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연구개발일지
기계를 몇 번이나 고쳐도 주 기능이 작동되지않는다.
반복되는. 작업과 실패로, 내 머리는 과부화 상태이다.
당신은, 이런 내 상태를 나보다 한걸음 앞서 알아채곤했다.
머리를 싸매고 있으면 길고 아름다운 손을 가져다 내 이마에 대었다. 그 손바닥의 냉기에 고개를 들면 같이 땡땡이 치자며 웃는 당신이 있었다. 그 장난스러운 모습에 맥이 풀리고 웃음이 나왔다. 나는 꿈도 꾸지 말라며 이마에 올려진 손을 마주잡았다. 이후 나를 애먹이던 문제가 쉽게 풀렸다.
지금 당신의 손길이 간절해진다.
이름없음2018/06/29 02:01:59ID : 3Vamnxu2mtu
밖으로 나와 눈에 머리를 파묻었다.
눈을 감고 당신을 떠올렸다.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다.'
되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