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날 견디지 못했다.
내가 고여선 썩어들어가는 걸 넌 한심하게 여겼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해 본다. 알고 있음에도 그랬다. 이건 확신이며, 너무도 뚜렷한 칼날이다. 인정하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나다. 그것을 알기에 오늘도 머문다. 나에 대해서. 너에 대해서. 너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에, 별것 아니었던 단절에 대해서. 모든 것은 결국 나를 위해서. 이 조각들은 그래.
너이며,
나다.
공지 비슷한 거
◆PfTQoNteNvA2024/02/22 15:09:00ID : xXwK5fhzgnT
이상이란 별을 쫓는 거겠지
쥘 수 없음에 절망하더라도 아름다운 거겠지
네 시선에 타죽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그리 차갑게 빛나지만 말아 줘
눈이 시리잖아
◆PfTQoNteNvA2024/03/01 01:14:22ID : e3WmHwmoJO9
묘사, 행간의 지옥이 네게로 쏟아진다. 젖은 머리칼을 침침한 빛의 비늘을 매끈히 떨어져내리는 손끝을 이끌고, 너는 바닥을 긴다. 숨쉴 곳을 잃은 인어였다. 구십 센티 언저리의 지느러미가 퍼떡퍼떡 소금기를 갈구하였으며 애처로운 눈은 나를 향했다. 향하고 있었다. 현재진행형의 시선에 붙들려, 나는 어쩔 줄도 모르고 고개를 저었다. 구할 수 없어. 이곳에 바다는 없어. 하여 너와의 날들을 나는 물소리의 환상이라 칭했다. 보이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듣고 싶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