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는 세살 때 동네 놀이터에서 엄마랑 놀고있었어. 당시까지만 해도 병아리가 정말 흔해서 초등학생 아이들이 병아리를 가지고 놀고 있었지.
우리집은 동물을 키우지 않고, 엄마가 만지지 말라고 해서 멀리서 기웃거리고만 있었어.
그런데 가져와서 파는 병아리가 대게 그렇듯, 원래도 상태가 안 좋았는데, 누가 밟았다나봐. 병아리는 그대로 죽어버렸어.
내가 엄마한테 물었지.
엄마, 병아리 왜 안 움직이지?
A야, 병아리는 하늘나라로 간거야.
다시 안 와?
응. 다시는 못 돌아와. 죽었거든.
솔직히 이 때의 대화는 잘 생각나지 않아. 20년 가까이 지나서 기억을 못 하고 있다가 최근에 엄마가 말해주고 나서 겨우 떠올린 기억이거든.
엄마는 그때 내가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배웠다고 이야기했어. 어렴풋이 그런 일이 있었지...싶어. 뭐, 그날 그 사건이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이 다음부터 한 1~2년간 노란색 털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며 울었던 기억은 똑똑히 나지만.
다들 어떻게 죽음을 배웠니?
이름없음2018/11/03 14:09:57ID : ZirxSE3xCo7
책으로 배웠나 아니면 가족에게서 들었나 기억은 안나지만 그냥 아 사람은 나중에 죽는구나하고 순순히 알아왔던거같아
이름없음2018/11/03 14:12:55ID : eFfTSJVgnVf
나도 사실 기억은 잘 안나. 매일 같이 읽던 동화명작전집에 하늘나라 얘기가 종종 등장해서 저들은 하늘나라에 가는구나, 모든 사람이 하늘나라에 가나? 하고 묻고서 알았던 것 같아. 주변에 죽은 사람은 없었는데 어릴 때부터 죽음에 대해 당연히 인식했던 것 같아. 충격 먹은 기억은 없고 끝을 슬퍼했던 기억은 있어.
이름없음2018/11/03 14:25:34ID : WmMnQoMi9Bs
나도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5살때 책 읽으면서 하늘나라에 간다는 내용 나올 때 죽으면 하늘나라이 가는 거구나라고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