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18/09/19 11:01:14 ID : 63U7tjwJVdR
헤어진지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냥 오랜만에 그 애를 생각하고 싶어서 풀어보려고 해. 들어줄 사람 있나?
이름없음 2018/09/19 11:02:44 ID : 63U7tjwJVdR
처음 작성하는 글이라서 이렇게 작성하는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네 들어줄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풀어볼게 ㅎㅎ
이름없음 2018/09/19 11:07:57 ID : 63U7tjwJVdR
처음 그 애를 본건 고등학교 2학년 가을이었어. 그 애는 학교 홍보 동아리 부장이었는데 내가 그 동아리 일원으로 들어가게 된거지. 평소에는 동아리 같은거 귀찮기만 하고 도움되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그 동아리에 가입한게 사실은 아직도 신기해ㅎㅎ
이름없음 2018/09/19 11:16:35 ID : 63U7tjwJVdR
학교 홍보 동아리에 가입 하고 얼마 뒤에 모든 동아리원들이 강당에 모였어. 홍보를 나가기 위해서는 최소 4인 1조, 최대 6인 1조로 조를 짜야 하는데 마침 동아리에 어설프게 친한 친구들이 있던거야. 그 친구들과 4인 1조로 조를 편성 했고, 그 애는 6인 1조로 나와는 다른 조가 되었어. 그 애는 1조, 난 3조였지. 지금은 중학교가 한 학년에 몇반까지 있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때는 평균적으로 한 학년에 7-8반까지는 있었어. 평균적으로 한 반에 홍보하는 시간을 길게 주지 않아. 중학교 측에서도 수업 도중에 하는 홍보이기 때문에 칼같이 정해져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학급이 많은 학교에 홍보를 가게 되면 우리조는 다른 조와 같이 홍보를 나가게 됐어. 맞아. 우연히, 정말 우연히 1조와 같이 홍보를 나가게 된거야.
이름없음 2018/09/19 11:24:11 ID : 63U7tjwJVdR
근데 이게 참 웃겨. 그 애는 잘생긴 얼굴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내 스타일도 아니었다? 홍보할 학교를 다같이 가는데 'oo는 어떻게 하고 oo는 이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던 그 애. 웃으면서 다른 조원들과 장난 치던 그 모습이 참 좋았어. 그때는 그냥 아 쟤 좀 괜찮은 애구나 라고만 생각했다고 느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니었어. 이미 좋아하고 있었던거지
이름없음 2018/09/19 11:29:50 ID : GnxA5bu7dXw
보구잇담!!!
이름없음 2018/09/19 11:30:16 ID : 63U7tjwJVdR
딱 이 일을 기점으로 마음이 커지기 시작했어. 그 애와 같이 홍보를 나갈 수 없게 되면 동아리 담당 선생님께 찾아가서 1조랑 가면 안되냐고 졸라보기도 하고, 번호를 물어볼까 말까 수십번 고민도 하고. 그때 마침 학급이 굉장히 많은 학교에 홍보를 가게 된거야. 우리조는 인원이 부족했고 제발 1조랑 가게 해달라고 선생님께 부탁드렸지. 대답은 ok. 같이 홍보할 학교에 도착을 했는데 학교가 엄청나게 큰거야. 그래서 우리는 10명의 인원에서 3명씩 나눠서 홍보를 진행하기로 했고 난 기회를 노렸지. 무슨 기회냐고 ? 번호를 물어볼 기회 ㅋㅋㅋㅋ
이름없음 2018/09/19 11:32:41 ID : 63U7tjwJVdR
결국 번호를 물어봤지. 학교가 너무 크기도 하고 홍보 끝나면 너에게 전화를 주겠다고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정말 속보이는 행동이었는데 그 애는 알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번호를 알아냈고, 용기내서 연락을 하기 시작했어. 처음엔 그냥 오늘 너네 조는 어디 홍보가냐 부터 대담해지기 시작했어. 오늘 홍보 끝나고 뭐하냐는 질문들도 간혹 하기 시작 했지.
이름없음 2018/09/19 11:36:54 ID : 63U7tjwJVdR
그렇게 계속 일방적으로 연락을 했어. 그 애는 답이 참 느렸고 나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을 했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그 애와 같이 홍보를 나가게 됐지. 이날은 정말 그 애랑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놀고 싶은거야 ㅋㅋㅋㅋ 순수했어 진짜. 오늘 홍보 끝나고 뭐하냐고 물었더니, 집에 간다는거야. 할게없어서. 차마 오늘 나랑 놀자 라는 말은 못하겠어서, 나 오늘 너네 동네에서 내 친구랑 약속 있는데 너네 동네 같이 가자고 말을 건냈지. 알겠다고 했어. 진짜 이때 너무 행복했다 ㅋㅋㅋㅋ 그 애가 사는 동네는 우리 집에서 마을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기때문에 별 의심 없이 같이 그 애의 동네로 넘어갔지
이름없음 2018/09/19 11:39:35 ID : 63U7tjwJVdR
근데 봐봐 ㅋㅋㅋㅋ 난 분명 그 동네에 있지도 않은 친구랑 약속이 있다고 했잖아. 머리를 굴렸어. 그 짧은 사이에. 그리곤 말했지ㅋㅋㅋㅋ 나 약속이 취소됐는데 나 이미 여기 왔는데 집에 다시 가기도 너무 귀찮다고. 그랬더니 흔쾌히 그럼 자기랑 놀자고 하는거야. 땡잡았지.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베라가 있었는데 아이스크림 좋아하녜. 근데 사실 난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도 단걸 좋아하지 않아. 그치만 뭐어때 그 애가 먹자는데 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아이스 크림 좋아하녜서 어.. 난 다 먹어 했더니 민트초코 좋아하녜. 세상에. 극혐. 그치만 아무렇지도 않게 좋아한다고 말했어. 그 애가 좋아하니까
이름없음 2018/09/19 11:44:19 ID : 63U7tjwJVdR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너무 어색한거야. 그럴만도 하잖아. 근데 내가 그때 진짜 궁금했던게 있었거든. 학교다닐 때,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아서 잠을 푹 못잤어. 걔한테 내가 먼저 연락을 항상 했는데 그 애가 답이 느리니까 몇번 주고 받다가 항상 마지막 답장은 내가 자고 있을 때 연락이 오는거야. 근데 나도 잠을 푹 못자니까 항상 새벽에 답장을 해줬어. 한 3~4시쯤. 저때 보내면 그 애도 아침에 일어나서 나한테 답장을 할테니까. 근데 거의 일주일을 3~4시쯤 보냈는데 답장이 항상 10분 안으로 오는거야 . 난 그게 너무 궁금했어. 그래서 물었어. 왜 그시간까지 안자냐고 . 그랬더니 ' 너가 그시간에 맨날 깨니까 '
이름없음 2018/09/19 12:00:36 ID : vcqZdxDutuq
헐 보고잇어 ! 설렌다 ㅠ
이름없음 2018/09/19 13:06:22 ID : 63U7tjwJVdR
지금 생각하면 진짜 오글거린다고 왜그러냐고 했겠지만 지금보다는 많이 어렸으니까ㅋㅋㅋㅋ 설레더라. 그리고 기대하게 되더라. 참 사람관계에 있어서 기대만큼 힘든게 없는데 난 그 애의 그 말 하나에 기대하게 되었어. 우리가 어쩌면 잘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이름없음 2018/09/19 13:08:42 ID : 63U7tjwJVdR
그렇다고 너무 부담주면 날 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느정도 선을 지켰던 것 같아. 마음 같아서는 맨날 붙어서 놀자고 하고 싶었는데도 난 숨겼어. 부담주기가 싫었거든. 그렇게 매일 그 애와 카톡을 하기 시작했고, 많은 대화가 오가지는 못했지만 설렘에 잠 못잔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어. 그 애의 말투는 뭐라할까.. 지금 어린 친구들이 어떤 말투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굉장히 무심한 말투? 어떻게 보면 딱딱한 말투에 가까웠지.
이름없음 2018/09/19 13:12:44 ID : 63U7tjwJVdR
홍보 활동도 같이 하고 카톡도 주고 받고 있을 때였어. 연락한지 2~3주쯤? 하도 오래되서 정확한 기간은 모르겠지만 대략 이 정도 쯤이었어. 학교가 끝나고 집에 있는데 너무 보고싶은거야. 그 날은 홍보일정이 잡혀 있지 않았거든. 결과적으로 그 애를 보지 못한 날이었지. 같은 학교여도 학교가 엄청나게 컸어서 사실 마주치기가 힘들었지. 저녁에 뭐하냐고 카톡을 보냈어. 피시방이라고 하더라고. 또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면서 그 애 동네에 그 애를 보러 갔어.
이름없음 2018/09/19 13:15:13 ID : 63U7tjwJVdR
핑계가 뭐였냐면 ㅋㅋㅋㅋㅋ 나한테는 친 오빠가 있는데 오빠가 너네 동네에서 파는 와플이 먹고싶다고 한 핑계였어. 정말 무작정 집에서 나와서 그 애 동네까지 갔는데 그 애를 볼 방법이 없는거지. 어디 피시방이냐고 물어보지도 않았고, 그 동네에 피시방이 몇갠데 무슨 수로 그 애를 찾겠어. 그래서 전화를 했어. 안받더라고. 아.. 얼굴 한번 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얼굴도 못보고 가는구나 싶었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다시 전화가 오길 기다렸는데 오질 않더라고.
이름없음 2018/09/19 13:17:22 ID : 63U7tjwJVdR
결국 버스를 타고 우리 집 근처에 다 왔는데 그제서야 문자 한통이 온거야. 와플 다 샀냐고. 얜 진짜 내가 와플을 사러 거기까지 간거라고 생각을 했던거지ㅋㅋㅋㅋ 참 눈치없는 애였어. 나 이제 우리동네라고 게임 열심히 했냐고 했더니, 열심히 했는데 졌다고 하더라. 그냥 그렇구나 했는데 갑자기 우리 동네에 올 일이 있대.
이름없음 2018/09/19 13:19:27 ID : 63U7tjwJVdR
너무 뜬금없잖아ㅋㅋㅋㅋㅋ 내가 지네 동네 갔을 때는 게임 한다고 전화도 안받아 놓고선. 그래서 왜 오냐고 물었더니, 이모네 집에 잠깐 들려야 한다고 하더라. 난 그 애랑 연락 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이모네 집이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였으니 이모네 집이 어디냐고 물었지. 글쎄 우리집에서 걸어서 3분 거리더라고. 난 그때부터 확신했어. 어린나이에 나에게 운명이 찾아왔다고.
이름없음 2018/09/19 13:22:12 ID : 63U7tjwJVdR
이모네 집 위치를 알자마자, 거기 우리 집에서 걸어서 5분도 안걸린다고 잠깐 얼굴 보자는 식으로 말을 했지. 그랬더니 자기 정말 이모네 집에 잠깐 들렸다가 바로 동네 가봐야 한다고, 아이스크림 사다주냐고 묻더라. 앤 지금도 내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줄 알거야. 난 그렇게라도 얼굴을 보고 싶었고 그냥 슈퍼에서 아무거나 하나면 된다고 말했지. 아직도 기억나 무슨 아이스크림을 사다줬는지. 요맘때.
이름없음 2018/09/19 13:26:32 ID : 63U7tjwJVdR
근데 정말 만나서 아이스크림만 주고 사라졌어. 진짜 무심의 끝판왕이었어. 그래도 난 얼굴 한번 본거에 너무 좋아서 설레했었지. 그 뒤로도 많은 얘기를 하진 않았지만 매일같이 몇통의 연락을 주고 받았었고 어느새 그 애의 생일이 코앞으로 다가온거야. 그 애의 생일을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빼빼로데이 쯤이야. 고민했어. 학생신분인지라 돈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부담주기 싫었으니까.
이름없음 2018/09/19 13:28:33 ID : 63U7tjwJVdR
내 친구는 남자친구한테 빼빼로 케익을 만들어 줄건데 나보고 같이 가면 안되냐고 묻더라고. 아 그래 만들어 주자라는 생각을 했어. 부담 주기 싫었다면서 케익을 만들어 주면 부담 될거라는 생각은 못했나봐 그땐. 정말 정성스레 만들었어.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 만들고 친구랑 같이 동네로 가는길에 친구가 묻더라. 너 그 애한테 주려고 만든거냐고. 그래서 무슨 소리냐고 했는데 나 빼고 다 안다더라. 내가 그 애를 좋아하는걸.
이름없음 2018/09/19 13:31:45 ID : E03vhfe2Hxz
보고있엉! 간만에 잔잔하고 달달한 썰이네ㅠㅠ
이름없음 2018/09/19 13:34:18 ID : 63U7tjwJVdR
케익을 다 만들고 우리 동네에 도착 했는데 이걸 어떻게 전달 해줘야 할지를 모르겠는거야.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 고민 끝에 연락했지. 나 너한테 급하게 줄게 있는데 잠깐만 우리 동네로 와줄 수 있냐고. 근데 답장도 느린애가 바로 답장이 온거야. 오겠다고ㅋㅋㅋㅋ 20분 정도를 그 애가 내리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나? 많이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쌀쌀했었지. 그 애가 탄 버스에서 그 애가 내리고 날 보고 다가오는데 정말 머릿속이 터질 것 같았어. 태연한 척 케익을 주면서 , 친구가 나한테 남자친구 준다고 케익 만들러 가자 해서 따라는 갔는데 난 줄 사람이 없어서 너 준다고. 빼빼로 데이니까. 근데 정말 그 케익만 받고 고맙다고 한마디 하고 바로 가더라.
이름없음 2018/09/19 13:37:43 ID : 63U7tjwJVdR
간신히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고마워 한마디 하고 뒤돌아서는데 울 것 같더라고. 아마 정말 많이 좋아 했었나봐. 근데 있잖아. 그 애가 집에 가서 케익을 보고는 좀 놀랐나봐. 컵케익 4개를 만들어 줬는데 나한테 묻더라고. 정말 산거 아니고 만든거냐고. 자기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냥 고맙단 말 한마디만 하고 왔는데 정말 고맙다고. 그 뒤로 우리는 좀 가까워졌다고 해야하나? 날 대하는 태도들이 좀 많이 달라졌어.
이름없음 2018/09/19 13:39:32 ID : 63U7tjwJVdR
근데 날 대하는 태도들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다정하진 않았거든. 그냥 말이 좀 많아진 정도. 연락을 한지는 거의 한달도 넘었는데, 진전이 없으니 난 답답했고 힘들었어. 누군가한테 그런 대시를 해본적은 지금까지도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거든. 마음 먹었어. 좋아한다고 말하기로. 물론 그 애도 내 마음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제하에. 근데 모르더라..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눈치도 없고 무심한 애였어.
이름없음 2018/09/19 13:43:25 ID : 63U7tjwJVdR
말했어. 나 너 많이 좋아한다고. 처음엔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정말 별거였다고. 사실 케익도 너 생일인거 알아서 준거고, 너랑 같은 학교에 홍보 나갈라고 혼자 난리였다고. 내가 너네 동네 갔던거 다 너 보러 갔던 거였다고. 난 시원하게 뻥 차일 줄 알았다? 근데 아니래. 자기도 좋대. 처음에는 그냥 뭐지 했었는데, 어느순간 내가 깨어나는 시간에 맞춰서 답장 하는 자기를 보면서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대
이름없음 2018/09/19 13:46:19 ID : 63U7tjwJVdR
우린 그렇게 만났어. 그 애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표현을 잘 하는 아이었고, 그 애 때문에 학교가는게 너무 즐거웠어. 쉬는 시간이면 엎어져 자기 바빴던 내가, 그 애를 보러 짧은 10분 동안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했었으니까. 그 애는 한달 내내 날 한번도 집에 혼자 보냈던 적이 없었어. 난 등하교 할 때, 항상 걸어다녔는데 매일 30분 거리를 날 걸어서 데려다줬어.
이름없음 2018/09/19 13:48:57 ID : 63U7tjwJVdR
문제는 만난지 한달 째 되던날. 우리 집 앞에 있는 카페에 앉아있었어. 그 애는 음료를 가지러 갔었는데, 그 애의 핸드폰에 계속 진동이 울리길래 궁금했지. 핸드폰을 뒤집는 순간 미리보기로 보이는 내용은 날 정말 절망에 빠지게 만들었지. '아 스레주랑 한번 자고 싶다' 라는 친구들의 메시지.
이름없음 2018/09/19 13:51:36 ID : 63U7tjwJVdR
내 얘기가 나오는 순간 난 당황했고 그 메신저를 보게 되었어. 멍청하게 비밀번호도 안걸어놨더라고. 그랬으면 내가 안봤을텐데. 그 메신저에는 온통 다 내 얘기였어. 그 애가 보냈던 내용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 스레주 술맥이고 어떻게 해볼까라는 내용.
이름없음 2018/09/19 13:54:12 ID : 63U7tjwJVdR
있잖아. 진짜 무슨 기분이었냐면 너무 미웠어. 그래서 그대로 가방을 들고 집에 와버렸어. 근데 그 애는 따라와서 붙잡지도 해명도 하지 않았고 , 전화 한통도 없었어. 카페에서 집까지 걸어서 5분 거리인데 정말 동네 창피한 줄 모르고 울면서 갔던 것 같아. 오열 수준이었지 ㅋㅋㅋㅋ 집에가서 좀 추스리고 그 애에게 전화를 했어. 어디냐고 했더니 대답을 안해. 근데 그 순간 이번 정류장은 oo정류장입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들린거야. 집에 가고 있었던거지. 내가 집에 가고 있냐 물었더니 맞다고 하더라. 미안하다고.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이름없음 2018/09/19 13:57:21 ID : 63U7tjwJVdR
그 이후로 그 애도 나도 서로 3일동안 연락 한통 하지 않았어. 학교에서도 마주칠까봐 의도적으로 피해 다녔고. 근데 미치겠는거야. 보고싶기도 하고 얘기라도 들어볼걸 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얘기를 듣는다고 뭐가 달라지지도 않을텐데 말이야. 그런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종례 후 집에 가려고 교실에서 나오는데 그 애가 날 잡더라고. 미안하대. 그런게 아니었대. 그냥 애들이 그렇게 얘기해서 자기도 맞춰준거였다는 식의 말이었어. 참 말이 안되는 얘기였지. 지금의 성격이었다면 뺨이라도 한대 후려쳤을지 모르겠다. 근데 있잖아. 그럴 수가 없더라고. 내가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잘 풀어버렸어.
이름없음 2018/09/19 13:58:08 ID : 63U7tjwJVdR
혹시 지금 내 이야기 듣고 있는 사람 있나?
이름없음 2018/09/19 14:14:09 ID : 63U7tjwJVdR
이 일이 있고 난 후 우리는 한동안 어색했지만, 그 애는 나에게 엄청난 노력을 했고 나 또한 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어. 그 결과는 정말 좋았고, 그 애와 나는 별탈 없이 모든 시간을 함께했어. 학교 점심시간에도 매일 같이 붙어있고, 쉬는 시간이면 서로 찾아가서 얼굴 보기 바빴어. 학교가 끝나면 학교 근처 떡볶이집 가서 김밥이랑 국물떡볶이도 먹고, 우리만의 단골 카페도 만들어서 매번 카페에 가서 수다도 떨고, 시험기간에는 둘다 야자나 하자면서 야자실 가서 게임만 주구장창 하고 있기도 하고, 뜬금없이 기념일이니 바다에 가자며 월미도에도 가보고, 아플 때 죽 포장해서 집앞에 찾아가 보기도 하고, 우린 그렇게 평범하게 만났어.
이름없음 2018/09/19 14:19:14 ID : 63U7tjwJVdR
그 애는 날 위해 몇년동안 피던 담배도 끊었어. 난 고등학생이 담배피는 것 뿐만 아니라 흡연자를 싫어했으니까. 2년동안 담배피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지. 그렇게 고2, 고3을 너와 함께 보냈어. 그 애 덕분에 너무나 꿈같았던 고등학교 생활이었지.
이름없음 2018/09/19 14:25:48 ID : pRBf9gZfWmG
헐 ㅠㅜ스레주충격이컸겟다! ㅠ보고잇어~~~
이름없음 2018/09/19 14:28:09 ID : 63U7tjwJVdR
난 고3 8월. 취업에 나가게 되었고, 그 애는 학교에 남아있었어. 생각보다 좋은 조건과 좋은 환경에서 일 할 수 있는 직장에 합격 해버렸고, 그 애는 연신 탈락의 맛을 봤지. 그때부터 였던 것 같아. 우리가 틀어지기 시작했던게. 내 직업은 야근이 굉장히 잦은 직업이야. 그 애는 그걸 이해할 수 없었고, 나에게 서운해 했지. 하지만 그 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 졸업 전까지 취업이 되지 않으면 군대에 가거나, 재수해서 진학을 해야하니까.
이름없음 2018/09/19 14:30:26 ID : 63U7tjwJVdR
난 사회 초년생이었고, 어쩌면 나도 그 애 한테 많은 이해를 바랬을지도 몰라. 그 애와 나는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언제 헤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이가 되어버렸어. 참 이상하지. 좋았던 시간이 길었고, 힘든건 고작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었는데 그 짧은 시간 때문에 헤어짐이 이상하지 않은 사이라는게.
이름없음 2018/09/19 14:35:56 ID : 63U7tjwJVdR
우리는 서로 이해해보자고, 잘 헤쳐 나가보자고 약속했어. 서로를 믿었으니까. 졸업사진을 찍던 날이 아직도 선명해 나는. 그 애는 우리가 맞췄던 만원짜리 커플링을 과도하게 보이며 졸업사진을 찍었지. 누가 봐도 난 애인이 있다는걸 티내면서 말이야 ㅋㅋㅋㅋ 그때는 부끄럽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반반이었던것 같다. 난 그래서 아직 졸업사진을 쉽게 열지 못해. 그 사진을 보게 되면 그때 그 추억들이 너무 생생하게 살아나버려서.
이름없음 2018/09/19 15:20:57 ID : 63U7tjwJVdR
졸업사진을 찍고 회사일에 정신없다 보니, 어느새 20살이 다가와 있었어. 그 애는 면접 준비를 하느라 정신 없었고, 결과적으로 원하던 회사에 최종합격을 했어. 모든것이 잘 풀리고 있던 때였고, 그 애의 합격 소식으로 그 애와 난 울고 웃었다.
이름없음 2018/09/19 15:25:28 ID : 63U7tjwJVdR
19살 크리스마스 이브에 트리 축제를 즐기며 함께했고, 그 애와 같이 맞이하는 2번째 크리스마스는 너무도 꿈같았어. 힘든 순간, 고비를 넘기며 함께였고 20살을 함께 보낼 수 있었어. 각자의 위치에서 그 애와 나는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으며, 난 그 애를 많이 사랑했어. 사랑이라는 표현이 이제서야 처음 나왔지? 사실 난 그 애를 사랑한다고 느낀게 이맘 때 쯤이었어. 사랑이 뭔지를 알 수가 없었거든. 근데 있잖아. 별거 없더라. 그냥 내 옆에 그 애가 있는게 당연한 것도, 그 애 때문에 우는것도, 그 애 때문에 웃는것도 다 사랑이더라.
이름없음 2018/09/19 15:26:49 ID : 63U7tjwJVdR
답글 다는 법을 이제야 알았네 고마워 들어줘서
이름없음 2018/09/19 15:27:39 ID : 63U7tjwJVdR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이름없음 2018/09/19 15:28:09 ID : 63U7tjwJVdR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지만 이미 지난 일이니까 편하게 쓸 수가 있네 ㅎㅎ..
이름없음 2018/09/19 15:33:32 ID : 63U7tjwJVdR
우린 20살이 되었고, 다른 건 없었어. 그냥 둘다 술을 줄기차게 마시는정도? 아침 7시까지 술 마시고 30분 자고 출근했을 정도로 술을 마셨어. 지금은 돈 준다해도 그렇게는 못하겠더라..ㅋㅋ 그 애는 반듯한 직장인이 되었고 그 애의 취업을 축하한다고 친구들이 모인날, 난 그 자리에 초대를 받았어. 대략 10명 정도가 모였던 것 같다. 축하하는 분위기 속에 우리는 술이 좀 되었고, 그 애 몰래 술값을 내가 계산해버렸어. 그정도 기는 살려주고 싶었어. 그 애는 만취상태였고, 난 그 애를 챙겨서 집에 보냈지. 생각해보니 그 애는 단 한번도 나보다 늦게 취한적이 없었네..ㅋㅋ
이름없음 2018/09/19 15:36:50 ID : 63U7tjwJVdR
이야기 읽고 있는 사람 있으면 레스 달아줘 없으면 조금만 이따가 다시 올게 ㅎㅎ
이름없음 2018/09/19 15:40:34 ID : jxXs4Gk08o4
나 읽고있어!
이름없음 2018/09/19 15:42:32 ID : 63U7tjwJVdR
오 읽고 있었구나 고마워 :)
이름없음 2018/09/19 15:46:42 ID : jxXs4Gk08o4
아직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첫사랑 이야기라면 궁금하고 설레고 그래
이름없음 2018/09/19 15:47:06 ID : 63U7tjwJVdR
어느날은 내가 회식을 했는데 너무 많이 취해버렸어. 그 애는 야근이었고, 날 데리러 올 수가 없던 상황이었어. 회식자리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많이 취해있었는데 눈 앞에 그 애가 서있더라. 어디서 회식한다고 취하기 전에 미리 연락을 해뒀었거든. 다행히 내가 1차에서 많이 취해서 엇갈리지 않았던거고. 날 챙겨서 택시를 타고 우리집 앞에 데려다주고는 술 적당히 마시라며, 잔소리를 했어.
이름없음 2018/09/19 15:47:58 ID : 63U7tjwJVdR
첫사랑이라는게 다 그런 것 같아. 아직 잊지 못하고 이런 글 쓰는걸 보면 :)
이름없음 2018/09/19 15:50:59 ID : BBwK6qmNvyG
나두 !
이름없음 2018/09/19 15:51:18 ID : 63U7tjwJVdR
그 애와 나는 성인이 되기 전엔 한번도 1박 2일로 여행을 갔던 적이 없었어. 항상 당일치기였지. 그러던 어느날 1박 2일로 을왕리를 가기로 한거야. 마침 그 달에 평일이 공휴일이어서 그날 가기로 했어. 그 애는 면허 고3때 땄던 상태였고. 차를 렌트해서 가는데 참..뭐라해야 할까 남자랑 1박도 처음이고 정말 모든게 설렜어.
이름없음 2018/09/19 15:51:31 ID : 63U7tjwJVdR
읽어줘서 고마워 :)
이름없음 2018/09/19 15:55:55 ID : 63U7tjwJVdR
을왕리에 도착했고 그 애와 나는 회에 조개구이, 그리고 소주 한잔까지. 정말 모든게 완벽했어. 그리고 그 애와 첫 경험을 했어. 묘하고 쑥스럽고 부끄러워 하던 그 모습에 참 순수했다는 생각이 드네. 다음날 일어나서 바다도 한번 더 보고, 칼국수도 먹고 커피도 한잔 하고. 그냥 바로 가기는 아쉬워서 송도에 들렸다가 가기로 했어. 지금 송도는 어떤지 모르겠어. 그때 송도는 센트럴파크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지.
이름없음 2018/09/19 15:57:29 ID : 63U7tjwJVdR
송도에서 그 애가 사진을 찍어줬어. 난 그게 그 애와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지. 여행을 다녀 와서도 우린 같았고, 변하지 않았어. 그건 내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왜냐면 보기좋게 차였거든.
이름없음 2018/09/19 16:00:13 ID : 63U7tjwJVdR
그냥 평소와 같았어. 데이트 하고 수다 떨고. 근데 우리집 앞에서 이제 그만하쟤. 일도 너무 바쁘고 나한테 더이상 잘 해줄 자신이 없대. 갑자기 말이야. 불과 몇일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여행을 다녀왔고, 정말 좋았었는데 말이야. 이해할수도 없었고, 붙잡을수도 없었어. 진짜 너무 당황해서 울 수도 없더라. 나에게 그만 하자고 말하는 그 애에게 내가 뭘 잘못했는지, 내가 왜 싫은건지 물을수가 없었어.
이름없음 2018/09/19 16:03:20 ID : 63U7tjwJVdR
그냥 알겠다는 말 한마디로 난 집으로 가버렸고, 뒤돌아보지 않았다. 돌아 볼 수가 없었어. 돌아보면 정말 많이 울 것 같았어. 집에 가서 다시 연락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집에 가서 메신저를 열었는데, 그 애의 프로필이었던 내 사진들과 모든것들이 사라졌어. 너무 이상한거야. 난 정말로 이유를 모르겠었거든.
이름없음 2018/09/19 16:04:14 ID : jxXs4Gk08o4
지금은 이유 알 것 같아? 뭐였는지?
이름없음 2018/09/19 16:04:36 ID : E03vhfe2Hxz
헉... 달달한 얘긴줄 알았더니 아니었구나 그나저나 왜지...?
이름없음 2018/09/19 16:06:21 ID : 63U7tjwJVdR
정말 헤어지고 한달 내내 술만 마셨어. 살이 5kg도 넘게 빠졌으니. 집앞에도 찾아갔었어. 찾아가도 연락 한통 못하면서 그냥 우연히라도 얼굴 한번 보고싶어서. 그냥 그렇게 한달을 보냈어. 한달이면 충분히 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울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아니더라. 난 한달이 지나도 멀쩡하지 못했어. 두달 째 되던날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아서 미친 듯이 일만했어. 새벽 4시까지 야근, 또 출근을 반복했던 것 같아. 정말 힘들었었어.
이름없음 2018/09/19 16:06:38 ID : 63U7tjwJVdR
이제부터 풀려구 그 이야기는 ㅎㅎ
이름없음 2018/09/19 16:06:55 ID : 63U7tjwJVdR
이제부터 풀려고 해
이름없음 2018/09/19 16:09:07 ID : 63U7tjwJVdR
사람이 이유라도 알고 차이면 받아들이기라도 하겠는데, 이유를 모르겠으니 정말 답답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정말 헤어지고 페인처럼 산 것 같아. 회사 분들도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는데 말을 못하겠더라. 그렇게 3개월을 사니까 이미 제정신도 아니었어. 연락해서 물어보고 싶었어. 이제 내가 정말 싫은거냐고, 왜 그러는거냐고. 근데 내 친구가 그러더라고. 절대 연락하지 말라고. 분명 후회할거라고.
이름없음 2018/09/19 16:12:26 ID : 63U7tjwJVdR
이 악물고 버텼어. 술 마시면 생각이 나서 더 힘들었고, 절대 술김에 연락하지 말아야지 했어. 근데 헤어지고 6개월 만에 연락이 왔어. 보고싶다라는 메시지 하나.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던 차에, 전화가 오더라고. 핸드폰에서 번호는 지웠지만 그 번호가 6개월 만에 머릿속에서 지워지진 않잖아. 지금까지도 지워지지 않는데.
이름없음 2018/09/19 16:14:27 ID : 63U7tjwJVdR
전화를 받았어. 어디냐고 묻더라고. 집이라고 했더니 그 애는 집앞으로 갈테니 잠깐만 보자고 했어. 근데 그때 당시 난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던 상태였고, 그 애는 우리집을 모르는 상태였지. 이미 지하철이 끊긴 시간이라 택시를 타고 오겠다며 주소를 알려달라 하더라고. 30분 만에 그 애가 온 것 같아.
이름없음 2018/09/19 16:17:39 ID : 63U7tjwJVdR
얼굴을 보자마자 정말 울 것 같았는데 못울겠는거야.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 그 애의 첫 마디가 아직도 선명하다. 잘 지냈냐고. 난 거기서 터져버렸어. 나만 그 애가 잘 지냈는지 궁금할 줄 알았는데 그 애도 궁금했던 거잖아. 잘 못지냈다고, 나 살도 엄청 빠졌다고 했더니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때는 자기도 나름대로 일이 너무 많이 힘들었고, 제일 중요한 걸 놓친 것 같다고.
이름없음 2018/09/19 16:22:07 ID : 63U7tjwJVdR
12월에 집 앞 편의점에서 이 얘기를 하는데, 정말이지 하나도 춥지가 않았어. 다시 잘 될수 있을 것만 같았거든. 그 때 시간이 새벽 한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집에 오니까 4시가 다 되어 가더라. 조심히 가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난 잤어. 답장이 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한채로.
이름없음 2018/09/19 16:26:34 ID : xxwq5gklg5g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8/09/19 16:26:53 ID : 63U7tjwJVdR
그 애는 다음날 오후 4시가 되서야 답장이 왔어. 잘 들어갔다고. 그렇게 연락을 이어 가다가 그 애가 나한테 그러는거야. 곧 있으면 월급날인데 나한테 오랜만에 맛있는거 사주고 싶다고. 치킨먹으러 가자고. 치킨집 앞에서 만나기로 해서 그 애를 만났어. 이 얘기를 하다 보니 생각나는데 참 그 애는 정장이 잘 어울렸다. 직장에서 정장차림만 허용이 되서 , 평일에 볼때면 매번 정장 차림이었는데 멋있었어.
이름없음 2018/09/19 16:27:07 ID : 63U7tjwJVdR
고마워 :)
이름없음 2018/09/19 16:31:44 ID : 63U7tjwJVdR
정말 간단하게 치킨만 먹고 헤어졌고, 난 아쉬움에 쩔어있었어. 이후에도 몇번 더 봤지만, 그 애와 만나고 온 날이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뭐 하는건지, 무슨 사이인건지. 다시 만나자는 말은 엄두도 못냈어. 이대로도 못지낼까봐. 그냥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서. 이런 상태로 3개월이 지났어.
이름없음 2018/09/19 16:33:38 ID : 63U7tjwJVdR
3개월동안 서로 어떤 사이로 지내자 라는 말 한번 없었던거지. 그냥 우린 그렇게 애매한 사이었어. 근데 어느날 부터 연락이 조금씩 뜸해지기 시작하더니, 연락이 끊기게 되었어. 다시 연락한지 3개월만에. 난 진짜 무너지는 기분이었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뭐땜에 이러는지 정말 이해가 가질 않았어.
이름없음 2018/09/19 16:36:38 ID : 63U7tjwJVdR
어떻게 보면 조금 화가 났던 것 같기도 해. 헤어지고 6개월 만에 연락와서는 사람 흔들어놓고, 3개월 연락하다가 연락을 끊은거잖아. 내 입장에선 정말 무너지는 기분이었고, 화도 나고 정말 별에 별 생각을 했던 것 같아. 연락이 끊기고 일주일 후에 그 애한테 전화를 했어. 잠깐 얼굴보고 얘기하자고. 그랬더니 바빠서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 그때 든 생각이 뭐였냐면 아, 더이상 애한테 나는 소중한 사람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
이름없음 2018/09/19 16:40:23 ID : 63U7tjwJVdR
정말 모질게 마음먹고 완벽하게 잊어보기로 다짐했어. 근데 사람 마음이 제일 어렵더라고. 쉽지가 않더라. 이번엔 절대 연락하지 말아야지. 먼저 연락와도 받아주지 말아야지 다짐했어. 근데 연락이 끊긴 후 정확히 두달만에 또 연락이 왔어. 군대간대. 마지막으로 한번만 만나달래. 이번엔 싫다고 했어. 절대 안본다고.
이름없음 2018/09/19 16:43:30 ID : BBwK6qmNvyG
보고있어 !
이름없음 2018/09/19 16:47:08 ID : 63U7tjwJVdR
근데 정말 마지막이래. 이제 두번다시는 너한테 연락하는 일도 없을거래. 이말을 들으니까 너무 흔들리는거야. 알겠다고 했어. 마지막으로 보자고. 그 애와 만나기로 한날이 평일이었어. 이미 회사에는 군복무로 인한 휴직을 신청해두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날 데리러 온대. 멀리서 봐도 그 애인데 날 기다리고 있더라. 저녁먹자고 했더니, 크림파스타가 먹고싶대. 크림파스타를 먹으러 갔다? 근데 있잖아, 난 크림파스타 안먹어. 그 애는 그걸 몰랐고. 참 마음이 그렇더라. 난 그 애가 뭘 좋아하는지 뭘 안먹는지 알고 있는데, 그 애는 모른다는게.
이름없음 2018/09/19 16:47:19 ID : 63U7tjwJVdR
고마워 :)
이름없음 2018/09/19 16:50:32 ID : E03vhfe2Hxz
아...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그렇네
이름없음 2018/09/19 16:55:19 ID : 63U7tjwJVdR
크림 파스타가 문제였어. 안그래도 느끼해서 즐겨 먹지 않는 편인데, 그 애 앞에서 먹으니까 목이 막히더라. 샹그리아 한잔 시켰는데 그 애도 한잔 마시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총 두잔을 시켰어. 다 먹고 나왔는데 맥주 한잔을 더 하고 가자길래 맥주도 한잔 했다. 헤어짐이 너무 아쉬웠고, 이젠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 어떻게든 붙잡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 그 애가 집에 데려다 준다고 하고 가는 길이었는데, 소주 한잔을 더 하자고 하더라고.
이름없음 2018/09/19 16:56:09 ID : 63U7tjwJVdR
오 예리하다 ㅎㅎ.. 그부분까지 생각했다니
이름없음 2018/09/19 17:01:50 ID : 63U7tjwJVdR
소주 한잔을 더 하러 갔어. 근데 그 자리에서 소주를 생각보다 많이 마시게 된거야. 난 마셔봤자 각 1병 정도 생각했는데 각 2병을 마신거지. 그 애는 좀 취했고 나한테 연신 미안하다를 반복하는데, 마음이 참 아프더라고. 내가 바랬던 그 애의 말은 잘해줄게 다시 잘해보자라는 말이었는데 그 애는 끝까지 그 말은 하지 않더라고. 미안하대. 그냥 연신 미안하다만 반복했어. 그때 그 느낌이 어땠는지 알아? 그냥 땅으로 꺼지고 싶었어. 내가 마지막으로 용기를 낸다면 다시 잘 될 수 있을까란 생각을 그 짧은 시간에 수천번은 했어. 결론은 아니었어. 내가 용기를 낸다고 해서 우리는 잘 될 수 없었고 이제 끝이었던거야. 그래도 그냥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알면서도 물었어. 내가 군대도 기다려주고 노력해볼게 , 다시 잘해보자고. 미안하대.
이름없음 2018/09/19 17:02:47 ID : GnBbwmts4K7
그럼 도대체 왜 부른거야?
이름없음 2018/09/19 17:07:25 ID : 63U7tjwJVdR
알고 있던 대답이었지만 난 그 애와 결국 이어지지 못했어. 정말 저 만남이 마지막 만남이었고, 우연히라도 마주치지 않도록 무던히도 노력했다. 몇명의 레스주들이 물었지? 왜 그런거냐고. 사실 난 아직도 모르겠어. 그 애가 갑자기 왜 그런 선택을 한건지. 확실한 답변을 해주지 못해 미안해. 음 내 글을 보면서 레스주들이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맞아. 난 사실 아직은 현재진행중이야.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잖아. 근데 그 시간이 얼마나 더 지나야지만 무뎌질지를 모르겠어 난. 짧은 시간도 아니고 벌써 몇년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난 아직도 그 속에 빠져산다. 얼마전에 너의 결혼식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어. 고등학교때부터 바꾸지 않던 번호를 이제서야 바꿨어. 정말 비워내보려고. 그래서 이 글을 써봤어.
이름없음 2018/09/19 17:08:00 ID : 63U7tjwJVdR
나도 그 애의 속을 정말 모르겠어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정말 술만 먹고 날 집에 바래다 줬으니..
이름없음 2018/09/19 17:23:31 ID : E03vhfe2Hxz
담담하게 말해서 더 슬프다.. 언젠가 이 이야기도 여기서 풀어놓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을 날이 올 거야.. 스레 푼다고 고생했어, 고마워
이름없음 2018/09/19 17:26:51 ID : 63U7tjwJVdR
어딘가에 풀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풀게 된 스레인데 고마워 :)

레스 작성
3레스이거 무슨 심리야? 어장인지 호감인지 모르겠어new 137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5시간 전
1레스군대 끝까지 기다려본 사람 있어?new 93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9시간 전
2레스Estj남자 무슨 심리인지 좀 봐주라..new 217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9시간 전
1레스졸업하면 남친이랑 장거리 297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8
13레스문신 601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7
5레스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한다는 걸 느꼈을 때 1134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7
1레스남친이랑 해어진게 너무 후회돼 567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6
1레스고3인데 들이대는 애 어캄 598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6
9레스돈 빌릴때 착하다하는거는 1416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6
3레스하씨 인팁남 꼬시고 싶음 ㅠㅠ 1051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5
623레스애정운 및 다른 운빨도 다이스 굴려보자🎲 2판 23305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5
3레스전교2, 3등의 연애.... 가능할까 1043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5
2레스썸남이 본인을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것 같음? 1185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4
1레스캔디바 991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4
321레스💟💟연애판 잡담 스레 2판 23864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4
1레스질문있어 1187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4
1레스연예인이랑 연애? 1241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3
3레스9살 연상 2380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3
2레스짝사랑하면서 제일 힘든 때가 언제라고 생각해? 1355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3
9레스미자 성인 연애는 정말 하지마 2208 Hit
연애 이름 : 이름없음 2024.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