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제일 추워, 나는 없어질거야. 서머타임-김이듬
  • 당신을 위해 시를 쓰고 싶은데/내게는 팬이 없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02 <아무것도 없어>라는 노래, 하고 미도리는 말했다. 가사도 형편없고, 곡도 형편없었다.
  • "'충분하지 않다'와 '아주 부족하다'의 중간 정도야. 난 늘 굶주려 있었어.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사랑을 듬뿍 받아 보고 싶었어. 이젠 됐어, 배가 터질 것 같아, 잘 먹었어, 그럴 정도로. 한 번이면 되는 거야, 단 한 번이면. 하지만 그들은 단 한 번도 내게 그런 걸 줘본 적이 없었어. (……)그래서 난 이렇게 생각했어. 1년 내내 백 퍼센트 내 생각만 하고 사랑해 줄 사람을 내 힘으로 찾아내어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미도리는 내 어깨 위에서 살래살래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랑이란 게 지극히 하찮은, 혹은 시시한 데서부터 시작되는 거야. 거기서부터가 아니면 시작되지 않는 거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하지만 난 정말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 그저 솔직하게 말하고 있을 뿐이야. 별로 남과 다른 생각을 한다곤 생각지도 않고, 그런 걸 바라고 있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내가 정직하게 말하면, 다들 농담 아니면 연기인 줄로 알거든. 그래서 가끔 모든 것이 귀찮아져 버리지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06 "그래서 불이 나니까 죽어 버리자, 그렇게 생각한 거야?"
  •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이 공정이란 말이 너무나 꼭 들어맞는 말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아마도 무엇이 아름답고,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건 내겐 아주 번거롭고 까다로운 명제여서, 그만 다른 기준에 매달려 버리게 되는가 봐. 예를 들자면 공정이라든가 정직이라든가 보편적이라든가 그런 거 말야. 하지만 어떻든 나는 나 자신이 너에 대해 공정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래서 너를 매우 어지럽게 했고, 상처받게 했으리라 생각해. 그리고 그 일로 해서 나 역시도 나 자신을 휘둘렀으며, 상처를 입혔어. 변명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변호를 하자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 그런 것 같아. 만일 내가 네 마음속에 어떤 상처를 남겨 놓았다면, 그것은 너만의 상처가 아니고 나의 상처기도 해. 그러니까 그 일로 해서 나를 미워하진 말아 줘. 나는 불완전한 인간이야.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불완전한 인간이야. 그렇기 때문에 네가 나를 미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거라면 이해해줄까. 네가 나를 미워한다면, 정말 나는 산산조각 나 버릴 거야. 나는 너처럼 자기의 껍질 속으로 쏙 들어가 무엇인가를 해나갈 수가 없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08 나는 불완전한 인간이야.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불완전한 인간이야. 그렇기 때문에 네가 나를 미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거라면 이해해줄까.
  • 이건 어쩐지 이상한 일이야. 이상한 일이란, 게임을 하면서 주위를 보고 있자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일그러져 보이는 거야. 어느 날 담당 의사에게 그 말을 했더니,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는 옳다고 했어. 그는 우리들이 이 곳에 와 있는 건, 그 비뚤어진 것을 교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비뚤어짐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고 했지. 우리들의 문제점 중 하나는, 그 비뚤어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있다는 거야. 각기 사람마다 걸음걸이에 버릇이 있듯이 느끼는 방식이나 사고 방식, 사물에 대한 견해에도 버릇이 있고, 그것은 고치려 해도 갑자기 고쳐지는 것이 아니며, 무리하게 고치려 들면 다른 데가 이상해진다는 거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이곳의 가장 좋은 점은 모두가 서로서로 돕는다는 거야. 누구나 자기가 불완전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서로 도우려고 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난 보면 알아. 여기에 7년 간 있으면서 온갖 사람이 오가는 걸 봐왔으니까. 학생은 마음을 열 수 있는 쪽이야. 정확하게 말해서 열려고 마음만 먹으면 열 수 있는 사람." "열면 어떻게 되죠?" 레이코씨는 담배를 입에 문 채 즐거운 듯이 테이블 위에 손을 모았다. "회복되지"라고 그녀는 말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내 머리 모양이 형편없지?" "아니, 아주 예뻐." (……)그 헤어 스타일은 정말 그녀에게 잘 어울렸고 그녀다웠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노르웨이의 숲>을 부탁해" 하고 나오코가 말했다. 레이코 씨가 부엌에서, 고양의 모양의 저금통을 들고 오자, 나오코가 지갑에서 백 엔짜리 동전을 꺼내어 거기에 넣었다. "뭐죠, 그건?"하고 내가 물었다. "내가 <노르웨이의 숲>을 신청할 땐 여기에 1백 엔씩 넣게 되어있어. 이 곡을 제일 좋아하니까, 특별히 그렇게 정했어. 정성을 담아 신청하는 거야." "그러면 그 돈이 내 담뱃값이 되는 거지."하고 레이코 씨는 덧붙이고 나서 손가락을 주물러 풀고는 <노르웨이의 숲>을 연주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가끔 저렇게 되거든. 흥분하고, 울고. 그래도 차라리 그런 상태는 좋은 거야. 감정을 드러내 보이니까. 무서운 건 노출이 안 될 때거든. 그렇게 되면 감정이 몸 속에 쌓이고 점점 굳어 가는 거야. 온갖 감정이 뭉쳐 몸 속에서 죽어 가지. 그 지경이 되면 큰일이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여자들과 자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야. 학생이 그래도 좋다면 그걸로 좋은 거고, 학생의 인생이니까 학생 스스로가 정하면 되는 거야.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부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기를 마모시키지 말라는 거야. 알겠어? 그런 식으로 사는 게 얼마나 아까워. 열아홉, 스무 살이라면 인격이 완성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잖아. 그런 시기에 부질없이 옆길로 쏠리면 나이 들어서 고생하게 돼. 정말이야, 이건. 그러니까 잘 생각해서 행동해야지. 나오코를 소중하게 여긴다면 자기 자신도 소중하게 여겨야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정말 지겨웠어. 밖에 나가면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내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서 겁을 먹고 아예 나가지도 못했어. 그러니까 또 펑! 하고 터지고, 나사가 빠지고, 실타래가 엉키고, 캄캄해지고(……)."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와 함께 있으면 비로소 내 인생이 나에게 돌아온 느낌이 들었지. 둘이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싫은 일도 다 잊을 수 있었어. 피아니스트는 못 되었어도,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해도 그것으로 내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다, 인생에는 내가 모르는 좋은 일이 아직도 가득 채워져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이 사람과 함께 사는 한 나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하고 그녀는 계속 말을 이었다. "다시 나빠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야. 우리 같은 병자에겐 그런 신뢰감이 가장 중요하거든. 이 사람에게 의지하면 된다. 조금이라도 상태가 이상해지면, 말하자면 나사가 풀리기 시작한다면 금방 그걸 알아차리고 주의 깊게, 인내심을 갖고 고쳐 줄 것이다. '나사를 조여 주고, 엉킨 실을 풀어 주겠지'하는 신뢰감만 있으면 우리 같은 병은 재발이 안 되는 거야. 그런 신뢰감이 있는 한 그 '펑!'은 일어나지 않거든."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애가 왜 나를 택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 그애의 희생자로서 나를 선택했는지, 아니면 어떤 구원을 얻으려고 나를 선택했는지. 그건 지금도 전혀 모르겠어. 하긴 지금 와선 어느 쪽이든 상관없는 일이지만. 이젠 모든 게 끝장나 버렸고, 그리고 결국은 이런 몰꼴이 되어 버렸으니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 사람은 너와 있을 땐 언제나 그랬어. 자기의 약한 면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썼지. 너를 아주 좋아했던 것 같아, 그 사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늘 자신이 달라지도록, 나아지도록 노력했는데, 그게 잘 안 되면 짜증을 내거나 슬퍼했어. 몹시도 휼륭한 것, 아름다운 것을 지니고 있었는데, 결국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지 못해서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바꿔 봐야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어. 생각해 보면 가엾어, 그 사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우리 사이는 보통의 남녀 관계와는 상당히 달랐어. 뭔가 어느 부분에선가 육체가 밀착되어 있는 것 같은 관계였지. 어쩌다 멀리 멀어져 있어도 특수한 인력(人力)에 끌려 되돌아와, 또 이전처럼 밀착되고 마는 것 같은, 그러니 나와 기즈키가 연인관계로 발전한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어. 고려해 본다거나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는 일이었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24 "(……)어쨌든 우린 그런 식으로 자랐어. 둘이 손을 붙잡고 한 짝이 되어서 말야. 다른 성장기의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과 같은, 성의 중압감이라든가 에고의 팽창 같은 고통을 거의 모르고 지냈어. (……) 자아(自我)라는 것도 서로가 흡수하거나 나누어 가지는 게 가능했기 때문에, 그것만이 특별히 강하게 의식되는 일도 없었지. 내 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 "우리 둘은 헤어질 수가 없는 관계였어. 그러니까 만일 기즈키가 살아 있다면, 아마 우린 함께 있으면서 사랑을 나누다가, 조금씩 불행해져 갔을 거라고 생각해." "어째서?" (……) "아마 우린, 세상에 진 빚을 갚아야만 했을 거니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26 "성장의 고통 같은 과정을 치뤄야 할 때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바람에 그 고지서가 이제야 돌아온 거야(……)."
  • 그 육체는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알몸을 안아, 애무하고, 거기에 입술을 대면서도, 육체의 불완전함에 대해, 미숙함에 대해 언뜻 묘한 느낌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나는 나오코를 안으면서 그녀에게 설명해 주고 싶었다. 나는 지금 너와 섹/스를 하고 있다. 나는 네 몸 속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이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아무런 문제도 아니다. 다만 육체의 뒤섞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우린 서로의 불완전한 육체를 맞댐으로써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을 지금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우린 다만 서로의 불완전함을 나누어 가지고 있을 것이다, 라고.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세상이 막 변하거든.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나를 이해해서, 뭐가 된다는 거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30 "(……)세상에 나오코를 이해하려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어도 이상할 게 없잖아?" "취미 같은 거란 말야?" 하고 나오코가 우습다는 듯이 말했다. "취미라고 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 일반적으로 생각이 제대로 박힌 사람들은 그걸 애정이라든가 호의라는 이름으로 부르지만, 나오코가 취미라고 부르고 싶으면 취미라고 불러도 좋아."
  • "그런데 왜 넌 그런 사람들만 좋아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32 "우린 모두 어딘가 휘어지고, 비뚤어지고, 헤엄을 못 쳐서 자꾸만 물 속에 빠져 들어가기만 하는 인간들이야. (……)어째서 정상적인 사람을 좋아하지 못하는 거야?" "그건, 내겐 그렇게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야."
  • "나와 자고 싶어?" "물론" 하고 나는 대답했다. "하지만 기다릴 수 있지?" "물론 기다리지." "그러기 전에 나, 좀 더 나를 정리해 두고 싶어. 그렇게 해서 네 취향에 맞는 인간이 되고 싶은 거야. 그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어?" "물론 기다리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우리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우리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연기가 좀 차겠지만, 담배를 피워도 될까?" "괜찮아요"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만은 끊을 수가 없단 말이야." (……)그리고 맛있다는 듯이 담배를 피웠다. 그렇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드물 것 같았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 "병들어 있었던 거지. 그것도 썩은 사과가 주위의 다른 것까지 병들게 하듯 그런 꼴로 병들어 있었던 거야. 그리고 그런 그애의 병은 이미 어느 누구도 고칠 수가 없었지. 죽을 때까지 그런 꼴로 앓아야만 하는 병이거든. 그러니 한 편으로 생각하면 불쌍한 아이야. 나만 해도 만일 피해자가 되지 않았던들 그렇게 생각했을 거야. 이 아이도 희생자의 하나구나 하고."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선생님에 대해 좀더 얘기해주세요'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38 "(……)그래도 전 선생님이 좋아요, 그러니까 얘기해주세요 하면서 그앤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거야. 매달리다시피 하고서 말이지.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 않더군(……)."
  • '아무것도 아니에요.' (……) '가끔씩 이렇게 돼요. 나 자신도 어쩔수가 없어요. 외롭고, 슬프고,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어요. 아무도 내게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도 없구요. 그래서 난 이렇게 되고 마는 거예요. 밤에도 제대로 잠이 오지 않고, 식욕도 거의 없어요. 그저 선생님한테 오는 것만이 즐거워요, 전.'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정말 죄송해요,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난 어떡해야 좋을지 몰랐을 거예요. 제발 날 버리지 말아 주세요. 선생님마저 날 버리면, 난 아무데도 갈 데가 없는 걸요'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41 '부탁이에요, 조금이면 돼요. 전 진짜 외로워요. 거짓말이 아니에요, 진짜 외롭다니깐요. 선생님 밖엔 없어요. 절 버리지 마세요.'
  • >>941 '선생님도 이런 거 좋아하시죠? 난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좋아하죠? 난 다 안다구요(……).'
  • "(……)하지만 난 그를 말렸어. 가지 말라고, 그만 두세요, 그렇게 해봐야 우리의 상처만 깊어질 뿐이라고. 그래, 난 알고 있었어, 이미. 그애 마음이 병들어 있다는 사실을. 나도 그렇게 병들어 있는 사람들을 여럿 봐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던 거야. 그 예쁜 피부를 한 꺼풀 벗기면, 속은 썩은 살덩이일 뿐이지. 이렇게 말하면 좀 심할지 모르지만, 정말 그렇단 말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무슨 소리를 하든 세상 사람들이란, 자기들이 믿고 싶은 말밖엔 믿지 않는 법이거든. 발버둥치면 발버둥칠수록 우리들의 입장만 더욱더 난처해질 뿐인걸(……)."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싫어요. 나 혼자선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아요. 이제 당신하고 떨어지면 난 산산조각이 나고 말 거예요. 난 당신이 필요해요. 날 혼자 있게 하지 말아요' 하고 그에게 매달렸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난 아주 잘 된 일이라고 지금도 생각해. 정말이야. 그 무렵엔 내 인생이 줄곧 이런식으로 지속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런 일엔 다른 누구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거든. 또 언제 다시 머리통 속의 퓨즈가 끊어질지, 잔뜩 겁을 먹고 지내는 생활을 누구한테도 강요하고 싶진 않았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한심한 이야기지 뭐야, 글쎄. 우리가 그토록 고생고생하면서, 이것저것 조금씩 쌓아올렸는데도 말이지. 무너진다 싶으니까, 정말 눈 깜짝할 새가 아니겠어. 눈 깜짝할 새에 무너져 버리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더란 말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바깥 세상과 관계를 가진다는 게 몹시 겁이 나.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생각을 한다는 게 두려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정말 또 만나러 와주겠어?" "오고말고." "너한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데도?"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어쩐지 마치 어딘가 중력이 다른 혹성에라도 와 있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그렇지, 이것이 바로 바깥 세계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엷은 핑크색 루즈를 바른, 아무리 봐도 중학생으로밖엔 보이지 않는 여자아이가 가게로 들어와서, 롤링 스톤스의 <점핀 잭 플래시>를 틀어 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내가 판을 찾아 걸어 주었더니, 그녀는 손가락을 퉁겨 딱딱 소리를 내어 리듬을 잡으며, 허리를 흔들며 춤을 췄다. 그러곤 담배가 없느냐고 물었다. 나는 지배인이 놓고 간 라크 한 개비를 빼주었다. 여자아이는 맛있다는 듯이 그것을 피우더니, 레코드가 끝나자 고맙다는 인사조차 없이 나가버렸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가끔 삶이 고달파지면 여기 와서 보드카 토닉을 마시곤 해." "삶이 고달파?" "때로는" (……) "내게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이게 난생 처음 해보는 남자와의 키스였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하고. 만일 내가 인생 순번을 바꿔 놓을수만 있다면, 그걸 첫 번째 키스로 삼을 거야. 반드시(……)."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한 번 더 물어보겠는데, 왜 그렇게 멍한 얼굴을 하고 있어?" "아마 세상에 아직 잘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일거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모든 걸 내팽개치고, 알고 있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 곳으로 가버리는 거, 멋있다고 생각되지 않아? 난 이따금 그러고 싶어져, 굉장히(……)."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미도리를 만난 덕분에 이 세계에 약간 정이 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57 "(……)나와 어울리고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기지?" "확실히 그래!" 하고 나는 말했다.
  • "(……)저, 와타나베?" "응?" "정말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나를 생각해 줘."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아무튼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엉터리 같은 애들이야. 모두들 자신이 뭔가를 모른다는 걸 남들이 알아챌까 봐 잔뜩 두려워하면서 지내고 있다구. 그래서 모두들 (……)존 콜트레인을 듣거나 파졸리니의 영화를 보면서 감동한 척 하고 있는 거지. 그런게 혁명이니?" (……) "그런 게 혁명이라면, 난 혁명 따위는 필요 없어. 난 틀림없이 주먹밥에 매실 장아찌밖에 넣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살당해 버릴 거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60 "그럼 난 혁명 따위는 믿지 않겠어. 나는 애정밖에 믿지 않아."
  • "저 (……) 영화관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 (……) "섹/스 장면이 나오면 주위 사람들이 모두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리거든" 하고 그녀는 말했다. "난 그 꿀꺽 소리를 굉장해 좋아해. 아주 귀여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 아가씨를 소중히 해야 해요. 놓치지 말아요. 그런 아가씨는 좀처럼 없으니까." "소중히 할게요" 하고 나는 적당히 대답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먹으면서 맛있다는 걸 느끼는 건 좋은 일이에요. 살아 있다는 증거 같은 거죠."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64 그래도 난 오이는 싫어...
  • "차표도 미도리도 제가 잘할 테니까 염려마세요."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내가 이 죽음에 임박해 있는 작은 몸집을 가진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깨달았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마지막으로 언제나 이렇게 말하곤 했어. '어딜가든 마찬가지야, 미도리' 하고. 그런 말을 들으면 난 어린 마음에 정말 그런가 하는 생각을 했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자긴 그럴 때 굉장히 사랑스러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럼, 오늘처럼 아침에 기숙사로 데리러 와, 다음주 일요일에. 함께 이쪽으로 오게." "좀더 긴 스커트를 입고?"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지독하게 지저분한 걸로."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사람의 죽음이란 건 작고도 묘한 추억들을 뒤에 남기고 가는 모양이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선배님은 인생에 대해 공포를 느낄 때가 없어요?" 하고 나는 물어 보았다. "이봐, 나도 그렇게 바보는 아니라구" 하고 그가 말했다. "물론 인생에 대해 공포를 느낄 때가 있어. 그건 당연하잖아. 다만 나는 그런 걸 전제 조건으로 인정할 수는 없어. 자신의 힘을 백 퍼센트 발휘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하는 거야. 원하는 건 가지고, 원치 않는 건 받아들이지 않아.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막히면 막힌 곳에서 다시 생각해. 불공평한 사회란, 반대로 생각하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하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런데 왜 그만두지 못하는 거야?" "때때로 체온이 그리워 지거든요" 하고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 따스한 살갗의 온기 같은 게 없으면 때때로 견딜 수 없이 외로워지는 겁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런 건 놀아난다고도 못해. 그저 게임에 지나지 않아. 누구도 다치지 않으니까." "내게 상처를 줬어" 하고 하쓰미 씨가 말했다. "어째서 나만으론 모자라는 거지?" (……) "부족해서가 아니야. 그건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구. 내 몸 속엔 뭔가 그런 걸 원하는 갈증 같은 게 있지. 그것이 네게 상처를 주었다면 미안해. 결코 너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든가 그런 건 아니야. 그러나 나는 그런 갈증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남자고, 그게 바로 나야. 어쩔 수 없잖아."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헤매지고 않고, 상처받지도 않는 인간이 어디 있어?" (……) "물론 나도 헤매고, 상처도 입어. 그러나 그건 훈련으로 경감시킬 수가 있지. 쥐도 전기 충격을 주면 상처를 덜 받는 길을 찾게 된다구." "하지만 쥐는 연애를 하지 않아." "쥐는 연애를 하지 않는다." (……) "멋지군! 백 그라운드 뮤직이 아쉽군. 오케스트라에 하프 두 대가 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나가사와, 넌 내게도 별로 이해받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니?" 하고 하쓰마 씨가 물었다. "넌 아무래도 내 말을 이해 못하는 것 같은데, 사람이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시기에 이르렀기 때문이지, 그 누군가가 상대에게 이해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 아니야." "그럼 내가 어떤 사람에게 올바르게 이해 받기를 바라는 건 잘못된 일이야? 이를테면 네게?" "아냐, 별로 잘못된 일은 아니야." 하고 나가사와 선배가 대답했다. "성실한 인간은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지. 만일 네가 나를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말야. 하지만 내 시스템은 다른 인간이 살아가는 시스템과는 매우 다른 거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렇지만 와타나베 역시 나와 거의 같아. 친절하고 부드러운 남자지만 마음 밑바닥으로부터 누군가를 사랑할 수는 없다구. 언제나 모든 게 다 조금쯤 시들하게 여겨지고, 그리고 다만 갈증이 있을 뿐이야. 난 그걸 알 수 있어." -상실의 시대, 무리카미 하루키.
  • (……)그때 그녀가 내게 일으킨 내 마음 속의 소용돌이가 과연 무엇이었던가를 이해했다. 그것은 채워질 수 없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채워질 수 없을 소년기의 동경과도 같은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타오르는 순진 무구한 동경을 벌써 까마득한 옛날에 어딘가에 잊어버리고 왔기에, 그런 것이 한때 내 속에 존재했다는 것조차도 오랫동안 생각해 내지 못한 채 살아온 것이다. 하쓰미 씨가 뒤흔들어 놓은 것은 내 속에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던 '나 자신의 일부'였던 것이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녀는 정말, 정말 특별한 여자였다. 누군가가 어떻게 해서든 그녀를 구원했어야만 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80 그녀는 웃는 얼굴이 썩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 "그만큼 확신을 가지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에요." "난 그저 어리석고 고지식한 여자일 뿐이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리고 앞으로 두 번 더 일요일이 지나면 나는 스무살이 된다. 나는 침대에 벌렁 누운 채 벽의 달력을 보면서 암울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나는 영화 구경보다 그녀를 지켜보고 있는 쪽이 훨씬 더 재미있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재미있었어" 하고 미도리가 말했다. "다음에 또 구경 올까." "몇 번 봐도 다 그게 그거야." 하고 말했다. "할 수 없잖아, 우리도 늘 그게 그거니까." 듣고 보니 사실이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너야 늘 해방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지도 못한 걸" 하고 그녀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꽤 회복이 빠르군(……)." (……) "응석을 받아 줬기 때문이야" 하고 미도리가 말했다. "그래서 막혀 있던 게 뚫린 거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하지만 우리 아버지가 너무 불쌍해. (……)갖은 애를 다 썼는데 결국 남은 건 거의 아무것도 없잖아. 마치 물거품이 스러지듯 사라진 거야." "네가 남아 있잖아" 하고 나는 말했다. "나?" 하고 미도리는 반문하더니 야릇하게 웃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무섭지 않아. 아무것도 나쁜 짓을 한 게 없으니까." 하고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네가 너무 좋아, 미도리." "얼마만큼 좋아?" "봄철의 곰만큼." "봄철의 곰?" 하고 미도리가 또 얼굴을 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봄철의 곰이라니?" "봄철의 들판을 네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같이 털이 부드럽고 눈이 똘망똘망한 새끼곰이 다가오는 거야. 그리고 네게 이러는 거야. '안녕하세요, 아가씨. 나와 함께 뒹굴기 안 하겠어요?' 하고. 그래서 너와 새끼곰은 부둥켜안고 클로버가 무성한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온종일 노는 거야. 그거 참 멋지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내 몸 한구석에 휑하니 구멍이 나버린 듯한 기분이 네가 없어진 탓인지 계절 탓인지, 얼마 동안은 제대로 분간을 못했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외로울 때면 나는 울어 버려. 울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레이코 언니는 말해. 하지만 외로움이란 정말 괴로운 거야. 내가 외로워하고 있으면 밤의 어둠 속에서 온갖 사람들이 말을 걸어 오곤 해. 밤에 나무들이 바람결에 사각사각 소리를 내듯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걸어와. (……)그들 역시 외로워서 말상대를 찾고 있는 거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밖에서 들어오는 것들의 대부분은 내 머리속을 혼란스럽게 하지만, 네가 써서 보내 주는 네 주변 세계만은 나를 더없이 편안하게 해줘. 이상하지, 왜 그런지 모르겠어.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와타나베의 스무 살이 행복하기를 빌고 있어. 나의 스무 살은 어쩐지 엉망으로 끝날 것 같지만, 네가 내 몫까지 행복해진다면 더 이상 기쁨이 없을 것 같아. 이건 진심이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나와 나의 시간만은 진창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내 주위 세계는 크게 바뀌어 가고 있었다. 존 콜트레인을 비롯한 이런저런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사람들은 변학을 부르짖었고, 그 변혁은 바로 가까운 저 길모퉁이에까지 다가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런 모든 사건은 아무런 실체가 없는, 전혀 무의미한 배경 그림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거의 고개를 처박다시피 숙이고 그날그날을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내 눈에 비쳐지는 것은 무한히 계속되는 진창뿐이었다. 오른발을 앞에 내딛고, 그리고 또 왼발을 들어 올렸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확실치 않았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조차 없었다. 그저 어디론가 가지 않을 수가 없어서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스무 살이 되었고 가을은 겨울로 바뀌어 갔지만, 내 생활에 변화다운 변화는 아무것도 없었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995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확실치 않았다. (……)그저 어디론가 가지 않을 수가 없어서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 "(……)내게 오고 싶으면 언제라도 오면 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건 정신적인 거니까 시간이 흐르면 잘될 거야. 조급해할 필요 없어." "내 문제는 다 정신적인 거야"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그런데 한 가지 충고해도 될까?" "좋아요." "자기 자신에게는 동정하지 말아" 하고 그가 말했다. "자신을 동정하는 건 비열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야." "기억해두겠어요" 하고 나는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그는 새로운 세계로, 나는 나의 진창으로 되돌아갔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31 >>129 >>357 >>581 >>656 >>720 >>739 >>762 >>805 >>938 >>939 >>940 >>941 >>942 >>943 나의 선생님이 오시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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