 버리고 도망간다. 시간이 흐르고, 생존자가 전차에 다가온다. 그걸 타고 다닐 수는 없겠지만 전차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기회는 많지 않으니 그냥 호기심에 다가왔다 해도 되겠지. 조종석에 앉아서 이것저것 건드려 봐도 고장난 전차니까, 라이트를 깜박이는 정도밖에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생존자는 한동안 그 전차를 가지고 놀다가 질려버려서 그냥 가 버린 것 아닐까. 둘이 어젯밤 본 불빛은 그 라이트의 불빛이다. "진짜 그런 거라면 상당히 김새는데." 철없는 생존자가 버튼 몇 번 누른 것 가지고 두 사람은 초롱아귀니 뭐니 하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이 오밤중에 여기까지 달려오는 수고를 해야 했던 걸까. 진짜로 그런 거라면, 그 버튼 누른 자식을 갈아버려야.... 아니, 잠깐만. 그 버튼을 누른 놈이 폭도라면? 버려진 전차를 아무렇게나 조작해보다가 우연히 라이트 키는 법을 알아낸 후에 그걸 미끼로 쓸 수도 있다. 전차를 운전하는 것 같은 고급 기술은 필요없다. 버튼 하나 누르는 건 세 살짜리 아기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녀의 이완된 신경이 다시 바짝 조여진다. 망원경으로 전차 주위를 감싸고 있는 건물들을 확인한다. 불빛으로 다가오는 사냥감을 잡으려면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며 공격하는게 좋다. 숫자가 둘 이상이라면 산개한 후 여러 방향에서 공격할 수도 있다. 그녀는 의심되는 건물들을 옥상부터 시작해 창문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본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나하나 뒤져야 하나...." 물론 저 건물 전부를 두 명이서 뒤지려면 힘들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눈에 불을 키고 폭도들의 위치를 특정하려 한다. #생존자 다이스도 굴려야겠어. 숫자-1~3명, 성향-선량함, 잔악함, 미치광이, 신분-일반인, 군인, 경찰, 엽사. 추가하고 싶은 것 있으면 추가하고, 딱히 없으면 그냥 굴려줘! 안 물어보고 바로 굴려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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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전차가 난데없이 저곳에서 빛을 뿜고 있는지에 대해서 큰 의문을 갖지는 말자. 사샤 말대로 세상은 꼭 상식으로 돌아가지는 않아... 괴이한 이유와 동기로 모든 게 허락되는 세상이 된 거지! 엄, 그렇다고 전차가 갑자기 자기를 뽐내고 싶어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는 건 아니겠지만... 무엇이 됐든, 기기의 오작동이 아닌 한 누군가가 전차를 건드린 게 확실해! 저렇게 가만히 있는 전차를 보고 그냥 갈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 나였어도 한번 이거저거 뒤져봤을 거야! "그런데, 사샤. 엄, 이건 별로 관련이 없는 이야기기는 한데... 나와 같은 경찰, 그리고 주 방위군 세력이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사용했었어. 저런 전차는 물론이고, 헬리콥터와 전투기까지도 동원됐었잖아. 그... 우리는 이렇게까지 했는데, 어째서 총도 지능도 없는 좀비한테 우리가 진 걸까? 왜 난 실패했을까?" 괜히 전차를 보니 마음이 우울해져. 우리는 모두 열심히 했을 건데, 우리의 목숨을 다 바쳐서 싸웠는데 결과가 멸망 - 에 가까운 현재라니... 어디서부터 잘못했을까? 내 근무지 경찰서에 있던 그 수많은 동료들 중 나만 살아남았었어. 내가 덜 열심히 했던 걸까? 심경이 복잡해! 말로 풀기 어려워... "... 누군가 보여? 주변에 아무도 없어보이는데... 이미 떠났을까?" #좋아! 생존자 다이스도 굴리자! 성향에 질서적임과 중립적임 추가할게! 1은 선량, 2는 질서, 3은 중립, 4는 미치광이, 5는 잔악! 그리고... 우리와 싸우게 될지도 모르는 존재들이니 무장 수준도 추가할게! 생존자 명수 : dice(1,3) value : 1 생존자 성향 : dice(1,5) value : 1 / 1 선량함. 2 질서적임. 3 중립적임. 4 미치광이. 5 잔악함 생존자 신분 : dice(1,4) value : 4 / 1 일반인. 2 군인. 3 경찰. 4 사냥꾼 무장 수준 : dice(1,3) value : 2 / 1 최소한의 무장 - 칼, 몽둥이. 2 경무장 - 쇠뇌, 권총, 장총. 3 중무장 - 소총, 기관총, 수류탄 등의 폭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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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저거 자꾸 건드리다가, 예를 들면 설명 넣고 저거 슬래쉬로 구분 넣고 하느라 주사위가 자꾸 뻑이 나서 몇번 다시 썼어! 그런데 그럼 주사위도 다시 굴려져서... 원래 나왔던 건 3명의 선량한 경무장 군인이였어. 지금껄 갖고 갈지 수정하느라 뻑갔던 원래걸 쓸지는 사샤가 정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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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이 없었을 테니까?" 낸시는 딱히 질문을 하기보다는 푸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녀는 곧이곧대로 대답을 한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군경은 '시위대 진압하기' 매뉴얼이나, '적/범죄자를 상대하기' 매뉴얼 같은 건 아주 치밀하게 짜놨겠지만. 그들이 보호해야 할 대상이 좀비가 되어서 날뛰는 상황에 대한 매뉴얼은 없었을 것이다. 사태 초기에 군경들은 이게 시위인지 폭동인지도 모르겠고, 저들을 방패로 막아야 할지 최루탄을 쏴야 할지 몽둥이로 때려야 할지 총으로 쏴야 할 지도 몰라서 많이 버벅거렸겠지. 그래서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이 지경까지 온 것 아닐까. 좀비영화의 흔한 클리셰네. "너같은 사람들은 잘못 없어. 윗놈들이 빨리 사태파악하고 매뉴얼을 만들었야지." 그녀는 작은 위로를 건넨다. 윗사람들도 나름대로 애를 쓰긴 했을테니 마구잡이로 비난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명색이 지구방위대 아메리카 합중국군인데, 조금만 더 힘내서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순간 그녀의 시야에 뭔가 들어온다. 작은 탄성이 나온다. 멀리서 다가오는 걸 보니 초롱아귀는 아닌 것 같은데, 우리같은 사냥감이구나. 그녀는 그들의 정체를 충분히 식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 "정면 방향에 군인, 3명, 권총이랑....소총.....음? 2차대전기 전투소총이네? 2, 3선급 군인인가?" 특이하네, 저 총을 아직도 군에서 쓰는구나. 아님 그냥 주운 총이던가. 아무튼 사냥감이 걸렸으니 초롱아귀들이 있다면 반응을 하겠지. 그러면 위치를 알 수 있을거야. 어디 한번 살펴볼까. #생존자 설정은 원래 나왔던 걸로 했어. 근데 경무장-장총을 2차대전기 전투소총, 중무장-소총을 현대 돌격소총으로 이해하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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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군인 셋에... 엄, 2차 대전 소총? 군인들이 그런 것도 썼었어? 엄, 뭐... 요즘 상황이 상황이니까, 사샤의 말대로 상식만으로 돌아가는 세상은 아니잖아. 남은 물자가 다 바닥난 등의 이유로 차선책으로 쓰고 있을지도 몰라." 2차 대전 소총. 요즘 쓰는 제식 화기들같은 건 아무래도 어느 정도 들어보긴 했지만, 그런 무기들은 잘 모른단 말이야. 엄, 그런 무기가 아직도 있었다는 것도 놀랍고... 뭐, 어때! 내가 쓰는 권총만 해도 100년 넘게 살아온 얘야. 저런 총들이라고 지금 와서 못쓸 이유가 있겠어? "근데, 사샤. 저길 아무리 봐도 적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단지 군인만 저기에 있잖아. 엄, 초롱이 - 다른 이름이였던가? 그 작전은 아닌 것 같아. 저 군인이 그 초롱이 작전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야..." 무엇이 됐든, 우리는 빛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알아냈고, 빛 주변을 누가 어슬렁거리며 찾아오는지도 확인했어! 엄, 게다가 지금까지는 그 어떤 총성도 없었고. 사샤의 말대로라면 그 초롱이 작전의 입안자들이 벌써부터 총을 갈겨대며 군인을 사살했겠지만, 그런 게 없잖아! 초롱이 작전은 애초에 세워진 적이 없었을지도 몰라! "그럼, 사샤. 우리는 어떻게 할 거야? 군인과 합류해도 괜찮겠지? 군인을 따라가면... ... 히힛..." 어쩌면, 군인들이 실패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단지 도시를 좀 많이 버려뒀을 뿐, 어쩌면... 사람들이 다 멀쩡히 살아있지 않을까?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내 동료 경찰들이 모두 그곳에서 치안 유지를 위해 근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세상에, 그렇다면 난 우울할 필요가 전혀 없어! 너무 기대된다, 정말로 만날 수 있을까?! "... 응흠, 힉... 정말 다들 멀쩡히 있었으면 좋겠다... 큼, 흠, 히힛..." #응! 정확히는 그 때 쓰였던 그런 무기 말고도 요즘 쓰이는 엽총같은 것도 의미했지만, 사실 비슷비슷해보이니까... 중무장의 소총은 현대의 제식 무기들로 이해하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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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은 이미 전차에 도달해서 사람이 있나 살펴보고 있지만 누군가 그들을 공격하지는 않는다. 건물과 거리도 가까워서 훈련받지 않은 폭도라도 그들과 충분히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게다가 이건 완전한 기습이잖아. 초롱아귀들은 애초에 없었던 건가. 맥 빠지네.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보니 제대로 훈련받은 군인같았다. 어디서 군복을 주워입은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다. 아까 전차로 다가올 때에도 철저하게 주변을 경계하는 것이 바로 티가 난다. 그리고 저쪽은 소총을 들었는데, 이쪽은 석궁이랑 권총이라니....일단 싸우는 건 보류해야겠다. "따라가긴 뭘 따라가. 뭐하는 놈들인줄 알고." 그녀는 행복회로를 돌리던 낸시에게 팩트를 날린다. 정확히 말하면 군인이 아니라 군인이'었'겠지. 지휘부가 와해되고 흩어진 군인들은 폭도로 변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냥 사람이 아니라 훈련받은 군인이라 일반적인 폭도보다 훨씬 위험하다. 그래,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어딘가에 정부가 살아있고 쟤들은 정찰나온 군인이라 쳐 보자. 그래도 '도와주세요' 하면 도와줄 것 같지는 않다. '보균자다!' 혹은 '폭도다!' 하면서 총알이나 날려대겠지. 정부는 아마 현상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일텐데 생존자들이 난민마냥 꾸역꾸역 들어오는 걸 환영할까. 어찌저찌 구조되어도 격리당하겠지, 그리고 과연 뭔 짓을 당할까. 아아,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 아프다. 그녀는 계속 군인들의 행동을 주시한다. 그들은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잠시 쉬기로 한 것 같다. 한 사람이 조종석으로 슬금슬금 다가가더니 낑낑대며 몸을 쑤셔넣어본다. 역시 사람 생각하는 건 다 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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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하게! 그냥 보내버리게? 그러기에는 너무 아깝잖아! 엄, 그니까... 접선이라도 해보면 어떠냐는 거야! 뭐, 몸을 막 내밀고 가지 않더라도 서로 벽을 사이에 두고 말이라도 해볼 수 있지 않겠어?" 군인들을 그냥 보낼 수는 없어! 적어도 무언가 이야기라도 들어봐야만 해. 혹시 상황이 우리가 생각하던 것보다 더 나았을 수도 있잖아! 저 사람들이 그걸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을지도 몰라! 사실 우리가 완전히 가라앉은 게 아니라고, 다시 떠오르고 있는 중이라고! 사샤는 쉽게 동의해주지 않겠지만, 저 군인들을 만나보고싶어! 그냥 사람이였으면 몰라도, 군인이잖아! 군인복을 입은 - 진짜 군인이니까,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몰라! 나는 그래서 사샤의 등짝을 잡고 흔들면서 졸라댔어. 그냥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 조금이라도 대면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면서 말야! "그냥, 그냥 보낼 수는 없잖아! 사샤는 별로 마음에 안 들 거 알지만서도, 엄... 저 사람들이 뭔가 더 알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니까... 조금이라도 대화를 해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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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저놈들을 만나보자고 조르는 낸시를 애써 무시하며 망원경으로 군인들을 주시하고 있다. 군인들의 총에 망원조준경은 달려있지 않다. 위치를 들켜도 즉시 저들이 즉각 공격하는건 불가능하다. 함부로 총소리 내면 안 된다는것도 알고 있을 테고. 생각해보니 대화를 시도해 봐도 실패할 시의 리스크가 별로 없을 것 같다. 어느정도 거리가 있으니 공격당한다 싶으면 바로 도망가버리면 되겠지. "그만 좀 흔들어봐. 너 모스부호 알아?" 어쨌든 가까이 다가가는건 사양이다. 멀리서 이야기해야 안전하지. 그녀는 낸시에게 손전등을 내민다. 이걸 사용해서 모스 부호로 이야기하자는 건가. "영어 모스 부호는 잘 못하니까 망원경으로 보면서 점, 선을 읽어줄게. 네가 아예 못하겠다면 내가 어설프게라도 하고...." 손전등 빛이 작기는 해도 망원경으로 보면 충분히 보일 것이다. 그리고 손전등과 망원경은 군인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을 물건이다. "쟤네들이 불빛을 못 보면 촉 빼고 글씨 써서 화살 한 발 날려주자. 어때." 두 그룹 사이의 거리는 석궁의 최대사거리보다 짧다. 사람 몸에 박히기에는 힘이 모자라겠지만 어쨌든 흐느적대면서라도 저기까지 갈 수는 있다. 꽤 괜찮은 방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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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모스 부호야 알고 있으니까, 좋아! 그렇게 하자. 근데... 모스 부호로 어떤 말을 전하면 돼? 우리가 평소 말하듯이 하는 건 너무 길어서 안 되고..." 무슨 말을 전하는 것이 좋을까... SOS? 뭐, 제일 간단하면서도 이해하기 빠른 부호기는 하지! 하지만 당장 우리는 위급하지는 않잖아. 착오를 줄 수 있을지도 몰라. 예를 들면 우리가 좀비나 폭도에게 둘러쌓였다고 이해할지도 몰라! 무선 통신기가 있었다면 더욱 일이 쉬웠을텐데, 몸짓까지 해야 하나? 양팔을 45도 각도로 벌려... 엄, 그것도 역시 조난 신호잖아! 단순히 대화를 원할 때 모스 부호를 쓰는 것은 잘 생각해보지 않았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말야... 그냥 'HI' 라고 보내버릴까? 그래도 알아듣기는 알아들을 것 같긴 해." 뭐, 별 수 없지. 나는 사샤가 내민 손전등을 받았어! 그리고 손전등을 한 번 켜보고, 손바닥에 대보면서 밝기를 확인했어. 이 정도 밝기면 충분하려나? 꽤 밝아보이기는 하는데! 게다가 지금은 한창 밝을 때도 아니고, 겨우 여명이 밝은 때야. 빛이 확 보일 거야! "무슨 말을 보낼까... 어떤 말을 보낼까... 아, 이건 별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이 손전등, 몇 lm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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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900LM인데, 어느정도 조절할 수 있어." 너무 밝다 해도 문제없다. 그녀가 했던 것처럼 옷가지로 손전등을 감싸고 불을 킨다면 빛이 얼추 약해지겠지. 사실 망원경으로 본다면 아주 작은 빛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다. 빛의 세기는 많이 줄여두는 것이 좋겠다. "총알 날아올지도 모르니까 자세 좀 낮추고.....무슨 말을 그렇게 하고 싶은 거야?" 그녀는 화살 하나의 촉을 빼고 화살대에 '모스 부호' 라고 긁어 새겨넣는다. 군인들이 이 쪽을 보지 못할 경우에는, 이 화살을 날릴 것이다. 화살이 어디서 날아오는진 눈 달려 있으면 충분히 식별할 수 있겠지? 저자들이 폭도로 변했을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둬야 한다. 망원조준경을 달지 않았으니 이 거리에서 우리를 맞추는 건 시모 해위해같은 괴물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고, 망원조준경을 꺼내서 장착한다 해도 그 시간이 있으니 몸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몸을 낮추는 건 그렇게 큰 노력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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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900lm, 적당한 빛이네! 언젠가 Amazon에서 45,000lm 손전등을 본 적이 있는데, 시연 영상을 보니까 정말 밤에서 낮이 되던 거 있지? 그 빛을 하늘로 향하면 그 빛줄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하고 강했지..." 그래, 저런 수준의 빛을 가진 손전등이였으면 눈치를 못 챌 일은 거의 없어. 당장 그 정도 빛 때문에 순간적으로 주변이 확 밝아지는 게 눈에 보일테니! 하지만, 900lm 정도의 빛이라도 지금은 매우 충분해. 그렇게 약하지도 않고, 너무 세서 볼 수 없을 정도인 것도 아니니까... 나는 한 번 손전등을 딸깍거리며 껐다 켜보고, 잘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한 후 손전등을 역으로 쥔 후 군인들에게 향했어! "모스 부호로 연락을 하는 건 거의 처음인데... 나도 배우기만 했지, 써먹을 일은 거의 없었거든. 엄, 무전기나 전화를 쓰면 되니까! 이제... 내가 잘 배웠나 한 번 보자구! 잘 됐음 좋겠다!" 나는 옥상에 반쯤 매달린 채로 - 사샤는 몸을 숙이라고 했지만, 저들이 설마 총을 먼저 쏘겠어!? 그렇게 손전등을 딸깍거리기 시작했어. 빛이 발하고 - 없어지고 - 발하고 - 없어지고! 나는 'HI' 라는 말을 반복해서 썼지! 엄, 저들이 볼 때까지 말야. 저들이 우리의 신호를 볼 때까지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게 좋을 거야! 그래야 의미를 혼동하지 않지! "무슨 말이 그렇게 하고 싶냐구? 어떤 말이든 다! 무슨 말이든! 전부!" #그러면... 군인들이 손전등 신호를 명확히 인지하고 반응할지에 대해서도 굴려야겠네! dice(0,1) value : 1 / 0 인식하지 못했음. 1 인식하고 반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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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한 군인이 불빛을 포착한다. 이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동료들에게 저기를 보라고 말한다. 세 사람의 시선이 이곳을 향한다. "쟤네들 우리 봤어. 계속해." 다행히도 총구를 올리거나 망원조준경을 꺼내 총에 장착하려 들지는 않는다. 시작이 좋아. 그녀는 낮췄던 몸을 일으켜세운다. 군인들은 허둥대며 자기네들끼리 뭐라뭐라 떠들더니 한 사람이 망원경을 들어 이쪽을 본다. 낸시가 보내는 부호를 읽은 그들은 서둘러 손전등을 들고는 답신을 보내기 시작한다. 그녀는 모스 부호를 읽기 시작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폭도는 아니네, 일단." 그녀는 망원경에서 눈을 잠시 뗀다. 군인 한 명은 신호른 보내고, 다른 한 명은 망원경으로 이쪽을 주시한다. 할 게 없는 마지막 한 명은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열심히 손을 흔들고 있다. 모스 부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Hello, la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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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짧고 간단하게, 어떻게 의사소통을 성립시킬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저 군인들은 전혀 그렇지 않잖아? 괜히 걱정했어. 그러면 나도 딱히 어떻게 축약해서 말할까 더 고민할 필요 없겠어. 이제 무슨 말을 해볼까... 그래! 그게 좋겠다. "기사님, 저희를 구해주세요-! 라고 보내야겠다! 우리는 가녀린 - 엄, 탑이 아닌... 옥상이긴 하지만, 뭐 어쨌든 - 사악한 좀비들에 둘러쌓인 가녀린 공주들인 거야! 헤, 과연 저 기사님들이 얼마나 용맹하신 분들일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재밌네!" '기-사-님, 저-희-를, 구-해-주-세-요!' "어때, 사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지? 우리의 상황을 공주에 비유한 거야! 저 군인들은 기사인 셈이고! 엄, 용도 없고 탑도 아니지만 - 그래도 좀비와 옥상이기는 하잖아? 우리가 딱히 위험에 처하지는 않긴 했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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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기사라니, 큭큭큭." 머리 크고 난 후로는 거의 접할 일이 없던 동심이다. 작은 웃음이 흘러나온다. 그건 저들도 마찬가지인가보다. 낸시의 신호를 읽은 군인들이 깔깔거리며 폭소하는 장면이 망원경을 통해 보인다. 진짜 구조요청으로 착각하고 이쪽으로 왔다면 좀 곤란해졌을 것이다. 다행히도 그들은 농담인 것을 아나 보다. 군인들은 답신을 보내기 시작한다. 그녀는 신호를 읽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사악한 좀비들을 무찔러 드릴 테니,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 · – · ·  – – –  · – · ·  – – –  · – · · (LOLOL)" 그들은 센스있게 농담을 받아친다. 뭘 좀 아네. 헛소리 하지 말고 용건이나 말하라고 했으면 분위기 싸해졌을 텐데. " – ·  ·  ·  – · ·    · · · ·  ·  · – · ·  · – – ·  · · – – · · (도움이 필요해?)" 군인들은 본론으로 들어간다. 농담은 이쯤 하고, 진지해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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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라, 도움... 사샤, 저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아. 엄, 내가 봤을 때는 말이야! 이제 슬슬 신호 대신에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 않아?" 저 군인들은 아무리 봐도 적대적이거나 경계적이지 않아. 나처럼 선량한 사람이거나 - 엄, 사샤식으로 우려를 표하자면... 매우 철저하게 가면을 쓸 줄 아는 사악한 사람들인 셈이겠지! 하지만 난 전자라고 믿어. 후자라고 믿기에는 너무 무섭잖아! 이제 슬슬 우리도 경계를 풀고 다가가서 사교를 펼쳐보면 어떨까 싶기는 하지만, 사샤가 허락을 해줘야겠지. 그럼, 이번에는 무슨 신호를 보내볼까! 아, 그래! 물자가 마침 필요하던 참이니... 물자를 부탁해볼까? '물-자-부-족, 보-급-필-요' "엄, 일단은 한 번 만나보자고 하고는 싶었지만, 사샤가 어떨지 몰라서 물자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어. 우리 마침 식량같은 것도 슬슬 생각해봐야 할 처지였잖아! 그래서 한 번 말해봤어!"

[1:1][아포칼립스] 사람들은 동아줄로 손을 뻗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미안, 우리도 빠듯해. 하지만 알고 있는 것을 말해줄 수는 있어.)" 군인들은 물자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고는, 대신 정보의 제공을 제안한다. 확실히 군인의 신분으로는 민간인보다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나쁠 것 없는 제안이다. "굳이 다가가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어. 정보를 준다니, 하나만 물어보고 돌아가자. 중요한 거 하나 있잖아." '정부와 군대는 건재한가?' 두 사람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핵심 정보이다. 정부와 군대가 살아 있다면 저 군인들을 따라 안전 구역으로 들어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그녀의 생각은 후자에 가깝다. 앞서 말했지만 전자의 경우에도 그닥 내키지는 않는다. 그녀는 저들에게 사실을 확인받고 희끄무레한 희망의 잔재를 청소하고 싶다. 어쩌면 깔끔하게 마무리지을 용기가 생길지도. "그거 한 번 물어봐, 읽어줄게." 그녀는 다시 망원경에 눈을 붙인다. 신호를 보는 순간 즉시 낸시에게 읽어줄 준비를 끝낸다. #다이스 등장! 결과는 과연? 1. 정부와 군대는 건재하며,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2. 정부와 군대는 건재하지만, 아직은 약간 불안하다. 3. 정부와 군대는 아직 안전 구역의 확보를 위해 치열히 싸우고 있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직 모른다. 4. 정부와 군대는 살아있지만, 좀비에게 밀리고 있다. 5. 정부도 군대도 궤멸당한지 오래다. 6. 사실 사태 초기에 낙오되어 지금까지 본부와 연락을 못 하고 있다. 그래서 그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 dice(1,6) value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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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군대? 그래, 그것도 물어보고 싶었지! 어딘가에서 정부와 군대가 사회를 재건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소리를 얼마나 듣고 싶었는지! 엄, 반대로... 정부와 군대가 모두 궤멸되었다는 소리는 절대 듣고 싶지 않지만... 그래서 이건 좀 고민되는데, 내가 여기서 진실을 들어도 되는 걸까? 사실... 엄, 모르고 살아도 괜찮은 게 아닐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짝 머뭇거렸어. 손전등을 잠시 내리고 괜히 이리저리 만지작거리거나, 흔들기도 하면서. 그래, 조금 걱정되기는 하지만, 진실은 좀 더 희망찰 거라 믿어! 나는 조금 불안하면서도 어찌 다시 손전등을 들고 신호를 보냈어. '정-부, 군-대-는, 멀-쩡-합-니-까-?' "멀쩡하다는 답이 왔으면 좋겠는데, 아니라는 말이 들려오면 정말 슬플 것 같아. 이걸 물어본 게 잘한 건지는 잘 모르겠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언젠가는 물어봐야만 했던 이야기야." 내가 신호를 보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군인들이 새로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어! 불빛이 켜지고, 꺼지고... 그것을 사샤가 하나하나씩 읽어주고 있고, 모든 신호가 해독되었을 때, 답은 이와 같았어. '정부와 군대는 아직 안전 구역의 확보를 위해 치열히 싸우고 있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정부가 아직 살아있구나! 역시, 모두 궤멸당한 게 아니었어. 어딘가에서는 사회 복구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을 거라니까!" 나는 순간적으로 기쁨에 차올라서 팔을 하늘로 쭉 뻗으며 환호성을 질렀어! 엄, 아직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른다고는 하지만 살아있다는 게 어디야! 군대가 있으니 곧 모든 게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이제 거리에 돌아다니는 좀비들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야! 너무 흥분돼. 이제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 내 걱정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던 거야!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주저앉아버렸어. 사샤는 이런 웃음을 싫어하는데, 웃음은 계속 새어나오고, 그 웃음을 억지로 참느라 숨을 못 쉬겠고, 그탓에 헛구역질까지 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모습이야. 하지만 어떻게 해! 너무 기쁜데! 너무 흥분되는데! 어쩌지? 이제 어떻게 하면 되지? "읍, 흐히힉, 윽, 허윽, 우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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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순간 놀라서 숨이 턱 막혀버린다. 아직까지도 버티고 있었다니, 그것도 좀비들과 호각을 유지하면서. 아주 그냥 개박살이 나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썩어도 준치라는 거구나. 낸시가 또 쓸개빠진 것처럼 웃고 있지만 거기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그녀도 정신이 얼떨떨하다. 머리를 쇠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아니 그럼, 잠깐만. 저 군인들도 패잔병이 아니라 지휘를 따르고 있다는 거잖아. 그렇다면 안전구역(아직은 확보 중이라 불안정한)이 어딘지도 알고 있다는 건데, 저들을 따라가면..... 아, 아니! 아니야! 무슨 머저리같은 생각을! 전번에도 낸시한테 말했었잖아. 보균자, 격리, 감금, 가혹행위! 그리고 무장까지 해제당할텐데. 그리고 폭도들도 있을 거고. 저들을 따라가겠다는건 벌거숭이로 맹수 우리로 들어가겠다는 거랑 뭐가 달라? 차라리 멍청하기라도 한 좀비가 더 나아. "ㄱ, 그래도..아직, 아직은 안....안...돼." 어쨌든 그녀도 놀라기는 크게 놀란 모양이다. 말이 헛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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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따라가야겠어! 다른 것도 아니고, 정부가 살아있다잖아. 그런데 어떻게 안 따라갈 수 있겠어! 정부가 살아있으니 상황이 매우 호전될 수 있어. 군인들을 따라가자, 따라가서 정부와 합류하자! 우린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어! "흐윽, 따라가자...! 따라가! 정부랑 접촉할 수 있을 거야! 그럼 우린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일어나려고 할 때 다리가 꽤 후들거리기는 했지만, 이런 귀한 기회를 놓칠 수는 없어. 나는 그들과 합류하기 위해 내려갈 채비를 하고 사샤를 돌아봤어. 사샤는 어떻게 할 거지?! 그냥 남아있을 건가? 정말로? "이번엔 의심할 것도 없잖아! 가자! 합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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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나는...."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한바탕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고르기 위해 내적갈등을 겪는다면 그건 그냥 선택장애겠지만, 이런 중대사는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 맞다. 더군다나 성악설 추종자인 그녀로서는 더더욱. 오랜 생각 끝에 그녀는 결정을 내린다. '일단' 따라가 보자고. 군인들을 따라간다면 뭔가 잘못되었을 경우에 그냥 도망가버린다던지 하면 되겠지만 지금 헤어지게 된다면 이건 아니다 싶을 때 바로 군인들이 마법처럼 뿅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까닭이다. "그....래. 일단.....어?" 어디선가 투웅 투웅 하는 낮고 둔탁한 소리가 들려온다. 무슨 소리지? 소리가 난 곳으로 시선을 향해보니 그 군인들이 있는 전차 쪽이다. 뭔가 하고 망원경으로 그 쪽을 보자 군인 두 명이 소음기 달린 총을 쏘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다급하게 신호를 보낸다. " – – · ·  – – –  – –  – · · ·  · ·  ·  · · · " 낸시가 번역을 해주지는 않았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등골이 오싹해진다. 허둥지둥 건물 밑을 내려다보니 꽤 많은 좀비들이 몰려 있었다. 저쪽도 상황이 비슷한 듯 하다. 젠장, 손전등 때문인가? 빌어먹을! "блять! 좀비새X들이야, 싸울 준비 해!" 그녀는 일전에 활약했던 형광등 폭탄을 있는 대로 꺼내놓기 시작한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당황해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모국어가 튀어나와버린다. 아마도 욕지거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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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하필 또! 왜 하필 이런 때에 또 좀비가 몰려든 거야! 젠장, 다 싫어!" 이렇게 바쁜 때에 좀비가 대체 언제 이리로 몰려든 거야! 난 좀비들이랑 놀 시간따위는 없어. 빨리 해치우고 가던가, 아니면 아예 무시하고 가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은데! 사샤는 어떻게 하고 싶어할까? 으윽, 기다릴 시간 없는데! "사샤, 난 저 좀비들하고 놀 시간같은 거 없어! 그냥 빨리 다 치워버리거나, 아니면 무시하고 가버리자! 밀쳐내고 가자구!" 나는 급히 총이나 경찰봉같은 걸 꺼내고 있는데, 아래에서부터 무언가 뜯겨나가는 소리가 들려왔어! 문이 밀리고 있나보다! 시간은 얼마 없겠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냥 내 몸을 믿고 옥상에서 도약이라도 할까?! 여기서 농성을 할까?! 농성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에이, 모르겠다! 사샤가 싫대도 내가 할 거야! 정부가 우리의 희망이야! 우리의 미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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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에 매달려 있는 에어컨 실외기를 힘껏 걷어찼다. 오랫동안 관리를 받지 못한 실외기는 끽끽거리는 쇳소리를 내며 덜컹거리기 시작한다. 조금만 더 하면 떨어뜨릴 수 있겠다. "이익!" 있는 힘을 다해 걷어차자 드디어 나사가 풀린다. 실외기는 열심히 문을 두드리는 좀비들의 머리 위로 쾅 떨어져버린다. 신체가 찌그러지는 기분나쁜 소리가 들린다. 실외기로 입구를 완전히 틀어막지는 못하겠지만 어느정도 시간은 끌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녀와 사샤의 생각이 맞아떨어진다. 농성은 안 된다. 좀비들은 계단으로 뛰어올테니 한번에 상대해야 할 좀비의 수가 조금 줄기는 하겠지만 농성에도 충분한 화력이 필요하다. 기껏해야 석궁이랑 새총이랑 권총으로 무슨 화력을 내겠다는 거야? 폭탄 던지는 것도 한계가 있어! 다시 좀비들이 입구로 스멀스멀 모인다. 그녀는 폭탄에 불을 당기고 던질 타이밍을 기다린다. 폭발하기 전에 깨져버리면 효과를 볼 수 없다. 좀비들도 더 확실히 모였을때 터뜨리는 게 좋고. "배수관! 배수관 같은 걸 찾아봐!" 굳이 배수관이 아니라 가스관이라도 좋다. 타고 내려갈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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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걸 타고 내려가려는 생각이구나! 그렇게 하자!" 어디 보자, 가스관, 배수관, 무엇이 됐든 수직으로 타고 내려갈만한 파이프 라인이 필요한 거겠지. 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좀비가 없으면서도 파이프 라인이 쭉 뻗은 곳을 찾아보았어. 이것이 있다면, 우리의 탈출은 매우 쉬워질 거야! 마침, 그럴만한 라인이 벽에 하나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어. "이곳에 마침 그런 게 있어! 빨리 와, 더 지체할 여유는 없어. 군인들에게 합류해야만 해!" 나는 먼저 가방을 꽉 조이고, 벽에 더욱 다가붙어 파이프를 흔들어보았어. 덜컹덜컹, 조금 흔들리기는 하지만 아직 멀쩡한 라인이야. 다행이야! 이런 게 이런 쪽으로 도움이 됐을 줄이야. 이제 여기로 좀비가 들이닥치기 전까지 빨리 행동해야만 해. "가자, 빨리! 조금 흔들리기는 하지만 - 못써먹을 물건은 아니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크게 흔들면서 타는 게 아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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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느정도 도화선이 타들어간 폭탄 두 개를 떨어뜨린다. 폭탄이 좀비들의 머리 위에서 터지며 유리조각들이 거칠게 흩뿌려진다. 하늘로 치솟은 몇몇 조각들은 둘이 있는 옥상까지 날아와 후두둑 떨어진다. 힘이 다한 것들이라 위험하지는 않았다. 마지막 폭탄에 불을 당겨 옥상 출입구로 굴려넣은 후, 도구를 챙겨 낸시가 일러준 파이프를 타고 내려간다. "자전거 갖고 올 테니까 바로 탈 준비 하고 있ㅇ....." 그녀는 내려가다 실족해버린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도 그리 높은 곳에서 떨어지지 않았기에 만화처럼 엉덩방아를 찧는 선에서 그쳤다. "아이고야.....아으..." 그녀는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벌떡 일어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자전거를 끌고온다. 선수용 바이크라 동네 자전거처럼 앉을 자리는 없지만 뒷바퀴 쪽에 툭 튀어나온 요철이 있어 충분히 밟고 설 수 있을 것 같다. 이전과는 달리 그녀의 몸은 많이 호전되었으니 한 사람(+짐)정도는 더 싣고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가방을 앞으로 매서 뒤쪽의 공간을 확보하고 스프린트를 위해 기어를 조작하며 낸시가 내려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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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안 아파?! ... 엄청 아파보였는데, 그거!" 세상에, 착지를 해도 저렇게 착지해버리다니! 꼬리뼈에 금이라도 간 거 아냐!? 아니, 지금 당장은 상황이 급박해서 고통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나중에 그 고통이 확 몰려올텐데, 아니다. 이런 고민을 할 시간은 없어. 사샤의 건강을 확인하는 건 나중으로 미루자. 지금은 군인들에게 합류해야만 해! 좀비들도 피해야만 하고! 그래, 일단 내려가고 생각하자. 나는 사샤처럼 떨어지지 않기 위해 파이프를 타고 내려갔어! 좋아, 나는 사샤처럼 떨어지지 않고 잘 내려왔어! 모든 게 완벽해, 무언가 잊은 것도 없겠지! 가자! 나는 바로 재빠르게 도약하면서 사샤에게로 향했어! 사샤는 가방을 앞으로 매고 나를 기다려주고 있어, 저 뒤에만 타면 돼! "사샤, 이제 가자! 가! 탈출이야! 탈출!" 나는 자전거에 손을 뻗고, 곧바로 몸을 돌려 바로 올라탔어! 가자! 희망을 잡으러! #미안! 요즘 너무 피곤해서 못왔었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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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낸시가 자전거에 올라타자마자 페달을 돌리기 시작한다. 낸시를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상처 탓에 요 근래에 전력으로 자전거를 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그녀는 여태껏 모아왔던 힘을 단번에 들이붓듯 이를 악물고 폭발적으로 군인들이 있는 전차를 향해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올림픽 출전을 노리던 선수였다더니, 그 말이 정말 거짓은 아니였나보다. 두 사람에 두 사람분의 짐까지 실은 자전거인데도, 그 속도가 가히 경악스럽다. 뒤에서 죽음이 쫒아오고 있으니 더 필사적으로 페달을 밟는 걸까? 그녀는 기어코 죽음을 따돌리고야 만다. 뒤를 돌아 좀비들과의 거리가 벌어진 것을 확인한 그녀는 비로소 꽉 깨문 입을 열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한다. "야....ㄱ, 근데.....군인...쪽.....좀비들은?" 아, 그러고보니 군인들도 좀비의 습격을 받았다. 그들은 무사할까? 좀비들을 모두 처리했을까? "ㄴ....네가....좀.....ㅂ...ㅘ." 그녀는 군인들의 상황까지 살필 여유는 없는 것 같다. #어서와! 기다렸어! 상황 종료 여부 : 1. 종료, 2. 진행 중 군인들의 안위 여부 : 1~7. 전원 생존, 8. 1명 사망, 9. 2명 사망, 10. 전원 사망. (설마 전원 사망이 뜰까?) dice(1,2) value : 2 dice(1,10) value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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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의 그... 상상할 수 없는 속도의 사이클은 우리를 상황에서 꺼내기에 충분했어! 세상에, 모터사이클 타는 느낌이였는데. 올림픽을 노리던 선수라서 이 정도의 속도가 나올 수 있던 거였나?! 대체 어떻게 해야 이런 속도가 나오는 거지...? 정말, 엄청나. 인상 깊어... 하지만 지금은 제일 큰 문제를 막 따돌렸을 뿐이야. 아직 한 가지 문제가 남았지! 군인들이 우리의 탈출을 도우느라,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노출되어버렸어. 그들도 좀비에게 몰렸고 - 그 상황이 지금도 그대로야! 그래, 군인들은 아직 어떤 피해도 없지만, 상황이 끝난 건 아니야. 그들을 향해 좀비가 계속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니! 우린 선택을 해야 해. 그들을 탈출시키거나 - 하지만, 사샤는 한 명 태우기에도 벅찰 거야. 나는 가벼워서 그나마 낫다고 해도, 군인들은 아니잖아! 보통 근육 때문에라도 무거워. 근육은 보이는 것에 비해 더 무거우니까... "군인들이 위험에 처했어! 하지만, 저들을 태우고 우리가 도망갈 수는 없을 거야. 군인들은 무거우니까...! 그렇다고 우리끼리 도망가는 건 - 당연히 안 돼! 사샤가 싫대도 이건 안 돼! 우릴 도와준 사람들이니 도와줘야 돼!" 군인들이 직접 탈출할 수 있도록 돕거나, 아니면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몰려드는 좀비를 처리해야만 해. ... 둘 다 하거나! 나는 꺼내뒀던 경찰봉을 꺼내고 군인들 -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좀비들에게 달려갔어! 때려죽일 기세로! 이번만은 안 돼, 물러날 수 없어! #환대해주니 정말 기쁘다! 그럼, 좀비가 얼마나 많길래 아직도 군인들이 고전하고 있는 걸까? 좀비의 규모 : 1. 세어볼 수 있을 정도, 2. 대강 짐작할 수 있을 정도, 3. 너무 많아! 너무 많아! dice(1,3) value : 3

[1:1][아포칼립스] 사람들은 동아줄로 손을 뻗는다.

"흐허허." 뭐냐 저 물량공세는. 나 저거 월드 워 Z에서 봤어. 실소가 터져나온다. 저걸 뭐 어떻게 하려고? 그냥 도망가면 안 될까? 군인들이랑 같이 도망가도 되잖아. 저것들이랑 꼭 싸워야 해? 그녀는 중얼거려보지만 이 상황에 그런 말이 들릴 리가 없고 들린다 해도 낸시는 수긍하지 않을 것 같다. 이건 뭐, 살 수 있으려나. 저 전차가 살아있다면 어떻게 발버둥이라도 쳐 볼텐데. 사용 방법은 모르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은.....희망은........어? 전차? 순간 단어 하나가 그녀의 머리를 후려친다. '동축기관총 [명사] 전차의 주포와 평행되는 사격방향을 가진 기관총.' M1 에이브람스 전차는 총 3정의 기관총을 탑재하고 있다. 한 정은 RWS(원격조작 사격체계)라 아마 전차와 같이 고장났을 가능성이 크고 다룰 줄도 모르지만 사람이 직접 사격해야 하는 나머지 두 정은 사용 가능할지도 모른다. "어?? 어어어??"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 그녀는 가방을 내팽개치고 전차 위로 기어올라가기 시작한다. 기관총 쏘는 법은 이론상으로나마 알고 있다. 한 6발씩 끊어 쏘고, 예광탄으로 탄도 확인하고, 가능하면 적의 정면보다 측면에서 쏘기, 그리고 아군한테 갈기지 않기. 기관총이 사용 가능한 상태이길 바랄 뿐이다. 좁디좁은 전차 안으로 몸을 쑤셔넣고 간신히 총좌를 찾아 앉았다. 아마 낸시가 보면 또 그놈의 방구석이 기질이 발동한 것이라 오해할 것 같기도 하다. 그녀는 조준경에 눈을 붙인다. '제발, 제발.' 노리쇠를 한 번 당기고 팔에 힘을 준 채로 트리거를 눌렀다. #1,2,3 두 정 모두 사용불능, 4,5 한 정 사용가능, 6 두 정 사용 가능 dice(1,6) value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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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생각보다 좀비가 너무 많아! 탈출, 탈출! 세상에, 이 정도 규모를 보는 건 오랜만인데! 아예 셀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다니! 나는 달려들기로 한 마음을 접고 간간히 떨어져나와 측면을 위협하는 좀비 몇몇만을 견제하기로 마음 먹었어. 그들을 쳐내며, 군인들을 지키기로! 하지만, 사샤는 어디 갔지? 바쁘게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벌써 전차로 기어올라가서는 뭔가... 들어가려고...? 세상에, 또 저 구석에 들어갈 생각인가보다. 저기서 쇠뇌로 사격이라도 하려고 그러나? "사샤, 뭐 하는 거야! 도망갈 거면 도망가고, 싸울 거면 싸워야지! 거기는 안 돼! 거기는!" 그러는 순간, 탕, 하는 거대한 소리가 사샤가 있는 자리에서 들려왔어! 순간 소리에 깜짝 놀랐지만, 그 소리는 기관총 소리였어. 기관총이 좀비들에게 탄환 세례를 하자, 그 많아보이던 좀비들도 하나둘씩 궤뚫렸어! 그래, 사샤가 방구석 기질이 발동한 게 아니라 저걸 노리고 전차 위로 기어올라갔던 거구나! 나는 너무 시끄러운 나머지 귀를 막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소음은 환영이야! "조... 좋아! 다 치워버려, 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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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우오옷?!" 와아, 이게 나간다. 아빠도 못 쏴본 기관총을 미국 와서 쏴 보다니, 여태껏 발버둥친 보람이 있구나.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드르륵 드르륵, 기관총이 본격적으로 불을 뿜기 시작한다. 좀비들은 은엄폐도 하지 않고 응사도 하지 않으며 무작정 달려오다 총탄에 몸이 꿰뚫린다. 좀비가 고통을 느끼고 말고를 떠나서 이건 7.62mm 탄이다. 인간의 신체를 짓이겨버리기엔 충분하다. 마치 1차대전의 기관총 사수가 된 듯한 기분이다. 함성을 지르며 총검을 내세워 떼거지로 돌격하는 군인들을 상대하는 기관총 사수 말이다. 물론 좀비에겐 총도 없고 총검도 없고 지원 포격도 없으니 그녀 쪽이 훨씬 편안할 것이다. 군인들도 동축기관총이 불을 뿜는 것을 보고 적잖이 당황한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까까지만 해도 '기사님 살려주세요' 하던 아가씨가(엄밀히 말하면 낸시지만) 람보마냥 기관총을 신나게 갈겨대니 얼마나 황당할까. 아무튼 군인들도 기관총의 사격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전차 옆으로 와서 다시 총을 쏜다. 이 전차의 원래 주인들은 겁쟁이에 멍청이였음이 틀림없다. 전차가 고장난 후에 동축기관총을 거의 쏘지 않은 것 같다. 예비 탄약통에도 탄약이 그득하다. 아니, 어쩌면 비전투 중에 이렇게 고장이 나버려 동축기관총을 쏠 필요가 없었던 걸까? 기관총의 총알이 모두 떨어졌다. 그녀는 탄약통을 바꿔 끼워 재장전하다 총열이 꽤나 뜨거워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총열의 과열은 영 좋지 않은 현상이다. 강선이 전부 나가버려서 탄도가 개판이 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열기 탓에 방아쇠도 안 당겼는데 혼자서 총알을 쏘며 날뛰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 대책이 필요하다. 그녀는 해치 위로 상체를 내밀고 소리친다. "물! 누가 물좀 줘!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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