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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7/09 12:24:26 ID : 4L803xzWqjd
나는 현재 고3이야 공부에 열중하기도 바쁜데 다른 감정에 휘둘려서 요새 너무 우울해.. 연애판에 올릴까 다른 판에 올릴까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여기가 조금 더 적합해보여서 여기다 올리려고. 사실 스레딕 이전의 그 사이트에도 한 번 올렸었어 현재 진행형으로. 지금은 한 발짝 더 뒤로 물러서서 다 꺼내볼게
이름없음 2018/07/09 12:30:42 ID : 4L803xzWqjd
1. 작년 나에게 힘든 일들이 몰아쳤어 태풍 몰아치듯이 한꺼번에 오더라구.. 내가 의지할 사람들도 주변에 보이지 않고, 답도 보이지 않아서 회피식으로 일탈을 하려고 마음 먹었어. 그렇게 마음 먹고 파랑새 일탈계들을 뒤적였어. 누구한테도 위로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할 거라면 몸이라도 사랑받겠다는 생각이 컸거든 그렇게 뒤적이다가 그나마, 정말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말을 걸었지 답도 되게 빨리 해주더라고! 그 날 새벽까지 안 쉬고 2시간동안 계속 연락했어. 그리고 끊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도 아침까지 톡방을 안나가고 그대로 있어서 깜짝 놀랐었어.. 원래 그런 목적으로 대화하는 건 일회성이라서 하루 이틀이면 다 연락이 끊기잖아? 근데 이 사람은 안 그러더라고. 또 19금 얘기도 조금 했지만 일부일 뿐, 일상 얘기를 더 많이 했어 그렇게 2주동안 몇시간씩 톡을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어.
이름없음 2018/07/09 12:35:11 ID : 4L803xzWqjd
2. 그 사람이 일탈계치고 되게 젠틀한 편이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을 더 일찍 열게 됐어. 내가 고민을 말하든, 한탄을 하든, 뭐라 말하든 다 들어주는 거야 나도 말하면서 이 사람이 자신을 감정 쓰레기통이라 생각하지 않게 조심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무튼 그렇게 서로 일상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어 자기가 지금 먹고 있는 것, 가고 있는 곳, 하고 있는 것 모두 공유했지 그러다보니까 현생 때문에 연락을 못보는 그 시간마저도 기다려지게 되더라고!
이름없음 2018/07/09 12:36:58 ID : 4L803xzWqjd
3. 나도 알아.. 저게 얼마나 미친 짓인지. 처음 본 사람한테 저렇게 오픈하는 건 쉽지 않잖아 어떤 사람이 저런 짓을 하겠어. 그것도 미성년자와 성인이었는데. 나도 처음에는 경계했어 어느 정도 선을 그었고 그 사람도 선을 긋는 게 보였어 그런데 시간 지날수록 그 사람의 선은 모르겠지만 내 선은 무뎌지기 시작했어.
이름없음 2018/07/09 12:44:38 ID : 4L803xzWqjd
4. 그런 모호한 마음상태로 있다가 딱 2주째가 되던 날, 그 분이 나한테 만나자고 했어. 알고 보니까 서로 사는 곳도 멀지 않더라고.. 나는 덜컥 겁이 나서 거짓말을 해서라도 오늘 스케줄이 있다, 안 된다, 밀어냈지만 그 분이 자기 원래 바쁜 사람이라고. 기회 더 이상 없을 거라고 하면서 결국 당일 약속을 잡았어 그 때만해도 나는 꾸미는 법을 잘 몰랐고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한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갔어. 생각해보니까 그 날 동아리 춤 연습이 있어 조금 후줄근하게 입고 간 게 후회되네ㅠㅠㅠㅠㅠㅠㅠ 그 분 거주지와 내 거주지의 중간 지점 지하철역 서점에서 만나기로 했고 약속 시간은 오후 4시였어 딱 지하철 타서 약속 장소에서 내릴 때의 그 긴장감이란 정말.. 아직도 기억나네 그 분은 딱 4시에 맞춰서 장소에 도착했고 난 10분동안 어쩌지하면서 그 주위만 맴돌고 있었어 그 분이 아직이냐고 톡을 보냈지만 씹고 밖에서 그 서점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그 분이 서점 바로 앞코너에서 책을 구경하고 있는 거야! 진짜 깜짝 놀래서 심호흡하고 딱 4시 13분. 마음 먹고 서점 자동문을 열고 들어갔어.
이름없음 2018/07/09 16:37:01 ID : 4L803xzWqjd
5. 딱 들어가는 순간 눈이 마주쳤어. 표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활짝 웃었더니 그 사람도 활짝 웃더라 그러고나서 나한테 인사를 해줬어ㅋㅋㅋㅋ..나 너무 긴장해서 쭈뼛쭈뼛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자기가 보는 책 있는 쪽으로 나를 데려갔어 그 사람은 컴퓨터공학과 출신이어서 IT,공학 계열 도서를 많이 본 것 같더라고.. 내가 그 도서를 쫙 훑어 보면서 와..역시 공대생.. 이러고 감탄하고 있는데 내 오른쪽에 있던 그 분이 갑자기 왼손을 내밀며 "손." 이러셨어 나는 그게 손 잡자는 의미인지 이해를 못해서 같이 왼손을 꺼냈는데ㅋㅋㅋㅋ 그 분이 그 쪽 손 아니라고 하면서 내 오른손을 잡았어ㅋㅋㅋㅋ.. 그게 그 분이랑 나랑의 첫 스킨쉽이었고 느낌은..얼떨떨했어 이게 잡은 건가? 나는 누구고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이런 느낌...
이름없음 2018/07/09 16:38:49 ID : NtjwGrcK2Nw
듣고있어
이름없음 2018/07/09 17:09:21 ID : 4L803xzWqjd
오 듣고 있는 사람 있구나! 더 풀게 6. 그렇게 손 잡고 서점 한 바퀴를 빙 돌았어 서점에서 파는 굿즈들도 구경하고.. 그런데도 이런 어색함은 잘 풀리지 않아서 내가 먼저 나가자고 했지 그 서점에서 조금만 더 가면 백화점이랑 이어져 있는 통로가 있었어. 그 통로를 손잡고 걸어가면서 얘기를 나눴어. 근데 주말 오후이고 그 분이 마스크를 끼고 있었던 터라 말소리가 잘 안들렸어ㅠ 내가 잘 안들린다고 하니까 어디 카페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하더라구! 백화점 내 카페를 찾아 안에 같이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좀 수군수군하는 느낌이었어 나는 너무 애같았고 그 분은 너무 성인 느낌이었거든.. 물론 내가 너무 과잉의식했던 거일 수도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그런 게 느껴졌어. 게다가 키 차이도 어마어마하게 났으니까. 거의 25cm? 아무튼 카페에 앉아서 얘기를 잠깐 잠깐 나눴어 그 사람은 내 손이 좋았던 건가.. 다시 손을 달라고 하더니 자기 손금이랑 내 손금이랑 비슷하다면서 계속 내 손을 만졌어 그런 면에서 점점 긴장이 풀려갔지
이름없음 2018/07/09 17:14:33 ID : 4L803xzWqjd
7. 백화점 돌아다니면서 같이 옷구경도 했었어 나는 구경 안하고 그 분 구경하는 거 졸래졸래 따라다녔는데 역시.. 그 분 키가 되게 커서 그런지 옷빨이 엄청나게 잘 받더라 진짜 모델인줄ㅠㅠㅠㅠㅠ 그러고 잠시 답답하다면서 마스크도 벗었어 그 분은 얼굴의 턱 쪽이 콤플렉스였던지 마스크를 안쓰면 자신감이 없어진다고 하셨어 오죽하면 마스크 벗고 나서 했던 첫마디가 "괴물같죠? 생각했던 거보다 괴물은 아니라서 조금 마음 놓으신 건가ㅋㅋ" 이거였겠어... 그런데 내가 보기엔 벗어도 진짜 진짜 잘생긴 얼굴이었거든ㅠ 그렇게 백화점 돌면서 안에 있는 영화관도 훑고 지나갔는데 그 분이 다음에는 영화도 같이 보자고 했었어 밥도 같이 먹고..!
이름없음 2018/07/09 17:25:27 ID : 4L803xzWqjd
8. 내가 중간에 손에 땀이 나서 손깍지를 빼려고 하니까 그 분이 괜찮다고 손 차가우니까 계속 잡고 있자고 했었어 그 때가 작년 11월 중순이었으니까.. 잡고 있는 내내 손 차갑다고 주물주물 마사지도 해주고.. 그리고 이제 서로 헤어질 시간이 되어서 지하철을 다시 타러 같이 내려갔어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있잖아 내가 한 칸 밑에 서 있고 그 분이 내 바로 뒤에 서 있었는데 그 바로 뒤에서 내 머리를 쓰다듬더라고.. 이런 경험은 처음이어서 어쩔줄 몰라 하면서 얼어있었어 그 분도 뻘쭘했는지 에스컬레이터 끝나는 지점에서 옆으로 슥 와서 "머리가 많이 상하셨네요 고객님?ㅎㅎ" 하면서 한 번 더 쓰다듬었어 지하철이 오기 직전까지 개찰구 앞 통나무벤치 위에 같이 앉아서 얘기도 더 했고. 밑에서 열차 오는 소리가 들리니까 나 보내주고.. 개찰구에 카드 찍기 전에 내가 한 번 뒤돌아봤는데 그 분이 웃으면서 작게 손 흔들고 있었어 이게 내가 실제로 본 그 분의 마지막 모습. 그 다음 그 분이 내 지하철 플랫폼 물어봐서 답해줬어. 그 분이 마주보는 식으로 손 흔들어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때마침 열차가 사이를 가로막아서 결국에는 못봤어..
이름없음 2018/07/10 18:50:20 ID : 4L803xzWqjd
아무도 안 보고 있니.. 썰은 계속 풀긴 할 건데
이름없음 2018/07/10 19:00:02 ID : ts1csi06Y5T
헐...너무좋다 썰 풀어줘
이름없음 2018/07/10 21:29:09 ID : 4L803xzWqjd
9. 한 번은 그런 적이 있었어. 이 분이 파랑새 계정 소개글에 오픈채팅 주소를 올려뒀었다고 했잖아? 그 주소를 타고 어떤 고등학생 남자애가 그 분한테 말을 걸었나봐 그 분이 나한테 자기 오픈채팅방에 나랑 동갑인 애가 한 명 들어왔대 그러면서 소개 원하냐고 물어보시더라.. 나는 괜찮아요! 제가 무슨 소개예요ㅋㅋㅋ했더니 갑자기 그 분이 "ㅋㅋㅋㅋ안 줄 거예요.." 이러셨어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아 그 남자애를 나한테 주기 싫구나..ㅠ해서 ㅠ내가 그렇게 별론가.. 그 남자애가 더 아까운가 이 생각으로 뚱해있었거든 내가 물어봤지 그 말 무슨 뜻이냐고. 그런데 그 분 말로는 날 그 남자애한테 안넘길 거라는 뜻이었대 = 나는 자기가 가지겠다는 뜻.. 드라마에서만 보던 대사를 실제로 듣게 될 줄은 몰랐어
이름없음 2018/07/10 21:42:22 ID : 4L803xzWqjd
10. 내가 가끔씩 악몽을 꿔서 잠에서 깰 때가 있어 그 분은 편의점 새벽 알바를 하고 계시던 터라 새벽에 주로 연락 잘 보시거든 그 날도 망치를 든 사람한테 쫓기는 꿈을 꾼 날이었어. 그 분하고 만난 다음 날 새벽.. 새벽 5시 반쯤에 악몽 때문에 깜짝 놀라서 깼는데 그 분 생각밖에 안나더라.. 지금 이 시간에 연락 하면 받아줄까 일하고 있는데 민폐 아닐까 하는 생각이 오갔어 고민을 잠시 하다가 그 분이랑 대화하면 마음이 좀 진정될 것 같아서 먼저 톡을 보냈지 악몽 꿨다고 무섭다고 했더니 1분 안에 답장이 와서는 괜찮냐고, 물은 좀 마셔봤냐고, 숨 한 번 크게 들이쉬라고 걱정해줬어 덕분에 그 쌀쌀한 11월 날씨임에도 흘리던 식은땀도 멎고 안정을 되찾았지 나 안심시켜주려고 가벼운 농담도 하고 끝에는 아직 이른 아침이니까 더 자라고 자기는 편의점 마감 정리해야한다고 했어 솔직히 좀 감동이었어..진심으로 걱정해줬으니까ㅠ
이름없음 2018/07/10 21:55:13 ID : jgY8i2nu3zO
오 로맨틱하다...
이름없음 2018/07/10 21:58:07 ID : jgY8i2nu3zO
그래서 어떻게 됐어?
이름없음 2018/07/11 18:56:30 ID : 4L803xzWqjd
어떻게 됐을까.. 얘기 보다 보면 답 나올 거야 11. 첫만남 후 급속도로 친해진 우리는 전만큼 대화를 많이 했어 그렇게 나는 시험 기간을 마주하게 되고ㅋㅋㅋㅋ.. 시험 기간 때 내가 그 분한테 다시 만나자는 신호를 엄청 많이 보냈거든 그 분이 다 알아 듣고서 나한테 어디 가고 싶냐고 물어봤어 그 때 막연하게 떠오른 장소가 '홍대'밖에 없어서 홍대요!! 라고 했더니 그 분이 '홍대 가고 싶었구나ㅋㅋㅋ' 이러ㅎ게 답해주시는 거야.. 사실 별 거 아닌 텍스트이지만 그 때의 나는 되게 귀여움 받는 느낌이어서 좋았어ㅎ.. 그렇게 막연하게 장소만 대충 정하고 나서 시간을 정하려는데 그 분이 그 때 많이 바빴었나봐 연락 텀이 조금 길어졌어 나도 어차피 시험 기간이었기 때문에 공부했지 그런데 집중이 됐을까? 당연히 안됐어. 그 분 연락이 너무 기다려져서 선톡을 자주 했는데 그 분이 마치 날 안심시키는 듯이 공부 잘 하고 있으라고 하면서 시험 날짜 디데이까지 등록하려고 하시더라고........... 그래도. 시험 끝나면 약속 잡아서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라는 기대 하나만 가지고 기말 고사에서 한 과목 빼고 올1등급을 받았어 하나는 아깝게 2등급ㅠ 난 아직도 짝사랑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그런 등급을 받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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