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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6/30 03:35:48 ID : vva1juq0pRy
예전에 조각글로 남겨뒀던 건데 현실 도피용으로 조금씩 이어쓰려고, 왜 공부할땐 다른게 더 잘 되잖아...
이름없음 2018/06/30 03:39:48 ID : vva1juq0pRy
노인은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요한 집 안은 노인을 약간 소름끼치게 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집은 메마른 기침소리와 한숨소리, 작은 말소리들로 가득 차 있었기에 이런 적막은 아직 익숙하지 않았고, 노인은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뼈저리게 느꼈다. 일어나 어젯밤 온 비를 모아둔 물로 세수를 한 노인은 다행히도 아직까진 건강한 몸을 이끈 노인은 빠른 발걸음으로 집 문을 열고는 저 멀리 보이는 높은 벽으로 향했고,몇 십여분을 걸었는지 모를때쯤에야 벽에 다달아 벽에 붙어 있는 계단을 오르고 올라 마침내 맨 위에 있는 정자에 도착해 망원경을 눈에 대었다. 오늘도 어떠한 생존자가 오지 않았다, 어떠한 차량의 형태도, 사람도 보이지 않고 그저 담 너머 밑에서 들릴 것 같은, 하지만 들리지 않는 그것들이 내는 소리들 밖에 없었고 노인은 문득, 자신이 하는 행동이 헛지거리라고 생각했다. 매일 밤마다 플래시를 흔들고, 섬광탄을 터트리는 나날인데도 아직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저 밖에 누군가가 있다면 지금쯤 왔었어야 했는데.
이름없음 2018/06/30 03:40:53 ID : Ds3AZgY8o2E
재밌겠다. 가끔 와서 구경할게 :D
이름없음 2018/06/30 03:42:53 ID : vva1juq0pRy
그렇지만 결국 지금 이 공간에 있는 것은 자신과, 저 먼 밑바닥에 있는 죽은 것들 뿐이다. 한숨을 쉰 노인은 망원경을 다시 눈에 대고 시선을 아래로 내려 벽을 긁고 있는 죽은 것들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고는 몇마디 중얼거렸다. "배고프냐? 왜 아직도 살아있어.. 빨리빨리 썩어서 사라지거라." 목소리를 듣지도 못했을 테지만, 죽은 것들은 노인을 향해 팔을 뻗었고, 노인은 시체에 부분부분 붙어있는 하얀 것 때문에 그것들이 이제 얼마 못가리라는 걸 깨달았다. 그 주변에 흐늘거리는 안개뭉치같은 것들이 고개를 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분명 착각일 것이기에, 노인은 그저 기다리며 가만히 서 있다가 어둑한 먹구름이 몰려 오자 남은 것은 비가 더 오는 것 뿐이란 걸 깨닫고는 저 먼 벽 바깥쪽 땅바닥에 널부러진 뼈들을 보며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저 안에는 노인의 자식들도 있었다.
이름없음 2018/06/30 03:54:55 ID : vva1juq0pRy
다시 계단을 끝까지 내려가고 허리를 툭툭 두드린 노인은 신음을 흘리고 등을 피곤 이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승강기를 보았다. 저것을 고쳐야 하지만, 그것이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괜찮을 것이다. 밖에도 계단은 있으니, 누군가가 온다면 그것을 사용하겠지. 그래, 건강하고 튼튼한 누군가가 온다면 말이다. 노인은 집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오늘도 언제나처럼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닭들의 사료와, 닭이 먹는 풀들을 뜯고 통에 집어넣은 노인은 그것들을 양계장에 집어넣고는 닭과 병아리들이 먹는데 집중하는 동안 양계장을 뒤져 계란을 찾아 텅 빈 통에 집어넣고 양계장의 문을 잠근 후 나갔다. 아침식사로 계란을 구워 먹고, 밭으로 가 잡초를 뽑고, 물과 거름을 준 후 자식이 무엇이라 말했지만 다시 생각하려고 하면 기억이 잘 나지 않는, 태양열이었는지 태양광이지 하는 것으로 전기를 만든다는 것을 청소한다. 그 후 잠시 읽을 책을 고르고 집 안의 가장 아늑한 공간에 들어가, 젊을 적 모아두는 것이 취미었던 찻잎으로 차를 우려내어 한가로이 마시며 책을 읽으며 공상을 하는 것으로 노인은 만족스러운 휴식을 취한 후 중요한 준비에 들어갔다. // 고마워!! 일단 지금까지 썼던 글들은 다 올리고 다음것도 열심히 고민할게!! 그리고 피드백도 사랑입니다.
이름없음 2018/06/30 04:06:50 ID : vva1juq0pRy
사실대로 말하자면, 노인은 총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자식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우는 것으로 익힐 수 있었다. 물론 자식들은 노인은 그런 것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노인은 역시 배워서 쓸모없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더블배럴샷건, 자동권총, 리볼버 등등 노인은 알 수없는 명칭들이 가득이지만 그래도 총알은 많았고, 노인은 관리하는 법을 알고 있었으며, 왠만하면 이것들을 쓰지 않을 수 있기를 바라고 손질을 마친 후 석궁과 활, 화살로 넘어간 후 다시 한 번 더 휴식을 취했다. 이번엔 음악을 들으며 말이다. 노인은 자신의 생애에서 뮤지컬이라는 것을 단 한 번만 보았지만 지금 사태가 생기기 전은 시대가 좋아져 뮤지컬에 나온 음악을 CD로 살 수도 있고, 지금 어떠한 공연도, 문화생활도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지 않을 때 틀기에 좋았었다. 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섞이고, 신나거나 슬픈 노래를 부르고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내용을 들으면 적막함이 사라졌다. 노인은 콧노래로 음을 따라 하며 다른 것들도 봐 두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 속에서 휴식을 마쳤다.
◆rhuq3SNArun 2018/06/30 22:53:33 ID : vva1juq0pRy
이제부턴 인코쓰면서 해야지 그 후 노인은 저수지의 물고기들에게 밥을 준 후, 과수원의 사과나무들을 향해 시선을 한 번 주고서는 집으로 향하였다. 현관문을 닫자마자 비는 내리기 시작했고 초반에는 조금씩, 톡톡거렸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더 빠르게, 점점 더 강한 소리를 내며 거세게 떨어지며 빗소리로 집 안을 가득 채웠다. 노인은 가만히 앉아 빗소리를 듣고 있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메마른 기침소리의 주인이었던 사람이 살아서 들었다면 이제야 미친게 틀림없다고 했을 듯한 행동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사과나무 밑에 묻혀있고, 노인에게 손찌검을 하거나 욕설을 내뱉을 일도 없었다. 죽은 것들로 변하지도 못하고 그저 가만히 과일들의 양분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노인은 빗소리를 배경삼아 홀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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