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1때 일이다
난 범성애자. 여고다님
짝녀는 바로 옆반 인데 sns로 입학전부터 알고 지냄
이름없음2018/05/15 22:33:06ID : ApdU5gpdSNw
짝녀가 밝고 활발한 성격이라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고 말도 없는데도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
처음엔 그냥 평범한 친구였는데 내가 엄청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에
나한테 영어 문제집 빌려가서는
위쪽 귀퉁이에 캐릭터랑 힘내! 라고하는걸 그려놨었어
그걸 보니까 웃음이랑 눈물이 동시에 나더라. 수업시간인데도..
아마 그때부터 좋아했던것같아
이름없음2018/05/15 22:35:52ID : ApdU5gpdSNw
하루종일 까진 아니더라도 자주 카톡하고 그림그리면서 놀고
가끔 밖에 놀러 나가고 하기도 했어
근데 어느날 갑자기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BL이나 그런건 좋은데
현실 게이 레즈는 싫다고 말하더라,, 눈치 깠나 내내 불안해하고 티도 못내고 끙끙 앓기만 했지
이름없음2018/05/15 22:37:41ID : ApdU5gpdSNw
근데 그래도 좋았어..
사람을 그렇게 좋아해본건 처음인것같아
그 이후로 누굴 좋아해본적도 없었고
이름없음2018/05/15 22:41:27ID : ApdU5gpdSNw
방학때는 같이 바다로 여행을 가자고 해서
수업시간에 내내 자기만 했었는데 여행계획도 짜보고 숙소나 그런것도 알아보고
술도 몰래 들고가서 마셔보자고
그런 얘기도 했었어
내가 친구가 원래 없어서 , 이런 얘기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도 너무 기뻤고 짝녀도 너무 좋았었어
이름없음2018/05/15 22:44:53ID : ApdU5gpdSNw
근데 결국 여행은 못갔다
왠지는 모르겠는데 방학 가까워지기 시작하니까 점점.. 뭐라해야하지 여행가자고 했던 얘기를 안꺼내려 하더라고.
그래서 나랑 가기 싫은가.. 이런생각만하고 살다가
어느 날 미술실에 짝녀가 그린 그림이 걸려있는걸 봤는데
그림이 .. 색깔이 너무너무 예뻤던게 기억에 남아. 왠지는 모르겠다..
이름없음2018/05/15 22:46:05ID : ApdU5gpdSNw
그 애는 사진찍는걸 좋아했어.
그래서 몇번 내가 찍어주기도 했었는데
나랑 같이 찍자는 말은 안했던것같아
이름없음2018/05/15 22:50:13ID : ApdU5gpdSNw
모의고사 봤던 날에 몇번으로 찍었냐 수학은 몇번으로 찍을까 이런 얘기도 했었는데
얘기 하면서 본 그 애의 화장 안한 얼굴도 너무.. 예뻤어.
그런느낌은 처음이었어. 그래서 더 그리운것같다.
그 날엔 점심시간에 밥도 안먹고 계속 수다만 떨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