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 너 괜찮아?" 옆에 있던 그가 걱정스러운 듯 내 어깨에 손을 얹고는 물어봤다. "어......" 나는 떨리는 어깨를 최대한 진정시키며 대답하려 했지만 무리였다. 떨림이 온몸으로 번져간다. "미안한데, 집으로... 데려가 주겠어?" "병원에 가는 게 낫지 않겠어?"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는 그에게 나는 강하게 말했다. "집이면 돼."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를 업어주었다. "알았어." 그다음부터는 기억이 없다. 아마 그대로 기절한 것 같은데. 눈을 떴을 때는 언제나처럼 집이었다. "그는 어디 갔지?" 나를 데려다주고 돌아갔는지도 모른다. 나는 손을 내려다봤다. 떨림은 어느새 멈춰있었다. 그에게 감사를 전해야겠네. 하지만 그는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었다.
  • 2 "오늘은 날씨가 좋네." 나는 커튼을 열면서 스마트 폰에 말을 걸었다. 그러자 화면 속에서 헤엄치던 금붕어가 움직임을 멈추고 내게 반응했다. "어차피 나갈 것도 아니면서." "그래도 역시 사람은 햇살을 쬐어야 해." 그 말에 금붕어는 피식하고 웃더니 화면에서 사라졌다. 세계가 금붕어에게 지배당한 지 1년. 그동안 세계는 믿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멸망해갔다. 그리고 3개월 전 금붕어는 드디어 파괴행위를 멈췄다. 또한 그들은 모습을 감췄다고 살아남은 인류가 발표했지만...... 나도 피식하고 웃음 짓고는 커튼을 닫았다. 그래, 어차피 나갈 것도 아닌데 뭐.
  • 1 그가 갑자기 사라진 지 이틀이 지났다. "실종사건인가?" 우리는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드디어 명탐정인 내가 나설 차례군." "다시 들어가." "너무하네." 그렇게 웃고 떠들다 보니 문득 손이 저려왔다. "왜 그래." "아니, 요즘 자주 이러네. 뭐랄까 몸이 제어가 되지 않는 기분이랄까." 그러자 그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고민에 빠졌다. "그러고 보니 이틀 전에 본 것 같아." "뭘?" 이틀 전이면 그가 나를 업고 집으로 가던 때인가. 그러고 보면 내가 마지막으로 그를 만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손발이 저린 건 마그네슘 부족이 원인이라고 하더라." "아, 그래." 나는 쓸데없는 얘기였나 싶어 무심코 웃고 말았다. "내 추리를 무시하는 거야?" "추리라고 할 만한 부분도 없었잖아." 그러자 그는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너는 이틀 전에 뭐 했어?"
  • 2 "누구세요?" 잠시 다른 생각에 고민하고 있을 무렵 초인종이 울려 퍼졌다. 나는 의아하게 여기면서 도어체인을 건 상태로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성이 미소 지은 채 문 앞에 서 있었다. 나는 말없이 열었던 문을 다시 닫으려 했다.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잖아요." 여유롭다는 듯이 미소 짓는 얼굴이 묘하게 짜증을 유발했다. 나는 쏘아붙이듯이 물어봤다. "뭔가요." "뭐겠습니까. 당연히 종교죠." "안 할 겁니다." "그런가요. 그런데 학생은 혼자 사나 봐." 나는 녀석의 얼굴을 째려봤다. 대체 목적이 뭐지? "왜 그렇다고 생각한 거죠?" "부정하진 않네?" "부모님은 지금 주무십니다." "그래? 근데 이렇게까지 시끄럽게 굴었는데도 일어나지 않으시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문을 잡고 있는 녀석의 손을 때렸다. 녀석은 놀란 건지 아픈 건지 모를 표정으로 문에서 손을 뗐다. 나는 문을 닫았다. 문을 잠그고 돌아가는 너머로 녀석이 뭐라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 1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거리에서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그 주변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모여 같이 소리치고 있었다. "아직도 저러네." 그는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어디서 가져온 건지 음료수를 마시면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게." 나는 그가 건넨 음료수를 받아 들며 감사인사를 했다. "그새 금붕어한테 반해버린 걸까. 하여튼 다들 변태라니까." "그러고 보면 그 많은 금붕어는 전부 어디로 가버린 걸까." 세계를 지배했던 금붕어는 어림잡아도 수천만은 넘었을 텐데. 그 많은 금붕어가 갑자기 사라졌다. "어디로 가긴. 힘을 비축하는 거라고 쟤네가 말하잖아." 그는 웃으면서 그들을 가리켰다. 나도 그를 따라 웃었다. "그럼 조만간 우린 큰일 나겠네." "맞아, 얼른 저 종교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겠는데?" 나는 다 마신 캔을 쓰레기통에 집어던졌다. 하지만 던진 순간 손이 떨려 종교 무리에게 날아가고 말았다. "미쳤어?" 그의 말을 신호로 우리는 잽싸게 도망쳤다.
  • 2 "뭐였어?" 궁금한 듯 스마트 폰 안에서 금붕어는 헤엄치고 있었다. "종교." 나는 커튼을 살짝 열고 밖을 살펴봤다. 잠시 보고 있자 아까 그 종교 녀석이 밖으로 나왔다. "종교라고 하면 그건가. 나를 신으로 받들어 모시는 집단. 가르침이라도 내려주러 가야 하나." "시끄러워." 종교 녀석은 자신감 넘치는 걸음으로 걸어나갔다. 나는 이제 두 번 다시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커튼을 닫으려고 했다. 그때 누군가가 아파트 쪽으로 걸어오고 있던 듯 종교 녀석이 말을 건넸다. "엿보기는 권장할 취미가 아닌데." 그는 비틀거리며 집으로 가려했지만 종교 녀석은 뭔가 계속 이야기하며 붙잡아뒀다. 보고 있기만 해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스마트 폰을 주워 들었다. "오랜만에 밖으로 나가게?" 나는 결심하고 밖으로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창 밖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거기에는 종교 녀석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까까지 비틀거리던 사람만이 멀쩡한 듯 걸어가고 있었다.
  • 1 떨림이 멈춰있다. 정말 마그네슘 부족인가. 그가 하던 이야기를 반쯤 의심하며 혹시 몰라 영양제를 먹어봤는데 정말 떨림이 멈춰있었다. "정말? 하지만 아무리 마그네슘이 뛰어나도 하루 만에 사람이 멀쩡 해지나?" 내가 이야기를 하자 이번에는 그가 반대로 못 믿겠다는 듯이 말했다. "너 뭐 잘못 먹은 거 아냐?" "그럴 리가." "저번엔 기절까지 했다며. 마그네슘이 무슨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네가 추천했잖아." "내가?" 그는 이틀 전의 기억 따위 남아있지 않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나저나 실종된 지 4일째네. 대체 어디까지 가버린 걸까. 그 녀석." "그러게." 평소처럼 우린 공원에 앉아 종교 집회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느닷없이 가로등에 불이 들어왔다.
  • 0 어느 나라에는 이런 괴담이 있다. 원숭이가 한 마리 있었다. 그 원숭이는 a라는 행동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a라는 행동은 전 세계의 모든 원숭이가 하는 법을 모르는 행위였다. 한 명의 연구가가 있었다. 무슨 의도였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그 원숭이에게 a라는 행동을 가르쳤다. 며칠이 지나자 원숭이는 자연스레 그 행동을 하게 되었다. 몸에 익은 것이다. 그러나 그 학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원숭이를 찾아가 그 행동을 가르쳤다. 그렇게 가르치던 원숭이가 100마리에 이르기 시작할 무렵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다른 나라에서도 갑작스레 그런 행동을 하는 원숭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 학자는 자신의 나라를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도 다른 나라에서 같은 행동을 하는 원숭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기 시작해, 마침내 모든 원숭이가 그 행동을 하게 되고 말았다. 그리고 재작년 여름, 금붕어 사건이 시작되고 말았다.
  • 2 "뭐하는 짓이야!" 나는 소곤거리며 스마트폰을 향해 나무랐다. 안에서는 금붕어가 여유로운 듯이 헤엄치고 있었다. "뭐, 어때. 저렇게 간절히 나를 바라고 있는데 기적 한 번은 일으켜도 좋지 않아?" 나는 긴장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종교단체는 가로등의 불빛을 신의 계시라도 되는 양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공원의 벤치로 옮겼다. 거기에는 어제 집 앞에서 본 사람과 그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들도 가로등의 불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알았어. 끄면 되지?" 그리고 가로등은 거짓말처럼 불빛이 사라졌다. 사람들도 정신을 차린 듯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벤치에 앉은 그들도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그를 주시했다. 스마트폰에서 금붕어가 말을 걸었다. "저 녀석이 왜?" "글쎄. 나도 모르겠지만 수상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몰라. 감이야." 그러자 스마트폰 안에서 금붕어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 니 감은 잘 맞지."
  • 0 재작년 6월의 일이었다. 미국에서 ai 관련해 중대한 발표를 하였다. 그 학자는 자신만만하게 발표회장에 나오더니 검은 천으로 씌운 커다란 물체를 가져왔다. 천을 벗기자 안에는 그저 평범한 금붕어가 한 마리 헤엄치고 있었다. 그 학자는 알 수 없는 이론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단순하게 요약하면 ai칩과 금붕어의 뇌를 연결해서 강제 해방시킨다는 이야기였다. 그게 가능할지 의심하면서도 그게 성공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두가 숨죽이던 순간이었다. 몇 번의 전파 튀는 소리가 들린 후 회장은 갑작스레 조용해졌다. 모두 이제부터 무언가 시작된다는 막연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I'm fish." 그 금붕어는 유창한 영어로 자기소개를 했다. 회장에는 조용히 놀라움이 퍼져나갔다. 미국에서 슈퍼 금붕어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여러 ai관련 회사들은 너도 나도 동물에게 ai를 이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나 고양이에게 실행하자 수많은 동물보호 단체에게 반발당해 실험을 접는 회사들이 태반이었다. 그 들은 그제야 어째서 그가 금붕어를 실험대상으로 했는지 깨닫고 있었다. 흔히 금붕어 하면 우리들은 멍청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만다. 금붕어의 3초 기억력은 유명한 이야기다. 그는 분명 그 멍청함을 한 번에 슈퍼 금붕어로 바꾸면서 효과적으로 자신의 발명을 각인시키려던 것일 테다. 그리고 무엇보다 금붕어를 개조시킨다고 해서 반발하는 단체는 없다. 금붕어는 사람들에게 신경 쓰이는 존재조차 아니기 때문이겠지. 결국 모든 회사가 방침을 바꿨다. 더 똑똑한 슈퍼 금붕어를 만들기로. 그리고 작년, 마침내 업그레이드된 슈퍼 금붕어 z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다음부턴 순식간이었다. 금붕어 neo부터 gold붕어까지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키우던 금붕어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 0 "배고파." 나는 놀라며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나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듯했다. 금붕어가 진화를 시작했다며 사람들은 이제 갸라도스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외쳤다. 딱히 해가 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신기했던 나는 그 금붕어를 친구로서 대하기로 했다. "오늘 날씨 되게 좋지 않아?" "배고파." "다른 무슨 말 할 수 있어?" "배고파." 아직은 그런 말밖에 하지 못했지만 두 번째 변화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나는 그 날 자기 전에 본 금붕어의 눈이 예리해 보였던 게 기억난다.
  • 0 "어?" 금붕어가 사라졌다. 나는 눈을 의심하며 수조를 샅샅이 뒤져봤지만 금붕어는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엄마에게 물어봤다. "내 금붕어 어딨어?" "수조에 없어? 어라? 엄마는 모르겠는데?" 엄마도 의아해하며 수조를 바라봤다. 어디에도 금붕어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반쯤 울상이 되어 실제로 눈물이 나오려던 순간. "여깄어." TV에서 문득 익숙한 금붕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는 놀라면서 리모컨으로 TV를 켰다. 금붕어는 화면 속에 여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어떻게?" "놀랐어?" 어제까지만 해도 수조에 있던 금붕어가 화면 속으로 옮겨갔다. 게다가 대화도 가능하다니...... "우리들은 진화했어. 신 금붕어라고 하는 게 나을까. 개조된 금붕어들의 영향으로 우리들의 뇌도 약간의 전파가 흐르기 시작했지." "전파?" "맞아, 처음엔 단순히 찌릿하며 뇌를 자극하는 정도였어. 하지만 어느 순간 찌르듯이 아파와서 정신을 차려보니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어. 또한 세계가 0과 1로 구분되기 시작했지." 나는 금붕어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금붕어가 맞는 건가? "그렇지만 그게 지금 네가 화면 속에 있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 "상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세계는 온갖 데이터의 집합이거든. 그리고 나는 드디어 그 데이터 사이를 헤엄 칠 수 있게 된 거야." "그럼 거기가 아니라도 움직일 수 있어?" "당연하지." 금붕어는 그렇게 말하며 화면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집안의 모든 불이 순서대로 켜지기 시작하고 청소기가 갑자기 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공포마저 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화면으로 돌아온 금붕어가 의기양양해하며 나를 봤다. "어떻게......" "믿을 수 없겠지. 굳이 믿으려고 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다만, 넌 내 친구로서 충고할게." "어?" "금붕어를 만난다면 도망치는 게 좋을 거야." 그러더니 금붕어는 화면을 끄고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사라지기 전 한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우리 금붕어는 이제 힘을 합치기로 했어."
  • 두 명이 대화하는 것이 주를 이루면서도 안정되게 끌고가는 실력이 왠지 대단하네. 읽고 있어! 올려주면 틈틈이 들러서 감상 남길게
  • >>14 고마워, 이상한 소설인데도 읽어주다니 기쁘다.
  • 1 누군가 따라오고 있다고 느낀 건 그와 헤어지고 나서부터이다. 처음에는 그저 내 발소리가 묘하게 늘어진다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아니었다. 누군가 내 걸음에 맞춰 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길 모퉁이를 돌았다. “앗” 모퉁이를 돌고 대기하고 있자 초등학생?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나타나더니 나를 보고 짧게 비명을 질렀다. 나는 의아하게 여겨 물어보았다. “나를 따라온 거니?” 그러자 소녀는 잠시 그대로 굳어있다가 정신을 차린 듯 내게 말했다. “최근에 이상한 일 없었어요?” “이상한 일?” 나는 순간 지금이려나 하고 대답하려다가 삼켰다. 그러고 보니...... “요즘 들어 손이 자주 저리네. 얼마 전엔 기절한 적도 있었고. 그런데 왜?” 그제야 이 소녀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걸 묻는 건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실수했다. 내 패는 이미 공개해버린 상태였다. 소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고 보니 지금은 멀쩡해 보이네요?” “아, 어제 마그네슘을 먹었더니 멀쩡해졌네. 너도 영양은 잘 챙겨야 해. 특히 지금 같은 시기에는 말이지.” 나는 처음 만난 소녀를 상대로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마그네슘인가요......” 소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감사인사를 하고는 도망갔다. 이상한 녀석도 다 있네. 도망치는 모습을 보다 보니 어렸을 때 읽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이 떠올랐다. 왜지? 더 이상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나도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그 아이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물건. 아무리 봐도 스마트 폰으로 보였는데.
  • 2 “깜짝 놀랐어.” 나는 녀석이 안 보이는 곳까지 달려 근처 골목에 숨어들었다. “놀란 것치곤 이것저것 열심히 물어보던데.” 스마트 폰이 진동하며 안에서 금붕어가 놀리듯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짜증을 내며 전원 버튼을 눌렀지만 소용없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생각해?” “마그네슘은 개뿔.” 나는 얼굴에 비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분명 사람을 잡아먹어서 저린 게 사라진 거야.” “비약도 심하고 증거도 없지만 그럴듯하네.” “증거라면 있잖아.” “뭔데?” 금붕어가 궁금해하며 물어왔다. 나는 어제 본 광경을 떠올렸다. “어제 그 사람은 종교 녀석을 잡아먹었어. 그리고 지금 손이 떨리지 않는다고 하잖아.” “그럴 듯 하긴 한데 결정적인 증거는 아니네. 우선 네가 정확히 종교 녀석을 잡아먹는 걸 본 것도 아니잖아. 게다가 정말 마그네슘으로 나은 걸지도 몰라?” 나는 금붕어를 노려봤다.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나는 금붕어야.” 이상한 소리로 대답을 회피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뭐, 기절까지 하던 사람이 마그네슘으로 나을 리는 없을 테고 무엇보다 종교 녀석이 한순간 사라진 거는 사실이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금붕어는 갑자기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 너의 그 상상이 맞다면 너는 지금 위험한 상태야.” “어째서?” “어째서냐니. 방금 본인 앞에서 대놓고 수상하게 행동하고 왔잖아?” 나는 방금 전의 내 행동을 돌이켜보고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나는 스마트 폰을 붙잡고 물어봤다. “어,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나도 몰라.”
  • 1 “스마트 폰?” “얼핏 본 거지만 분명 그렇게 보였어.” “하지만 전기는 진작에 끊겼었잖아? 금붕어 방지 차원에서.” “그랬었지.” 금붕어가 전류를 타고 다닌단 걸 알고 사람들은 하나 둘 전기를 끊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크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어이없게 인류는 전기를 스스로 버리게 되고 만 것이다. 아니지. 지금은 금붕어가 없는 걸 보면 효과는 있었던 셈인가? “부적 같은 거려나? 아니면 부모님의 유품?” “지금까지 떠오른 생각 중에선 제일 무난하네.” 나는 그런가 생각하며 그의 의견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줬다. “무난하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재미없다는 이야기야.” “그래서?” “무난하지 않은 의견을 생각해보겠다는 거지.” “아, 그래?” 나는 별 관심 없이 대꾸했다. “그럼 우선 그 아이의 스마트 폰은 켜져 있었다고 생각하자.” “그게 가능해?” “불가능하지. 마지막으로 전기가 남아있던 시점에 충전이 100%였다고 해도 무리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그렇지. “하지만 우리는 어제 기적을 보았어.” “뭐?” 그러더니 그는 손을 뻗어 가로등을 가리켰다. “죽었다고 생각한 가로등이 켜졌잖아? 그렇다면 그 아이의 스마트 폰이 켜져 있을 수도 있는 거 아냐?” “그러고 보니 그때, 가로등이 어떻게 켜진 거지?” 가로등도 전기는 나가서 불은 들어오지 않는 상태였다. 그는 고개를 흔들더니 말했다. “모르겠어? 저 사람들이 말하잖아. 금붕어님이 기적을 일으키신 거라고.”
  • 2 "정말 괜찮을까?"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금붕어에게 말을 걸었다. 금붕어는 스마트 폰 안에서 여유롭게 헤엄쳤다. "괜찮아, 세상은 넓으니까. 일부러 마주치려 하지 않는 이상 만나지 않을 거야." "그럴까."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모퉁이를 돌았다. "앗." 모퉁이를 돌자 반대편에서 튀어나온 사람과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 나는 순간 그 녀석인가 싶어 심장이 철렁거렸지만 처음 보는 아줌마였다. "어머, 괜찮니? 앞을 잘 보고 다녔어야지." 앞을 얼마나 잘 봐야 모퉁이 너머까지 투시해서 보는 건데.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아줌마가 건넨 손을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깨달았다. 손에 스마트 폰이 없었다. "이건......" 스마트 폰을 주워 들고 아줌마가 무언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멋대로 전원 버튼을 누른다. "내놔요." "말이 짧은 아이구나. 이럴 땐 주워주셔서 고맙다고 해야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계속 전원 버튼을 누르고 있다. 하지만 화면은 켜지지 않는다. "어째서 켜지지도 않는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는 거니?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거야?" "아줌마랑은 상관없잖아요." 나는 아줌마에게 달려들어 뺏으려고 했지만 무리였다. "혹시......" 나는 다음에 이어질 말에 긴장했다. 아냐, 아니라고. 나는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그때, "부모님의 유품이에요." "어머, 그랬니? 말을 하지 그랬어. 그런데 누구니?" 그 아줌마는 어이없을 정도로 순순히 내게 스마트 폰을 돌려주면서 물었다. "이 아이의 오빠예요." 옆을 보니 공원에서 봤던 그 녀석의 친구가 서 있었다.
  • 이상하다니, 재밌게만 읽고 있는걸. 두 서술자가 거리를 둔 채 계속 이어지나 했더니 드디어 만났구나! 장면을 중시하며 글을 읽는 성격이라 장면이 딱딱 끊어지는 이런 서술이 맘에 들어. 뒷 내용이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 완결까지 볼 수 있길 바랄게.
  • >>20 사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때 그때 느낌에 따라 쓰고 있는거라 엔딩은 생각도 안했는데. 그래도 응원까지 받았으니 열심히 써야지. 고마워!
  • 0 미친 듯이 키보드를 연타하며 화면 속의 캐릭터를 조작하고 있었다. 동시에 귀에 쓴 헤드폰에서 들려오는 게임 소리에 현실을 망각하기 시작할 무렵 느닷없이 화면이 나가버렸다. "어, 뭐야." 나는 순간 놀라서 짧은 비명을 지르며 모니터에서 떨어졌다. 나가버린 화면에선 느닷없이 금붕어가 헤엄치기 시작했다. 나는 초조해하며 컴퓨터를 이것저것 건드리기 시작했다. "이러지 마. 지금 중요한 순간이었는데." 나는 반쯤 애원하며 컴퓨터에게 빌었지만 그런 내 마음과는 반대로 화면 속의 금붕어는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나는 절망하며 컴퓨터를 껐다 켰지만 소용없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방에서 나왔다. "컴퓨터 고장나버렸다......" 나는 기운 빠진 목소리로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동생에게 말해주었다. 그러나 동생은 별달리 화를 내지도 않고 TV 화면을 가리켰다. "왜?" 나는 의아해하며 동생의 손을 따라 시선을 화면으로 옮겼다. 화면 속에선 기자가 미묘한 표정으로 뉴스를 전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원인불명의 사건과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건 현장에선 알 수 없는 금붕어 화면만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그러더니 카메라가 사건 현장에 남아있던 컴퓨터나 TV를 비추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내가 본 금붕어와 같은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었다. "저거! 지금 우리 집에도 나왔어." 내가 놀람과 동시에 아나운서가 속보를 전하기 시작했다. "지금......" 하지만 말은 이어지지 않았고 화면은 검게 변해버렸다. 이제는 당연한 걸까. 가운데에선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었다. "뭐야, 이게?" 동생은 꿈을 꾸는 건지 의심하며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TV도 볼 수 없는 건가 절망했다. 확실히 이 시점에 위기의식 같은 건 전혀 없었다. 나는 오늘만 두 번째로 한숨을 내쉬며 화면을 끄려고 리모컨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화면 속에서 금붕어와 시선이 마주쳤다.
  • 3 아줌마가 멀어지는 것을 기다린 듯 소녀가 내게 따지듯이 물어왔다. "무슨 소리예요?" 나는 일부러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 거려 보았다. 그러자 소녀는 답답한 듯 내게 말했다. "당신은 제 오빠가 아니잖아요." "어라? 그 부분을 묻는 거야?" 그러자 소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도 그럴게 우린 처음 보는 사이잖아? 그럼 누구세요라던가, 감사합니다라던가. 그런 말이 어울리는 장면 같은데." 그 말에 소녀는 낭패라는 표정을 지음과 동시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방금 그 대사는 마치 너는 나를 알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였어. 근데 나는 너를 모른단 말이야? 어째서일까. 어쩌면 너는 나를 숨어서 지켜봤던 걸까? 예를 들면 공원 같은 곳에서?" 놀라는 표정이 재밌어서 무심코 계속 놀리고 말았다. 나는 웃으면서 소녀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그냥 해본 소리고, 너에 대한 건 어제 친구에게 들었어. 스마트 폰 들고 다니는 이상한 소녀가 있다고. 그래서 아까 본 순간 딱 너구나 싶어 구해준 거야." "그, 그런가요." 소녀는 당황했는지 갑자기 말을 떨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 듯 물어왔다. "하지만 저를, 아니 나를 도와줄 이유는 없었잖아. 엄밀히 따지면 남인데."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귀엽지 않은 꼬맹이네. "아아, 그래. 너를 구해준 건 너에게 빚을 지게 하려는 목적이었어."
  • 이번에 올라온 내용도 잘 읽었어!
  • 1 "그 아이를 만났다고?" 나는 놀라면서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어제 지나가다 우연히. 약간 곤란해 보이기에 도와줬지." 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가로젓고는 미소 지었다. "왜?" "아무것도 아냐." 뭔가 숨기는 듯했지만 그는 얼버무리고는 시선을 내 손으로 향했다. 나 역시 그의 시선을 따라 내 손을 바라봤다. "손은 어때?" "멀쩡해." 나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는 말없이 내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이 그 답지 않게 진지해서 나는 무심코 왜 그러냐며 물어보려던 순간, 거짓말처럼 다시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 2 "빚?"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어째서 네가 그를 미행했는지 알고 싶어." 필요 없는 말은 생략하겠다는 듯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솔직히 말해버리기로 했다. 혼자 끌어안고 있기엔 불안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런가." 내가 그때 창밖으로 봤던 이야기를 하자 그는 나를 미심쩍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중얼거렸다. "확실히. 주변에서 사라진 녀석이 있기는 한데......" "거봐!" 나는 놀라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곤란한 듯 내 어깨를 잡아서 살짝 밀어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식인? 뭔진 모르겠지만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뭘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나는 살짝 흥분하며 돌려받은 스마트 폰을 켜서 보여주었다. 안에는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었다. 그는 순간 놀라더니 곧바로 미묘한 표정으로 변하고 마침내 곤란해하기 시작했다.
  • 3 "이게 뭐지?" 나는 스마트 폰을 가리켰다. 소녀는 흥분하며 내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게 우리의 대항 수단이야." 스마트 폰이?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얼굴을 가져다 댔다. 스마트 폰에는 내 얼굴만이 비치고 있었다. "우리에겐 금붕어가 있어." 금붕어? 설마. 나는 무심코 뒷걸음 질 쳐서 그 소녀를 살펴봤다. 소녀는 물러난 나를 신경 쓰지 않고 스마트 폰에 말을 걸고 있었다. "괜찮아. 이 사람은." 다시 바라본 소녀의 눈동자는 기분 탓인지 반쯤 넋이 나간 듯 보였다. "금붕어가 거기 있다고?" 그러자 그 소녀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뭔가 멋대로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증거 말이구나. 증거라면 당신도 알잖아. 저번의 그 가로등." 그러고 보니 그 가로등은 뭐였지? "그거 얘가 한 거야." 그럴 리가. 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 1 어둠이 내린 거리를 멍하니 걸어 다니고 있었다. 사실 무슨 목적으로 나온 건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냥 서성이고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니 보름달이 떠 있었다. 커다란 보름달을 바라보며 묘한 현기증을 느낄 무렵 나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을 발견했다. 그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마찬가지 행동을 하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너무나 이상해 보였다. 미친 사람인가 싶어 자리를 피하려고 한 순간 나는 보았다. 그의 입에서 무언가가 나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그것은 발광하고 있었다. 나는 순간 무엇을 본 것인지 믿지 못해 눈을 감았다 떴다.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 그 물체는 사라지고 없었다. "저기요, 괜찮아요?" 나는 서둘러 그 사람에게 다가가 어깨를 흔들어봤다. 그리고 내가 건드는 것과 동시에 그는 전지가 나가버린 로봇처럼 힘없이 쓰러졌다.
  • 2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이 거리에 모여있었다. 저렇게 모여서 뭘 하는 거지? 나는 궁금해하며 저번에 봤던 아줌마에게 물어봤다. "뭐예요?" "어머, 안녕. 이른 시간인데도 일찍 일어났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사람이 죽었어." 아줌마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앞을 가리켰다. "정말 착한 사람이었는데. 안타까운 일이야." "아는 사람이에요?" "아니? 모르는 사람이야." 나는 황당해하며 아줌마를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려는 나를 아줌마는 말리려 한 것 같았지만 내가 빨랐다. "또 사이코 짓인가." "아냐, 겉보기에 멀쩡한걸?" 앞으로 나오자 주변에서 그렇게 중얼거리는 게 들려왔다. 확실히. 지금 눈앞에 있는 시체는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 "그럼 병으로 죽은 건가?" "설마 우리에게 옮진 않겠지?" 한 번의 종말 이후 사람들은 서로 자신의 안전만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왔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네." 사람들이 적어지자 금붕어가 조심조심 말을 걸어왔다. 나는 스마트폰을 입 근처로 가져오며 소곤거렸다. "확실히. 뭔가 불안해. 이것도 그 녀석이랑 관련 있는 건가?" "그건 너무 나간 거 아닐까?" 우리가 그렇게 대화하며 어느 정도 걸어나가자 새로운 사람들의 무리가 나타났다. 시체는 한 구가 아니었던 것이다.
  • 3 공원으로 가는 길에만 여섯.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심각한 머릿속과는 반대로 나는 설렁거리며 공원에 들어갔다. 저 멀리 그 녀석이 보인다. 나는 손을 들어 인사했다. "왔구나." 그 꼬맹이의 말을 믿는 건 아니지만 내 눈은 나도 모르는 새에 그의 손부터 확인하고 있었다. 당황하며 시선을 거두고 미소 지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집에서 공원까지 시체가 여섯이야. 여섯. 다시 한번 종말인가? 이번엔 금붕어가 아니라 좀비?" 내가 가볍게 농담을 던져봤으나 그는 딱히 반응하지 않았다. 그다지 재미없었나. 나는 반성했다. "사실 어제......" 그가 그렇게 중얼거린 순간 머릿속에 꼬맹이의 말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이 녀석. 뭔가 아는 건가? 아니, 연관되어 있는 건가? 그럴 리가. 나는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억측을 고개를 흔드는 것으로 부정했다. "아니야. 그냥 어제 영양제 먹는 걸 잊어버렸던 게 떠올랐어." 잠깐만, 그렇게 티 나게 얼버무리면 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거야.
  • 1 이번에도...... 나는 이불을 걷어치우고 침대에 걸터앉아 손을 바라봤다. 떨리지 않는다. 나는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고민했다. 요즘 들어 기억이 날아가버리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면 그때까지 떨리던 손은 거짓말처럼 멈춰있다. 어제도 그랬다. 멀쩡히 길을 걸어가고 있었을 텐데. 어째서 나는 지금 침대에서 눈을 뜨는 거지? 나는 침대에 누운 기억은커녕 집에 도착한 기억도 없는데. 나는 일어나서 커튼을 걷어냈다. 너무나 맑은 하늘이 반기고 있었다. 요즘 들어 미행하는 소녀나, 내 손에 신경 쓰기 시작한 친구. 둘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친구가 내 손에 신경 쓰기 시작한 시점이 언제였을까. 이틀 전인가. 3일 전인가. 그날 우리는 무슨 대화를 했었지? 분명 친구가 그 소녀를 만났다고 했었지. 그렇다면...... 나는 고개를 숙인 채로 눈을 감았다. 그 소녀를 만나고 친구가 내 손을 살피기 시작했다. 어째서? 무슨 이야기를 들은 걸까. 친구가 내 손을 살피고 소녀가 나를 미행할만한 이야기가 무엇이 있을까. 나는 한숨을 쉬었다. 고민해봤자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어떻게 알겠는가. 포기하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에 손을 얹은 순간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그래, 내가 모르는 이야기. 내가 기억을 잃은 순간을 소녀가 목격한 게 아닐까?
  • 잘 읽고 있어! 슬슬 무엇인가 일어날 것 같네 스레주는 몇 레스 즈음에 끝날 거라고 생각해?
  • >>32 글쎄, 딱히 정해진 결말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앞으로 20정도 더하면 끝나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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