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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s5Wjio0n 2018/05/28 05:13:35 ID : BwINy47vzRv
지금 이 순간도 어딘가에서 어린 아이가 학대받고 있을 것을 알아. 춥고 비좁고 어두운 곳에서 떨면서 쪽잠을 자거나, 새벽부터 맞고있거나, 앞으로 들이닥칠 폭력을 떨면서 기다리거나, 혹은 맞았거나... 모두 똑같은 생각 중일거야. 무서운 해가 또 뜬다. 세상이 부서졌으면, 무섭다 죽고싶다 무섭다 살려주세요. 살고싶은데 죽고싶다. 똑같은 생각 중일거야. 잘 알아. 내가 그렇게 학대 당했으니까. 매일 아침이 소스라치도록 무서워서 떨었으니까. 차마 울지도 못하고 어스름 밝아오는 하늘과 우는 새소리에 떨었으니까. 곧 다가와서 때릴 발소리를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떨었으니까. 나는 아동학대에서 운이 좋아서 생존한 성인이야.
◆Bats5Wjio0n 2018/05/28 05:17:02 ID : BwINy47vzRv
여기에도 있을거야.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아동학대의 생존자들이. 어찌어찌 성인이 되고 사회인이 되고 직장인이 되어서 평범하게 살고있지만, 사실은 아직도 종종 그 때의 악몽에 새벽잠을 깨는 생존자들이 있을거야. 만약 있다면, 본인이 힘들지 않은 선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만큼 해도 돼. 이 스레에 털어놔도 돼.
◆Bats5Wjio0n 2018/05/28 05:35:57 ID : BwINy47vzRv
나는 성인이야. 직장인이고 어린 나이도 아니야. 이젠 스스로 어떤 일이든 결정하고 거래하고 계약할 수 있는 성인이야. 끔찍했던 시간이 잦아들고 끝난지 10여년 정도 되었어. 그런데도 나는 아직 종종 악몽을 꿔. 그들이 나를 찾아내서 나를 때리고 폭언을 퍼붓고 저주를 해. 나는 겁에 질려서 떨어. 차마 울지도 못하고 떨어. 그러다가 깨어나면 온몸이 땀범벅에 얼굴은 눈물 범벅, 반쯤 패닉 상태라서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아. 꿈이라는 걸 자각해도 떨림은 쉽게 멈추지 않아. 그 날 하루 컨디션도 엉망이지. 10여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끔찍한 시간과 기억은 내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어. 공포, 슬픔, 죽음에 대한 충동, 분노, 무기력, 절망, 괴로움, 살의 조금 옅어진 감정이나 충동은 있지만 대부분이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아동학대에 대한 뉴스가 대서특필 될 때면... 내 속에서 터져나오는 살의가 조절되지 않아서 온몸이 바들바들 떨려. 또 아이가 맞았다 또 아이가 굶었다 또 아이가 방치되었다 또 아이가 방임되었다 또 아이가 죽었다. 아무 죄없는 작은 아이가 또 맞았다, 또 죽었다 내가 또 죽었다. 또다른 내가 죽고 맞았다. 어제도 죽었고 오늘도 죽었다. 그 학대당한 아이가 나 자신인 것 같아서 분노와 증오, 살의에 파들파들 몸이 떨려. 그리고 끝없이 슬퍼져. 내가 그 아이를 구하지 못한 것 같아서. 저 아이는 살려달리고 끊임없이 바라고 기도했을거야. '살려주세요'가 '편하게 죽게 해주세요'로 바뀔 때까지 기도했을거야. 그런데 아무도 구해주지 않은거야. 내가 그 아이를 죽인것 같아서 죄책감에 숨이 턱턱 막혀. 저 고통을 너무나 잘 아는데... 이제 어른인 나는 저 어린아이가 학대 당하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구하지도 못했어. 그게 너무 가슴 아프고 괴로워서 숨이 턱턱 막혀. 가슴을 쳐서 속이 꽉 막혀서 눈물도 안 나.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해
◆Bats5Wjio0n 2018/05/28 05:39:57 ID : BwINy47vzRv
어른은 아이를 구하지 않아. 아이를 구하는건 언제나 아이들이야. 학대로 죽은 아이들이 사회 제도와 법을 바꿔서 아직 살아있는 아이들을 구해. 간신히 살아난 아이들이 여론을 모아서 아직 학대당하는 아이들을 구해. 나도 그랬어. 학대당하던 나를 구해낸건 내 친구들이지 어른들이 아니야. 어른은 절대 아이를 구해내지 않아.
◆Bats5Wjio0n 2018/05/28 05:55:15 ID : BwINy47vzRv
내 이야기를 해볼까. 5살 때 처음으로 학대가 시작되었어. 친어머니가 암4기로 투병생활을 시작하고 나는 조부모와 친인척네 맡겨졌어. 그때부터 시작이야. 조부모로 부터들은 이것저것 박한 말과 욕설. 느 애미는 너 낳아서 병든거다. 니가 태어나서 괜한 사람이 다 힘들다 니 사주가 망할 사주라서 느 애미도 잡아먹는거다 잡년 망할년 발랑까진년 짐승 도둑년 5-8살짜리 여자애가 일상적으로 듣던 소리야. 그때는 조부모가 무서워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지.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모르기는 했지만 나쁘고 무서운 소리인건 알았어. 착한 짓을 하면 예뻐해주실까 싶어서 그 어린 여자애는 온 집안 걸레질도 하고, 빨래도 하고, 밥도 해. 그 작은 고사리 손으로 예쁨받고 싶어서 이것저것 집안일을 해. 그래도 돌아오는건 망할년이었어. 매일밤 베란다 너머 까만 하늘을 보면서 소리없이 울었어. 엄마 엄마 엄마 부르면서 눈물만 뚝뚝 흘리면서 울었어. 우는 소리내면 또 박한 소리를 들었으니까. 가끔 소리를 못 참을 것 같을 때면 세수를 하며 울었어. 물소리가 내 훌쩍임을 지워줬으니까. 내 고정 잠자리인 바람드는 베란다 앞에 웅크리고 눞거나 앉아서 매일밤 울었어. 3년을 울었어. 엄마아빠 빨리 나 데리러와. 엄마 엄마 엄마. 그렇게 조용히 울었어
◆Bats5Wjio0n 2018/05/28 06:07:05 ID : BwINy47vzRv
9살이 되던 1월에 엄마가 결국 죽었어. 엄마는 내 꿈에 나와서 "이제 다 컸으니까 엄마 없어도 괜찮지?" 그렇게 한 번 묻고 홀랑 저승길을 가버렸어. 9살짜리가 뭘 다 컸다는건지..원망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한 소리를 하고 엄마가 죽어버렸어. 그래도 꿈이나마 인사를 했으니 다행일까. 엄마의 사망 비보가 전해졌던 날 조모는 나한테 딱 한마디 했지. '느 애미 죽었단다.' 엄마의 장례식 이 후 약 반 년여 정도는 기억이 안 나. 충격이 컸는지 그 시간은 싹뚝 잘려나간 것처럼 기억이 없어. 그 다음 이어지는 기억은 2학년 여름방학쯤이야. 내 친부라는 개자식은 엄마의 입관을 하자마자 나에게 '엄마가 필요하지 않니?'라고 물었던 개새끼중에 개새끼야. 아니나다를까 그 개새끼는 우리 친엄마의 간병인과 살림을 차렸어. 이미 그 두 년놈은 관계를 했던거겠지. 엄마가 죽고 한 달이 채 안되서 두년놈은 함께 '우리'집에서 살기시작했으니까. 어릴땐 몰랐어. 너무 어려서 잘 몰랐어. 그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일인지.
◆Bats5Wjio0n 2018/05/28 06:21:44 ID : BwINy47vzRv
9살 여름방학 쯤에 잠시 그 년놈과 살았어. 우리 엄마가 있었던 그 집에서 그 년놈과 살았어. '엄마'라고 그 년을 부르라던 친부. 나는 그저 박한 소리를 하던 조부모의 곁에서 떨어졌다는 사실이 행복했어. 근데 행복은 금새 박살났어. 내 친부는 가정폭력범이야. 뭐 지금까지 공식적인 전과는 없지만, 자신의 배우자를 때려. 내 돌아가신 어머니도 때렸고 그 년도 때렸어. 처음엔 잘 감췄겠지 그 폭력성을. 하지만 그 년은 내 친부한테 금새 맞기 시작했을거야. 그리고 내가 그 년놈과 잠시 함께 살았을 때도 맞았어. 9살의 어린 나는 무서웠어. 끔찍했어. 그 년이 맞고나면 그 다음은 내가 맞을 차례였거든. 그렇게 그 놈의 폭력이 있은 뒤, 그 년과 나 단 둘만 남을 때면 난 무자비하게 맞았어. 머리채를 잡혀서 빙빙 온 집안으로 끌려다녔어. 발로 주먹으로 목재옷걸이로 몽둥이로 의자로 맞았어. 맞았어 계속 맞았어.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계속 빌었어. 잘못한 것도 없는데 빌었어. 팔의 부러지고 머리에 주먹만한 혹이 생기고 발목의 인대가 나가고... 여름에도 긴소매나 긴바지 혹은 7부나 8부 바지를 입었어. 멍이 많아서, 상처투성이라서. 오물도 먹었어. 밥을 어른 밥그릇에 가득, 고봉으로 쌓아서 다 먹게했어. 먹다가 토하면 내 토사물을 먹어야했어. 상한 반찬, 과일, 곰팡이 핀 빵을 먹었어. 먹지 않으면 또 맞았어.
이름없음 2018/05/28 06:24:59 ID : 6pargrwFcq1
보고있어 스레주!..
◆Bats5Wjio0n 2018/05/28 06:27:11 ID : BwINy47vzRv
괴로워. 20-25년전 일인데 머리가 핑 돌아.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서 약간 탈진 상태인 것 같아 속이 좋지 않아. 좀 자고 다시 올게
이름없음 2018/05/28 06:32:53 ID : 6pargrwFcq1
잘자 스레주! 꿈에선 행복하길 바라..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거야 힘내자
이름없음 2018/05/28 14:48:35 ID : FdxxyHyHDtd
정말 힘들었겠다....
◆Bats5Wjio0n 2018/05/28 21:09:25 ID : BwINy47vzRv
잘 씻지도 못했어. 욕실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하는 날과 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집에 특별한 일정이 생겼다거나 혹은 맞느라 그 시간이 지나면 씻을 수도 화장실을 쓸 수도 없었어. 깔끔하지 못했으니까 당연히 친구도 없었어. 혼자 동네 공원 구석에 앉아서 노인게이트볼 동호회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거나, 벤치에서 시간을 보냈어. 매일매일 멍-한 상태로 살았어.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었어. 나중엔 맞는 것도 익숙해져서, '나무옷걸이로만 때리지 않았음 좋겠다'가 바람이 되었어. 발로 차이고 주먹으로 맞고 머리카락이 뜯기는건 견딜만 했으니까. 그 년은 때리면서 온갖 저주를 퍼부었어. 너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니 엄마도 안 죽고 니 아빠도 저렇지 않을거다. 니 할머니가 네 사주가 사람잡는 사주라더니 꼭 그렇다. 엄마라고 부르지마라 난 네 엄마 아니다 집에 들어오지마라 나가서 죽어라 처음엔 그 폭언과 저주를 듣는게 힘들고 슬퍼서 울었지만 매일매일 들었더니 익숙해졌어. 익숙해지고 '정말 그런가보다'하는 생각이 들었지 내가 괜히 태어나서 엄마가 아프고 죽었구나 내가 우리 엄마 죽인거구나 우리 엄마는 내가 밉겠구나. 나는 살면 안되는거구나. 지금 생각하면 포기하고 세뇌된거 같아. 매일밤 토끼처럼 쪽잠을 잤어. 매일밤 기도했어. 하느님 하느님 잘못했어요. 태어나서 죄송해요. 제가 죽을테니까 우리 엄마 다시 살려주세요. 한 번만 엄마 보고 죽을게요. 잘못했어요. 9-10살짜리의 기도는 어느새 살려주세요가 아니라 죽을게요로 바뀌었어.
◆Bats5Wjio0n 2018/05/28 21:19:03 ID : BwINy47vzRv
내 몸은 엉망이더라도 방은 깨끗해야 했어. 흠씬 두들겨맞은 뒤엔 내 방을 깨끗하게 치워야했어. 뜯긴 머리카락, 방바닥과 가구에 묻은 피를 내 손으로 깨끗하게 치워야했어. 깨끗하지 않으면 또 맞았으니까. 팔이 부러졌던 날도, 다리의 인대가 끊어졌던 날도, 가구에 머리를 찢겨서 피가 뚝뚝 떨어진 날도 내 방을 치웠어. 아팠지만 매일 있는 일이라서 익숙해졌고 묵묵하게 치웠어. 내 몸은 상처에 피에 엉망진창이었는데 방은 정말 깨끗했어. 병원은 언제나 상처부위가 퉁퉁 부어서 퍼렇게 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갔어. 병원에서 나는 자전거를 심하게 타는 천방지축에 말썽꾸러기 어린애였지. 병원의 의사도 학교의 선생님도 친부라는 인간도...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 가끔 밤중에 누군가 사무치게 보고싶고 서러운 날도 있었어. 근데 보고싶다고 불러볼 사람이 없었어. 죽은 엄마는 자길 죽인 나를 미워할 것 같았어. 아빠는 이미 무서운 사람이었고 난 형제도 친구도 없고. 베개를 꼭 끌어 안고 내 이름만 스스로 계속 불렀어. 불러볼 이름이나 존재가 내 스스로 밖에 없었어.
◆Bats5Wjio0n 2018/05/28 21:31:33 ID : BwINy47vzRv
그래도 베개를 꼭 끌어안으면 베개가 날 안아주는 것 같아서 조금 편해졌어. 베개는 따뜻하고 폭신폭신하고 아프지도 않아서 조금 편하게 울었었어. 그러다가 집을 나갔어. 초등학교 3학년 6월 쯤이었어. 아침부터 무지막지 맞았던 아침, 맞았던 이유는 지난 밤 뜯긴 머리카락을 깔끔히 치우지 않았기 때문이었던걸로 기억해. 또 맞고 반 쯤 썩은 사과 한 알을 아침으로 먹고 학교에 갔지. 몸은 이곳저곳 아프고 뒤통수엔 또 혹이 나 있었어. 힘들었어. 학교가 끝나고 교문 밖을 나서야하는데 그 날 따라 유독 무서워서 집으로 갈 수가 없었어. 아침에 맞았으니까 방을 제대로 치우지 못 했어. 그러면 또 맞을테니까 무서워서 차마 학교 밖으로 나가질 못 했어. 오후 늦은 시간까지 학교 정글짐에 앉아있다가 학교 근처에 하천으로 갔어. 주말을 앞둔 날이었던 것 같아. 그 시절 그 하천은 맑아서 가족 단위 동네 놀이객이 많았어. 근처 벤치에서 깜깜하게 밤이 될 때까지 앉아있었어. 그러다 비가 왔어. 집 반대 방향의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서 놀이터 미끄럼틀 속에서 덜덜 떨며 꾸벅꾸벅 졸았어. 춥고 배고프고 불편했지만 마음은 편했어. 맞지 않아서 행복했어. 자정을 채 넘기지 못해서 그 아파트 단지의 경비아저씨에게 들키고 말았지만.
◆Bats5Wjio0n 2018/05/28 21:39:05 ID : BwINy47vzRv
경찰이 오고, 사람들은 이것저것 나에게 물었어. 집주소, 집의 위치, 전화번호, 부모의 이름, 내 이름.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어. 모른다고 버티면 나를 고아원에 데려다줄 것 같았어. 제발 고아원에 데러다줬으면 싶었어. 그 날은 그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한구석에 내 잠자리를 마련해주셨었어. 내내 떨다가 라면 한그릇, 따뜻한 잠자리에 누우니까 잠이 솔솔 왔어. 잠들려던 중에 어른들이 했던 말을 아직 기억해. 부모랑 떨어져서 울지 않는것을 보니 이상하다. 머리에 혹이랑 팔에 상처가 있다. 가방 속을 보니 이 근처 초등학생이다. 인사도 하고 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 모자란 애는 아니다. 깜빡 잠들면서 아침이 되기 전에 일찍 일어나서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했어. 고아원에 데려다 줄 것 같지 않았어. 무서웠어.
◆Bats5Wjio0n 2018/05/28 21:51:11 ID : BwINy47vzRv
결과적으로 길을 잃었던 10살짜리 나는 무사히 집으로 귀가했어. 그 년놈들이 경찰서로 나를 찾으러 왔거든. 저 멀리서 말끔한 차림으로 걸어오는 둘을 보고 얼마나 무서웠던지. 팔다리에 힘이 쭉 풀린다는 느낌은 그 때가 처음이야. 그런데 그 일을 계기로 학교와 경찰에서 조금은 움직여 주었던 것 같아. 그 뒤로 맞지 않았어. 그리고 나는 다시 조부모에게 맡겨졌어. 전학을 가게되었어. 가출사건부터 전학까지는 보름 남짓이었는데 그 기간 담임선생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던 것같은데 그래도 마지막 등교날 선생님은 성경의 누가복음, 마태복음 소책자를 주셨어. 읽을 수 있을 때 읽어보라고 하셨어. 읽어보려고 했지만 어려워서 이해하지 못했었어.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을 얼마 남기지 않고 나는 다시 조부모에게 갔어. 그 년놈과 보냈던 그 짧은 1년 남짓, 내 몸은 만신창이였어. 조부모의 험한 말은변한게 없었어. 어릴 때보다 조금 컸다고 험한 말들이 이해되고 알아들을 수 있었어. 그런데 전보다 무섭지도 괴롭지도 않았어. 맞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 할머니는 날 때리지 않아서 좋았어. 겨우 그 사실이 너무 행복해서 할머니를 졸졸 따라다녔어. 험한 말을 들어도 웃으면서 따라다녔어. 그러면서 할머니의 험한 말도 조금씩 줄었어. 생각해보면 10살짜리 여자애가 온갖 욕을 들어도 웃으면서 할머니~할머니~ 따라다니고 앵겨드는데 차마 더 매정해지는 어려웠던 거겠지.
이름없음 2018/05/28 21:57:00 ID : o47s4LcIFa8
마음아프다..
◆Bats5Wjio0n 2018/05/28 22:03:51 ID : BwINy47vzRv
집안일도 알아서 했어. 청소, 설거지, 세탁기를 돌리고 널고, 자잘한 손빨래. 그렇게 5학년 때까지 조부모와 함께 살았어. 내 10대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2년여였어. 할머니의 모진 소리는 점점 줄었고, 가끔 요구르트도 하나씩 주시고.. 사랑받은건 아니지만 덜 미움받는 것 같아서 행복했어. 친구도 생기도 성격도 활발해졌어.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있어. 충북 충주시 소재의 C동의 C초등학교. 99년에 설립되었고 난 그 학교에서 4-6학년까지 다니고 졸업했어. 4학년 때 담임이시던 신 선생님. 우리반의 공용 청소구역중 한 곳이 반 앞에 있는 화장실이었는데 매일 반 아이들끼리 당번을 정해서 남녀화장실을 청소했지. (지금은 초등학생이 학교 공용공간을 청소하지는 않지??? 벌써 17여년전에 일이니까ㅎ) 그리고 숙제를 하지 않으면 벌칙으로 화장실청소를 해야했어. 만약 혼자 숙제를 하지 않았다면 혼자 해야했지. 난 거의 매일 숙제를 하지 않아서 거의 매일 화장실 청소를 했어.
◆Bats5Wjio0n 2018/05/28 22:12:33 ID : BwINy47vzRv
처음 숙제를 하지않아서 처음 혼자 화장실 청소를 하고 귀가했던 다음날, 선생님은 아이들 앞에서 나를 칭찬해주셨어. "○○이가 숙제를 하지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어제 화장실을 확인해보니 무척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있었다. 힘든 일이지만 혼자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낸건 무척 대단한 일이이니까 모두 박수쳐주자" 그리고 숙제를 하지않은 남색 벌칙 스티커와 청소를 열심히한 빨간 하트 칭찬스티커를 각 하나씩 주셨어. 난 집에서 맨날 청소를 하니까 익숙해서 할 수 있을 만큼 한건데. 선생님께서는 칭찬해주셨어. 잘했다고 해주셨어. 그게 내가 기억하는 내 인생 최초의 칭찬이야. 눈물나게 기뻐서, 또 칭찬을 듣고 싶어서 매일 숙제를 안했어ㅋㅋㅋㅋ 매일 깨끗하게 화장실을 치우고 칭찬받고 싶어서.. 감사드리고 싶어. 선생님 감사합니다. 당신께서 해주신 그 칭찬이 제가 최초로 기억하는 칭찬입니다. 선생님께서 주신 빨간 하트 스티커를 손에 꼭 쥐고 집으로 가면서 괜히 훌쩍훌쩍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 저는!!!! 당당한 결벽증의 성인으로 자랐습니다!!!ㅋㅋㅋㅋㅋ
◆Bats5Wjio0n 2018/05/28 22:25:16 ID : BwINy47vzRv
난 지금도 청소를 광적으로 좋아하고 그 중 화장실 청소를 제일 즐겨ㅋㅋㅋ 스트레스를 받으면 온갖 장소를 치우고 닦고 더러우면 잠을 못 자ㅎㅎ 뭐 안치우면 맞았던 기억도 남아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그 행위가 즐거워 진건 모두 그 선생님 덕분이야 하튼 5학년 때까진 무난하게 지냈어. 힘든 마음이나 공포가 완전히 가신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즐겁게 지냈어, 그게 또 뒤틀리기 시작한건 5학년 말부터. 조부모님도 나를 더 부양하는건 힘들어졌는지 5학년 말부터는 숙부네 집에서 지내게 됐어. 내 친부의 동생의 집. 나에게는 작은 아버지되는 사람이지. 숙부님 숙모님은 감사하신 분들이셔. 내 친부에게 내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하셨는데 (아! 친부는 전부터 돈은 잘벌었어. 지금도 중소기업 이사장이야 ㅅㅂ) 날 중학교까지 진학시켜주시고 대학진학비용도 준비해주셨더라고 들었어. 두 분한테는 아들이 둘있었는데 한 놈은 나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난 사촌오빠. 다른 한 놈은 4살 어린 사촌동생이었지. 그 둘이 문제였어.
◆Bats5Wjio0n 2018/05/28 22:53:29 ID : BwINy47vzRv
사촌오빠는 무서웠고, 사촌동생은 얼른 너희 집으로 가라고 툭툭 말했었어. 그래도 그냥 모진 말이면 힘들진 않았을텐데. 겨우 어린애가 하는 날선 소리는 어른들에게 들었던 악담들에 비하면 가벼운 바람 같았으니까.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아. 그 초등학교 5학년 말부터 중학교 입학을 막 앞두었을 때까지 성적으로 몹쓸 짓을 당했어. 그 두 사촌들에게. 그 기간동안 난 말수가 급속도로 줄었었고 다시 밤엔 잠들지 못했어 먹어도 소화하지 못하고 살은 계속 빠졌어. 어찌어찌 그 일이 친인척 내에 알려졌을 때 책임은 나에게 돌아왔어. 내가 그 집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런일은 없을거라고 했지. 남자아이가 둘이나 있는 집에 더부살이한 내 잘못이라는 소릴들었지. 차라리 몸이 토막토막 조각조각나서 바다에 뿌려졌으면 싶었지. 그냥 죽는 것 말고, 분쇄기같은데 들어가서 갈려버리고 싶었어. 근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 나는 엄마를 죽이려고 태어난 애니까 전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냥 전부 다 내 잘못이고 내 죄고...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중학교 입학을 계기로 다시 조부모댁으로 옮겨가야했고 사건은 쉬쉬 마무리됐지. 나는 대체 왜 태어났나 싶었어. 조금도 즐겁고 행복하면 안되나. 편히 자고 편하게 웃고 평범한 일상이 내 인생에는 있을 수 없는건가. 애초에 평범한 일상이라는게 뭔가. 나는 왜 사나, 내가 살아봤자 뭐하나. 죽는 것 밖에 없겠다. 죽는 것 외엔 길이 없겠다. 처음으로 죽으려고 했었어. 신에게 죽게해주세요 죽을게요 빌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 처음 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었어. 그런데 못죽었어. 목숨이 질긴지 빨리 발견되서 살았어. 참 인생 각박하다 싶었지. 죽는 것도 내 맘대로 안되는구나..
◆Bats5Wjio0n 2018/05/28 23:01:26 ID : BwINy47vzRv
그리고 그 이야기가 어찌어찌 친부에게 들어갔는지 친부는 다시 찾아왔어. 조부모에게 온갖 폭언과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며 나를 데려가겠다 했어. 무자비하게 맞았던 그 곳으로 돌아가고싶지 않아서 친부에게 빌었어. 여기 남게 해달라고, 가기싫다고. 어딜가도 괴롭다면 맞지 않는 곳에 남고 싶었어. 친부는 자기 앞에서 무릎 꿇고 비는 내 뺨을 쳤어. 몇대나 맞았어. 조부모는 이제 나랑 관련해서 더 골치아픈 상황은 싫다고 나를 친부에게 보내겠다고 했어. 친부가 찾아와서 집안을 난창판으로 만들었던 그 날 저녁에 난 다시 그 년놈네 집으로 끌려갔어. 아무도 붙잡아 주지않았어. 성가셨겠지. 귀찮았겠지. 문제만 끌고 다니는 돈드는 애새끼 지 친부가 책임지겠다니 얼른 데리고 가라 그런 것이겠지.
◆Bats5Wjio0n 2018/05/28 23:16:20 ID : BwINy47vzRv
초등학생 때 그 시간이 반복됐어. 다시 맞았어. 더 심하게 맞았어. 위를 차여서 피도 토해보고, 목도 졸려보고, 욕조 가득 든 물에 처박혀 익사할 뻔도 하고. 사기그릇 더미에 온 몸이 찔려 온 몸에이 피투성이도 되보고. 지 애미 죽인년, 남자홀리는 창년, 도둑년, 은혜도 모르는 개같은 년. 뭐 이 세상에 있는 욕이란 욕은 다 들어본 것 같아. 중학생이었으니까 반항하거나 몸을 보호할 수도 있을 법하지만 못했어. 그럴 기력이나 의욕 자체가 생기질 않았어. 이젠 그 전처럼 괴롭지도 아프지도 슬프지도 눈물도 나지 않았어 그냥 아무 감정도 못느끼고 맞고 폭언을 들었어 무섭지도 않았어. 그래도 죽고싶은 마음은 남았었어. 중2-중3 2년 동안 두 번 목을 매고 한 번 못먹을 것을 먹고 한 번 뛰어내렸어. 근데 안죽었어. 진짜 어찌나 목숨줄이 질긴지. 계속 살아나드만 얼마나 지긋지긋하던지. 학교는 성실히 다녔어. 집에서 도망갈 수 있는 공식적인 시간이니까 방학때마다 가출을 했어. 당연히 나쁜 길로 빠졌어. 나는 촉법소년이 되었어. 그냥 이렇게 내 인생되는대로 굴러가다가 누가 날 죽여줬으면 좋겠다 싶었어. 내가 날 죽이는게 내 맘대로 안되고 살아날 때마다 더 지치니까 누가 날 죽였으면... 왜 살인범은 나한테 와주지 않을까... 무슨짓을 해도 좋으니 날 토막토막 조각조각 내서 아무데나 버려줬으면 좋겠다...그게 내 최대 바람이었어.
◆Bats5Wjio0n 2018/05/28 23:24:54 ID : BwINy47vzRv
어릴 때부터 책은 계속 좋아했어. 집에서 TV는 못보게 했으니까 돈이 없어서 영화는 못보니까 학교 도서실, 집근처 시립도서관을 자주 다녔어. 초등학생 때부터 쭈욱 책만이 내 친구였어. 책을 읽으면 그 속은 다른 세계니까. 유일한 탈출구였어. 잠시잠깐이지만 현실을 잊을 수 있으니까. 진짜 많이 읽었어. 역사서 판타지 소설 수필 여행기 철학 심리학 등등 닥치는대로 그냥 읽었어. 책을 읽을 때는 내 정신이 몸을 벗어나는 것 같았어. 많이 읽다보니 어줍잖은 내 글을 조금씩 쓰게 되었어. 내가 꿈꾸는 이야기. 나를 녹여낸 이야기. 내가 바라는 세계의 이야기. 슬퍼지고 행복하고 험난하고 평화로운 이야기. 중고등학교 때는 종종 시주최 백일장, 교내 백일장에서 상을 탔어. 대부분 우울한 이야기였는데 상을 주셨어. 책을 읽고 조금씩 끄적끄적 글을 써보는 것이 그 시절 내 유일한 즐거움이었어
◆Bats5Wjio0n 2018/05/28 23:39:08 ID : BwINy47vzRv
그러다가 중3 때 반 친구였던 J를 만났어. 처음 J는 나를 인식하지도 못했지만 나는 왠지 J에게 강렬하게 끌렸어. 어떤 애인지 궁금하고 눈으로 좇고 친구가 되고싶고. 그러다가 중3 말 졸업을 코 앞에 둔 때에 우연히 짝이 된적이 있어. 그 때도 난 끄적끄적 무언가를 쓰고 틈틈히 옆의 J를 지켜보느걸 최대 즐거움으로 삼고 있었지. 어쩐일인지 J가 내가 끄적이는 것을 읽어보고 싶다고 했어. 놀랐어. 그런데 그 때 내가 끄적이던 글은 거의 일기와 같은 글이라 우울하고 음침했어. 평소라면 감추고 숨겼을 텐데 왠지 순순히 보여주었어. J는 진지하게 읽어주었어 읽다가 크게 웃어주었어. 몹시 음울하던 부분이었는데 왠지 J는 크게 웃었어 비웃음은 아니었어. 그냥 그 부분을 묘사하는게 독특하다고 웃었어. 그런데 그 순간 내 맘이 희안하게 편해졌어. 내내 묵직하던 맘이 조금 가벼워졌어. 그뒤로 J에게 더 끌린 나는 몰래 J와 같은 고교로 진학했어. J는 금새 날 잊은 것 같았지만 나는 그녀와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 친구의 친구부터 시작해서 친구들 중 한 명, 친한 친구, 단짝 친구까지.
◆Bats5Wjio0n 2018/05/28 23:56:33 ID : BwINy47vzRv
고2 초반에 우리는 매일 붙어다니는 제일 친한 친구였지. 같은 반 아이가 너희 둘은 한 10년지기쯤 되는 것 같다고 할만큼. J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했어. J가 내 모든 것이었어. 그렇다고 내 가정사가 바뀌는 건 아니었어. 나는 계속 맞고 욕설을 듣고있었고 방학만 되면 가출해서 길거리를 헤메는 촉법소년이었어. J도 내가 방황한다는 건 알았어. 가정사가 좋지 않다는 건 금새 눈치챘겠지. 그런데 나는 고2 가을 쯤까지도 나름 열심히 J에게 내 가정사를 축소하거나 숨겼어. '친부와 계모랑 사이가 좋지않다' 정도만 이야기 했었어. 그런데 또 무지막지 맞아서 늦은밤 도망나온 겨울 날, 추운데 갈 곳이 없었어. 공원에 앉아서 덜덜 떨다가 J가 너무너무 보고싶어서 자정이 넘은 시각에 전화를 했었어. J는 얼른 자기네 집으로 오라고 했어 문 열어둘테니까 와서 자고 쉬고 가라고. 염치불구하고 몰래 새벽녘에 J네 집을 방문해서 J 곁에서 잤어. J는 내 몸이 다 식었다고 꼭 끌어안고 자줬어. 아침엔 J네 가족들도 마치 원래 가족인 것처럼 나에게 식사를 권하고 편히 쉬라고 하셨어. J네 어머님께서는 조용히 '앞으로도 갈 곳이 없으면 언제든 오라'고 해주셨어. 밥 가득 해놓을 테니까 반찬 없어도 밥 챙겨먹고 가라고. 집에 못들어 가겠으면 와서 자고 가라고, 괜찮다고. 내가 얼마나 울음을 삼켰던지. 왜 이렇게 잘해주실까 나는 툭하면 가출하는 나쁜 앤데 왜 더 오라고 해주시나 J네 집은 어떻게 이렇게 따뜻할까. 그 뒤에 얼마되지 않아서 J에게 전부 다 이야기했어.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겪었고 지금 상황은 어떤지. 이야기하는 나는 덤덤한데 J가 울었어. 엉엉 울어줬어. 미안하다고 해줬어. 내내 친구라고 옆에 있었는데 네가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 몰라줘서 미안하다고 끌어안고 울었어. 미안하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고 울어줬어. J가 그랬어.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려고 태어난다고. 너도 행복하려고 태어났다고. 내가 너희 어머니가 널 사랑하신 만큼 대신 사랑해주겠다고. 네 생일날 널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축하하자고. 지금 실질적으로 널 도와줄 수는 없지만 언제든 오라고. 평생 같이 있어주겠다고.
◆Bats5Wjio0n 2018/05/29 00:03:08 ID : BwINy47vzRv
사람은 말 한마디에 구원받는 다는건 사실인 것 같아. 나는 J의 사랑한다는 말에 '아 살아보자'고 생각하게 됐어. 평생 둘이 마주 기대 같이 걸아가자는 그 말에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내가 굽이굽이 그렇게 힘들었던게 J 한사람을 만나서 함께 하기 위함이라면 그닥 힘들었던 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그 무렵 처음으로 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어. 떠오르는게 무서웠던 태양은 찬란하고 무거웠던 하늘은 높고 푸르고 아름답고 바람은 가볍고 시원하고 내리는 눈, 비가 반갑고 봄여름가을겨울이 아름답고. 18살 그 날을 계기로 내 방황도 끝났어. 맞더라도 최대한 도망다니고 길거리에서 방황하지 않았어. J와 같은 대학을 가고싶어서 공부도 하고... 몰래 알바도 해서 독립자금도 만들고. 그리고 벌써 나는 서른이야.
◆Bats5Wjio0n 2018/05/29 00:25:29 ID : BwINy47vzRv
매달 소액이지만 자동이체되는 금액이 있어. 아동학대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한 소액이야. 이 작은 금액일지라도 부디 어느 아이에게 빛이 될 수 있기를 빌어. 잘 살아남아서 잘 어른이 될 수 있길 빌어. J와는 지금까지 쭉 함께하고 그녀는 나의 연인이야. 나는 J가 전부니까. J는 내 친구이고 부모이고 은인이고 신이고 심장이고 태양이고 내 자신이니까. 처음이야기 했다싶이, 모든 상처가 치유된건 아냐. 22살 이후로 나는 그 집에서 완전히 벗어났고 우연히 이어지더라도 연락처를 바꾸면서 인연을 끊었어. 그렇더라도 악몽은 꿔. 그 시절의 꿈을 꾸고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나고.. 그 년놈과 비슷한 생김, 체격의 사람만 봐도 몸이 굳어. 죽여버리고 싶어. 나에게 했던 만큼의 배의 배로 돌려주고싶어. 내가 느꼈던 절망과 고통과 공포를 겪게하고 싶어. 복수하고 싶어. 울컥울컥 살의와 분노 증오 복수심이 치밀다가도 J를 생각하면 차분해져. J와 함께 하는 이 생활과 미래를 그 개만도 못한 것들 때문에 망칠순 없으니까. 사실 나는 그 년놈네 집, 내가 죽어라고 맞았던 그 집에서 겨우 10분 거리에 살아. 그 쪽에서는 모르지만. 평생 갚아도 모자를 은혜를 입은 J네 가족들과 가까이 살기 위함이야. 명절이나 어버이날이면 꽃과 선물을 사고 J네를 찾아가. 나를 살려주신 진정한 귀한 분들이니까.
◆Bats5Wjio0n 2018/05/29 00:38:20 ID : BwINy47vzRv
올해 설을 앞두고 그 년이 메세지를 보냈었어. 내용이 가관이라 J도 분노했지. [설인데 집에 와라. 할머니도 보고싶어하신다. 미안하고 보고싶다 딸랑구] 대략적으로 저런 내용이었어. 퇴근길에 저 메세지를 읽고 머리카락이 삐쭉 서더라고. 소원대로 달려가서 잘 벼른 칼로 다 죽여버리고 싶었어. 감히...감히 어디서....살의가 치밀어 올랐어 J를 떠올리고 J의 걱정에 금새 진정했지만. 그리고 얼마전 회사내 연상의 동료와 아동학대에 이야기한 적이 있어. 나는 이제 내 이야기를 숨기지 않아. 그러던 중 그 동료는 무척 놀라더라고. 내가 겪었던 이야기는 정말 소수의 아이들이 안타깝게 운이 좋지 않아 겪거나, 뉴스 속에서만 있는 이야기 인줄 알았다면서. 나는 웃을 수 밖에 없었어.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어린아이가 죽을만큼 학대당하고 있다고 언론과 여론이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은 아주 소수라고 대답해주었어. 요즘은 사회의 인식과 법 그리고 시스템이 과거보다 많이 나아져있으고 그럼에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부디 계절에 맞지않는 옷, 유독 청결하지 않은 아이, 자주 아이가 우는 집은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소방서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했어. 죽은 아이들이 남은 아이들을 구하는 사회가 아니라 어른들이 아이를 구하는 사회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어. 혹, 이 스레를 읽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도 부탁하고 싶어. 아이는 어른이 보호하고 구해야 해. 경찰과 소방서..한 통의 신고가 죽어가던 아이를 구할 수 있어.
◆Bats5Wjio0n 2018/05/29 00:52:34 ID : BwINy47vzRv
아 그리고 이제 난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싶으면 살짝 불러봐. '엄마'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어서 좀 가슴 속이 간질간질 하지만 내 생일이나 엄마의 기일이면 향을 한대 피우고 엄마~ 하고 불러. 향이 다 탈 때까지 혼자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을 조잘조잘 해 요즘은 이렇고 저렇고 날이 이렇고 저렇고 J의 근황 내 근황 등등. 그리고 꼭 하는 말은 엄마 딸이 엄마를 많이 사랑하고 낳아줘서 고맙다고 기도해. 만약 정말 영혼이 있다면, 엄마가 그 시절 내 곁에 계셨더라면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되려 엄마를 걱정하게 돼. 그리고 어릴 때는 울 때 소리내는 법을 몰랐어. 맞을까봐 속으로 울거나 눈물만 뚝뚝 흘렸었지. 그러고 나면 몸이 아프더라고. 나중에 J가 말하길, 울음은 참으면 그 고통이 몸으로 오는거라하더라고. 그래서 요즘은 울고싶으면 엉엉 잘 울어ㅋ J야~~보고싶어어어ㅠㅠㅠ 하면서 잘 울어 더는 내 이름을 부르며 베개를 끌어안지 않아.
이름없음 2018/05/29 13:11:18 ID : 8kre1DupQtv
글 잘봤어. 일단 이런글을 써줘서 고맙다고 하고싶네... 그동안 아동학대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없었어 나와는 관계없는일이라 생각했거든. 근데 생각해보니까 내 친구도 아동학대 피해자더라고. 그 친구의 얘기는 그저 묵묵히 들어줬어. 그 친구도 담담하게 얘기해줬고 다행히 내 친구는 일찍 신고를 해 지금은 비슷한 아이들이 모여있는 집에서 지원을 받으며 사는걸로 알고있어. 고등학교올라오면서 만나긴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자주 전화도 하고 놀고싶다며 얘기하기도 하고... 잘 지내고 있다고 친구도 생겼다고 얘기해주는데 잘지내는거같아. 뭔가 얘기가 길어졌네. 이글을 읽은걸 잊지 않으려 노력할게. 만약 도와줘야 하는 아이가 보이면 반드시 도와줄거야. 큰일을 해주진 못해도 신고한번 따듯한 말 한번이라도 해주려고 노력할게. 글 써줘서 고마워. 네가 아니였으면 나는 이런생각을 평생 몰랐을거야
◆Bats5Wjio0n 2018/05/29 22:23:04 ID : BwINy47vzRv
가끔 내 친부와 계모에 대해서 생각할 때도 있어. 내 친부는 한 중소기업 이사이고 인근 주민사회에서 리더십을 보이는 인간이야. 내 학창시절 우연히 내 몇 안되는 친구들과 마주칠 때면 그 아이들에게도 존대를 했던 인간이지. 대부분의 가정폭력범이 그렇듯이 가정 밖에서는 참 예의바르고 당당하고 멋있는 인간이지. 내 계모는 한 중소기업의 이사의 배우자이며 그 지역 주민센터에서 몇 년 째 꽃꽂이 강사를 하고 꽃꽂이 대회에서 수상도 했던 참 한 이미지의 여자야. 쇼핑은 꼭 백화점이나 집 안에 편히 앉아 홈쇼핑. 50평이 넘는 그 집의 빈 방 중 하나엔 박스도 채 뜯지 않은 쇼핑 물품이 가득했어. 둘의 공통점은 타인의 이목을 무척 신경 썼다는 것. 집 안에서는 남보다 못한 사이였지만 집 밖에선 그 둘은 다정하고 이상적인 부부였어. 그래서 더욱 내가 끔찍했던 것일 수도 있지. 자신들의 이상적인 삶에 내가 기준 미달이었던거야. 전처의 딸, 우울하고 울어대고 나중엔 가출에 절도에 자살시도... 얼마나 싫었을까ㅎ
◆Bats5Wjio0n 2018/05/29 22:51:08 ID : BwINy47vzRv
내 계모인 여자는 한 번 이혼했던 여자야. 전에 우연히 얼핏 그 이유를 들었어. 그 여자는 자신의 친아들을 때렸어. 그래서 이혼했지. 나를 때릴 때 그 여자가 했던 말을 기억해. '나는 내 아들도 가만히 안 뒀어. 너는 내가 가만 둘 것 같냐' 그랬던 여자가 어느 날, 방에서 몰래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었나봐. 방문을 벌컥 열고들어와서 말하길 '나는 이렇게 만나지 못하는 아들이 보고싶어 우는데 넌 웃음이 나오냐. 니 엄만 차라리 죽어서 못만나니 다행이지 살아있는데 못 만나는 마음을 니가 아냐!' 그리고 또 맞았지. 맞으면서 헷갈렸던걸 기억해. 자기가 때려서 이혼당했다면서...왜 보고싶지? 못 만나도 어딘가 살아있는게 더 나을텐데, 죽은 사람은 몰래 볼 수도 없는데.. 그런 여자야.
◆Bats5Wjio0n 2018/05/29 23:15:01 ID : BwINy47vzRv
어디선가 그런 사례를 읽었어. 아동학대를 당했던 성인여성이 결혼했고 딸아이를 두었어.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순간순간 어떤 충동이 들더래. 자신의 아이가 투정이나 떼를 부릴 때, 그 입을 틀어막고 입도 뻥끗 못 할 만큼 때리고 싶다는 충동. '내가 어렸을 때는 그런 투정은 말도 안되는 것이었어. 이정도 일은 해내야지!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일은 겪었고 지내왔어! 그런 충동이 울컥 치솟을 때 마다 여러 방법으로 참아왔었대. 자신이 사랑스러운 자신의 아이에게 자신이 당했던 학대와 똑같은 짓을 하려는 충동이 든다는 것이 끔찍해서 슬펐고 우울했대. 여성은 용기를 내서 심리상담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했고 조금씩 나아졌대. ...그 사례를 읽으며 또 눈물이 나더라. 나도 그런데..나도 그런데..하면서 울었어. 종종 어린아이들을 마주치고 그 아이들이 떼를 쓰고 아주 사소한 것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하는 것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죽여패면 다 잘하게 돼'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 감히 응석을 부려? 감히 떼를 써? ...찍소리 못하게 패면 돼. 라고 울컥 생각해. 그러다가 그런 내 생각에 스스로가 끔찍하게 혐오스러워져. 아동학대 피해 아동들을 구해야한다고 말하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반죽을 정도로 때려야 된다는 생각을 하다니..위선자구나 싶어서. 이성적으론 이런 생각도 일종의 학대 후유증이라는 것을 알아. 알지만 슬프고 괴롭지.
◆Bats5Wjio0n 2018/05/29 23:18:10 ID : BwINy47vzRv
안녕. 읽어줘서 고마워. 레스주의 친구가 레스주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는건 그 순간 가장 믿을 만한 존재였다는 걸거야. 자신이 학대당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말할 수 있는건 무척 어려운 일이거든. 언제나 그 친구의 편으로 남아줘.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네 편이 있다는 응원이 그 친구에겐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될거야. 고마워.
◆Bats5Wjio0n 2018/05/29 23:48:37 ID : BwINy47vzRv
사실 22살 무렵부터 현재까지 그 년놈을 포함한 모든 친인척과는 인연을 끊고 살지만 작년 5월 촛불대선에 거의 7년만에 내 친부와 계모와 제대로 만난적이 한 번 있어. 나는 20대에 여러번 이사를 다녔는데 28살 때까지 주소를 이동한 적이 없어. 내 주민등록주소지를 보고 그 년놈들이 날 찾아올 수 있을거란 공포 때문이었어. 그러다가 29살의 끝 무렵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오면서 주소지이전을 했어. 이제 나도 곧 30대인데 이렇게 법적주소지가 불분면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겨우 신고했지. 그리고 그동안 그 29살되던 5월 대선 투표일 전 날 우연히 그 둘과 마주쳤고 그 때의 경험이 주소지이전에 대한 용기를 주었어. 17년 대선 당시 내 주소지는 그 둘의 집이기에 투표지가 동일했어. 당시 나는 그 집에서 큰 도로로 두블럭 떨어진, 도보로 20여분 거리의 장소에 살았는데 7년 동안 근접거리에 살면서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었어. 그 사실에 방심하고 그 집 근처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인근 J네 집에서 숙박 후 투표하러 갈 생각이었지. 그러다가 그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식사 중인 그 둘과 제대로 마주친거야. 처음엔 당혹 그 다음엔 공포가 몰려들었어. 너무 당황해서 자리를 피한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 했어. 진정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둘은 잠시뒤 지인들의 자리를 파하고 나를 만나러 왔지. 나는 불안해하는 J를 먼저 돌려보내고 그 둘을 만났어. 그 둘은 나에게 돌아오라고 했어. 밖에서 불안하게 살지말고 돌아오라고. 처음엔 대답도 제대로 못하겠더라. 다시 초중고등학생 미성년자가 된 기분이었어. 그 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덜덜 떨렸어. 그런데 조금씩 진정되고 그 둘이 늙은게 보이고 나는 곧 30대의 다 큰 어른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가게 안에서 혹은 길거리에서 이 둘이 나에게 욕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를 인간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당신들 인생 살아라, 했어. 나는 이제 내 삶이 따로 있으니까 난 당신들한테 신경쓰고 싶지않다. 내 아버지라는 당신이 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나를 나에게 '네 인생은 네 인생이고 나는 내 인생이 있다'고 했던 것처럼 나는 내 인생만 살겠다. 당신들과 내 모든 일가친척이 죽더라도 관심없고 찾아가지도 않을테니 알아서 살아라. 그리곤 급히 택시를 잡아타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어. 사실은 엄청 무서웠어. 무서웠지만 다시 한 번 깨달았어. 그들은 늙었고 나는 이제 어른이라는걸.
◆Bats5Wjio0n 2018/05/29 23:52:49 ID : BwINy47vzRv
극도로 걱정하던 J와 만나서 밤새 꼭 붙어 잤어. 사실 나는 한잠도 자질 못했었어. 심장이 불안정하게 뛰어서 숨도 가빴지. 그래도 당신들이 어떻게 죽더라도 관심없다 말해서 조금 기뻤어.
이름없음 2018/05/31 15:09:07 ID : Vak3A2K3Xs0
응 정말 고마워. 그 친구랑은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연락을 하고 싶어. 물론 그럴거고. 나한테 있어서도 정말 소중한 친구거든. 스레주가 이런 글을 써주고 그 사람들에게도 침착하게 대처한걸 보면 정말 노력한거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힘든일들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수 있길 바랄게.
◆Bats5Wjio0n 2018/06/02 09:08:30 ID : BwINy47vzRv
혼자 살면 제일 힘들때가 몸이 아플 때라고 하잖아. 아픈데 돌봐줄 사람없어서 힘들다고. 난 처음 그 집을 나와서 무척 아팠던 날 엄청 속 편했어. 내 마음대로 끙끙 앓을 수 있어서. 아주 어릴 땐 죽을 만큼 아파도 내 방을 깨끗하게 치워야 했고, 중고대학생 때는 속이 아프다거나 열이 나서 앓아 누워있으면 재수없다고 지랄을 했어. 집 안에서 앓은 소리 하지말라고 역귀 붙으니까 재수없다고ㅋ 나가서 앓던가, 아픈티 내지말라고 지랄지랄을 했지. 온 나라가 인플루엔자로 난리였을 때, 혼자 병원가서 처방받고 집 밖 공원 벤치에서 며칠을 끙끙 앓았었지. 후두염으로 인한 고열로 꼬박 일주일을 앓았을 때도 병원비를 받지 못해서 3일을 진통제로 버티다 J가 돈을 빌려주어서 겨우 병원을 갔었어. ...아픈걸로 쪼잔하게 애한테 돈도 안주고.. 아마 그 년은 지옥도 못 갈거야. 처음 그 집을 뛰쳐나오고 1년이 채 안되서 크게 아팠었어. 고열에 주하고 사하고 아주 토사곽란 난리도 아니었는데 행복해서 눈물이 나더라. 편하게 누워서 아플 만큼 아플 수 있다는게 행복했어. J가 몇날며칠 옆에 붙어 있었지만, 만약 혼자였더라도 행복했을거야. 그리고 J가 사온 죽을 먹다가 서럽고 고마워서 엉엉 울었어. 친엄마가 죽은 뒤론 내가 아팠을 때 누가 쌀죽 한그릇 가져다준 적이 없는데.. 그 야채죽 진짜 서럽고 맛있었어.
이름없음 2019/08/16 01:49:36 ID : JUY789y6mMl
고대스레지만 너무 좋아서 갱신해봐 글 써 줘서 너무 고맙다 위로 많이 받았어
이름없음 2019/08/16 08:17:44 ID : 0pTU5e0mq5c
나도 잘 봤어 레주야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19/08/16 10:55:47 ID : rzgnVdSHxvi
가슴 아파서 다 못 봤어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이름없음 2019/08/16 14:18:37 ID : AjirxU3TO78
살아줘서 너무 고마워 J라는 분한테도 너무 감사하다 꼭 행복해! 과거 상처들이 없어질수는 없지만 모두 아물어서 흉터로 남아 그냥 그때 이렇게 다쳤었지...하고 묵묵히 볼 수 있을거야 우리 모두..!
고생했어 2019/08/16 17:32:20 ID : moHyGq6nXzc
스레주야 너무 고생많았어 많이 힘들었지 지금까지 버텨줘서 너무 고마워 앞으로 너의 앞날이 행복한일들로 가득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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