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의 원칙은 단 하나, 살아남아라!
*앵커의 내용에 따라서 살아남지 못하고 죽는 전개도 가능합니다.
*만약 죽을 시에는 새로운 시나리오로 RE-SET되어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e7wK2Hu4HBh2018/07/16 18:54:20ID : e2JRwoLbwny
GAME 1.
사방이 어둡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 저 높이 보이는 하늘은 쨍한 파란색이다. 단지 빽빽한 수음에 가려져서 햇빛이 전혀 땅에 닿지 않을뿐...
나는 심마니이다. 이 산은 산세가 험준하고 길을 잃으면 100년이 지나도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악명 높은 산이다. 내 한 평생, 나는 바로 이 산을 타며 살아왔다. 헛디디면 굴러떨어질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바윗길도, 질퍽하고 미끄러운 진흙길도 내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내가, 산길의 왕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도리어 산에 집어삼켜지는 상황이라니!
이 모든 건 다 그 애송이 때문이다. 그 젊은 놈이 15년근 산삼을 덥썩 물어와서는 아주 신났다고 날뛰는 꼴만 보지 않았어도! 순 초짜가 운좋게 보물을 찾아내고선 아주 잘났다고 날뛰는 꼴이라니! 젠장할, 그 흉칙한 표정이 눈앞에 어른거려서 길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집중을 하지 못했더라도. 그제 비가 오지 않아서 땅이 무르지만 않았더라면.
그리고 한 순간, 발이 바위를 잘못 짚은 그 찰나에, 땅이 내 발 밑에서 쑤욱 빠져나가고 나는 텀벙텀벙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칠흑같이 어두운 산속, 내가 가진 것은 , , 그리고 밖에 없다.
이름없음2018/07/16 18:55:05ID : uljzeZcnDwK
고구마
이름없음2018/07/16 19:00:47ID : e2JRwoLbwny
보자기
이름없음2018/07/16 19:02:32ID : DvwljwJRClx
단검
◆e7wK2Hu4HBh2018/07/16 19:20:23ID : e2JRwoLbwny
고구마와 보자기, 단검이라...이 물품들이 지금부터 산속에서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것일게다.
젠장, 차라리 단검으로 내 명줄을 끊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군. 하늘을 다시 한번 올려다 보았다. 무심하게 파란 조각조각이 왠지 울화를 일으켰다.
그래, 내가 이 산 최고의 심마니다! 여기서 죽으면 지금까지의 내 인생이 의미가 있겠는가? 살아남을 것이다. 꼭 마을로 돌아가서 그 애송이 놈의 멱살을 잡고 땅에 상판을 메다꽂아줘야지.
그 결심을 한 순간,
모골이 송연하고 등허리가 섬찟한 느낌.
뒤를 돌아봤다.
수풀 사이로 반쯤 가려진 흉폭하고 형형한 눈빛, 바짝 솟은 억센 털, 뒤룩뒤룩해 보이지만 총알도 막을 두꺼운 가죽. 멧돼지이다.
'...옘병할.'
그 벌건 눈을 마주친 순간, 살의를 느꼈다.
"꿰에에엑!"
짐승이 수풀을 헤치고 나에게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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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할 물건 (3,4,5 중 1개 선택)
방향 (전후좌우 중 1방 선택)
1. 구르기 / 2. 오르기 / 3. 찌르기 / 4. 던지기 중 1개 선택
이름없음2018/07/16 19:22:34ID : vClA3Xuq7s2
4
이름없음2018/07/16 19:33:36ID : zcFcmq47ze3
후
이름없음2018/07/16 19:34:43ID : wFdxAZhare7
4
◆e7wK2Hu4HBh2018/07/17 01:29:27ID : e2JRwoLbwny
쿵, 쿵, 쿵, 쿵
멧돼지가 땅을 박찰 때마다 둔탁한 소리가 흙먼지와 함께 흩뿌려진다.
심마니의 긍지고 뭐고 나는 뒤로, 뒤로 뒷걸음질치다가 뛰었다.
그리고 그 순간, 퍽-하는 둔탁한 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나무였다. 나무에 부딪혀 쓰러진 것이다. 팔자가 죽을 때가 되니까 아주 대놓고 사나워지는건가. 멧돼지가 오는데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맥박이 쿵쿵쿵쿵, 귓속에서 어지럽게 울린다. 가야한다, 가야한다. 마구 뭐든지 휘저었다. 어떻게 팔로 일어났는지 뭔지 가까스로 일어났다.
달린다. 달린다. 내 주머니에 있던 보자기가 빠져나와 나풀거린다. 멧돼지가 뒤에서 흥분의 소리를 질렀다.
"꿰에에엑!"
돼지 멱따는 소리가 숭하기 그지없다. 나는 어째 곱게 죽질 못할것같냐. 흘깃 뒤를 봤는데 멧돼지가 부쩍 쫓아와있었다. 그 주둥이에서 뚝, 뚝, 떨어지는 침방울까지도 보일 정도로. 근데 뭔가 이상하다.
저 데굴한 눈이, 이제 나를 보는게 아니라 내 보자기를 보고있다. 쉴새없이 흥분된 소음을 분출하며 몸을 흔드는 양이, 이제 나보다는 보자기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
누가 그랬던가? 서바나라는 먼 땅에서는 소를 천을 흔들어 약올리다가 죽이는 놀이가 있다고. 그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참 지랄것들임이 틀림없다. 이걸 즐긴단말인가? 그래도 그 놀이가 오늘 날 살릴지도 모르겠군.
달리는 와중에 보자기를 꺼내서 머리위로 펄럭, 해봤다. 멧돼지가 뛰어오르면서 날뛴다. 뭘 몰랐다면 발정난 모양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난 저걸 약올리거나 그럴 여유가 없다. 그냥 죽을동 살동 달리다가 보자기를 휙-하고 날린 뒤 그 틈을 타 몸을 날려 수풀이 우거진 땅에 파묻었다. 나뭇잎이 버석거리며 내 몸을 받았다. 땅에 몸을 바싹 붙이고 멧돼지가 하는 양을 봤다.
"뀌익! 뀌익!" 그놈은 펄럭이는 보자기에 달려들어 짓밟기 시작했다. 보자기가 종잇장처럼 찢기는걸. 시이벌, 저게 나였다면...오금이 저려서 움찔했다.
멧돼지는 그 보자기가 아주 넝마가 될때까지 뜯어버린 뒤에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 거대한 둔부가 씰룩이는 뒷모습이 사라지는 걸 보고도 나는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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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레 나와보니, 위의 하늘이 벌겋게 물들고 있었다. 밤엔 짐승들의 시간이지 않은가. 몸을 숨길 곳이 필요하다.
이름없음2018/07/17 01:32:06ID : dQoIMrxO2q0
동굴
◆e7wK2Hu4HBh2018/07/17 01:40:29ID : e2JRwoLbwny
마침 내 눈이 동굴이 하나 들어왔다. 아니 그런데 이거...괜찮을까? 동굴의 입구가 끝도 없이 깊은 어둠으로 이어져 있었다. 마치 배고픈 짐승이 입을 벌리고, 제 발로 기어들어갈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후, 그래도 여기 가만히 앉아서 돼지에게 뜯겨 죽는 것보단 낫겄지. 들어가도록 하자.
동굴 안은 거친 돌이 여기저기 튀어나와 있었다. 긴장돼서 마른 혀로 어금니를 핥았다. 바위가...이빨처럼 보이는 건...착각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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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 3분정도 더 걸은 것 같았다. 조금 평평한 공간에 다다랐다. 어디선가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 외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 곳에는 과 가 있었다.
이름없음2018/07/17 01:54:55ID : dQoIMrxO2q0
물웅덩이!!
이름없음2018/07/17 01:55:55ID : dQoIMrxO2q0
해골
이름없음2018/07/17 08:15:50ID : Za003zSNuso
동물의 사체에서 나온 건가?
이름없음2018/07/17 08:17:23ID : FclfRBe459j
원효대사냐
이름없음2018/07/17 16:53:51ID : jdu02pQnBhy
갱신
◆e7wK2Hu4HBh2018/07/18 21:54:37ID : e2JRwoLbwny
(미안 늦었네...)
물웅덩이가 동굴바닥 전체를 덮고 있었다. 깊진 않았지만, 걸을 때마다 철벅거리는 고인물이 유쾌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리고 발에 뭐가 막 채이지 않는가? 웬 돌이 이렇게 많은거야?
쩌적-
왼발로 뭔가를 밟았다. 떨어지지를 않는다. 성질이 확 뻗쳐서 발을 홱 들어 털려고 했는데,
"이런 육시럴-!!!!!"
이빨이 보인다. 아, 시발, 내 발이 웬 해골대가리에 처박혀 있다. 떨어지지도 않는다. 그 순간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혀서 발로 막 해골을 으꺴다. 오래돼서 그런시 파삭파삭거리며 뼛조각이 떨어져 나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둥근 돌이라고 생각했던 게 다 해골이다. 다른 뼈는 전혀 없고, 둥근 해골만이 어둠 속에 어렴풋이 보인다. 나는 어쩌다가 이런 곳에 들어오게 된거지...
"ㅎㅣㅎㅣㅎㅣㅎㅣㅎㅣ"
저쪽 뒤에서 기괴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ㅎㅣㅎㅣㅎㅣㅎㅣㅎㅣㅎㅣㅎㅣㅎ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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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할까? (1. 앞으로 간다/2. 뒤로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