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가야할까?

한 번 무기력해지면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만 있어. 밥 먹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그냥 굶어. 2주 넘기면 우울증이라길래 하루종일 누워서 며칠 가는지 숫자만 센 적도 많아. 하루에도 몇번씩 갑자기 불안해져와. 그러면 내 빨라지는 심장박동소리를 듣는 것과 벌벌 떨면서 불안이 가라앉는 걸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못해. 게다가 심장이 가슴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인지 디스포리아가 같이 와서 더 힘들어.(퀴어 관련이라 미안한데 퀴어 얘기가 중점이 아니라서 이 판에 쓰는거야) 누가 심장을 손으로 꽉 쥐어짜는 기분이야, 그리고 내 심장은 그 힘에 맞서서 뛰느라 심장뛰는 게 몇 배는 더 아프고 힘든 느낌이야. 숨쉬는 것도 너무 힘들어지고. 달리는 차만 보면 그 앞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들어. 내 살만 보면 칼로 쫙쫙 그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고. 손목을 긋는 꿈도 여러 번 꿨어. 나는 아직 청소년이고, 가족들은 나를 전혀 존중해주지 않아. 슬럼프 와서 힘들다고 굉장히 우회적으로 돌려서 얘기했더니 지금 공부하기 싫다는 거냐고 한 소리 들었어. 그래서 간다면 가족들한텐 비밀로 하고 몰래 갈 생각이야. 일단 상담이라도 받으면 좀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정신질환 앓고 있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약 먹으면 상당히 괜찮아진다고 하더라고. 물론 가족들의 통제가 엄청 심해서 몰래 가는 것 자체도 굉장히 힘들지만 이건 어떻게든 방법을 갈구할 생각이야. 당연히 약값도 내가 개인적으로 부담해야지, 기록 남는 보험 처리도 안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은 1년 전부터 계속 들었는데, 갈 용기도 안 나고, 몰래 빠져나갈 방법도 없고 해서 계속 못 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점점 주변 상황은 최악으로 달려가고 있고. 역시 가는 게 맞겠지? 아무리 일찍 가도 6월은 되야 갈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때까지 내가 버틸 수 있겟지?

정신과 가야할까?

주변에 그 누구도 나를 존중해주지 않고 다들 나를 밑으로 보는 사람들뿐이라서, 이런 걸 상담할 사람이 없어... 다들 정신과 하면 편견만 가득하고, 공부하면 우울할 틈도 없다느니, 의지로 극복하면 된다느니 하는 헛소리만 내뱉지. 선생들은 우울증 걸린 애들은 우리 학교에 필요없으니까 전학이나 가버리라고 마이크 잡고 얘기하고, 한 번 설문조사에서 자살충동이 든다고 응답한 애가 나오자 바로 색출 들어가서 학교 망신시켰다고 걔 이름 다 퍼뜨리면서 ㅈㄹㅈㄹ거렸어. 가족들은 내가 자기들 맘대로 움직여야 하는 인형인 줄 알아. 내 진로도 전부 자기들끼리 정해놨고, 난 그걸 위해서 묵묵히 공부만 해야하는 처지지. 언어폭력을 마구마구 휘두르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따지면 내가 예민한 거고 버릇없는 걸로 몰아가. 조금이라도 대충 듣는 거 같으면 바로 더 큰 언어폭력이 날아오고. 우울증? 그런 걸 신경쓸 리가 있나. 내 성적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 안쓰고, 무기력증 때문에 누워있는 걸 공부 안하고 쳐놀고 자빠졌다고 소리치기만 하는데. 상담할 시간에 공부나 더 하라고 하는 사람들한테 뭘 바라겠어? 친구라는 이름을 한 사람들은 전부 나를 자기 밑으로 보고, 나만 보면 마구 놀리고 비웃느라 바빠. 복도에서 날 만나면 눈이 마주쳐도 무시하고, 툭툭 쳐도 뒤도 안 돌아보고 오히려 날 안 보려고 뛰어가기나 하지. 그래놓고 다음 날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으면서 친한 척 하고, 다시 날 놀려먹고. 자기가 필요할 때 주웟다가, 쓸모없어지면 바로 버리는 거지. 이런 진상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전부 내가 걔네랑 친구인 줄 알아. 우습지, 만화 하나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취향 이상하다면서 레즈비언이라는 소문 퍼뜨린 애를 친구로 여길 리가 없잖아? 진짜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 뭘 털어놓을 사람도 전혀 없고. 상담을 하면 조금은 털어놓을 수 있을테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정신과 가야할까?

그래, 결국 이 곳에서도 나는 투명인간이구나. 나같은 거 없어져도 현실에서도, 인터넷에서도 아무도 몰라. 그래, 정신과고 뭐고 다 때려쳐, 돈만 아깝지. 그냥 엄청 빠르게 달리는 트럭같은 거 하나 찾아서 앞에 뛰어들 용기나 내야지.

정신과 가야할까?

스레주. 많이힘들었겠다. 스레주 투명인간 아냐. 내가 이 스레를 너무 늦게 본건 아닐까 하며 미안해진다. 스레주는 잘 견뎌낼 수 있을거야. 익명이라 누군지도 알 수 없다만, 내가 모든걸 아는건 아니지만, 멀리 있는 익명의 내가 묵묵히 응원할게. 그러니까 버텨줘. 우리 잘 버티자.

정신과 가야할까?

스레주는 태어난 것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야. 그 돈 하나도 안 아까워 스레주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쓰는 돈이잖아. 읽어보니 가족들에게도 지지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서 마음이 더 아프다.... 집이 제일 편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니까. 힘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치만 밥만은 잘 챙겨 먹었으면 좋겠어. 갑자기 기쁜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그때 기운이 없어서 못 기뻐하면 슬프잖아. 그게 아니더라도 슬퍼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니까.... 그리고 잠도 많이 자구. 이렇게 자도 되는건가? 싶을 만큼. 비용적인 부담이 크다면 청소년 상담센터같은 데 전화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 상담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면 약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약 먹는 게 진짜 큰 도움이 되더라고. 내 가족이 그랬어서 바로 옆에서 봤거든. 처음엔 하루종일 잠만 자더니 날이 지날수록 눈에 띄게 좋아지더라. 상담 받아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가끔씩 여기 와서 하소연이라도 하고 가. 바로바로 반응을 받아보는 건 어렵겠지만 그래도 힘든 걸 담아두기보단 토해내는 게 낫잖아. 지금쯤 자고 있겠지? 좋은 꿈 꾸기를 바랄게.

정신과 가야할까?

지금 보니까 내가 너무 억지부린 거 같네... 요즘 너무 힘든데 들어주는 사람은 커녕 상처주는 사람만 가득해서, 마음에 여유가 없었나봐. 모르겠어, 내가 태어난 게 잘한 일인지.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고통도 못 느꼈을텐데, 고통만 느끼는 것보단 행복도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6 1388에 전화하는 건 기록이 남거나 부모에게 연락이 가거나 그러는 건 아닌거지?

정신과 가야할까?

사실 가족들이 이렇게 구는 게 옳은 게 아니라는 걸 안 것도, 1달도 채 안됐어. 난 원래 모든 부모는 다 이런 줄 알았거든. 과도한 통제, 언어폭력, 뭐 그런 것들 말야. 육체적 폭력을 휘두르는 게 아니니까 폭력인 줄도 몰랐어. 뭐랄까, 아직도 가족들이 나쁜 게 아닌 거 아닐까, 내가 삐뚤어져서 쓸데없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 지금까지 가정폭력하면 남의 얘기인 줄 알았는데.

정신과 가야할까?

>>6 청소년 사이버 상담 들어가봤는데 자살이나 이런 얘기가 나오면 연락이 갈 수도 있다고 되있더라고. 그래서 겁이 나더라, 알려져봤자 상황이 심해지면 심해졌지 완화되진 않을테니까.

정신과 가야할까?

사실 겁이 나. 지금의 나는 가족이 정해준 진로를 따라서 가고 있는데, 언젠가 내가 독립하고 어쩌면 가족들과 연을 끊게 되면, 그때의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정신과 가야할까?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유의사항 상담 받는 여러분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 건강이 위험하거나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에는, 상담원은 여러분의 사전 동의 없이 안전 확보를 위해 보호자 또는 관련기관(경찰, 119구조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소중한 여러분의 이야기를 지키는 것이 1순위로 중요하다면, 여러분의 생명은 0순위로 중요하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라고 되어있는데, 기준을 잘 모르겠네. 자살 충동 정도로는 안 알리려나?

정신과 가야할까?

성적이 떨어졌어. 떨어진 건 예상하고 있었고 어차피 수시보단 정시파라서 별로 충격 안 받았는데 성적표 보여주면 부모님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더 걱정되네. 성적표 놓고 바로 독서실로 대피할까. 맘같아선 태우고 싶지만 라이터는 없으니까, 태울 장소도 없고.

정신과 가야할까?

짜증나, 왜 다들 날 공부하는 기계 취급하지? 그래, 투명인간 취급보단 공부하는 기계 취급이 그래도 나은건가ㅋㅋㅋ 아파죽겠는데 왜 하루종일 공부 안하고 누워있냐고, 너 고3인거 모르냐고 한다ㅋㅋㅋ 그럼, 내가 너무 아픈데도 참고 공부하다 뒤져도 상관없는 거겠지? 그리고 내가 며칠 전에 공부하다 밤샌 거 모르나. 게다가 내가 오늘 공부 안한 것도 아니고. 개짜증나. 확 쓰러져버리면 그 사람들도 조금은 정신차릴까?

정신과 가야할까?

돈 문제만 해결되면 가족들이랑 연 끊기로 결심했어. 이제 계속 정 떼야지. 아마 그 사람들은 모르겠지, 오늘 이 일이 내가 그들이랑 연을 끊을 결심을 굳히고, 그들에게 정을 떼기로 결심한 계기라는 걸. 사실 그냥 우울증인 거 밝힐까 했어. 그렇게 말하면서 죽고싶다고 말하면, 혹시 알아, 죽여줄지? 어차피 나같은 건 그냥 자기 과시용 인형이자 감정 쓰레기통이잖아. 어느 쪽의 역할도 수행 못한다면 어차피 필요없는 존재가 될테니, 죽여줄지도 모르지. 아니, 제발 죽여줬으면 좋겠어. 난 지금 자살할 의욕도 없으니까.

정신과 가야할까?

스레주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 상담을 해보고 본인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어. 아래 링크로 가서 우리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 번호를 찾아서 문의 해보고 직접 시설에 방문해서 도움을 받도록 해. 혼자서 극복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이 된다. 비용은 무료이거나, 거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이용을 할 수 있어. 확인 했으면 응답 바래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110038&cid=51011&categoryId=51011

정신과 가야할까?

>>17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는 청소년의 경우 부모님께 말씀드린다고 알고 있어, 그리고 그건 나로선 절대로 피해야할 경우고. 그래서 고려하지 않고 있었어. 그리고, 집에서 몰래 빠져나가는 것도 어려우니까. 혹시 상담센터는 어떻게 상담받는지 알아? 카카오톡 1388에 상담 겸해서 물어볼까... 아무래도 전화는 무리고, 문자보단 카톡이 숨기기 쉬우니까.

정신과 가야할까?

그냥 이제부턴 학교랑 독서실에선 쉬고 집에선 공부해야겠다. 학교랑 독서실에서 쉬는시간도 없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 뭐해, 집에서 잠깐만 쉬어도 고3이니 뭐니 하면서 뭐라고 하는데. 오빠는 내 나이 때 나보다 열심히 공부했다고? 그래서 어쩌라고, 난 오빠가 아닌데. 그렇게 오빠가 좋으면 나 빼고 셋이서 평생 잘 살면 되겠네.

정신과 가야할까?

>>23 그러려나... 그런데 솔직히, 오픈할 바엔 버틸래. 어차피 이해받지 못할테고, 귀담아들을 거라고도 생각 안해. 내가 우울증인 걸 밝혀도, 심지어 커밍아웃을 해도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면서 무시하고 넘어가고, 곧 잊어버릴걸. 왜냐하면 지금까지 그들은 나한테 그래왔고, 내가 참다참다 결국 우회적으로라도 말했을 때도 그렇게 했으니까. 아니면 그럴리가 없다고 발광할 수도 있겠지. 근데 이 경우엔 학교에 알려질 수도 있잖아. 안 그래도 지금 학교생활은 최악인데, 여기서 소문까지 나면 어떡해? 안 그래도 우리 학교, 소수자 혐오가 만연한 곳인데. 솔직히, 난 문제상황 자체의 해결을 바라진 않아. 그건 내가 보기엔 거의 불가능하거든. 어차피 커밍아웃하면 연 끊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냥 금전적 독립만 하면 바로 끊는 게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해결방법이야. 그러니 지금 중요한 건, 버티는 거지. 그래서 난, 이 상황 때문에 우울해하는 나를 고치고 싶은거야. 그러면 일단 버티기는 쉬울 거 아냐. 약 먹으면 부작용은 있어도 우울증은 나아진다고 들었어. 지금은 약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문제인거지. 생각해보니까 1388은 무리일 거 같아. 찾아보니 성소수자한테 치료를 권했던 전적이 있네.
레스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