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해무를 헤치고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가면 볼 수 있는, 전망좋은 북카페에 어서 오세요.
  • 또 다시 조용한 낚시의 시간이 다가왔다. 이렇게 낚시줄을 늘어놓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알 수 없었다. 그만큼 한가하고 또 한가한 시간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이었다. 조용히 손에 힘을 주고 낚시대가 흔들리는 것을 기다리며 그는 찌만을 바라보았다. "한 마리만 더? 알았어." 한 마리만 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이번에는 둘 다 무엇을 잡을까. 생각을 하면서 조용히 기다려보지만 그의 낚시줄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조금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오로지 앞을 바라보면서 집중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심각한 집중이라기보다는 그냥 물 흘러가듯 흘러가는 집중에 가까웠다. "그러고 보니 이거 내기 아니지?" 괜히 그런 말을 하면서 그는 작게 웃었다. 물론 내기일리가 없었고, 내기라고 하더라도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가 인정할리도 없었지만... 그저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있는 것보다는 무슨 말이라도 하는 것이 좋은 상황이었다.
  • //미안해...스케줄이 좀 틀어져서 주말동안에 스레를 못 달 것 같아. 월요일에 꼭 달게. 미안해 ㅠㅠㅠㅠ
  • >>103 앗! 아니야!! 세니주!! 나도 바쁠땐 답레 못 달고 그랬는걸! 바쁜 일 잘 해결되길 바랄게!!
  • "큭큭, 내기는 뭔 내기? 기냥 하는 거지." 애초에 내기라는 말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내가 지고 있는데 내기를 걸 이유가 있을까. 낚시는 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서 실력이 좋다고 해도 완벽히 이긴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시간이 조금 더 흘렀다. 나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단단히 붙들고 있었다. 찌를 너무 뚫어져라 쳐다본 탓에 찌를 제외한 주변 풍경이 희뿌옇게 흐려졌다. 그 순간, 낚싯줄을 통해 미세한 진동이 전해지는가 싶더니 찌가 물 속으로 쏙 가라앉았다. 걸렸다! 나는 낚싯대를 쥔 손에 힘을 주고 힘싸움을 시작했다. 이번 놈은 아까처럼 새끼는 아닌 듯 하다. 몸부림치는 힘이 꽤나 상당하다. 낚싯줄이 끊어지지 않도록 서서히 줄을 감으며 놈을 낚아올릴 타이밍을 기다렸다. 아마추어처럼 서둘러서는 안 된다. 천천히....천천히..... "......!" 바로 지금. 나는 낚싯대를 옆쪽으로 확 잡아채 놈의 의식을 빼 놓은 후 재빠르게 물 밖으로 끄집어내었다. 퍼덕거리는 고기 탓에 낚싯줄이 출렁출렁 흔들린다. 실한 돔이었다. 아싸. 정말로 새끼 보리멸 한 마리 잡고 돌아간다면 내 체면이 말이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나도 하나 건져올렸으니 다행이다. 절로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돌아왔다! 늦어서 미안해 ㅠㅠ
  • 내기가 아니라는 말에 그는 작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자연스럽게 찌에 집중하며 시간을 조용히 보내면서 그는 바닷가를 바라보았다. 이런 풍경이 참으로 그립고 또 그리웠다고 생각하며 그는 미소지었다. 참으로 조용한 분위기가 참으로 시원하다. 이런 선선한 날씨가 계속 되면 좋으련만.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 옆 낚시대가 흔들리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세니의 낚시대를 누군가가 문 모양이었다. 절로 그곳을 바라보며 그는 그녀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듯이 말했다. 자신의 찌를 보진 않고 오로지 그녀를 바라보았다. 혹시 힘들면 도와주기 위해서.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낚아냈고 낚시대에는 돔이 걸려있었다. 입가에 미소가 걸린 그녀를 바라보며 그는 이야기했다. "오. 좋은 거 잡았네? 체면 좀 차렸는데? 꼬맹이! 어찌된 것이 나는 이리 소식이 없냐." 난감하게 웃으며 그는 앞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의 낚시대에는 반응이 없었다. 역시 쉽게 물고기가 잡히리가 없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낚시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내일 출근은 오전 11시야. 늦지 말고. 알았지?" //어서 와! 세니주!! 늦기는! 전혀 안 늦었어!!
  • "11시? 안 늦는다. 걱정 마라." 평소에도 바다에 나가기 위해서 6시 쯤에 일어나는 것이 일상이었다. 11시야 뭐 실컷 자고 일어나도 절대로 늦지 않을 성 싶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출근 시간이 늦었다. 아마 오전에는 카페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걸까. 나는 카페에서 오빠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점심 후가 피크타임이라고 그랬다. 돔의 입에서 바늘을 빼낸 후 바구니에 첨벙 집어넣었다. 먼저 들어와 있던 우럭이 깜짝 놀라서 조금 몸부림을 치다 다시 얌전해졌다. 나는 얼마 간 헤엄치고 있는 두 물고기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지금 이것들을 냄비에 집어넣지 못하는 것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매운탕 끓이면 기가 막힐 텐데, 술이랑 같이 마시면 더...아니, 술은 안 되지. 발 헛디뎌서 용왕님 알현할 일이 있나. 아무튼 오빠 하나 나 하나 각각 고기를 한 마리씩 잡았다. 이제 슬슬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어서 폰으로 시계를 보니 역시 시간이 꽤나 흘러가 있었다. 아까도 한 마리만 더 잡고 가자고 했으니 이제 슬슬 갈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오빠에게 말했다. "인제 슬슬 가야 될 것 같다. 시간 꽤 됐는데?" 그러면서 엉거주춤하게 몸을 일으켰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었더니 몸이 조금 굳어 있었다. 나는 삐걱이는 몸을 곧추세운 후 풀어져 있는 낚싯줄을 돌돌 감기 시작했다. 동동 떠 있던 찌가 스르륵 끌려오더니 이윽고 줄에 매달려 낚싯대 끝에 톡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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