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빛으로 찰랑거리는 바다 속에는 전설에만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다 속에 사는 한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정말, 옛늘 이야기는 어딜가던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그 이야기의 바닷가를 찾았다. 그 이야기가 진짜인지 아닌지 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기 위해서.
"...뭐야, 거짓말이였네."
황혼의 시간. 밤과 낮의 오묘한 그 경계선이 생기는 시간의 바닷가의 오면 그 아이가 그 빛을 따라 모습을 들어낸다고 했다. 하지만, 황혼의 시간이 끝나가도 그 소문의 아니는 모습을 들어내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없었던 걸지도.
"..."
바닷가에 자리 잡았던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믿기지 않은 관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그래, 그 소문의 아이가 모습을 들어낸 것이다. 그 아이는 엄청나게 푸른 머리카락과 적안을 가지고 있었으며, 전혀 젖지 않은 세라복을 입고 있었다. 그런 아이의 목에는 물방울 모양의 목걸이가 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었다. 노을을 가만히 바라보던 그 아이와 내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아!"
몇 초간 서로를 바라보던 둘은 동시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 아이는 바다로 몸을 숨겼고, 난 그 자리에 얼어붙어 바다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후로 그 아이는 모습을 들어내지 않았다.
시우미니2018/05/09 16:12:04ID : Wrzhs8qlyKZ
다음 날, 나는 또 다시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바닷가를 찾았다. 여전히 바다는 고요했으며, 황혼의 시간이 끝나갈 즘까지 계속 앉아 있었다. 어제 그 아이를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제 나 때문에 놀라서인지 쉽게 모습을 들어내지 않았다. 황혼시간은 끝나 밤이 왔지만, 나는 쉽게 엉덩이를 뗄 수 없었다. 왠지, 그 아이가 나올 것 같았으니까.
"!"
그리고 그 예감은 들어 맞았다. 밤바다 사이로 어제 그 아이가 모습을 들어냈고, 다시 한 번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제처럼 놀라기는 했지만, 숨지는 않았다. 밤에 그 아이를 보니 어제와 다른 분위기가 나를 사로잡았다. 난 가만히 그 아이를 바라보다 이내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