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내 소개를 하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꽤 큰 종합병원에서 총무팀 직원 중 한명이였고, 약 6개월 동안 스토킹을 당했고, 지금은 휴직상태로 내년에 다시 복귀할 예정이야
이름없음2018/11/06 02:12:47ID : fTO4Ns6Y079
그 날도 어김없이 나는 다른 팀에 업무를 전달하기 위해서 병원 로비를 지나 지하에 위치한 사무실을 향하고 있던 길이였다. 과장님께서 넘기신 결재 파일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교복을 입은 남자애가 자판기를 막 두드리며 한숨을 쉬고 있더라고?
이름없음2018/11/06 02:14:56ID : fTO4Ns6Y079
자판기 관련 업무는 다른 팀에서 하는데 나는 우리 회사 사람들과도 원만한 관계였고 다른 팀 업무도 가끔 할 때가 있어서 괜한 오지랖으로 그 남학생에게 다가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그냥 나는 때 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탔어야 했어.
이름없음2018/11/06 02:20:26ID : fTO4Ns6Y079
" 학생, 혹시 자판기가 또 돈을 먹었어요? "
그 자판기는 늘 돈을 먹어서 환자분들이나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서 불만 소재가 되었어. 그래서 자판개 업체 쪽에서 와서 수리를 했지만 가끔씩 돈을 또 먹는 경우가 생겼지 그래서 일부러 다른 자판기를 엘리베이터에서 더 가까운 위치 쪽으로 이동해서 고장난 자판기 보다 다른 자판기를 이용하도록 배치했는데 그 남학생이 고장난 자판기에서 끙끙거리길래 다가가 물었더니 남학생이 놀란 듯 나를 휙 쳐다보는거야
이름없음2018/11/06 02:24:21ID : fTO4Ns6Y079
아직도 그 남학생의 얼굴이 생생하다. 볼에는 빨갛게 여드름이 많았고 쌍커풀이 진했어. 그 남학생은 나를 보더니 커피를 먹으려고 하는데 천원을 넣었더니 아무것도 안 눌러진다. 어떡하냐고 물었던 것 같다. 난한숨을 내뱉고 바지 주머니에 있던 천원을 주고 다른 자판기를 가르켰어 저 자판기를 이용하면 된다고 말을 하고 마침 내가 가려던 팀 동기를 만나게 되었고 남학생에게 짧은 인사 후 동기와 함께 그 곳을 벗어났어
이름없음2018/11/06 02:26:16ID : fTO4Ns6Y079
너무 늦은 시간에 글를 올렸나보다. 다들 꿈 속인가 보네
이름없음2018/11/06 02:44:05ID : BxV9cpTO9Bs
나 보고있어!!ㅠㅠㅜ
이름없음2018/11/06 03:01:07ID : 2turdO79bh9
나도보고있어!!
이름없음2018/11/10 01:12:33ID : fTO4Ns6Y079
좀 바빴네 이제 슬슬 복귀할 예정이라 준비 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이제야 글을 이어봐.
하루가 지났나? 그날 나는 야근이여서 한 8시 쯤? 잠도 깰 겸 로비에서 간호사 친구를 만나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급하게 간호사한테 연락이 온거야. 응급실 간호사였거든? 그래서 내가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고 로비에서 핸드폰 하면서 기다리는데 응급실 쪽에서 막 누가 소리를 지르는거다. 남자 목소리였는데 소름돋게 엄청 가는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
이름없음2018/11/10 01:16:00ID : fTO4Ns6Y079
하도 소리를 지르길래 솔직히 궁금했다. 마침 수납처 쪽에서 내이름을 부르면서 야근이냐고 묻는 직원 때문에 응급실 쪽으로 향하는데 자연스럽게 소리 나는 쪽으로 봤거든? 근데 자판기 앞에서 본 남학생이 피를 철철 흘리며 소리 지르고 있는거다
이름없음2018/11/10 01:18:08ID : fTO4Ns6Y079
이런 우연이 다 있나? 하고 응급실에서 소리 지르는 그 남자애를 보는데 그 애와 눈이 마주쳤고 눈이 마주친 순간 그애의 괴성은 멈췄어. 그리고는 내가 잘 못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웃고있었어. 머리는 피투성이인 상태로
이름없음2018/11/10 01:32:51ID : fTO4Ns6Y079
엥? 하고 그냥 쳐다봤던 것 같아 뭐지?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눈을 피하고 직원이랑 이야기 하는데 계속 신경 쓰이는거야 그 애가
이름없음2018/11/10 01:36:22ID : fTO4Ns6Y079
피투성이면 분명이 고통이 있을텐데 나와 눈 마주친 이후부터 응급실은 정말 조용했어. 직원이랑 대화하다가 힐끔 쳐다봤는데 그 애가 머리를 꼬매는 것 같은데 진짜 정말 내쪽을 빤히 바라보면서 치료를 받고 있더라 등골이 오싹하게 말이야
이름없음2018/11/10 01:39:47ID : fTO4Ns6Y079
황급히 눈을 피하고 직원이랑 대화 후 그냥 사무실로 갔어. 괜히 오싹해서는 업무를 하다 한 아홉시 쯤? 퇴근하려고 나가는데 로비 쪽 수납하는 곳에 의자가 여러개 놓여져있잖아? 그쪽에 누가 혼자 앉아있길래 나는 그냥 입원한 환자인 줄 알고 지나치려고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