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18/07/18 23:20:28 ID : zSFeGskmty7
인간관계도 사교도 어렵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가 그런 것에 젬병인 줄도 알고 있었지만. 새삼스럽게 친구였던 애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 네 말이 나를 아프게 한다는 말.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이 또 하루가 흘렀다. 오늘도 말을 못 붙였다. 짐을 들어주려다가 거절당했어. 웃으면서 도로 들고가더라. 나는 그 순간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졌다. 내가 먼저 잘못한 것이 사실이고, 내 생각없는 말이 그를 상처입힌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야, 후회해 봤자, 나와 그의 사이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 건지, 그것을 떠올리면 가슴 한켠이 쓰라리도록 아프고 두렵다. 빨리 방학이 왔으면 좋겠지만, 보충 때마다 마주쳐야 하는 사이. 나는 평생 친구라는 것은 사귈 수 없는 처지일까. 도대체 어쩌다가 이 모양이 되어버린 건지. 누군가를 진심으로 웃게 하고 즐겁게 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나는 늘 내가 친구들, 친구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애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나는 일종의 빚이고, 또 짐이고, 하나의 덤이었던 듯이, 그렇게 옆에 그림자처럼 붙어 있는 듯이. 어떤 동등한 위치에 서 있는 것처럼 남들 눈에는 보이지만, 사실은 내가 수많은 부채를 떠안고 옆에 있는 아이들을 옭아매고 있는 거였고, 나는 그걸 스스로 잘 알고 있어서, 더 나아가지 못한 채로, 언제나 바뀌지 않았다. 곪아있던 게 터져버린 기분이야. 누군가에게 애정을 받는다는 건 어떤 것일까. 누군가에게 친구로서 사랑받는다는 것은 기쁜 일이겠지. 친한 사람으로써 친하고 싶고 친밀감을 느끼고 함께하고 싶다라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내가 그걸 느껴본 지가 오래됐어. 그러한 또래 사이의 애정을 느껴본 지 오래됐어. 그걸 느낄 수 있는 레스주들이 여기 있다면 너희는 행복한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내가 가족으로부터도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받지 못했다면 나는 어떻게도 나를 지탱할 수 없었을 거다.
이름없음 2018/07/18 23:26:46 ID : zSFeGskmty7
점심시간에도 저녁시간에도 혼자서 도서관에 있다 왔다. 책을 읽고 있으면 일단 현실으로부터 빠져나온 것 같은 기분이 되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고, 책이 좋은 것도 사실이고, 즐거운 것도 사실이고...그러나 그렇게 위로받는 나 자신이 한심하고 처량한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와 사귀고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나에게 언제부터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 더욱 슬프다. 나도 사람이고, 또 어린 아이라서, 또래의 누군가에게 친구로서의 애정과 관심을 받고 싶었다.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 나 홀로 사고하고 생각하고 위안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나는 친구가 가지고 싶었다. 내가 친구를 갖고 싶다고 한 것은, 아예 친구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누군가와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해서다. 그러니까, 내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받는 사람이었으면 한다는, 그런 뜻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런 것과는 연이 없나 보아. 내가 누군가에게 안정과 행복감을 준다는 것은 힘든가 보다. 나는 결국...누군가를, 힘들게 하고, 또 귀찮게 하고, 고생시키고, 상처입힐 수밖에 없는 인간인가 보다. 그런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어디로도 다가설 수가 없다. 나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편이 다른 모두에게 좋을 것만 같고, 나에게도 좋을 것만 같아서. 그런데도 외롭고는 싶지 않아서. 내 진짜 욕심은 그런 게 아니라서. 나는 누군가에게 호감을 사기보다는 미움을 사는 일에 익숙한 편이다. 내가 일부러 미움을 사는 짓을 사서 한다든가,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나는 예의를 지키고, 선을 유지하고, 웃으면서 대하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나를 호의적으로 보는 사람보다는, 고깝게 보는 사람이 많아 보이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호감을 받기보다는, 미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고, 당연히 사람이기 때문에 상처받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 그리고 모르는 척 할 수 있다.
이름없음 2018/07/18 23:35:16 ID : zSFeGskmty7
나를 좋아하고 친근히 여기는 사람보다 어색하고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이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이제 반대의 경우가 찾아온다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불편한 존재가 되는 것을 나는 불편해한다. 그래서 차라리 그럴 바에야 홀로 있으려고 한다. 결과로 나는 계속해서 이질적인 존재가 되어버리고, 이 악순환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우리 반의 어떤 아이는 나를 싫어하는데, 우리 반의 그 아이는 숙제 검사를 할 때마다 사인에 웃는 얼굴을 그려주곤 한다. 나에게를 빼고. 다른 아이들에겐 꼬박꼬박 귀엽게 웃는 얼굴을 그려주는데, 나는 언제부터지, 한 5월달 쯤엔가부터 그것을 받아본 적이 없다. 간단하게 날짜만을 적어주고 돌려보내곤 한다. 첫번부터 나는 알아차렸다. 오늘 다시 검사를 맡으면서, 다른 아이에게 그려준 표시를 나에겐 역시나 그려주지 않았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싫어하고 있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보여주다니, 그 아이도 참 똑똑하기는 똑똑하지. 머리가 좋다. 나더러 눈치채라고 그렇게 한 건지, 아니면 본능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나는 그 아이와 말을 섞어본 일도 많이 없다는 것이다. 그 아이하고 제대로 얘기해 본 적도, 같이 있어본 적도, 뭔가 상호간에 행동을 주고받은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그 아이에게 싫은 사람이 되어 있다는 것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모순적이게도 수긍하게끔 되는 일이기도 했다. 나는 아무튼, 누군가에게 호감을 사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겠거니 하고.
이름없음 2018/07/18 23:41:52 ID : zSFeGskmty7
요새 좋은 일이 잘 생기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최악은, 지금까지 말해왔던 문제다. 나의 인간관계, 나의 사교가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자꾸만 잘못되어 간다. 나도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과 같았으면 좋았을 텐데. 편하게 이야기하고, 수다를 떨고, 농담을 할 수 있었다면. 딱딱하고 난처하게 웃으면서 말을 더듬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생글거리며 받아쳐 줄 수 있었다면. 내년이 되면 다시 환경이 바뀔지도 모르고, 거기에서 나는 처음부터 다시 적응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를 바라고, 확정은 아니라도, 그래야만 하겠지. 벌써부터 그 과정이 걱정되어 간다. 내년에도 내가 혼자일 것 같아서. 누구에게도 마음을 붙이지 못할 것 같아서. 누구에게도 마음을 사지 못할 것 같아서. 과거의 망령에만 매여 있을 듯해서...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친구가 만들고 싶었어.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매일 생각한다. 조금 더, 나를 친구로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가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 이야기는 참 비참한 이야기인데도, 이걸 쓰면서 너무나도 담담하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그냥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었어. 이런 사이트를 알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가끔씩 우울해지고 싶을 때 찾아오기 좋으니까. 나와 닮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대로 위로겠지만, 나와 같은 사람이 어디에도 없었으면 하는 마음 역시 굴뚝같다. 슬픈 것은 나 혼자로 충분하니까. 우리 괴롭지 말도록 하자. 어떻게든 또 내일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걸...이렇다 하더라도, 내일도 비참하게, 또 나 스스로도 견딜 수 없도록 살아갈 수밖에 없는걸. 나는 내일도 좋은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을지 모르지만, 혹은 좋은 일이 생길지 몰라도 나 자신의 괴로움으로 망쳐버릴지 모르지만, 또 살 수 밖에 없다. 나는 나의 존재가 저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데,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인 것은 사실이야. 나의 일상이 미신이 되고 저주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도 나는 왜 자꾸 그렇게 되는 건지.
이름없음 2018/07/19 05:25:31 ID : dXxVfcFa5Pj
안녕스레주 진짜 무슨말을 해줘야할까 글을 수십번을 썼다가 지웠다가 했다 음..그냥 내가 스레주 고민들같은거 들어주고 같이 얘기도 하고싶은데 그래도 될까?
이름없음 2018/07/19 21:52:45 ID : PbdxzSLcK1y
딱 지금의 나같다. 며칠전부터 모든 애들이 다 나한테 화를내더라. 넌 애들한테 왜 그런식으로 얘기하냐고. 그중에 한 애는 울면서 소리를 그렇게 지르더라. 난 정말 몰랐다고 하니까 걔는 다른애들 다 아는데 너만 몰라!!! 이러면서 소리지르고. 지금 겉돌고있는데 쪽팔리고 미안하고 참

레스 작성
1레스정신과에서 어디까지 말해야 할까new 10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6시간 전
4레스학교 행사랑 수행평가 다 없어지니까 갑자기 연 끊은 친구new 17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7시간 전
5레스너희는 손절한 동생이 죽은걸 알게되면 어떨거 같아? (싫은 마음 X)new 302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7시간 전
2레스.new 120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9시간 전
7레스이상한 얘한테 잘못 걸린거 같아new 15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9시간 전
6레스재수학원 남자애가 나 자꾸 야려보는데 이유가 뭘까new 732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9시간 전
2레스.new 43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0시간 전
5레스.new 375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0시간 전
6레스살아있다는 느낌이 안 들어..new 245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0시간 전
4레스나 긴얼굴형인데 ㅠㅠnew 541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1시간 전
9레스내가 정말 망가져 간다는 느낌과 스스로가 혐오스럽다고 느껴지는 상황들new 519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1시간 전
10레스내 카톡 말투 어때?new 25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1시간 전
1레스도와줘 엄마가 법원가지말래new 188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2시간 전
5레스누가 날 싫어할까봐 무서워new 132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5시간 전
2레스오늘 재수학원에서 수업 도중 쓰러짐...new 49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5시간 전
4레스요즘따라 공허하고 우울해new 38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6시간 전
4레스이거 내가 패륜아인거야?new 496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7시간 전
3레스교사가 언어폭력을 저질렀는 합의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new 476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9시간 전
5레스독서실에서 자꾸 주변 사람이 사라짐new 488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1시간 전
18레스고삼인데 어른들한테 궁금한 거 있어 52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