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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6/29 21:58:38 ID : 83u3xwrcMi3
미련하게도 난 아직 너를 그리워한다. 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든데 나에게 사랑을 속삭이며 울먹이던 너가 누구보다도 매정하게 나를 몰아낼 리 없다고 생각했다. 늘 바래다주던 집 앞 헤어지기 싫어 나를 꼭 끌어안은 너의 팔을, 잠든 나의 머리결을 행여나 깰까 조심히 쓰다듬어주던 너의 손을, 내 자그마한 행동에도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너의 눈을, 무엇보다 세상에서 제일 위험하고도 달콤한 말을 뱉으며 나를 너에게 중독되게 만든 너의 입술을, 그 모든걸 다시는 마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하더니 그 순간 내 세상은 끝이 났다. 너가 나의 세상이었다. 너를 다시 내 옆에 둘 수만 있다면 내 영혼을 바쳐서 라도 다시 돌아오게 하고싶단 생각을 수백 수천 수만번도 넘게 했을것이다. 그렇게 언제라도 돌아만 와준다면 하고 시간을 흘려 보냈다. 한해가 지나고 간혹가다 문득 너가 떠오르는건 내가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미련함의 증거인가.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보이는 쌀국수 가게들을 보면서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쌀국수 고수 향이 싫단 이유로 한번을 같이 못 먹어준게 한이 된 것은 나의 미련함의 증거인가.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너가 불러주던 노래가 나오면 지나치지 못하고 멍하니 듣다 문득 마음이 울적하게 차오름을 눈치채고 발길을 옮기는 것은 나의 미련함의 증거인가. 가슴 한켠에 치우지 못한 파일들마냥 널부러 놓고 가끔 외롭다거나 너가 그립다거나 그럴때마다 꺼내본다.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그 순간들을. 나의 밤, 나의 새벽은 늘 그렇게 지나간다.
이름없음 2018/06/29 22:27:53 ID : 83u3xwrcMi3
나의 밤, 나의 새벽은 어느때와 다름없이 늘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어둡고 조용하던 나의 밤, 나의 새벽속에 갑자기 작은 불빛 하나가 내 눈길을 끌었다. ‘잘 지내?’ 너였다. 그토록 기다리고 바래왔던 너였다. 항상 상상해왔다. 너와 다시 닿는 순간을. 그래도 실제로 일어나니 생각했던 그 많은 순간들은 가득 찬 휴지통 그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고, 떨리는 마음이 진정이 안되는 나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너였다. 놓칠 수 없었다. 보내기 싫었다. ‘그럭저럭’ 잘 지냈다. 그럭저럭. 너는 옆에 없었지만 그 수많은 추억들 속에서 항상 나는 너와 함께 했었다. ‘그럭저럭이 뭐야 잘 지내고 있어야지’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하는 걸까?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갑자기 무슨일로 연락한거야?’ ‘그냥.. 생각이 났어’ 그렇구나. 나만 너를 생각한게 아니구나. 그때의 나만 너를 사랑한게 아니었구나. 내심 마음이 편해졌다. 고마웠다. ‘그게 다야?’ 듣고 싶었다. 내가 미련하게 너를 기다리던 이유. 늘 혹시나 했던 너의 마음.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름없음 2018/06/29 22:30:32 ID : 83u3xwrcMi3
당연하지, 당연히 그럴 수 있지. 어떻게 사랑하던 우린데. 세상 누구보다도 뜨겁게 사랑하던 우린데, 그런데, 지금 우리도 그럴 수 있을까? 문득 듣고 싶어졌다. ‘날 아직 사랑해?’ 너의 목소리로,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부터 뜨겁게 차오르게 만드는 그 말을. ‘응, 사랑해.’
이름없음 2018/06/29 22:30:59 ID : 83u3xwrcMi3
사랑해. 그 말을 딱 듣는 순간, 가슴 한 켠 널부러져 있던 파일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며 정리되기 시작했다. 모든 게 정리되자 나의 미련함의 이유를 알게되었다. 내가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하던 건 너가 아니다. 내가 영혼을 바쳐서라도 되돌리고 싶었던 건 너가 아니다. 그 행복한 추억 속에 나만 보면 코 끝이 찡한데 이게 무슨 느낌인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히던, 그런 눈을 하고 그냥 사랑한다며 고맙다며 포옥 안겨있던 그때의 너, 그리고 그런 너를 사랑한 나. 결국 나는 그때의 우리들을 그리워하고 되돌리고 싶어 했던 것이었다. 그랬다, 나는 그저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그런 꿈을.
이름없음 2018/06/29 22:31:27 ID : 83u3xwrcMi3
‘미안해.’ 고마워. 덕분에 알게되었다. 덕분에 나의 미련함이, 미련함이 아닌 그저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살아갈 에너지를 얻고 있는 것이었다는 것을. 누구나 힘들 때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파이팅하듯이. 내 세상 속 그저 평범한 일상이였던 것이다. 너는 내 세상 속 그저 평범한 존재였던 것이다. 단지, 너와 함께한 그 시간이 나에게 특별했던 것 뿐이다. 대체 무엇때문에 너를 그리워 했는 지 모르겠다. 대체 무엇때문에 그리 아파 했는 지 모르겠다.
이름없음 2018/06/29 22:31:55 ID : 83u3xwrcMi3
참 많이 미워했는데, 참 많이 고맙다. 나에게 그런 빛나는 추억을 선물해줘서. 나 또한 너에게 그런 빛나는 추억을 선물해주었던거면 좋겠다. 짧게 보면 짧게만 그리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 나에게 사랑은 어떤 느낌인지 알게해줘서 고마워. 그 시절 우리를 항상 사랑하고 영원히 기억할거야. 안녕, 나의 미련한 첫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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