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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10/10 02:15:26 ID : Fjze7tg40tz
한심하게 살던 내가 강사가 되기까지
이름없음 2018/10/10 02:18:56 ID : Fjze7tg40tz
나는 양성애자였다. 이 글에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지만 중학교 1학년쯤 아, 여자도 남자도 다르지 않게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어쩌면 아버지의 영향도 컸을 것이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6년 연애를 하고 결혼했는데, 동갑사이인데다 20대여서인지 철이 없었다. 연애중에는 외할아버지를 업고 모셔다준다던지 과자를 사다 외가에 가져다주며 호감을 산다던지 세상에 없을 사랑꾼 행세를 하더니 결혼을 하자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전형적인 이야기.
이름없음 2018/10/10 02:24:28 ID : Fjze7tg40tz
아버지는 폭력적이었다. 술을 마시고 오는 날에는 집이 뒤집어졌고 목을 졸리는 어머니와 빽빽 울어대는 한 살 터울 남동생. 아끼던 책장이 넘어가며 유리문이 깨지는 소리와 거실가득 흩어진 내 상장, 내 책들. 가재도구가 내팽겨쳐지고 발에 밟히는 사각거리는 유리조각, 뭣보다 무서운 건 책에서 읽었던 것 같은 악마의 눈을 한 아버지. 방에 들어가라며 등을 떠미는 어머니, 침실 바닥에 게워낸 동생의 토, 이 년 저 년 소리지르는 아버지, 그 상황을 어찌 이겨내기 힘든 어린 내 모습. 가끔 어머니는 우리를 차에 태우고 근처 모텔로 숨어들었다. 아버지가 퇴근시간보다 늦게 오시던 날이었다. 어쩌다 한 번 들켰던 날은 필사적으로 겁에 질려 도망치던 나를 쫓아온 아버지가 내 등을 발로 차버렸다. 화를 참는 법을 모르는지, 약자에게 유독 그런건지 아버지는 나이들수록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 내가 종종 말대답을 할 때마다 내게 물건을 던지거나 벌을 세웠다.
이름없음 2018/10/10 02:26:35 ID : Fjze7tg40tz
그렇다고 불행한 날만 있는 건 아니었다. 놀이동산도 가고, 친척집에 가기도 했는데 열에 아홉은 돌아오는 길에 부모님께서 싸우시곤 했다. 그 때마다 세게 밟아지는 엑셀과 시트에 닿은 엉덩이로 느껴지는 과한 속도감, 평소보다 빨리 스치는 길가의 풍경에 나는 속으로 유서를 생각했다. 그게 초등학교까지의 일이다.
이름없음 2018/10/10 02:29:34 ID : Fjze7tg40tz
중학교도 그렇지만 초등학교때에는 교우관계는 원만치 않았는데, 이유는 사람과의 소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책에만 몰두하면 책의 그 신비한 내용이 내 걱정이나 불안을 덮어주었기 때문에 나는 책에 점점 빠져들었다. 학급문고는 다 읽은 지 오래였고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초등학교 3학년인가 누군가 뒤에서 날 밀어 계단에서 구르기도 했다. 아마 저들이 내게 말을 걸었는데도 내가 피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2학년때부터 쭉 겉돌았으니까.
이름없음 2018/10/10 02:31:20 ID : Fjze7tg40tz
그때부터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거의 왕따였고, 중학교 때부터 바뀌기로 마음먹었다. 과하게 웃었고 과하게 칭찬했다. 시종부려지듯이 부려져도 웃었다. 맡은 바 열심을 다 해도 나는 1학년 말 쯤 자해를 시작하게 되었다. 가족중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고 2학년, 스트레스성 위염과 함께 나는 자퇴했다.
이름없음 2018/10/10 02:35:48 ID : Fjze7tg40tz
검정고시를 하며 담배를 배우게 됐는데, 후회 중이다. 아무튼, 다시 고등학교는 바뀌리라 다짐하고 들어갔다. 담임은 최악이었다. 중학교 때 나를 무너뜨린 원인이었다. 겉도는 날 위로한답시고 초임이었던 남선생이 개별상담을 하거나, (여중에서)등굣길에 손을 잡거나, 셀카를 요구했었는데 젊은 그 선생을 좋아하는 애들이 내게 문자를 보냈었다. 걸레, 창녀, 몸대준다, 죽어라 등등. 잊고 지내려던 차, 친하다 생각했던 애와 싸우고 너무 괴로워 그 애 이름의 초성만 노트에 적은 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걔와 친한 애들이 날 우루루 둘러싸고 야유했다.
이름없음 2018/10/10 02:37:51 ID : Fjze7tg40tz
나는 소리지르고 울며 나갔고 자퇴신청을 했다. 그 남선생과 주동자가 내게 와 반으로 가자, 애들이 기다린다며 설득했지만 그 주동자는 남선생을 좋아하는게 눈에 보였고,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짐을 가지러 갔을 때 그 주동자가 친구와 함께 내 그림노트를 웃으며 찢는걸 보지 않았더라면 나는 좀 변했을까.
이름없음 2018/10/10 02:40:04 ID : Fjze7tg40tz
자퇴를 하고나서 다시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집에선 날 쓰레기, 사회부적응자로 보며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피를 토하는 날 역겹단 듯이 쳐다봤다. 정신과 약을 복용했었지만 소용없었고 신경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급기야 생리통과 심리적불안이 겹쳐 근 세달동안 밥을 못먹었고, 뚱뚱하던 몸이 10키로 정도가 빠지며 거울속 내가 예쁘게 보이기 시작했다. 악몽의 시작이다.
이름 2018/10/10 02:40:37 ID : k1bcnvgZio5
보고있어요
이름없음 2018/10/10 02:41:29 ID : Fjze7tg40tz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 생각했던 찌질이가 갑자기 예뻐지고, 쌍커풀 수술까지 해 주변사람이 예뻐하면 어떻게 될까. 나는 사랑받길 원하며 질나쁜 애들과 어울려다녔다. 그렇게 18살, 준강간을 당하고 나는 내 스스로를 버리게 됐다.
이름없음 2018/10/10 02:42:24 ID : Fjze7tg40tz
몸만 주면 돼. 섹스? 그게 뭐라고. 잠만 자주면, 조금만 참으면 날 못떠날거야. 날 예뻐할거야. 이 생각이 들었다. 그 상태로 난 19살, 대학교에 입학했다.
이름없음 2018/10/10 02:44:44 ID : Fjze7tg40tz
바득바득 우겨 집과 떨어진 곳으로 입학하고 학교근처에 원룸을 얻었다. 예상대로 그림관련 과라 꾸미는 애들은 몇없었고, 나는 중간정도의 외모로 잘 웃어주다보니 남자애들이 쉽게 접근했다. 사랑한단 말에 옳다구나 누구든 잡아 사랑했고 그렇게 믿었다. 몸을 주고 마음을 얻고 질리면 차버리고 또 사귀고를 반복하다 집에서 보내주는 생활비로는 모자라게 됐다
이름없음 2018/10/10 02:46:18 ID : Fjze7tg40tz
알바를 찾았고 나는 거금을 준다는 말에 혹했다. 술값이 필요했고 담배값이 필요했고 남들에게 뒤지지 않을 돈이 필요했다. 바텐더를 구한다던 그 사장은 어두운 방에서 면접을 봤고 나는 친절한 말과 돈에 혹해 키스방을 시작했다.
이름없음 2018/10/10 02:49:01 ID : Fjze7tg40tz
화려하고 예쁜 옷, 향수, 화장, 신발, 그리고 날 찾는 사람들, 돈! 그 땐 그게 왜 그렇게 아무렇지 않았을까. 툭하면 손님들은 섹스를 요구하며 20만원가량을 쥐어줬고, 사랑한다고 얘기했다. 오후에 가서 새벽까지 뒹굴다 택시를 타고 돌아와 연락을 받고 또 술마시러 가고, 가끔 친구빽으로 클럽도 가고. 미친거나 다름없었다. 날뛰는 망아지같았다. 보수적이고 강압적인 집과는 달리 내맘대로 술마시고, 외박하고, 담배피고, 춤추면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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