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눈길 한번 받고 싶어 수많은 날을 눈물로 빚어놓은 아픔일 테니 그리움은 펼쳐놓은 절규일 테니 그 마음, 꺾지 말아줘요 그 꽃_서덕준
  • 이름 예 솜 성별 여 나이 18세 성격 낯을 심하게 가린다. 그 덕에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경우가 잘 없고, 대답도 보통 표정으로 대신한다. 생각 외로 부끄럼과 수줍음이 많지만 겉으로는 정말 아무도 모를정도. 친하지 않은 사람에겐 말 수도 적고 관심도 없는 편. 덕분에 그녀와 친하지 않은 사람에겐 까칠한 거 같다거나 차가운 거 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자신과 친한 친구, 가족에게는 다정다감까진 아니더라도 잘 웃고, 편하게 말한다. 사실은 할 말 다 하는 성격이라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쉽게 말을 하면 상처를 받을까봐 속으로만 뱉는 것. 원래는 장난도 좋아하고 정도 많다. 다만 선 긋는 것을 무척 잘하며 소유욕도 조금 있는 편. 외모 찰랑거리는 검은 단발머리는 어깨에 닿지 않는다. 앞머리는 눈썹을 가리며 머릿결은 얇아 만지면 매우 부드럽다. 매우 진한 검은색의 눈동자에 살짝 쳐진 눈매는 강아지 같아보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졸린 듯 반쯤 뜨고 있는 덕에 귀엽다는 인상보단 까칠해보인다. 기분이 좋을 때 눈을 크게 뜨고 있다면 귀엽다는 인상이 강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 있지 않는 한 글쎄. 교복 마이는 답답해서 좋아하지 않고 보통 후드나 친구의 외투를 빌려 입는 것을 좋아한다. 롱패딩은 사지 않았다. 너무 작아보여서.. 키는 156cm정도로 크진 않으나 얼굴이 작은 덕에 외관으로만 봤을땐 160은 되보인다. 하지만 막상 옆에 서보면...게다가 마른 체형이라 중학생 같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손발도 작음. 기타 계절 상관하지 않고 아이스크림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아이스크림이라면 맛도 가리지 않음. 비비빅이든..월드콘이든.. 공부는 국어나 사회 역사 등 암기과목은 1등급이지만 수학과 영어는 취약하다. 수학과 영어시간엔 대놓고 잠. 대학교를 위해서라면 공부 해야하지만 의지가 없는 듯하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하셨지만 두 분은 여전히 친구사이로 지내시며 예솜은 아버지와 단둘이 함께 산다. 아버지는 요리를 꽤나 잘하시며 딸바보. 엄마와도 종종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으며 가끔 예솜을 챙겨주러 집에 온다. 아버지는 주말이 아니면 항상 밤늦게 집에 오심. 낯을 가리는 성격 덕에 친구가 그리 많진 않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남학생들에게 인기는 꾸준히 있었으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왜좋아해? 라고 생각하며 매번 꾸준히 매정하게 차고있다. 동물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좋아한다.
  • 이름 이 호연 성별 남 나이 18살 성격 : 일단 밝은 성격. 처음 보는 사람과도 그가 동갑이거나 어리다면 금방 친해질 정도로 친화력이 좋다. 나이가 자신보다 많은 상대의 경우에는 예의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 장난치는 것도 되게 좋아해서 친해진 사람에게는 대화 중간중간 이런저런 가벼운 장난이나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툭 내뱉고는 한다. 전반적으로는 상대방에게 자신을 맞춰주러고 노력하는데 어쩔 때는 이게 오작동 하여 답답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은근 호불호가 강해서 자신의 기준으로 안 될 것은 안 된다고 딱 정해둔다. 한 가지 안 좋은 버릇 같은 게 있다면 자기 얘기를 남에게 잘 안 꺼낸다는 것. 혼자 앓을 때가 종종 있다. 외모 :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길이의 검은머리는 투블럭으로 잘려있다. 얼굴은 갸름하고 이목구비가 또렷한 게 첫 인상으로 훈훈하다라는 느낌을 심어준다. 속눈썹이 은근히 긴데, 본인은 맘에 들어 하지 않는 모양. 키는 딱 180을 찍고 성장을 멈췄다. 그래도 다리가 길어서 웬만한 옷은 다 잘 맞는 듯하다. 기타 : 작년까지는 안경을 썼으나 올해부터는 렌즈로 갈아탔다. 집밖에 잠시 나가는 때가 아닌 이상은 렌즈를 꼭 낀다. 뭔가 하나에 꽂히면 일단 타오르는 경향이 있다. 허나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비에 젖은 강아지마냥 시무룩해지는데, 이게 연애할 때도 똑같아서 차이고 난 뒤에 꽤 오래 우울해한다. 공부는 정말 할 만큼만 한다. 그러다보니 성적도 정말 딱 중간.
  • 다 됐다 ^~^휴! 이사완료!! (환기) 글고보니 호연주시트는 호연주가 옮기는게 나았으려나? 수정을 못하니까..악;-;
  • 앗... 결국 중간에 기절해버렸다... 미안 8ㅁ8 그리고 내꺼까지 시트 옮겨줘서 고마워.
  • 아아. 그리고 나는 한... 오후 4시나 6시? 때부터 쭈욱 상극판에 있을 거야. 그 전에는 확인을 잘 못해 ;-; 그리고 시 멋있다. 좋은 시 찾느라 수고했어 :p 이따보자!
  • 아하! 나는 약속이 없는 날이면 늘 한가한데 아니라면 음..그래서 새벽에는 아마 자주 들어올 거 같아! 오전엔 나도 수업듣고 :) 아무튼 호연주 반가워!! 호연이랑 놀 거 생각하니까 기쁘다 XD!!
  • 나도 딱히 무슨 일이 없다면 4시나 6시 이후로는 자주 들어올 수 있어. 기쁘다고 생각해줘서 고마워 ㅋㅋㅋㅋㅋ 나도 솜이랑 놀 거 생각하니 기뻐 :)
  • 갱신할게!
  • 응 많이 늦었지 ToT 좀전에 집에와서 이제야 갱신하네 늦어서 미안해!! 아직 있다면 조금이라도 돌려볼까?:)
  • 아냐 괜찮아. 솜주 피곤하지 않으면 돌려볼래?
  • 응응 난 괜찮아! 그럼 처음은 어떻게 시작하는게 좋을까 :>??
  • 으음. 남자쪽이 연애를 많이 한다는 설정이었지? 호연이가 차여서 메신저 상메를 세상 우울하게 써놓으니까 솜이가 그거 보고 톡 보냈다는 거, 어때?
  • 그거 완전 좋은 생각 같아!! 완전 기발한데? ㅋㅋㅋ좋아! 선레는 그럼 다이스 굴릴까?
  • 급히 생각해본건데 좋다해서 다행이다 응 다이스 굴릴게 Dice(1,2) value : 2 1 호연주 2 솜주
  • 응 그럼 내가 선레 써올게! 조금만 기다려줘! :D
  • 웅응 XD
  • 수업이 다 끝난 뒤 마치고 하교를 하고,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워 교복을 벗지 않은 채 한참을 휴대폰을 하던 솜은 저녁시간이나 되서야 배고픔에 몸을 밍기적거리며 일어났다. 여전히 교복은 벗지 않은 채, 꽤나 맛있는 아빠표 김치찌개의 냄비 뚜껑을 열고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렌지에 불을 올렸다. 중불로 불을 켜둔 채 솜은 느린 발걸음을 옮겨 옷을 갈아입고 뒤늦게 손을 씻고 세수를 하는 등 간단하게 씻은 뒤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의 불을 껐다. 냄비에 담겨있는 찌개를 작은 그릇에 국자로 옮겨 담고, 밥솥에 남아있는 밥을 조금 퍼담았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좋아하는 반찬들만 꺼내서 식탁에 차려놓고 솜은 4인용 식탁에 혼자 앉았다. 혼자 있는데 굳이 오글거리게 잘 먹겠습니다,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거실에 있는 TV를 켜서 관심있게 보진 않지만 와글거리는 소리가 나쁘진 않은 예능 채널로 맞춰 놓고 솜의 눈은 휴대폰으로 향했다. 혼자 먹는 밥을 좋아한 적은 없지만 싫어할 수도 없는게, 싫다고 밥을 안먹을 순 없으니까. 혼자 먹는 밥은 아빠와 둘이서 먹을 때보다 꽤나 맛이 없었고 이상하게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온다. 이럴 때 앞에 누구라도 앉혀두고 같이 먹었으면 하지만 오늘 그녀석은 약속이 있다며 먼저 거절해버렸다. 혼자 밥 먹는 거 싫어하는 거 알고 있으면서, 나쁘다고 중얼거려 보지만 부질없는 한탄이라는 걸 알기에 한숨만 내쉬었다. 결국 반 밖에 먹지 못한 밥과 국을 버려버리고, 반찬을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아빠가 보면 맛이 없었냐고 시무룩해 하실지도 모른다. 아빠의 시무룩한 얼굴을 떠올리며 조금 웃었다가 휴대폰 카톡창의 오지 않는 너의 답장을 보고 다시 금방 입꼬리가 내려갔다. 그녀석, 오늘은 무슨 약속이랬더라? 여자친구랑 데이트 할 거라고 들떠있었던가. 그래서 그덕에 오늘은 하교도 외롭게 터덜터덜 거리는 발걸음으로 혼자 집까지 왔다. "진짜, 이호연 나쁜놈." 확 차여버리면 좋을텐데. 라고 속으로만 곱씹어보며 솜은 설거지를 신경질적으로 끝냈다. 식후에는 역시 아이스크림이라고 생각하며 냉동고 속의 하드 아이스크림을 꺼내 입에 물었다. 차갑고 단 맛이 입에 시원하게 퍼지는 게 쌓였던 피로든 스트레스든 금방 녹아 사라지는 듯 했다. 그래 이호연이든 이호구든 내 알 바 아니지. 걔 없다고 내가 못 사는 것도 아닌데! 밥 혼자 먹는 게 뭐 대수라고, 익숙해졌잖아 이젠. 속을 그렇게 다독거리며 솜은 쇼파에 누워 여전히 시끌거리는 예능 채널을 끄지않고 그렇게 한참 휴대폰에 빠져있다가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오지않는 호연의 답장이 이상해 얼굴을 찌푸렸다. 무슨 일 생겼나? 아니면 여자친구와의 데이트가 너무 즐거워서? 어느 쪽이든 달갑지는 않다. 괜히 사람 걱정되게 몇 시간 째 연락도 안해주고 진짜 치사하다고 생각하며 호연에게 전화를 할까 하다 괜히 여자친구가 오해하게 만들고 싶진 않아 호연과의 대화방을 다시 들어갔다. [이호구 왜 답... 거기까지 썼을 때, 웬일로 호연과 호연의 여자친구가 단둘이 예쁘게 찍은 프로필 사진은 어디가고, 파란색 배경에 흰 사람만 덩그러니 내려져 있는 모습에 누워있던 솜은 당장 몸을 일으켜 앉았다. "설마?" 조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호연의 프로필을 조심스레 누르니 역시나. 이제는 익숙해져 버릴 것만 같은 호연의 우울한 상태메세지와, 프로필에 달려있는 이별 노래까지. 완벽했다. 이호연, 멍청이. 기쁜 마음으로, 아니 이건 물론 이호연이 솔로여서 기쁘다는 건 아니고. 절대 아니다. 아무튼 나는 잔뜩 웃는 얼굴로 빠르게 타자를 터치했다. [ㅋㅋㅋㅋㅋㅋ이호 또 차여쪄?] 결국 솜은 푸하하, 하고 크게 웃으며 쇼파에 다시 누워 크게 뒹굴거렸다. 이호연 또 차였대요! //호연이가 여자친구가 있다가 차인 건지 고백을 했다가 차인 건지 몰라서 ;-;!!!! 혹시 여자친구가 있다가 차인 게 아니라면 수정할게! 그리궄ㅋㅋㅋㅋ이호구 라는 별명 기분나쁘면 ㅠㅠㅠ미리 말해줘.. 마침.... 나쁜 별명으로 부를만한게 저게 생각나서 ^.T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냐 나쁘지않아. 괜찮아. 그리고 여자친구 있다가 차인 거였어 설명이 부족했네 ;-; 답레 이어올게!
  • 학교가 끝나기도 전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왜냐하면 여자친구랑 데이트 약속이 있었으니까, 학교에서도 시계만 보며 빨리 하교 시간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드디어 학교가 끝나고 그 아이에게는 오늘 약속이 있어 같이 못간다는 말을 남긴 채 급히 달려갔다. 교실 바로 앞에서 기다리는 건 너무 오버스러운가 싶어 중앙 계단에서 가만히 그녀를 기다렸다. 사실 이때부터 조금 불안하긴 했지. 걔 주위에 있던 다른 여자애들이 별로 좋지 않은 시선으로 잘 보면서 자기들끼리 수군거렸고 걔도 살짝 난처하다는 듯이 어색한 웃음을 지었으니까. 내가 둔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갑자기 이별통보를 받을 줄은 몰랐다. 마음의 준비도 안 되어 있는 상태였고 오히려 데이트 약속이었으니까 엄청 두근두근거리고 있었는데. 아무튼 결론은 차였다는 것. 이럴거면 여전히 좋아하는 척, 잘해주는 척하지 말고 무슨 신호라도 주지. 갑작스럽게 차이고 나니까 괜히 원망스럽다. 내가 지 보러가려고 그 아이도 혼자 가게 만들었는데, 이러면 결국 나만 호구잖아. 힘빠진 다리로 용케 집까지 걸어와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가방 내려놓기도 귀찮아. 그냥 이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서 가만히 눈 감고 있었는데 교복에 가방까지 착용한 상태로는 자세가 편할래도 편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주섬주섬 일어나서 가방을 내려놓고 옷까지 갈아입은 후에야 다시 침대에 뻗을 수 있었다. 어디서 삐끗한 걸까. 최대한 맞춰주려고 노력했고, 연락을 빼먹거나 무시한 적도 없었는데. 하긴 이걸 내가 생각하고 있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어. 아, 짜증나. 잠이라도 잘까. 배도 안 고픈데. 몸에 힘도 없는게 자기 딱 좋은 조건이다. 그래, 끙끙대지 말고 그냥 잠이나 자야겠다. 이불까지 뒤집어 쓴 채로 누워서 슬슬 잠에 들까 싶을 때에 별안간 울리는 알람소리에 흠칫 놀라 눈을 떴다. 살며시 눈을 떠 채팅 내용을 확인한다. 이래놓고 게임 스팸이면 너무 화날 것 같은데. 다행히 게임 메시지는 아니었고, 솜이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그새 프로필 확인하고 놀리려고 보냈겠지. 확실해. 놀리는 투 다분한 메시지를 확인한 뒤에 한껏 숨을 내뱉고 답장을 보낸다. [놀리지 마라. 기분 꿀꿀하니까] 우씨. 꼭 이럴 때 놀리고 싶을까.
  • 그러니까,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이건 단순히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뭐..그런 거 때문이니까. 솜은 밝아진 얼굴로 남은 하드를 입에 꼭꼭 넣어 먹으며 씩 웃었다. 자꾸 히죽 웃음이 나는 게 옆에 아빠라도 있었다면 분명 남자친구라도 생겼냐고 물어 보셨을 것이다. 하지만 틀렸지! 솜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호연의 답장을 얌전히 기다렸다. 분명 그 꿀꿀한 마음에 카톡을 무시하진 못할 게 뻔했으니까. 솜은 무음으로 해두었던 폰의 알림 소리를 다시 켜두고 일부러 휴대폰을 엎어둔 채 예능에 집중해보려 했지만 영 집중이 안되었고, 자꾸 신경은 휴대폰 쪽으로 쏠렸다. 뭐라고 답장이 올까, 아니 사실은 자기가 찬 거 아니야? 아니, 그건 아닌 거 같고. 솜은 그렇게 한창 들떠 헤헤 웃으며 아까 그 우울했던 마음은 어디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나랑 밥먹자니까] 띵, 하는 카톡 소리에 솜은 당장 휴대폰을 손에 쥐고 미리보기로 호연의 답을 보았지만서도, 조금 이따가 답장해야지 라고 마음을 먹었다가. 이내 5초도 안되서 다시 휴대폰을 손에 쥐고 빨간색의 1이 떠있는 호연의 채팅방으로 들어갔다. 꿀꿀하다는 그의 말이 왜그렇게 그녀를 들뜨게 하는지. 솜은 그렇게 답장을 꾹꾹 눌려 보내고 쇼파에 쭉 뻗어 누워 잔뜩 웃고있었다. 설마, 내가 확 차이라고 해서 진짜 차인 건 아니겠지? 아냐 그건 아닌 거 같고. 이번엔 또 무슨 이유람. 누워있던 솜은 다시 몸을 일으켜 찝찝한 얼굴로 호연의 답장이 오길 기다렸다가 결국 못기다리겠는지 결국 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호연의 성격상 안 받을 리는 없었고, 짧은 신호음이 들리고 곧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마자 솜은 말을 내뱉었다. "이호구 또 차였대요-." 내가 이호구라고 안 부르고 싶어도 안 부를 수가 없어. 잔뜩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제일 친하며, 오래 알고 지내던 가 족같은 친구 사이 답게 숨기지 않고 웃었다. 한참을 그렇게 웃는 소리로 전화를 일관하다가, 호연의 반응에 못내 기침을 하며 간신히 감정을 가다듬었다. 후, 심호흡 한번 해주고서, 웃겨서 나온 눈물을 한번 닦아주고서. "이유는?" 차인 이유는 알아? 솜은 그렇게 덧붙여 말하며 다시 쇼파에 푹 누웠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어릴 때 부터 서로 못볼 거 안볼 거 다 봤긴 해도. 호연이 정도면 어디 모난 데 없이 멀쩡한 거 같은데 매번 귀신같이 차여서 돌아오는 게 재밌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건 아마 내가 호연이와 직접 사귀어 보지 않는다면 모를 듯 하지만. 아니 쭉 모르는게 낫겠네. "그래서, 괜찮고?" 무심한 목소리로 걱정하는 듯이 말해보았지만, 사실 솜의 얼굴은 걱정스런 얼굴이라기 보다는 싱글벙글한 쪽에 가까웠지만 전화니까 알 리 없겠지 싶었다. 목소리도 최대한 침착하게, 호연을 잔뜩 걱정해주는 친구처럼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글쎄. 오래 가려나.
  •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겠어? 답장 보낸지 몇 초 지나지도 않았는데 바로 날아온 솜의 메시지에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매번 내가 차일 때마다 얘는 유독 신이 나서 더 괴롭히는 것 같은데. 진짜 악랄하다 악랄해. 뭐가 그렇게 기쁜 건지. 물론 나도 걔한테 장난친 적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연애문제 가지고 뭐라한 적은... 아, 얘 연애를 안 했구나. 메시지를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다가 슬슬 답장을 해야겠다 싶어 손가락을 움직이는 순간 솜에게서 전화가 온다. "...왜." 어두운 목소리로 툭 말을 내뱉자 저쪽에서는 세상 발랄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더니 웃기 시작한다. 아, 스트레스. 걔의 웃음이 끝날 때까지 아무말 안하고 쥐죽은 듯 있다가 웃음 대신 기침소리가 들리자 이쪽은 한숨을 쉬었다. 이유를 물어오는데,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 그쪽에선 그냥 '우린 잘 안맞는 것 같아.'라며 다짜고짜 이별통보를 날렸으니 이유 같은 거 난 모른다. "몰라. 그냥 안 맞는 것 같대. ...퉤." 작게 입으로만 퉤 소리를 내고 몸을 비척거렸다. 내가 걔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을리가 절대 없으니 아마 이유는 영영 모르지 않을까. 어쩌다가 입소문을 통해 듣게 되는 거 아닌 이상은. 이어서 괜찮냐고 물어온다. 웬일로 목소리에 되게 걱정스럽다는 느낌이 묻어있는데, 내가 한두 번 당하냐. 그래도 대답은 해준다. "웬일로 걱정하는 '척'이야. 당연히 괜찮긴 해. ...응 아마." 사실 괜찮지는 않은데. 안 괜찮아서 뭣하려는 생각에 최대한 괜찮은 척 해본다. 그래도 많이 좋아했는데, 이렇게 차이는 건 역시 너무 갑작스럽다. 진짜 열심히 다 챙겨줬는데. 슬슬 억울해지기까지 한다. "아몰라, 우울해." 그렇게 말하고 이불을 다시 뒤집어썼다. 머리도 복잡하고 힘도 없고. 기쁜 날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냥 끝도 없이 우울한 날이 되어버렸다.
  • 호연이 전화를 받자 세상 어두운 목소리에 진짜 심각한가 싶어서 쇼파에 누워있던 솜은 몸을 일으켜 쇼파에 기대 앉아 자세를 고쳤다. 이번엔 상처가 좀 오래가려나? 아니 잘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 호연의 상태는 좋지 않았고, 만약 호연이의 그녀가 돌아오길 바란다면 지금 당장 그 상태 메세지와 이별 노래는 내리는 것이 상책이었지만 솜은 그런 것을 조언해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왜냐하면, 불행해 하는 호연을 보는 것이 즐거우니까?.. 아마 그 이유가 맞을 것이다. "너 이번엔 오래 갈 것 같다고 그랬잖아." 우린 진짜 잘 맞는 거 같다고 그렇게 자랑하던 호연이는 어디가고, 침대에 축 늘어져 있을 듯한 기운 없는 호연이만 남아있다. 물론 지금 솜의 말이 호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질리지도 않는지, 놀리는 게 그저 즐겁고 재밌을 뿐이다. 그래도 놀리는 건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하며 솜은 쇼파에 푹 기대어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호연 거짓말-, 안 괜찮으면서" 이호연은 안봐도 뻔하지. 그래도 아주 예전처럼 울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때가 초등학생 때였나 중학생 때였나. 그때를 생각하면 호연이도 많이 컸다고 생각하며 여전히 솜에게는 금방 들통나는 거짓말을 왜하는지 의문도 조금. 아직까지도 솜은 차여 본 경험이 없어 호연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따위를 자세히 알진 못했지만 위로 하나 못 해줄 눈치 없는 친구까지는 아니었다. "맛있는 거 먹으러 와" 아빠가 김치찌개 해두셨으니까. 덧붙여 말해주다가 근데 밥은 먹었어? 라고 다시 물어보았다. 저녁은 벌써 먹었으려나? 그러니까...전 여자친구랑. 데이트 한다 했으니 밥은 먹고 차였을지 걱정을 하며 우울해 보이는 호연을 달래주려 했다. 이번엔 꽤 오래 갈 것 같은데, 큰일이네. "안 나오면 데리러 간다?"
  • 오늘은 내일을 위해서 여기까지 이만 스르륵.. ㅇ<-< 그나저나 시무룩해 하는 호연이 강아지 같아 귀여워! 우쭈쭈 달래주고 싶당 ^ㅁ^ 새벽까지 늦게 돌리느라 피곤하지 호연주ㅠㅠㅠ 내일은 나 약속 없어서 빨리 올 수 있을 거 같아! 호연이 만나러 빨리오께 ㅠㅁㅠ!!! 아무튼 늦었지만 잘 자고 좋은 꿈 꾸길 바래 호연주 내일봐 :)!!
  • 기절하듯 자버려서 인사도 못했네 8ㅁ8 미안해 나도 오늘은 빨리 올 거 같아. 오늘 하루 잘 보내길 바랄게!
  • "그럴 것 같았는데. 그냥 나 혼자 착각했나봐." 이렇게 대답하고나니 뭔가 서글프다. 혼자 착각해서 지금까지 나혼자만 좋아한다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나보다. 상대방 마음은 이미 식을대로 식었을 텐데. 걔 눈에는 내가 얼마나 우스웠을까. 그리고 헤어지자는 말을 할 때 과연 무슨 심정이었을까. 어찌됐든 결론은 지금 나만 아프다는 거고 나만 슬프다는 거다. 계속해서 새어나오는 한숨을 막을 힘도 없다. 통화 중 흐르는 정적동안 그저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응. 안 괜찮아. 근데 안 괜찮아서 어쩌려고. 괜찮은 척이라도 해야지." 말그대로다. 안 괜찮아서 어쩌려고. 다시 가서 매달려? 창피를 무릅쓰고 전화해서 한 번만 더 만나주면 안되겠냐고 부탁해? 자존심 문제도 있고, 떠난 사람 마음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지금까지의 겅험으로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 애써 괜찮은 척이라도 하고 있는 것이다. 충분히 알고 있는 애가 왜 그렇게 시무룩해하냐고 묻는다면, 글쎄. 이별 경험이 많다고 이별에 무감각해지는 건 아니니까. 오히려 쌓이고 쌓여 더 아팠으면 아팠지, 안 아프게 될 리는 절대 없다. 아프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은 그저 그 많은 이별 속에서 아픔을 티내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됐어... 밥 생각 없어. ...안 먹었어." 기분도 안 좋은데 밥이 넘어갈 리가 없잖아. 울컥하는 마음에 나오려던 말을 삼켰다. 원래였으면 걔랑 같이 먹고 집에 들어왔겠지. 그리고 원래였으면 너가 아닌 걔랑 이렇게 전화를 하고 있었겠지. 그러나 그냥 바로, 뻥 차였기에 점심 이후로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먹은 상태다.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배고픔도 느껴지질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우울한 걸 먹는 거로 해소한다던데. 부럽다. 나도 그런 사람들처럼 차라리 막 먹고나서 조금이라도 후련해지고 싶었다. "...그러든가." 이러면 진짜로 올 애다. 병든 닭마냥 이렇게 쓰러져 있으면 또 엄청 뭐라하겠지. 비척비척 몸을 일으켜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었다.
  • 이번엔 호연이가 진짜로 많이 좋아했었나 보다. 뭐 언제는 덜 좋아한 적이 있던가 싶긴 하지만서도. 전화기 넘어로도 전해져오는 호연의 우울함과 슬픈 목소리에 솜 역시 덩달아 축 쳐지는 기분이었다. 그깟 여자애가 뭐라고, 애를 이렇게까지 못살게 구는지. 하지만 솜은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었고, 공감하기엔 어려웠다. 그래서 그가 이렇게 매번 상처를 받아올때마다 솜은 그저 옆에 있어주고, 얘기를 들어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위로라는 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은근 어렵단말이지. "..야, 지나간 슬픔에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말자." 결국 솜은 전에 호연과 같이 보았던 영화에서 나온 대사를 읊어보았지만 지금의 호연이 그것을 눈치챌 수가 있으려나. 아니, 차라리 확 왕창 울고 훌훌 털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은 어느 쪽이든 호연의 마음을 달래주기엔 어려워보였다. 호연이 한 명 때문에 이렇게 혼자 안절부절 하고 있는 솜을 그의 아버지가 발견 하셨더라면 꽤나 웃으셨을 것이다. 결국 솜은 참을 수 없는 답답함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전화를 스피커 폰으로 책상 위에 올려두고,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었다. "이호연, 자꾸 애 같이 굴래." 솜은 한마디 톡 쏘아붙여 준 후, '끊어.' 라고 퉁명스럽게 덧붙여 말했다. 전여자친구 한명 때문에 밥도 굶고, 그렇게 침대에 누워봤자 안좋은 생각만 자꾸 나서 잠도 못 잘게 뻔한데. 매번 이렇게 주변 사람 걱정만 시키는 그가 미우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까워서 손이 안 갈 수가 없다. 츄리닝 바지에 검은색 후드집업을 걸쳐 입은 솜은 그렇게 호연과의 전화를 끊자마자 집 밖으로 나와 윗윗층에 사는 그의 집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쿵쿵거리며 올라갔다. 금방 도착한 그의 집 문앞에서, 표정관리를 한번 해주고 초인종을 꾸욱 눌렀다. 안에 호연의 부모님이 계시던가? 오늘이 무슨 요일이었지. 가물가물한 기억에 일단은 그저 누군가 문을 열어주길 기다렸다. 마음 같아선 기다리기도 싫고, 집 문을 마구 쾅쾅쾅 두드리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예의에 어긋나니까 참자, 참자. "이호연―."
  • 그러고보니 서로 어디 사는지 안정했네! 큐ㅠㅠㅠ 호연주는 어디 살고 싶어?ㅋㅋㅋㅋ 일단은 윗윗집으로 대충 적긴 했는데 조금 떨어진 아파트라던가 건너편 빌라라던가 바로 옆집이라던가..원하는 곳 있으면 바로 수정할게! 그리고 생각보다 늦게와서 미안해ㅠㅠㅠ늦게 확인해가지고 T0T
  • 나도 옆집 아니면 윗집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괜찮아. 윗윗집으로 하자 :) 그리고 늦게 오는 건 굳이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여유롭게 하면 되니까. 그럼 답레 써올게, 잠시만.
  • "그래서 낭비 안하고 아끼고 있는데." 사실 옛날 같았으면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을 텐데. 확실히 그때보다 지금이 나아지긴 했다. 그만큼 아픈 걸 숨기는 방법을 알아냈다는 뜻이겠지. 그래도 아직까지는 돠게 많이 불안해서, 누가 툭 건들면 터질지도 몰라. 흔들리는 감정선을 겨우 붙잡고 화끈거리는 두 눈덩이를 겨우 가라앉힌다. 정신차려, 호연아. 고등학생이 차였다고 울면 쓰겠니. 자꾸 애 같이 굴 거냐는 솜이의 말도 한 몫해서 아마 눈물은 안 나올 것 같다. "...어어." 뚝. 뭔가 끊으라는 말에 날이 서있었는데. 화난 건 아니겠지. 괜히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끊고서도 한참동안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여유부리고 있을 시간은 없다. 겨우 두 층 밑이 솜의 집이었기 때문에 전화를 끊자마자 출발했다면 벌써 도착했을 쯤일 거다. 아니나 다를까 방에서 나오자 밖에서 쿵쿵거리며 계단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 나 옷 완전 대충 입고 있는데. 급한대로 위에만 후드티로 갈아입고 모자를 뒤집어 썼다. 바지는 그냥 흔한 트레이닝복이니까 괜찮겠지. 초인종이 울리고, 뒤이어 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곧장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안녕." 왠지 모를 어색함과 긴장감이 돌았지만 인사는 해야하니까. 대충 신고 나온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비틀비틀 밖으로 걸어나왔다. 힘은 없는데 문은 또 세게 닫혀서 쿵하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졌다. 덕분에 살짝 놀랐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고 먼저 앞서 계단으로 향했다. 너무 말없이 우울해보이려나. "너 밥 혼자 먹었겠네." 미안. 사과는 차마 입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학교 끝나자마자 내가 선수쳐서 먼저 가라고 했으니 당연히 혼자 집에서 먹었겠지. 혼자 먹는 거 싫었을 텐데. 아마 먹는둥 마는둥 했을 것이다. 점점 나만 호구가 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데이트 때문에 먼저 보낸 거였는데 데이트는 커녕 보기 좋게 차이고 돌아왔으니 솜이 눈에는 내가 어떻게 보일까. 내가 쟤였으면 일단 말이고 뭐고 때리기부터 했을 거다. 그래도 내가 오늘 이렇게 차일 줄은 몰랐지. 속으로 삐죽거리면서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 집 안에서 호연의 작은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리는 그동안 묘하게 긴장되고 초조한 이 기분, 달갑지만은 않다. 사실 울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을 가지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쯤. 현관문이 열리는 익숙한 소리와 함께 익숙한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눌러 쓴 모자 덕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자 솜은 찌푸린 얼굴로 금방 까치발을 들어올려 ―그래도 눈높이를 마주 볼 순 없었다― 꽤나 가까운 거리에서 호연의 얼굴을 살폈다. 다행히 아직까지 운 것 같지는 않은데. 솜은 한숨을 폭 내쉬고서 다시 발을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왠지모르게 수척해진 얼굴이라던가, 기운없는 표정은 마음에 걸렸다. "무슨. 죽을 병 걸...." 그와중에도 인사는 꼭 해주는 그에게 무어라 한마디 하려다 쾅 닫혀버린 현관문 소리에 솜은 소스라치게 놀라 몸을 움츠렸다. 덕분에 하려던 말도 애매하게 끊겨버리고, 결국 입을 꾹 다물었다. 진짜, 그 여자애가 얘 이런 모습을 직접 봐야되는데. 먼저 계단으로 내려가는 그의 등 뒷모습만 빤히 노려보다가 뒤늦게 졸졸 따라갔다. "몰라, 바보 이호연."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 그의 발을 맞춰 무슨 말을 꺼내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의외로 그의 입에서 먼저 말이 나왔다. 밥, 밥 먹긴 먹었지. 조금? 그런데 지금 이렇게 우울한 애한테 혼자 밥 먹게 시키고 싶진 않은데. 게다가 슬퍼 죽으려는 사람한테 억지로 밥을 먹여서 깨작거리는 걸 보는 취미는 없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솜은 두루뭉슬하게 대답해버리고서 튀어나온 입으로 툴툴거렸다. 어느새 2층을 다 내려온 둘은, 이대로 솜의 집까지 가면 솜의 아버지가 해두신 맛있는 김치찌개가 있긴하지만..일단 지금은 아니야. 솜은 갑자기 계단 끝에서 우뚝 서서 잠깐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호연의 손목을 잡고 끌어 그대로 계단을 계속 내려갔다. "바람 쐬러가자." 갑자기 그러고 싶어졌어. 어차피 기운이 남아있지 않은 호연의 몸을 이끌어가기란 쉬웠고, 그대로 솜은 호연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층까지 쭉 내려왔다. 훅 들이치는 바람에 시원한건지 추운건지 분간이 가질 않았지만 아무튼 지금처럼 무거운 분위기에서 단둘이 마주보고 밥을 먹는 것보단 나은 듯 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옆에 있는 호연을 힐긋 바라보니 여전히 축 쳐져있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솜은 결국 호연의 등을 세게는 아니지만 소리가 크게 나게끔 팍, 하고 때리려했다. "기운 좀 차려, 이호"
  • 내려가면서 생각해봤는데, 도저히 지금 상태로는 밥이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았다. 솜이가 만약 밥을 안 먹어서 둘이 같이 먹는 상황이 되더라도 이런 어색한 분위기로 얼굴도 못마주치는 상태에서 밥을 먹으면 체할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밥 먹는 건 역시 무리다. 그러나 다시 돌아갈게라는 말을 여기서 꺼내기란 쉽지가 않다. 두 층 밖에 차이 안난다고 해도 이렇게 집 앞까지 와준 애를 다시 돌려보내기에는 좀.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을 되풀이하고 있을 때 별안간 솜이가 손목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너. 어디가려는..." 바람 쐬러 가자고?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기 때문에 거절하진 않았다. 이대로 솜이의 집에 들어가봤자 되게 불편했을 테니까. 솜이가 불편하단 소리는 아니고. 솜이의 손에 이끌려 1층까지 내려오자 찬바람이 훅하고 들어와 순간 몸을 떨었다. 나 추위 잘 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옷 더 껴입었지. 뭔가 오늘따라 생각 외의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은 건 기분탓인가. 그래도 이렇게 찬바람 쐬니까 정신이 조금 드는 것 같아서 기분은 괜찮았다. "기운 차리고 있는 중이야, 바보야."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찬바람에 폐까지 순간 차가워진 느낌이 든다. 나쁘지만은 않은 느낌. 평소라면 단순히 추워서 당장 집에 들어가고 싶어했겠지만 지금은 뭔가 말그대로 가슴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지금 내쉬는 숨이랑 같이 걔에 대한 것들도 다 날아갔으면 좋겠다. 물론 그걸 날려보내는 일은 내가 해야 할 일이고 난 그런 걸 잘 못하니까 앞으로 며칠은 더 고생해야겠지만.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가만히 앞을 쳐다보고 있다가 뒤늦게 손목에 닿은 솜이의 손길이 인식돼서 손을 뒤로 뺐다. "...고, 고맙다. 덕분에 좀 나아졌어." 아까 못했던 사과까지 포함하는 감사인사야. 조금 낯 뜨겁긴 해도 할 말은 해야될 것 같아서.
  • 무작정 박력있게 호연을 끌고 나오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호연은 후드 밖에 안입고 있었고. 솜은 호연의 차림세를 살피며 조금 고민하다가 후드 집업을 벗는 시늉을 하며 입을래?라고 물어볼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솜은 원래 크게 입는 편이긴 해도, 후드까지 입은 180의 남자애가 입기엔 좀 무리가 있나. 솜은 후드집업을 벗다 말고 측은한 표정으로 호연을 빤히 바라보았다. 추위도 잘 타는 바보가 이러다가 감기 걸리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알겠어, 멍청아" 기운 차리고 있다는 말에 솜은 시큰둥하게 대답하고서 여전히 호연의 손목은 손에 쥔 채 앞으로 쭉쭉 걷고 있었다. 매번 이렇게 호연을 달래주는 것도 이제는 지칠 때가 된 것도 같은데. 아니 그 전에 자꾸 상처 받는 호연이 더 걱정이다. 다음번엔 진짜 좋은 여자애를 만나 오래가면 좋을텐데, 내 생각에 호연이는 정말로 여자 보는 눈이 없는 거 같다. 멍청이. 그렇게 혼자 속으로만 궁시렁대며 산책길 쪽으로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쥐고있던 무언가가 쑥 빠져나가는 느낌에 솜은 조금 놀라 눈을 크게 뜬 채 멈춰서서 호연을 한번 바라보았다가, 비어있는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천천히 상황 파악을 끝낸 솜은, 화악 붉어지는 얼굴을 감추지 못하여 고개를 돌렸다. "야, 우리 사이에 무슨. 지지진짜아.." 솜은 호연의 쪽은 바라보지 못하고 감정을 다스리며 말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말을 더듬었다. 아, 진짜 아까부터 분위기 진짜 이상해! 왜지? 평소랑 다른게 있다면 호연이가 차였다는 사실 뿐인데. 원래라면 이 정도, 어? 손목 좀 잡은 거 가지고 이렇게까지 유난 떨지는 않는데 오늘따라 왜이렇게 자꾸 흘러가는건지. 이상해지는 기분에 솜은 표정을 찡그렸다가 쉼호흡을 한번 한 후, 고개를 반짝 들었을 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아담한 놀이터였다. "헉 저기, 놀이터!" 호연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일단 이 자리를 피하기 위해 솜은 멋대로 놀이터까지 도도도 달려가서 바로 그네에 앉아 발을 굴렀다. 좀 춥긴 했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나쁘진 않아 금방 웃어버렸다. 그리고서 아무렇지 않게 호연에게 얼른 오라는 듯 손짓까지.
  • 솜이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 XD (붕방) 호연이 달래주는 저 모습... (눈부심) 근데 지금 정신이 조금 몽롱해서 글이 잘 안써질 것 같아. 이따 오후에 이어놓아도 될까. 8ㅁ8
  • 호연이 보듬보듬 그래쪄ㅜㅜ 하고 달래주고 싶은데 막 그러기엔 둘의 사이가... 야 뭐 그런걸로 그러냐 팡팡!! 해도 괜찮을 사이라서..끆8ㅅ8ㅋㅋㅋㅋㅋㅋㅋㅋ 응응 벌써 세시가 다되가네 나도 슬슬 졸려서! 내일 천천히 이어줘! 쪼끔씩만 이어가도 왜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겠다 X3 좋은 꿈 꾸고 푹 자 호연주! 내일봐! 쫀꿈!! 오늘도 수고했어~
  • 그러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팡팡! 하면 끝나버려... ;-; 솜주도 좋은 꿈 꾸고 푹 자기를! 그리고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 :) 내일 보자. 잘 자
  • 솜이가 당황해하는 모습에 나까지 기분이 이상해져 시선을 내리고 손만 바라보았다. 너무 확 뺀 탓일까. 평소라면 이런 거에 낯 뜨겁다거나 뭐 그런 기분이 들지는 않을 텐데. 이건 아직 내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서야. 그렇게 합리화를 시키면서 손을 꼼지락거렸다. 잠깐 동안의 어색한 정적. 그걸 깬 건 솜이였다. 갑자기 놀이터를 외치면서 그네로 달려가다니. 쟤도 참 못말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달려가는 뒷모습을 향해 피식 웃었다. "같이 좀 가자." 뒤늦게 그녀의 뒤를 따라 천천히 놀이터로 걸어갔다. 어느새 그네에 앉아 손짓까지 하는 솜이에게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걸음에 힘을 주어도 슬리퍼가 바닥에 끌리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스르륵도 아니고 치익 소리를 내는 슬리퍼가 괜히 거슬려서 천천히 걸어가던 걸 도중부턴 뛰어갔다. 솜이가 타고 있는 그네 옆에 앉아 살살 발을 굴러봤지만 앞으로 올라갈 때마다 얼굴을 향해 찬바람이 불어 결국 타는 건 포기하고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얘는 안 추운 건가 아니면 내가 추위를 너무 잘 타는 건가. 웃으면서 그네를 타는 솜이를 다소 신기하단 눈빛으로 올려다봤다. "내가 너무 극성인 걸까." 툭. 발끝에 닿아 있는 작은 돌맹이 하나를 괜히 차보내고 말을 꺼냈다. 말 없이 가만히 있는 것도 좀 그래서 아무말이나 꺼내본다고 꺼낸 건데 저런 말이 나가버려서 나도 조금 놀랐다. 그래도 궁금한 건 사실이었다. 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데, 이렇게 헤어져버리는 것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너무 상대를 귀찮게 하나? 아니면 나도 모르게 상대가 부담을 갖게 만드나? 내 딴에는 난 너를 이만큼이나 좋아하고 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 어쩌면 너무 과했을 수도 있다. 만약 진짜 그래서 상대가 질린 거라면 난 앞으로 어떻게 상대방을 대해야 하는 걸까. 답을 알아도 결국 방황해버린다. "... 미안, 쓸데없는 소리." 근데 이걸 얘한테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야. 물론 얘도 여자니까 여자의 입장에서는 어떠한지 나에게 말해줄 수는 있을 거다. 그렇지만 일단 얘는 경험이 없잖아. 얘가 누굴 만나봤어야지. 하긴, 그랬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다 다르니까 명확하게 말을 못할 수도 있겠다. 작게 혀를 차고 슬리퍼 끝을 땅에 비볐다. 결국 이번 이별로 아픈 것도 시간이 지나 자연스레 아물고, 나는 누구한테 이렇다 할 해결책을 듣기 전까지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겠지. 과연 해결책이 있을진 미지수지만. "배고파졌어. 들어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심호흡하고 이번엔 내가 솜의 말을 듣지도 않고 놀이터에서 터벅터벅 빠져나온다. 왔던 길을 거슬러 다시 집으로. 이따금 머리가 지끈거려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바람은 바람대로 차가워서 몸에 한기가 돈다. 다른 건 됐으니까 감기라도 안 걸렸으면 좋겠다. 이 상태로 감기까지 걸리면 정말 우울할 것 같아. 손은 주머니에 찔러넣고 슬리퍼는 질질 끌면서 걸어간다.
  • 갱신할게 :)
  • 방금 집에 도착했어! 😭 씻고 컴퓨터 키고 이어올게! 그나저나 어른스러운 호연이 보듬보듬 해주고싶다 ._.) 호연아 네 탓이 아니야!!!
  • 헉, 방금 집에 도착한 거라면 피곤하지 않으려나? 무리하지 않아도 돼...! 우리 호연이... 888 보듬보듬..
  • 그네, 옛날에는 호연이랑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면서 자주 탔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몸이 훌쩍 커버려서 그네 조차 딱 맞아버린건지. 옛날이 좋았었는데, 재미있었고. 호연이도 이렇게 상처 받을 일 없었고. 그건 너무 옛날 얘긴가. 솜은 추억을 회상하며 멍하니 그네의 발을 굴리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호연이 옆 그네에 앉아있었다. 신나게 앞뒤로 왔다갔다, 그네를 즐겁게 타고있는 솜과는 다르게 호연은 꽤 우울해보였다. 게다가 키라던가 하는 것이 작은 솜과는 다르게 호연은 꽤나 그네가 비좁아 보여서 신기하기도 했고. 솜은 말 없이 호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솜을 꽤나 당황시켰다. 네가 극성이냐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솜은 당장 그렇게 내뱉고 싶었지만 호연의 자존감이 이렇게까지 낮아졌을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어서, 그 충격에 눈만 크게 멀뚱히 뜬 채 그네를 멈추고 호연을 빤히 바라보았다. 자신이 알고 있었던, 밝고 기운 찬 그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서. 그 여자애가 대체 뭐라고. 솜은 알 수 없이 뒤죽박죽 섞여가는 기분에 벙찐 얼굴로 입을 오물거렸다. "...호연아?" 결국 솜은 뜸들이다 이건 아닌거 같아서, 호연을 조그만 목소리로 불렀지만 대뜸 일어나 배고프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당황한 얼굴로 솜은 다급하게 다시 호연을 불러보았지만, 그는 이미 저벅저벅 걸어 저만치 가버렸고 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건지 무시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멀어지는 호연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솜과 호연의 사이도 저만치 멀어지는 거 같아, 솜은 여전히 뒤죽박죽한 기분으로 결국 잔뜩 울상이 되어서 그네를 박차고 그의 뒤를 따라갔다. 내가 괜히 어린 애처럼 괜히 놀이터에 오자고 했나? 우울한 호연이를 달래주고 싶었는데 기분 전환은 커녕 심기만 건드린걸까. 평소와 다르게, 솜을 기다려주지 않고 가버리는 그의 쓸쓸한 뒷모습이 너무 외롭게 느껴졌고, 그것이 왠지 모르게 솜의 마음을 찔러왔다. 오늘은 정말 이상하다. 호연이도, 나도, 우리들의 감정도. "이호연!" 결국 간신히 따라잡은 솜은, 호연의 손목을 붙잡고 숨을 몰아쉬었다. 한참을 숨을 고르다, 그의 시선이 느껴져 솜은 슬며시 시선을 다른 곳으로 피하며 우물쭈물 거렸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 타이밍에 무슨 말을 해야하는거야? 나는 정말 잘 모르겠어. 나는 너의 친구지만, 네 마음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고 사실 나는 나도 잘 모르는데. 지금 이 상황은 나에게 너무 어려워. 그러니까 멋대로 해버리자. 그러니까, 질러버리자. 자, 괜찮지? "나, 나는 너 좋아해." 결국 솜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조그만 목소리로 더듬으며 그렇게 내뱉어버렸다. 숙인 고개 때문에, 그녀의 표정이 어떤지 알 수는 없었지만 새빨개진 귀가 힌트를 주었고, 잠시 흐르는 정적에 솜은 안절부절 못하다 뒤늦게 고개를 조금 들고서 '물론 친구로써! 그, 그러니까...' 라고 크게 소리치다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끝을 맺었다. 그러니까, 오해하지 말라던가. 그렇게 우울해 하지말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러나 솜은 잔뜩 붉어진 채 금방이라도 울 듯이 울상 짓는 얼굴로 말을 미처 다 끝내지 못하고 아, 사실 안 괜찮은 거 같아, 라고 속으로 수 없이 되뇌었다.
  • 내 발걸음 뒤로 솜의 발소리는 한동안 들리지 않았다. 내가 너무 무작정 혼자서 걸어온 걸까. 그냥 솜이가 그네에서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같이 걸어올 걸 그랬나보다. 괜한 자존심 때문에 고개를 뒤로 돌릴 수도 없었다. 궁금한 마음에 속으로는 몇 벚이고 뒤를 돌아 너를 확인하고 얼른 오라고 소리까지 쳤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다. 이건 그냥 내가 우울한 탓이겠지? 평소랑 너무 다른 내 모습에 솜이도 적잖이 당황했을 거야. 아니, 굉장히 놀랐을 거야. 그 여자애 한 명이 뭐라고, 어쩌면 갑작스런 이별이 당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고등학교 연애가 대체 뭐라고 상황을 이렇게까지 꼬아버리는 걸까. 괜한 자존심은 접어두도록 하자. 이렇게 계속 걸어가기만 하면 어쩐지 너랑도 어색한 분위기를 넘어 멀어질 것만 같으니까. 그렇게 천천히 걸음을 멈춰 몸을 돌리려 했는데, 손목이 먼저 너에게 붙잡혀버린다. 살짝 몸이 움찔했지만 넌 눈치채지 못했을 지도 몰라. 최대한 자연스럽게 뒤로 돌아서 숨을 고르고 있는 솜이를 바라보았다. 시선을 피하는 너의 모습이 화가 나서 그런 건가 싶은 마음에 미안함이 뒤늦게 파도처럼 밀려와서 결국 입을 열었다. "미...안. 나 오늘 좀 많이 이상하..." 간신히 말을 내뱉은 나는 말을 채 끝맺지도 못한 채 얼어붙고 말았다.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내가 혹시 잘못 들은 거야? 아마 내 표정이 그녀에게 이렇게 묻고 있지 않을까. 너와 나의 사이를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너가 날 위로해주기 위해서, 지금 이 불편한 공기를 환기시키기 위해서 한 번 꺼내본 말일 거라고 속으로 멋대로 단정지었다. 하지만 네가 고개를 숙이고 그렇게 귀까지 빨개져 있으면 그렇게 생각한 걸 취소해야하잖아. 거기다 솜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하여서 뭐에 맞기라도 한 듯 둔탁한 충격이 심장께에서 느껴졌다가 곧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잠시 흐른 정적 뒤에 네가 무어라 말하는 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지금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너의 말도, 이따금 들려오는 주변 소음도 굉장히 희미하게만 들려왔다. 멍하니 입을 벌리고 멍청한 표정으로 너를 내려다본다. 내가 끝까지 아무말도 안 하면 네 고백도, 지금 네 울상인 표정도 어느 하나도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한 채 상황이 흐지부지 되겠지. 그럼 너랑 나랑은 어떻게 될까. 이대로 서로 눈치만 보다가 결국 말도 함부로 못섞는 사이가 되어버리면 어떡해? 그건 싫어. 다른 여자애였으면 몰라도 너랑 그렇게 멀어지는 건 절대 싫어. "나도. ...나도 너 좋아하는데." 아마 지금 내 얼굴도 너처럼 붉어져 있을 거야. 그러니까 창피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분명 말은 잘 끝마쳤는데 코끝이 찡하고 눈가가 화끈거려서 살짝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너에게 미안한 감정 때문인지, 이별로 슬픈 감정 때문인지, 네 고백에 기쁜 감정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몸에 긴장을 놔버리면 당장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너에게 손을 뻗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답답해. 너에게 잡힌 손목이 떨리는 이유는 추워서일까 아니면 움직이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 괜히 내가 만든 무거운 분위기에 네가 이렇게까지 동요해서 하기 어려웠을 말까지 내뱉었다. 그런데도 내쪽에서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후회하는 건 네쪽일 거란 생각이 들어서 결국 나머지는 밀려오는 충동에 맡기기로 했다. 떨리던 손목이 휙하고 올라가 너의 손에서 벗어났다. 나는 그렇게 너를, 네 작은 체구를 껴안아버렸다. "좋아해." 쌓여있던 게 터져나가는 기분이었다. 결국 눈물이 나와서 그대로 울어버렸지만, 그래서 제대로 말을 끝맺지도 못했지만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전한 것 같다. 너도 나도 지금 이 마음이 대체 뭔지 알 지 못하는 상태지만, 언젠가 난 이 말을 너에게 하려고 했을 거야. 다른 애들에게 고백했던 건 다 이때를 위한 연습이었고, 다른 애들에게 차였던 건 결국 내가 돌아갈 곳은 너밖에 없단 사실을 깨닫기 하기 위한 누군가의 노력이었을지도 몰라. 나 때문에 무작정 내 품으로 들어와버린 넌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니.
  • //헐 기다리려고 이어폰까지 낀 채 유x브 보고 있었는데 그 상태로 기절해버릴 줄은.... 미안해 너무 늦어버렸어. 지금 시간이라면 솜주도 자러갔겠지? 늦게 집에 와서 많이 피곤했을 텐데 답레 이어줘서 고마워. 만약 자고 있다면 좋은 꿈꾸고 내일 다시 만나자. 늦어서 정말 미안...! 8ㅁ8.....
  • 오늘 약속이 있어서 좀 늦을 거 같아!!!ㅠㅠㅠㅠ큐ㅠㅠㅠ 늦어도 괜찮아! 우린 천천히 돌리는거니까 :3!! 그나저나 호연이ㅠㅠㅠ(울컥
  • 앗 응응 약속 잘 다녀와! 솜주 말대로 우린 천천히 돌리는 거니까 XD 호연이....88 내가 아껴줄게 호연아...(?)
  • 솜은 맥박이 빠르게 마구 뛰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지금 내 모습은 너무 어린애 같고, 너무 충동적이라는 것을 깨달아 진정하기 위해 천천히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랬는데. 뭐라고? 호연의 입에서 나온 말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아니 사실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솜이 예상한 말은 그래그래 나도 너 좋아해 임마, 들어가자. 그런 정도의 수준이었으니까. 솜은 자신의 한마디가 지금 혼란스러운 호연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지 못하고 결국 일을 이렇게 저질러버렸다. 잔뜩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솜은 고개를 번쩍 들어 그의 얼굴을 살피고 싶었지만 그의 고개는 이미 떨궈져 잘 보이지 않았다. 솜은 허리와 고개를 숙여 어떻게든 호연의 얼굴을 확인하려는 차에, 잡고있던 그의 손이 사라지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솜은 어느새 넓고 포근한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솜은 순식간에 일어난 지금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 벙찐 얼굴로 굳어있었다. 그러니까, 네가 날 좋아한다고? 호연이 네가? 친구로써가 아니라? 자신이 친구로써 좋아한다고 했던 그 뒷말은 듣지 못한걸까 무시해버린걸까. 솜이 봐왔던 이때까지의 호연은 자신을 여자로 보지않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솜이 혼자 호연의 작은 배려나 호의에 혼자만 설레여하고 착각하고 바보같이 군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솜은 그렇게 혼자 착각하고 떨려서 그의 눈을 마주치고 있지 못할 때, 그는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들어왔으니까. 하지만 이미 솜이 엎질러버린 물컵은, 되담을 수 없어서. 솜은 우는건지 찡그리는건지 모를 얼굴로 우선 그의 등을 손으로 조금씩 토닥였다. 그가 우는 것도 같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눈감아 주기로 했다.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그의 말이 솜을 아프게 찔러왔다. 울 것 같았다. 우리의 우정은 여기서 이렇게 끝나는게 맞는건가? 우리가 이때까지 서로 말하지 않았지만 조심스러웠던 그 감정들이 지금 이렇게 터져도 되는걸까? 호연이가 조금 전 차이고 돌아온 지금이. 전여자친구 때문에 잔뜩 혼란스러운 호연이에게 내가 지금 이런 짓을 해도 되나? 애초에 지금 호연이의 마음은 진심일까. "...호연아," 솜은 끝없이 생겨나는 물음을 끝내기 위해 뒤늦게 입을 열었다. 그의 넓은 품에 안겨있는 것은 정말로 따뜻했고, 좋은 냄새가 나는 듯 했다. 예전부터 혼자 조금씩 꿈꿔왔던 너의 품 속이었지만 지금은 아닌 거 같아. 본인이 저질러 놓고 아니라니, 꽤 모순적인 상황이다. 나의 충동이고 실수였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그렇게 아껴온 것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나도 너도 혼란스럽고, 충동적이라 제대로 된 판단이 안되는 거 같다고. 우린 이러면 안된다고. 없었던 일로 하는게 차라리 좋을 것 같다고 말하고 싶었다, 싶었는데. 그 뒤의 상황이 솜을 울렸다. 지금 이대로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해서, 각자 집에 들어가고. 호연이는 밥을 챙겨먹고, 나는 휴대폰을 만지작 거릴 것이다. 괜히 어색한 마음에 둘다 연락을 주저하다가, 누구 하나가 먼저 어색함을 깨고 연락을 하면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와 이상한 기류에 연락은 뜸하게 이어지고 흐지부지하게 끝날 것이다. 그렇게 다음 날 늘 같이했던 등교는 이상하게 한명이 먼저 일찍 가버리고. 학교에서 마주쳤을 때 서로 잔뜩 눈을 피해버리고. 인사도 어색하게, 대화도 삐걱대며. 우리는 그렇게 서서히, 영영 멀어 질 것만 같았다. 항상 둘이 함께 했던 것들을 혼자 하고, 그것에 익숙해지는. 그런 상황이. 그런 상황이 솜은 미치도록 싫었다. 그리고 그것은 호연 또한 마찬가지겠지. 그래서 호연은 나를 안아버린 걸지도 모른다. 어느새 솜은 자신도 모르게 호연의 품 안에서 울고있었지만, 솜은 선택 해야했다. 그 상황을 무릅쓰고 이겨내어 마지막까지 우정을 굳건히 지켜나갈지. 엇갈리고 잘 못된 출발선이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처음부터 쌓아나갈지. "바보 이호연-, 늦었어." 결국 나는, 나약한 나는 그걸 이겨낼 자신이 없어서. 엎질러 버린 물을 담지 않고, 그대로 호수를 만들어 버렸다. 솜은, 그의 품에 기댄 채 얼굴을 위로 들어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눈웃음으로 호연을 빤히 쳐다보며 웃어버렸다. 나쁜아이가 된 것 같았다. 호연이를 이용해버린 것 같았다. 나의 마음을 강요해버린 것 같았고 누군가 잘못 됐다고 말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쩌겠어. 이미 물은 쏟아졌고, 솜은 지금 이 결정에 대해 후회할 것 같진 않았다. 그러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진짜, 믿어도 돼?" 솜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호연을 손으로 조금 끌어안아보며 그의 품에서 꼼지락거렸다. 그의 빠른 템포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듯 했고, 그건 나도 역시. 그러니까 오늘은 그냥 나쁜 아이가 돼버리자. 마음대로 해버리자. 지금 호연의 마음이 진심이 아니더라도, 차인 충격이나 슬픔, 외로움 때문에 충동적으로 한 말이라고 해도. 그냥 믿어버리자. 비참하지 않게. 이때까지 가장 안쪽에 꽁꽁 숨겨왔었던 내가 비참해지지 않게.
  • 많이 늦어버렸당 ;-;흑흑 솜주가 저질러버려서 일이 급전개로 된 거 같아 ㄱ쁘기도하고 슬프기도 하고 큐ㅠㅠㅠ 호연아 미안해!!!
  • 그런 감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나도 호연이가 너무 진심으로 다가가는 식으로 썼으니 솜주만의 탓은 아니야 :) 지금보다 더 과거의 시점에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해도 되니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지금 당장 답레를 이어오고 싶은데 바깥이라 조금 무리일 것 같아. 이따가 집에 들어가면 이어오도록 할게!
  • 응응 호연주도 맨날 기다려줬으니까 나도 천천히 기다릴게! 사실 나도 외출 중이라 괜찮아 :)!!!
  • 눈물이 점점 멈추고, 호흡도 진정되어갈 때즘 머리도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지금까지 무슨 상황이었는지 하나하나 제대로 깨닫기 시작했다. 이제와서 뒤늦게 드는 생각은, 이런 상황에 내 마음을 너에게 전한 게 과연 잘한 짓이었는지였다. 네가 뱉은 말 뒤에 무슨 말이 이어졌는지는 확인하지도 않고, 앞말만 들은 채로 감정에 휩싸여 어쩌면 경솔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그런 말을 꺼낸 게 정말 잘한 짓이었을까. 넌 정말로 그저 날 위로해주기 위해서 했던 말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덜컥 겁이 났다. 내 마음이 진심이 아니면 어떡하지. 당장의 실연의 아픔을 덮어버리기 위해 널 이용하는 거라면? 연애를 해본 적 없는 너의 첫 사람이 되었는데, 불분명한 마음 때문에 결국 너에게 큰 상처를 주고 멀어져버리면 어떻게 해야할까. 감정적인 내가 너의 위로 한 마디에 매달려서 상황을 크게 만들어버린 것 같아. 머리가 도로 멍해진다. 어째서 지금까지 아껴오던 감정을 이렇게 한순간에 너에게 말해버렸을까. 너와 내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었다. 종종 너를 향한 내 마음을 내비치다가도 우정을 넘어간 우리의 관계가 끝나버릴까봐 이러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었다. 그때만큼은 우정에 금이 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으니까. 그래서 일부러 너에게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랑하며 이것저것 얘기하고 다녔던 것이었는데. 지금의 감정이 앞선 실수 때문에 모든 게 쏟아져 내렸다. "..." 너의 목소리를 듣고 표정이 일그러진다. 지금 내 표정을 네가 보지 못해서 다행이야.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이렇게 내 품에 안겨있는 것도 어쩌면 네가 원하지 않은 상황일지도 몰라. 하지만 이대로 널 떼어내서 얼굴을 마주보고, 둘 중 한 명이 이건 아닌 것 같다라는 말을 꺼내버리면 그때부턴 정말 걷잡을 수 없게 될 것 같아서 계속 안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품에서 울고 있는 너의 모습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미안함이 커져간다. 내가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네가 힘들어 하는구나. 심장이 나에게 들릴 정도로 쿵쿵거리며 뛴다. 이대로 너의 얼굴을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아서 가만히 서있었는데, 네쪽에서 먼저 고개를 들었다. 어중간한 너의 미소를 보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여서 너를 따라 웃어버렸다. 그 순간 확신했다. 아무래도 내 마음이 거짓은 아닌 것 같다고. "미안해." 늦어서, 아니 어쩌면 너무 일러서 미안해. 바보 같은 나라서 미안해. 이별 때문에 쉽게 감정에 휩싸여서, 괜한 자존심에 너를 두고 혼자서 걸어가서 미안해. 하지만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은 확실히 지도록 할게. 이미 물은 쏟아져버려서 주워담을 수는 없지만, 물을 쏟아버린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게. "응, 믿어도 돼. 진심이야." 꼼지락거리는 너를 안심시키기 위해 나지막하게 말했다. 너와 나의 우정이 오늘부로 중단되고, 앞으로는 갑작스럽게 시작된 새로운 나날들이 펼쳐지겠지. 그러나 그 날들을 보내면서 네가 상처받지 않게 할게. 네가 비참해지지 않게 할게.
  • //쓰다가 마지막에 잘못눌러서 몽땅 날려버렸어... ;-;... 그래서 멘탈도 나가구... 다시 쓰느라 시간이 엄청 걸렸네.. 근데 다시 쓰려니 좀처럼 집중이 안돼서 엄청 이상하게 써버렸고.... 흐앙..
  • 자기전에 답레 달아놓구 잘게!! 늦을 거 같아서 미리 T0T!!!! 이번주 주말은 유독 바빴네. 호연주는 잘 보냈을지 궁금하다! 참 다시 쓰느라 고생했어ㅠㅠㅠㅠ그럴 때 진짜 멘탈 와장창 나가는데..(쓰담쓰담) 그래도 난 엄청 마음에 들어 ^-^!!! 호여니 채고 (붕붕붕
  • 응응! 그럼 내일 확인해서 나도 답레 남겨놓을테니 걱정하지마 :)!! 바쁜 주말 보냈구나. 잠은 제대로 푹 자고 몸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 나는 이번주 주말 잘 보냈어. 고마워 XD 마음에 들어해줘서 조금 마음이 놓이네. 원래 썼던 내용이 도저히 기억 안나서 죄다 갈아엎는 바람에 이상하게 쓴 것 같았는데.... 진짜 다행이다. 솜주 레스도 항상 좋아! (붕방) 그리고 솜이도 채고야! (야광봉 댄스)
  •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솜은 사실 마음 한켠의 불안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일이 되어서 사실 호연이가 그건 사실 순간의 감정이었다고, 실수한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하면 어떡하지? 와 같은 괜한 걱정들을. 이렇게 따뜻한 호연의 품에 안겨있음에도 믿지 못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만 솜의 불안들은 솜을 따라 웃어주는 호연의 웃음에 모두 녹아드는 듯했고, 솜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사실 앞선 나의 모든 행동들은 이 미소를 보기 위해서였기에. 밝은 호연이가, 늘 그랬듯이- 햇살처럼 밝게 웃어주는 것. 나를 따뜻하게 내리쬐어주는 것. 그게 나의 자그마한 행복이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그가 내 주변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밀려오는 불안감에 이때까지 그에게 직접 다가가지 않고 맴돌기만 하던 게 벌써 몇 년이나 넘었는지. 이제 그런 것들은 전부-. "-미안해." 그의 입에서 미안해 라는 말이 나올 줄은 몰랐어서, 솜은 조금 놀란 얼굴로 그를 응시했다가 이내 솜 역시 호연의 말을 따라 내뱉었다. 착한 아이가 아니라서, 혼란스러운 너에게 이런 짓을 저질러서, 나의 강요와 고집 때문에 네가 이런 상황을 겪게 해서. 이기적이고, 비겁하지만, 나는 네가 옆에 있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거 같아. 이렇게 너한테 의지만하는 나쁜 아이지만 그럼에도 좋아한다고 해준 너에게 나는 도망 칠 수 없을 거 같아. 좋아한다고 했다가, 미안하다고 했다가. 제멋대로네- 우리는. "약속이야." 솜은 훌쩍거리며 여전히 호연의 품에서 벗어나지 않고 새끼손가락을 들어 올려보이며 작게 웃었다. 어릴 때 자주 하던 거. 유치원 때는 서로 이런저런 약속들도 많이 했었는데, 기억나려나. 생각해보면 솜의 추억들 속에는 항상 호연이 빠지지 않고 있었고, 그리고 앞으로도. "안 추워? 감기 걸리겠다." 들어가야지, 응? 호연이의 나긋한 목소리에 진정이라도 된 건지, 솜은 메마른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얼굴로 빙긋 웃으며 호연의 얼굴에 손을 뻗어 그의 차가워진 얼굴을 만져보았다. 안 그래도 자신보다 추위도 잘 타면서 이렇게 춥게 입고 너무 오래 밖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 솜은 자신의 손을 입김으로 호 불고서 차갑고 부드러운 그의 볼을 매만졌다.
  • 네가 뭐가 미안해. 호연의 말은 입안에서 맴돌다가 흩어졌다. 자신도 그녀도 이 상황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비슷하게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테니 그냥 웃는 얼굴로 그녀를 마주보기로 했다. 호연은 앞으로 이렇게 서로 미안해 할 일을 만들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특히나, 불확실한 마음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눈치봐야 하는 일 따위는 더더욱 없을 거라고. 그러니까 호연은 오히려 그녀에게 감사했다. 돌고 돌아도 어차피 자신이 가야할 곳은 그녀의 곁이라는 걸 이제라도 깨닫게 해줘서 고마웠다.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그저 기억의 단편이 되어 혼자서 꺼내보게 될까봐 함부로 내뱉지도 못하던 말을 비로소 이 자리에서 해준 그녀가 고마웠다. 나는 이런 순간까지도, 네가 이끌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였다. "응, 약속. 손가락 걸고 약속할게." 호연은 그녀가 들어 올린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유치한 것부터 시작해서 나름 진중했던 것들까지 일일이 그녀와 약속했던 게 기억난다. 아주 어렸을 때, 내 실수로 아끼던 옷이 더러워진 걸 보자 울어버린 너에게 앞으론 조심하겠다고 약속했던 것부터 커서 담배에는 손도 안 대겠다고 약속했던 것 등등. 생각해보면 너에게 내색을 안 했을 뿐이지 약속 지키려고 혼자 노력 많이 했던 것 같아. 그리고 의외로 대부분 착실하게 잘 지켜왔어. 그러니까 지금 너와 한 약속도 반드시 지킬게. "응. 들어가자." 입김으로 데워진 그녀의 손이 따듯해서 호연은 눈가에 남아있던 눈물 한 방울을 또르르 흘려버리곤 웃었다. 자신이 추울까봐 걱정하는 그녀의 작은 호의가 호연의 몸, 마음까지 따듯하게 덮어주었다. 호연은 손을 들어 자신의 볼을 매만지는 그녀의 손 위에 포개었다. 호연의 손은 그녀의 손등에 미약하게 맴도는 온기마저 느껴질만큼 차가웠다. 그래서 그녀의 손까지 차갑게 만들어 버릴까봐 뒤늦게 걱정했지만 둘의 손은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함께 따듯해졌다. 호연은 그녀의 손을 깍지를 끼고 잡으면서 얼굴에서 떼어내 밑으로 내렸다. 같이 들어가자. 여기까진 괜한 자존심에 혼자서 걸어왔지만, 이제 네 손도 놓기 싫고 널 뒤에 혼자 남기기 싫어. "... 밥이라도 차려 줄래?" 남은 길을 가만히 걸어가면서 물었다. 아직까지 묘하기 어색한 기운이 남아 흘러서 최대한 너와 같이 붙어 있을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았다. 꼭 이럴 때마다 사고가 더뎌져서 생각해낸 게 겨우 이 정도였지만. 사실 배고픈 느낌은 별로 없었으나 밥이라도 먹으면 추운 바람에 얼어붙은 몸-마음이 녹을 것 같았다.
  • 혹여나 원치 않았을 때 들키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예전엔 참 자주 했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네. 긴가민가했었던 호연의 마음을 지금에서야라도 알게 되어 좋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호연의 품에 안겨 빠른 템포로 뛰는 그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기뻤다. 그래서, 자꾸만 조금씩 삐져나오는 웃음에 입꼬리를 조금 올려보았다. 아마 그 여자아이에겐 정말 감사해야겠지. 호연이를 놓아주어서 고맙다고. 하지만 호연이가 겪었던 이별은 이게 처음이 아니었는데 오늘은 어째서였을까, 호연이의 말에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다가가서?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장난치며 호연이의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평소처럼 옆에만 있어 주었어도 됐었을 거다. 하지만 오늘은 어째서. 참아왔던 마음이 터져버려서? 더 이상 상처받는 호연이를 보고싶지 않아서? 아니면, 아니면. 사실 정말 중요한 건, 뭐가 됐건 이제 중요하지 않아졌다는 거지. "호연이는 믿을 수 있어." 가족을 제외한 누구의 말도 귀담아듣지 않고, 신뢰하지 않던 솜이었지만 호연의 말이라면 의심 없이 곧잘 믿어버리곤 했던 솜이었다. 그 덕에 가끔은 호연의 장난에 넘어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솜은 호연의 말을 한결같이 신뢰했다. 그는 솜에게 있어서 믿음직했고, 책임감 있었으며 같이 한 약속은 잊지 않고 곧잘 실천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착실한 그와는 다르게 그녀는 항상 노력하던 대로 잘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었지만. 호연이에게 고맙다고 하기, 진심을 다해 때리지 않기, 호연이의 연애를 방해하지 않기, 늦은 시간까지 걱정하게 만들지 말기 등.. 너무 많았지. 어쩌면 나의 부족한 부분을 호연이가 대신 채워주고 있어서 나는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가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이미 호연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커져버려서, 걷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호연이, 울어?" 응? 울어? 울지 마. 자신이 울었던 것은 생각하지 않는 건지, 아니면 이 상황을 부드럽게 풀고 싶었던 건지. 솜은 손으로 호연의 눈물을 꾹꾹 닦아주며 푸스스 웃었다. 우리의 관계가 조금 달라졌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그대로니까. 늘 그랬던 것처럼. 그러니까 나는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겠지. 손등 위로 포개어져 오는 그의 손은 꽤 차가워서, 늘 그랬듯이 얼른 손을 잡아채어 함께 주머니 속에 넣어주고 싶었다. 호연이는 항상 손이 금방 차가워져서, 자주 체크해줘야 하는데. 솜은 또 잊어먹고 있었다는 생각에 약간 시무룩해진 얼굴로 손을 꼼지락거리고 있으니 어느새 서로의 온도는 미지근해져 있었고, 그 다음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세 따뜻해져 버렸다. 그러자 손가락 사이사이로 매끄럽게 들어오는 호연의 가는 손가락이 부드러웠고, 간지러워서 살짝 웃었다. 이렇게 맞잡은 두 손을 영영 놓지 않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 "아니, 그냥 너랑 같이 있을래." 아빠가 오시기 전까지, 그냥 너랑 둘이서 따뜻한 집, 쇼파에 앉아 어제 사다 주신 귤이나 까먹으면서 예능을 본다던가 하는 그런 거.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이었지만, 그래서 더 좋아해.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익숙한 듯이 너와 일상을 나누는 것. 솜은 잡고 있는 손에 조금 힘을 주어 보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배시시 웃으며 맞잡고 있는 손과 호연의 얼굴을 번갈아 보길 여러 번. 솜은 호연이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다고 한 것이 금방 떠올랐고 그 말은 곧, 그가 잘하는 돌려 말하기 라는 것을 깨닫는 데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상하게 이런 쪽으로는 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서.
  • 호연주 글 읽는 데 나까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라 너무너무 좋았어 8ㅁ8!! (펑펑 벌써부터 이렇게 달짝지근해도 되나 싶고...호연이 너무 좋아...벌써 팬클럽까지 가입 해버릴거 같아..(털썩) ^♡^ 내가 많이 좋아한다아!!
  • 핫...! 일어났는데 답레 올라와 있어서 엄청 기뻤다...! (주책) 솜주도 필력 장난 아니라서 읽을 때마다 되게 좋고 그래서 나도 더 열심히 쓰게 돼! XD 난 이미 솜이 팬클럽에 가입해버렸어....(?) 답레는 이따 오후쯤에 남겨놓을게! @~@
  • 핫 ㅋㅋㅋㅋ어제 레스쓰고 잠들길 잘했다! 호연주가 기뻤다니 나도 넘나 기뿌고 8ㅁ888 앞으론 자주 챙겨써야지! (오늘에..할..일.... ㅋㅋㅋㅋ나는 그냥 주저리주저리 쓰는 건데 호연주 전달력이 훨씬 좋지ㅠㅠㅠ뭔가 와닿는다고 해야되나..uu 그럼 나도 호연이 팬클럽 회장 해야겠는걸 ^~^!! 답레는 느긋할때 천천히 이어줘! 나는 오늘도 늦을 거 같아서..(광광
  • 사실 너에게 이런 식으로 내 마음을 전할 기회는 꽤 많이 있었다. 난 일부러 너에게 시선을 거두려고 다른 여자애들을 만났고, 그런 나와 달리 넌 우직하게 혼자 버티면서 하루하루 고생 했으니까. 너에 대한 마음이 점점 정을 넘어 사랑으로 변할 때쯤 겪었던 이별에도 우리는 자언스럽게 흘러갔는데, 어째서 이번 만큼은 그렇게 못했는지 아직 의문이다. 아마도 더 이상 아프기 힘들어서 그랬을 것이다. 애써 고개를 돌리는 일, 아픈데도 새로운 아이를 만나는 일이 점점 고통스러운 일로 변해가서 그런 것이다. 왜 내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하는가를 수도 없이 고민해오다가 결국 터져버린 것이다. 그래서 어리광 부리듯 평소랑은 다르게 너의 앞에서 웃지 않았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자존감을 매번 억지로 끌어올려 웃는 짓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주면서 너의 위로를 기다렸다. 이렇게 따듯할 거란 걸 알고 있었기에. 이렇게 후련하고, 행복할 거라고 믿고 있었기에. 그러니까, 이제 나의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줄 너를 위해서 누구보다 믿음직한 사람이 되자고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설령 몇 날 며칠, 더 나아가 몇 년이 지남에 따라 마주치게 될 여러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것도. "솜이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기쁘네. 앞으로도 쭉, 솜이가 믿을 만한 사람으로 남아있을게." 부드럽게 솜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목소리에 힘주어 말했다. 여기서 이렇게 혼란스러워 하며 서로 울고 웃고 했던 날이 무의미한 날이 되도록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십 년을 넘게 서로 앓아오면서 지낸 세월이 아릿한 추억이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그저 행복할 태니까. 너의 부족한 면을 내가 채워주고 , 나의 부족한 면을 네가 채워주면서 살아가다보면 분명 그럴 테니까. 내 부족한 면이 너무 많아서 네가 고생깨나 할 거니까 그런 부분들을 조금 줄여나가볼게. 계속 그녀를 껴안고 있다보니 바람이 차갑다는 것도 잊어버렸다. 혼자 있었으면 이렇게 오랫동안 추위를 버티지도 못했을 텐데, 지금은 내 곁에 그녀가 있어서 버틸 수 있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그녀는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녀가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자리를 잡고 있어서 추운 날씨마저 따듯하다고 느끼게 된다. "아냐, 나 안 울어." 급하게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고 싱긋 웃었다. 네 손길이 너무 따듯해서 행복한 마음에 흘린 거야. 직접 말하지 않아도, 그녀가 충분히 눈물이 흐른 이유를 알 거라 생각해 굳이 입을 열지 않았다. 내 눈가를 손으로 눌러 닦아주는 너의 모습에 묘한 속박감이 남아있던 마음이 비로소 편해진다. 이걸로 우리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으로 아무렇지 않게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평소보다 꼭 붙어있을 거란 게 다른 점이긴 해도. 잡은 너의 손을 내 후드 주머니에 넣고 발걸음을 계속 이어나갔다. 둘의 손의 온기와, 후드 주머니 안쪽에 남아 있는 온기가 더해져서 그 안은 금방 달아올랐다. 미지근한 손이 완전히 녹으면서 네 손의 감촉이 더 분명히 느껴진다. 작고 부드러운 손. 그 손을 이렇게 잡는 게 나여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응. 나도 그냥 너랑 같이 있고 싶었어." 너한테는 아무리 말을 돌려 해도 소용이 없구나. 거짓말 해봤자 먹히지 않을 것 같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조용히 웃었다. 들어가자, 집으로. 다른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고 소중한 일상으로. 네가 있어야만 완성되는 곳으로. 조금 힘이 들어간 듯한 네 손에서 깍지를 풀고 아예 네 손을 덮어 꽉 잡았다. 놓치기 싫다는 듯이, 놓기 싫다는 듯이. 잠깐 잡고 놔버리기엔 너무 아쉬우니까.
  • 오늘의 할 일ㅋㅋㅋㅋㅋㅋㅋ 솜주 너무 귀엽자나...! (야광봉 부아아) 그리고 주저리주저리라니! 결코 네버 그렇지 않아 ;-; 솜주 글 읽으면 되게 막 나도 웃음이 나고 나도 막 먹먹해지고 그래888 보잘 것 없는 내 글 와닿는다고 해준 것도 너무 고맙구ㅠㅠㅠㅠ 흐앙 고마운 것 투성이야. 늦는 건 전에도 말했다시피 정말 괜찮아! 천천히 느긋하게 해줘도 돼! 난 그럼 솜이 팬클럽 회장이 되러 가볼게!(???)
  • 갱신하고 갈게 :)
  • 오늘도 갱신하고 갈게. 미세먼지 나쁨이라는데... 몸 조심해! :)
  • 흑흑 호연주야!!!!! 며칠 얘기도 없이 사라져서 미안해ㅠㅠㅠㅠㅠ 요며칠 집에는 들어가서 바로 뻗는 거 밖에 못해서 엉엉 ㅠㅠㅠ 답레 남겨야지 하는데 아직 반밖에 못써가지고 계속 레스 남기는걸 미뤄버렸네 오늘은 꼭 답레 달아둘게!! 근데 지금 또 나가봐야해서 늦을 거 같아 ;ㅁ;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호연주도 미세먼지 심한데 나갈 땐 마스크 꼭 끼고!! 걱정해줘서 고마워 기다려줘서 고마워 8ㅁ8 (꼬옥
  • 괜찮아, 괜찮아. 솜주 바쁘고 힘들다는 거 알고 있으니까, 시간에 부담 갖지 말고 여유롭게 해줘. 스레보다 현생이랑 솜주 몸이 우선인 건 당연하잖아? :) (토닥토닥) 그냥 이렇게 갱신해주는 걸로도 기뻐. 항상 몸 조심하고 솜주도 마스크 꼭 챙겨 X)
  • 호연이가 자신의 말에 기쁘다며, 앞으로도 남아 있어준다는 말에 솜은 따스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솜은 자신도 모르게 휘어지는 눈으로 잔뜩 웃으며 응! 하고 밝게 고개를 끄덕여보았다. 호연의 확고한 믿음과 행동 덕에, 솜은 지금 자신의 말이나 행동들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다.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호연이가 내 옆에 있어주어서 다행이야. 호연이여서 다행이야. "응, 웃어줘 호연아." 울지 않았다는 말에 조금 웃으며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활짝 웃어보였다. 네 한마디에 나는 울고 웃을 수 있으니까, 너가 웃으면 나는. 호연의 후드 속에 들어간 나의 손이 따뜻하다. 내 손이 따뜻한 건지 호연이가 따스한 건지 분간이 잘 되지 않았다. 어쨌든 그 따스한 온기는 정말로 따뜻해서 신경이 자꾸 손 쪽으로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제와서 조금 부끄러워 졌다고 하면 우스울까. 이렇게 둘이, 마치 어릴 때 처럼 손을 잡고 있으니까 여러 생각이 나서 행복하기도 하고,부끄럽기도 하고. 집까지 천천히 몸을 옮기는데, 그래. 나는 호연이의 이런 사소한 배려를 정말 좋아했다. 키 차이가 심해 보폭의 차이라던가 걷는 속도라는 게 같을 수가 없는데. 나의 발걸음이 빨라지든 느려지든 항상 나를 맞춰 주는 네가 너무 좋았다. "그치이." 역시 너도 그렇구나. 호연이와 함께 걸으며 솜은 어리광 부리듯이 말끝을 늘였다. 평소처럼 호연이랑 걷는 거 뿐인데 왜이렇게 두근대는지 모르겠네, 손 때문인가. 아니겠지. 어느덧 아파트 바깥 현관문이 눈에 들어오자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산책은 충분히 한 것 같고, 호연이도 나도 체온이 떨어져 있을 게 걱정 되었다. 게다가 호연이 감기 걸리면 어떡해, 그건 안되지. 그런 생각을 하고있을 즈음에, 깍지가 풀리고 대신 호연이의 크고 따뜻한 손이 솜의 손 위로 덮어오자 왠지 모를 안정감에 웃음이났다. 호연이의 손 안으로 폭 들어가 있는 내 손이 호연이의 손에 비해 무척 작아보이기도 하고, 아주 어릴 때 손을 잡았을 땐 비슷했던 거 같은데 벌써 이렇게 컸구나 싶기도 하면서. 손을 꽉 잡고있는 너의 손 하나 때문에 이렇게 크게 고동치는 있는 나를 너는 알까. 그런 생각이 들자 질 수 없지, 라는 생각까지 들어버린 솜은 옅게 웃었다. "호연아, 호연아." 1층 현관문 바로 앞까지 도착하자 솜은 갑작스레 다급하게 호연이의 이름을 부르고서 멈춰섰다. 잡고 있는 손을 끌어 자신과 마주보게 한 후, 잡혀있는 손을 슬그머니 빼내서 활짝 웃으며 호연이의 두 볼을 잡았다. 이쯤 했으면 호연이도 눈치를 챘을 거고, 너무 뻔한 장난인가 싶지만서도 여기까지 해버렸으면 질러야지. 솜은 어느새 붉어진 얼굴로 호연이의 눈과 마주치지 못하고 주저하며 우물쭈물 한참을 주저하다가 결국 까치발을 잔뜩 올려서 겨우 닿는 호연이의 입술에 고개를 높이 들어 입을 짧게 쪽, 하고 맞춰보았다. "헤헤, 호연이 내꺼." 그런 오글거리는 말과 오글거리는 행동을 하고 귀까지 한참, 토마토처럼 붉어진 얼굴로 여전히 호연이의 눈과는 마주치지 못하며 혼자서 현관문까지 빠르게 뛰어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러 혼자 도망치듯 들어가버렸다. 혹여나 잡힐까봐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9층에 멈춰있는 엘리베이터는 뒤로 한채 계단으로 빠르게 뛰어올라갔다. 뛰어서 더 그런건지, 터질 듯이 빠르게 뛰는 심장은 주체할 수 없었고, 너무 붉어져열이 나는 듯한 얼굴은 식을 기미가 안 보였다. 일단 부끄러우니까 지금은 피하고 그 뒤 상황은 나중에 생각하자, 나중에. 자신이 저질러 놓고 호연이보다 더 부끄러워하는 솜의 모습은 꽤 우스꽝스러웠고, 그와중에 호연이의 부드러운 감촉이 생각나 왠지 머리에서 김이 날 것만 같았다.
  • 한참 늦어버린 답레로 갱신~~8ㅁ8ㅠㅠㅠ큐ㅠㅠㅠ호연이 너무 예뻐서 흑심 가득 담은 답레로 가져왔어..마음 같아선....(끌려감 나만 바쁘고 힘든 거 아닌데 호연주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얼른 종강이 와서 호연이랑 하루종일 꽁냥꽁냥 하고싶어..ㅠㅠ수업 시간에도 호연이 생각나...;-;ㅠㅠㅠㅠ 매번 기다리게 하고 멋대로 사과하고 기다려달라고 부탁해서 미안해 하지만 혐생에도 호연주랑 호연이 잊지 않고 있으니까!! ㅠㅠ..항상 고마워 ;3!!!
  • 으헐...?! 솜이 너무 귀엽자나....ㅠㅠㅠㅠㅠ (울면서 야광봉 흔들) 나도 다음 답레 때는 흑심을 담아야 하나...(철컹) 너무 예뻐서 두 번 세 번 계속 본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리구 나는 정말 괜찮으니까 너무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걸... 나도 가끔 늦을 때 있고, 어쩔 땐 머리가 돌이 되어버려서 답레 퀄리티가 낮아질 때도 있으니깐. 나도 항상 고맙고, 수업시간에도 생각하는 건 똑같아...ㅋㅋㅋ 너무 늦지 않게 답레 올려놓을게. 음.... 내일 올리게 될 수도 있지만. 저녁 아직 안 먹었다면 맛있게 먹고, 일요일 하루 잘 마무리 해!
  • 솜이가 이렇게 어리광 부리는 건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말끝을 늘리는 솜이의 모습이 신기하고 귀여워서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솜이의 새로운-까지는 아니더라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기분 좋았다. 놀이터에서부터 꽤 걸었던 것 같다. 찬바람에 몸에 익숙해졌어도, 애초에 추위를 잘타는 체질이었던 호연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고 팔을 떨었다. 이렇게 추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솜이한테 괜한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것일 텐데. 아파트 현관문이 눈에 보이자 호연의 발걸음은 아주 살짝 급해졌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손이 포개어질 때 솜의 웃는 얼굴은 놓치지 않고 보았다. 그 웃는 얼굴을 보니 먼저 손을 포개어 잡아놓고 부끄러워지기도 했고, 솜이 기뻐하니 자신까지 기뻐지는 느낌이 들어 후드 모자를 더 깊이 쓰며 소리를 죽이고 웃어버렸다. "응? 왜?" 1층 현관문 앞까지 도착해 문을 열려고 비밀번호에 손을 뻗는 순간, 솜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잡아 끌기에 호연은 뒤를 돌아보았다. 아직 들어가기 아쉬운 것일까. 솜이가 조금 더 밖에 있기를 원한다면 호연은 기꺼이 그녀와 밖에서 시간을 보낼 마음이 있었다. 추위가 대수랴. 그러나 호연은 다음에 이어질 그녀의 행동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호기롭게 자신의 양볼을 잡아놓고 얼굴을 붉히며 시선도 못마주치는 솜의 모습에 막을 새도 없이 웃음이 흘러나왔다. 물론 소리내어 웃어버리거나 애써 웃음 소리를 참느라 끅끅거리는 만행을 저지르진 않았다. 그저 조용히 미소를 지키며 솜이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입술이 닿았다가 떨어지는 건 한순간, 하지만 여운은 길었다. 꽤 오래 갔던 여자친구하고도 서로 쓸데없는 눈치만 보느라 입을 맞춘 적은 없었는데. 지금 와서 느끼는 건 너 말고 다른 애한테 먼저 입술을 내어주지 않아 다행이라는 점이었다. 너라서 되게 기쁘고, 너라서 다행이야. "솜아 같이 가...!" 평소라면 저런 멘트는 너무 오글거려서 둘이 내기할 때 벌칙으로 정하는 정도였을 텐데. 그런 멘트를 왜 네가 하니까 마냥 귀엽기만 하고 오글거린다는 느낌은 하나도 들지 않는 걸까. 이게 그 흔히들 말하는 콩깍지인 건가. 문득 콩깍지가 이렇게 행복한 거라면 영원히 씌이고 싶다는 실없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자기 혼자 달려간 솜을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던 호연은 그녀가 계단을 빠르게 뛰어올라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속도를 줄여 천천히 한 계단씩 올랐다. 부끄러운 마음 진정시킬 시간은 줘야겠지. 근데 아까 봤던 그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은 쉽게 못 잊을 것 같은데 어떡하나. 간간히, 너 그때 그랬어-, 라는 식으로 추억 떠올리듯 얘기를 꺼내면서 놀려줘야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계단을 올라가다보니 어느새 너의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혼자 저 위에서 붉어진 얼굴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고 있을 너를 떠올리니 푸스스 웃음이 새어나온다. 그리고 새삼, 너와 함께라면 이런 새로운 일들도 하나의 일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왠진 모르겠지만 가슴이 뭉클했다. 감수성이 너무 풍부한가. 그래도 이런 일상을 이런 감정으로 보내는 건 오로지 네가 곁에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니까. 내 안에서 너의 의미가 더 또렷해지고 명확해지는 느낌이 든다. "솜아, 나 거의 다 올라왔어." 넌 다시 내 얼굴을 보며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해맑게 웃을까. 아니면 계속 입술이 맞닿았던 감촉이 떠올라 눈을 피할까. 네가 어떤 얼굴로 서있을지 머릿속으로 그리며 마지막 남은 한 층을 천천히 올라갔다.
  • 갱신! 답레는 내일 아침이 오기전까지 달아놓을게! 으아 호연이 너무 다정하고 귀엽고 착하고 막 혼자 다해ㅠㅠ 읽는데 자꾸 웃음나서 여러번 읽어봤어.. 호연이한테 이미 백번은 반한 거 같아 ㅇ<-< 응 미안하다는 말은 줄일게!! 그닥 좋은 말은 아니니까.. 그럼 항상 고마워!!! 고마워 호연주 여러모로 8ㅁ8..!!!! 예쁜 호연이를 볼 수 있어서 넘무 기뻐 8-8 호연주 글 진짜 사랑스럽고 엄청 좋아하니까!!! 부담없이 걱정말고 써줘!! 나야 호연이 생각이 가득해져서..쓰다보니까 쓸데없는 장문병에 시른시름..;ㅁ; 아무튼 호연이 최고야..
  • 안녕, 나도 갱신! X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막 여러번 읽고 그래. 읽는 내내 즐거워서 웃음을 막을 수가 없구... 반하지 않을 수가 없어 8-8... 나도 우리 솜주한테 항상 너무너무 고마워. 힘들텐데도 꼭꼭 갱신해주고 답레 써주고 있잖아. 정말 고마워. 아, 예쁜 솜이 보여주는 것도! 언제나 말하지만, 시간 부담 갖지 않아도 되니까 편할 때 느늣하게. 알았지? p.s 솜이는 더 최고야!! (야광봉 붕붕붕)
  • 그런 어린아이 같은 장난, 혹은 진심, 아니면 사심-을 저지르고 난 뒤, 호연이의 표정은 어땠는지. 호연이도 나 만큼이나 얼굴이 붉어졌는지. 혹은 돌발 행동에 조금 당혹스러워하진 않을지. 이런저런게 무척 궁금했으나 솜은 자신이 더 부끄러워서 그런 것 하나 보지못하고 도망치듯 뛰쳐왔을 뿐이다. 그런것들을 후회하고 있자니 어느새 솜이 살고 있는 층에 금방 도착해버려서, 솜은 계단 끝에 쪼그려앉아 가만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밑에서 호연이가 천천히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가 가까워지자 점점 심장박동 소리도 커지는 듯 했다. "어떡하지." 솜은 약간 식어있는 두 손으로 뺨을 만져보았으나 열기가 남아있는 것이 아직까지 붉은 기가 사라지지 않은 듯 했다. 호연이 거의 다 올라왔다는 목소리에 살풋 웃으며 작게 중얼거리던 솜은 눈을 한 번 도륵 굴리고서 자리에 일어났다. 하여간, 다정해 이호연. 여기저기 눈치를 조금 보다 결국 계단 바로 옆 코너의 어둡고 숨기 좋은 곳으로 뛰어가 일단 몸을 숨겼다. 어느새 호연의 발걸음 소리가 저만치에서 바로 코앞까지 들려왔고, 숨어있는 솜을 찾고있을 호연을 위해 솜은 살며시 벽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고 베시시 웃었다. "...안녕." 호연과 눈이 마주치자 바로 시선은 아래로 향한 채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짤막한 인사만 남기고서 호연의 눈치를 살짝 보더니 다시 벽 안쪽으로 숨어버렸다. 너무 바보같다 나. 나만 이렇게 부끄러운 건가? 호연이는 아무렇지 않은걸까,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걸까. 나는 지금도 이렇게나 떨리는데, 역시 호연이는 연애 경험이 나보다 많아서 그런가. 호연이에게는 별 거 아닌데 나혼자 너무 유난 떠는걸지도. 그런 생각들이 들자 솜은 차츰 떨렸던 감정이 진정되는 거 같았다. 역시 나답지 않았지--. 여기 계속 숨어있을 거냐고 묻는다면 답은 당연히 아니. 크게 쉼호흡 하고서 나는 다시금 밝게 비추고 있는 너의 쪽으로 이번엔 발을 한 발자국 내딛었다. "갈까?" 햇살 같은 너를 보며, 나는 환하게 웃어보이고 너에게 손을 내밀었다. 가서 우리 호연이 뭐라도 챙겨 먹고, 또..
  • 아앗 솜주...!! 바로바로 답레를 달고 싶었지만 아마 내일 쯤에야 글 쓸 수 있을 것 같아 8ㅁ8..!!! 내일 늦지 않게 이어놓을게..!
  • 한 발자국씩 계단을 올라 드디어 솜의 집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 올라와서 주변을 둘러보아도 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당황했지만, 솜이 벽 안쪽에서 고개를 내미는 것을 보고 호연은 얼굴에 미소를 띄운다. 그렇게나 부끄러운 것일까. 사실 호연도 그녀가 갑작스럽게-라고 하기엔 도중에 이미 다 눈치채버렸지만- 입을 맞춰서 심장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긴 했었다. 다만, 솜이 먼저 후다닥 안으로 뛰어들어가 그 모습을 보지 못했을 뿐. 그런 솜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창피함은 다 날아가버렸고 빨리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마음만 계속 생겨났다. 눈도 못마주치고 짤막하게 인사만 남긴 채 다시 숨어버리는 모습이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하긴 솜이 이렇게까지 애정표현을 하는 건 본인에게도 흔한 일이 아닐 테니 부끄러워 하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호연은 그녀가 숨어있는 벽 안쪽으로 다가가다가, 그녀가 스스로 걸어나오자 활짝 웃으며 그녀가 내민 손을 잡았다. "응, 들어가자. 나 배고파." 손을 맞잡고, 문앞까지 발을 맞춰 걸어간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시간을 그녀와 같이 걸었고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안정되고 편했다. 다른 사람들이 등을 돌려도 그녀만큼은 곁에 있어줄 것 같은 느낌.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느낌이 들어 계속해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정도로 큰 힘이 되어주는 너를, 내가 내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써 외면하며 다른 곳에 시선을 돌려버렸다는 게 정말 바보 같아. 나만 보고 있었을 너와는 다르게 난 이곳저곳 들린 곳이 너무 많았지. 그런데도 나에게 좋아한다 말해주어서 고마워. 정작 그녀에게는 별로 해준 게 없는 것 같단 생각이 밀려온다.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아마 화들짝 놀라면서 아니라고 하겠지만, 원래 남자라는 게 자신이 해준 것보다 상대방에게 받은 게 더 크다고 느껴지면 어떻게든 뭘 더 해주고 싶어지는 생물이라 어쩔 수가 없다. 그녀를 위해 당장 무얼 해줄 수 있냐고 누가 묻는다면, 글쎄. 당장은 이런 것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솜아." 호연은 이제 막 집문을 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상체를 숙여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키차이가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좀 더 나는 바람에 중간에 살짝 멈칫거리긴 했지만, 재빠르게 한 손으로 그녀의 턱끝을 들어올려 부족한 거리를 채웠다. 아직 그녀가 자신에게 입을 맞췄을 때의 감촉이 채 지워지지도 않았지만 호연은 그녀의 입술 위에 제 입술을 가져다대었다. 다시 상체를 올렸을 때, 이런 걸 먼저 해버리는 쪽이 되게 창피하단 사실을 깨닫고 그녀가 1층에서 그랬던 것처럼 후다닥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에서 그녀를 뒤돌아보고 해맑게 웃었다.
레스 작성
163레스 [ALL/이능력/대립] 히어로 vs 빌런? -임시스레(설정스레) 13 시간 전 update 1388 Hit
상황극 2018/09/02 16:45:57 이름 : 이름없음
161레스 [상L][All/추리/일상/놀이] 너 바다거북스프 게임 아니? - 3 14 시간 전 update 349 Hit
상황극 2018/09/23 22:48:14 이름 : 이름없음
346레스 [ALL/이능력/대립] 히어로 vs 빌런? - 시트스레 15 시간 전 update 3905 Hit
상황극 2018/09/02 20:10:57 이름 : ◆PfU0nwq1DxU
326레스 [상L] 오늘도 평화로운 사신계 - 2 15 시간 전 update 589 Hit
상황극 2018/10/28 15:29:34 이름 : ◆5eZg1wmty0n
1000레스 [ALL/이능력/대립] 히어로 vs 빌런? - 23. 잠시 휴게소에 정차하겠습니다(안내음) 16 시간 전 update 637 Hit
상황극 2018/11/13 21:07:09 이름 : ◆Qtulii3A7Bu
3레스 평범한 고등학생인 내가 어느날 이세계로 워프?!: 3. 슬기로운 하렘 라이프 16 시간 전 new 19 Hit
상황극 2018/11/16 13:15:12 이름 : 이름없음
126레스 [상L] 연구실 구석의 메모지 16 시간 전 update 881 Hit
상황극 2018/05/27 22:31:59 이름 : 이름없음
74레스 » [1:1/HL] 꽃이 진다 해도 너는 여전히. 16 시간 전 update 275 Hit
상황극 2018/10/30 02:38:57 이름 : 이름없음
100레스 [All/일상/판타지/범차원] 몽환의 숲과 그 안의 학교 ㅡ 시트스레 19 시간 전 update 973 Hit
상황극 2018/09/12 20:47:44 이름 : ◆haq6klii5Qt
83레스 [1:1] 폭풍고교 사이클론 동아리!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20 시간 전 update 196 Hit
상황극 2018/11/11 17:11:43 이름 : 부장/???/남
216레스 [1:1] [NL] [판타지/일상/힐링] 갈림길에서 22 시간 전 update 858 Hit
상황극 2018/10/14 23:51:35 이름 : 이름없음
56레스 상황극판 홍보 스레 22 시간 전 update 1618 Hit
상황극 2018/07/02 22:18:00 이름 : 이름없음
587레스 [1:1][HL/일상/판타지] 시간의 미로 23 시간 전 update 1246 Hit
상황극 2018/09/19 09:57:54 이름 : ◆qY2mrgnQpRD
199레스 [1:1][일상/판타지] Pie meets girls 2018.11.16 1311 Hit
상황극 2018/07/11 20:12:45 이름 : 브라이언 ◆Wjck4FcrdO5
1000레스 [반상L/연애/감정 교류 중심] 사랑이겠죠, 이런 내 마음은. - 10판 2018.11.16 390 Hit
상황극 2018/11/13 00:47:58 이름 : ◆SJO9vxxzWq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