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미안, 거의 다 이런 식으로 시작하길래 해봤는데, 아닌거 같네 ㅋㅋ ㅠ 그냥 듣는 사람 없어도 혼자 일기 쓰듯이 써볼게! 생각해보니까 흑역사란에 쓰는 건 걔한테 많이 실례인 거 같은데, 시작했으니 어쩔 수 없이 계속할게. 일단 말해둘거는, 나는 내가 쓰레기짓을 한거란 걸 잘 알고 있어. 그런 이야기야.

난 당시에 막 수능을 망친 수험생이었어. 재수를 할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상태로 수능이 끝난 인생에서 제일 프리한 순간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그냥 어버버 거리고 있었지. 그래서 집에서 폰으로 별에 별거를 다해봤어. 유튜브나 페북은 당연하고 사람들이 랜챗랜챗 거리니까 랜챗도 들어가보고(아, 근데 진짜 거의 다 변태들이더라. 말 맞는 사람 찾기 힘듬.), 목소리톡이라고 목소리를 올리면 불특정 다수의 폰으로 흘러가는 어플도 해보고, 그러다가 도달한게 #미프#라는 외국인과 채팅하는 어플이었어.

졸커

어떤 시스템이었냐면 일단 자기 프로필을 작성해. (안해도 상관없지만 그러면 아마 아무도 대화를 안해줄듯) 사진이랑 이름, 자기소개 문구 같은거 말이야. 나도 나름대로 신경써서 영어랑 일본어로 자기소개 작성하고(일본어를 꽤 잘하는 편이야.) 쪽팔려도 어차피 한국사람은 안보니까 괜찮다는 마인드로 셀카도 찍어서 올렸어. 그리고 나서 외국 친구들이랑 대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이 2가지가 있는데. 내가 들이대는 법과 나한테 들이댄 사람이랑 이야기하는 법이야.

간단하게 말하자면 국적, 연령대, 성별을 선택하면 조건에 맞는 활동 중인 회원들이 한명씩 화면에 뜨고 그 사람과 대화를 하고 싶으면 미프 아이콘을 누르고 그다지면 패스. 미프 아이콘을 눌러도 바로 대화가 되는게 아니라 상대방한테 자신한테 미프 아이콘을 보낸 상대 목록이 쫙 뜨는데 또 그 중에서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미프 아이콘을 누르면 그제서야 대화가능 상태가 되는거야. 물론 대화가능 상태가 되도 대화를 안하는 경우도 많았어.

솔직히 외국인 친구 만들기 사이트라기 보다는 무슨 소개팅 어플 같더라;ㅋㅋ 결국 거의 상대방 사진이랑 자기소개글 보고 판단하니까. 어플에 활동하는 사람이 많아보이더라, 나한테만해도 대화신청이 한시간 안보고 있으면 70-80개씩 들어왔으니까. 나중에는 몇백개씩 쌓여있음; 그런데 진짜 수많은 국적의 애들이 대화 신청란에 있으니까 신기하더라. 좀 관종같긴한데 괜히 기분좋아지고ㅋㅋ; 그렇게 나도 다른 사람한테 대화 신청해보고, 신청 받은 사람 중에서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랑 대화도 해보고 하면서 어플을 즐겼어

막상 대화를 하다보면 할말도 없어지고 금방 대화가 멈춘경우가 많았던건 둘째치고, 그러다가 한 일본인 여자애랑 대화를 하게 됐어. 물론 대화를 한 이유는 솔직하게 사진이 너무 예뻐서였음. 남자라면 누구나 나를 이해해줄거라 믿는다ㅎㅎㅠ 근데 사실 예쁘다고 대화해봤자 현실적으로 이어질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냥 가볍게 잡담하듯이 대화했다. 원래 일본 살다온 친구들도 몇명있어서 일본 쪽 유머코드도 대충 이해한 상태였고.

듣고있엉 계속 써줘

뭔가 별로였어...?

흑역사판이길래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