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왠지 모르게 마음이 급해져서 서둘러 학교 갈 준비를 했다.
바쁘게 씻고 옷입고 아침밥도 못 먹은채 부랴부랴
뛰어와서 보니 시간은 8시 7분. 뛰어오면서 다리가 긁혀서 난
상처가 점점 아파와 얼굴을 꾸겼다.
아침의 학교는 스산하면서도 평온했다. 어두워서
블라인드를 올려다보니
햇빛에 비춰진 먼지가 둥실둥실 떠다녔다.
"에헼 켘"
찝찝한 느낌이 들어서 헛기침을 해댔다.
교실에는 아직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학교에도 가끔 마주친
이름모를 선생님들뿐 나처럼 빨리온 사람은 별로 없는 듯 했다.
"으흐음"
나는 시골에 산다. 그래서 그런지 내 또래는 별로 없다.
반도 2개나 1개뿐이고, 많을 경우에는 3개다.
나는 현재 고2다. 내또래는 옆반까지 합쳐 12명 정도.
그덕에 우리는 서로의 이름은 다 외운 상태이다.
현재 시간 8시 12분. 옆반에 민지랑 승준이만 오고
우리반엔 아직 나밖에 없다.
심심한 마음에 교실 앞 칠판쪽으로 나가보았다.
교탁에는 여분의 분필과 시간표가 붙여져 있었다.
"모두 안녕! 오늘 1교시는 국어니깐 교과서 준비해둬."
교탁앞에 서서 교실 전체를 바라보곤 선생님 흉내를 내보았다.
나 뭐하고 있는거지, 누구 빨리 안오나.
'드르륵'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큰 키에 짧은 감자머리..
배승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