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한지 5개월이 지났다. 아, 정확히 말하면 2년 5개월이지. 아무도 없는 고향 집에서 혼자 2년을 살았으니까. 나는 자취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사실 이 글의 주제가 자취가 아니라 내가 얘기할 것들 중에 하나지만, 그냥 제목을 자취로 선정하기로 한다.

얼마 전에 겪은 일부터 예전에 겪은 일까지 역순행으로 말해보려고 한다. 아무도 안 볼지도 모르지만, 혼자 털어놓는 것에도 의의는 있으니까.

3주쯤 전, 여느때와 다름없이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밤이었다. 그 날 낮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좁은 방에 누워 폰을 보고 있던 차에 갑자기 눈 앞으로 번쩍 하는 흰 불꽃같은 빛이 있었다. 처음엔 밤에 비가 오고 번개가 치는가 싶어서 창문을 열어 바깥을 살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같은 지역에 있는 친구한테 연락했다. 방금 번개가 치지 않았냐고. 하지만 친구는 모른다고 아닐거라고 대답했다. 잔뜩 쫄아있던 차 5분 도 지나지 않아 나는 황급히 집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엔 눈 앞이 아닌 눈 위에서 파란 불꽃같은 빛이 번쩍였기 때문이다. 흰 불꽃은 번갠가 싶었는데 파란 불꽃, 그건 도저히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당장 옷을 챙겨입고 근처 피시방에 가서 밤을 새웠다. 아직까지도 그 희고 파란 불꽃은 미스테리다. 사실 아직도 가끔씩 흰 불꽃은 보인다. 익숙해져서 별로 무섭지 않다. 그러나 그 파란 불꽃은 다르다.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찰나의 순간 불꽃의 모양으로 번쩍하고 사라졌었지만 그 잠시가 너무 두려웠다.

방금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언제 그 파란 불을 볼 지는 모르겠다. 영원히 못봤으면 좋겠다.

나머지는 이따 써야지.

일기에 쓰기는 뭐하지만 어쨌든 내가 경험한 이야기니까 일단은 꿈 얘기를 써볼까 한다.

그 때가 스물 한 살 때 였던걸로 기억한다. 나는 한창 삼수를 하고 있었다. 솔직히 공부를 많이 하지는 않았다. 이건 개인사 이니까 일단은 접어두도록 하자. 그 때 나는 애인이 있었다. 사귄지 반년도 채 넘지 않은 애인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잘 몰랐다. 그래서 나는 빨리 내 애인에 대해 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애인을 쪼았었다. 뭐가 좋고 싫은지 어떤게 하고 싶은지 내 어떤 행동이 마음에 드는지, 또 싫은지. 한창 그런 날들이 지속됐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내 애인한테 물어봤다. " 우리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축의금 줄 고민 없이 다같이 행복한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했잖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근데 만약에 너가 축의금을 안받는다 하면 너희 부모님께서 뭐라고 하시지 않으셔? "

그 때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난 너한테 그런 얘기 한 적 없는데? 축의금은 당연히 받아야지. 생각보다 계산적이라서 놀랐어?"

아니. 나는 분명히 내 애인한테 들었었다. 축의금 필요없다고. 어른들의 결혼식이 아닌 우리 둘이 행복한 결혼식을 하자고. 뭐지? 지금 꿈인가? 아니면 그 때의 내가 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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