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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6/28 19:07:16 ID : g7zdXyY2ljs
https://thredic.com/index.php?document_srl=20814217 혹시 내가 썼던 스레를 알고 있는 레스주들 있으면 이쪽이 맞아! 조금 더 퀄리티 있게 써보도록 할게. 호응을 많이 해줄수록 한번에 많은 글을 올릴수있을거야. 읽는 레스주들이 없으면 나도 여기 글을 올리는게 무의미하니까 바로 시작할게!
이름없음 2018/08/09 11:59:33 ID : g7zdXyY2ljs
Episode[70] 수명을 팔다 1 13:05:53.27 ID:uxwqRYpB0 「자신의 인생에는, 몇 엔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  그런 질문 받은 적이 있었지.  확실히, 초등학교 4학년 도덕시간이었던가. 대부분의 학생은,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보면서,  최종적으로는, 수천만부터 수억이라는 결론을 내렸었어.  「돈으로 살 수 없다」라는 생각을 밀어붙이는 학생도 있었지. 어른에게 물어도, 비슷한 대답이 돌아오겠지.  적어도 나는, 실제로 수명을 파는 그 날까지는,  자신의 인생은 2, 3억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10년이나 20년 정도 수명을 팔아 수천만을 얻어서,  남은 인생을 편하게 사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행복한 60년과 그렇지 않은 80년이면, 전자가 절대로 좋을 테니까 말이야. 심사결과를 봤을 때는 뒤집어질 뻔 했었지.  아무래도 나의 일생(一生), 백만 엔도 되지 않는 거 같다. 4: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10:15.53 ID:uxwqRYpB0 20세의 7월정도의 이야기인데,  그 쯤, 나는 어쨌든 돈이 필요했다. 밥과 된장국 외에는 입에 대지도 못해서 말이지,  수일 전, 웨이터 알바 중에 3번이나 쓰러져서,  슬슬 영양가 있는 걸 먹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돈이 되는 거라고 하면, 가구, 수십 장의 CD,  거기에 수백 권의 장서 외에는 생각할 수 없었지. 대부분 중고품이고, 그다지 가치는 없지만,  그래도 1개월 식비 정도는 될까 생각해서,  될 수 있는 한 신품에 가깝게 보이려고 열심히 청소해서,  단골 헌책방이나 악기점에 팔러 갔다는 얘기지. 7: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12:22.45 ID:uxwqRYpB0 헌책방의 할아버지는, 내가 책을 대량으로 팔러온 것을 보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게냐?」라고 걱정해 주었다.  평소엔 쌀쌀맞은 할아버지였기에, 의외였다. 「종이는 맛있지 않으니까요」라고 내가 돌려서 말하니, 할아버지는 마음 속 깊이 동정하는 듯 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돈은 별로 주지 않았지. 저쪽도 빈곤하니까 할 수 없지만. 어중간한 돈을 받고 가게를 나가려고 하니,  할아버지는 「저, 하나 얘기할 게 있다.」라고 나를 붙잡았다.  돈이라도 주려는 걸까나;라고 생각해 「네?」라고 하며 돌아가니,  말하더란 말이지, 「수명, 팔 생각 없나?」라고. 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14:42.85 ID:uxwqRYpB0 늙는다는 공포에 드디어 헛소리까지 하냐고 생각하면서,  나는 반쯤은 그냥 얘깃거리 정도로 할아버지의 설명을 듣기로 했다. 간단히 말해, 이런 것 같다.  여기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빌딩에,  수명의 매입을 행하는 가게가 들어와 있는 것 같다.  거기서는 시간이나 건강조차도 팔 수 있지만,  수명은 특히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같다. 할아버지는 떨리는 손으로 지도와 전화번호를 적어주었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그런 이야기, 할아버지의 소망이 만들어낸  공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버리겠지.  조금 불쌍하게 생각했어. 죽는 게 무서운 거겠지, 라고. 1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19:03.31 ID:ZosYchLxP 나이 먹으면 죽는 게 무섭지 않게 되는 걸까나 무서워어어어... 1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19:27.22 ID:uxwqRYpB0 하지만 결국, 나는 그 빌딩에 향하게 되었다.  CD도 책도 가구도, 전혀 돈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명을 판다는 이야기를 믿은 게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가능성을 생각했다고.  할아버지나 형님이 말했던 건 뭔가의 비유로,  사실은 굉장히 수지가 좋은 알바가 있는 게 아닐까하고. 수명이 줄어든다거나 하는 리스크를 안는 대신에,  1개월에 백만 정도 벌 수 있다던가, 그런 거. 그런데, 약간 어두운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고,  눈이 마주친 점원 같은 여자가, 나를 보자마자  「시간입니까? 건강입니까? 수명입니까?」  라고 말하고 있으니, 웃을 수밖에. 1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22:41.12 ID:uxwqRYpB0 일련의 사건들로 신경이 질려버린 건지,  나는 이제 생각하는 게 귀찮아져서, 「수명」이라고 대답했다. 「2시간 정도 시간이 걸리겠습니다」라고 여자는 말하며,  이미 양손은 PC의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어이어이, 사람의 가치라는 게 2시간 정도로 아는 거냐?  나는 다시 한 번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안경이 없는 안경점,  보석이 없는 보석점 같은 공간이라고 할까. 그래도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고, 사실은 이 안에  수명이라던가 건강이라던가 시간이 장식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뭐라는 거지. 언제까지 이 웃지 못 할 농담이 계속되는 거야? 1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26:50.95 ID:uxwqRYpB0 역 앞의 광장에 가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마지막 한대를 시간을 들여 맛보았다.  담배도 슬슬 그만두지 않으면, 하고 생각한다.  돈만 잡아먹고,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까 말이지. 근처에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노인이 있었는데,  그걸로 식욕이 솟아나는 자신이 한심했지.  조금만 더 있었다간 비둘기랑 같이 바닥을 쫄 뻔했다고. 수명, 비싸게 팔리면 좋겠네, 라고 생각했다. 역에서 시간을 때운 후, 나는 조금 빨리 가게로 돌아가,  소파에서 졸면서 심사결과를 기다렸다.  20분 정도 지나, 내 이름이 불렸다.  미묘하네. 나, 한 번도 이름을 말한 기억이 없는데. 1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28:43.88 ID:uxwqRYpB0 심사결과를 보고, 나는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다. 1년에 1만 엔? 남은 인생 30년? 북오프에서도 좀 더 제대로 된 가격으로 쳐줄 거라고.  거북이나 뭔가의 결과랑 바꿔치기 당한 거 아니야?  하지만, 그곳엔 확실히 내 이름이 적혀있다. 「이거, 뭘 기준으로 정해지는 건가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심사표를 여점원에게 보여주었다. 「여러가지입니다」라고 그녀는 귀찮은 듯이 답했다.  「행복도라던가, 실현도라던가, 공헌도라던가, 여러가지」  분명, 이런 질문에 질린 거겠지. 1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36:01.19 ID:uxwqRYpB0 여점원은 상세한 시스템을 가르쳐주었다.  사실은 가르쳐주면 안 되는 것 같지만,  내가 너무 끈질겼던 거겠지. 특히 충격적이었던 정보는, 1만 엔이라는 것이,  수명 1년당 최저 매수 가격이라는 것. 말하자면, 내 인생은 한없이 무가치에 가깝다는 것이다.  행복해지지 못하고, 그리고 누구 하나 행복하게 하지 못하고,  무엇 하나 달성하지 못하고, 무엇 하나 얻을 수 없는 것 같다. 「문제가 없다면, 여기에 사인을 부탁드립니다」  여점원이 기다리다 지친 듯이 말하지만,  이걸 보고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녀석이 있다면,  그 녀석은 정신병원에 가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 때는 내 감각은 마비돼버려서 말이지,  자신의 물건이나 시간을 싸게 파는 거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자포자기에 빠져, 이렇게 대답해버렸어.  「3개월만 남기고, 나머진 전부 팔겠습니다」 1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39:05.34 ID:uxwqRYpB0 30만이 들은 봉투를 가지고, 나는 가게를 나갔다. 굳어버린 웃음만 나왔지.  뭐가 슬프냐고, 내 수명이 싼 이유,  나 스스로, 왠지 알 것 같단 말이야.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돌아가는 길에 술집에 들러 대량으로 맥주를 사서,  나는 그걸 마시면서 밤길을 천천히 걸었다. 술 같은 거 마시는 건 정말로 오랜만이었지.  그래서 완전히 알코올 내성도 없어져 있어서,  나는 집에 와서 2시간 뒤에는 토했다. 남은 인생 3개월, 최저의 스타트를 끊었단 거다. 2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49:53.07 ID:uxwqRYpB0 잠든 것은 새벽 4시정도였지만,  이런 날에 한해서, 행복한 꿈을 꾼단 말이지.  초등학생 때의 꿈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여름방학의 꿈.  부모님의 차로, 소꿉친구와 캠프 갔던 때의 꿈. 아아, 울었었지. 자면서 울고 있었지.  무자비한 행복한 꿈에서 나를 구출한 것은, 초인종 소리였다.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으니,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문을 여니, 본 적 없는 여자가 서있었다. 왠지 조건반사적으로 기뻐해버렸지만,  그 눈빛을 보고, 나는 생각해냈다. 그 녀석은 내 수명을 심사했던 여자였다.  「오늘부터 감시원으로 일하게 될 미야기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미야기라고 이름을 댄 여자는 나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감시원. 그러고 보니, 그런 이야기도 있었던가.  숙취에 찌든 머리로 어제의 기억을 찾아보면서,  나는 화장실로 달려가 한 번 더 토했다.
이름없음 2018/08/09 12:00:36 ID : g7zdXyY2ljs
Episode[70] 수명을 팔다 2 2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55:02.70 ID:uxwqRYpB0 핼쑥해진 기분으로 화장실을 나오니,  감시원이 문 앞에 서있었다.  제일 앞자리에서 듣고 싶었던 걸까나, 내가 토하는 소리. 양치질을 하고 물을 3잔 마신 후,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어제도 설명했습니다만」라고 옆에서 미야기가 말한다,  「당신의 목숨은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부터 항상, 감시가 붙어 있게 됩니다」 「그 이야기, 나중에 하면 안 될까?」라고 나는 미야기를 노려보았다.  미야기는「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라고 말하고,  방구석에 가서, 쪼그려 앉았다. 이후, 미야기는 그곳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계속 나를 관찰하게 된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거라 생각하지만,  이런 걸 당하고 있으면 생활의 페이스가 완전히 미쳐버린다.  봐봐, 남이 보고 있으면 할 수 없는 일이란 건 잔뜩 있잖아? 24: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3:59:29.66 ID:uxwqRYpB0 수명이 1년도 남지 않은 손님에게는 감시원이 붙는다는 것은,  분명히 앞서 들었던 이야기지만. 미야기의 설명에 따르면, 수명이 반년 이하로 남은 손님이,  자포자기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것을 미연에 막기 위해 감시원을 도입했다고 한다. 만약 내가 타인에게 커다란 민폐를 끼칠 것 같으면,  감시원이 본부에 연락해서, 내 수명을 끝내버리는 듯하다.  트래비스 버클1은 될 수 없다는 거다. 단, 마지막 3일 만은, 감시원도 떨어져서,  순수한 자기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통계적으로, 거기까지 가면 사람은 악한 짓을 하지 않게 된다던가. 27: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02:44.12 ID:uxwqRYpB0 저녁쯤에는, 구토감도 두통도 사라져있었다.  나는 겨우 일을 제대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어제, 충동적으로 수명의 대부분을 팔아버린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의외일 정도로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3개월이나 남기지 말걸, 이라고 조차 생각했다.  계속해서 감시만 당하는 3개월 따위 사양이니까 말이야.  3일정도만 있으면 됐던 거 아냐? 자 그럼. 자신의 가치가 낮은 걸 이제 와서 고민해도 소용없다.  문제는, 이제부터 무엇을 할까겠지. 3개월로. 나는 종이를 한 장 꺼내, 펜을 손에 쥐고,  거기에 「하고 싶은 일 리스트」를 작성했다.  드디어 그럴듯하게 되었군. 2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04:53.70 ID:uxwqRYpB0 하고 싶은 일 리스트. 예를 들면, 이런 느낌이다.  ;소꿉친구를 만나 감사인사를 한다  ;친구와 만나 바보 같은 이야기들을 한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시간을 가족과 보낸다  ;지인 모두에게 유서를 쓴다  ;대학에는 가지 않는다  ;아르바이트에도 가지 않는다 뭐, 전체적으로 평범한 발상이다.  누구에게 쓰게 해도 비슷한 느낌이겠지. 3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12:20.21 ID:uxwqRYpB0 어느 샌가 바로 뒤에 미야기가 있었고,  내가 적은 리스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거, 그만두는 게 좋아요」  첫 번째 항목을 가리키며, 그녀는 말했다.  ”소꿉친구를 만나 감사인사를 한다”. 「어째서?」라고 나는 미야기에게 물었다. ――소꿉친구에 대해서, 조금 설명할까.  꿈에서도 나온 그 아이와 나는, 4살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그녀가 전학가기 전까지는, 어디에 가든지 함께였어. 3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14:44.48 ID:uxwqRYpB0 중학교에 들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에서 고립된 나에게 유일하게 매일 말을 걸어주고,  「무슨 일이야?」라고 물어봐준 것도 소꿉친구였다. 떨어진 후에도, 괴로운 일이 있었을 때, 내가 떠올리는 것은 소꿉친구였다. 그녀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겠지.  뭐, 없으면 없는 대로 상관없지만 말야. 어쨌든 나는 그녀에게 감사를 하고 싶다.  최근 수년간 전혀 연락하지 않았지만,  혹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다면, 가장 먼저 달려가려고 생각했다.  어떤 형태로도 좋으니까, 그녀에게 은혜를 갚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34: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17:21.94 ID:uxwqRYpB0 「그 소꿉친구씨 말입니다만」라고 미야기가 고한다. 「17세에 출산했습니다. 그리고, 고교는 퇴학  18세에 결혼하지만, 19세에 이혼했습니다. 20세인 현재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네요.  덧붙여 2년 후, 목매달아 ■■하게 됩니다. 지금 만나러 가면, 분명 『돈 빌려줘』라는 말을 듣게 될 거에요.  당신에 대한 것, 거의 기억하고 있지 않고요」 3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20:27.06 ID:uxwqRYpB0 내가 어떤 반응을 보였냐고?  그야, 단단히 상처받았지. 단단히 말이야. 가장 소중한 기억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으니까 말이지. 한심한 이야기지만, 20세가 되어서도,  내 근본은 어디까지나 퓨어하다고 할까 나이브하다고 할까 센시티브하다고 할까,   말하자면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지 않았단 말이지. 무언가가 변하고, 무언가가 끝나가는,  그런 것이, 아직도 견딜 수가 없다구.  성인 남성인 주제에 카나리아처럼 민감해. 3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22:32.67 ID:uxwqRYpB0 그래도 나는 최대한 신경 쓰지 않는 척 하며,  「흐응」이라고 말하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3대 정도 피니, 몸이 안 좋은 탓인지,  안 좋은 느낌으로 머리가 아파왔지. 그래도 계속 피웠다. 여러 가지를 잊기 위해서. 미야기는 방의 구석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노트에 슥슥하고 뭔가를 적고 있었지.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 샌가 해가 저물어있었다.  나는 내가 쓴 리스트에 눈을 돌리고,  소꿉친구 항목에 취소선을 그었다. 그리고 한 번 더 리스트를 곰곰이 바라보고 나서,  전화를 손에 쥐고, 천천히 버튼을 눌렀다. 3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26:23.27 ID:uxwqRYpB0 『무슨 일이야? 별 일이네, 네가 전화를 걸다니』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알바와 공부로 바빠서 전화할 틈이 없었으니까 말이지. 「갑자기 미안하지만, 지금부터 집에 돌아가도 괜찮을까나」.  나는 엄마에게 그렇게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가족의 무상의 사랑 같은 것에 둘러싸여,  여생을 평온하게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쪽이 뭔가 말하기 전에, 엄마는 재잘재잘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것은 2살 아래의, 남동생 얘기였다.  엄마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그 녀석의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도 그럴 게 내 남동생, 약간 유명인이야.  야구를 하기 위해서 태어난 듯한 남자라서 말이야,  1학년 때부터 갑자원에서 던지고 있어.  텔레비전에도 항상 나오고 있어. 자랑스러운 남동생이지. 39: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28:05.41 ID:uxwqRYpB0 남동생의 여전한 활약에 대해서는 당연한 일,  엄마는, 남동생이 데려온 애인의 이야기까지 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미인이란다」라고 엄마는 20번 정도 말했다.  「같은 사람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 미인이라서, 거기다 성격도……」  마치 벌써 손자가 생겼다는 것 같은 말투라서 말이지.  내 얘기 같은 건 전혀 들으려고는 하지 않는다고. 집에 돌아가려고 하는 생각은, 점점 시들어 갔다.  최근에는, 그 남동생의 멋진 애인씨 라는 것을,  자주 집에 초대해서 저녁을 같이 먹는 것 같다.  그 장소에 내가 섞이는 것을 상상한 것만으로도 죽고 싶어 지지. 나는 적당한 데서 전화를 끊었다. 집에 돌아가는 것은, 그만두었다. 4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33:48.02 ID:uxwqRYpB0 오늘은 뭘 해도 안 되는 날이야, 라고 나는 결론지었다.  좋아하는 거라도 하면서 기분을 달래자.  그리고 내일이 되면, 다시 뭘 할지 생각하자. 그런 이유로, 욕망이 향하는 대로 지내자고 결심한 나였지만,  거기에, 아무래도 방해가 되는 녀석이 방구석에 있단 말이지. 「저는 없다고 생각해 주셔도 괜찮아요」  내 기분을 알아차린 건가, 미야기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본인이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신경 쓰이는 건 신경 쓰인다.  스스로 말하는 것도 뭐하지만, 나는 제법 신경질적이다. 동년배의 여자아이가 보고 있다는 걸 의식하기 시작하면,  행동 하나하나가 이상해진다고.  「자연스러운 멋진 모습」을 내세우게 돼버린단 말이지.  정신 차리니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완전히 자의식 과잉이다. 4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35:30.26 ID:2hyJyUIz0 이런 거 가끔 생각한단 말이지 자신이 살아가는 가치라고 할까 뭐라고 할까 4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37:17.01 ID:uxwqRYpB0 한동안은, 남아있는 책 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피네건스 웨이크」를 읽으며 폼 잡고 있었다.  당연히, 내용은 전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남은 인생은 3개월인데, 뭘 하고 있는 걸까. 독서에 질린 나는 근처의 슈퍼에 가서,  글라스가 붙은 위스키와 얼음을 샀다.  미야기도 과자빵이나 여러 가지를 사들이고 있었다.  그걸 본 나는, 왠지 행복한 착각에 빠져서 말이지. 사실을 말하자면, 나에겐 옛날부터 동경하던 게 있었어.  동거하고 있는 사람과 방에서 입던 옷 그대로 슈퍼에 가서,  먹을 거라던가 술을 사서 돌아온다, 라는 행위에. 부럽네;, 라고 생각하면서 항상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설사 감시가 목적이라해도, 젊은 여자아이와  밤중에 슈퍼에서 쇼핑하는 것은 즐거웠다.  덧없는 행복이지? 하지만 진짜니까 어쩔 수 없어.
이름없음 2018/08/09 12:01:59 ID : g7zdXyY2ljs
Episode[70] 수명을 팔다 3 44: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40:27.54 ID:uxwqRYpB0 집에 돌아와서, 위스키를 홀짝홀짝 마시고 있으니,  나는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럴 때, 알코올이란 건 위대하네. 방구석에서 노트에 무언가를 적고 있는 미야기에게  나는 다가가서, 「같이 마시지 않을래?」하고 권해보았다. 「괜찮습니다. 일하는 중이라서」  미야기는 노트에서 얼굴도 들지 않고 거절했다. 「그거, 뭘 적고 있는 거야?」라고 나는 물었다. 「행동관찰기록입니다. 당신의」 「그런가. 지금 나는, 취해있어」 「그렇겠죠. 그렇게 보입니다」  미야기는 귀찮은 듯이 끄덕였다.  실제로 귀찮겠지, 나. 4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44:30.05 ID:uxwqRYpB0 완전히 취기가 돈 나는, 왠지 자신이  비극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낙담의 반동이라고 할까, 쌍극성이라고 할까 말이지.  갑자기 포지티브하게 되었다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활력이 넘쳐흘렀단 거지. 나는 미야기를 향해, 소리 높여 선언했다.  「나는, 이 30만 엔으로, 무언가를 바꿔 보이겠어」 「하아」하고 미야기는 흥미 없다는 듯이 말했다. 「겨우 30만이라고 해도, 이건 내 목숨이야. 3백만이나 3억보다 가치 있는 30만으로 만들어주지」 나로서는, 제법 멋진 말을 했을 터였지. 4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47:44.89 ID:uxwqRYpB0 하지만 미야기는 관심이 없었다. 「다들, 같은 말을 해요」 「무슨 말이야?」라고 나는 물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은, 다들, 극단적인 말을 하게 되요.  ……하지만 말이죠, 쿠스노키씨. 자;알 생각해보세요」  미야기는 감정이 없는 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말했다. 「30년 동안 무엇 하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단 3개월에 뭘 바꿀 수 있다는 거죠?」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지」라고 나는 답했지만,  실제로, 그녀가 하는 말은, 한없이 옳단 말이지. 4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50:44.18 ID:uxwqRYpB0 나는 거기서 어떤 것을 눈치 채고 미야기에게 물었다.  「저기, 너, 혹시, 앞으로 30년에 걸쳐서  내 인생에 일어났을 일, 전부 알고 있는 거냐?」 「대충은 알고 있어요. 이젠 의미 없는 일이지만 말이죠」 「나한테 있어선 여전히 의미 있다고. 가르쳐줘」 「그러네요」라고 미야기는 다리를 펴면서 말한다.  「먼저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당신이 판 30년 사이에,  당신이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일은 없습니다.」 「그건 슬픈 일이네」라고 나는 남의 일처럼 말했다. 49: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53:18.82 ID:uxwqRYpB0 「당신은 누구도 좋아하지 못하고,  그런 당신을 주위의 사람들이 좋아할리도 없이,  상호작용으로 점점 당신과 타인의 거리가 벌어져,  최종적으로, 당신은 세계에 정나미가 떨어지게 됩니다.」 미야기는 거기서 힐끔 내 눈을 보았다. 「『그래도, 언젠가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몰라』.  그런 말을 가슴에 품고 당신은 50세까지 계속 살아가지만,  결국, 무엇 하나 얻지 못한 채, 혼자서 죽어갑니다.  마지막까지,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라고 한탄하면서」 「그건 슬픈 일이네」라고 나는 기계적으로 반복했다.  하지만 내심, 역시 제대로 상처받았다.  단지, 제법 납득이 가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5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56:24.25 ID:uxwqRYpB0 거기에 미야기가 계속 한 이야기에 따르면,  나는 40세에 오토바이 사고를 일으키는 듯하다.  그 사고로 얼굴의 반을 잃어, 걸을 수 없게 된다던가. 제법 기가 죽는 얘기였지만, 한편으론,  그것을 경험하기 전에 죽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니,  의외로 럭키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겠지, 반쯤은 기대할 여지가 있으니까,  50년이나 무의미한 인생을 보내거나 하는 거지.  완전히 좋은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면,  반대로 아무 미련 없이 갈 수 있다는 거다. 5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4:58:44.63 ID:uxwqRYpB0 나는 기분을 달래려고, 텔레비전을 켰다.  방송에서 스포츠 특집을 하고 있는 듯했다.  곤란하다고 생각하며 채널을 바꾸려고 했을 땐,  남동생의 얼굴과 이름이 똑똑히 화면상에 나와 있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글라스를 던져버렸지.  텔레비전이 쓰러져 바닥에 떨어지고, 글라스의 파편이 흩날린다. 나는 문득 정신이 들어, 미야기 쪽을 본다.  그녀는 명백히 경계하는 모습으로 나를 보고 있다. 「남동생이야」라고 나는 애써 밝게 말했지만,  그게 오히려 본격적으로 맛 간 사람 같아서 웃을 수밖에 없었지. 「……남동생, 별로 좋아하지 않는군요?」  미야기는 경멸하는 듯이 말했다.  「그다지」라고 나는 끄덕였다.  옆방에서 벽을 치는 소리가 났다. 5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00:43.05 ID:uxwqRYpB0 깨진 글라스를 치우거나 하고 있으니,  내 취기는 안 좋은 느낌으로 깨기 시작했다.  이대로 완전히 알코올이 빠져나가면,  최악의 정신상태가 될 것이 눈에 선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생각해보면, 이것도 역시 최악의 선택이었지.  나라는 녀석은, 자신의 인생을  나쁜 방향으로 굴러가게 하는데 있어선 일류다. 전화를 건 상대는, 고교시절때 가장 친했던 녀석이었다.  몇 개월간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 만나지 않을래」같은 억지를 말하는 나에게,  친구는 「지금부터 거기로 갈게」라고 흔쾌히 응해주었다. 그 때는, 조금 구원받은 기분이었지.  아직 나를 신경써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5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03:11.81 ID:uxwqRYpB0 이 이상은 없을 정도로 한심한 얘긴데,  친구를 만날 때, 나에겐 약간의 속셈이 있었다. 이 미야기라는 아이, 겉모습은 그런대로란 말이지.  붙임성은 없지만, 행동이 귀엽다.  그 아이가 내 뒤를 계속 따라온다는 거지. 그야 뭐, 그게 감시원의 일이니까. 그래서, 슈퍼를 돌아다니는 도중, 난 생각한 거야.  주변에는, 우리들 연인사이로 보이지 않을까, 라고.  오히려 그 외에 뭐로 보인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친구가 그런 착각을 해주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어.  귀여운 아이를 데리고 다닌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던 거야.  듣는 쪽이 부끄러워질 동기지?  하지만 나한테는 절실했어. 54: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07:06.57 ID:uxwqRYpB0 레스토랑의 테이블에 도착하니, 미야기는 내 옆에 앉았다.  나는 만족해서, 빨리 친구가 오지 않을까 근질근질했었지. 시계를 본다. 약간 도착하는 게 빨랐던 모양이다.  친구가 올 때까지 커피라도 마시며 기다리기로 했다. 웨이트리스가 와서, 나는 내 주문을 말한 뒤,  미야기를 향해서, 「너는 괜찮아?」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어색한 듯한 얼굴을 했다.  「……저기, 처음에 말하지 않았던가요?」 「뭐를?」하고 나는 다시 물었다. 「저는, 당신 외에는 볼 수 없어요.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만져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미야기는 웨이트리스의 옆구리를 찔렀다. 확실히, 무반응이었다. 5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09:09.72 ID:uxwqRYpB0 나는 시선을 들어 웨이트리스의 얼굴을 보았다.  「우와아……」라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지. 이거 저질러버렸군, 하고 생각했다.  한동안은 부끄러워서 얼굴이 새빨갰다. 이렇게 되면, 친구에게 여자아이를 자랑한다는  작은 꿈도 이룰 수 없다는 거다.  이중삼중으로 비참했지.  내 경우엔, 수명이나 건강이나 시간 같은 거 보다,  비참함을 파는 편이 훨씬 돈이 될 것 같다. 그냥 돌아가버릴까하고도 생각했지만,  거기서 딱 친구가 나타나버렸어.  우리는 과장스럽게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반쯤은 자포자기였지. 이제 솔직히 아무래도 좋았어. 5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14:10.69 ID:uxwqRYpB0 고교시절, 우리는 불만덩어리였다.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우리는 맥도날드에 앉아서,  몇 시간이고 같이 불평을 얘기했었지. 분명, 당시의 우리들이 진짜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행복해지고 싶다아」라는 한 마디였겠지.  그래도 그걸 말로 하는 게 두려워서, 우리들은,  몇 시간이나 저주의 말을 하며 기분전환을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친구는,  확실히 불평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 때와는  무언가가 근본적으로 변해버렸다. 뭐라고 할까, 그것은 현실적이고 타당한 불평이었지.  그 시절의 억지스럽고 비현실적이며 어긋난 불평과는 다르다.  지금의 그가 말하고 있는 것은, 알바에 대한 불평이나,  여친에 대한 불평이나, 그런 것이다.
이름없음 2018/08/09 12:03:15 ID : g7zdXyY2ljs
Episode[70] 수명을 팔다 4 57: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18:21.31 ID:uxwqRYpB0 나는 견딜 수 없어져서 말이야.  친구의 이야기는 노골적으로 자랑으로 변해가고,  옆에서는 미야기가 소곤소곤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나는 두 사람이 동시에 말을 걸어오는 게 정말 싫어서,  그런 일을 당하면, 머리가 깨질 것 같아져. 그래서, 간단히 한계를 맞이했다.  뭐, 원래도 여유가 없었던 것도 있었겠지. 정신 차리니, 나는 미야기에게 「닥치고 있어!」라고 고함치고 있었다.  가게 안에 정적이 흘렀었지. 수초 후, 한 번에 핏기가 가셨다. 친구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나는 돈을 두고 자리를 떠났다.  드디어 정신이상자처럼 되기 시작했네. 이거야 30만도 못 받을 만하다. 5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20:36.35 ID:uxwqRYpB0 나는 밤길을 걸어 돌아갔다. 취기는 완전히 깨어,  몸은 안 좋은 주제에, 눈은 완전히 선명했다. 조금도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나는 텔레비전을 보려고 생각했지만,  그러고 보니 스스로 글라스를 던져 망가뜨렸었다.  다행이 소리만은 나오는 것 같으니까,  나는 그걸 거대하고 불친절한 라디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캔맥주를 따서, 프레츠를 안주삼아 마신다.  미야기는 내 관찰기록을 적는 듯했다.  내가 레스토랑에서 저지른 멍청한 짓에 대해서 적고 있겠지. 6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22:21.16 ID:uxwqRYpB0 「저기, 아깐 고함쳐서 미안했어」라고 나는 말했다.  「확실히, 네가 말한 대로였어.  나는 적당한 거짓말이라도 해서, 빨리 가게를 나와야 했어」 「그러네요」라고 미야기는 이쪽을 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그거 다 쓰면, 같이 마시지 않을래?」 「마시길 원하는 건가요?」라고 그녀가 물었다. 「그야 뭐. 외로우니까」라고 솔직히 대답하니,  「죄송하지만, 일하는 중이라 무리입니다」라고 거절당했다.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라고 라는 거다. 새벽이 밝아오고, 작은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기 시작한다.  미야기는 1분 자고 5분 일어나 있는 사이클로  나를 감시하고 있는 듯했다.  뭐랄까, 터프하네. 나한테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 6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27:37.89 ID:uxwqRYpB0 저녁이 되어, 나는 눈을 떴다. 갑자기 믿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원래 나는 제법 성실한 성격이다.  12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는 게 기본이고 말이지.  저녁놀을 맞으면서 눈을 뜨는 건, 신선한 느낌이었다. 방구석을 보니, 미야기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어느 샌가 샤워를 한 듯,  근처를 지나갈 때 비누향기가 났다. 똑같은 내 방인데, 미야기가 있는 주변만은  완전히 이질적인 공간 같은 느낌이었지. 나는 전의 리스트를 바라보고, 오늘은 유서를 쓰기로 했다.  근처의 상점에서 편지지를 사와, 나는 만년필을 손에 쥐었다. 6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33:55.22 ID:uxwqRYpB0 편지 같은 거 오랜만에 쓰네, 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편지를 쓴 게 언제였지?  나는 기억을 더듬는다. 아마도 그건, 초6의 여름. 그 여름, 반에서 다 같이 타임캡슐을 묻었다.  은색의 공 모양 캡슐에, 당시의 보물 하나랑,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를 넣었었지.  모두들, 열심히 적었었지. 의외로 재밌다고, 그거. 20세가 되면 그걸 파내자고 정했었지만,  현재, 아무 연락도 받지 않았다.  나만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십중팔구, 담당한 녀석이 잊어버린 거겠지. 6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35:48.10 ID:uxwqRYpB0 거기서 나는 생각한 거야. 어차피 아무로 파내지 않을 거라면,  나 혼자서 타임캡슐을 파내야지, 하고 말야. 그런 노스탤직하고 로맨틱한,  달콤한 감상에 빠지게 해주는 것을 나는 원하고 있었다. 밤이 되자, 나는 전차로 초등학교에 향했다.  모종삽을 헛간에서 빌려와,  나는 체육관 뒤로 가서, 구멍을 파기 시작했다.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묻은 장소가 기억나지 않아서 말이지. 미야기는, 계속해서 구멍을 파는 나를,  가까이에 앉아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엄청 기묘한 광경이었겠지. 64: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42:30.66 ID:uxwqRYpB0 결국 타임캡슐을 찾은 것은,  구멍을 파기 시작하고 3시간 정도로,  그 때엔 삽을 쥔 손은 물집투성이,  몸은 땀투성이, 신발은 흙투성이였다. 가로등 밑에 가서, 나는 타임캡슐을 열었다.  내 편지만 꺼내려고 생각했었지만,  이렇게나 고생했으니, 차라리,  전부 훑어볼까하고 나는 생각했다.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반 친구의 편지를 연다.  그 순간까지 나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편지에는, 마지막에, 이런 칸이 있었어.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입니까」라는 칸이 말이야. 6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47:25.29 ID:uxwqRYpB0 지금까지의 흐름에서 예상은 하겠지만,  거기에 내 이름을 적은 녀석은, 한 명도 없었다. 역시나, 하고 나는 묘하게 납득해버렸다.  가장 빛나고 있던 초등학교 시절마저, 이 모양이다. 단지, 한 가지 위안은 있었다.  예의 소꿉친구 말인데, 그 아이만은,  「최고의 친구」에는 적혀있지 않았지만,  편지의 내용 중에 내 이름을 꺼내주었다.  아니, 이걸 위안이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제법 허무한 이야기지만. 내 편지와 소꿉친구의 편지만 꺼내고,  나는 타임캡슐을 원래 있던 장소에 다시 묻었다. 떠날 때, 미야기가 타임캡슐을 묻은 장소 위에 서서,  땅을 발로 콩콩하고 고르게 하고 있던 것이 기억난다. 6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51:48.68 ID:uxwqRYpB0 막차는 수시간전에 역을 지나갔었다.  나는 역의 딱딱한 의자에 엎드려 누워 첫차를 기다렸다.  이상하게 밝은데다 벌레도 많아서, 자기에는 최악의 환경이었지. 한편, 미야기는 전혀 아무렇지 않은듯이.  스케치북을 꺼내서, 건물 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근무의 일환이려나, 하고 생각하면서 나는 잠들었다. 첫차시간보다 몇 시간 일찍 눈을 뜬 나는,  밖에 나가 자판기에서 아이스커피를 샀다.  이상한 데서 자는 바람에,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 아직 주변은 약간 어두웠다.  건물 안으로 돌아가니, 미야기가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뭐랄까, 인간다운 모습을 드디어 본 것 같네.  아아, 저 아이도 기지개 같은걸 하는구나, 하고 감동했다. 7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5:58:28.79 ID:uxwqRYpB0 감동과 함께, 내 안에서, 묘한 감정이 자라났다. 남은 인생이 3개월이라는 상황 때문인지도 모른다.  계속 반복되는 실망 때문인지도 모르고,  연속된 긴장, 피로나 아픔 때문인지도 모른다. 막 일어난 탓에 잠꼬대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단순히 미야기라는 아이가 취향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뭐 아무래도 좋다. 아무튼 그 때, 갑자기 나는,  미야기에게 「심한 짓」을 하고 싶어졌었어.  자포자기의 표본이라는 느낌이지. 어쩔 수 없다. 7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6:02:13.72 ID:uxwqRYpB0 미야기에게 다가가서, 나는 물었다. 「저기 감시원씨」 「무슨 일인가요」하고 미야기는 얼굴을 들었다. 「만약 지금 여기서, 내가 너한테 난폭한 짓을 한다면,  본부 같은데서 나를 죽일 때까지, 어느 정도 걸려?」 그녀는 딱히 놀라지 않았다. 차가운 눈으로 나를 보고,  「1시간도 걸리지 않겠죠」라고만 대답했다. 「그럼, 수십 분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건가?」 그렇게 내가 물으니, 그녀는 나에게서 눈을 돌리고,  「아무도 그런 말은 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한동안 침묵이 계속되었다. 이상하게도, 미야기는 도망가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저 지긋이, 자신의 무릎을 바라보고 있었다. 7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6:05:02.42 ID:uxwqRYpB0 「……위험한 직업이구나」  그렇게 말하고, 나는 미야기의 두 칸 옆에 앉았다. 그녀는 나에게서 눈을 돌린 채로,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내 신경의 흥분은 완전히 가라앉아있었다.  미야기의 포기한 듯한 눈을 보고 있었더니, 이쪽까지 슬퍼져 왔던 거야. 「나 같은 녀석, 적지 않지?  죽음 앞에 머리가 이상해져버려서,  감시원에게 분노의 창끝을 향하는 녀석」 미야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하면 편한 케이스에요.  더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 잔뜩 있었으니까요」 7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6:10:42.28 ID:uxwqRYpB0 「……어째서, 그런 위험한 일을,  너 같이 젊은 애가 하고 있는 거야?」 내가 그렇게 물으니, 미야기는 조금씩 얘기하기 시작했다. 얘기에 따르면, 그녀에겐 빚이 있는듯했다.  원인은 그녀의 모친에게 있다고 한다. 결코, 대단한 인생도 아닌 주제에,  사채까지 해서 수명을 마구 사들인 듯하다.  그런데도 병으로 간단히 죽어버려서,  그 청구서를 이 아이가 지불하게 됐다던가.  상쾌할 정도로 기분이 더러워지는 이야기였지.
이름없음 2018/08/09 12:04:53 ID : g7zdXyY2ljs
Episode[70] 수명을 팔다 5 7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6:12:54.90 ID:uxwqRYpB0 「사채 말입니다만, 제 수명을 전부 팔아서,  겨우 갚을 수 있을지 어떨지 한 금액이에요.  까딱하면 멋대로 수명을 팔 뻔했지만,  거의 포기했을 때, 이 감시원 일을 소개받은 거에요. 이 일, 힘들긴 하지만, 벌이는 굉장히 좋아요.  이대로 계속 한다면, 제가 50세가 될 쯤에는,  전부 갚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0세가 될 쯤에는”, 인가.  이거 또, 힘 빠지게 하는 이야기였다. 그녀는 마치 그것이 구원인 듯이 얘기했지만,  자기가 뭘 한 것도 아닌데, 앞으로 수십 년,  나 같은 녀석을 계속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된단 거잖아? 7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6:15:42.86 ID:uxwqRYpB0 「그런 인생, 전부 팔아버리면 되잖아.  50세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보장 같은 건 없잖아?」  내가 그렇게 말하니, 그녀는 조금 곤란한 듯한 얼굴을 했다. 「확실히, 실제로, 감시원업무를 하는 중에  감시대상에게 살해당하는 사람도, 잔뜩 있어요.  하지만……봐요, 간단히 결정할 순 없어요.  언젠가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렇게 말하곤, 50년 동안 무엇 하나 얻지 못한 채로  죽어간 남자를, 난 한 명 알고 있다구」 「그거, 저도 알고 있어요」라고 미야기는 약간 미소지었다.  왠지 기뻤었지. 내 농담에 그녀가 웃어준 것이. 8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6:21:15.37 ID:uxwqRYpB0 첫차에 타고, 양복이나 교복에 둘러싸인 채,  나는 주변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미야기에게 말을 걸었다. 「타임캡슐 안에 말이야, 『최고의 친구』에  나를 골라준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소꿉친구 그 아이만은,  내 이름을 편지에 적어주었어」 물론, 주변에는 미야기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  혼잣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완전히 수상한 사람이다. 미야기는 걱정스런 얼굴로 말한다.  「저기, 다들 보고 있어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에요」 「됐어. 생각하라 그래. 실제로, 이상한 사람이니까.  ……그래서 말이야, 역에서 다시 생각했는데,  역시 나한테 있어서, 설령 어떻게 바뀌어버렸더라도,  소꿉친구는, 내 인생 그 자체야」 8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6:23:56.15 ID:uxwqRYpB0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 「마지막으로 한번만, 그녀와 만나서 얘기하고 싶어.  그리고, 나에게 인생을 준 감사표시로,  내 수명을 팔아 얻은 30만을, 그녀에게 주고 싶어.  아마 넌 반대하겠지만, 별로 상관없잖아,  내 수명을 팔아서 번 내 돈이니까」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별로 반대하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전차 안에서 얘기하는 건, 이제 그만하죠.  보고 있는 쪽이 부끄러워요」  라고 말하면서도, 미야기는 묘하게 즐거워 보였다. 집에 돌아가지 않고, 나는 그대로 거리로 향했다.  토스트와 삶은 계란을 커피와 함께 뱃속으로 넘기고, 나는 심호흡을 한 후, 소꿉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89: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9:54:19.48 ID:uxwqRYpB0 밤이면 만날 수 있다, 고 소꿉친구는 말해주었다.  상황은 좋았다. 이쪽도 여러 가지로 준비가 필요한 게 있으니까. 나는 미야기의 손을 집고, 붕붕 흔들면서 걸었다.  길을 걷는 사람들에겐 혼자서 그렇게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는 기분이 들떠있었기에, 아무래도 좋았다.  미야기는 곤란하다는 얼굴로 나에게 끌려 다니기만 했었지. 먼저 미용실에 가서, 2시간 후로 예약을 넣은 나는,  가게로 가서 옷과 신발을 사고, 그 자리에서 갈아입었다.  새 옷을 사는 것은 정말로 몇 년 만이었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자른 내 모습은,  왠지 내가 아닌 누군가 같았다. 미야기도 완전히 같은 감상을 말했다.  「왠지, 마치 다른 사람 같네요」  솔직히 말해서 기뻤다. 나, 나쁘지 않잖아! 9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19:57:37.40 ID:uxwqRYpB0 약속시간까지 한가했으니까, 나는 미야기에게 부탁해서,  소꿉친구와 만났을 때의 예행연습을 하기로 했다. 어제 친구와 만났던 레스토랑에 들어가, 훈련을 시작한다.  정면에 앉은 미야기를 향해 나는 미소 짓고,  「어때 미야기, 괜찮게 보여?」라고 묻는다.  주위에서 보면, 벽을 향해 미소 짓고 있는 이상한 사람이다. 미야기는 샌드위치를 오물오물 먹으면서 대답한다.  「음;, 약간 미소가 굳어있네요.  평소에 웃지 않으니까, 표정 근육이 약해진 거에요」 「그런가. 그럼, 밤까지 단련해 보이겠어」  나는 몇 번이나 웃거나 진지한 표정을 짓거나 하는 걸 반복한다. 「……당신, 뭐랄까, 재밌네요」 「아아. 매력적이지? 반하지 않게 조심하라구?」 「조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심경변화가 격한 사람이네요」 실제로, 제법 들떠있었어, 그 때는. 9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02:56.34 ID:uxwqRYpB0 전화 하고나서 소꿉친구를 만나기까지  대략 8시간 정도 시간이 있었지만,  나에겐 27시간 정도로 느껴졌었지.  5초에 한번 정도 손목시계를 봤던 것 같다. 아슬아슬한 때까지, 미야기와 훈련하고 있었다.  어떻게하면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가,  카페 구석에서, 둘이서 시행착오를 하고 있었지. ――그리고, 드디어 약속 시간이 왔다.  약속장소에 와준 소꿉친구를 보고,  나는 그 겉모습이나 말투의 변화에 당황하면서도,  웃는 방법이나 행동이 변하지 않은 것을 알아채고,  그것만으로, 정말로 전화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이야」라고 그녀가 말했다. 「잘 지냈어?」  「잘 지냈지, 너는?」라고 나는 대답했지만,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내가 잘 지낸다고 하는 것도 웃기지. 9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08:12.45 ID:uxwqRYpB0 겉모습에 제법 돈을 들인 덕분인지,  소꿉친구는 나를 마음에 들어 한 것 같았다.  「꽤 변했네」라고 말하며 찰싹 붙어온다. 뭐라고 할까, 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훈련의 성과와, 미래를 알고 있기에 나오는 여유도 있어서,  나는 제법 좋은 인상을 소꿉친구에게 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나란 녀석은 말이지, 정말로 모든 일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는 모양이야. 근황을 얘기하고 싶어 하는 소꿉친구를 가로막고,  무려 나는, 수명을 판 것에 대해서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저기 말야, 나, 남은 목숨이 3개월 밖에 없어」라고  동정을 사는 듯한 태도로 얘기하기 시작했어. 94: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14:48.55 ID:uxwqRYpB0 마음 속 어디선가 나는, 이 소꿉친구라면,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준다, 나에게 깊게 동정해,  위로해준다고 믿고 있었지. 하지만 얘기를 시작하고 5분도 지나지 않아,  소꿉친구는 지루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바보취급하는 듯한 얼굴로, 「흐;응?」같은 말을 하는 걸. 물론 잘못된 건 나고, 나쁜 건 나다.  나라도 갑자기, 수명을 사들이는 가게가 어떻니,  감시원이 이렇니, 하는 말을 들어도, 믿지 않겠지.  크게 웃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소꿉친구는 「잠시 실례」라고 말하고 일어섰다.  화장실이라도 가는 거겠지, 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직후에, 주문한 요리가 2인분 나왔다.  나는 빨리 다음을 얘기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몰랐었다. 하지만 소꿉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요리가 식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또 다시 나는 "저질러 버렸다"는 거다. 9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20:09.76 ID:uxwqRYpB0 나는 식은 파스타를 천천히 먹었다.  조금 있으니, 미야기가 정면에 앉아,  소꿉친구 몫의 파스타를 마구 먹기 시작했다.  「식어도 맛있네요」라고 미야기는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게를 나가, 나는 역 앞의 다리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소꿉친구에게 넘겨줄 예정이었던  30만 엔이 든 봉투를 가슴에서 꺼내,  길가는 사람에게, 한 장씩 나누어주며 걸었다. 「그만둬요, 이런 거」라고 미야기가 말한다.  「별로 남에게 민폐 끼치는 것도 아니잖아」라고 나는 답한다. 이녀석이고 저녀석이고, 받은 것이 돈이라는 걸 알자,  얇아빠진 감사 인사를 하거나,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거절하는 녀석도 잔뜩 있었고, 더 넘기라고 하는 녀석도 있었다. 9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23:15.89 ID:uxwqRYpB0 30만은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다.  나는 기세가 넘쳐, 지갑에 있는 돈까지 손댔다. 분명 나는, 누군가 신경써주길 바란 거겠지.  「무슨 일 있었나요?」라던가 물어주길 바랐던 거겠지. 33만 엔을 다 나누어주고 나서, 나는 길 한가운데서 멍하게 서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쾌한 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택시비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건물의 그림자가 진 벤치에서 잤다.  바로 위에 기울어진 가로등이 있었고, 계속 점멸하고 있었다.  미야기도 정면의 벤치에서 자는 듯했다.  여자아이에게 심한 일을 시켜버렸네. 「먼저 돌아가도 괜찮다구?」  내가 미야기에게 그렇게 말하니,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간 당신, 자살이라도 할 것 같으니까요」 97: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27:15.69 ID:uxwqRYpB0 잠들 때까지, 나는 바로 위에 펼쳐진 별빛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근, 밤하늘을 볼 기회가 늘었다. 7월의 달은, 예쁘다.  내가 놓친 것뿐이고, 5월도 6월도 그랬을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처럼, 잠들기 전의 습관을 시작했다.  머릿속에, 가장 좋은 경치를 떠올린다.  내가 원래 살고 싶었던 세계에 대해, 하나부터 생각한다. 5살쯤부터, 계속 하고 있는 습관이었다.  어쩌면, 이 소녀적인 습관이 원인으로,  내가 이 세계에 어울리지 못하게 된 걸지도.
이름없음 2018/08/09 12:06:17 ID : g7zdXyY2ljs
Episode[70] 수명을 팔다 6 9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30:22.27 ID:uxwqRYpB0 6시 정도에 눈을 뜨고, 나는 걸어서 아파트까지 돌아갔다.  거리 외곽에선 아침시장이 열려, 이른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4시간 정도 걸어, 겨우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저께의 일도 있어, 양팔 양다리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  좀 더 편하게 살 수는 없는 걸까, 나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잤다.  침대만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나는 침대가 정말 좋다. 역시나 미야기도 제법 피곤했던 듯,  감시도 정도껏, 곧장 샤워를 하고,  방구석에서 꾸벅꾸벅하고 있었다. 99: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33:47.33 ID:uxwqRYpB0 책상 위에는, 쓰다만 유서가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쓰는 것은 뭔가 바보 같았다.  아무도 내 말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는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고, 이렇게 되면,  드디어 할 일이 없어져버렸다.  돈을 마구 쓰려 해도 돈은 어제 다 나눠 줘버렸고. 「뭔가 그 밖에 좋아하는 건 없나요?」  미야기는 나를 격려하듯이, 그렇게 물었다.  「하고 싶었지만, 참고 있던 일이라던가」 거기서 제법 진지하게 생각해봤는데,  나, 아무래도 좋아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라, 지금까지 뭘 즐거움 삼아 살았었더라? 10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37:32.94 ID:uxwqRYpB0 예전에 취미였던 독서나 음악감상도,  어디까지나 「살아가기 위한」 것이었지.  인생과 타협하기위해 음악이나 책을 이용하고 있었다. 막상 남은 인생이 3개월이 되니,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나는 삶의 보람이 없구나.  자기 전의 공상만을 즐거움으로 살아온 점이 없잖아 있군. 감시원은 말한다, 「별로 무의미한 것이라도 좋아요.  제가 담당한 사람 중에는, 남은 2개월 전부를,  달리는 경트럭의 짐칸에 누워서  하늘을 올려보는데 소비한 사람도 있어요」 「한가하네, 그건」하고 나는 웃었다. 10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40:35.29 ID:uxwqRYpB0 거기에 미야기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할 때는, 밖을 걷는 게 제일이에요.  마음에 드는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죠」 좋은 아이디어잖아, 하고 나는 생각했다.  점점 이 아이는, 나에게 상냥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혹시, 감시원은 감시대상에 대해 접하는 방법이 정해져있고,  그녀는 그에 따르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미야기의 어드바이스를 따라 밖을 걸었다.  엄청나게 햇빛이 강한 날이었지. 머리가 탈 것 같았다.  금방 목이 말라 와서, 나는 자판기에서 콜라를 샀다. 「아」, 하고 나는 작은 소리를 냈다. 10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44:32.07 ID:uxwqRYpB0 「왜 그러시죠?」 「……아니, 정말로 별 볼일 없는 일인데.  좋아하는 거, 딱 하나 있었다는 걸 기억해냈어」 「말해주세요」 「나, 자동판매기가 정말로 좋아」 「하아. ……어떤 부분이 좋은 건가요?」 「뭘까. 구체적으로는 스스로도 모르겠지만,  어릴 때, 나는 자판기가 되고 싶었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미야기는 나를 바라보았다. 10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51:29.82 ID:uxwqRYpB0 「저기, 확인하겠는데, 자판기란 건,  커피라던가 콜라 같은 걸 파는 그거죠?」 「아아. 그 외에도, 구운 주먹밥, 타코야키, 아이스크림, 햄버거, 핫도그,  감자튀김, 콘비프샌드, 컵라면……  자판지는 정말로 다양한 것을 제공해주지. 일본은 자판기대국이라구. 발상도 일본이야.」 「응;그……개성적인 취미네요」  어떻게든 미야기는 응원해준다. 실제로, 별 볼일 없는 취미다. 보는 방법에 따라서는,  철도 마니아를 좀 더 수수하게 한 듯한 취미. 별 볼일 없는 인생의 상징이군, 하고 스스로 생각한다. 10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54:05.52 ID:uxwqRYpB0 「그래도, 왠지 알 것 같아요」 「자판기가 되고 싶다는 기분이?」 「아뇨, 아무래도 거기까진 이해하기 힘들지만.  자판기는, 언제든지 그곳에 있어주니까요.  돈만 내면, 언제든지 따뜻한 걸 주고.  뚜렷한 관계라던가, 불변성이라던가, 영원성이라던가,  왠지 그런걸 느끼게 해주네요」 나는 조금 감동마저 받았다.  「굉장하네. 내가 말하고 싶은걸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어」 「감사합니다」하고 그녀는 기쁘지 않은 것처럼 말했다. 10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56:48.97 ID:uxwqRYpB0 그렇게 해서, 나의 자판기 순회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골길을 종종종 달린다.  자판기를 발견할 때마다 무언가를 사고,  덩달아 싸구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다.  별로 현상할 생각은 없지만, 왠지 말이지. 그런 무익한 행위를 며칠간 반복했다.  이런 별 볼일 없는 취미 하나에 있어서도,  나보다 훨씬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잔뜩 있고,  그 사람들에겐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전혀 상관없었다. 왠지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카브110은 다행히도 2인승이었기에,  미야기를 뒤에 태우고, 여러 군데를 돌 수 있었다.  겨우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날씨도 좋아서,  나의 생활은 한순간에 한가롭게 바뀌었다. 11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07:57.50 ID:uxwqRYpB0 들판에 앉아서, 나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옆에서는, 미야기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일 안 해도 되냐?」라고 말을 거니,  미야기는 손을 멈추고 내 쪽을 향해서,  「지금의 당신, 나쁜 짓을 할 것 같지 않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럴까나」라고 한 뒤, 나는 미야기의 옆으로 가서,  그녀가 선으로 그림용지를 덮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과연, 그림이란 그렇게 그리는 건가, 하고 나는 감탄했다. 「그래도, 그렇게 잘 그리지는 않네」라고 내가 놀리니,  「그러니까 연습하는 거에요」하고 미야기는 잘난 듯이 말했다. 「지금까지 그린 거, 보여 줘」라고 부탁하니,  그녀는 스케치북을 닫고 가방에 넣고는,  「자, 슬슬 다음 장소로 가죠」라고 나를 재촉했다. 11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11:56.75 ID:uxwqRYpB0 어느 날, 내가 눈을 뜨고 방구석을 보니,  거기엔 항상 있던 아이의 모습이 없고, 대신에,  본 적 없는 남자가 나른한 듯이 앉아 있었다. 「……원래 아이는?」하고 나는 물었다. 「휴일이야」하고 남자가 대답했다. 「오늘은, 내가 대리다」 그런가, 감시원에게도 휴일이라던가 있구나.  「헤에」하고 나는 말한 뒤, 다시 한 번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노점상 같은 데 있을 듯한, 수상쩍은 남자였다.  굉장히 자비 없는 느낌으로 존재감을 마구 뿌리고 있었지. 11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16:17.23 ID:uxwqRYpB0 「네 수명, 최저가였던 듯하군?」  남자는 노골적으로 나를 놀리듯이 말한다. 「굉장해 굉장해. 그런 녀석 있구나」 「굉장하지? 될 수 있는 방법 가르쳐줄까?」  내가 담담하게 얘기하자, 남자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헤에, 너, 제법 여유 있는 모양이군?」 「아니, 지금 걸로 확실히 상처받았어. 강한 척 하는 거지」 남자는 내 발언이 마음에 든 듯,  「너 같은 녀석, 싫지 않아」라며 웃었다. 11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18:28.43 ID:uxwqRYpB0 감시원이 남자가 되었기에,  나는 꽤 편하게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남자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말한다.  「여자아이가 옆에 있으면 침착하게 못 있겠지?  왠지 폼 잡고 싶어지지. 이해해」 「그렇지. 네 옆은 진정돼.  너한테 라면, 어떻게 보이든 상관안하니까.」 나는 『피너츠』를 읽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미야기 앞에서는 부끄러워서 읽을 기분이 나지 않았던 책.  그렇다, 사실을 말하면, 나는 피너츠를 정말로 좋아한다. 「그렇겠지. ……아아 그래, 그런데 너,  결국, 수명을 판 돈은 뭐에 썼지?」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혼자서 큭큭하고 웃었다. 114: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21:32.39 ID:uxwqRYpB0 「한 장씩 나눠주고 다녔어」하고 나는 대답했다. 「한 장씩?」하고 남자는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아. 1만 엔을 30장, 30명에게 1장씩.  사실은 누군가에게 줄 생각이었지만, 생각이 바뀌었어」 그러자 남자는 배꼽이 빠질 듯이 웃었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 거야. 「저기, 너――설마, 진짜로 자기 수명이  30만이라는 말을 믿은 거냐?」 11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25:56.79 ID:uxwqRYpB0 「무슨 뜻이지?」하고 나는 남자에게 물었다. 「무슨 뜻이고 자시고, 말 그대로의 의미다.  정말로 자신의 수명, 30만이라고 생각한 건가?」 「그야……처음엔, 너무 싸다고 생각했지만」 남자는 땅을 치며 웃는다. 나는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그런가 그런가. 내가 얘기할 수는 없지만,  뭐, 다음에 그 아이랑 만나면, 직접 물어봐.  『내 수명, 정말로 30만인건가?』라고 말야」 11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28:34.12 ID:uxwqRYpB0 다음날 아침, 아파트에 온 미야기에게,  나는 남자가 말한 것을 물어보았다. 「물론이에요」하고 그녀는 대답했다.  「안타깝지만, 당신의 가치, 그런 거에요」 「흐응」하고 내가 깔보는 듯한 태도로 말하자, 미야기는 내가 뭔가를 알아챘다는 것을 눈치 챈 듯,  「대리로 온 사람에게, 무슨 말 들었나요?」하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단지, 다시 한 번 확인해보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야」 「……그런 말 하셔도, 30만은 30만이에요」  계속 시치미를 뗄 생각인 것 같군. 13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37:09.37 ID:uxwqRYpB0 「처음엔, 네가 슬쩍 한 거라고 생각했었어」 미야기는, 약간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 봤다. 「내 원래 가치는 3천만이나 3억인데,  네가 몰래 횡령했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아무리해도 믿을 수 없었지.  뭔가 나는 근본적인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어.  그래서 밤새 계속 생각해서, 문득 깨달았어. ――애초에 나는, 전제부터 틀렸었구나.  어째서 수명 1년에 1만 엔이라는 가격이,  최저매수가격이라고 믿은 거지?  어째서 사람의 일생이 원래 수천만이나 수억에 팔리는 게  당연하다고 믿은 것일까? 아마 쓸데없는 사전지식이 너무 많았던 거겠지.  자기 멋대로인 상식에 만사를 지나치게 끼워 맞춘 거지.  나는 좀 더, 유연하게 생각했어야했어」 나는 한 호흡 쉬고, 그리고 말했다. 「저기, 어째서 본 적도 없는 나에게,  네가 30만을 내줄 생각을 한 거야?」 14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41:52.62 ID:uxwqRYpB0 미야기는 내 말의 의미를 안 것 같았지만,  「무슨 말을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네요」라고 말하고,  언제나처럼 방구석에 앉았다. 나는 미야기가 앉아 있는 위치의  대각선상에 있는 방구석으로 가서,  그녀와 똑같이 쪼그려 앉았다. 미야기는 그걸 보고, 아주 약간 미소지었다.  「네가 모른 척 하겠다면, 그걸로 괜찮아.  하지만 일단 말하게 해줘. 고마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미야기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이런 일 계속 하고 있다 보면,  어차피 빚을 갚기 전에 죽어버릴 거에요.  만약 다 갚아서 자유의 몸이 된다고 해도,  즐거운 인생이 약속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아직, 이런 일에 쓰는 게 나아요」
이름없음 2018/08/09 12:07:40 ID : g7zdXyY2ljs
Episode[70] 수명을 팔다 7 14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44:51.06 ID:uxwqRYpB0 「실제로는, 내 가치는 얼마였어?」 미야기는「……30엔이에요」하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전화 3분 정도의 가치인가」하고 나는 웃었다.  「미안해, 네 30만, 그런 식으로 써버려서」 「그래요. 좀 더 자신을 위해서 써주길 바랐어요」  화난 듯이 말하면서도, 미야기의 목소리는 상냥했다. 「……그래도, 기분은 충분히 이해해요.  내가 당신에게 30만을 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이니까요.  쓸쓸해서, 슬퍼서, 허무해서, 자포자기한 거에요.  그래서, 극단적인 이타적 행위를 하거나 하는 거죠」 15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47:25.60 ID:uxwqRYpB0 「그래도, 풀죽거나 하지 않아요. 적어도 저에게 있어선,  지금의 당신은 3천만이나 3억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에요」 「이상한 위로는 그만둬」하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짜에요」하고 미야기는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너무 상냥하게 하면, 오히려 비참해져.  네가 상냥한 건 충분히 알고 있어. 그러니, 이제 됐어」 「시끄럽네요, 조용히 위로받아주세요」 「……그런 식의 말을 들은 건 처음이네」 「라기 보다, 이건 위로도 상냥함도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멋대로 말하고 있을 뿐이에요」 157: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55:50.93 ID:uxwqRYpB0 「……당신에게 있어선,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요」  그렇게 말하고, 미야기는 조금 부끄러운 듯이 고개 숙인다. 「저, 당신이 말을 걸어주는 게, 기뻤어요.  사람들 앞에서도 상관 않고 말을 걸어주는 것이, 굉장히 기뻤어요. 저, 계속 투명인간이었으니까. 무시당하는 게, 일이니까.  평범한 가게에서 얘기하면서 식사하거나, 같이 쇼핑하거나,  그런 사소한 일이, 저에겐 꿈같았어요.  장소도 상황도 상관없이, 어떤 때에도 한결같이 저를  ”있는”사람으로 대해준 사람, 당신이 처음이에요」 「그런 걸로 괜찮다면, 언제든지 해줄게」  그렇게 내가 얼버무리니, 미야기는 귀여운 웃음을 띄웠다. 「그러네요. 그래서, 좋아하는 거에요. 당신을」 없어질 사람을, 좋아해도, 소용없지만요.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쓸쓸한 듯이 웃었다. 15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59:59.60 ID:uxwqRYpB0 나는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지.  거의 머리가 멈춰버린 것 같이 돼버려서. 방심하면 또르륵 울어버릴 것 같았지.  어이어이, 이 타이밍에 그건 비겁하잖아, 라고. 이 때, 무의미하고 짧은 나의 여생에, 겨우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미야기의 한 마디는, 내 안에 엄청난 변혁을 일으킨 거다. 나는, 어떻게든 해서, 미야기의 빚을 전부 갚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생이 백 엔도 되지 않는 이 내가, 말이다.  분수를 모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235: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11:39.81 ID:uxwqRYpB0 생활은 한순간에 변했다.  나는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어떻게 하면 남은 수개월로 미야기의 빚을 갚을 수 있지?  어떻게 하면 그녀가 안전한 생활을 하며 살게 할 수 있지? 이런 때에 복권이나 도박을 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  언제든지, 도박은 돈이 남는 녀석이 이기고,  복권은 변화를 바라지 않는 녀석이 당첨된다고. 나는 예전에 미야기가 해준 조언에 따라,  계속해서 거리를 걸어다니며 생각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어딘가에, 자신에게 딱 맞는 답이 굴러다닐 거라고 기대하면서. 그 동안은, 입에 제대로 된 음식을 대지 않았었다.  공복이 어느 일정한 선을 넘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37: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15:55.35 ID:uxwqRYpB0 미야기는 그런 나를 걱정해서인지,  「저기, 자판기 순회로 돌아가요」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저도 자판기를 보는 게 좋아져버렸어요.  당신의 등에 매달려 있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도 나는 계속 걷고, 계속 생각했다.  시야는 점점 좁아지고, 사고도 기울어서,  전혀 아이디어 따위 떠오를 상황이 아니었지. 정신 차리고 보니, 전에 자주 방문하던 헌책방 앞에 있었다.  나는 점장인 할아버지의 얼굴이 그리워져서, 안으로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언제나처럼, 야구중계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이 수십일 동안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그에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런 일을 했다간 할아버지가 죄악감을 느낄지도 모르니까,  결국 그 가게에는 가지 않은 척 하기로 했다. 238: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19:18.32 ID:uxwqRYpB0 별 의미 없는 대화를, 20분 정도 나누었다.  대화는 전혀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독특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지. 떠날 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해요?」 할아버지는 라디오의 볼륨을 낮추었다.  「그렇구먼. 착실하게 해 나간다, 밖에 없지 않겠나?  그건 난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서도.  뭐라고 할까, 결국, 눈앞에 있는『할 수 있는 일』을,  하나하나 착실하게 해나가는 것 이상 나은 방법은 없단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건 『나 같은 인간의 조언을 믿지 않는다』라는 거다.  성공한 적이 없는 주제에 성공에 대해서 얘기하는 녀석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쓰레기뿐이니까 말이다.」 239: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22:28.59 ID:uxwqRYpB0 헌책방을 나온 나는, 그 길로,  언제나 다니던 CD샵으로 발을 옮겼다.  점원 형님에게는, 할아버지에게 한 것과 같은 거짓말을 했다. 한동안 최근 들었던 CD이야기를 한 후, 나는 이렇게 물었다.  「한정된 기간에 뭔가를 해내기위해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남을 의지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하고 그는 말했다.  「그치만, 자기 혼자의 힘으론, 아무것도 안되잖아요?  그렇다면, 타인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없잖아요.  저, 개인의 힘이라는 거 그렇게 믿지 않거든요」 240: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26:24.50 ID:uxwqRYpB0 참고가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를 어드바이스였지.  밖은 어느 샌가, 여름 특유의 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가 가게를 나가려고 할 때, 좀 전의 형님이 우산을 빌려주었다. 「잘 모르겠지만, 뭔가 해내고 싶다면,  먼저 건강은 빼먹을 수 없으니까요」라고 하면서 말이지. 나는 우산을 쓰고, 미야기와 나란히 걸었다.  작은 우산이었으니까, 둘 다 어깨가 쫄딱 젖었다. 주변에서 보면 나는, 어긋난 위치에  우산을 쓰고 있는 바보로 보이겠지. 242: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33:36.16 ID:uxwqRYpB0 「이런 거, 좋네에」하고 미야기가 웃는다.  「어떤 게 좋은 거야?」하고 나는 묻는다. 「주변에는 우스꽝스럽게 보이겠지만,  당신의 왼쪽 어깨가 젖는 것에는,  굉장히 따뜻한 의미가 있다, 라는 거에요」 「그런가」하고 나는 부끄러워하며 말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수줍쟁이씨」하고 미야기는 내 어깨를 두드렸다. 지나쳐가는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거기서, 나는 일부러 미야기와 계속해서 얘기했다.  여기까지 오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 게 역으로 즐거웠고,  무엇보다, 이렇게 하는 걸로 미야기는 기뻐해주니까.  내가 우스꽝스러워질수록, 미야기는 웃어주니까. 243: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38:53.96 ID:uxwqRYpB0 상점의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으니,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같은 학부의, 인사 정도는 나누던 남자다.  그 녀석은 내 얼굴을 보자, 화난 듯한 얼굴로 다가왔다.  「너, 최근엔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미야기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이 아이랑 놀면서 돌아다니고 있었어. 미야기라고 해」 「웃기지도 않네」하고 그는 불쾌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말야, 쿠스노키. 전부터 생각했는데, 너 어딘가 아픈 거라고.  사람과 만나지 않고 자신의 껍질에 틀어박혀 있으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내가 당신 입장이었다면 같은 반응을 했을 거라 생각해.  하지만, 확실히 미야기는 여기에 있어. 거기에, 귀엽다구」  나는 그렇게 말하고 혼자서 크게 웃었다.  그는 질려버린 얼굴로 떠나갔었지. 244: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49:25.70 ID:uxwqRYpB0 소나기였던 듯, 비는 곧 그치기 시작했다. 하늘엔, 흐릿하게 무지개가 떠 있었지. 「저기, 아까는……감사했습니다」  미야기는 그렇게 말하고 나에게 어깨를 기댔다. ”착실하게”, 인가.  나는 헌책방 할아버지의 조언을 떠올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에겐 할 수 있는 일이 있단 말이지.  『빚을 갚는다』라는 생각에 얽매여있었지만 말이야,  이렇게 내가 주변에 수상한 사람 취급 받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상당히 구원받는 거잖아. 그런 거다. 나는 그녀에게,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다.  눈앞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어째서 그걸 하지 않지?
이름없음 2018/08/09 12:10:06 ID : g7zdXyY2ljs
Episode[70] 수명을 팔다 8 245: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54:27.22 ID:uxwqRYpB0 버스를 타고, 우리는 호수로 향했다.  거기서 내가 저지른 짓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눈썹을 찡그리겠지. 주위엔 혼자 온 손님으로 보일 것을 알면서도,  나는 「오리배」를 탔던 것이다. 직원 남자가 「혼자서?」같은 얼굴을 했기에,  나는 그에게는 보이지 않을 미야기를 향해,  「자, 가자구」라고 말을 걸어주었다.  직원, 반쯤 겁먹은 듯한 눈이었지. 미야기는 이상해서 어쩔 줄 모르는 듯이,  보트에 타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웃고 있었다.  「그치만, 성인 남자 혼자서 오리배라구요?」  「왠지, 벽 하나를 넘어버린 느낌이 드네」하고 나는 말했다. 246: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00:47.32 ID:uxwqRYpB0 혼자 오리배를 탄 후에도 나는,  혼자 관람차, 혼자 회전목마, 혼자 수족관,  혼자 시소, 혼자 수영장, 혼자 술집,  어쨌든 혼자서 하는 게 부끄러운 일은 거의 다 했었지. 뭘 하든지, 나는 적극적으로 미야기에게 말을 걸었다.  수시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손을 잡고 걸었다. 점점, 나는 불명예스러운 느낌의 유명인이 되어갔다.  내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손가락질 하며 웃는 사람도, 꽤 있었지. 단지, 행운이었던 건, 내가 언제나 행복한 듯한 얼굴이었으니까,  나를 보고 역으로 즐거운 기분이 되는 사람도 그럭저럭 있던 모양이다. 248: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04:53.78 ID:uxwqRYpB0 그리고, 내 행위를 퍼포먼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늘기 시작했지.  나를, 실력이 뛰어난 판토마이머라고 칭찬하는 녀석도 있었다. 오히려, 「미야기 씨는 잘 지내?」라고 묻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해서 말야.  그래, 서서히지만, 미야기의 존재는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거야. 물론 모두들, 투명인간의 존재를 진짜로 믿은 건 아니고,  뭐라고 할까, 내 헛소리를, 공통의 “약속”으로써 취급해,  나에게 얘기를 맞춰주게 되었다, 라는 느낌.  나는 「불쌍하고 재밌는 사람」취급을 받게 되었어. 그 여름, 난 이 거리에서, 최고의 피에로였던 게 아닐까나;.  좋든, 나쁘든. 249: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08:09.76 ID:uxwqRYpB0 그래그래, 술집에서 혼자 건배하고 있었을 때,  옆 자리의 남자가 말을 걸어 왔었다.  「그 때 그 사람이죠?」라고 했었다. 이쪽은 상대의 얼굴이 기억에 없었지만,  그 너무나도 음대생이라는 느낌의 남자는, 아무래도,  그 날 내가 1만 엔을 나눠준 한 사람인 듯 했다. 「최근, 당신의 소문을 자주 들어요.  마치 옆에 애인이 있는 듯이 행동하는,  혼자서 행복한 듯이 지내는 남자의 소문」 「그런 녀석이 있군요」라고 나는 말하고,  「들어본 적 있어?」하고 미야기를 돌아보았다.  미야기는 「모르겠네요;」하고 말하며 웃었다. 남자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짓는다.  「……저기, 저한텐 왠지 알 것 같아요.  당신의 일련의 행위엔, 깊은 이유가 있는 거죠?  괜찮다면, 제게 얘기해주시지 않겠습니까?」 250: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12:42.82 ID:uxwqRYpB0 그런 식으로 물어봐준 사람은 처음이었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깊은 감사를 말했다. 그리고나서 얘기했지, 지금까지의 일.  빈곤했던 것. 수명을 판 것. 감시원에 관한 것.  부모님에 대한 것. 친구에 대한 것. 타임캡슐에 대한 것.  미래에 대한 것. 소꿉친구에 대한 것. 자판기에 대한 것.  그리고, 미야기에 대한 것. 얘기하는 도중, 나는 그만 입을 잘못 놀려, 이런 말을 했다.  「본인에게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말이죠, 전, 미야기를,  스스로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를 정도로, 깊이 사랑하고 있어요」 옆에 있던 본인은 술을 쏟을 뻔 했었지.  하지만 말 그대로, 내가 직접 미야기에게  「사랑해」같은 말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미야기의 반응이 재밌어서, 나는 마구 웃었었지. 251: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17:10.35 ID:uxwqRYpB0 「그렇기 때문에, 30만을 헛되이 써버린 것,  그리고 그녀를 의심해버린 것에 대해 보상이 하고 싶고,  무엇보다, 그녀의 빚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고 싶어요.  그 아이에겐, 이런 위험한 일을 계속 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진지해질수록, 세계는 흥이 깨진다. 남자는 미심쩍다는 듯한 얼굴이었지.  내 이야기 따위, 조금도 안 믿었던 거야.  아마 이 녀석은, 얘기라도 들어주면,  또 내가 돈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거겠지. 252: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19:40.16 ID:uxwqRYpB0 남자가 떠나고, 내가 돌아갈 준비를 하자,  이번엔 뒤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죄송합니다. 엿들을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아까 이야기, 그만 끝까지 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싸구려 정장을 입은 아저씨는, 머리를 긁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솔직히, 어떻게 생각하셨죠?」하고 나는 물었다. 「그 아이, 분명, 거기에 있는 거죠?」  아저씨는 미야기가 있는 부근을 보면서 말했다. 「오오, 잘 아시네요. 그렇다구요, 귀여워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미야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야기는 간지러운 듯이 눈을 감고 있었다. 「역시 그렇군요. ……저기, 죄송합니다만,  잠시 두 분의 시간을 뺏어도 괜찮을까요?」 ”두 분”의 부분을 강조해서, 아저씨는 말했다. 253: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23:11.29 ID:uxwqRYpB0 아저씨는 말한다.  「혼잣말이 돼버릴 것 같으니 빨리 끝내겠습니다만,  쿠스노키 씨, 저도 당신과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딱 당신 정도의 나이였을 때, 3살 위의 형이,  바로 미야기 씨가 당신에게 그렇게 했던 방법으로,  구렁텅이에 있던 저를 구해주었습니다. 역시나, 저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결심했습니다.  어떻게든 해서 형에게 은혜를 갚아야지, 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형은 사라졌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였습니다」 거기까지 말하고, 아저씨는 글라스에 남은 술을 마셨다. 「혹시 제가, 당시의 제게 뭔가 조언을 한다고 하면.  저는, ”한계까지 귀를 열어라”고 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요, 한계까지 귀를 여는 거에요. 한계까지 말이죠.  ――그리고, 당신은 아직 때에 맞출 수 있어요.  아슬아슬하겠지만, 아직 분명히 맞출 수 있을 거에요」 254: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28:43.75 ID:uxwqRYpB0 아저씨가 가고난 후에도, 나는 그 말에 대해서 생각했다. 「한계까지 귀를 연다」. 그건, 도대체 어떤 일이지?  정말로 단지 귀를 열라는 것일까?  혹은, 깊은 의미가 있는 유명한 격언인걸까?  아니면, 특별한 의미는 없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 말일까? 아파트에 도착해, 나는 미야기와 함께 침대에 파묻혔다.  「그 남자, 좋은 사람이었죠」라고 말하고, 미야기는 잠들었다.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어린아이처럼 편안한 얼굴로.  그건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고, 질리지 않는다. 나는 미야기가 깨어나지 않게 침대에서 내려와,  식당에서 물을 3잔 마신 후,  방구석에 놓여 있던 스케치북을 손에 들고,  미야기가 일어나있지 않은 걸 확인하고, 살짝 열었다. 255: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32:11.46 ID:uxwqRYpB0 스케치북 안에는, 여러 가지가 그려져 있었다. 내 방에 있는 전화나 부서진 텔레비전과 술병,  레스토랑이나 카페나 역이나 슈퍼의 풍경,  오리배나 유원지나 분수나 관람차,  카브, 포카리스웨트의 빈 캔, 스누피.  그리고, 내 잠든 얼굴. 나는 스케치북을 한 장 넘기고,  보복삼아 미야기의 잠든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계속 미야기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있는 사이에,  그림 그리는 방법을 대충 알게 되었었다.  내 머리에서는 여러 가지가 깨끗이 깎여나간 상태였으니까,  「잘 그려야지」라던가 「저 화가의 어프로치를 따라 해보자」라던가,  그런 쓸데없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완성한 그림을 보고, 나는 만족감을 느꼈고 동시에,  아주 약간, 위화감을 느꼈다. 256: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37:20.07 ID:uxwqRYpB0 그 위화감에서 눈을 돌리는 것은, 간단했다.  약간 다른 데로 생각을 돌리면,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듯한, 작은 위화감이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한계까지, 귀를 여는 거에요』. 나는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했다.  전 신경을 활짝 열고, 위화감의 정체를 찾는다. 그리고 문득, 이해한 거다.  다음 순간에,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일심불란하게 스케치북 위에서 연필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밤새 계속되었다. 257: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41:42.21 ID:uxwqRYpB0 나는 미야기를 데리고 불꽃놀이를 보러 갔다.  근처의 초등학교 교정이 불꽃놀이 장소였고,  그런대로 멋진 불꽃을 볼 수 있었다.  노점도 잔뜩 나와 있어, 생각보다 본격적이었다. 내가 미야기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을 보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쿠스노키 씨다;」하고 즐거운 듯이 웃었다.  이상한 사람이란 건 아이들에게 인기 있다구. 오코노미야키 가게에 줄을 서고 있으니,  나에 대한 걸 소문으로 들은 적 있는 듯한  고등학생정도의 남자들이 다가와서,  「애인분, 멋지네요」라고 놀리듯이 말했다.  「좋겠지? 안 넘겨줄거다」라고 말하고 나는 미야기의 어깨를 안았다. 왠지 즐거웠지. 설령 믿지 않는다 해도,  「미야기가 여기에 있다」는 나의 헛소리를,  다들, 즐겨주고 있는 듯했다. 회장에서 돌아가는 길에도, 우리는 계속 손을 잡고 있었다.  그것이 마지막 날이 될 거라고 알고 있던 건, 나뿐이었다. 258: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46:56.19 ID:uxwqRYpB0 일요일이 되었다. 미야기에겐 2주에 한 번 오는 휴일이었다.  「여어, 오랜만」하고 대리 감시원이 말했다. 원래라면, 남은 인생은 앞으로 33일이었다.  내일이 되면, 미야기는 다시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올 터였다. 하지만 나는, 다시, 전의 빌딩으로 향했다.  그래, 내가 미야기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한 곳이다. 거기서 나는, 남은 30일 분의 수명을 팔았다. 심사결과를 보고, 감시원 남자는 놀라고 있었지.  「당신, 이걸 알고, 여기에 온 건가?」 「그래」하고 나는 말했다. 「굉장하지?」 심사를 담당한 30대의 여자는 당황한 모습으로 나에게 말했다.  「……솔직히, 추천 못하겠어. 당신, 남은 33일간,  제대로 된 미술도구 같은 걸 준비해서 계속 그리는 것만으로,  장래에, 미술 교과서에 살짝 실리게 될 거라구?」 259: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58:27.95 ID:uxwqRYpB0 『세상에서 가장 통속적인 그림』.  나의 그림은, 후에 그렇게 불리며, 큰 토론을 불러일으키지만,  최종적으로는 엄청난 평가를 얻게 되는 물건이었던 듯하다.  애초에, 30일을 팔아버린 지금, 그것도 꿈속의 이야기다. 내가 그린 것은, 5살 때부터 계속 해오던 그 습관,  자기 전에 언제나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던 풍경들이었다.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계속해서 쌓아왔던 모양이야.  그걸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준 건, 다름 아닌 미야기였다. 여자에 따르면, 내가 잃어버린 30일간 그릴 것이었던 그림은,  『데 키리코2를 극도로 달콤하게 한 듯한 그림』이었던 것 같다.  미술사(史)적인 것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지만,  1개월분의 수명을 판 것만으로 큰돈이 들어온 것은 기뻤지.  미야기의 빚을 다 갚기에는 모자랐지만, 그래도,  그녀는 앞으로 5년만 일하면, 떳떳한 자유의 몸이 된다고 한다. 「30년보다 가치 있는 30일, 인가」하고 감시원 남자는 웃었다.  하지만, 그런 거겠지. 260: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04:21.45 ID:uxwqRYpB0 앞으로, 3일. 첫 아침이었다.  앞으로는, 감시원의 눈은 일절 없다. 순수하게 나만의 시간이다. 미야기는 지금쯤, 어딘가의 누군가를 감시하고 있으려나.  그 녀석이 포기하는 심정으로 미야기를 덮치거나 하지 않기를, 나는 빌었다.  미야기가 순조롭게 일을 계속해, 빚을 다 갚은 후,  나를 잊어버릴 정도로 행복한 매일을 보낼 수 있기를, 나는 빌었다. 3일간 뭘 하며 지낼지는, 처음부터 정해두었다.  나는 이전에 미야기와 함께 돌아다닌 장소를, 이번엔 혼자서 돌아다녔다. 문득 떠올라서, 나는 미야기가 있는 척 해보기로 했다.  손을 뻗어서, 「자」하고 말한 뒤, 공상의 미야기와 손을 잡았다. 주위에서 보면, 언제나의 광경이겠지.  아아, 또 쿠스노키 바보 녀석이 가공의 애인이랑 걷고 있어, 같은. 하지만, 나에게 있어선 크게 달랐다.  나는 그걸 스스로 하고 있으면서,  제대로 서있을 수 없을 만큼 슬픔에 휩싸였다. 264: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13:18.98 ID:uxwqRYpB0 분수 가장가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중학생 정도의 남녀가 말을 걸어왔다. 남자 쪽이 나에게 천진난만하게 묻는다.  「쿠스노키 씨, 오늘은 미야기 씨 잘 있어?」 「미야기는 말이지, 이제, 없어」라고 나는 말한다. 여자 쪽이 양손을 입에 대며 놀란다.  「에? 무슨 일이야? 싸움이라도 한 거야?」 「그런 느낌이지. 너희는 싸우지 마렴」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고, 동시에 고개를 젓는다.  「아니, 무리 아닐까나. 그치만 말야,  쿠스노키 씨랑 미야기 씨조차도 싸우잖아?  그렇게 사이좋은 두 사람조차 그런다면,  우리가 싸우지 않을 리 없잖아」 265: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16:24.67 ID:uxwqRYpB0 문득 정신 차려보니 나는 주르륵 울고 있었지.  두 사람은, 그런 꼴불견인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생각하던 것 이상으로  나를 알고 있는 녀석이 많은 것 같아서 말이야.  “또 쿠스노키가 새로운 걸 하고 있어”라는 느낌으로,  서서히 내 주위엔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나는 미야기와는 싸워서 헤어진 걸로 해두었다.  상대가 나에게 정이 떨어져, 버렸다는 걸로 했다. 「미야기는 쿠스노키의 뭐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여대생 같은 안경 낀 아이가, 화난 듯이 말한다. 마치 정말로 미야기가 존재했던 것 같은 말투로 말이지. 「이런 좋은 사람을 두고 사라지다니,  그 미야기라는 녀석은, 별 볼일 없는 여자군」  젊은 피어스를 낀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내 등을 두들겨 주었다. 나는 뭔가 말하려고 고개를 들고,  하지만 역시나 말문이 막히고, ――그 때,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었지. 「그래요, 이렇게 좋은 사람인데 말이죠」하고. 267: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21:22.32 ID:uxwqRYpB0 그 목소리를, 나는 들은 적이 있었다.  하루이틀로 잊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그 목소리를 잊으려면, 3백년은 필요하겠지. 소리가 난 방향으로 돌아본다.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잘못 들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볼 때 까지는, 믿을 수 없었다. 「그 미야기라는 사람은, 별 볼일 없는 여자네요」 미야기는 그렇게 말하고, 혼자서 킥킥거리며 웃었다. 269: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23:30.70 ID:uxwqRYpB0 「……굉장하네요, 단 30일로,  제 인생의 대부분을 돌려놓았으니까요」 옆에 앉은 미야기는, 나에게 기대며 그렇게 말했다. 주위의 사람들은 아연한 얼굴로 미야기를 보고 있었지.  그야 뭐, 실존하고 있다곤 생각못했겠지. 「당신, 혹시 미야기씨?」하고 한 남자가 묻고,  「그래요. 별 볼일 없는 미야기입니다」하고 그녀가 대답하자,  내 손을 잡고는 「잘 됐네!」하고 축하해주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째서 미야기가 여기에 있는 거지?  어째서 주변 사람들의 눈에 미야기가 비치는 거지? 270: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27:00.82 ID:uxwqRYpB0 미야기는 내 손을 잡고, 설명해주었다.  「그러니까, 저도 당신과 같은 걸 한 거에요」 내가 수명을 3일만 남기고 판 직후,  그 대리감시원인 남자가, 그녀에게 연락한 듯하다.  『쿠스노키인가 하는 남자, 자신의 수명을 더 깎아서,  네 빚을 거의 갚아 버렸다구』, 라고 말이다. 그걸 들은 미야기는, 바로 결심했다고 한다. 「3일 남기고, 나머진 전부 팔아버렸어요」하고 미야기는 말했다.  「덕분에, 빚을 갚고도, 아직 돈이 남았어요.  3일만으론, 도저히 다 써버릴 수 없을 정도로」 271: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29:12.18 ID:/9PnbSkx0 어라? 어째서지  오늘은 덥지도 않은데 눈에서 땀이 나오네 273: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31:04.58 ID:uxwqRYpB0 「그럼, 쿠스노키씨」 미야기는 나에게 미소짓는다. 「앞으로 3일간, 어떻게 보내죠?」 274: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33:07.76 ID:uxwqRYpB0 분명, 그 3일은, 내가 보낼 터였던 비참한 30년보다도, 내가 보낼 터였던 유의미한 30일보다도, 훨씬 훨씬, 가치 있는 것이 되겠지. 275: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4:36:55.44 ID:uxwqRYpB0 끝. 원출처  출처 : 에펨코리아 작성자 : 귀도리 님
이름없음 2018/08/09 13:44:50 ID : Mpf9eE9umr9
근데 이거 2ch에 올라온 '수명을 팔았다, 1년당 1만엔에' 라는 글 아니야? 번역된 거 다른 블로그에서 봤는데 이건 괴담도 아닌데 너무 막 올리는 것 같아..
이름없음 2018/08/09 15:34:10 ID : g7zdXyY2ljs
2ch괴담을 찾다보니 읽게됬는데 기억에 남고 감동적인거 같아서 올렸어. 나름 괴담아닌괴담인거 같아 올렸는데, 막올렸다고 생각됬다면 미안해. 앞으로는 좀 더 검열후에 올리도록할게
이름없음 2018/08/09 17:58:23 ID : tio5cK7xU7v
와 이 내용 엄청 감동이다 항상 잘보고 있어 B군!
이름없음 2018/08/09 21:07:03 ID : g7zdXyY2ljs
Episode[71] 머리카락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다. 20년 정도 전 할아버지는 닛산의 어느 공장에서 일하고 계셨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사고가 일어나버렸다. 노동자 한 명이 독한 약품이 들어있는 탱크에 떨어져 버렸던 것이다. 당연히 몸과 뼈는 다 녹아버려서 사체조차 찾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약품 탱크를 비웠을 때, 이상한 것이 있었다고 했다. 바로 그 노동자의 머리카락이 남아 있던 것이다. 기묘하게도 머리카락만은 녹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난 후부터 공장 내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소위 심령 현상이라는 것이었다. 유언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은 것이 한스러워 죽은 노동자가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평소 그런 것들을 믿지 않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사고가 일어난지 반년 정도 지났을 때 할아버지도 직접 심령 현상을 겪으셨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기계 점검을 하고 계셨는데, 갑자기 멈춰있던 기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깜짝 놀란 할아버지는 급히 전원을 끄려고 하셨다. 하지만 기계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벽의 콘센트에서 코드를 뽑아도 계속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코드를 뽑아낸 순간 코드 구멍에서 머리카락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기계에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다. [으으... 아프다... 아프다...!] 그 이후 할아버지는 공장을 떠났다고 하신다.
이름없음 2018/08/09 21:09:44 ID : g7zdXyY2ljs
Episode[72] 어느 날, 원양어선을 탔던 친구가 되돌아 왔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동급생으로 원래 아버지가 어부였기 때문에, 바다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다를 알고싶다고 말하고선, 졸업후에 곧발로 어선을 탄 것입니다. 그가 돌아온 것은 1년반만에 였습니다. 그가 돌아온 그 날, 저는 축하의 의미로 술을 가 지고 그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의 집에서는 이미 연회가 시작되고 있어서, 내가 가 져 간 술도 곧 사라졌습니다. 그 후, 저는 문득 그의 옆에가서 작은 소리로 물었습 니다. [너, 1년반동안 성욕은 어떻게 처리했어? 자위를 한거야?] 그러자 그의 얼굴 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딴거, 어찌됬든 관심없다.] 저는 의 심스런 그의 태도에 [설마 뿅뿅이라도 당한 것일까?] 라고 생각하며, 그 이상 깊이 묻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연회도 끝무렵으로 접어들었을 때, 저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또 언제 출항 하는 거야?] 그러자 그가 새파란 얼굴이 되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 다음 달말 이나] 그 다음날, 그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서 입원했습니다. 그렇게 속도도 내지 않 았는데, 오래간만에 오토바이를 타서 신이나서 그렇게 된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는 양쪽 발에 골절상을 당한 것 같았습니다. 제가 문안을 갔을 때, 그는 부들부들 떨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니 한테만 따로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뭔가 말하고 싶은게 있 는것 같아서 저는 [뭔데, 말할거 있으면 말해봐.]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배를 타기 전에 가장 처음해야 할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것 은, 출항 전날에 배에 적재할 물건을 받아서, 그것을 배에 싣는 작업이었습니다. 그가 물건 을 받으러가자, 말수가 적은 남자가 거대한 케이스를 꺼냈습니다. 3개 였습니다. 그는 음식 물인가? 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그대로 배 창고에 싣고, 열쇠를 닫았습니다. 그리고, 출항 한지 2일째되는 날 밤에 선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슬슬 꺼내 볼까.] 그렇게 말하자, 다 른 승무원이 그가 가지고 온 케이스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는 그 때, 술잔치라도 하는 것일까 ?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열린 케이스로부터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물건이 나왔습니다. 틀림없이 인간여자입니다. 그것도 3개의 케이스에서 한사람씩. 한사람은 초등학생정도, 다른 한사람은 고등학생정도,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은 20대 중반의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들은 나오 자마자, 한순간 어리둥절하고 있었습니다만, 곧 상황을 이해한 것인지, 20대 중반의 여성이 아 우성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바다 위, 아우성 치더라도 울더라도 관계 없이, 광연회 가 행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곧 성욕에 패배했고, 또 주변의 욕소리도 있어서 참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1년 몇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녀들은 ■■도 할 수 없 이 감금되었고, 끝무렵에는 하고 싶을 때 창고에 들어가서... 어쨌든 막 다뤄지고 있었던 것 같습 니다. 친구도 예외가 아니었고, 불끈 하면 범하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몇개월 후 그녀들은 전부 말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배가 항구로 되돌아가기 전날, 선장이 3명을 창고에서 꺼내 왔습니다. 또 공개 뿅뿅이라도 하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날은 좀 이상했습니다. 초등학생정도의 여자 아이에게 물고기를 자를 때 쓰는 나이프를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혹시라고 생각하는데, 선장은 그녀의 창자를 나이프로 가르더니, 재빠르게 배를 찢었습니다. 엄청나게 울부짖는 초등학생, 그리고 그 목소리로 조 금전까지 전혀 말하지 않던 여자들도 반응을 보이면서, 소리 높여 크게 울었습니다. 선장은 초등학생 의 배에 팔을 집어넣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 순간을 위해서, 이런 비린내 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후, 나머지 2명도 지독하게 죽임을 당했고, 시체라고 해야할지 고기조각이라고 해야 할지, 어쨌든 전부 바다에 버렸다고 합니다. 그는 최후의 광연회에는 참가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단지 계속 토해대서, 지금까지 한 짓에 대한 속죄만을 중얼대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음 날은 출항하기 전 날 처럼 , 정말로 아무일도 없었던 것 같았다고 합니다. 창고도 예쁘게 정돈되어 있어서, 꿈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육지에 도착했을 때, 어떤 남자에게 돈을 건네주게 되는 일을 맡게되었습니 다. 그 남자는 1년반 전에 케이스를 건네준 남자가 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돈을 그 남자에게 건네주자, 남자는 돈을 마저 세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들은 일등 품이었을걸? 도쿄에서 주운 것들이니. 지금은 미팅 사이트에서 바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편해졌지. 옛날에는 잘못하면 실종신고 같은거에 걸리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 점은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지. 지금 단골 손님은 당신이 일하고 있는 그쪽계열의 사람만뿐이야, 그럼 또 다음 달에 가지고 올건데 3마리면 충분하겠지? 좀더 젊은 것이 좋을까?] 그는 말을 흐리게 하면서도, 적당히 되돌려서 그대로 그자리를 떠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두 번 다시 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타지 않을 수가 없어서, 일부러 사고를 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배가 출항하기 전에 그는 사라졌습니다. 그 배는 아직 되돌아 오고 있지 않습니다만, 확실한건 그는 그배에 타지 않았다는 거죠.
이름없음 2018/08/10 13:18:43 ID : O9uso2HveHD
잘보고있어!!!
이름없음 2018/08/10 13:58:43 ID : dXtjwE4LaoG
으와 재밌어
이름없음 2018/08/10 14:33:07 ID : O9uso2HveHD
오늘은 안오는 거야??.
이름없음 2018/08/11 12:45:48 ID : g7zdXyY2ljs
Episode[73] 경찰학교 괴담 제가 군대에 있던 2001년의 이야기입니다. 의경을 지원해서 입대했던 저는 훈련소를 거쳐 경찰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경찰 학교에서는 각 층별로 중앙과 양 쪽 끝에 모두 3명이 불침번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저는 일과를 마치고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새벽에 쿵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뭐가 떨어졌다보다라고만 생각하고 피곤한 나머지 계속 잠을 청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으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순간 주변의 불이 모두 켜졌습니다. 원래 그런 상황에서는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되지만 저를 포함한 몇몇 훈련병들은 밖으로 나와 무슨 일인지 상황을 살폈습니다. 자세히 보니 화장실 쪽에 2명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츄리닝이 아닌 근무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불침번을 서던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곧 교관들이 뛰어 들어 왔고, 다시 불을 끄고 다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어제 불침번을 서다 기절한 2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경찰 학교에서의 교육을 마치고 자대로 배치될 때까지 결코 돌아오지 않았죠. 더욱 이상한 것은, 그 날 이후로 불침번 근무자들에게 3명이 중앙에 함께 모여 근무를 하라는 중대장의 지시가 내려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훈련병들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수군대기 시작했죠. 그리고 관심은 그 날 불침번을 서던 3명 중 유일하게 기절하지 않은 훈련병 한 명에게 쏠렸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원래대로라면 중앙과 양 끝에 한 명씩 서 있어야 했지만, 기간병들이 다 자는 새벽이다 보니 중앙에 다 같이 모여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근무 도중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들리더라는겁니다. 원래 군대에서는 밤에 마음대로 이동을 하지 못하고, 화장실이 급하면 꼭 근무자에게 말을 하고 다녀와야 합니다. 그래서 누가 말도 안 하고 화장실에 갔냐며 투덜대고 있는데, 한참이 지나도 물소리가 끊기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 누가 물을 잠그지 않고 돌아갔나 싶어 화장실 앞 근무자가(화장실은 복도의 한 쪽 끝에 있습니다.) 물을 잠그러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화장실에 들어가자 쿵하는 소리가 울렸습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중앙 쪽 근무자가 화장실로 달려갔는데, 역시 [으악!] 하는 단말마만을 내뱉고 쓰러졌다는 겁니다. 혼자 남은 근무자는 깜짝 놀라 복도의 불을 다 켜고 달려 가보니, 한 명은 화장실 안에 쓰러져 있고, 다른 한 명은 화장실 입구에 쓰러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 원인은 알지 못했고, 결국 우리들은 교육을 마치고 각각 다른 부대로 배치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정도 지났을까요. 저는 상경을 넘어 수경으로 진급했고, 아랫기수의 후임과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근무 도중 심심한 나머지 후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제가 경찰 학교에서 겪었던 이야기도 꺼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한참 듣던 후임이 제게 말하는 겁니다. 후임이 경찰 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때, 병원에 다녀와서 한 기수 늦게 교육에 참여하게 된 사람과 같은 방을 썼었다는 겁니다. 알고보니 그 때 기절하고 나서 병원으로 후송되었던 근무자 중 한 명이 제 후임과 같은 방을 썼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했다며 후임이 제게 들려준 이야기는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중앙 쪽에서 근무하던 사람이었는데, 화장실에 물을 잠그러 간 녀석이 돌아오질 않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따라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무언가가 기어다니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이상하다 싶어 화장실의 불을 켰더니 물을 잠그러 갔던 친구가 쓰러져 있고, 왠 하반신이 없는 여자가 자기를 보고 팔꿈치로 미친듯이 기어오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후임 역시 경찰 학교 시절 그 여자를 봤다고 합니다. 새벽에 3층 베란다에서 그 고참과 몰래 담배를 피고 있는데, 긴 머리의 짧은 여자가 아주 빠른 속도로 기어서 경찰 학교 뒷문으로 가고 있는 것을 말입니다...
이름없음 2018/08/11 12:58:55 ID : Rwq6mHwq2IF
..... 무섭다
방청객 2018/08/11 15:25:08 ID : jdvjy7tjBBB
Bj B!! 잘보고있어!!
이름없음 2018/08/11 16:56:51 ID : s5XxPii7gnP
너무 무서웡ㅋㄲㅋㅋㅋ
이름없음 2018/08/14 08:10:23 ID : g7zdXyY2ljs
Episode[74] 목이 꺾인 아저씨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당시에 우리집 근처에서 사람이 하나 죽었어. 그때가 여름이고 토요일이었던것은 확실히 기억나고 어머니를 도와 점심을 준비하던 중에 거실을 돌아다니다가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은하아파트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더군. 난 처음에 누군가가 이불을 떨어뜨렸다 했지.  하지만... "파각...." "얼레..." 뭔가가 딱딱한게 떨어졌겠지란 생각으로 그냥 지나쳤지. 그러다가 점심을 먹으려하다보니 궁금하잖아. 베란다로 다가가 쳐다보니... 사람이 아파트 밑에 누워있더군. 아니, 누워있다는 것도 아니고 위에서 떨어진 포즈로 있더군. 분명히 아파트 중앙문의 지붕에 부딪혀 낸 소리같았는데... 그것이 사람이었던 것이지.  구급차는 (일단 사람은 아쉽게도 죽었겠지.) 왜 이리 늦게 왔는지... 그때까지 그 시체는 방치되어있었고 나중에 흰 천으로 가려지는데 묻어나는 붉은색의 얼룩은 지금생각해도 선명하게 생각이나. 그일이 뉴스에나 나올것 같았는데 안나오더군. 누가 죽었는지 멀어서 자세히 못봤기 때문에 불쌍한 감도 있지만 궁금했거든. "그 떨어진 사람은 성인 남자래. 위에서 싸우다가 남자가 자살한다고 하다가 그리되었나봐." "엄마는 어떻게 그사실을??" "시 신문기자 아저씨가 가르쳐주셨지. 은하아파트에서 사람이 벌써 세사람이나 죽어서 숨겼나봐." 나도 들은 것이 있어서 알고 있었어. 은하아파트에서 여태까지 두명이나 자살을 했다고 하니까. 구급차도 봤었고 그랬으니 고개를 끄떡이기만 했지. 뭐 때문에 싸우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 죽었구나 했지.  그러고 얼마후에 전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숙제를 할것이 있어서 밤늦게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어. 거의 우리집 근처의 골목길로 들어서서 우리집이 있는 아파트가 보이는 시점에서 어떤 사람이 내 앞을 걷고 있었어. 첨엔 집으로 가려고 신경을 안썼으니 상관은 없었지만, 그 사람을 스치고 먼저 앞으로 걸어갔고, 아파트 현관에 다다랐을 때 가져오던 파일을 떨구고 말았어. 그래서 주우려고 뒤를 돈순간... 내 앞을 걷다가 추월당한 사람의 바로 뒤로 한쪽 다리는 쩔뚝거리고, 목은 옆으로 꺾인채로 따라가는 아저씨가 있더군. 난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냥 장애인인가보다." 하고 넘겼지.  하지만 몇일지나서 집안이 덥길래 현관문을 열어놓으려고 복도로 나갔었는데, 그때 여동생이 학교를 마쳤는지 바로 보이는 길로 걸어오는게 보이더라. 그래서 기다려야 겠다고 생각하며 손을 흔들었어.  그때 여동생 앞을 지나가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바로 그뒤를...목이 꺾인 아저씨가 쫓아가더라고. 그것도 사람의 형체라고 보기엔 그랬어. 바닥에 흘리지는 않았지만 온몸은 끈적일것 같은 피로 덮여 있었거든. 만약에 사람이라면 그런 형체로 다니는데 시선을 안받을리가 없잖아? "언니?? 뭘 그리 멍하게 쳐다보고 있어?" "야...너 아까 니앞을 지나갔던 아줌마 뒤로 따라가는 아저씨 봤니?" "무슨 말이야.. 그 아줌마 혼자 지나갔어." "그..그래?? 하핫," 내 표정이 좀 안좋았기 때문이었는지 동생이 물어보더군. 무슨일이냐고. 그래서 사정을 설명했더니 동생이 끄떡이면서 수긍하는 눈치였어. 그러고는 한마디 하더군. "그러고보니... 그 아줌마한테서 비릿한 냄새가 나더라구. 향냄새랑.." 그날 너무 소름이 돋아서 동생의 손을 붙잡고 잤어.  그 이후도로 자주 보게 되더라구. 나 외에도 은하아파트 근처의 주택에 살고있는 아이들도 보았다고 난리인적이 있었고.  현재에도 돌아다니고 있대.  그 아줌마를 쫓아서. 그리고 항상 내뱉고 다니는 말 한마디와 함께.... "나처럼 너도 밀어 죽여버릴꺼야..." 더 끔찍한건 그 아주머니의 아들이 있는데... 그 아들에게도 쫓아다닌 경우를 봤었거든. 찻길에서 누군가가 떠밀어서 차에 치여 병원에 실려간 사건도 있고, 그외에도 그 집안 사람들은 자주 다쳐서 굿도 했다는 소문이 있어.
BJ "B" 2018/08/14 08:17:40 ID : g7zdXyY2ljs
[ON AIR] 🎃안녕, 나의 방청자들. 🎃여름 휴가는 잘 보냈어? 🎃너무 바빠서 자주 오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단골방청자들이 자주 와서 내이야기를 갱신해준 🎃덕분에 기분이 매우 좋아졌어. 🎃근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지 못했지만, 🎃오늘부터는 다시 "on air!!" 🎃또 다시 방청자들의 관심을 부탁할게. 🎃늘 고마워-🦇
이름없음 2018/08/14 13:25:36 ID : g7zdXyY2ljs
Episode[75] 교환 그날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중학교의 부활동이 금방 끝났어. 집으로 돌아온 나는 거실에 있는 테이블에 들어가 앉아 TV를 켠 채로 수학 숙제를 했어. 부엌에서 어머니가 식칼을 사용하는 통 통 소리가 계속 들려왔어. 잠시 뒤, TV에서 여성을 맨홀에 빠트려 죽이려 하는 것을 담은 중국의 감시 카메라 영상이 나왔어. 나는 자신도 모르게 숙제를 하던 손을 멈추고 그 영상에 빠져들었어. 영상의 그 여성은 살아남은 모양이지만, 그래도 무섭다고 생각하던 그때 저는 뭔가 석연찮음을 느꼈어.  `그러고 보니 나도 어릴 적에 맨홀에 빠졌던 것 같은데...` 이렇게나 기억이 애매할 정도니 초등학생이 되기 전이었을려나. 뻥 뚫린 동그란 구멍이 열려 있는 것을, 한참이나 멍하니 쭈욱 올려다 보고 있던 적이... 있던 것 같았어. 구멍의 테두리에선 쏴아아 쏴아아 하고 물이 흘러내려오는 이미지.   이윽고 그 구멍에 뚜껑이 덮혀지고, 주변이 쌔까맣게 되어서 울부짖었던 기억... 신경이 쓰여 저는 부엌에 계신 어머니에게 말을 걸었어. "있잖아, 엄마." "왜-애."   "나, 어렸을 적에 맨홀이나 그거랑 비슷한 구멍 밑에 빠진 적 있었어?"   "..."   "응? 엄마, 듣고 있어-? 나, 맨홀에"   "...있어-."   "!"   역시 있었구나, 하고 내가 물은 건데도 깜짝 놀랐어.   "언제 그랬더라?" "니가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이니까 4살이 되었을 무렵이야."   "어디에 떨어졌어?"   "장소는 모를 거라 생각하는데... 니시자키의 양호 학교 옆길의 맨홀이야. 그날은 비가 엄청 내렸었지." "왜 그런 곳에 떨어졌지? 뚜껑이 열려 있던 거야?" "...떠올리지 않는 편이 좋았는데.... 엄마가 떨어트렸어." "...뭔 이상한 농담이야?" "농담 아니야. 전의 너는 머리가 나빠서 필요없는 애였으니까 버린 거야." "!"   "신에게 빌어서 전의 너를 거기에 버리고 새로운 너를 받은 거야. 하지만 전의 기억이 남아 있었구나. ...유감이야. 계속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새로운 너를 받아야 한다니."   "엄마!" 어느 틈엔가 요리하는 소리는 멎어 있었어. 그리고 부엌에 걸어놓은 천을 들추며 어머니가 나왔어. 눈을 치켜 뜨고, 이마의 중앙에는 주름이 잡혀 있었어.  배가 있는 곳에서 양손으로 쥐어 든 식칼은 나를 향하고 있었어.   "잠깐, 왜 그래. 엄마 진짜 장난하지 마."   "다른 집도 다 하고 있어. 필요없는 아이는 교환 받을 수 있거든. 이렇게나 컸는데 교환 받는 건 창피하지만 말야. 육아를 실패한 거 같아서." 어머니는 그대로 나를 향해 똑바로 돌진해 와서 몸통을 부딪쳤어. 식칼은 간발의 차로 빗나갔고, 나는 가운데에 테이블을 두고 어머니와 옥신각신하다가 틈을 봐서 현관 쪽으로 달려가 맨발인 채로 집에서 나갔어. 나는 빗속에서 울며불며 정신없이 뛰었지.   "잠깐, 유나야, 너 그렇게 젖어서 어딜 가는 거야!" 그때 앞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어. 얼굴을 들어올리자, 우산을 이쪽으로 향해 씌워주며 걱정스럽다는 듯 얼굴을 살펴보는 어머니가 계셨어. "꺄악-!" 나는 몸을 피하며 비명을 질렀어.   "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집에 이상한 사람이 왔어?" 저는 그대로 주저앉아 엉엉 울었어. ....그 후, 어머니와 함께 집에 돌아와보니 뛰쳐나갈 때 열어둔 현관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그뿐만이 아니라 잠금도 되어 있었어.  "엄마, 방금 전까지 집에서 요리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40분 정도 전에 살 게 있어서 나가고 지금 돌아오는 길이야. 그것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집에 돌아온 나는 마른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닦았어. 그 뒤, 부엌 쪽을 보았지만 요리하고 있던 흔적은 없었어. 하지만 테이블 위에 펼쳐 놓았던 숙제는 그대로 남아 있었어. 나는 어머니에게 아까 전의 일을 말하였지만, "이상한 얘기네. 엄마가 한 사람 더 있고, 식칼로 너를 죽이려고 했다니. 꿈이라도 꾼 거 아니니? "테이블에서 꾸벅 꾸벅 졸다가 꿈을 꾼 게 아닐까." 라고 하셨어.   ....그럴지도 모르지. 너무나도 이상한 이야기라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어. 이걸로 이야기는 끝이지만,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이 있어. 문득 어쩔 때, 배에 식칼이 꽂혀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오를 때가 있어. 설마,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 때, 두 번째의 교환이 이뤄진 게 아닐까 하고... 하지만 바꿨는데 전의 기억이 있는 것도 이상하니까... 하하, 설마 그럴 리 없겠지...
이름없음 2018/08/14 13:30:01 ID : u4E4E4E4E1j
와 소름ㄷㄷ 어머니가 완전 싸이코시네,,
이름없음 2018/08/15 13:25:21 ID : g7zdXyY2ljs
Episode[76] 이병장의 장난 제가 근무했던 부대는 강원도 춘천시내에 위치한 정보계통의 부대였습니다. 밖에서 보면 무슨 관공서처럼 보이기에 정문에서 경계를 서는 위병이나 ****부대라는 현판을 보기 전에는 군부대라는 걸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부대에서는 자신들이 맡은 일(보직) 이외에도 주간과 야간에 경계근무를 섭니다. 일반적으로 선임과 후임이 함께 초소에 투입되어 경계근무를 하거나 일정지역을 순시하는 동초를 서는데 제가 근무했던 부대는 위병은(부대정문 경계병입니다.) 단기사병(방위라고 합니다.)이 맡고 야간동초 근무는 현역병이 근무를 섰습니다. 부대 규모가 외곽담장을 끼고 빨리 돌면 10분이 안 걸릴 만큼 작았고 주택가에 위치해서 동초근무자들은 총 대신 방망이와 호루라기 하나만 달랑 들고 근무를 나갔습니다. 경계근무라고 해봐야 사각형 모양으로 부대를 감싸고 있는 담장구석구석에 위치한 초소와 유류고에 위치한 초소를 한 시간 가량 돌면서 일지에 서명을 하는 것이라 경계근무라 하기에는 작은 일이었습니다. 행정업무를 하는 부대라 현역병의 수가 적었고 파견인원에 외박 및 휴가인원 그리고 상황인원을 제외하면 근무를 설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았기에 제대를 앞둔 말년병장들은 주말엔 일직사관 양해아래 말뚝근무를(1번 근무부터 끝번까지) 서곤 했습니다. 잠이 늘 부족한 후임들을 위한 배려였습니다. 제대를 한 달 가량 앞두고 있었으니, 아마 1월 중순 토요일이었을 겁니다. 저는 여느 때처럼 말뚝근무를 가기 전에 내무반에 라면과 만두를 사주고는 1번 초소부터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날따라 함박눈이 내리고 있어서 한겨울이었지만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 들었고 쌓이는 눈 위에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내면서 발자국을 남기는 재미도 괜찮아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순찰을 돌았습니다. 새벽 두 시였을 겁니다. 식당 앞을 지나가는데 불이 켜졌습니다. 누군가하고 식당 창문 너머로 보았더니 제 아들놈이(군번이 선임보다 1년 늦은 후임을 아들이라 합니다.) 자다가 목이 말랐는지 냉장고에서 찬물을 꺼내서 벌컥벌컥 들이켜고 있었습니다. 그냥 갈까하다가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해서 모자를 벗고 창문위로 고개를 쏘옥 내밀고는 얼굴에 손전등을 비추고는 창문을 천천히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톡. 톡. 톡. 톡……. 아들놈이 잠이 덜 깼는지 반응이 없었습니다. 잠시 후 소리가 난 창문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저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몇 초 간 쳐다보는 것 같더니 이 녀석이 그대로 뒤로 넘어갔습니다. '아니 이 녀석이 으악! 하고 놀라기만 할 줄 알았는데…….' 장난한번 치다가 애 잡겠다 싶어서 식당으로 바로 들어가려는데, 일직병이 식당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습니다. 우당탕하는 소리가 일직실까지 들려 알아보러왔다고 합니다. 일직병에게 식당 뒷문을 열라고 하고는 들어가 보니 아들 녀석이 완전히 큰대자로 뻗어 있었습니다. 녀석을 들쳐 업고는 내무반으로 와서 흔들어 깨웠더니 조금 있다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다친데 없냐는 물음에 괜찮다고 답하고는 저보면서 사시나무 떨 듯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미안하다. 장난친 건데 네가 이렇게 놀랄 줄은 몰랐다. 내일 너 좋아하는 자장면 사줄 테니까 잊어버리고 푹 자라." 다시 근무서려고 초소로 돌아가는 저에게 당직병이 물었습니다. "이병장님 떨어뜨린 빨래 가지러 안가십니까?" "인마, 오밤중에 근무서다 말고 웬 빨래야?" "예? 어 이상하다…" "쓸데없는 이야기 말고 사관님께 내가 식당에 찬물 마시러 갔다가 넘어진 거라고 잘 말씀드려." 다음날 종교행사를 마친 후 부대로 복귀하는 길에 아들 녀석을 데리고 중국집에 갔습니다. "짜식, 정말 놀랐나보네. 내가 탕수육도 쏠 테니까 그만 풀어라 응?" 자장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녀석이 먹을 생각도 안하고 자꾸 저만 쳐다보기에 소주 한 병 시켜서 따라주었더니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단숨에 4잔을 들이켰습니다. "너 술 먹고 싶어서 수 쓴 거지? 좋아. 내가 사관님께 잘 말씀드릴 테니 오랜만에 아버지하고 대작 한번하자." 그리고는 한 병을 더 주문하면서 저도 한잔 털어 넣었습니다. 그리곤 짬뽕국물을 들이키는데 녀석이 말했습니다. "이병장님 저 어제 이병장님 장난 때문에 기절한 거 아닙니다." "뭐? 그럼?" "이병장님 보곤 별로 안 무섭다고 그러면서 웃으려고 했는데 그때 보았습니다." "보긴 돌봐? 귀신이라도 본거야? 짜식 싱겁긴……." "이병장님이 창문너머로 저 보시고 계실 때 이병장님 왼쪽 뺨 바로 옆에서 이병장님을 쳐다보면서 씨익 웃고 있던 여자를……." 순간 들이키던 뜨거운 짬뽕국물이 차가운 얼음덩어리마냥 온몸 구석구석 한기를 전해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냐……. 네가 놀래서 잘못본거야." "아닙니다. 저도 첨엔 그런 줄 알았는데 분명히 보았습니다. 이병장님 왼쪽 뺨에 자기 볼을 댈 듯이 가까이 붙어서 싸늘한 미소로 이병장님을 쳐다보던 그 창백한 얼굴의 여자를…….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정신을 잃은 겁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남이 보았다는 여자를 바로 옆에 있던 저는 느끼지도 보지도 못했으니까 말입니다. 자꾸 보았다고 우기는 녀석에게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냐고, 귀신이 있어도 우리 부대처럼 분위기 안 나는 곳에 나타날 리가 면박을 주고는 잘못본거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면서 남아있던 술을 마저 마신 후 부대로 복귀했습니다. 복귀 후 뭔가 생각나는 게 있어서 전날 일직을 섰던 후임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상병 너 어제 나한테 말했던 빨래가 어쩌고? 그게 무슨 이야기야?" "아 그거 말입니까? 어제 이병장님이 뒷문 열라고 하시면서 뒷문으로 가실 때 왼쪽어깨에 하얀색 옷 같은 걸 걸치고 계셨습니다. 창문을 통해서 본거라 잘 안보여서 전 그냥 눈 오니까 밖에 널어 논 빨래 걷어 오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바람에 날렸는지 휙 날아가기에 땅에 떨어뜨리고 그냥 들어오신 줄 알고 그거 주우시라고 말씀드린 건데……. 못 찾으셨습니까?" 이런……. 전 빨래를 걷어온적도, 하얀 비스 무리한 천 같은걸 어깨에 걸친 적도 없는데, 한 녀석은 귀신을 봤다고 하고, 다른 녀석은 어깨에 뭘 걸치고 있었다고 하니…….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습니다. 녀석들이 헛것을 본 건지, 제 옆에 누군가 정말 있던 건지. 그날 저녁도 말뚝근무를 나가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소름이 돋고 두려운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말년병장 체면에 무섭다고 자원한 근무 빼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근무가 거의 끝날 때쯤 식당 창문가에 다시 가 보았습니다. 시간도 새벽 5시가 다 되었고 취사병들도 아침준비를 하려고 들어오기 시작해서 두려움이 많이 가셨기 때문입니다. 혹시 내가 무심코 지나친 느낌은 없었는지 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습니다. 아들 녀석이 저랑 눈이 마주쳤을 때 제 왼쪽 볼에서 느껴졌던 순간적인 싸늘한 느낌……. 갑자기 불어온 바람 때문에 그러려니 했지만 어제처럼 함박눈이 포근하게 내리는 날엔 그런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순간 온몸의 털들이 전부 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대 한지도 벌써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그 아침에 온몸에 퍼졌던 소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게 아니기에 사실 그때 뭔가가 정말 제 옆에 있었는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제 옆에 서늘할 때면 옆을 보기가 두려워 집니다.
이름없음 2018/08/15 13:26:27 ID : g7zdXyY2ljs
Episode[77] 방에 켜진 불 대학교 2학년이 되고 4월쯤의 일입니다. 이제 막 졸업반이 된 저는 정신 없이 과제에 쫓겨 살고 있었습니다. 봄이라고는 해도 아직 해가 짧았던지라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할 때는 언제나 해가 지고 어두웠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저는 집으로 향하면서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늦게까지 가게에서 일하시기 때문에 저는 항상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곤 했습니다. [네, 엄마. 지금 끝나서 집으로 가고 있어요.] 4년 전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제게 생긴 습관이 하나 있는데, 우리 집이 보일 때 쯤이면 눈으로 천천히 1층부터 한 층 한 층 올라가며 집을 올려다 보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그 날도 눈으로 한 층 한 층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데 이상한 것이 보였습니다. [1층... 10층... 15층... 16... 어?] 16층의 제 방에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분명히 어머니는 가게에 계시고, 집에는 아무도 없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눈으로 세다 보면 가끔 실수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기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천천히 세어봤습니다. [1층... 11층... 16층...] 분명히 우리 집, 16층이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방은 어두운데 제 방만 환히 불이 켜져 있는 것입니다. [이상하네... 내가 아침에 불을 켜 놓고 나왔나?] 이상하게 생각하며 방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데 순간 불이 한 번 깜빡하고는 그대로 꺼졌습니다. 순간 안 좋은 느낌이 들어 그 길로 경비실에 달려가 경비 아저씨께 엘리베이터 CCTV 감시를 부탁드리고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현관 문 앞에서 심호흡을 하고 집으로 조심스레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인터폰으로 경비실에 물어보니 제가 올라가기 전후에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일단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제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봤습니다. 방문을 여는 순간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싸늘한 공기가 밀려나왔습니다. 그 느낌이 너무나도 섬뜻해서 결국 이 날은 제 방이 아닌 거실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나빴던 탓인지 다음날 늦게 일어나 허겁지겁 집을 나서는데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시고 토속 신앙을 좋아하셔서 작은 장승들을 현관 앞에 두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장승들이 모조리 엎어져 있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고 며칠 간은 제 방에서 자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한 번 마음을 굳게 먹고 목검을 품에 안고 잔 이후로는 별 탈 없이 제 방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우르르 떨어져 있던 장승들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칩니다...
이름없음 2018/08/15 13:28:25 ID : g7zdXyY2ljs
Episode[78] 좀비가 세상을 지배할 수 없는 이유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한 절반쯤은 이미 그러고 계시겠지만, 좀비가 현실에 존재한다고 잠시 가정해봅시다. 대부분의 좀비 영화들이 이미 좀비가 세계를 완전히 집어삼킨 후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거 눈치채셨나요? 주인공이 생존을 위한 노력을 시작할 쯤에는 이미 군대고 정부고 다 박살나고 길거리엔 좀비가 바글거립니다. 헌데 영화가 거기서 시작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전에 시작했다가는 좀비가 인류를 말살시킨다는 게 말이 되지않는다는 걸 잘 보여주게 되거든요. 좀비 아포칼립스에 지루한 현실의 논리를 잔뜩 퍼넣어 김을 뺴기 시작하면 평소에 잘 준비해둔 좀비 척살용 전기톱 장착 오토바이에 시동도 걸기 전에 이미 좀비들은 죽어 있을(그러니까, 이미 죽었다가 되살아난 뒤에 다시 죽어 있을) 거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1. 포식자 왜 인류가 현재 먹이사슬의 최고점에 올라 있는 건지 아십니까? 우리를 죽이기 힘들어서는 확실히 아니죠. 스티븐 시걸은 제외지만...어쨌건 우리의 신체는 두꺼운 가죽도 털도 없어서 적당한 발톱이나 이빨이 간단히 찢어발길 수 있는 살점에 불과합니다. 인류가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이유는 다른 것들을 잘 죽여서지, 자신이 잘 안 죽어서가 아니라고요. 최고의 방어는 곧 공격이라고 하잖아요...저기 오리다! 죽여! 죽이라고! 즉 인류는 스스로의 지적 능력과 도구를 사용하여 야생 동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좀비는 어떨까요? 그 둘 다 없습니다. 멍청히 길 한복판에 서 있고, 무기도 쓸 줄 모르고, 생각도 못 하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못해서 적이 나타나면 도망칠 줄도 모릅니다. 그리고 죄다 살로 되어 있죠. 배고픈 동물들에겐 그야말로 좋은 먹잇감입니다. 미국에는 곰, 늑대, 코요테, 쿠거처럼 총을 든 전문 사냥꾼조차도 조심하지 않으면 당해버릴 수 있는 대형 동물들이 많습니다. 이런 맹수들은 생존본능상 특히 약해보이고 무능해보이는 동물들을 사냥하는 걸 특히 좋아하죠. 굳이 배고프지 않더라도 자신의 영역에서 자꾸 어슬렁거리는 놈은 일단 때리고 봅니다. 더군다나, 느려터진 좀비에게는 길거리를 방황하는 수만 마리의 유기견조차도 충분히 큰 위협이 됩니다. 하마, 사자, 악어가 들끓는 아프리카쯤 되면 더 말할 나위도 없겠죠. 만약 "뭐, 그렇지만 내가 사는 도시엔 좀비를 먹어치울 곰 따위는 없는데"하고 생각하신다면, 더 작은 동물을 생각할 필요가 있죠. 살아있는 인간에게도 곤충은 커다란 골칫거리입니다. 만약 우리가 몸 위에 달라붙는 파리를 쫓아내지 않는다면 눈과 혀에 알을 까서 얼마 지나지 않아 구더기가 우리의 살을 파먹게 됩니다. 그리고 파리는 전세계 웬만한 곳에는 다 있죠. 좀비는 파리를 쫓을 줄 모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구더기로 뒤덮이게 될 겁니다. 제아무리 좀비라 해도 눈이 멀면 어쩔 재간이 있을까요. 2. 더위 일반적으로 좀비가 썩어가는 시체라는 건 잘 알려진 개념입니다. 하지만 영화에는 썩어가는 시체가 뜨거운 태양열을 받으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주지 않죠. 가장 큰 문제는 부패입니다. 음식 소화를 돕기 위해 우리의 대장에는 대량의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고, 이들은 열을 받을수록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리의 면역계가 멈추는 순간부터 이 박테리아들은 즉시 주변 조직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합니다. 좀비가 '시체'가 되는 순간에 이 과정은 시작되겠죠. 죽은 시체는 이 박테리아들이 소화하면서 만드는 가스 성분으로 인해 팽창하기 시작합니다. 적당히 온화한 곳만 되어도 불과 며칠 사이에 시체는 부풀어오릅니다. 이 상태로 몇 주가 지나면 영화에서는 차마 보여줄 수 없는 참 특이한 광경이 벌어지게 되는데요, 가스압으로 인해 터져버리는 겁니다. 열대나 아열대 기후의 따뜻하고 습한 곳에서는, 혹은 온대 기후라도 뜨거운 여름철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며, 만약 한여름에 좀비가 발생한다면 불과 몇 주 안에 참 보기 흉한 꼴이 되겠죠. 또다른 것은 건조열입니다. 사하라나 피닉스처럼 덥지만 습도가 낮은 곳에서는 좀비가 뜨거운 기온으로 인해 미이라화가 되기 시작합니다. 물론 좀비가 목말라 죽지는 않는다고 쳐도 세포에서 물이 빠져나가면 바로 세포에 화상을 입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쩍 말라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리겠죠. 그럼 겨울에 좀비가 생기면 어떡하냐고요? 3. 추위 좀비는 죽은 고깃덩어리입니다. 좀비의 본질이 그거니 이견은 있을 수 없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은'이란 단어에 집착하는데, 그것보다는 '고깃덩어리'에 더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죽은 고깃덩어리가 뭐가 있냐고요? 스테이크, 불고기, 삼겹살, 혹은 맥도날드의 햄버거 안에 든 갈색 물질도 아마 고기일 것 같긴 한데... 살아있을 때는 여러 가지 방어 시스템이 이 '고기'를 보호합니다. 하지만 죽고 나면 밀폐해서 냉장실에 넣어놔도 1주일을 못 버티고 상해버리죠. 반면 냉동실에 넣으면 나중에 녹혀서 먹을 수 있으니, 추위가 좀비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추위는 살아있는 생명체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충분히 극지방에 가까운 곳에 사신다면 좀비들은 그쪽으로 가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알아서 얼어서 쓰러지겠죠. 인체는 대부분 물로 되어 있고, 물은 언다는 겁니다. 온도가 빙점 이하로 떨어지면 좀비도 업니다. 충분히 얼고 나면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겠죠. 또한 좀비들은 우리가 옷 입고 밖에 나갈 때처럼 온몸을 꽁꽁 싸매지도 않을 테니 냉동상(Freezer burn)도 입게 됩니다. 냉동고의 고기가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처럼 말이죠. 추울 때는 살이 얼었다가 따뜻해지면 일부 녹았다가를 반복하며 세포에서 물이 증발해나가 냉동상을 입게 됩니다. 이런 식이라면 좀비는 그냥 죽는 게 아닙니다. 세포 자체가 파괴되어 못 쓰게 되어버리는 것이죠. 4. 전염 방식 혹시 개가 사람을 물어서 감염되는 광견병을 기억하시나요? 그거 한 번 발생하면 주변 도시의 사람들이 죄다 광견병에 걸려 날뛰었죠. 살아남은 사람들은 쇼핑몰을 점거하고 방어진을 쳐서 미친 개들로부터 살아남으려고 발악을...그런 건 못 보셨다고요? 당연하죠. 좀비 영화들이 절대 다수가 채택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좀비는 일종의 질병이라는 설정입니다. 바이러스가 체액에 들어있는 것 마냥 물어뜯으면 그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가서 감염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질병이 퍼지는 속도는 이미 잘 연구되어 있습니다. 물어서 전염된다는 건 그중에서도 참 느린 물건이죠. 유행하는 질병은 희생자에게 감염되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 존재합니다. 독감은 대기를 통해 전염되므로 인류 역사 동안 수천만 명을 죽일 수 있었죠. 흑사병을 쥐를 매개로 한 벼룩으로 인해 퍼지며 유럽 대륙을 휩쓸었고요. 그런데 물어서 감염되는 질병은 과연 얼마나 퍼졌나요? AIDS처럼 좀비와 비슷하게 상처에 체액이 접촉되어 감염되는 질병도 아직까지는 살아남아 있습니다만, 그건 AIDS 환자가 사람들을 속이고 환자가 아닌 것처럼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좀비에게 다가가서 물려보려고 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만약 좀비가 썩어가는 입에서 피를 질질 흘리며 사람들에게 다가가는데 개중 아무도 피하질 않아서 몇 명쯤 물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다 정신줄 놓고 멍청히 있을까요? CDC처럼 질병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SARS 기억하시죠? 지난 2002년에 중국에서 발병했는데 전 세계 사람들이 다 겁에 질렸습니다. CDC와 WHO 같은 기구들이 나서서 입출국을 통제한 결과, 대기로 감염되는 아주 위험한 방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8천여 명만이 감염되었고 그 중에 딱 43명만이 사망했습니다. 게다가 좀비 앞에서 질병 감염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 따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시체가 되살아나서 걸어온단 말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죠. 5, 부상 제대로 작동하는 중추신경계의 장점 중에는 뭔가 피해를 입으면 그 사실을 즉각 알게 된다는 게 있습니다. 그 피해를 알리는 방식이 바로 고통이죠. 여태껏 살아오면서 종이에 베이거나, 발가락을 찧거나 남자의 중요 부위를 가격당했던 경험들을 되살려 보세요. 만약 이 상처들이 낫지 않았다면, 그래서 계속 이런저런 상처를 입는 동안에도 계속 썩어들어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결국은 잘라내야 할 처지가 됐을 겁니다. 그런데 로메로 감독이 우리에게 알려준 좀비의 특성에는 그들이 좀 머리가 나빠서, 아무 생각없이 문에 머리를 박고 헬리콥터 회전날에 팔을 들이밀고, 절벽에서 뛰어내린다는 것이 있죠. 언뜻 고통을 겪을 수 없다는 것이 엄청나게 이득이 되는 능력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울버린보다는 심슨의 번즈 사장처럼 되어버립니다. 태어날 때부터 고통을 느끼는 질병을 선천적 무통각증(CITP)라고 부릅니다만, 자신이 다쳐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해 감염되거나, 혹은 아예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자각이 없는 어린 시절에 자신의 몸에 아주 끔찍한 짓을 하게 되기 쉽죠. 좀비들은 이리저리 부대끼며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될 테고, 이는 자연적으로 부패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신체부위들을 썩어서 떨어져나가게 만들 것입니다. 만약 좀비 사태가 발생한다면 집 안에서 스타게이트의 17개 시즌을 두어 번 복습한 뒤 밖에 나와 보면 팔다리가 떨어져나간 좀비들이 사방에 뒹굴고 있는 걸 보시게 될 걸요. 6. 지형 좀비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인간이 그렇듯 밤에는 앞을 거의 보지 못합니다. (야시경 쓰는 좀비는 아직 못 봤지만...방금 그건 우리 아이디어에요! 베끼지 마요!) 게다가 이들은 길을 따라 걷거나 다리를 찾아서 건널 줄도 모르죠. 그저 목적 없이 떠돌기만 할 뿐. 강이나 계곡 정도만 마주쳐도 그 아래에는 좀비들이 산을 이루고 쓰러져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을 겁니다. 조금 똑똑한 좀비들이라서 그 정도는 피할 수 있다고 해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밤에는 어쩔 건가요. 잠이라도 자나요? 물론 좀비를 막을 장애물이 없고 포장이 깔끔하게 된 도시에서라면 거기 사는 사람들은 끝장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상황에서도 여전히 장점이 있습니다. 역사적 사례들을 찾아보면, 가장 끔찍한 상황에서도 호러 영화의 멍청한 희생양처럼 굴지 않는 경우가 더 많죠. 생존자들이 적당한 고층빌딩에 올라가 있는 것만으로도 문을 찾을 줄 모르는 좀비들에게는 완벽한 방어벽이 됩니다. 탁 트인 거리는 좀비들을 쉽게 발견하고 제거할 수 있는 장점 역시 있고 말이죠. 7. 무기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인간은 다른 동물들을 죽이는 걸 정말 잘 합니다. 심지어는 간식거리 좀 찾으려다가 일개 종을 멸종시켜버린 사례가 좀 되죠. 특히 미국에 널려있는 총기 애호가들을 생각해보면 좀비들 쪽에는 승산이 없습니다. 2004년 기준으로 미국에는 사냥 면허를 가진 사람이 1400만 명이나 됩니다. 로스 앤젤레스의 인구에 맞먹죠. 게다가, 사냥 면허를 발급해주는 목적은 남획을 통한 멸종을 막기 위해서란 것도 생각해야죠. 만약 그냥 마음대로 사냥하라고 하면 숲 하나 정도는 하루 안에 간단히 거덜낼 수 있거든요. 아마 좀 늦게 온 사람들은 잡을 게 없어서 나무라도 잘라서 실어갈지도 몰라요. 헌데 사냥감이 '사슴'에서 '지금 우리를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는 썩어가는 시체들'이 된다면, 그런 사냥에 나서지 않을 사람이 없겠죠. 사실 좀비를 보면 그 자체가 참 살아남기 힘든 종입니다. 인간을 잡아먹어야 번식하는데, 그 인간이 그들 최고의 천적이란 말이죠. 뭔가 먹던가 번식하고 싶으면 가장 위험한 적하고 마주쳐야 한다는 거에요. 만약 인류가 뭐 먹거나 애 낳고 싶을 때마다 사자를 사냥해야 했으면 여태껏 살아남기나 했을 것 같아요? 사자는 그나마 총이라도 안 들고 있죠. 그러니 좀비는 어쩔 수 없이 인간에게 덤벼서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물론 사냥면허를 가지지 않더라도 총을 소유한 사람은 많고, 사제폭발물이나, 화염병, 야구방망이, 쇠지레, 자동차 등의 다른 무기들도 얼마든지 많죠. 더군다나 아직 군 병력은 이야기하도 않았습니다. 미국에는 군경 조직에만 전문적으로 사람에 총 쏘는 걸 훈련받은 병력이 3백만여 명이 있고, 이들은 기관총부터 야포까지 온갖 중화기로 무장하고 있죠. 좀비 영화에서는 거의 나오지도 않는 공군이 출동한다면 이야기는 더 짧아집니다. 사실, 만약 진짜로 좀비가 현실에 존재한다면 고작 그런 걸로 인류 멸망한다는 이야기에 다들 배를 잡고 웃었을 거에요. 물론, 인공지능 로봇이라면 좀 다른 이야기가...
이름없음 2018/08/17 19:05:38 ID : AjharfcFii4
재밌어!
이름없음 2018/08/17 19:06:13 ID : AjharfcFii4
매일 아침 지하철마다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8/08/18 00:10:30 ID : 63O4HzU3Qk9
Bj B!! 잘보고있어!! 재밌다!
이름없음 2018/08/18 02:19:55 ID : Y08peZbfPhc
뒷북인것 같은데 알 사람은 알거야. 수명을 팔았다 이거 "3일간의 행복"이란 제목으로 출판된 상태야. 국내정발 된지 좀 오래된 건데 여담으로 만화도 나왔다
이름없음 2018/08/22 12:23:20 ID : A4ZfTQtvzXu
B!! ↘이젠 안오는거야??
이름없음 2018/08/22 14:39:47 ID : 9wGsktBvyFh
B!! 정말 잘보고있어 !
이름없음 2018/08/26 19:49:41 ID : g7zdXyY2ljs
Episode[79] 악마의 그림 어떤 마을에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있었다.  성격은 이상했지만, 재주가 좋아서 그림을 많이 그렸다. 어느 날 화가는 영주에게서 최고의 그림을 그리라는 명령을 받게 되었다. 영주는 화가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그림에 관한 자부심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예술가의 영혼을 흔들게 하는 표현으로 최고의 그림이라는 도발을 한 것이다. 완벽주의자였던 화가는 훌륭한 그림을 그리려는 마음에 미치고 말았다. 어떤 때는 제자를 묶고 몸에 뱀을 올려서 공포에 떠는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납득 할만한 작품은 완성되지 않았다. 뭔가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화가는 고민 끝에 자신의 딸을 그리기로 했다. 화가에게, 딸은 유일하게 마음 놓을 수 있는 존재였다. 다른 사람들이 [평소에는 귀신 같은 남자인데, 딸 앞에서는 부처가 된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딸은 당연히 주위 평판도 좋았고, 성격도 상냥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림을 즉석에서 그려 보겠습니다.]라고 화가가 영주에게 제안했다. 영주는 과연 어떤 것을 그릴지 흥미진진해하며 화가를 지켜보았다. 그러자 그곳에 나타난 것은 소달구지였다. 달구지가 보기 좋은 장소에 멈췄다. 그러자 화가가 달구지에 불을 놓도록 명령했다. 그러자 불은 순식간에 번져갔다. 그때 갑자기 안에서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딸의 목소리였다. 활활 타는 무너진 달구지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딸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가 아연실색하는 가운데, 딸이 타 죽어 가는 모습을 눈물을 흘리며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그림은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완성품을 영주에게 바친 화가는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자살. 화가의 딸이 죽는 모습을 보던 영주는 미치고 말았다.
이름없음 2018/08/26 19:50:25 ID : g7zdXyY2ljs
Episode[80] 떠다니는 것들 동생이 자기 눈알을 뽑아버렸을 때, 대니는 별달리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동생이 태생적으로 멍청한 건 대니의 잘못이 아니었다. 대니는 그저 보통의 형들이 하는 일을 했을 뿐이었다. 동생 놀리기. 둘이 잔디밭에 누워서 테니스 공을 위아래로 던지고 있던 중, 자콥이 멍청한 질문을 했다. "형, 하늘에 저 떠다니는 것들은 뭐야? 가만히 있으면 저것들이 움직이는 게 보여." 대니는 그게 날파리증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다들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동생은 모르고 있었다. 대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럴 수가, 너도 유령을 볼 수 있구나? 나만 보는 줄 알았는데!" 그 뒤는 쉬웠다. 자콥이 하늘에서 "유령"들을 보는 것을 잘 하게 되자, 대니는 그를 아주, 아주 가만히 앉혀 놓고 벽이나 창 밖으로도 그것을 보는 연습을 시켰다. 대니가 하나를 가리키자, 자콥은 형도 유령을 볼 수 있다고 철썩같이 믿었다. 자콥은 별달리 심각한 일로 받아들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몇 주 후, 그는 겁에 질려서 자신을 맹인으로 만들고 응급실로 실려갔다. 대니는 처음에는 약간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동생과 조금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왜 네 눈을 파내버린 거야, 멍청아?" 대니가 부드럽게 물었다. 자콥은 마치 붕대 너머로 똑바로 바라보는 듯이 머리를 돌렸다. 대니는 소름이 돋았다. "내가 한 게 아냐." 자콥이 속삭였다.  "유령들은 보이는 걸 싫어해, 형. 그걸 참을 수 없어한다고. 그리고 형…" 자콥은 손을 뻗어 대니의 팔을 잡았다. "…조심해. 유령들이 형도 볼 수 있다는 걸 알아."
이름없음 2018/08/26 19:50:59 ID : g7zdXyY2ljs
Episode[81] 강도 어느 부부가 사는 집에 강도가 들었다고 합니다. 아내가 집에 있을 때 강도가 왔다고 합니다. 다행히 아내가 우연히 손에 들고 있던 칼로 강도를 쫓아낸 것 같습니다. 아내를 데리러 경찰서에 가서 사정을 듣고 보니   [인터폰이 울리길래 당신인줄 알고 현관문을 열러 갔는데.. 문을 여니 강도가...]   남편은 아내를 끌어안고 분명히 무서웠을 거라고 생각하고 부부 둘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름없음 2018/08/26 19:52:23 ID : g7zdXyY2ljs
Episode[82] 조난 전 세계를 배로 여행하고 있었다.   위험하기로 유명한 해역을 항해하다가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어두운 바닷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섬에 표류해서 어떻게든 살긴 했지만,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뭔가 없을까 싶어서 찾으려고 걷기 시작하는데 멀리서 간판 같은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보니 문자가 적혀있다. [위험! 함정이 있습니다!] 간판 근처에는 녹슨 덫이 있었다. 함정을 피해 조심스레 걸어갔다.   도중에 갑자기 뱀이 나타나서 뒷걸음질했지만, 자세히 보니 바람에 날린 낙엽이었다. 앞으로 더 가다가 오두막을 발견했다. 오두막 옆에는 무수히 많은 나무토막이 꽂혀있었다. 그중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는 이쪽을 보고 놀란 듯이 멍하니 있었다. 하지만 그 눈동자는 빛나고 있었다. 나는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도 조난자입니까?]   남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남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지만, 곧 후회했다. 이 섬에는 아무도 없고 동물이나 벌레조차 없다. 아예 자라지 않는다고 했다. 식료품은 당연히 바닥이 났다. 이번에는 남자가 말했다.   [여기에 올 때까지 아무것도 없었나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리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습니다.]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남자는 유감스럽다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남자의 손에는 진흙이 붙어 있었다. 아까 봤던 함정은 그가 만든 것인가. 먹이가 걸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남자는 나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나를 향한 시선은 뜨거웠고 눈동자는 빛나고 있었다. 나는 또 질문했다.   [얼마나 여기에 있었던 거죠?]
이름없음 2018/08/26 19:55:57 ID : 3QoIL9g0q6i
동접인가,,,? 적어도 되는진 모르겠지만,, 너무 잘 보고 있어 ㅠㅠㅠㅠㅠㅠ ♥️♥️😁 스레주 최고
이름없음 2018/08/26 20:05:58 ID : yLbwnwtxVby
와우 동접이다 !! 이야기 중간에 적어서 미안 ㅠㅠ 괴담라디오 너무 재미있어 💜💜
이름없음 2018/08/26 21:55:02 ID : Lak003B866l
스레주..나 마지막걸 이해 못했는데 조난당한 남자가 닻에 걸리지 않은게 유감스럽다고한거야? 마지막 말은 왜 있는거야..??
이름없음 2018/08/28 15:27:51 ID : GrbyKY61zTR
아마도, 유감스럽다는 말은 먹을것도, 마실것도 없는 무인도에서 자신이 살해당하는것(식인)을 내포한 말인거같아^^
이름없음 2018/08/31 01:21:55 ID : DAkmoFdzRBf
B 이제 안와? 나 넘 재밌게읽었는데 댓글이 안써져서 이제 남겨 돌아와줘 ㅠㅠ
BJ "B" 2018/09/19 23:23:19 ID : g7zdXyY2ljs
안녕, 방청자들. 한동안 방송을 못해서 미안해. 날 기억하는 방청자들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내일 오후부터 다시 ON AIR"
이름없음 2018/09/22 00:10:54 ID : BwE63WpfdSG
B...아직도 안왔..다..니 빨리와ㅠㅠ
이름없음 2018/10/02 12:01:25 ID : DzgnV9a781a
갱쉰
이름없음 2018/10/02 17:37:17 ID : JSNurcIJU3X
완전 단숨에 다읽어버림.. 필력 내스타일 ㅠㅠ B 돌아오길 기다릴게
이름없음 2018/10/09 18:31:31 ID : arhBxRwnAZd
안녕 여러분, 여전히 군말없이 B를 기다려줘서 고마워. 개인적인 일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오늘부터는 매일 2개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오도록할게.
이름없음 2018/10/09 18:37:19 ID : arhBxRwnAZd
Episode[83] 귀신들린 여자친구 1 얼굴도 이쁘고 성격도 좋고 나무랄대 없는 저에게는 완벽한 여자친구였죠 .. 하지만 사귀고 2년이 지났을 무렵 저는 여자친구의 이상한 행동 때문에 더이상 견딜 수가 없었고 사귄지 2년반만에 결국 헤어지게 되었죠 .. 그리고 저번주 금요일 우연히 옛 여자친구의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 1년전쯤 방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네요 .. 유서하나 안남기고 사는게 힘들었는지 그냥 홀연히 떠나버렸다더군요 .. 하지만 그녀의 친가족이나 그녀와 친한 주변사람들은 알거예요 ..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를 .. 사건의 발단은 지금으로 부터 약 4년전 ... 저희는 1주년을 맞아 대부도로 1박 2일 여행을 떠났죠 .. 대부도에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 지는 초 저녁이였어요 .. 펜션에 도착해 짐을 풀고 배가고파 펜션에서 걸어서 10분정도 떨어진 조개구이집을 갔었죠 .. 소주도 3병 정도 마시고 취기가 오른 저희는 노래방을 가려고 했어요 .. 주인아주머니께 노래방이 어딨냐고 여쭤보니 이 근처에는 없고 조금 나가야 있다더군요 ... 저희는 아쉽지만 그냥 펜션으로 돌아가려고펜션쪽을 향해 걷고 있었어요 ... 시골도로라 한적하고 어둡고 .. 좀 음침하더군요 .. 여자친구도 무섭다며 손을 꼭 붙들고 가더군요 .. 그렇게 조금 걸었나? 올때는 보이지 않던 어떤 건물 한채가 서있더군요 .. 근데 1층 2층 3층 .. 불도 꺼져있고 아무도 살지 않는 공사가 아직 덜된 건물같은데 지하를 향하는 계단엔 노래방이라고 써져있는 핑크색 간판에 불이 켜져있더라구요 ..   조금은 스산하고 어둡고 초라해 보이는 노래방이였지만 시골노래방이 그렇겠지 생각했죠 ..   조금 무섭기도 하고 시설도 안좋아보이고 그냥 왠지 가기 싫었지만 저기라도 갈까 하고 물어봤죠 ...   근데 여자친구도 조금 깨름직 했는지 그냥 숙소로 가자고 하더군요 .. 저희는 다시 발길을 숙소쪽으로 돌리고 몇 발자국 걸었나? 여자친구가 숙소가면 술만 더 먹고 그냥 잠만 잘꺼 같다며 다시 노래방을 가자고 하더군요 ...   그렇게 노래방 입구에 도착하여 지하로 내려가는데 여자친구가 음침하고 기분이 이상하다며 다시 숙소로 돌아갈까 하며 고민을 하더라구요 .. 저는 이왕 왔으니까 1시간만 부르고 가자고 했죠 .. 그리고 입구문을 열었는데 주인도 없고 노래부르는 손님들도 없고 분명히 새로진 건물 같은데 노래방 시설이 너무 낡았더군요 ....   냉장고 안에는 음료수나 물도 없고 .. 분명히 장사는 하는집 같은데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 저는 아무도 안계세요? 하고 외치려고 하는 순간 여자친구가 제 입을 막으며 조용히 하라고 하더군요 .. 그리고는 무언가 홀린것 처럼 3번방 쪽을 향해 뚫어져라 쳐다보더군요 .. 저는 누가 있나 하고 그쪽을 쳐다봤는데 아무것도 안보이더군요 ..   기분도 이상하고 점점 무서워지고 해서 여자친구보고 그냥 갈까 하고 물어봤죠 ..하지만 제 여자친구는 들은척도 안하더니 뚜벅뚜벅 3번방을 향해 혼자 걸어가는 거에요 ..   그리고는 문을 찰칵 하고 열더니 제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이리 오라며 손짓을 하며..... "오빠 모해? 빨리 도와줘~ 갓난아기가 엄마 발에 밟혀 죽고있어 !!" 순간 온몸에 소름이 확 돋더군요 ..근데 절 더욱더 미치게 했던건 여자친구의 미소 였어요 ...   진짜든 가짜든 엄마 발에 밟혀죽는 아이가 있다면 놀래는 얼굴이거나 당황해야 정상인데 ... 너무나도 차분한 모습으로 저를 바라보더니 입고리를 씨익 하고 올리고는 미소를 띄우던 그 모습이 절 미치게 만들더군요 ...   저는 장난치지 말라며 빨리 숙소로 가자고 짜증을 냈죠 .. 하지만 여자친구는 히죽히죽 웃으며 다시 .. "오빠~ 빨리와~ 어떤 엄마가 애기 얼굴을 발로 찍고 있어~ 도와줘야되~" 하며 저를 5초정도 멍하니 쳐다보더니 인상을 쓰며 방안으로 휙 들어가더군요..   저는 당황하여 3번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갔죠 .. 그리고는 방문을 여는 순간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 아무도 없는 방안 그리고 아무도 없는 쇼파에 대고 ... 여자친구가 ...발로 무엇인가를 마구 찍어대더군요 ..... 그러더니 저를 바라보며 씨익 웃더니 .."오빠 모해~ 빨리 이 아줌마 도와줘~" 하더니   "죽어 !! 죽어 !! 죽어 !!" 하며 쇼파를 발로 마구 찍어대는 겁니다 ....   저는 방안으로 뛰쳐들어가 뭐하는거냐고 하며 여자친구를 끌어 안았죠 .. 하지만 여자친구는 제 품에 끌어 안긴채 아무도 없는 쇼파를 향해 발길질을 멈추지 않더군요 .... 저는 여자친구를 안고 밖으로 뛰쳐나오는데 여자친구는 뒤쪽을 향해 ... "조금만 더 .. 조금만 더 ... 거의 끝났어 ... 쟤좀봐~ 날보고 웃고있어 !! 빨리 죽여 !!! 죽여 !!!"   저는 몸부림 치는 여자친구를 안고 온힘을 다해 노래방을 나왔죠 ... 그렇게 광분을 하던 여자친구는 노래방에 나오자마자 스르르 힘이 풀리며 땅바닥에 주저 앉더군요 ... 쓰러져 있는 여자친구를 다시 업고는 저는 숙소를 향해 달렸어요 ..   숙소에 도착해 여자친구를 침대에 눕혔고 ... 정신을 잃은 여자친구는 몇분후 평온한 얼굴로 깨더니 무슨일이 있었냐며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군요 ...여자친구는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더군요 .. 자기가 언제부터 잤냐며 저보고 안자고 앉아서 뭐하냐고 물어보더군요 .. ....   어휴 .. 힘들다 ..아무것도 기억이 안난다던 여자친구 ... 그렇게 저희는 여행을 다녀왔고 그 뒤로 저는 한동안 그 공포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죠 ..   한동안 여자친구를 만나면 계속 그 섬뜩한 미소와 알 수 없던 행동이 떠올랐고 여자친구는 정말 기억을 못하는건지 .. 정말 아무렇지 않은듯 예전과 똑같았죠 .. 그렇게 몇개월이 지나고 ..여행때 겪었던 그 일들도 자연스럽게 기억속에 묻혀져 갔죠 .. 그리고 그 뒤로 여자친구는 이상한 행동을 보인적도 없고 평상시와 똑같았으니깐요 ..   근데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여자친구는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가고 있었죠 .. 처음에는 매일 다이어트 다이어트 하며 살던 여자친구였기에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나보다 하고 생각했죠 ...   그러던 어느날 .. 여자친구를 오랫만에 보게 되었는데 ..얼굴은 못먹은 거지 마냥 살이 하나도 없고 .. 입술은 다 갈라져 피가 맺혀있고 ..저는 너무 안쓰러워 얘기했죠 .. "야~ 너 다이어트 너무 심하게 하는거 아냐? 추운 겨울날 맨날 밖에서 그렇게 뛰어다니니까 입술도 다 갈라지지 .. 이제 마르다 못해 완전 아프리카에서 온사람 같어 !!"   여자친구는 절 보고 한번 씩 웃더니 머뭇머뭇거리다 얘기를 하더군요 .. "근데 오빠 .. 우리 그때 1주년 기념 여행 갔다온 이후로 ..나 자꾸 악몽 꾸고 가위눌리고 그래 .."   사실 알고보니 여자친가 살이 빠진 이유는 일주일에 한두번씩 겪는 악몽과 가위 때문이더군요 ...   저는 걱정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슨 악몽을 꾸나 궁금해서 그 내용을 물어보고는 순간 잊어버렸던 그 기억들이 떠오르더군요 ....   "꿈에서 .. 내가 막 어떤 갓난애기 얼굴을 발로 짓밟고 ...죽으라고 죽으라고 소리지르고 ... 근데 내가 그러고 있으면 ...어떤 여자가 내 뒤에 서서 쳐다보고 있는데 .. 얼굴은 잘 안보이는데 그 어둠사이로 그 여자입이 올라가고 웃고 있는게 보여 ... 근데 나도 그렇게 그 아기를 짓밟으면서 그 여자를 보고 같이 히죽히죽 웃는데 ..."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온몸에 소름이 돋더군요 .. "그렇게 꿈에서 깨고 다시 잠이들때 쯤이면 가위에 눌려 ..그리고 방문이 스르르 열린다 .. 그리고 잠깐동안 날 지켜보는것 같더니.... 투닥.투닥.투닥 !! 하고 빠른 발걸음으로 나한테 다가와 ... 그리고는 내 배위에 올라와서 잠시동안 서있어 ... 그 순간 얼굴은 안보이는데 날 노려보고 있다는 느낌은 확실해 ..."   여자친구는 공포에 질린 얼굴이였죠 ..바르르르 떨지만 눈물은 흘리지 않더군요 ... "그렇게 노려보고 있다가 뭐라고 중얼중얼 거리면서 내 배위에서 쿵쿵쿵 뛰기 시작해 ...   근데 ... 안보이던 얼굴이 그렇게 뛰기 시작해서 조금 높이 올라가게 되면 창문에 비춰지는 가로등 불빛 때문에 얼굴이 보인다? ... ..... 내가 짓밟던 아기의 얼굴이 ... 처음에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목소리가 나중에는 조금씩 크게 들리고 ... 내 귀에다 데고 속삭여 .. "숨쉬지마 ..." 라고...   날이 갈수록 여자친구의 몸상태는 더욱더 악화가   됬죠 .. 그 1주년 여행 이후...여자친구는 계속 아기귀신이 보였고 정체모를 여인의 모습이 제 여자친구를 ... 조금씩 조금씩 죽음의 문턱으로 데리고 가는것 같았죠 ..   결국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게 되었고 병원도 들락날락 해보았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어요 .. 아니 .. 이제와 생각해보면 ..여자친구도 그 공포를 즐기는듯 싶었어요 .. 그 공포속에서도 .. 여자친구는 알수없는 미소를 보였으니깐요 ..   그렇게 건강이 호전될 기미도 안보이고 .. 회사도 그만두고 .. 여자친구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내려간다고 하더라구요 ..   여자친구가 고향에 내려가기 전 일주일 동안만 짐싸는 것도 도와주고 조금이나마 힘이 되주고 싶어 저도 저희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여자친구집에서 잠시 머물때 였죠 ..   정말 이 일주일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공포에 순간이였고 .. 여러분들은 절 겁쟁이라 욕할지 모르시겠지만 .. 전 일주일후 정말 여자친구를 떠날 수 밖에 없었어요 ..   하지만 진정한 공포의 시작은 아마 둘째날 부터 였을 꺼예요 ... 전 퇴근을 하고 허약해진 여자친구를 위해 몸에 좋은 음식들을 잔뜩 싸들고는 여자친구 오피스텔에 도착해 계단을 걸어 올라가려고 했죠 ..   5층으로 된 오피스텔이였고 .. 여자친구 집은 4층이였죠 .. 입구에 도착해서 1층 계단을 반쯤 올라 갔을까? 여자친구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   "히히히 .. 온다 .. 온다 .. 온다~~" 전 여자친구가 제가 오는줄 알고 복도에서 마중나와 있는줄 알고 설레이는 마음에 좀더 빠른 걸음으로 올라갔죠 ..   근데 3층쯤 도착했는데 여자친구가 갑자기 키키키키키킥~~ 하고 소름끼치는 웃음소리를 내더군요 ... 그러더니 찢어지는듯한 목소리로 .. "어 .. 오빠도 같이오네 ..."하면서 .. 갑자기 쿵쿵쿵 소리를 내며 제가 있는 곳을 향해 맨발로 키이이이익~~~!!! 하고, 사람이 낸것같지 않은 괴성을 지르며 내려오더군요 .... 그리고는 저를 보자마자 제 뺨을 짝 하고 때리며 흰눈이 다 보이도록 저를 째려보더니 ... "야 ! 너 죽고싶어? 애기는 기어올라 오는데 너 모하는거야 !!" 하며 소리를 치더군요 ...   전 너무 무서웠지만 .. 침착하고 숨을 한번 고르고 도대체 왜그러냐고 정신좀 차리라고 여자친구 어깨를 잡고 흔들었죠 ... 하지만 여자친구는 제 말은 아랑곳 하지않고 ...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르며 ... "도대체 저 여자는 누구야 !! 저리 좀 꺼져 !!" 하며 제가 싸온 음식들을 제 뒤쪽을 향해 집어 던지더군요 ... 소란스러웠는지 3층에 사시던 아저씨 한분이 나오셔서 그날일은 겨우 진정이   됬죠 ..   그리고 또 하루는 .. 여자친구와 영화를 다운받아 보려고 했죠 .. 나란히 의자에 앉아 영화를 클릭했고 .. 플레이어가 뜨며 영화가 시작되려고 컴퓨터 화면이 살짝 시껌해졌을때 ...   화면에 .. 여자친구가 눈을 천장위로 치켜뜨고는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모습이 비치는 순간 .. 전 너무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지금 뭐하는 거냐고 소리쳤죠 ..   여자친구는 .. "죽여버려 죽여버려 !!"하며 부엌으로 달려가 식칼을 가져오더니 아무도 없는 천장에 대고는 난도질을 하더군요 .. 전 빨리 식칼을 빼앗아 들어 침대위로 던지고 여자친구를 껴안아 진정시켰죠 ...   그런데도 여자친구는 분노가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 "그때 노래방에서 죽였으면 아무일 없었자나 !!!"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 저번에 분명히.. 기억이 안난다고 했는데 ... 제 여자친구는 기억을 하고 있었어요 ..   그렇게 .. 증세가 더 심해졌고 ..매일밤 악몽과 가위에 시달렸고 ... 점점 지쳐가던 어느 비오는 날이였어요 ...   그날은 여자친구가 잠깐 회사사람좀 만나고 온다고 했죠 .. 전 여자친구가 올때까지 기다리다 그만 잠이들었고 ..몇 시간쯤 잤을까 ..
이름없음 2018/10/09 18:41:17 ID : arhBxRwnAZd
Episode [83] 귀신들린 여자친구 2 잠을 자고 있는데 타다닥~딱딱딱~  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 깨림칙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며 잠에서 살짝 깼죠 .. 방안은 시컴한 어둠속이 였지만 ..저는 여자친구의 행동을 보고는 억 소리도 못내고 ... 가만히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여자친구는 벌거벗은채 .. '끄흐흐흐흐흐~~' ... 반 실성한 사람처럼 웃으며 ... 네발로 방바닥을 이리저리 기어다니고 있었어요 ....무언가를 잡으려고 ...   그러더니 잠시 주춤하더니 갑자기 다다다닥  소리와 함께 방문을 빠져나가면서 소리치더군요 .. "죽여 ! 죽여 ! 한번만 더보면 죽여 !!" 전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고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죠 ... 저의 인내심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화가 나더군요 ... 전 벌떡 일어나서 .. 불을 키고 ..방문을 나가려는데 ..   여자친구가 밖에서 문고리를 잡고 .. "야 빨리 숨어 흐흐흐흐  흫 얘 나온다 !! 흐흐 히기킥킥키~" ...... 저는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 .. 여기서 나가 경찰서에 신고를 하던지 ..여자친구 부모님께 전화를 하던지 해야겠다 .. 라고 생각하며 제 짐을 싸려고 돌아 섰는데 ..   땅바닥에는 ... 여자친구의 머리카락 한웅큼이 빠져있고 ...손톱 발톱이 다 빠져 ... 방바닥은 피로 흥건하더군요 ...   눈물이 나왔어요 ...저는 공포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고 방문을 있는 힘껏 잡아 댕겼고 ...   여자친구는 방문앞에 앉아서 방바닥을 이마로 쿵쿵쿵 내려찍고 있더군요 .. 그리고는 힘없이 ... 쓰러지더군요 ...   일주일이 지나 아침이 밝았고 .. 여자친구의 부모님이 오셨어요 ..저는 마지막 남은 뒷정리를 하고 있었죠 .. 그렇게 정리를 하고 있던중에 ... 침대 구석에서 공책 하나를 발견했죠 ...   '일기장' ...을 펼쳤고 ..글을 읽어나가기 시작했죠 .. 날짜와 시간은 기재되지 않았고 ..틈틈히 시간날때마다 적어내려간 글인듯 싶었어요 ..   비겁하고 나쁜놈이라 욕하실 수 있겠지만 .. 전 그녀에게서 도망칠 수 밖에 없었어요 .. 너무 두려웠고 무서웠거든요 .. 정말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제 눈앞에서 펼쳐 지고 솔직히 지금까지 제가 그녀 옆에 있었다는게 신기할 뿐이였죠 .. 그 일기를 읽고 아무말도 없이 떠났죠 ... 아니 도망갔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   여자친구의 일기 내용에서 .. 여자친구는 저희가 1주년 기념 여행을 떠나기 이틀전부터 그들을 봤었어요 .. 여자친구는 여행때 필요한 물품들을 사기위해 마트에 들렸다가 집에오는길에 .. 마트 건너편 건물입구에서 나오는 그들을 보았어요 ..   모자를 푹 눌러쓴 어떤 여성과 .. 그 옆에는 3~4살쯤 되보이는 애기가 서있었어요 ..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지만 여자친구는 어디선가 봤던 .. 분명히 낯이익은 얼굴 이랬어요 ..그들도 마치 자기를 알고 있는 마냥 ... 건너편 건물에서 여자친구를 보고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고 ...   우리가 여행을 떠나던 그날 .. 그들은 우리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 집앞에서 .. 조개구이집에서도 .. 그들은 저희 주위에서 맴돌았어요 .. 노래방에서 그 일이 있고 여자친구는 잠에서 깨고 안자고 뭐하냐고 물어봤죠 .. 여자친구는 저에게 건낸 말이 아닌 .. 제 옆에 서있는 그들에게 말을건낸 것 이었어요 ..   그 뒤로 그녀는 매일 그들을 봤고 .. 악몽, 가위 모두 거짓이였어요 .. 그것은 모두 여자친구가 겪은 실제 이야기들 이었어요 .. 매일밤마다 그 아기는 그녀 배에 올라타 그녀를 밟아 죽이려 했어요 .. 그 뒤에는 항상 어떤 여자가 웃고있었어요 ..   제가 그녀집에서 생활할때는 더 심해졌죠 .. 그들은 여자친구 귀에대고 속삭였죠 .. “남자도 죽여버릴꺼야 !!” ....   근데 그녀의 일기를 보고 .. 더욱 섬뜩했던건 .. 여자친구가 보는 그들은 애기, 여자 .. 둘이 아니였어요 .. 멀리서 어떤남자가 그 상황을 지켜보며 웃고 있었어요 !! 그리고 그 남자도 낯이 익은 얼굴 ... 일기의 마지막 부분을 보고 전 여자친구를 떠나려고 마음을 먹었죠 .. ‘조금씩 기억이난다 .. 그들이 누구인지 조금씩 알꺼같어 .. 흐흐흐 그들을 처음 본곳 .. 어딘지 알꺼 같어 ..   흐흐흐흐 내가 애를 낳았던곳 흐흐흐 ... 그리고 사는게 너무 무서워 .. 애기를 밟아 죽였던곳 .. 흐흐흐   그 여자는 나였고 .. 그 애기는 내 아이야 .. 흐흐   날 지켜보고 있던 그남자 ... 날 임신시킨 그 남자자너 흐흐흐   그남자 자살했다는 소식은 들었어 ... 우리 그날 애를 죽이고 ..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웃었자너 ... 흐흐흐’   저는 일기장을 덮었어요 ..   그 순간 어디선가 따따따닥 하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여자친구가 방문을 벌컥열고는 저에게 달려들었어요 .. 눈이 완전 돌아가 흰자만 번뜩였고 .. 저에게 달려들더니 ... “너도 죽여줄까? 흐흐흐 ..”   저는 너무 놀라 방문을 박차고 나왔고 .. 그녀는 또 무언가를 본것처럼 끄악 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방문을 네발로 기어나오며 ..   얘기하는데 .. 그 목소리 .. 여자친구의 목소리가 아니였어요 ... 뭔가에 빙의된듯 정말 애기가 웅얼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나고 또 남자 목소리를 내더군요 .. “난 개.만도 못한년이야 흐흐흐 기어다니는것도 감사해야해... 흐흐흐” 하더니 막 이리저리 미.친듯이 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는 .. 저는 여자친구 집을 뛰쳐나왔어요 ..   그 뒤로 그녀를 두번다시 볼 수 없었고 ...종종 그녀의 얘기를 듣게 되었는데 .. 그녀는 사고로 두 발목이 절단 났고 ..걸어다닐 수 없다고 했어요 ..   그 뒤로 항상 기어다녀서.. 더 이상 무언가를 향해 발로 짓밟을 수도 없었다고 하며 그 뒤로 더 이상 밟아 죽일 수 없다고 매일밤 소리를 질러댔다고 했어요 .   그리고 ...그녀가 자살했다는 소식은 최근에서야 듣게 되었었죠 ..   그녀가 자살하기 전에.. 여자친구 부모님은 애기를 묻은 그곳을 알아냈었고 .. 애기의 시체를 좋은곳에 묻어주기위해 파보았는데 애기 시체 유골 옆에는 두개의 발목이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     잠시이야기가 최근일로 흘렀네요. 하여튼 다시 당시 이야기로 돌아가 그때 여자친구 집에서 뛰쳐나온 후 ...한동안 저는 정말 극심한 패닉상태로 음식도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사람들이 만나기도 두려웠고 회사생활도 엉망이 되었었죠 .. 이런일들 .. 정말 아무한테도 얘기 못했어요 .. 말한다 한들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저희 부모님께도 친구들에게도 그냥 성격이 안맞아서 헤어졌다고 했죠 ..   당시 저희집 근처에 사는 사촌형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 어렸을적 부터 저에게 힘이 되주고 저를 항상 믿어주는 형이였기에 .. 안식처가 있다는 안도감 때문이였는지 그나마 위로가 되더군요 ..   그렇게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 여자친구 집에서 뛰쳐나온지 한 4개월정도 됬을때였어요 .. 저는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저녁을 먹고 집에 오는 길이였죠 .. 아파트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저희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죠 ..   저는 그일이 있은 후 혼자 어두운 밤길을 걷게 될때면 저도모르게 주위를 경계하면 걷는 습관이 생겼는데 .. 그날따라 날도 어둡고 몇개 없는 가로등 불빛도 희미하더군요 .. 저는 계속 경계를 늦추지 않고 걷고 있었는데 ..   누군가 제 뒤를 밟는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 그래서 저는 뒤를 돌아봤는데 멀리서 어떤 여자가 걸어오고 있더군요 .. 누구지? 하며 잠깐 멈춰서서 바라보고 있었는데 .. 근데 그녀가 점점 다가올 수록 .. 그 모습이 뚜렷해 질수록 .. 저는 정말 심장이 멎는듯 했어요 ..   어두운 골목길에서 그녀가 막 가로등 불빛밑을 지날때 .. 히죽히죽 웃고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말았죠 .. 저는 뒤도 안보고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 그녀도 절 쫒아 뛰기 시작했어요 .. 저는 저희집 아파트 나무뒤로 숨었고 .. 그녀는 절 못본채 그냥 지나쳐 가더군요 ..   20분정도를 그렇게 숨어있다 그녀가 간것같아 다시 나와 막 달려 집앞에 도착하였고 .. 저는 불이나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죠 ..   저희집은 14층이였고 .. 엘레베이터가 10층 .. 11층 .. 을 지날때였어요 ..   문에 창문이 있는 엘리베이터라   올라가는 도중에도 층마다 계단이 보이는 형태였는데, 그 사이로 ... 그녀가 히죽히죽 웃으며 ... 우리집 쪽으로 계단을 기어올라오는 모습을 보고말았어요 ...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저는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었죠 .. 그녀는 제가 집 현관문 여는걸 눈치 챘는지 ...   탁탁탁타타 하며 .. 깜깜한 아래쪽 계단에서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 저는 간신히 문을 열었고 .. 정말 간발의 차로 문을열고 들어갔죠 .. 그 문을 열고 들어가고 닫는 그 1초의 순간 .. 그녀의 눈을 마주쳤어요 . 핏기어린 그 눈빛을 ..   저는 문을잡그고 현관문 앞에 주저앉았고 .. 그녀는 복도에서 거친 숨소리를 내며 서있는듯 싶었어요 .. 그렇게 10분정도 지나고 .. 그녀가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소리가 나더군요 .. 저는 현관문을 살짝 열었고 .. 땅바닥에는 메모 하나를 남겨놓고 갔더군요 ..   '미안해 .. 제정신일때 이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어 .. 미안해 ..'   그뒤로 연락도 없었고 ... 모습도 보이질 않았고요 ...   저희 부모님이 말씀하시길 집으로 전화가 한번 왔었다는데요 .. 알고보니 그날이 그녀가 자살하기 하루전날 이였더군요 ...   시간이 많이지난 지금..    저는 아직도 저는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자살한 그녀가 불쌍하기도 하면서도   그녀가 보였던 행동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당시 그녀의 눈에는 어떤것들이 보였던걸까요. 지옥을 본것일까요.. 출처:네이트판
이름없음 2018/10/09 19:08:21 ID : arhBxRwnAZd
Episode[84] 군대를 급히 가야했던 이유 제가 군대를 가기전에 격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전 그런대로 잘 수능을 마치고 원하는 대학에 무사히 합격 할 수 있었고 이제 막 신입생이 되고 나서 간절히 바라고 바라던 유럽 여행의 꿈을 위해서 밤잠 줄여가며 학점을 관리 한 덕분에 장학금을 받아 [장학금을 받으면 모아두신 등록금을 부모님께서 내 용돈으로 주신다고 하셨기에] 겨울 방학에 꿈에 그리던 유럽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에 처음 외국으로 떠나는 장거리 여행이기에 떨리기도 했고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고 읽던 독일, 프랑스 등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어요.  수많은 여행자들의 글과 배낭 여행의 주의점을 인터넷을 찾아서 읽고 배웠지만 역시 인생은 실전이라고 첫 여행은 고난과 불편함의 연속이었지요.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둘째 치더라도 도시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상비 약, 세탁 가루, 등등의 부족한 물품은 제 보름 간의 배낭 여행에 가장 큰 역경이었고 고생이었어요. 그래도 생각했던 것 보다 여행 자금과 기간을 알차게 쓰면서 잘 여행 막바지에 도착하는 듯 싶었으나.  가장 큰 문제는 외부보다 제게 있었고 제 짧은 생각으로 인해 800년이 넘었다는 교회에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저는 그날을 기억하건데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고 여행 도중에 찍어놓은 사진을 일괄 정리하면서 보고 있었습니다. 꼭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만들자, 사진을 많이 찍어가자라는 모토로 여행을 하던 중 예상 외로 제 얼굴이 담긴 사진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좌절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리고 지금까지의 사진을 보기엔 가져가서 두고 두고 기억할 만한 장소도 없는 듯 싶어 저는 그 교회에서 절대 관광객이 해선 안될 짓을 저질렀습니다.  교회 벽에 한국에서 가져온 진한 모나미 볼펜으로 직직 제 이름 석자와 날짜, 그리고 장소를 적은 뒤 왔다감 이라고 자랑스럽게 휘적휘적 갈겨 쓴 뒤에 교회 벽면을 등지고 카메라 사진을 찰칵 찍어 댔습니다.  집에서 가져온 디지털 카메라로 한 두 세방 찍은 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한장만을 남기고 나머지 두장은 모두 지운 뒤 저는 아무 생각없이 유유히 그 교회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제 여행도 그렇게 종료 되었으나 진짜 사건은 제가 한국에 돌아 온 뒤 부터 발생했어요.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저는 그날 밤 부터 열병에 걸린 것 처럼 몇날 몇일을 열이 펄펄 끓면서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 병 수발을 받으면서 3일 정도를 꼼짝도 하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여행을 다녀오고 유럽에서 무엇을 보았고 어쨌고 자랑할 틈 없이 3일 밤낮을 아프기만 했던 것 같아요.  다행이 열이 많이 내리고 3일 후엔 한결 가벼운 몸이 되었지만 정말 까딱하면 병원에 실려 갈 뻔했다 싶을 정도로 아팠습니다. 저는 심한 몸살이라 여기고 제 방 침대 위에서 끙끙 앓았고 그렇게 거의다 나았다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그렇게 아픈 뒤에도 조금만 움직여도 쉽사리 오한이 들고 참을 수 없이 몸이 떨려오는 등 계속해서 두렵고 이유를 알수없는 공포에 몸과 마음을 가눌 수 없는 이상한 상태가 계속 되었습니다. 그렇게 몸이 심상찮게 아프던 중 저는 생각 하기도 싫을 만큼 끔찍한 가위도 자주 눌렸는데.  가위의 내용은 정말 가히 기괴하다라고 표현 할 정도로 낯설고 우리가 평범하게 알고 있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꿈에서 저는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거대한 목책에 매달려있습니다. 발만 묶인채 거대한 교수대 같은 곳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 이 모습이 어디서 보았고 어떤 모습인지 표현하기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타로카드의 "행맨"을 꼭하니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제가 보는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이가 덜덜 떨립니다.  제가 그런식으로 매달린 모습이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는지 낯선 사람이 저를 향해 저벅저벅 다가옵니다. 그것이 마침내 제 앞에 섰을 때 그것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예를들어 얼굴이 피가 줄줄 흐르면서 기괴한 웃음을 짓고 있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영적 존재들이었습니다.  즉 교수대에 매달린 제게 다가온 것은 하나같이 사람이 아니라 귀신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그 가위에 눌리는 동안에는 정말 두려웠습니다. 그 흉칙한 몰골의 귀신들이 제게 다가와 "왜 이렇게 매달려있어?" 라며 물어서도 아니었고 저를 보면 "낄낄낄 깔깔깔 호호호" 거리면서 미친듯이 웃어대서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큰 문제는 다음에 있었습니다. 저에게 다가온 그 궁금증과 호기심 가득한 표정의 귀신들은 목이 잘려나갑니다.  네 정말 목이 잘려나갔습니다.  저를 향해 목을 길게 빼고 다가오던 귀신들은 낯선 어떤 거대한 것의 습격을 받고 목이 잘려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꿈에 대해서 더 이상 설명하기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목이 잘린 귀신들은 끔찍한 단말마를 내뱉고 제 앞에 고꾸라집니다. 이유도 영문도 알 수 없다는 듯한 그 표정이 또렷하게 제 뇌리에 박히면서 저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며칠씩이나 이런 꿈을 꾸면서 저는 신경이 있는대로 예민해지고 좀 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전에 어머니를 따라 수능에 시험을 잘 치룰 수 있게 심적인 안정이나 얻고자 점집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저를 본 무당은 제 체구가 대장부와 같이 기골이 장대하고 주위에는 저와 함께하는 수호신들이 늘 있으니 잔병치례를 치룰 염려도 없고 큰 병이 나도 곧잘 나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 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왜 그 말이 갑작스레 뇌리에 꽂혔는지는 모르겠지만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그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습니다.  제가 갑작스레 몸이 안좋아졌기에 그 무당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제 몸에 이상이 어쩌면 육체적인 문제가 아닌 영적인 문제가 아닐까라고 직감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생각을 떠올린 그날 밤 저는 그 꿈의 실체를 제대로 봤습니다.   저는 그전에도 자주 가위를 눌려보았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솔직히 두렵지 않았고 한번도 무섭다는 생각을 가져본적이 없었어요. 마치 주위에 뭔가 절 보호하는 느낌이 늘 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그것은 단순한 가위눌림 따위가 아니었습니다.  전 그 날밤 잠을 자다가 무슨 소리를 듣고 두눈이 갑자기 번쩍 떠졌습니다.  그리고 제 눈 똑똑히 그것을 확인했습니다.  가위에서 몸이 움직이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저는 제 의지와 다르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제 방의 발코니로 다가가 바깥을 바라보았습니다.[바깥을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휩싸였지만 저절로 바깥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좀처럼 꿈처럼 느껴지지 않는 무시무시한 풍경이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주차장이라던가 가로등 같은 풍경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는 옅은 안개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개 속에서 뭔가가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말을 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정말 낯선 것이었고 아무리봐도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존재들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가위에 눌렸고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생각할 새도 없이 후들거리는 다리를 꿇어 제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고 그것이 벌이는 끔찍한 짓을 지켜만 보았습니다.  그 거대한 것은 단지내에 보이는 남자, 여자, 아이, 노인 할것 없이 모조리 목을 잘라버리고 있었습니다.  쫒기던 한 여자는 발코니에 있는 저와 눈이 마주치고는 잔뜩 겁에 질린 모습으로 제게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고 저는 그 여자가 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보고 알 수 있습니다. 두 동공이 하얗고 얼굴이 파란빛을 띈 것이 사람의 형상이 아니었습니다.  그 여자 귀신 생김새는 아직도 눈앞에 그려지 듯 생생한데 겁에 질려 쫒기는 모습은 평범한 사람 처럼 온몸을 휙휙 저으며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데 저를 보며 살려달라 애원하던 그 여자 귀신 머리가 잘려 바닥을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고는 더 더욱 머리가 하얗게 질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말을 탄 낯선 것이 지금까지 다른 귀신들 목을 베어대던 커다란 검을 들어 발코니에 주저앉아있는 저를 향해 가리켰습니다. 그 멀리있는 대도 저는 제 목에 그 차가운 검날이 닿고 있다고 느껴졌고 제 목이 잘려나갈 것 같은 다음 순간 정말 기적처럼 눈이 딱 떠졌습니다.  저는 순간 이게 진짜 꿈인지 혹은 제가 봤던 영화가 꿈 속에서 재현된건가 싶었지만 잠에서 깬 순간 몸이 진짜 사시 나무 떨듯이 떨려오고 온몸에 열이 뺐긴 듯 차갑게 식어 바들바들 거렸으므로 범상치 않은 일이고 곧 제게 일어날 현실이라는 것을 직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악몽에서 깬 새벽부터 부모님 방으로 도망가서 제가 격었던 일 그리고 그 꿈의 내용까지 싹 다 내뱉으며 이건 범상치 않은 일이고 제게 무슨 일이 생기려 한다고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렸습니다. 진짜 그 때는 살고 싶어서 잘못하면 죽을 것 같아서 그렇게 부모님께 빌듯이 사정사정하면서 떠들어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부모님 또한 이게 범상치 않음을 생각하신 듯 절 그날 바로 전에 찾아갔던 점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사실 귀신이나 영적인 존재에 대해서 그다지 믿고 있지 않은 편이었는데 저는 그날 겪은 일을 기점으로 무당과 귀신을 믿습니다. 점집에 택시를 타고 앞으로 가자마자 제가 겪은 건 또 숨이 안쉬질 정도로의 공포와 혼이 빠져나가는 듯한 추위였는데.  점집 앞에 선 순간 저는 정말 귓속이 찢어질 듯이 커다란 비명소리를 들었습니다. 문제는 그 소리가 제 귀에만 들렸어요. 사지가 바들바들 떨려오는 공포에 저는 옆에 계신 어머니께 비명소리를 듣지 못했냐고 거듭 물었지만 어머닌 두눈만 휘둥그레 뜨시곤 절레 절레 고갤 흔드셨습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제가 그 점집에 들어서자마자 그 곳에서 손님을 받고 있어야 할 무당이 호들갑을 떨면서 제게 뛰어온 것입니다.  그러면서 사시나무 떨듯 떠는 제 두 손을 꼬옥 붙잡더니. '어디서 괴물을 데려왔어 도데체 어디서 무얼 했길래 저 엄청난 서양귀를 데려온거야!'  라고 호통을 치듯이 제게 고함을 질렀습니다.  전 순간 두려움과 알 수 없는 죄송스러움에 두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 것을 느꼈는데 도저히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당시에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던 오래된 서양 교회에다가 낙서를 한 일과 사진을 찍은 일 그리고 그곳에 누를 범한 일까지 샅샅이 무당 손을 붙잡고 떠들어댔습니다. 제가 벌벌 떠는 만큼 그 무당도 호들갑을 떨며 제 말을 듣더니만 더 이상 제 주위로 피를 보지 않으려면 제가가 장군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고 말했음.  그 무당이 그때 장군들이 있는 곳이라고 이야기 한곳은 '군대' 였습니다.  제가 빠른 시일내에 입대를 해야지만 그 서양 귀신이 자신의 군마를 이끌고 더 이상 참극을 벌이지 않는다고 호통치셨어요. 그러면서 이어 말하길 지금도 제 주위로 귀신이라는 모든 귀신, 악귀, 잡귀 할것 없고 저와 함께 계셨던 수호신까지 그 서양 귀신에 의해 싸그리 또 한번 죽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몇 월이고 관계없이 저는 빠른 월일에 입영신청을 넣었고 될수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 목이 잘려 죽을 것이라고 무당은 제게 크게 호통을 쳤습니다.  그리고 그 입대일 전까지 저는 밖으로 나갈 수도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최대한 몸을 사렸어요. 또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인 장승을 현관문 앞에 의자만한 크기로 주문 제작하여 세워두기 까지 했습니다. 그래야지만 제 명줄을 잡고있을 수 있다고 무당은 신신당부하면서 알려주었지요.  정말 장승이 저를 지켜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입대를 하는 그 날 놀랍게도 저희 현관문 앞에 서있던 두 장승 모두 도끼로 쪼개지듯 반으로 갈라져버렸거든요...
이름없음 2018/10/09 20:17:46 ID : DzgnV9a781a
교회에서 왜 악귀가 붙은 걸까? 낙서했다고 악마 붙여본 걸지도... 기독교에선 악마가 자기 마음대로 사람을 해칠 수 없으니까.
이름없음 2018/10/11 21:12:30 ID : q3VcJRyFfV9
Episode[85] 가나가와현 아이스박스 살인 1 시신들은 아이스박스에 머리의 일부만 보관된 채로 발견되었다고 NHK통신은 밝혔으며 경찰은 신원 대조작업과 동시에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27살의 남성을 사체유기 및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지. 시신의 피해자들은 여성 8명과 남성 1명으로 밝혀졌어. 용의자는 자신의 범행일부를 자백하고 시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수사는 계속 진행형이야. 11월 4일까지 피해자 9명 중 8명의 신원이 밝혀졌으며, 유족이 제공한 샘플을 가지고 DNA 대조 작업이 진행 중이야. 11월 10일에는 모든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되었어. 사건 전인 24일에는 하치오지 시에서 23살의 여성이 실종되었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가족의 실종신고 접수가 들어와 경찰이 이 여성의 행적을 탐문하던 중 용의자와 아파트 집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이 방범 카메라에 포착되어 체포할 수 있었어. 실종 전날 이 여성이 같이 자살할 사람을 찾고 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용의자와 나중에 접선하여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으로 보고 있지. 용의자는 자마 시에 사는 27세 남성 시라이시 타카히로. 고등학교 졸업 후 슈퍼마켓과 파칭코 업소 등을 거쳐 윤락업소 스카우트 일을 하게 되었는데, 2017년 2월에 범죄수익은닉 및 매춘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후에는 거의 무직자 신세로 지내왔어. 평소에는 비교적 조용한 성격에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타입으로 평가받았으나 스카우트 시절에는 '여자를 돈줄로만 생각한다'라는 평판이 불거지며 트위터 상에 저격글이 업로드 되기도 했지. 윤락녀에게 지급될 예정이었던 급료 약 200만엔을 떼어먹었다가 걸리기도 했어. 전 여자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이상할 정도로 상냥한 사람'이었다고해. 체포 후에는 2~3개월 정도 택배 회사에서 일하기도 하였으나, 이내 주변을 정리하고 고향인 자마로 돌아가 8월 22일에 문제의 아파트에 입주했어. 이 아파트는 입주 후 한 달은 무료 거주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입주를 진행했다고해. 이때 첫 희생자 여성에게서 입주비로 50만엔을 뜯어냈어.이웃 주민들은 대체로 그를 성실한 호청년으로 평가했으나, 항상 밤에만 볼 수 있었고 표정까지 어두워 기분 나쁜 인상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고해. 입주 직후부터 그는 SNS 등에 '동반 자살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려 피해자들을 자신의 아파트로 유인했던 것으로 밝혀졌어. 피해자의 연령대는 10대 후반 4명, 20세 가량 4명, 20대 후반이 1명이었으며, 8월에 1명, 9월에 4명, 10월에 4명을 살해한 것으로 일본 언론은 보도하고 있지. 피해자들 중에는 커플이었던 지인들도 포함되어 있어. 피해자 중 몇 명에게는 범행 전에 술이나 정신안정제 등을 먹였다고도 용의자는 진술했어. 용의자의 주장에 따르면 돈과 성적 욕구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나, 전문가들은 말과 행동의 괴리감이 크다며 진짜 범행 동기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어. 체포의 실마리가 된 하치오지 23세 여성 살해 다음날, 또 다른 동반 자살자를 트위터로 모집해 10번째 살인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어. 이 여성은 '목을 매달아 죽으려 했다'는 시라이시 용의자의 목에 끈 자국이 없음을 이상하게 여기고 자리를 떠난 덕분에 화를 면할 수 있었지. 참고로 하치오지 피해자 여성의 오빠에게 용의자의 정보를 제공한 것이 바로 이 여성이야. 체포 후 시라이시 용의자는 '나에게 자살원망이 있다고 했는데, 다 거짓말이었다', '피해자들 중에 정말로 죽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 평소 안락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해. 범행 전에는 인터넷에서 시체 해체 방법을 조사하기도 했어. 용의자의 집에서는 고글, 마스크를 비롯하여 식칼 2개, 톱 2개, 손도끼 1개, 송곳 2개, 요리용 가위 1개 등이 발견되었어. 경찰과 언론에서는 용의자가 여러 개의 날붙이를 구사하여 시체를 해체한 것으로 보고 있어.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머리를 자른 뒤 살점을 발라냈다' 라고 진술했는데, 실제로 아파트 실내에서 아이스박스에 보관된 머리 외에 팔과 다리, 늑골 같은 뼈가 대량으로 발견되기도했어. 시체 머리의 경우 원래는 산에 유기하려 하였으나, 장롱 면허에 자가용 승용차도 갖고 있지 않아서 자택 내 아이스박스에 보관한 것이라고해.
이름없음 2018/10/12 13:31:35 ID : BtdwmpO2qY6
세상 참 무섭다
이름없음 2018/11/30 00:12:35 ID : g7zdXyY2ljs
"안녕, B." 그 마지막 이야기
이름없음 2019/01/31 23:33:35 ID : g7zdXyY2ljs
다들 뭐해??
B 2019/02/17 12:56:02 ID : g7zdXyY2ljs
Episode[86] 귀신이 듣고 있대 안녕, 오랜만이야 다들 날 알고 있을테니까 소개는 하지 않을게. 수련회나 수학여행, MT 등 단체 활동은 다들 해봤을거야. 그런곳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지. "괴담" 오늘은 B 고등학교 수련회에서 있었던 일이야. B고등학교 학생들은 일과를 마치고 저녁을 먹은후 담력시험을 시작했어. 물론 선생님들과 함께 4인 1조로 말이지. 미션은 수련원 뒤쪽 산에 굉장히 큰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까지 올라가서 바위 아래 종이에 각 팀의 도장을 찍고 내려오는 일이었지. 물론 담력시험은 순조롭게 끝이 났어. 그 후 학생들은 각자 배정된 방으로 들어가서 선생님들이 보초를 서고 학생들은 불을 끄고 이불속에 둥글게 모여앉아 무서운 이야기를 시작했을거야. "어떤 남자가 꿈을 꿨대. 꿈에 자기가 학교 뒷산에 앉아 몰래 담배를 피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리어카에 박스를 가득 실고 힘겹게 산을 올라가고 있었대. 문득 담배를 피다 보니 할아버지께서 너무 힘들어 보이셔서 남자는 뒤에서 리어카를 밀어드렸고 이윽고 할아버지의 작은 오두막에 도착했어. 인사를 하고 내려가는 남자에게 할아버지는 연신 인사를 하며 차를 한잔 들고가라 권했어. 남자는 학교도 땡땡이 쳤겠다. 걸리는것도 무서워 할아버지와 차를 마시기로 했지. 남자가 테이블에 앉자 할아버지는 부엌에서 과일과 차를 준비하고 계셨고 남자는 천천히 집을 둘러봤어. 그러다 부엌 한켠에 있는 궤짝을 발견하고 끌리듯 그 궤짝을 열었어. 그 안에는 엄청난 양의 현금과 금괴가 가득있었어. 남자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조심스레 금괴를 꺼내기 시작했지. 그때였어. 과일을 깎던 할아버지가 과도를 들고 뭐하는짓이냐며 남자에게 달려든거야. 남자는 깜짝 놀라서 과도를 뺏어들고 할아버지와 몸싸움을 했어. 성인정도의 남자와 할아버지의 몸싸움은 말을 할필요 없이 남자가 이겼지. 과도로 할아버지의 목을 찔러버린거야. 남자는 궤짝안에 있는 금괴와 현금을 미친듯이 주머니에 찔러놓고 도망치듯 오두막을 나왔어. 산길을 내려오던 도중 남자는 꿈에서 깼지. 식은땀을 뻘뻘 흘리던 남자는 꿈이라 다행이라 생각하고 학교를 갈 준비를 했대. 수업을 듣던 도중 너무나 지루했던 남자는 빠져나와 학교 뒷산으로 향했어. 꿈이랑 똑같이 말이야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고 몇모금 빨아들이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리어카에 병을 가득 실고 힘겹게 산을 오르고 계셨어." -2부에서 계속
이름없음 2019/02/22 00:07:12 ID : g7zdXyY2ljs
Episode[86] 귀신이 듣고있대 2 남자는 혼란스러웠어. 도와드리고 싶지만 꿈때문에 너무 찝찝했어. 그래도 리어카에 실려있던것은 꿈처럼 박스가 아니라 병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한 남자는 할아버지를 돕기로 마음 먹고 리어카를 밀어드렸어. 이윽고 꿈에서 처럼 오두막이 나타났고 할아버지는 당연하다는듯 남자에게 들렀다가라고 했어. 남자는 여기서 그만 내려가야한다고 수십 수백번 생각하고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도 했지만 뭔가에 홀린듯 남자의 발걸음은 오두막 문을 향하기 시작했지. 문을 열자 낯익은 테이블이 나타났고 안으로 들어서자 한켠에 익숙한 부엌이 보였어. 내내 침을 삼키며 눈으로 궤짝을 찾기 시작했고 얼마지나지않아 남자의 눈은 궤짝을 찾게 되었어. 하지만 꿈에서 처럼 열어야겠다는 생각은 죽어도 못할 짓이지. 남자는 모른척 궤짝에 대해 물었어 무거운 리어카를 끌고 산으로 올라가는 동안에도 인자했던 할아버지가 남자의 손을 잡아 목에다 가져다 댔어. 남자는 온몸에 힘이 빠지고 소름이 돋았지 그러자 할아버지의 표정이 흉하게 일그러지며 과일을 깎던 과도를 남자를 향해 겨누며 달려들며 말했어. "니가그랬잖아!!!!!!!!!" 이 이야기를 하던 학생이 엄청난 소리를 지르며 할아버지를 흉내내자 둥글게 모여있던 학생들 놀라 소리를 지르고 어떤 학생은 눈물이 터졌어. 그런데 단 한 한생만 엄청나게 웃긴 얘기를 들은듯 박장대소를 하기 시작한거야. 이야기를 하던 학생은 무슨일이냐고 물었어. 그 학생은 평소에 영이나 귀신같은것을 볼 수 있다고 소문이 났었는데 그 학생이 하는 말이 "니가 깜짝 놀래키는 소리에 주위에서 듣고 있던 다른 귀신들도 놀라서 뒤로 넘어가는 모습이 너무 웃겼어ㅋㅋㅋㅋㅋㅋ"
B 2019/02/22 00:16:44 ID : g7zdXyY2l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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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2/22 00:50:13 ID : bjAlzQnzPjy
우와 이 스레 진짜 오랜만이다!! 작년 여름에 자주와서 읽었었는데 아직까지 진행중이라니 너무 좋다!!! 항상 오싹한 이야기 들려줘서 고마워 스레주!!
B 2019/02/24 16:35:59 ID : g7zdXyY2ljs
고마워! 단골 방청자 오랜만이야^^ Episode[86] 2ch 괴담 1 10년전 쯤,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이하는 제 자신의 체험담을 적어보겠습니다. 무서운 것을 좋아하는 저와 친구 4명은 어느 심령 스팟(귀신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장소) 이라고 알려진 터널구간에 시험삼아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차를 운전해서 그 터널 앞까지 갔습니다. 언뜻 보기로는 아무런 특이한 점이 없는 터널이었지만··· 안에 들어가, 터널의 정확히 한가운데에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도와주세요!」 하고 터널 저 뒷 편에서 큰 소리로 외치는 사람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뒤를 돌아보자 피투성이에 전라 상태인 작은 여자 아이가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 하면서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내심 과연 심령스팟! 하면서 공포심과 호기심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조금 더 기다려보았습니다. 잠시 후···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하고 방금 전의 여자 아이가 눈 앞에 다가와 차 문을 필사적으로 두드리고 있습니다.  어린 여자아이가 전라의 상태로 피를 흘리면서 차 문을 두드리는 그 섬뜩한 광경에  우리는 너무 놀랐고 저는 그대로 악셀을 밟아 여자아이를 뿌리치며 터널 출구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사람이 서있었습니다. 남자였습니다.  그 남자는 길 한가운데 서서 손을 대자로 벌리고 서서 저희들의 차를 세웠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하고 묻자, 그 남자는 「지금 터널에서 혹시 여자아이 못 보셨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네, 피투성이에···그···혹시 그 여자아이에 대해 뭔가 잘 아십니까?」 하고 묻자  그 남자는 바짝 얼굴을 들이대고는 주머니 속에서 나이프를 꺼내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 그렇게 말하고는 터널 안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 날, 저희들은 친구의 집에서 묵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그 여자아이와···그 남자는··· 며칠 후 우리는 그 정답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문에 그 때 여자아이와 그 남자 사진이 게재된 것이었습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아마 알고 계시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어린 여자아이를  납치한 후에 살해, 그 시체의 고기를 먹거나 구워서 그 아이의 가족에게 보낸 정신이상 범죄자입니다. 아직도 종종 그 날의 생각을 떠올립니다. 만약 그때 우리 4명이 그 아이를 도와주었다면··· 그 여자아이는 죽지 않았을텐데··· 하고 2 어느 날, A씨는 귀가하는 길이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곧 다음 층에서 모자를 깊이 눌러 쓴, 척 보기에도 수상해 보이는 남자가 올라탔다. A씨는 왠지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면서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일단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말 기분 나쁜 타입이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하던 차에, 이윽고 내릴 층에 도착해서 나가던 도중 그 남자와 어깨가 부딪쳤다.    「아, 죄송합니다」 A씨는 사과했지만, 남자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얼굴만 숨길 뿐이었다.  집에 돌아온 A씨는 옷을 벗다가 문득 아까 부딪힌 어깨를 보자,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A씨는 불쾌한 느낌이 들었지만 일 때문에 지치기도 해서 일단 잊어버리고 잠을 자기로 했다. 며칠 후. 주말이 되어 A씨는 집에서 쉬고 있던 차에 「딩동」하는 차임이 울렸다.  문 너머로 살펴보자 경찰관이 서 있었다. 경찰이 말했다 「실례합니다. 실은 엊그저께 이 아파트에서 살인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탐문 중인데  혹시 누군가 수상한 사람을 본 적 없으십니까?」 그러고보니 그 날의 일이 떠올랐다. A씨는 그 엘리베이터에서의 일을 떠올렸지만, 요새 한참 피곤한 차에 이런 귀찮은 일까지 휘말리면 좋을 게 없겠다 싶어서 그냥 「아니, 죄송합니다만 딱히 마음에 짚히는 건 없습니다」 하고 넘겨버렸다. 그러자 경찰은 고개를 끄덕이고 떠났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A씨가 TV를 켜자,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의 살인사건이 보도 중이었다. 그 범인이 체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윽고 그 범인의 얼굴이 공개되자  A씨는 섬뜩한 느낌을 숨길 수 없었다. 범인의 얼굴은 어젯밤 찾아온 그 경찰의 얼굴이었다. 3 회사 선배가 말해준 이야기인데, 선배가 아직 초등학교 3,4학년이었을 무렵. 하루는 평소처럼 사이좋았던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 친구네 집에 도착했지만, 친구를 불러도 왠지 그 집은 쥐죽은 듯 조용할 뿐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선배는 큰 소리로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놀러왔다고. 그럼에도 아무 반응이 없었고, 평소 그 집에 자주 놀러갔던 선배는 무슨 일인가 싶어서 그 집 창가로 다가가서 안을 살피려고 했는데 창가에 다가가자 「들어 오면 안 돼!」라는  친구의 고함소리. 그 후 우당탕하는 큰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 뭔가 부서지는 소리 등이 들려와서 무서워진  선배는 이유도 모른채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학교에서 선배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 그 친구네 집에 강도가 침입해서,  친구와 그 어머니를 죽였다는 것이었다. '만일 그 때, 내가 그 집에 가지 않았다면, 친구는 나를 위해 소리칠 일도 없었을테고 어쩌면  그대로 숨어서 목숨을 구했을지도 모른다'며 아직까지도 슬픈  목소리로 원통해하며 그 이야기를 들려줬다 -2부에서 계속
이름없음 2019/02/24 16:54:02 ID : HDBBy6rwFjw
B, 위에 보니까 남자친구가 너에게 욕을 하고 화내는 것 같던데 그 사람이랑은 잘 헤어졌니? 걱정돼
방청객 2019/02/25 16:37:09 ID : i9tg1xBanyK
언제나 잘 보고있어!! 오싹한 이야기를 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름없음 2019/03/07 12:13:20 ID : g7zdXyY2ljs
이름없음 2019/03/07 12:18:20 ID : g7zdXyY2ljs
Episode [86] 2ch괴담 2 4 요새 종교권유로 아주 골치를 썩고 있다. 몇 번이나 뿌리쳐도 「그럼 다음에 또 올게요」 라는 말과 함께 돌아갔다가 그 말대로 또 며칠 후에 또 온다.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구나 싶어서 지난 주부터는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랬더니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잠깐 나와보라며 계속 시끄럽게 구는 등 매일 1시간을 달라붙는 것이었다. 오늘도 왔었는데, 방금 전에야 겨우 돌아갔다. 하여간 그래서 편의점에나 가려고 문을 나선 후  열쇠를 잠그려고 열쇠구멍을 보자 상처투성이. 뭐야 이거? 억지로 열쇠구멍이라도 따려고 했던거야? 문을 강제로 연 후에는 어쩌려고? 이런 저런 상상을 하다보니 무서워졌다.  아는 분이 택시운전을 하시는데, 들은 이야기. 인근에는 유명한 자살의 명소(?)인 다리가 있다. 어느 날 남자친구에게 차인 듯한 느낌의 여자가 한밤 중의 새벽 1~2시 쯤에 그 다리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고 한다.  다리 어디에 내려드릴까요? 했더니 한 가운데 쯤. 다리 한가운데에 그녀를 내려주고서 다시 U턴해서 돌아가는 길에 보니까,  그녀를 내려준 그 지점에는 구두 밖에 없었다고 한다.  6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근무하던 병원에 굉장히 무서운 이야기 하나가 전해지는게 있습니다. 큰 병원에는 종종 더이상 살아날 확률이 사실상 없는 환자들에게 종말치료를 하기 위해 따로 그 분들을 위한 병동을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따라 다릅니다만, 비교적 개방되어 있는 병원의 경우는  종교단체를 위시한 자원봉사자들께 말기환자들의 수발과 정리를 도움받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 병원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만, 어느 병원에 열 명 정도의 종교(크리스트계) 자원봉사자 분들이 왔습니다. 모두 친절하고, 병원측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말기환자들의 관리/수발을 전면적으로 그들에게 맡겼습니다. 환자들도 차츰차츰 그들에게 감화되어 처음에는 죽음을 대단히 두려워하던 환자들도 점점 표정이 바뀌고 삶의 마지막에 평화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병원측에서는 이미 그 시점에서 너무 환자들이 종교에 빠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했지만 종교의 자유라는 부분을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었고 하물며 더이상 살아날 확률이 없는 분들이었던만큼 삶의 마지막 목적을 종교로 장식해나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견해로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갑자기 20명 정도의 환자가 같은 병실에서 일제히 목을 메어 자살해버렸습니다. 벽에 「우리들은 예수와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 라고 써있었다고 합니다. 병원 측에서는 물론 당연히 당황했습니다만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일단 병원측에서는 공적으로 알리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의 조사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종교단체는 순교를 지상목적으로 하는 교단이었다는 것입니다. 별명「자살 교단」 이라고도 하고, 자원봉사 명목으로 각지의 병원을 돌며, 포교하고는 말기 환자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종교라고 합니다. 그나마 그 병원은 피해가 작았던 편으로, 심한 곳에서는 환자 전원이 분신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짜 이야기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이것은 제가 근무하던 병원 간호사들 사이에서 전해지던 이야기입니다.  7 식사 중의 어머니와 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히잉-나, 당근 싫어!」  「입 다물고 먹기나 해!」  「히잉-나, 할아버지 싫어!」  「입 다물고 먹기나 해!」 8 중국 해군 잠수함이 사고를 당했다.  승무원 70명 중 57명이 죽고 13명이 살아 남았다.  기관 고장으로 항행 불능이 되어 식료 결핍에 빠졌던 것이다.  잠수함은 예항되었고 항구에 들어갔다.  생존한 승무원은 생각 외로 아주 건강한 혈색으로 항구에 내렸다.
이름없음 2019/03/07 12:19:13 ID : g7zdXyY2ljs
걱정해줘서 고마워, 앞으로는 그런일은 생기지 않을거야. 잘 정리했으니 괜찮아.
이름없음 2019/03/07 12:19:45 ID : g7zdXyY2ljs
고마워 방청자♡ 그렇게 얘기해주니 힘이 된다
이름없음 2019/03/11 16:18:52 ID : 83DAi63WrAo
정주행하고왔어!! 내가 집중력이 부족한데 진짜 이스레는 집중하고 잘본당ㅎㅎ재밋는글 써줘서 고마웡>_<
이름없음 2019/03/28 14:29:13 ID : AknA2HA47s5
잘 보고있어 !! 진짜 재밌당~~
이름없음 2019/05/14 00:56:46 ID : g7zdXyY2ljs
Episode[87] ??? 본 에피소드는 방청자들에게 흥미를 주기위해 BJ가 원래 있던 괴담, 떠도는 소문을 각색하였으므로 본 에피소드에 나오는 지명 또는 인물은 실제가 아님. 2000년 초반, 한창 대한민국에 성형열풍이 불기 시작했어. 보톡스와 시술, 리프팅 주사 등 미국에서 건너온 의약품 주사가 유행을 일으켰지. 나도 그래서 상담을 받으러 가기로했어. 코필러와 입술 필러 약간. 어린나이에 예뻐져보겠다고 알바를 열심히 했는데 시술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저렴한곳을 찾느라 애먹었지. 독산동 쪽 작은 병원이었는데 중국인들도 많고 병원도 큰 편은 아냐. 다들 저렴하다는 소문을 듣고 왔나봐. 시술은 바로 하기로 했어. 5분내로 끝나는 시술이고 한달안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얼른 하겠다고 했지. 시술을 받은 지 2주째야. 입술은 도톰하게 부풀어올랐고 코끝은 오똑해졌어. 주변 사람들이 자꾸 예뻐졌다고 얘기해줘서 우쭐해지기도 해. 시술을 받은 지 한달째야. 입술은 붓다못해 터져서 처음에는 피가 나오더니 이제는 입 양끝에 고름이 차서 입을 제대로 벌릴수도 없어. 코끝은 까맣게 괴사가 되서 손으로 건들일수 조차 없어. 이대로는 안돼.비싸더라도 다른 병원을 가봐야겠어. 내가 얼굴에 시술한 약품이 중국에서 밀매로 들어온 불법 의약품이래. 저렴한 가격에 한거고 시술할때 중국의약품이라는 얘길 듣고 싸인도 해서 소송을 걸 수도 없어. 당장 수술을 하지않으면 괴사속도가 빨라진대. 수술을 할 수 있는 돈이 없어. 알바라도 해야겠어. 마스크를 끼고 택배상하차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 손님을 응대하는 일은 지금 얼굴로는 도저히 할 수가 없으니까. 너무 힘들고 고된데도 그만둘수가 없어... 그래도 힘든일을 한만큼 월급봉투도 두꺼워. 이제 얼굴을 다시 손보러 가야겠어. 상담을 했는데, 괴사가 너무 빨리 진행된 탓에 피부조직을 절단해야만한대. 이대로 두면 생명에도 지장이 있을거라고 말야. 어쩔수 없지.. 수술이 끝나고 마취에서 깨기위해 회복실에 누워있어. 감각이 없는 코와 입을 만져봤어. 입꼬리가 어디쯤에 있는거지...? 나...예뻐....?
이름없음 2019/05/14 01:07:09 ID : g7zdXyY2ljs
Episode[88] 발피상 우리 외할머니 댁은 나가노 현의 깊은 산 속 '신슈 신마치' 라는 곳에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 곳이다. 내가 초등학교 3,4학년 무렵이었을까. 그 해 여름 방학에 외할머니 댁에 놀러 가게 되었다. 그곳은 산과 논밭밖에 없고, 민가도 드문드문 했다. 마을 버스도 아침, 저녁으로 두번밖에 다니지 않는 곳이 었다. 평소 같았으면 그런 아무것도 없는 촌구석에 가지 않았겠지만 그 해엔 나와 친했던 친구가 가족여행을 떠나버려서,부모님을 따라 외할머니 댁에 가게 되었다. 막상 도착해보니, 정말로 아무것도 없었다. 백화점에 가자, 가게에 가자, 아무리 졸라대도 가장 가까운 구멍가게가 차로 1시간은 걸리는 거리였기에 아버지는 '모처럼 조용하게 놀러 온 거잖니.'하며 꿈쩍도 않으셨다. 유일하게 그나마 숨통이 트였던 것은 이웃 집에 나와 같은 또래의 남자아이가 놀러와 있었던 것이었다. 그 나이때에는 신기하게도 금방 친해지곤 해서 나와 K군 은 함께 놀게 되었다. 논다고 해도 그런 촌구석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모험놀이, 탐험 정도밖에 없었다. 외할머니 댁에서는 1주일 동안 머무를 예정으로 갔었다. 그 곳에 간지 3일째 저녁이었던 것 같다. 오후 3시가 지나 해가 슬슬 저물기 시작할 무렵. 여름이라고는 해도 시골에선 해가 빨리 떨어진다. 나와 K는 그때까지 들어가 본 적 없는 산에 들어가보았 다. 처음엔 사람이 다닐 법한 길로 올라갔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산짐승들이나 다닐 법한 좁은 길에 들어 서 있었다. '어라, 저게 뭐지?' K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자 비석같은 것이 서 있었다. 동네에서 볼 수 있는 도소신같은 느낌에 높이가 50cm정도 였던 것 같다 도소신이란 도로와 행인을 지키는 신이다 꽤 오랫동안 비바람에 노출된 듯, 이끼가 끼어 있었다.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나와 K는 땅에 떨어져 있던 나뭇가지와 손을 이용해서 이끼와 흙을 걷어내 보았다. 도소신 같긴 했지만 조금 느낌이 달랐다. 평범한 도소신은 남녀 2명이 사이좋게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을 조각해 놓은 것인데 그 비석은 네사람이 선 채로 서로 얽혀 있었고 고민을 안고 있는 듯한 표정이 었다. 나와 K군은 불길해져서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일어섰다. 주위도 어슴푸레해져서 나는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 었다. 내가 K의 손을 잡아 끌어 돌아가려고 하자, K가 비석아 래에 있던 무언가를 발견했다. 아주 오래된 가로세로 4cm정도의 나무 상자였다. 반 정도는 땅에 묻혀 있고, 반은 땅위에 드러나 있었다. '뭐지?' 나는 영 불길했지만 K는 나무 상자를 파내고 말았다. 부분부분이 썩어서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겉에는 헝겊같은 것을 두른 흔적이 있고 먹물같은 것으로 글자가 쓰여 있었다. 당시 어린 아이였던 나는 읽어내지 못했지만 불경같은 어려운 한자가 가득 쓰여 있었다. '뭔가가 들어 있어 !' 상자가 부서진 부분에서 빼꼼하니 뭔가가 보였다. K는 그것을 빼내보았다. 벨벳같았다. 검고 반질반질한 매듭같은 것으로 묶인 완장처럼 보였다. 직경은 약 10cm 정도. 원형이었고, 5개의 동그란 돌같은 것이 박혀 있었다. 그 돌에도 어려운 한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땅 속에 파묻혀 있었다고는 생각지 못할 정도로 반질반질 광택이 났고 기분 나쁘면서도 몹시 아름다웠다. '이거 내가 먼저 찾았으니까 내꺼다 !!!' K는 그렇게 말하고 그 완장을 차 보려고 했다. '하지마 !' 나는 울며 불며 말렸지만, K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께에 -----------엑' K가 완장을 찬 순간 이상한 새 울음 소리같기도 하고, 원숭이 울음 소리같기 도 한 기묘한 울음소리가 온 산에 울려 퍼졌다. 정신을 차려 보니 주위는 이미 어두컴컴했고, 나와 K는 겁이나서 서둘러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서는 완장에 대해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밤 10시가 지나 뒹굴뒹굴거리며 아직 잠들지 않고 있어서 엄마가 '빨리자!' 하며 혼이 나고 있었을때 '따르르릉' 전화벨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울렸다. '이런 한밤 중에 누가 예의도 없이...' 할아버지가 궁시렁대며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K의 아버지인 모양이었다. 반주로 붉어져 있던 할아버지의 얼굴빛이 갑자기 싸악 창백해졌다. 전화를 끊은 후, 할아버지가 방바닥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나에게 달려 왔다. 나를 험하게 일으키고는 '너 !!!! 오늘 어디갔었어 !!!! 뒷산에 간거냐? 산에 들어갔어?????' 할아버지가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화내시는 것을 처음 본 나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할아버지가 내는 큰 소리를 듣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온 할머니와 엄마도 내얘기를 듣고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아아.. 설마...' '그럴지도 모르겠구만...'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자 엄마는 '그거 미신 아니었어요 ?' 라고 말했지만,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아버지도 도통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우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K의 집으로 갔다 K의 집 현관문을 열자 몹시 불쾌한 냄새가 났다. 먼지 냄새 같기도 하고 , 뭔가 시큼한 냄새였다. 'K!!!! 정신 차리거라 !!!!!!!!' 거실쪽에서 K의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할아버지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성큼성큼 집 안으로 들 어갔다. 나와 할머니도 그 뒤를 따랐다. 거실로 들어가자 그 냄새가 더욱 심해졌다. 그곳에는 K가 누워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K의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가 필사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었다. K는 의식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눈을 뜨고 있었지만 초점이 없었고 입은 반쯤 벌 리고 하얀 거품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자세히 봤더니 다들 K의 오른팔에서 무언가를 벗겨 내려 하고 있었다. 바로 그완장이었다. 그런데 아까와는 상태가 달랐다. 아름다웠던 매듭이 풀려서 풀린 실 한올한올이 K의 팔을 찌르고 있었다 완장에서부터 손이 검어져 있었고 그 검은 실들은 마치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완장에서 팔을 찌르고 있는 실들이 K의 팔 안에서 움직이 고 있는 것 같았다. '발피상이구나 !!!' 할아버지가 큰소리로 외치고는 부엌으로 달려갔다. 나는 K의 팔에서 눈을 뗄수 없었다. 마치 피부아래에서 무수히 많은 벌레들이 기어다니고 있 는 것만 같았다. 곧 할아버지가 돌아왔다. 손에는 사시미용 칼이 들려 있었다 '뭘 하시려는 겁니까?' 할아버지는 말리려는 K의 부모님을 뿌리치고 K의 할머니 에게 소리쳤다. '이제 이놈 팔은 못쓴다 ! 아직 머리까지는 안갔어!!!' K의 할머니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는 잠깐 망설이는 듯 하더니 칼을 K의 팔에 내리쳤다. K의 부모님은 비명을 질렀지만, K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 광경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K의 팔에서는 피 한방울 조차 흐르지 않았다. 대신 무수히 많은 머리카락이 잘린 팔에서 흘러나왔다. 잘린 팔 안에 있던 검은 것들은 이젠 움직이고 있지 않았다. 잠시 시간이 지나서 근처 절에서 스님이 와주었다. 스님은 K를 침실로 옮기고, 밤새도록 불경을 읽었다. K군에게 불경을 읽어주기 전에 나를 위해서도 불경을 읽어 주셨고 나는 할아버지 댁으로 돌아가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은 날, K는 얼굴도 보이지 않고 아침 일찍부터 부모님과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큰 병원으로 간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말하기를, 팔은 이미 못쓰게 되었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몇번이고 '머리까지 안가서 다행이야..' 하고 말했다. 나는 할아버지에게 '발피상'에 대해 물어보았지만 좀처럼 가르쳐주시지 않았다. 단, 髮被喪 이라고 쓰고 '칸히모'라고 읽는다는 것/ (※ 역자 주: 역자의 판단 상, '칸히모'를 한자 음독인 '발 피상'으로 번역) 그리고 그 도소신은 '아쿠'라는 이름이라는 것만은 할머니에게 들을 수 있었다. ---- ................. 이 이야기를 인터넷에 투고하게 되고, 다시 한번 진상이 궁금해져서 지난 주말에 외갓집에 다녀왔다.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에 문헌과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내 나름대로 추측을 해본 것 에 지나지 않지만 사전을 찾아보며 열심히 알아내보려고 노력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발피상'은 주술의 한 종류인 듯 하다. 그것도 별로 좋지 않은 계통 옛날, 아직각 마을이 다른 마을과의 소통없이 살아가던 시절 그때는 주로 마을내에서 혼인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흔히들 '피가 진해진다'고 하듯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는 일이 많았다. 지금처럼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 그런 아이들은'흉한 아이' 라고 불리며 꺼려졌다. 그리고 그 '흉한 아이'를 낳은 여자도 '흉한 어미'라고 불렸다. 그러나 '흉한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도 태어나자마자 분별 할 수 있었던게 아니었고, 어느정도 아이가 성장하고 나서 '흉한 아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그 '흉한 모자 母子'는 마을에 재앙을 불러온다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게다가 그 살해방식이라는 것이 '흉한 어미'가 자신의 손으로 아이를 죽이게 하고 그 '흉한 어미'또한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당했다고 한다.
이름없음 2019/05/14 01:13:39 ID : g7zdXyY2ljs
Episode[89] 토미노의 지옥 *절대 소리를 내서 본 글을 읽지마. 누나는 피를 토하고 여동생은 불을 토하며 귀여운 토미노는 구슬을 토한다. 홀로 지옥에 떨어진 토미노, 지옥은 어둠에 휩싸였고 꽃도 피지 않는다. 채찍으로 때리는 것은 토미노의 누나일까, 채찍의 붉은 술(朱總)이 신경쓰인다. 두드리세 두드리세 두드리지 않고서는, 무간지옥은 한 길. 어두운 지옥으로 안내를 부탁해, 쇠로 된 양에게, 꾀꼬리에게. 가죽 주머니에는 얼마쯤 넣지, 무간지옥의 여행 준비. 봄이 오나이다 숲에도 계곡에도 구절양장 어두운 지옥계곡에도. 새장에는 꾀꼬리, 수레에는 양, 귀여운 토미노의 눈에는 눈물. 울어라, 꾀꼬리, 숲에는 비가 내리고 여동생이 그립다고 소리지른다. 울면 메아리가 지옥에 울려퍼지고 여우모란이 핀다. 지옥 칠산칠곡을 도는 귀여운 토미노의 홀로 여행. 지옥이 있다면 가져와 주시게, 산승(山僧)의 시침 바늘을. 붉은 바늘로는 찌르지 않아, 귀여운 토미노의 이정표에 https://youtu.be/J_6SqVi1u1g
B 2019/05/14 01:20:43 ID : g7zdXyY2ljs
안녕 여러분.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지 못함에도 단골 방청자들이 여전히 듣고 있어서 너무 고마워. 매일 들려준다는 약속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이렇게나마 가끔 이야기를 들려주러올게. 오늘도 행복하길
이름없음 2019/05/14 01:24:55 ID : g7zdXyY2ljs
*토미노의 지옥이라는 시는 작가가 전쟁을 겪은 후 정신상태를 표현한 시야. 이 시를 소리를 내서 읽은 사람들은 하나같아 불행해 졌다고해. 미신이겠지만 흥미로워서 가져왔어. 다음편은 토미노의 지옥을 쓴 작가이야기를 들려줄게.
이름없음 2019/05/18 16:54:01 ID : RA3SMi4E2sq
아직도 하네! 대단해!!! 나 보고있어!! 앞으로도 계속 해줘♡
이름없음 2019/05/18 19:40:34 ID : gmFfWpcLfgq
보고있엉 글 많이많이 써줘!!
이름없음 2019/05/21 23:22:29 ID : g7zdXyY2ljs
Episode[90] 낙태아를 공양할 때에는 목숨 걸고 이건 꽤 예전부터 이어져오는 이야기로, 스님 아들인 친구 A에게 들은 이야기다.  스님들 사이에서는 널리 퍼진 이야기인데 낙태아를 공양할 때는 목숨을 거는 것 같다. 낙태아라는 건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다'거나 ' 아직 어린데 죽고 말았다'라는 원한이 상당히 높아서 때에 따라서 산 자를 질투하는 것이다. A가 사는 절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 그 날은 오봉 때라 평소보다 낙태아 공양이 많았다. 스님이 공양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말하는 소리나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모자 두 쌍이 참배하러 왔다. 어머니에게 인사하고 공양을 다시 하려고 하니 아까보다 가까운 곳에서 아이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따금 아이들이 소매를 잡아당기지만 스님은 낙태아 이름이나 경 한 구 한 절 틀리지 않게 집중하면서 간신히 공양을 마쳤다.  뒤를 돌아보니 아까 있던 모자는 없었다. 스님이 대기하고 있던 지위가 낮은 스님을 꾸짖었다.  "어째서 떠들던 아이에게 주의를 주지 않았나." 그 스님은 당황하면서 대답했다.  "오늘 아이를 데리고 온 참배객은 없었습니다. " A가 말하길 제대로 갖추어진 절에서는 지위가 낮은 스님에겐 절대로 공양을 맡기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낙태아 이름이나 경을 틀린 스님은 그 아이가 길동무 삼아 끌고가기 때문이다. 스님인 동료가 홀연히 타계해버린다면, 그건 혹시... 거짓말 같지만 진짜인 이야기이다.
이름없음 2019/05/21 23:23:26 ID : g7zdXyY2ljs
"토미노의 지옥" 이라는 시는 정보를 모아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했지만 관련된 정보가 너무 적어서 다른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할게. 기대했던 방청자들이 있다면 미안해
이름없음 2019/05/21 23:30:12 ID : g7zdXyY2ljs
Episode [91] 투신신고 *이 이야기를 읽는 사람에게는 저주가 깃든다고 알려져 있어. 불쾌하거나 껄끄럽다면 안읽기를 추천할게. 590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09/08/08(土) 01:40:32 ID:2JWKHrPf0 "방금 전 00역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로 인해 지금 막 상하선과 운전을 맞추고 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정말로 죄송하지만..." 주말 밤, 북적거리는 인파 속에 몸 하나 제대로 움직이기 힘든 신주쿠 역 플랫폼에서 안내방송이 들렸다. 인명 사고. 즉 투신 사고. 지방 사람들은 그다지 감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도쿄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서 그 때문에 열차가 지연되는 경우가 곧잘 발생한다.  "쯧. 빨리 돌아가고 싶은데." 나는 혀를 찼다. 이 무렵 나는 일에 치여 살고 있었다. 회사 결산 자료 작성을 위해서 철야를 밥 먹듯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몸도 마음도 물에 빠진 솜처럼 무거웠다. 내일 토요일도 출근할 예정이라서 금요일인 오늘은 일찍 퇴근했다. 일찍이라고 해도 벌써 저녁 10시다. 그런데 대체 뭐냐. 열차가 오지 않는다니.  40분 정도 기다리니 겨우 열차가 도착했다. 기다리는 사이에 플랫폼에 있는 사람 수도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기적적으로 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역 안은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꽉 찼다. 시간대가 시간대라서 승객이 많은 건 제쳐두더라도 차 안에서 말다툼이 심하게 일어났지만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곧바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598 :KO2:2009/08/08(土) 01:52:34 ID:2JWKHrPf0 "볶음밥, 주문 들어갑니다." "네, 볶음밥 주문 들어갑니다." 볶음밥 주문?  "스키야키, 고추냉이 빼고." "네, 고추냉이 뺀 스키야키 들어갑니다." 고추냉이 뺀 스키야키? 이 주문은 대체 뭐지? 어둠 속에서 술집 점원 같은 젊은 남자들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친다. 아, 이건 꿈이다. 나는 깨달았다. 이왕 꿈 속이니 이 기묘한 주문을 좀 더 들어보려고 하는 순간, 나는 가위에 눌렸다.  "아버지, 난로 확실히 끈 거야?" 이번에는 중년 여성이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까 술집 형씨 목소리는 멀리서 들렸지만 이번 목소리는 내 귓가에서 들린다. 가위는 한 층 더 심해져서 숨쉬기도 괴로워졌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눈도 떠지지 않는다. 이건 위험하다. 난 죽는 건가. 그리고 다음 순간, 내 머릿속에 온몸이 피투성이로 검붉게 물든 셔츨르 입은 중년 남성이 무시무시한 얼굴을 하며 나타났다. 나를 노려보고 있다. 아아, 이 사람은 아까 뛰어들었던 사람이다. 그렇게 직감한 순간 가위가 풀리고 눈이 떠졌다. 눈앞에 보이는 건 평범한 열차 안 풍경이다. 사람, 사람, 사람... 여전히 다투고 있다. 안내 방송을 듣고 나는 내릴 역이 한 정거장 남았다는 걸 알았다.  601 :KO3:2009/08/08(土) 01:56:21 ID:2JWKHrPf0 나는 무서운 이야기라거나 심령 사진은 좋아하지만 허구적인 이야기를 좋아할 뿐, 그런 건 믿지 않는다. 그러니까 역에 내려 돌아가는 길에 아까 벌어진 일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술집 형씨나 아주머니 목소리는 꿈결에 싸우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가위에 눌린 건 거듭되는 일 때문에 지쳤기 때문이다. 피투성이인 남자는 인명 사고가 났다는 안내 방송을 들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떠올린 것이다.  하지만 딱 하나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 일이 하나 있다. 왼쪽 손목에 차고 있던, 신혼 여행 때 다카오 산에서 샀던 수정 염주가 끊어져서 소와이셔츠 소매에 떨어져 있던 것이다.  602 :KO4:2009/08/08(土) 01:59:32 ID:2JWKHrPf0 집에 돌아가니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아내가 나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왜 그래? 그렇게 놀라서는." 아내는 좀 뜸을 들이다가 황급히 대답했다.  "아니, 오늘은 일찍 왔구나 싶어서." "돌아간다고 문자 넣었잖아." 거기까지 말하고 나는 침묵했다. 아아, 아내는 뭔가 느낀 건가. 그게 아니라면 무언가 보이는 건가. 아내는 나하고 달리 영감이 강하다. 이때까지 여러 체험담을 들려주었다. 본인에게 있어서 절박한 이야기였겠지만 나는 언제나 대충 듣고 흘려보냈다. 그렇지만 오늘은... 아까 열차 안에 있었던 걸 말해볼까. 아니, 관두자. 귀찮다. 그것보다 지쳤다. 빨리 자고 싶다.  나는 샤워를 하고 맥주를 마신 뒤, 준비된 식사도 마지못해 먹은 뒤 침대에 들어갔다. 아내가 보고 괜히 이야기를 끌고가지 않도록 끊어진 염주를 서랍 안에 넣어두는 걸 잊지 않았다.  604 :KO5:2009/08/08(土) 02:03:55 ID:2JWKHrPf0 다음날부터 또 일에 쫓겨 살았다. 열차 사건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2주일이 지난 금요일, 그 날을 끝으로 일도 점점 사라지고, 피로연을 겸해서 부서 동창들과 술 마시러 갔다. 회사를 나가서 술집으로 가는 도중에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 회상서 솔자리 있으니까 밥 안 해도 돼." "아, 그렇구나. 그것보다 염주 말인데..." 아내가 그 염주를 찾은 것이다. 동시에 나는 잊고 있었던 열차 사건을 떠올렸다.   "아, 끈이 끊어져서 서랍 속에 넣어뒀어. 그런 건 쓰레기통에 버리면 큰일이잖아. 절이든 어디에 가서 태워야겠다 싶어서 보관하고 있었어." 나는 아내가 영감을 발휘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선수 쳐서 입을 막았다.  "서랍이라니? 우편함이잖아. 아래쪽 우편함. 오늘 아침 나갈 때 넣은 거 아니야?" "뭐?" 나는 영문을 알 수 없어졌다.  "그런 것보다 잘 들어줘." 아내 목소리는 조금 떨렸다.  "저녁 신문 가지러 우편함 열었는데 염주가 있었어. 그런데 그 염주알, 하나하나 새빨간 피로 물든 남자 얼굴이 되어서..." 그 다음 말은 눈앞에 지나가는 오토바이 굉음 때문에 묻혔다. "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돌아가면 들을 테니까 이만 끊을게." 그만둬. 제발 그만해. 나는 휴대전화 전원을 그대로 껐다.  605 :KO6:2009/08/08(土) 02:12:50 ID:2JWKHrPf0 "00 씨, 무슨 일 있나요?" 술집에서 생맥주 잔을 한 손에 든 후배 하나가 나에게 물었다.  "아니. 왜?" "어, 아까부터 우울해보여서." "그렇지 않아. 일에 떠밀려서 지친 것 뿐이야." 솔직히 아내가 말했던 게 걱정되었다.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 서랍에 넣어둔 염주가 우편함에 있었다고? 그 염주알이 피투성이인 얼굴로 변해? 그 열차에서 떠오른 남자로?  "맞아요, 00 씨는 너무 열심히 일했다고요. 나이도 있으니 주의해야죠." 후배 사원이 말했다.  "시끄러워. 너희하고 5살밖에 차이 안 난다고." "5살 차이 나면 많이 나는 거죠." "그런데 야마구치가 늦네. 연락 왔어?" 3일 간 철야를 하고 오늘 휴가를 낸 같은 부서 야마구치를 오늘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늦다. 술자리가 시작된지 1시간이 지나도 아직 오지 않는다.  "아뇨, 늦는다는 연락은 없었어요. 아까 전화했지만 전파가 닿지 않아서. 그런데 아까 인터넷 봤더니 인명 사고인지 뭔지 때문에 JR선 움직이지 않는 것 같던데요." "인명 사고?" 한 순간 나는 소름이 돋았다. ...그런 것 같았다.  "네. 그것보다 더 시켜도 상관 없나요... 00 씨가 사는 걸로... 하지만 회사 경비로 달아주세요... 지금까지 얼마나 결산 힘내셨는데." "응, 괜찮아. 아무거나 시켜. 오늘은 경비로 달아놓을 테니까." 나는 힘없이 대답했다. 후배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그런 것 같았다. 윽... 너, 너... 설마.. '볶음밥'이라고 말하지 마... "저기요! 볶음밥을..." 그때 눈앞이 빙글빙글 돌아서 풍경이 바뀌었다.   606 :KO7:2009/08/08(土) 02:16:18 ID:2JWKHrPf0 그 술자리가 있었던 날 JR 인명 사고. 야마구치 본인이 열차에 뛰어든 것 같았다. 야마구치의 몸은 산산조각 나서 목 위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아내는 그 날 이후 급격히 말수가 적어졌다. 가끔씩 아무도 없는 옆방에서 혼자서 웃고 있다. "히히히."하고. 물론 염주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608 :KO8:2009/08/08(土) 02:20:42 ID:2JWKHrPf0 몇 주일 후, 나는 노동 기준 감독서에 불렸다. 야마구치 자살은 과로에 의한 우울증이 원인이 아니냐는 이유로 감독서에서 심하게 추궁당했다. 나는 노동 상태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대답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감독서는 스키야키에 고추냉이를 얹는 걸 좋아하나요?" 나를 몰아세우던 감독관은 어리둥절했다.  나는 감독서를 나와서 신주쿠 역을 향해서 터벅터벅 걸어갔다. 이미 저녁이다.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그때 인파 속에서 이쪽을 향해 하얀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걸어왔다. 그건 말할 것도 없이 이상한 광경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데 분명히 나를 바라보면서 걸어오고 있다. 가까이 다가오면서 나는 그 여자 움직임이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여자는 오른손으로 자기 배, 아니 기모노 끈 언저리를 탕탕 두드리고 있다.  609 :KO9:2009/08/08(土) 02:27:30 ID:2JWKHrPf0 뭘 하고 있는 거지? 여자는 점점 다가온다. 나를 노려보면서. 탕탕 배 언저리를 두드리면서.  어이, 진짜냐고. 10미터 정도까지 다가왔다. 점점 종종걸음에 가까워진다. 이제 주위 사람들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전히 끈 주위를 오른손으로 치고 있다. 탕탕 소리가 커진다. 여자 얼굴이 보인다. 긴 흑발. 그리고 이 세상 것이 아닌 것 같은 험악한 얼굴. 610 :KO10:2009/08/08(土) 02:29:08 ID:2JWKHrPf0 너, 설마 이런 장마 때, '난로 불은 어떻게 됐니?'라고 묻는 건 아니지... 나는 내 생각이 아닌 걸 떠올렸다.  여자가 1미터 정도로 가까워졌을 때 나에게 덤벼들었다. 나는 정신없이 뒤돌아서서 오쿠보 방면으로 도망쳤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도망쳤다.  617 :KO10と11の間 すまそ:2009/08/08(土) 02:52:32 ID:2JWKHrPf0 그로부터.  현재 나는 좀 멀지만 늘 이용하던 노선이 아니라 그 남쪽으로 달리는 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그냥 회사를 그만둘까. 아니, 그 전에 다카오 산에 가서 새 염주를 사야겠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 열차를 타야 하는데... 611 :KO最終章:2009/08/08(土) 02:40:03 ID:2JWKHrPf0 아, 그로부터 미안하지만 상사에게 술집에 간 이후 있었던 이야기를 하니 어느 유명한 여자 점술사를 소개해주었다. 물론 그 점술사에게도 나는 술집에 간 이후에 있었던 이야기밖에 하지 않았다. 술집에 가기 전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누가 명령한 것 같았다.  내 이야기를 다 듣고 그 점술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 이야기는 어느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되네. 들은 사람에게 무시무시한 원념이 튀게 돼. 엄청난 일이 벌어져." 사실, 상사는... 원본 : http://nazolog.com/blog-entry-3143.html 『飛び込み事故』 - 怖い話まとめブログ
이름없음 2019/05/21 23:34:33 ID : g7zdXyY2ljs
Episode [92] E섬에 있던 가족 521 :E島①:2009/09/02(水) 23:43:52 ID:jvXfgGTC0 나 는 매년 7월 하순 무렵, 평일에 유급 휴가를 얻어 쇼난에 해수욕을 하러 간다. 그것도 혼자서. 토, 일요일은 사람이 많고 여친이나 친구하고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혼자 가는 편이 하루종일 모래사장에서 드러누워 맥주를 마시며 잡다한 일들을 잊어버릴 수 있다. 그러니 매년마다 열리는 나만의 연례행사인 셈이다.  맥주를 마시고 열차를 탔다. E전에서 내려서 E해안까지는 외길로, 수많은 식당이나 상점이 즐비했다. 그 중 한 식당에서 늦은 아침을 먹으러 들어갔다. 평일이라고는 하지만 학교는 방학에 들어갔기 때문에 꽤 붐볐다.  옆자리는 어머니와 딸이 앉아 있었다. 딸은 초등학교 3, 4학년 정도로 보인다. 혼자서 밥을 먹고 있으니 들을 생각은 없었는데 싫어도 옆자리에서 모녀가 대화를 나누는 게 귀에 들어왔다. "엄마, 아빠 안 본지 얼마나 지났어?" 딸이 묻자 모친이 괴로운 듯 대답했다. "...이제 4년이 다 되어가네."   아, 아버지는 단신부임인가. 그게 아니면 어떠한 이유로 별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래도 좋은 생각을 하면서 백자 우동을 먹었다. "아빠, 쓸쓸하지 않을까? 유카랑 엄마랑 계속 떨어져 있어서 외롭지 않을까?" 응? 단신부임이 아닌가? 단신이라면 해마다 몇 번 정도는 돌아올 테고 '계속' 떨어져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아빠는 강한 사람이니까 괜찮아. 분명 건강할 거야." '분명'? 아, 이혼했구나. 그래서 모녀끼리 해수욕을 온 건가. 왠지 서글프군.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떫은 차를 마셨다.  나는 계산하려고 일어섰다가 들려오는 대화에 조금 충격을 받았다. "엄마, 아빠는 다른 세상에서도 담배 계속 피울까? 유카가 그렇게 피지 말라고 늘 말했는데!" "어떨까. 그래도 아빠도 그 정도는 즐겨도 되지 않겠니." 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구나... 522 :E島②:2009/09/02(水) 23:54:17 ID:jvXfgGTC0 그 후 나는 바닷가에 가서 수영복 바지를 입고 아까 편의점에서 산 맥주캔을 딸깍 연 뒤 잠시 바다를 바라보았다.  "아, 역시 바다는 좋구나." 나는 아까 모녀에 대해서는 당연히 잊어버리고 바캉스를 만끽했다.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문득 2, 3미터 앞쪽을 보니 아까 모녀가 파라솔 아래에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 옆에는 중년 남성이 있다. 둘이서 온 게 아니었나? 그게 아니면 재혼 상대인가? 왠지 호기심이 동해서 잠시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모녀와 그 남자 이렇게 3명은 아무리 봐도 가족으로밖에 안 보였다. 아, 재혼했구나. 그게 아니면 바람 상대려나. 사이가 좋은 3명을 보면서 나는 두 번째 맥주캔을 땄다. 응? 그럼 왜 아까 식당에서 저 남자가 없었던 거지? 모래사장에서 합류하기로 했나? 왠지 찝찝했다.  그러던 가운데 모친과 딸은 튜브를 가지고 바다로 갔다. 모래사장에는 중년 남성 혼자 남았다. 나 는 파도 앞에서 장난치는 모녀를 보다가 갑자기 묘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데도 불구하고 한기가 서려 소름이 돋았다. 설마 이 남자... 어쩌면 죽은 남편이 아닐까? 나는 조심스레 옆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남자도 나를 바라보았다. 윽하고 무심코 소리가 나왔다. 남자는 담배를 물고 있었다. 그리고 담배를 문 채 모래사장을 네 발로 기어 나에게 다가왔다.  523 :E島③:2009/09/02(水) 23:55:58 ID:jvXfgGTC0 으악, 오지 마. 그만해. 나는 마음 속으로 빌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래도 남자는 가까이 다가온다. 내 코앞까지 와서 남자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불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나 는 뚫어지게 남자를 바라보았다. 유령도 뭐도 아니다. 그저 아저씨다.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나는 공포에서 해방된 반동으로 묘하게 입이 풀어져서, 그 남자와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었다. 잠시 후 그 남자가 말했다. "그래도, 이렇게 혼자서 바다에서 느긋히 보내는 것도 좋군요." "그러네요... 그치만 그쪽은 가족을 데리고 와서 부럽네요. 전 혼자가 좋지만 가끔씩은 친구랑 같이 바다에서 하하호호 떠들고 싶어집니다." 사교하는 요령으로 나는 대답했다. 남자는 잠시 물끄러미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나는 그 얼굴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남자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가족을 데리고 왔다니 무슨 말씀입니까... 왠지 불쾌하군요... 아내와 딸은 이제 없습니다.. 4년 전 딱 이 무렵 이 세상을 떠났으니까요..." 524 :E島④:2009/09/02(水) 23:59:33 ID:jvXfgGTC0 뭐? 그치만... 아까까지 옆에... 그렇게 말하려다가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남자 엉덩이 아래에 있던, 3명 정도 앉을 수 있을 정도로 깔아둔 매트가 없어졌다. 남자는 모래밭에 그냥 앉아 있다. 가방이나 주머니도 없다. 파라솔도 없다. 남자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나는 당황해서 바다에 있을 모녀를 찾았다. 가족이 잔뜩 있어서 찾기 어렵다. 잠시 계속 찾았다. 그렇지만 그 모녀는 찾을 수 없었다. 나 는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없다. 돌아간 건가. 남자가 떠난 모래사장에,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었다. 그 모녀는 유령인가? 아니, 그럴 리 없다. 나는 분명히 그 두 사람이 대화하는 걸 들었다. 애당초 이 세상 유령 같은 게 있을 리 없잖은가. 그대로 나는 맥주를 마셔서 취했기도 했고 끊임없이 생각하다가 지쳤기도 해서 그대로 모래사장에서 잠들었다.  525 :E島⑤完:2009/09/03(木) 00:01:05 ID:jvXfgGTC0 그 로부터 일주일 후, 그 가족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어서 도서관에 달려가 4년 전 그 날 신문을 찾아보았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한 건지도 모르지만 만약 비슷한 기사가 나온다면 조금 놀랄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서 모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거나, 바다에 빠졌다거나. 나는 호기심이라고 해야하나, 정말로 형사가 된 기분으로 신문을 펼쳤다. 그리고 난 할말을 잃었다. '모녀 식칼로 참살. 현장 근처에서 남편 목매달아 자살... 경찰은 남편과 아내와 아이의 살해에 관련해서 조사하고 있다...' 오싹했다. 기사 옆에는 3명의 얼굴 사진이 있었다. 나는 황급히 그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렸다.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내년부터 E섬에는 가지 말자. 참고 : http://nazolog.com/blog-entry-3171.html 『E島にいた親子』 - 怖い話まとめブログ nazolog.com
이름없음 2019/05/21 23:35:58 ID : g7zdXyY2ljs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일본 2ch괴담을 가져왔는데 마음에 들었을까 모르겠네. 다음 이야기도 늘 그렇듯 소리없이 와서 들려주고 가도록할게. 가끔 올려주는 방청자들의 소소하고 기분좋은 칭찬들때문에 이야기를 여지껏 올릴수 있는것같아. 첫이야기부터 지금까지 재밌다고 이야기해준 방청자들에게 항상 고마워. 방청자들과 동접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싶기도 한데 나름 컨셉이다 보니 아무에게도 들키지않게 왔다가 가게되네 여러분도 힘들었던 하루를 내 이야기로 기분좋게 마무리 해주면좋겠다. 아, 괴담이라서 더 찝찝한 마무리를 하게되려나. 어쨌든 내 스레가 장수스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최고의 칭찬은 정말 무섭다는 이야기니까 나는 만족해. 그럼 오늘도 좋은하루
이름없음 2019/05/22 06:36:56 ID : pSK3SGlhhAm
진짜 소소하게 무섭다ㅠ 언제나 올려줘서 고마워><
이름없음 2019/05/31 22:51:05 ID : pXBy2IJXupR
ㄱㅅ
이름없음 2019/06/01 01:35:14 ID : g7zdXyY2ljs
들어가기도 힘들고, 들어가게 되면 지옥을 맛본다는 인터넷의 가장 밑바닥. "Dark wep" 그 곳의 미스테리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올게. -이야기 출처 : you tube 짤잼 https://youtu.be/QVW0hHtFNg8
이름없음 2019/06/01 02:06:03 ID : g7zdXyY2ljs
Episode [93] Dark wep (Deep wep) 다크 웹은 공공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접속하기 위해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하는 오버레이 네트워크인  다크넷에 존재하는 월드 와이드 웹 컨텐츠야.  다크 웹은 검색 엔진에 의해 인덱스되지 않은 웹의 부분인  딥 웹의 작은 부분을 형성하지만 때때로 다크 웹을 "딥 웹"이라고 잘못 부르는 경우가 있대. 다크 웹의 존재 이유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상상 그 이상이야. 나도 여러분을 위해 통틀어 다크 웹이라고 하는 사이트에 대해 살펴보고 그 사이트에 접속을 해보려고 했지만 정말 어마무시해.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도 있어서 이런 사람들은 남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나쁜 짓을 하지. 흔히 다크 웹의 특징으로 거론되는 불법자료나 마약, 무기거래, 청부살인 등이 바로 이런 특성에서 기인해. 표면웹에서 저런 짓을 했다가는 경찰에게 적발될 테니, 남에게 안 보이는(검색이 안 되는) 곳에 숨어서 하는 것. 나아가, 어니언 네트워크(Tor)처럼 이용자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네트워크 역시 이런 식으로 설명할 수 있지. 광고를 해서 이름을 알리는 보통의 가게가 표면웹이라면, 광고를 하지 않아 아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가게가 딥 웹이야. 그리고, 다크 웹 가게 중에는 일반 손님은 받지 않고 회원만 들어갈 수 있는 더욱 폐쇄적인 가게도 있을 수 있어. 이런 가게에는 VPN을 통한 인트라넷을 운용하는 가게, 검색이 안 되는 회원제 네이버 카페 같은 가게, 그리고 토르 브라우저로만 들어갈 수 있는 어니언 네트워크에 속한 가게 등이 있을거야. 이들을 대략 깊은 다크 웹이라고 볼 수 있어. 따라서,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회원제의 폐쇄적 가게가 더욱 유리할어야. 물론 익명성을 만들고 유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는 아냐. 다크 웹에 대한 예를 들자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는 소위 고어스러운 자료들도 사실은 인터넷에서 찾으려고 노력하면 찾을 수는 있긴해. 굳이 저곳을 들어가는 이유는 뭔가 더 있을 것이라는 신비감 때문이지. 다만, 확실히 불법 아동 포르노 및 스너프물들이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야. 정확히는 아동 포르노나 스너프, 고어틱한 자료 등의 불법자료를 유포하거나 소지하는 것은 사법 기관의 추적과 수사, 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쉽게 드러나는 표면 웹보다는 숨기 쉬운 다크 웹에서 배포하는 것이라고 봐야해 그래도 fbi가 잘 솎아내서 검거하긴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어마어마한 분야의 여러 다크웹이 존재해. 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들어가기도 힘들뿐더러 애초에 위 스레에 얘기한거 처럼 호기심에 들어갔다가는 지옥을 맛볼수 있다는거야. 고어물이나 소아 성애관련 영상은 기본이지만 이 후, 다크웹에 들어간 사용자의 익명성을 무조건 지킨다는 보장도 없고 이름부터 다크웹이니 들어간거 자체가 불법이 되는거거든. 게다가 웹자체가 들어가기 어렵다보니 여러분의 컴퓨터가 혹사당하는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건 일도 아니지. 이 때문에 여러분의 호기심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또는 이런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자 가지고 왔어. 유명했던 다크 웹 관련 기사도 같이 가져왔지. 더시드위키  나무위키 개설자 namu가 onion 주소로 만든 위키 사이트. 어둠 사이트 익명으로 특정인들만 모이는 일본의 사이트였는데, 칸다 츠카사라는 작자가 이 사이트를 기반으로 두 명의 공범과 강도 살인을 공모, 2007년 8월에 31세의 여자 비정규직 사원을 강도 살해했다가 발각되면서 세상에 알려졌어. 칸다 츠카사는 집단에 의한 강도 살인죄로  나가야마 기준에서 예외라는 판정을 받아 사형에 처해졌고, 공범 둘은 무기징역. 어둠 사이트도 사라졌어. 히든 위키(The Hidden Wiki) onion 주소의 위키 사이트. 실크 로드(블랙마켓)(Silk Road) 총기, 마약, 의약품 등 불법적인 물품을 비트코인으로 거래했어. 최초의 실크 로드 운영자는 체포되었고 사이트는 폐쇄되었지. 현재 운영되는 실크 로드라는 이름을 단 다크 웹 사이트들은 모두 이름을 도용한 사이트들이야. 베리 마켓(Berry Market) 한국어 다크 웹의 마약 및 각종 물품 거래 사이트였으며 거래는 비트코인으로 했어. 이용자 80명이 체포되었고, 현재는 폐쇄되었어. 경찰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마약판매상, 일명 '에리킴' 등 2명을 쫓는 한편 인터넷 모니터링을 통해 마약판매와 구매자를 추적한다는 방침이야. 현재 마약구매에 이용된 '딥웹'의 '베리마켓'은 폐쇄됐다. 블랙 데쓰(Black Death) 클로이 아일링 납치 사건. Hurt 2 The Core 호주 사람 Peter Scully가 필리핀에서 여자아이들을 강간, 고문, 살해하면서 직접 만든  Daisy's Destruction 등의 스너프 동영상을 팔던 다크 웹 사이트며 현재 운영자 Matthew Graham은 체포되었어. 게다가 여러분도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아돌프 히틀러" 그를 숭배하는 "네오나치"도 딥웹에 사이트를 만들어서 참수, 숭배, 살인, 인종차별, 반 유대주의에 관한 영상 또는 글들을 올렸다고 해. 한때 구글의 금지검색어에 떴던 나치 참수영상 같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영상도 딥웹을 통해 유통이 되기도 했어. 지금은 이미 보기가 힘든 영상들이지만, 테러나 고어물같은 것들이 딥웹상으로 유통이 됬었다고 하니 역겹다. 딥웹 자체가 베일에 쌓여있다보니 더 자세한 내용을 들려줄 수 없어 미안해. 대신 방금 얘기했던 "네오나치" 반 유대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와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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