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생일 때 친해진 애들이 있었단 말이야, 다 같이 화기애애하게 지내고 있었거든? 근데 어느날 그 중 한 애가 좀 싫어지더라? 문제는 걔가 나랑 크게 안 맞는 부분이 있는 애도 아니고 잘못한 것도 없었단 거지. 한마디로 내가 걜 싫어할 이유도 없는데 미워져서 엄청 당황스러웠어. 하루 전까지는 아무 상관 없었는데 꺼려지니까 걔 외모도 웃음도 못마땅해지는 게 이게 말이 돼? 안 되잖아! 환장하겠는거야, 맨날 곱씹었어, 왜 싫지 왜 꺼려지지 그것도 친해진지 몇 달 지난 이제서야 왜지?????? 왜!!!!!! 이유 없는 미움이라니 걔한테 죄책감 들고 나한텐 실망하고 이 상황이 당황스럽고! 당연한 얘기지만 티 안 냈어, 내가 문제인 거니까...
근데 더 황당한 건, 대략 열흘 지나니까 미움이 싹 사라졌어. 진심으로 이게 뭐지? 싶어졌지. 걔를 봐도 꺼려지는 마음이 안 생기더라. 그 뒤로는 잘 지냈고. 대학교 가고 나선 어쩌다 보니 자연히 연락이 끊겼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 그냥 넘기려고 하는데 성인이 된 지금까지 불쑥불쑥 떠올라. 대체 그 미움은 뭐였을까?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어. 앞으로도 그런 일이 또 생기면 어쩌나 싶고. 혹시 나 같은 경험 한 적 있는 사람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