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https://youtu.be/Xrcd3homy4M 시트스레: http://thredic.com/index.php?document_srl=23186056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LUNAR%20MISSION%20ONE?action=show 콜린즈 8호는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상공을 향해 솟아오른다. 기체 내부로 강한 흔들림이 전해짐과 함께 무거운 중력이 몸을 짓누른다. 작은 유리창 너머로 푸른빛의 오존층이 비친다. 연료를 다한 1단 로켓이 천천히 지상 아래로 낙하한다. 로켓은 대기권을 벗어나기위해 속도를 계속해서 높인다. 마지막 로켓이 분리되고, 마침내 주회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한다.

콜린즈 8호의 속도가 안정화된 직후로 선체 내부에서 시작하시면 됩니다.

바로 반응 레스 쓰면 되는 것인가용?

진동이 잦아들고, 중력 가속도가 점차 약해진다. 이윽고 평생에 걸쳐 온 몸을 옥죄고 있던 중력의 족쇄가 끊어진다. 콜린즈 8호와 그 승무원들은 곧 38만 4400km의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아직 무거운 우주복을 입은 채 좌석에 파묻혀 있는 이브는 눈을 돌려 창 밖의 지구를 보았다. 아직은 거대하기만 한 지구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을 만큼 작아지겠지. 이브의 상기된 듯 하면서도 텅 빈 시선은 저 고향 행성에서 지내던 나날을 투영하고 있었다. '우리는 코스모스의 일부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니다.' 이 한 문장은 이브의 삶을 영원히 바꾸어 놓았다. 단순히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거나 우주 박람회를 구경하는 것에서부터, 공학대학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며칠 동안 약에 의존해 밤을 새며 공부하던 것까지. 이브는 수학에도 과학에도 별반 재능이 없었다. 그녀에게 허락된 것은 오직 끈기 뿐이었다. 친구들과 가족까지도 나가떨어지게 해 버릴 만큼의 끈기. 모두가 더 이상 못 버티겠다며 곁을 떠나갔지만, 하늘의 별들은 언제나 이브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브는 그걸로 충분했다. 그거면 된 것이다. 우주선이 궤도에 오르고, 약간의 절차를 거쳤다. 본부에 궤도 진입 성공을 보고하고, 우주선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 따위의 절차 말이다. 이브는 여태껏 훈련받은 대로 문제없이 제 역할을 수행했다. ".....이제 우주복 벗어도 돼요?" 모든 절차가 끝나자마자 이브는 말했다. 우주에 처음 온 사람이 해보는 그걸 해 보고 싶었다. 창문에 찰싹 달라붙어서 새카만 우주 구경하기 같은 것들 말이다.

기체가 안정화되자 승무원들은 하나둘씩 고정벨트를 풀기 시작한다. "휘유, 이 짓도 이젠 못해먹겠군!" 하인리히의 넓은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는 한숨 돌린 표정을 지은채로 퉁명스레 중얼거린다. "아직은 안됩니다. 달로 향하는 궤도에 접어들때까지는요." 선장은 답답해도 조금 참으라는듯 한마디를 덧붙이며 앞으로 유영해 나아간다. 작은 유리창 밖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지구의 일부가 비친다.

"네에..." 찰각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벨트가 풀렸다. 이브는 말을 늘어뜨리듯 하며 창 앞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우주복 헬멧과 창이 콩 부딪혔다. 조금 더 지구를 내려다보다 이내 시선을 돌렸다. 낳아주고 키워주신 대지모에 대한 작별 인사는 끝났다. 지구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라 해 봤자 근무 기간 동안이겠지만. 이브는 할 수만 있다면 아주 다른 행성에 뿌리를 박고 살아보고 싶었다. 그것이 달이든, 화성이든, 저 멀리 프록시마 센타우리든. 아직 인간의 과학이 거기까지 닿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이브는 얌전히 우주선이 궤도에 접어들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전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안녕히주무세용 ㅂㅂㅂ

"궤도 분석 완료. 30분뒤에 스윙바이합니다." 보조 비행사 유진이 계기판의 작은 화면을 확인하며 이야기한다. "수많은 훈련을 받아 왔지만 직접 별을 눈앞에서 보는건 처음입니다." 이브와 마찬가지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앤더슨은 조용히 자신의 소감을 이야기한다. "혹시 속이 메스껍거나 어지러운 분 계십니까?" 의사 올리버는 우주멀미를 겪고 있는 승무원들을 찾아 헤메고 있었다.

"괜찮아요 전." 우주멀미 탓에 회전의자에 붙어있던 시간이 얼만데, 이브가 마음 속으로 온갖 저주를 퍼부었던 그 의자는 다행히도 이브를 배신하지 않았다. 통계에 따르면 우주멀미를 경험하는 인원은 약 50% 정도라는데, 아무래도 이브는 그 절반에 들지 않은 듯 했다. "저 조그만 것들이 사실 태양보다 클 수도 있다는 게 믿어져요?" 앤더슨에게 넌지시 말했다. 하늘을 보며 자주 하던 생각이었다. 그 만큼 우주는 광활했다.

"처음은 누구나 그렇지. 이제 눈에 박히도록 보게 될걸세." 둘의 대화 사이로 하인리히가 끼어든다. 꽤나 오랫동안 우주에서 시간을 보낸듯 심드렁한 목소리였다. 수 십분후, 콜린즈 8호는 지구 궤도에서 벗어나 스윙바이를 시도한다. 메인 엔진이 최대 출력으로 가동되어 탄력을 받은 선체는 달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토할것 같아요.." 문득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슌이 중얼거리듯 한마디를 내뱉는다.

우주선이 힘을 받아 새총이 쏘아지듯 힘 있게 전진한다. 출력을 올린 엔진이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본격적으로 달을 향한 여정이 시작되었다는 증거이다. 이브는 동물원을 구경하는 어린애마냥 창에 얼굴을 찰싹 붙이고 있다가 귓가로 흘러들어오는 슌의 중얼거림에 움찔했다. "어..올리버? 슌이 좀 안 좋아보이는데..." 반사적으로 봉투를 찾기 시작했다. 토한 게 떠다니다 기계에 들어가면 이브가 그것을 고쳐야 한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더럽잖아 그건!

"이런! 토하면 안돼요!" 작은 소동이 오가는 가운데 모선은 목적지를 향해 순조롭게 나아간다. 달까지 도착하는데는 꼬박 며칠이 걸릴것이다. 승무원들은 갑갑한 우주복을 벗고 조금이나마 자유의 몸이 되었다. "내 모자 본 사람 있나?" 하인리히는 모자를 찾아다니며 이곳저곳을 둥둥 떠다닌다. 몸이 자유로워지자 아까보다 조금 더 활발해진 분위기다.

''...." 이브는 천장에 거꾸로 떠다니며 손바닥만한 수첩에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펜촉은 열심히 종이 위를 돌아다니며 '오늘 드디어 우주로 나왔다.' 같은 소소한 문장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우주로 나온게 소소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그렇게 될 것이다. 좋든 싫든 2년 동안은 우주에 있어야 할 테니. 발 끝에 무언가가 툭 부딪혔다. 내려다보니 하인리히가 찾아다니던 그 모자가 주인을 찾아 헤메고 있었다. 이브는 녀석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우주선 여기저기에 설치된 철봉들을 잡으며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갔다. 우주선이 꽤 끈 편이라, 하인리히를 찾으려면 시간이 약간 걸릴 것 같기도 하다.

수많은 장치가 복잡하게 나열된 통제실을 벗어나면 넓게 트인 복도가 반긴다. 좁디좁은 공간에서 고군분투하던 과거의 우주인들과는 신세가 달랐다. 달에 도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 통제실 - 우주 비행사(스칼렛 유진) / 서비스모듈 - 선장(존 레드필드) 거주모듈 - 의료진(올리버 킹), 군인(앤더슨 필립스, 슌 라이트) 화물모듈 - 전초기지 대원(하인리히 케슬러) [현재 승무원들이 위치한 공간입니다.]

이브는 정말 슈퍼맨마냥 붕붕 날아다닐 수 있었다. 대원들 중에서는 가장 젊은 축에 들기도 하고. 아직 우주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근력이 온전한 덕분이다. 갖고 있는 단거리 무전기로 하인리히를 불러 보았다. "(치직) 하인리히, 모자 찾았어요. 도대체 뭘 했길래 모자가 여기까지 날아와요?" 하인리히는 아마 화물 모듈에 있을 것이다. 이브는 모자를 돌려주기 위해 그 쪽으로 향했다.

"어딜 갔나 했더니.. 그것좀 가져다 줄수있겠나?" 무전기 너머로 무언가 땡그랑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하인리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복도를 지나 화물이 실린 구역으로 들어서면 고정틀에 봉인된 각종 화물들이 보인다. 채굴작업에 쓰일 장비들이다. "로버 근처로 오라구." 고정된 수많은 장비들을 지나면 멀리 화물차의 상태를 점검중인 하인리히의 모습이 보인다.

기계, 기계, 기계. 이 장소는 온통 기계장비뿐이다. 어째서인지 대학에 다닐 때 기계와 종이뭉치 속에 파묻혀 살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는 정말 죽을 맛이었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꽤 괜찮은 추억으로 발효되어 있었다. 로버의 바퀴는 울퉁불퉁한 월면을 달리기 위해 큼지막하고 두꺼웠다. 손으로 툭툭 쳐 보니 까슬까슬거리는 감촉이 들었다. "모자 갖고 왔어요." 해파리마냥 둥실거리는 모자를 하인리히의 머리 위에 슬쩍 띄워놓았다. 일에 열중하는 하인리히를 보니 이브는 자기도 일이나 할까 하고 생각했다.

"좋아! 고맙네." 하인리히의 맨들맨들한 머리 위에 모자가 얹힌다. 공구가 고정된 작업대 옆으로 호스에 연결된 드릴이 가볍게 떠다닌다. "멋진 장소지? 2년간 함께할 물건들일세." 그는 드릴을 제자리에 꽂아넣으며 이브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수많은 화물이 실린 모듈에는 화물차를 포함, 채굴 작업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와 전초기지에 보급될 물품들이 구비되어 있다. "케슬러씨. 커피 한 잔 하시겠어요?" 그리고 목에 대충 걸쳐놓은 헤드셋 사이로 스칼렛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니 괜찮네."

이브는 말없이 어디론가 쭐레쭐레 가더니 공구 키트 가방을 들고 돌아왔다. 원래라면 꽤나 묵직한 가방이지만, 이 곳에서는 그런 감각을 느낄 이유가 없다. 아직은 익숙하지 못한 느낌이었다. 로버를 정비하는 하인리히를 보고 자신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 관광 온 것처럼 허구한 날 별만 보고는 없는 법이다. 생각이 거기까지 이른 이브는 제일 먼저 핵심 장비부터 속을 열어 점검을 시작한다. 공구들은 사열받는 군인들처럼 나란히 띄워놓았다. 사고로 허무하게 훅 가고 싶지는 않았다. 챌린저호의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나...둘..." 이브는 어느새 트랜스에 돌입했다. 무어라 중얼거리며 누군가가 조종하는 꼭두각시처럼, 꼭 이전에 움직임을 미리 정해 놓은 것처럼 움직였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제약이 많다. 사실 이런 환경속에서 장비를 손보는건 괜한 고생일수도 있지만 마스 미션 원 팀의 기술자들은 그조차 아랑곳 않고 일에 집중한다. "지상 관제실로부터 메세지가 도착했는데.., 조만간 강력한 플레어가 예측된다고 합니다. 사흘정도 후에는 통신이 불안정해질수도 있겠어요." 일에 몰두하고 있던 에바는 어느덧 전체 채널로부터 전해지는 선장의 목소리를 듣게된다. 정적인 공간속을 나아가는 선체는 서서히 엔진의 출력을 낮춘다. 지구와 달의 중간 사이에서 목적지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간다.

"플레어...알겠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점검은 계속 진행되었다. 다행히도 기계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몇몇 장비에서 결함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땜질 몇 번 하고 드라이버 조금 돌려 주면 해결될 사소한 것들이었다. 기계들은 인류 문명의 최선봉에서 활약하는 것들답게 형상, 자재, 작동 방식 등등의 모든 요소들이 마치 스토쿠 퍼즐처럼 치밀한 짜임새를 가지고 있었다. 이브는 이런 예술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도없이 갈려나간 공돌이와 공순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공구 상자를 닫았다. 이브의 첫 일은 성공적이었다. "점검 끝났어요. 모든 장비들은 최상의 상태를 유지중입니다." 무전으로 간략한 보고를 했다. 이브는 공구 상자를 제 자리에 갖다놓았다. 일도 다 했으니 이제 우주에 처음 온 촌뜨기 티를 팍팍 낼 차례이다. 게코도마뱀마냥 다시 창에 달라붙었다.

시간은 쏜살처럼 지나가, 어느덧 콜린즈 8호는 척박한 회색빛 땅에 가까워졌다. 승무원들은 우주복을 입고 좌석에서 몸을 고정한채 상황을 기다린다. "궤도 진입 완료." 달 궤도에 걸린 선체는 전초기지가 위치한 좌표를 확인한다. "USMSO. 이곳은 콜린즈 8호입니다. 들립니까?" 선장은 달 지상의 기지에 연락을 취해보지만 응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태양풍 영향 때문일까? "타이밍이 안좋군요.." 슌은 눈을 지그시 감은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 이브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딱히 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살짝 긴장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플레어의 영향으로 통신이 불안정한 탓에 이브의 평정도 그만큼 불안정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대원들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창 밖으로는 온통 회색 돌덩이로 이뤄진 세상이었다. 수십만년동안 사람들의 밤을 비춰주었던 그 세상에 곧 발을 디딜 예정이다. 달에 게가 있니, 사람이 있니, 토끼가 있니 하며 온갖 낭만적인 추측이 있었지만 암스트롱의 그 한 걸음 이후로 모든 환상은 와장창 깨져버렸다. 그 생각을 하니 이브는 어쩐지 기분이 묘해졌다.

우주선이 착륙하는데 전초기지와의 합이 맞아야 했기 때문에 통신망이 돌아올때까지 달을 계속해서 선회하며 기다리는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기에 여기저기서 드문드문 한탄소리가 새어나온다. 잘못했다간 꼬박 하루가 지체될수도 있었다. 가만히 전면 유리창을 바라보던 선장은 갑자기 계기판에 손을 올려 메인 엔진을 가동하기 시작한다. "사전에 착륙시간을 전달했습니다. 아래쪽에서도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수 키로미터 내외로 접근하게되면 지상과 연락이 닿을겁니다." 앤더슨과 올리버의 약간 불안한 눈치에도 선장은 하강을 고집한다. 이윽고 달의 궤도를 돌던 화물선은 달 표면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한다. 희미한 달의 대기를 뚫으며 전면 유리창에는 회색빛 땅이 가득 비춰들어온다.

"USMSO. 이곳은 콜린즈 8호입니다. 약 9분후에 착륙 실시하겠습니다." 화이트노이즈가 들려오는 무전기 너머로 선장이 재송신을 한다. 황량한 표면 가운데 전초기지의 전신이 비친다. "알겠다. 도킹 스테이션으로 유도하도록 하겠음." 곧 기지로부터 답이 도착한다. 슌은 감았던 눈을 살며시 뜨며 한숨을 쉰다. 이윽고 콜린즈 8호는 전초기지 외곽에 켜진 유도등을 따라 착륙을 시도한다. 선체 내부로 약간의 진동이 전해짐과 함께 착륙을 알리는 알림음이 가볍게 울린다. "'달'에서 '달'려보고 싶군요." 슌은 긴장이 풀렸는지 썰렁한 농담을 궁시렁댄다. 그의 농담에 하인리히만이 웃음을 터트린다.

"아..." 여느 대원들과 마찬가지로, 통신이 연결되자 긴장이 덜해진 이브는 '우주선에서 내리면 먼저 발자국부터 찍어 봐야지.'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슌의 썰렁한 아재개그가 이브의 뇌리로 순식간에 침투해 들어와 머리를 장악해 버렸다. 이브의 머릿속엔 슌의 말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달'에서 '달'려보고 싶군요.' '달'에서 '달'려보고 싶군요.' '달'에서 '달'려보고 싶군요.' 아아, 반응하면 안 돼. 이브는 '우우' 하고 매몰차게 야유하고 싶었지만 아재개그를 시전하는 사람들은 그런 반응에 기쁨과 희열을 느끼는 법이기에, 애써서 실룩거리는 입꼬리를 잡아 누를 수 밖에 없었다. 다른 대원들도 이브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브는 갑자기 싸해진 듯한 우주선 안의 기류를 피하기 위해서 안전 버클을 풀고 내릴 준비를 했다.

착륙 직후 승무원들은 화물선 하부 에어록으로 이동한다. 붉은 등이 푸른색으로 바뀌며 해치가 천천히 열리기 시작한다. 황량한 달의 표면과 검은빛으로 가득한 하늘이 눈 안에 가득 들어온다. 하늘 높이 떠오른 지구는 유난히도 푸른빛을 비추고 있었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올리버는 그만 발을 헛디뎌 기우뚱한다. 그런 그를 앤더슨이 부축해준다. "달에 도착한 소감은 어떤가?" 하인리히는 이브의 옆을 지나치며 가볍게 한마디를 건넨다.

"감격스럽네요..정말로." 손바닥으로 가려질 것만 같은 지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지구와 달 사이는 태양계의 모든 행성을 늘어놓을 수 있는 거리라던데, 그 먼 장소에 이브는 기어코 발을 디뎠다.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래서 이브는 감격스러웠다. 발자국을 찍어보려 했지만 땅이 단단해서인지 아무리 월면을 콱콱 밟아도 발자국은 생기지 않았다. 이브는 조금 실망했다.

신기루처럼 닿을듯 닿지 않을듯 아른거리던 땅은 상상만큼 아름답지 않았다. 두꺼운 먼지로 둘러싸인 척박한 땅만이 반길뿐. 온통 회색빛투성이었다. 전초기지 내부로 들어서는 해치가 열리고 루나 미션 원 팀 모두가 들어서자 곧 폐쇄된다. 에어록 내부 기압이 안정화되자 우주복의 무게감이 어깨를 짓눌러온다. 이곳은 미 연방 달 표먼 전초기지. 인류의 희망이 달린곳이다.

이브는 우주복을 입은 채 천천히 우주복 거치대를 향해 다가갔다. 펭귄마냥 뒤뚱거리는 폼이 퍽이나 우스웠다. 헬멧의 잠금장치를 돌리자 작게 치익 하는 소리가 났다. 헬멧을 벗은 이브는 몸에 비해 머리가 더 작게 보이는 듯 했다. 더운 건지 조금 땀이 난 것 같다. 창문 밖으론 시커먼 하늘과 회색 돌멩이밖에 없었다. 골디락스의 풍요로운 조건에서 살아온 모든 생명체에게 이런 척박함은 확실히 낮선 것이었다. 그 척박함을 극복할 수 있는 인간이라 해도. "아으으으. 아무튼 아무도 안 다치고 잘 왔네요." 기지개를 쭉 펴자 등에서 우지직 하고 소리가 났다.

고요한 달의 표면 아래 전초기지의 모습이 비친다. 전초기지의 관리자인 제이콥이 환복을 마친 루나 미션 원 팀을 반긴다. "반갑소! 드디어 집에 갈수 있겠군." 팀을 반기기보단 지구로 돌아갈수 있다는데 더욱 기뻐하는듯 하지만.. "혼자서 이곳을 관리하고 있었습니까?" 스칼렛은 수많은 구역으로 나뉜 기지를 홀로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 의아한 반응을 보인다. "USMSO는 처음인가보군. 시설유지는 인공지능 컴퓨터에 맡긴지 오래됐소." "컴퓨터 말입니까?" 제이콥이 대답을 하자 앤더슨은 금시초문이라는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되묻는다. "그래, 컴퓨터. 예전에는 많은 인원이 전초기지에 남아있었지. 하지만 대부분 시스템이 자동화된 이후로는 지금과 같이 한산해졌소." 마스 미션 원 팀만해도 시설유지를 위해 파견된 승무원이 고작 두어명뿐이었다.

'.....타스?'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 자동화, 그리고 우주. 이 세 키워드가 합쳐지자 이브는 그게 생각났다. 고전 sf 영화 '인터스텔라' 에 나오는 그 옷장처럼 생긴 네모난 로봇 말이다. 그 영화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 아무튼 시스템이 전부 자동이라니 어째 별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기지 어딘가 문제가 생겨서 공구 상자를 들고 열심히 뛰어갔는데 이미 기계 팔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놓은 상황이 일어날지도. 물론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이라 해도 완벽할 수는 없고, 그 허점을 메우는 것이 사람의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날지는 모르겠다. 인공지능한테 모든 걸 맡겨놓고 손가락만 쪽쪽 빠는 건 확실히 사람에게 있어 반드시 달갑다고만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먼길 오느라 수고 많았소. 시간은 많으니 오늘 하루정도는 푹 쉬어둬요."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식사시간이 되었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 진공포장된 용기가 각자의 앞으로 하나씩 내어진다. 화물선에서 보낸 며칠동안 무중력 상태에 익숙해졌는지 바닥에 발이 닿는것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폭찹과 그레이비를 끼얹은 메쉬드 포테이토라. 아주 맛있겠군." 하인리히는 용기에 붙여진 스티커를 훑어보며 포장을 뜯는다. 대부분의 우주식품이 그렇듯 먹음직스러워 보이진 않는다. "젠장." 제이콥은 백색소음으로 가득찬 브라운관을 손으로 탁탁 두드린다. 드문드문 풋볼경기 장면이 흘러나오지만 금방 신호가 끊긴다. 대부분 익숙한듯 음식을 먹지만 올리버는 입맛에 맞지 않는듯 인상을 찌푸리며 포크를 깨작거린다.

헛 이름 실수 하신것 같은데

실수요? 전 잘 모르겠는걸요. (시치미)

인류가 처음으로 우주에 다다른 시점에도 우주식은 그렇게 맛이 없었다던데, 그 날 이후로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주식은 맛이 없었다. 다른 건 전부 발전했으면서 체감상 우주식은 옛 시절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뭐, 살려면 먹어야지 어쩌겠는가. 이브는 음식을 입 안으로 밀어넣었다. 식사를 하는 게 아니라 생체 연료를 채우는 기분이었다. 풋볼은 10초의 영상을 보기 위해 20초의 로딩이 필요했다. TV를 보고 있지 않던 이브까지도 속이 터질 것 같았다. 나중에 한 번 손을 봐야지. 지구와 거리가 있으니 근본적인 문제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개선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송출상태가 엉망이군.." 태양풍이 산발적으로 날아들어 제대로 신호를 잡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기지쪽은 사정이 좀 더 나을것 같았는데 별 다를게 없네요." 스칼렛은 흐물흐물한 조각을 포크로 찍어누르며 궁시렁거린다. "익숙해지면 꽤나 먹을만 하다구. 메뉴도 여러가지고." 불평소리에 하인리히는 너털웃음을 흘리며 말한다. 바로 그의 옆에서 올리버의 헛기침소리가 들려온다.

>>3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자 조각을 포크로 찍어 올리자 녀석은 제 몸 위에 얹힌 소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두 쪽으로 바스러져버렸다. 그 두 쪽 중 한 쪽을 다시 찍자 그 한 쪽은 또 두 쪽이 되었다. 한동안 넋이 나가있던 이브는 결국 포크를 숟가락처럼 사용하기로 했다. "여기서는 감자를 안 키우나 보네요...." 화성에서도 감자를 키워 먹을 수 있는데. 그것마저도 여기서는 여의치 않았다. 애초에 달에는 흙이 없으니까. 이브는 허탈하게 웃으며 감자 부스러기를 포크로 쓸어 먹었다.

"그렇지 않아도 전초기지를 확장하면서 작물재배가 가능한 환경을 추진중에 있지." 기지는 계속해서 공간을 늘려나가고 있었다. 기지에서 수 년을 보낼 우주인들을 위한 여러 시설이 생길것이다. 그것은 이브가 해내야할 몫이기도 했다. 대부분은 인공지능에 의해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듯 했지만.. "음. 조금 더 빨리 세워졌으면 좋았을텐데." 하인리히는 포크로 흐물흐물거리는 고깃조각을 떠올리며 중얼거린다. 제이콥은 화이즈노이즈로 지직거리는 브라운관이 거슬렸는지 결국 전원을 꺼버린다. "선내로 월석을 운반하는데까진 얼마나 걸릴것 같습니까?" "화물차 몇대만 있으면 일주일내로 끝낼수 있을거요." 선장이 제이콥에게 묻자 대략적인 시간을 이야기한다. 그러자 그는 너댓명정도가 하루종일 꾸준히 일을 한다면 금방 끝날것이라 말을 덧붙인다.

"달 감자라, 여기 있는 중에 먹어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브는 자기 몫의 우주식을 전부 먹었다. 향신료나 소금이 있는 대로 들어간 식량은 이브의 혀끝을 사정없이 공격했다. 원래라면 혀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아릿아릿했겠지만, 환경의 변화 덕어 무뎌진 이브의 미각은 마취 주사라도 맞은 듯 무덤덤했다. 차마 쓸어담지 못한 눈곱만한 감자 조각들이 조금 남아있었다. 사실 조각이라기보단, 입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잘 먹었습니다." 포크를 입으로 한 번 훑은 뒤 탁자에 내려놓았다. 다른 대원들과 속도를 어느 정도 맞춰서 식사시간의 차이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식사시간이 끝나고 먼길을 떠나온 승무원들은 휴식시간을 갖는다. 하루동안은 중력에 적응하며 쌓인 피로를 풀 여유를 가지게 됐다. 화물선은 채취한 월석을 옮기는대로 달을 떠날것이다. 그 이후 기지에 남은 대원들은 지구에서 수 십만키로미터나 떨어진 외딴 공간에서 수 년간을 지내야 한다. 널따란 시설 내부엔 겨워 넘칠정도의 개인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오랜시간을 우주에서 보내야할 전초기지 대원들에게 제공되는 최소한의 호의이다. 작은 창 밖으로 어두운 하늘과 회색빛 지평선 너머로 푸른색 지구가 비친다.

이브는 타고 왔던 우주선에서 개인 물품이 담긴 상자를 들고 왔다. 책이라던지, 필기도구라던지, 자그맣고 자질구레한 장난감까지. 온갖 잡동사니들이 들어 있었다. 나름 이브의 심사와 금지된 물품 목록을 모두 통과하고 제 주인과 함께 우주로 나온 정예병들이었다. "꺅!" 상자를 대충 개인실 구석에다 발로 밀어놓고 이브는 침대로 몸을 던졌다. 그것은 달의 중력을 고려하지 않은 몸 던짐이었다. 이브는 포탄처럼 날아가 벽에 머리를 쾅 부딪혔다. 한동안 침대에 누워 자신의 머리를 감싸고 파들파들 떨어야 했다. 중력을 무시한 대가는 꽤나 비쌌다. 그 덕에 이브의 머리에는 혹이 볼록 올라왔다.

푹신한 매트리스 위에서 몸을 살짝 기울일때면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잠시나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기회가 생겼다. 기지 내부는 고요했다. 어느 누구도 살아남을수 없는 이 척박한 땅을 밟기위해 치열하게 보내왔던 수많은 나날이 추억이 되어 스쳐지나간다. 지구와 완전히 단절된 이곳에서 수 년이라는 시간을 버티는건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일이 될것만 같았다. 어떤 사람들은 그 오랜 시간을 이곳에서 몇 번이나 보내왔을것이다.

커다란 베개를 끌어안고 커다란 침대 위를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베갯잇이나 이불 커버, 매트리스와 침대의 뼈대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나사의 로고가 수놓아져 있었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나사 로고가 있으면 무언가 믿을 수 있을 것 같고,일반인들은 잘 모를 특수한 기술이 들어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법이다. 이 장소의 물건들은 실제로 그렇기도 했다. 무사히 도착 했고 식사도 했으니 이제 한 번 씻을 차례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자 침대가 끼야약 하고 비명을 질렀다. 언제 한 번 손을 봐야겠다. 씻는다 해도 샤워기를 들거나 욕조에 물을 가득 받는 그런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장소의 특수성 탓에 그런 짓을 하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사치다. 다만 바르면 끝인 샴푸로 머리를 감고, 물티슈로 온 몸을 닦아낼 뿐이다. 그리 개운한 목욕은 아니지만 어쩔 수 있나. 감수해야지. 이브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넓게 트인 사령실의 전면 패널은 메인 표준시를 중심으로 각국의 시간을 알린다. 우주국의 로고가 박힌 커다란 화면 아래 기지내 모든 인원이 모이게 된다. 어느정도 충분한 휴식을 보낸 대원들은 테이블 앞에 모여 앉는다. "....또한 업무외 개인적인 실외활동은 금지되어 있소. 출입이 제한된 일부 구역에 접근하지 않도록 유의하시오." 제이콥은 전초기지의 구조에 대해서나 안전수칙따위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출입이 제한 되다니?" 하인리히는 듣지 못한 이야기를 이제서야 전해듣듯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되묻는다. "나도 들은바 없소. 규정이 그렇다는거지." 그도 자세한 사정은 모르는지 대답을 퉁명스레 얼버무린다.

개인 실외활동 금지라. 아주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었기에 조금 풀이 죽었다. 달은 절대 관광지가 아닌 만큼 이브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전초기지의 구조 같은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론상.' 그것이 무슨 일이든 이론 하나만 가지고 들이대면 필연적으로 어디선가 꼬이는 일이 생기는 법이기 때문에 이브는 제이콥의 말을 열심히 귀담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지 내에 출입 제한 구역이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원들이 시설의 소유권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현장 통제권은 그 시설 안에 있는 대원들에게 있는 법이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방호복 껴 입고 원자로 안이라도 들어가야 할 판에 출입 제한 구역이라. 이브는 입을 열어 질문하려 했지만 하인리히가 선수를 가져갔다. 보아하니 제이콥 또한 일방적인 통지만 받은 모양이라 더 이상 따져물을 수가 없었다.

장황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교범에서 한번쯤은 접해봤을법한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다시 한번 주의를 늘어놓는것은 그만큼 중요성이 따랐기 때문일것이다. 달 표면에 기지가 건설되고나서 얼마 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여러 사고가 잇달았다. 제이콥이 방금 언급한 개인적인 실외활동으로 사고에 휘말리거나 혹은 자동화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았던 시점에 월석 채굴작업에 투입되었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들도 있었다. 비록 고요하고 정적으로 비치는 공간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렸다. "자리를 비운 사이에 많은게 바뀌었구만." 하인리히는 코를 후비적거리며 궁시렁거린다.

"특히나 달이 처음인 사람들은 더더욱 주의하시오. 그 들뜬 기분은 이해하겠지만." 지금까지의 장황한 설명은 첫 임무를 시작한 젊은 대원들을 향한것이었다. 제이콥의 눈동자가 몇몇 대원들을 흘겨지나친다. "저는 처음이 아닌데요.." 올리버는 괜히 찔렸는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중얼거리듯이 말한다. "미안하게 됐수다." 퉁명스레 말을 내뱉은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전할 이야기는 끝났다는 말을 덧붙이곤 사령실을 나간다.

조용히 설명을 듣고 있던 이브는 제이콥이 예상치 못하게 훅 파고들자 움찔했다. 저건 딱 봐도 이브를 상대로 하는 말일 것이다. 그래도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저런 말을 하는 것이 좀 섭섭하긴 했지만, 그냥 초심자에 대해 더 신경쓰는 것이라 받아들이기로 했다. ".....혹시 제가 죽는다면, 캡슐에 담아서 심우주로 쏴주세요. 죽어서까지 지구에 발이 묶이긴 싫으니까." 제이콥이 나가는 뒤통수를 말없이 쳐다보던 이브는 말했다. 사고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듣고있자면 자연스레 죽음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죽는다는게 썩 즐거운 건 아니지만, 죽은 후라도 하고 싶은 걸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시체는 생명유지장치나 식량이 필요없으니 운이 좋으면 라니아케아를 한 번 일주하고 지구로 돌아올 수도 있겠다. 운이 정말 좋아야겠지만.

드라브스의 과격한 언행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거기에 이브가 우울한 이야기를 한마디 덧붙이니 쥐죽은듯이 조용해졌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가끔 사고가 있긴 했네. 하지만 그것도 옛말이야. 경각심을 더 가지라고 강하게 말한것이겠지." 하인리히는 코를 훌쩍이며 말한다. 교육시 우주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고에 대해선 자세하게 언급되는편이 아니었으나 기지가 건설된 초창기에는 여러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확실히, 지구와 아득히 떨어진 곳에서 홀로 지내다보면 조금 거칠어질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앤더슨도 한마디를 거든다. 차가운 기계로 가득찬 공간에서 수 년간을 홀로 지내다보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심적으로 조금씩 불안정해지기 마련일 것이라고.

"매뉴얼대로만 하면...뭐 괜찮겠죠?" 흔히 메뉴얼이라 하면 고지식하고 융통성없게 규칙에 매달리는 그런 의미가 적잖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다 옛날 일이다. 요즘 매뉴얼은 모든 상황과 변수를 치밀하게, 꼼꼼하게 정리해 놓았기에 정말 매뉴얼대로만 하면 못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일은 언제부터 시작하면 되나요?" 사실 그놈의 인공지능 덕에 할 일이 있겠냐마는, 사람 혼자 이 시설을 관리할 정도인데.

"달의 중력에 적응하는게 우선이야. 차차 작은 일부터 하나씩 진행해 나갈걸세." 지구의 익숙한 발걸음과는 다른 환경이었기에 먼저 그곳에 익숙해지는것이 첫번째 단계였다. 물론 할일은 산더미일테지만 모두가 서두르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에 묻어 가는것이 그 이유였다. 사령실에서의 간단한 회의가 끝나고 대원들은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각자의 시간을 갖는다. - 주거 섹터 휴게실(스칼렛 유진, 슌 라이트) / 의료실(올리버 킹) 기술 지원 모듈(하인리히 케슬리) / 작물재배실(제이콥 드라브스) 체력단련실(존 레드필드, 앤더슨 필립스) 각 대원들이 위치한 장소입니다.

ㅇㅓ 제가 일이 생겨서 반응레스를 내일부터 달 수 있을 것 같아요..죄송..

천천히 올려주셔도 됩니다 추석이니..

"🎵~🎵~🎵~" 명함만한 작은 오르골이 열심히 제 몸을 뚱땅거리며 두들기고 있었다. 책상에 엎드려 한 쪽 눈으로만 오르골을 빤히 들여다보던 이브는 음악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방을 나갔다. 오르골은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는, 외로운 영혼의 연주를 이어간다. 이브가 향한 곳은 체력 단련실이었다. 지구보다 약한 중력 탓에 근육을 죄다 빼앗겨 젓가락이 되기 싫다면 꾸준한 운동은 필수다. 보통 드라마나 만화에선 브라탑 같은 거나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운동을 하지만, 현실엔 그런 거 없다. 이브는 이리저리 엉킨 머리칼에다 후줄근한 추리닝을 입고 러닝머신의 버튼을 꾹꾹 눌렀다.

아이고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ㅜ

어휴 며칠사이에 엄청 내려갔네요.. 괜찮습니다 저도 근 며칠간은 연휴 보내느라 상판을 못들러서..

이제 추석도 다 지나갔네요. 이제 개천절과 한글날 차례인가..

갱신합니다. 추후 리뉴얼 할 계획입니다.

오 안녕하세요 이브주 영영 묻혀버린줄 알고 설정을 다 지워서 말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돌려보고 싶네요 극초반에서 멈춰버리다니 ㅠ

저는 변태인가봅니다 ㅠㅠ 돌릴때보다 정주행할때가 더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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