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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7/17 02:04:48 ID : IK2MktBBs01
하늘이 우중충 하내. 혼자 내 방에서 밖을 내다봐. 안녕. 하늘의 비구름아. 창문위에 덮힌 끈적한 무언가에게도 인사를 건냈다. 무언가. 비오기 전 창문에 손을가져다 대고 쭉 그어보면 비가 내릴때와 다른 끈적한 불쾌감이 든다. 그리고 나는 그 끈적한 무언가를 창문에 덮힌 무언가라 부르기로 했다. 사실 끈적한것은 내 손가락일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무언가라 지칭한 것은 장마에 흘린 습기 일지도 모른다. 또 그렇다면 사실 내가 인사를 건낸 무언가는 나 자신일지 모르고 나는 내 자신에게 인사한 꼴이 되고 만다. 또한 그 무언가란 장마에 의해 태어난 꼴이니 장마또한 어떤 그 무언가 일지도 모른다. 그냥 그 장마를 계절에 하나로 포함 시키자. 그렇다면 또 장마란 여름의 모든 시기질투를 안고가는것이 되어버린다. 사람들은 비가 습하고 덮게 내리는 날은 유독 여름이라고 하지 않고 장마때문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장마란 그런것이 아닌가? 문득 나는 창문을 닦아 무언가를 지워보려고 했다. 닦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빗방울 지나간 흔적이 있었는대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다. 이것은 장마 때문일 것이다. 머침 뒤를 돌아보니 친구가 나를 보고 싱긋 웃고 있었고. 아마 내가 창문을 닦는사이 들어온 것 같았다. "뭘 그렇게 열심히 닦는거야? 어차피 비가 올거같은대" 나는 무언가를 지우려 한다고 대답하기 사뭇 망설여져 이렇게 말했다. "비오는 모습을 선명하게 보려고." "하하하, 정말 너다운 놈이라니까"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창문을 닦았다. 빗방울 자국을 하나도 남기지 않기 위해 세세하게 닦아나가느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고. 하는수 없이 나는 손가락을 창문에 대고 죽 그어보았다. 아까의 끈적한 불쾌감은 사라졌지만 그것은 내가 창문을 세세하게 닦았기때문인지, 아니면 비거 내리기 시작해서 인지 알 수 없었다. 또 뒤를 돌아보니 웃고만 있을줄 알았던 친구는 나를 아련하게 바라보며 가볍게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그래, 오늘이었나." 나는 말 뜻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충동적으로 대답했다. "그래" 무언가 고개를 푹 숙여야할 것 같은 압박감에 고개를 푹 수그린 채로 친구의 반응을 살폈다. 사실 바닥을 보며 끈적한 무언가에 대한 행방에 대해 좌뇌와 우뇌가 나뉘어 열띈 토론 중이었다. 친구가 말했다. "게다가 딱 오늘같은 날이었지. 벌써 일년이라니. 지금 당장에라도 문을 열고 나를 반겨줄 것 같은데." 좌뇌와 우뇌는 아직 행방을 찾느라 바쁜나머지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참 예뻣는대." 나는 너무 많은 생각에 어지러움을 느꼈다. 토할것 같은 생각에 미간을 짚었다. 미간이 끈적했고 내 손은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찾아 눈을 비볐다. 아마 끈적한 것은 눈물이었다. "울지 말게 친구,나도 슬퍼지잖아."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계속 눈를 비볐다. 눈이 아파왔고 나는 다시 끈적한 무언가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아파왔다. 그러는 사이 친구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울고 있었다. "너는 왜 우는대" 내가 묻자 친구는 침묵으로 답하는듯 하더니 입을 열고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내가 먼저 좋아했다." "뭘?" "시연이" "..." 한동안 침묵이 계속 되었다. 나는 침묵이 계속될거같아 다시 바닥을 보며 이번엔 시연이에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하지망 침묵은 오래가지 못했다. "행복하게 보내줘서 고맙다.아니,이런말 하는것도 우습내, 처음부터 나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었는걸" 나는 침묵하지 않을수 없었다. 내 손은 덜덜떨리고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오열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래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고 또 다시 내 왼편의 뇌는 그래야만 할것같은 이유와 분위기에대해 논의 하고 있었다. 사실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그렇게 슬픈일은 아니었으나. 그녀의 장례식장에는 나의 부모님과 장모님과 장인어른과 나의 친구와 그녀의 친구와 나와그녀의 친구와 친척들이 와있었고 그런 분위기는 나에게 퍽 슬픈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슬픈것이 맟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장례식에서 나오는 찬송가 대신에 가요나 발라드가 들렸다면 나는 그때 울지 않았을까? 그녀가 죽던날도 오늘처럼 비가 오던 날이었다. 피곤하던 나를 졸라 창문을 깨끗히 닦게 하고 꼭 내 무릎에 누워 창문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었다. 나는 참 좋은 사람이라는말, 함께 있어줘서 고맙다는말, 자기 죽으면 꼭 좋은 사람 만나라는말. 그녀는 창백하고 또 창백한 얼굴을 하고선 말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냐를 바라보면 하염없이 머리를 쓸어넘겼었다. 그때 그녀가 무지개를 보고 싶다고 내게 말했었는대. 만약 그녀가 무지개를 봤다면 나는 정말로 슬펐을까. 사실 정말 어떤 감정이 솟아 올라 눈물을 흘렸다면 그건 하나의 감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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