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무슨 생각해?
민수와 집 앞 공원에서 산책하는데 오분정도 말이 없어 물었다.
"이렇게 손잡고 걸으니까 우리 썸 탈 때 생각나서.
ㅡ 그러네 그때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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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롯데리아 앞
ㅡ 야 너 그만 좀 늦어. 새끼가 맨날 20분씩 늦고있어
"죄송해요 형. 술은 제가 살게요
ㅡ 됐어 빨리 올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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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부터 일하다 알게 된 민수. 그때부터 형 형 하면서 잘 따랐다. 무엇보다 두살차이에도 불구하고 존댓말을 꼬박 꼬박 써서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느낌이다. 그래도 요즘들어 집도 가까워서인지 자주 만나 이렇게 술도 먹는 사이까지 됐다. 가끔 묘한 기류가 흐르긴하지만.
ㅡ 민수. 너 많이 취했어 얼른 들어가자.
라는 내 말과 동시에 정이 내 손목을 잡는다.
"형......(좋아해요)
'응? 내가 잘못 들었나?'싶어 다시 물었다.
ㅡ 뭐라고?
"좋아한다구요.
ㅡ 나도 좋아해 우리 민수. 형들한테 잘하잖아.
라며 주제를 바꾸려고 했다. 사실 평소에 묘한 기류는 느꼈었지만 평소 여자들과 헌팅도 자주하는 모습을 보인 민수이기에 티를 내지 않았었다.
"그런 거 말고. 나 너 좋다고
당황하지말자 . 당황하지말자.
ㅡ 너 많이 취했다. 일어나봐 좀
" 넌 아니야? 너도 느꼈잖아. 난 너 볼때마다 약간 두근거리고 설렌다고.
그랬었다. 나 또한. 민수를 볼때마다 주체 할 수 없는 설렘에 두근거리고 눈치없이 일어나는 내 분신 때문에 곤란한 적이 몇번 있었다. 하지만 술 기운에 해버리면 후회할까 싶어 무시하고 자리를 나서려는 순간 정이 내 어깨를 잡아 벽에 밀쳤다. 정의 얼굴이 내 얼굴과 너무 가까이 다가와 나도모르게 눈을 감아버린게 시작이 되어버렸다. 우리의 첫 키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