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말했었잖아
사랑해서 닳는 거라면, 사랑하지 않으면 영원할 수 있는 거라고.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 거라고.
너는 그때 누구를 마음에 두고 말했던 걸까. 확실한 건 나는 네 말에 무너지는 그 순간에도 너를 사랑했다는 거야
◆mlgY9vyFhdT2018/10/08 14:58:36ID : 3yKY4IHu5Vc
지끈거리는 몸을 쥐어짜서 나갔을 때 봤던 건 연어덮밥을 먹던 네 모습
피곤한데 왜 나왔냐며 내게 연어 한 조각을 더 올려주던 투박한 다정함
그리고 나 포함 모두에게 향하는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다섯은 홀렸던 그 지독한 미소
나오며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꺼내 내게 주던 별 같잖은 초코 과자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라는 말에 난 초콜릿 알러지가 있음에도 그걸 다 먹었어
◆mlgY9vyFhdT2018/10/08 15:01:11ID : 3yKY4IHu5Vc
단발도 여름에는 더울 것 같다며 코트를 벗던 네 모습,
고양이가 키우고 싶지만 털이 무섭다며 웃던 얼굴,
우울감에 자살하고 싶다며 내게 우울증 진단서를 내밀던 다정한 미소.
지독한 이야기들에 침식되던 날들 속에서 나는 네 우울감까지 사랑했어
그래 사랑했어
◆mlgY9vyFhdT2018/10/08 15:04:01ID : 3yKY4IHu5Vc
너는 또 흘리고 홀리겠지 뻔하지 지금은 누굴 갖고 놀고 있을까
여자든 남자든 나를 사랑하기만 하면 상관 없다며 자기도 이런 자신이 싫다던 너인데
아 슬슬 추워진다 또 겨울이 오는 걸까
작년 겨울 네가 줬던 핫팩 몇개가 아직 책상 서랍에 굴러다녀
네가 아무리 향수를 바꿔도 넌 너라는 거 알지
세계 끝까지 쫓아가서 넌 너라고 말해버리고 싶은 거 알지
너는 평생 사랑하지 마
내 사랑으로도 충분하잖아
미안해 그래도 아직 좋아해
겨울이 와서 그런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