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는 시간에 따라 바뀌지만 나의 주위에는 낯선 사람들이 있고 갑자기 이상한 곳에 왔다며 당황스러워 해
나는 몇 명이랑 말을 나누면서 일이 일어나기를 잠깐 기다려
다른 무리에서 불화가 일어나고 서로 싸워
말다툼에서 시작된 것이 곧 주먹질로 이어지고
낯선 사람의 광기와 폭력에 두려워질 즈음에
난데없이 엄청나게 큰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이름없음2018/06/17 04:15:58ID : AnRCmIFg0tx
웬만한 빌딩 하나 크기에 버금가는 호랑이의 등장에 사람들은 혼비백산해서 달아나기 시작해
호랑이는 속도도 힘도 사람들보다 뛰어나서 30초 만에 사람의 수가 3분의 1로 줄어
나랑 다니는 무리들은 근처의 건물로 뛰어들어가
그리고 항상 옥상으로 향해
이름없음2018/06/17 04:19:38ID : AnRCmIFg0tx
옥상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터무니 없는 높이에 소름이 돋아
저 아래서 사람들은 계속해서 죽어나가고 거짓말처럼 옥상까지 파편이 튀고
호랑이가 옥상 위의 나를 발견할 즈음이면 아래에는 아무도 없어
무리의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하든 실성하든 기절하든 간에
호랑이는 빌딩을 타고 옥상에 올라와
그리고 꿈에서 깨
이름없음2018/06/17 04:23:14ID : AnRCmIFg0tx
머리에 상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꿈을 꿔
다양한 형태의 알록달록한 상자, 끈으로 장식하거나 투명한 비닐로 포장되어있는 상자들이 목 위 부분에 달린 사람들은 그저 거리를 바쁘게 거닐어
나또한 군중 속에 머물러 있다가 전광판에 뜬 속보를 봤어
이제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라는 내용의 속보는 그게 왜 속보인지도 모르겠지만 몇 번이고 반복해서 화면에 흘러나와
이름없음2018/06/17 04:25:59ID : AnRCmIFg0tx
광장의 한 가운데에는 우뚝 솟아오른 전나무 한 그루가 아주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고 꼭대기에서 빛나는 별의 빛무리가 아주 아름다워
거리에는 잔잔한 캐롤이 울리고 연인으로 보이는 상자들이 지나가고
속으로 카운트 다운을 세고 있으면 하늘에서 눈이 내려와
동시에 구름 사이로 작은 날개가 달린 어린 아이들이 내려와
이름없음2018/06/17 04:28:29ID : AnRCmIFg0tx
발가 벗은 천사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도심에 내려와서 상자인간들의 포장을 찢어발기고 함부로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해
상자인간들은 비명을 지른다거나 도망가지도 않아
천사들이 돌아다니면서 상자인간의 머리에 구멍을 내거나 구겨지게 만들어도 얌전히 당하고 있다가 천사가 내용물을 확인하면서 뒤적이고 나면 픽 쓰러져
이름없음2018/06/17 04:30:40ID : AnRCmIFg0tx
천사들은 뭔가를 찾고 있는 것 같지만 잘 모르겠어
나는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서 유리막으로 바깥과 단절된 체 구경하고 있을 뿐이야
그러다가 광장에 있는 모든 상자인간의 머리를 전나무 앞으로 옮기면 천사들은 다시 하늘로 돌아가
그리고 꿈에서 깨
이름없음2018/06/17 04:33:50ID : AnRCmIFg0tx
꿈 속에서 나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나 볼 법한 복장과 샌들을 신고 숲 속을 달리고 있어
한 손에 칼을 꼬나쥐고 해가 저물고 있는 숲 속을 달리면서 굉장히 화가 나 있어
꿈에서 내 여동생이 어떤 남자에게 살해 당했고 나는 그 놈에게 복수하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어
이름없음2018/06/17 04:37:47ID : AnRCmIFg0tx
숲의 중심지에는 깊은 늪이 있어
끝없이 물이 샘솟고 습기로 가득찬 그곳에서 도망치는 놈의 등에 내가 검을 찔러 넣어
녀석이 고통에 풀 위를 뒹굴고 나는 겨드랑이 쪽에 베이다만 것을 보고 다시 검을 휘둘러
처음엔 피하기에 급급하던 남자가 곧 죽을 것 같으니까 마지막 발악을 해
이름없음2018/06/17 04:39:59ID : AnRCmIFg0tx
녀석이 내 어깨를 끌어 안고 늪지에 스스로 몸을 던져
휘말린 나도 늪지에 들어가고 한쪽 팔로 붙잡은 손을 떼어내려고 하지만 실패했어
그러다가 그 녀석과 함께 늪에 천천히 빨려들어가서 꿈에서 깨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