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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zeY04KY6Y0 2018/10/28 21:17:10 ID : zgkrgkmlg1v
내 첫사랑이 죽었다. - 첫사랑이 죽었다. 오랫동안 앓던 지병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그가 죽기 전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했다. 그가 죽기 일주일전 까지만 해도 우리는 서로의 온기를 나누었고, 사랑을 나누다가 밤을 지새웠다. 혹여나 유서라도 있겠지 싶어 자주 들락거렸던 그의 집을 찾았으나, 그의 부모님은 내 앞으로 쓰인 유서는 없다고 했다. 그의 부모님의 앞으로 그가 쓴 유서에도 내 이름 석 자는 나오지 않았더랬다. 그는 자신의 모든 흔적을 지우고 떠났다. 아니, 애초에 그는 자신의 흔적을 남긴 적도 없었다. 그와는 2년 전 봄에 만나 두 번의 사계를 보냈다. 지난달 그와는 우리가 만난 이후 세 번째 봄이 되면, 라일락이 한가득 피는 꽃밭에 가기로 약속했었다. 그는 라일락을 좋아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만날 때면 라일락을 선물하곤 했다. 나는 꽃에 관심은 없었지만, 라일락만은 좋았다. 라일락이 가득한 꽃다발을 든 그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그의 방에 들어갔을 때, 난 유일한 우리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시든 라일락이 꽂힌 꽃병이었다. 그 시든 모습이 마치 죽은 그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나는 그의 장례식장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을 흘렸다. 왜 눈물이 쏟아졌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에게 무심했단 걸 난 이 시든 라일락을 보고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라일락꽃다발을 선물한 것이 석 달 전이다. 어쩌면 그는 죽기 전 나에게 몇 번이고, 수십번이고, 수백, 수천 번이고 나에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듣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내 옆에 있었지만, 이 라일락처럼 이미 다 시들어버린 것을 내가 몰라서. 자신과 같이 시들어가는 라일락을 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라일락이 시들어가는 걸 그만은 알았듯이, 그가 시들어가는 걸 내가 알아주길 바랐을까- 너와 함께한 지난겨울은 그리도 따뜻했는데, 네가 없는 이 봄은 춥기만 하구나.
이름없음 2018/10/28 21:41:41 ID : nTO4E2so7vw
문장이 딱딱해 좀 더 부드럽게 잇는게 어떨까?
이름없음 2018/10/29 00:01:49 ID : zgkrgkmlg1v
으음....부드럽게 잇는다는게 무슨느낌인지 모르겠어.... 좀더 비유같은거나 표현을 쓰는걸 말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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