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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7/19 22:46:40 ID : e6rwNteE3vi
나빼고 아무도 깨어나있지 않았을 것같은 그런 조용한 새벽 나는 조용히 부엌으로 가 물 한잔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와 10알의 타이레놀 그리고 이름모를 색색의 약들을 뜯어 나란히 정렬해 놓았다. 한 번에 삼키기엔 너무 많은 양이었기에 나는 총 세 번을 나누어 입 속으로 냅다 들이부었다. 물을 꽤나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목에 걸려 있는 느낌이 들어 물 한 컵을 더 마셨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무슨일이 있었으면 했다 아니 내가 생각하는 그 무슨일은 꼭 생겼어야 했다 그런데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약간의 두통과 속쓰림을 느끼는 것 외에는. 그 일이 일어나고서 늘 혼자하는 학교생활은 오늘따라 더더욱 하기 싫었기에 선생니께 아프다는 거짓말같은 말을 핑계로 조퇴에 성공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멀었던 집 가는 길은 너무 쓸쓸했으며, 계속 안에서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간신히 집에 도착해 땀범벅이었던 내몸을 침대 위에 맡겼다. 9시 49분, 그리고 서서히 잠이 들었다. 사실 잠이 드는게 무서웠다. 아니지, 나는 잠이 들고난 후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채 그저 흰 공백으로 가득차는 꿈이 무서웠다. 하지만 내 눈꺼풀은 점점 내려갔다. 12시 38분, 내가 일어난 시각이었다. 뭐라도 좀 먹어야 할 것 같아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에는 청국장, 냉동만두, 멸치볶음 등 꽤나 맛있어보이는 음식들이 있었지만 끌리지 않았기에 그냥 식탁위에 놓여져 있는 씨리얼을 내 방으로 들고와 조금씩 집어먹었다. 그리고 배가 조금씩 차는게 느껴질 때 쯤 씨리얼을 잘 막아놓고 머리를 감았다. 아침에 사용했던 수건은 쓰기 싫어 물을 뚝뚝 흘리는 채로 베란다에 나가 수건을 집어 내 머리를 탈탈 털었다. 평소에는 3분이면 잘 말렸던 머리가 오늘따라 말려지지 않았다. 린스가 살짝 덜 가신 것 같았다. 린스가 덜 가신 채로 굳어가는 머리를 보며 조용히 생각했다. 우리가 멀어진 이유가 다 내가 잘못해서인지, 그리고 하루아침에 바뀐 너희들의 행동에 대해서. 너희들의 태도가 바뀐 그날에 나는 별거 아니라고 내 인사를 못 들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엎드려 있을 때 들리는 너희들의 웃음소리와 말소리가 그 순간에는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 순간만은 다 좋으니 귀가 안들리게 해달라고 빌고 싶었다. 난 그렇게 고요속에 스스로를 묻어버렸다. 나를 뺀 너희들의 모든 순간이 그렇게 즐거울 줄은 몰랐다. 너희들과 나의 비밀 대신 너희들 사이의 비밀이 더 많아졌다. 혼자서 하는 것은 꽤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평생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다. 계속 그 빌어먹을 추억이란게 나의 발에 족쇄를 채웠다. 그런게 뭐라고 자꾸 나를 울게 만든다. ’다시는 안 울겠다‘라고 다짐 했건만, 그것들이 기억나 내 다짐을 산산조각 내었다. 이동수업이라고 잠깐씩 흔들어 깨워주고 바로 등을 돌리는 너희들도 좋았다. 계속 급식을 안 먹고 반에서 엎드리고 있었을 때 너희 중 한명이 정말 같이 안먹을꺼냐고 물어봤을때도 좋았다. 너희랑 나랑 마지막으로 얘기를 했을 때 너희들은 귀찮다는 표정을 짖고 있었다. 순간 나는 욱하여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만약 내가 그때 내가 하고싶은 말을 했었다면, 지금쯤 너희들과 나랑은 사이가 이렇지 않았을까. 너희들은 이미 다 놓아버린 것 같은데 나는 아직도 울면서 한줄기의 기적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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