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T는 절대금지 *  스레주가 없는 스레입니다. *  엔딩이 없는 스레입니다. *  개인이벤트가 가능한 스레입니다. *  비윤리적이고 난폭한 행동을 허용합니다. 단,레스주끼리는 잘 합의해고 행동합시다. *  반상L로 리뉴얼 했습니다. *  전 기수 캐릭터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맨 위의 수칙을 지킵시다. 서로 알아봐도 처음 보는 척하는 것이 뉴비들에게 예의지요. * 이만 Adios. 이름칸에는 '이름/성별/반' 을 작성해주세요. 시트 - http://thredic.com/index.php?document_srl=24447223
  •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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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여느때와 같이 시끄럽다면 시끄럽고, 평화롭다면 평화로운 하루가 가고 있다. 수업을 듣는 사람들은 몇 되지 않는다. 대부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자기네들끼리 킬킬거리거나, 혹은 잠을 자거나. 선생들은 이미 손을 놓은지 오래인듯 칠판만 보고 있다. 이런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건 생각보다 더 쉽지. 칠판에 적혀있는 필기를 공책에 옮겨쓰며 창 밖을 본다. 볕도 좋고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이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선생도, 학생들도 전부 나간다. 다음 수업시간이 교실에서 하는 것임에도 개의치않고 학교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 끌려가는 아이들, 그것을 외면하는 아이들. 다음 시간은 땡땡이를 쳐도 괜찮을 듯 하여 도서실로 향한다. "이놈의 학교는 돈도 좀 있으면서 계단 대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라도 만들어주지." 투덜거리며 계단을 내려간다.
  • # ㅜㅜ 아무도 없어서 먼저 쓰긴 했는데 아무나 팍팍 찔러줘도 좋아ㅜㅜㅜㅜㅜ
  • "죄송합니다..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한 양복을 입은 덩치 큰 사내가 2m에 가까운 키의 한 교복 위에 노란 버버리 코트를 입은 청년에게 무릎을 꿇고 빌고 있다. 표정을 봐서는 큰 실수를 해서 피해를 입게한 듯하다. "....다시는 그런 실수가 없길 바랍니다. 하실장님에게 찾아가서 일을 다시 배우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일어나세요. 저는 무릎 꿇으라고 한 적 없습니다. 남자는 무릎 그렇게 쉽게 꿇는 거 아닙니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청년은 한 빌딩의 지하주차장에서 값이 나가보이는 부가티의 뒷자리에 탑승한다. "고풍고등학교로 가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제가 전학갈 학교거든요." "예. 도련님." 10분 정도 달렸을까? 고풍고등학교에 도착했다. 수업을 안 듣고 도망나온 불량학생들이 부가티를 보고 웅성거린다. 하지만 차에서 나온 청년의 키를 보고 다들 웅성거림이 멈춘다. 실눈에 안경을 썼지만 왠지 모를 위압감에 고풍고의 양아치들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다녀오겠습니다." 기사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드리고 학교로 들어간다. "...이것이 정녕 학교인 것인가...." 수업을 안 듣는 학생. 친구들을 대놓고 괴롭히는 학생. 복도에서 담배를 피는 학생 등등..서울에서 괜찮은 학교를 다니다가 이곳에 오니 충격이 적지는 않았다. 전학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 3학년 교무실로 찾아가는데 위치를 잘 몰라서 약도를 찾으려고 하지만 약도도 위치가 불분명하다. 그래서 계단에서 내려오는 한 여학우(율)에게 교무실의 위치를 물어보려고 한다. "저기 여학생. 3학년 교무실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후배,동갑,선배 상관하지 않고 초면에는 무조건 존댓말로 말을 걸었다. 여학우가 후배처럼 보여도 초면에 반말을 거는 건 그 학우를 존중해주는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앵커를 빼먹었네요. >>6에게 쓴 레스입니다~
  • >>7 "...?"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린다. 이 학교에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드는 사람. 자신의 또래들보다 훨씬 큰 키와 깨끗한 피부에, 이목구비가 좋은 비율로 이루어져 있어 누가 보아도 아, 이 사람은 모델이구나. 하는 말을 입 밖으로 낼 정도의. 교복 위에 입은 버버리 코트가 꽤 인상적이다. 키가 얼마나 큰 지 계단 위에 서있어도 고개를 들어야한다. "3학년 교무실이라면 4층 중앙에 있어요. 문과 반이랑 이과 반 사이에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을 걸요." 누가 보아도 나 3학년이요, 하는 모습에 말을 높인다. 물론 3학년이 아니라도 말을 높일 것이다. 초면에 말을 낮췄다가 괜히 시비라도 털리면 골치가 아프기도 하고 상대가 자신에게 존댓말을 썼으니 자신도 존댓말을 쓰는 게 맞기도 하다. 제 앞에 있는 사람은 무슨 사고를 쳐서 전학을 온 것인가 싶지만 결국 남의 일이기에 일말의 호기심도 일어나지 않는다. "전학온 거라면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첫날부터 다 털릴 수도 있거든요. 돈, 집, 몸.. 전부 다." 전학을 온 첫날부터 말 그대로 다 털려 집까지 박살난 아이도 있었다. 그 다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 >>9 이 여학생은 이 학교와는 다른 분위기인 학생이었다.  평범한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온순하고 피해도 안 주는 학생..고풍고라고 다 같은 부류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4층 중앙이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네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알려준 여학우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올라가려고 하다가 그녀의 말에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하하.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조심해야겠네요." 걱정해줘서 고맙다며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는 털리는 입장이 아닌, 오히려 터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함부로 건드리다가 나락까지 떨구는 힘을 가진 건 바로 나다. 청범그룹의 흑표파 처리반장인 내가 아무리 이런 양아치 학교 안이라도 딱히 기죽을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양아치들처럼 활개를 치고다니진 않을 거다. 나는 그깟 양아치짓이나 하러 이곳에 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여학생 말대로 저는 전학을 왔어요. 하지만 여기가 어떤 학교인지 짐작이 가지만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네요. 아..얘기하기 싫으시면 안 하셔도 됩니다." 그래도 궁금증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여기가 정말 어떤 곳인지 궁금하긴 하거든.
  • 걱정해주어 고맙다며 자신에게 짓는 눈웃음이 꽤 예뻐보였다. 저 눈웃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홀렸을까, 하고 상상을 해보는 것은 조금이나마 즐거워진다. 모든 사람들이 저런 눈웃음을 지을 수 있어 보기 좋아진다면 세상은 참 아름답겠지. 괜히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선생, 교육은 괜찮아요. 시설도 나름 좋고. 학교는 괜찮죠. 다만 학생들이랑 윗대가... 아니, 교장이 좀." 썩 좋지 않은 단어를 내뱉을 뻔 했다. 자중, 자중. 천천히 눈을 깜박이며 다시 입을 연다. "왕따, 집단폭행 같은 건 자주 볼 수 있어요. 학생이 교장에게 뇌물을 주어서 눈감고 넘어가는 것도 흔하고 정말 일부지만 질 나쁜 선생들은 여학생들한테 손도 대는 경우도 있어요. 양아치들이 깡패나 조폭이 되는 것도 그리 드문 일도 아니라 애들 싸움에 어른들이 연장을 들고 오기도 하고..." 막상 말을 하니 무슨 이런 막장이 있는지 머리가 지끈거려온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지만 이런 곳은 또 없겠지. 용케 이런 곳에서 안전하게 다니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깊은 한숨이 나온다. "... 보니까 그쪽...은, 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마냥 맞고 있을 사람도 아닌 것처럼 보이고, 오히려 철저하게 밟는다면 모를까. 제가 오지랖을 떨었네요." 교무실에 학년 부장 선생님이 계셔서 그 분께 여쭤보면 된다며 이 학교 선생 중에서는 제일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가장 정상적이라고 감히 장담할 수 있다.
  • >>11 진후는 율의 말을 듣고 고개를 천천히 끄덕거렸다. 학생들과 교장이 좀 상태가 안 좋다 이거군. 비리교장인가? 그렇다면 이사장의 상태도 당연히 안 좋을 터인데 말이야. 그리고 다음 이어지는 썰을 듣고 이 여학생이 어떻게 학교에 멀쩡히 다니는지 궁금해졌다. 왕따와 학교폭력이 하위권이나 양아치 소굴인 학교에 흔하고 흔한 일이라서 이해가 가지만 교장이 학생에게 뇌물 받아먹는다..? 이거 상식 이상의 일인데? 돈으로 교장을 지배한다라..마음만 먹으면 교장을 내 편으로 만드는 건 시간문제지만 딱히 관심은 없다. 더 큰 일을 하러 온 것이기에 그런 거에 신경 쓸 시간이 없어. "교사가 여학생에게 손대다니..이거 영화에서만 보던 게 아니군요." 그리고 조폭까지 애들싸움에 연루된다는 사실에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이 학교의 양아치가 나에게 시비를 거는데, 그 양아치가 조직의 소속이면 그 조직을 소탕할 명분이 생기는 거거든. 이거 오히려 잘 됐는데? "아니에요. 제가 생긴 것만 멀쩡해서..싸움은 정말 못하거든요. 오지랖 아니에요. 정말로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이 여학생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어 조언한 것이니 그걸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었다. "학년부장 선생님이라..좋은 조언해줘서 감사합니다. 여학생 이름이 뭔가요? 감사의 의미로 나중에 제가 밥이나 간식이라도 사드릴게요. 부담스러우시면 거절해도 괜찮고요."
  • >>12 "... 개인정보 알아내서 정보 같은 거 팔아먹으려는 건 아니죠?" 학교가 학교인지라 질 나쁜 학생들 중 소수는 간혹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돈을 받고 넘기기도 한다. 잘못 걸리면 가족들의 개인정보와 통장까지 탈탈 털리는 것이다. 공부를 잘 하지 않아 그렇게 머리를 굴리는 일까지 손을 뻗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제 앞에 있는 남성은 이 학교에 전학을 온 학생치고는 차분한 분위기에 이성적이고, 상냥한 느낌이지만 글쎄, 믿을만한 사람은 없다는 말도 있고. 누군가가 제게 무엇을 준다는 사실 자체를 마다하지는 않는 율이다. 이득이 되는 일을 누가 거절하리라. 다만 역시 학교가 학교인지라. 무조건 조심, 또 조심이다. "상대의 이름을 물으려면 자기 이름부터 말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저도 제 이름만 밝히기에는 많이 찝찝하거든요. 이상한 애들이 시비를 걸러 오거나 자기네들 싸움에 제 이름을 써서 엉뚱한 사람한테 맞는다거나." 그런 일이 생각보다 잘 생겨요. 머쓱한 듯 뺨을 긁적인다. "몇반인지 말해준다면 더 안심이고요. 물론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 >>13 "저는 그럴 짓을 하기에는 겁이 많고 마음도 너무 약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사실 이건 거짓말이다. 겁이 많고 마음이 약하다면 애초에 내가 활동하는 바닥에서 인정받지도 못하겠지. 그나저나 날 의심하는 건가? 사실 이 학교에서 의심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뒷통수도 염두를 해야 되니 저 여학우의 반응이 어쩌면 퉁명스럽게 보일 수 있어도, 어떻게 보면 현명한 것이다. "아, 제가 실수를 했군요. 그럼 저부터 이름을 밝힐게요. 서울에서 전학온 남진후입니다." 여기서 남의 이름을 파는 것은 흔한 일인가보군. 참 희한한 곳이야. 하긴 윗물이 썩었으니..아랫물이 맑을 리가 있나.. "3학년 2반입니다." 굳이 말을 안 해도 괜찮지만 그냥 했다.
  • 무엇때문에 굳이 서울에서 이런 곳까지. 차라리 원래 있던 곳에 그대로 있는 게 스트레스도 덜 받고 머리도 덜 아플텐데. "류율이에요. 성이 류, 이름이 율. 2학년 7반이고요." 상대가 학년과 반을 이야기해주었으니 나도 말하는 게 좋겠지. 솔직히 상대의 이름, 학년, 반을 알아놓아도 자신이 무언가를 당했을 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저는 평범하고, 아무런 힘도 없지만 상대는 아니니까. 무언가를 등에 업고, 뇌물을 주고, 협박하여 강탈한 것으로 자신을 위협하고, 가지고 있는 것을 전부 빼앗을 수 있다. 앞에 서있는 남진후, 라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단순한 감이지만 이 사내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한 사람을 망치는 게 가능한 사람인 듯 하다. "이런 학교에서는 생각보다는 보기 드문 느낌이에요. 대부분은 대놓고 과시하고, 위협하고, 빼앗는데 그쪽.. 아니, 남진후 선배는 양지에서는 굉장히 따뜻한 사람일 것 같아요." 처음 본 사람이지만 느낌이 가는대로 이야기한다. 어차피 한 번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큰 인연은 이어지지 않을테고, 마주칠 일도 없을 것이다.
  • >>15 "2학년 7반 류율양. 기억하겠습니다." 나에게 도움을 준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대접을 하는 것이 옳다. 이 기억하겠습니다가 이 여학우에게는 어떻게 들릴 지는 모르겠지만..나는 좋은 의미로 한 얘기다. 나중에 간단한 식사나 아이스크림이나 사주면 되겠군. 과도한 감사는 상대를 부담스럽게 하니깐 말이야. 고급 레스토랑이나 우리 회사 빌딩으로 데려가면 얼마나 부담스러워 하겠어? "율양도 이 학교에서는 보기 드문 학생이예요. 교문에만 해도 불량한 학생들이 많았거든요." 그리고 양지에서는 굉장히 따뜻한 사람일 것 같다는 율의 말에 미소를 짓는다. 나에게 양지와 음지라는 영역이 있는 게 이 아이의 직감에 걸린 것인가? "말이라도 고마워요. 그럼 다음에 봐요~"
  • >>16 "불량한 학생... 교실이나 매점에는 더 많을 걸요. 특히 점심시간 옥상이라던가." 조심하라고 말을 해두는 게 좋은가 싶지만 굳이 조심해야 할 필요는 없어보이기에 그만둔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복도나 계단에서 마주칠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에 뵈어요." 엄청난 사람과 대화를 한 것 같은 느낌이지만 단지 교복 위에 버버리 코트를 입는 조금 특이한 사람과 마주쳤다는 것으로 기억하는 게 제 정신건강이나 학교 생활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한 느낌이다. 일단 첫인상은 버버리 코트.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 #어제 일상 수고하셨습니다~ 갱신해요!
  • # 날이 추워요~ 다들 감기 조심! 갱신하고 갑니다!
  • #갱신해요~
  • #갱신.
  • # 갱신! 관전도 자신있어요!
  • #갱신! 어서 흥해라 고풍고!!
  • # 일단 뛴 후에 시트를 나중에 내도 되나..? (빼꼼)
  • >>24 #반상L이니 가능하지 않을까요..?
  • #하실 분 있나요?
  • 망할..., (쏟아진 종이들을 주우며) # 장문도, 단문도 가능! 답레 느리고.., 장문을 잘 못쓰긴 합니다..; ## 시트없이 난입한 뒤 시트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 >>27 어떤 놈이 뭔가 또 저지른 모양이군, 이 빌어먹을 학교에서는, 보통 칠칠맞아서 뭔가를 엎어버린다거나 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주로 철 없는 놈들의 다소 폭력적인 해코지가 이런 일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종이가 쏟아진 모양이다, 괜히 모양 빠지게 도와주고 싶지는 않지만, 아무도 거들지 않으면 조금 서글픈 모양새다. 어쩔 수 없이 손을 걷어붙이고 나간다. 그냥 보고 있기에는 양심에 찔린다. "칠칠맞게 이런 걸 쏟고 그래?" 종이를 줍고 있는 학생 옆에 다가가 넌지시 말을 던졌다. 역시 허리 숙이기는 싫은데...
  • >>28 ..저기, 선배님.....? (도와주려라고도 하는 당신에게 감사의 인사라도 전하려는 걸까, 그는 약간 우물쭈물하며 망설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도와주실거면, 도와주시고. 그렇게 구경만 하실거면 방해되니까 비켜주시죠..? (비쩍 말라서는, 한주먹거리 밖에 안되보이는 그는 당당하게 싸늘한 말을 입밖으로 내뱉었다. 그의 인상은 한눈에 보아도 피곤함과 귀찮음이 가득해 보였으며, 그는 예의는 어따 팔아먹은건지.. 아예 찾아볼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어이없다는 듯이 선배인 당신에게 차가운 눈초리를 당신에게 보내고는 혼자서 바닥에 흩뿌려진 종이를 하나하나 줍기 시작하였다. 그도 분명히, 이 동네와 학교가 어떤 곳이며 어떤 체제인지를 분명이 알고있음에도 저리 무모하고도 당당하게 구는 듯 하였다.)
  • >>29 "에이, 씨, 추워 죽겠는데 허리 숙이고 종이 줍는 게 얼마나 쪽팔리는지 알아?" 매정한 반응에 나오는 건 짜증 뿐이다. 그러지 않았어도 짜증은 냈겠지만 아무튼 투덜거리며 몸을 숙였다. 기왕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는 게 더 쪽팔리는 일이다. 손으로 종이를 쓸어모으며 대강 대강 갈무리하는데 찬 바닥에 닿은 손끝이 얼어붙는 것 같다. 지나가듯이 녀석에게 묻는다. "혹시 장갑 없냐?"
  • # 너무 졸려서.., 내일 올게요..! 죄송함다..!!
  • #예, ㅎㅎ!
  • # 앟ㅜㅜㅜㅜ 밥먹고 왔더니 가버리셨다,,, 조금 이따 레스쓰러 올게요!
  • 하루가 지겹다는 생각이 들 즈음에, 나는 항상 탁구대를 찾았다. 방과후가 정말 바빠져서 감당이 되지 않을 즈음이 되자 탁구부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어쩌면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탁구채를 쥐면 이토록 희열이 느껴지는데 정말 그런 이유로 포기했던 걸까?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이제 20분 뒤면 일 하러 가야 한다는 거다. 추억, 혹은 소망의 세계는 항상 따스하고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법이다. 하지만 과거와 미래의 세계로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현실이다. 현실은 종종 소름끼칠 정도로 냉혹해서, 결코 여지를 남기지 않곤 한다. 그러니까, 이제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탁구대를 꺼내고 공을 조심스레 튕긴다. 상대가 없더라도 상관없다. 벽에 탁구대를 붙이고 서브, 치기 시작한다. 핑, 퐁, 핑, 퐁. 벽면에 튕겨 돌아오는 공 따위는 뻔하다. 라켓 가는 대로 받아내도 돌아오는 공은 항상 똑같다. 장난스레 스매시, 드라이브, 하지만 반응은 매번 변수가 없다. 재미없는 랠리가 이어진다. 결국 아무리 초보더라도 사람과 치는 편이 재미있다. 벽은 결코 실수하지 않지만, 색다른 수를 쓰지도 않는다. 사람과 사람의 랠리에는 변수가 있고, 거기에서 스포츠의 드라마가 완성된다. 그것이 호적수 간의 명승부든, 연인 사이의 로맨틱한 매치든, 아니면 선수와 초짜 사이의 배움이 장이더라도, 네트를 오가는 핑퐁의 합은 언제나 변함없이 아름다운 법이다. 그러니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일단 칠 상대가 필요하겠는데...
  • >>34 학교에 탁구부가 있었던가? 야구부와 육상부만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가끔 들리는 생소한 소리에 문을 열면 누군가가 혼자서 탁구를 치고 있다. 건강해보이는 구릿빛 피부와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학생. 1학년으로 보기에는 단단하고 성숙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기에 2, 3학년쯤 될 것 같지만 2학년으로 생각한다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얼굴이라 결국 3학년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낸다. 물론 복학한 성인이거나 졸업장을 따려고 들어온 조폭일 수도 있지만. 가끔 볼 때마다 혼자서 벽에 대고 공을 열심히 치고 있었다. 남의 일이라 항상 지나쳤지만 결국 호기심이 솟아난다. 오늘 역시 벽과 씨름을 하나보다. 모든 운동은 직접하면 힘들고, 구경하는 게 가장 재미있다. 그렇게 구경하던 중 휴대폰의 알람소리가 울린다. 앗, 하는 소리와 함께 알람을 꺼둔다. 조금 있으면 아르바이트 갈 시간이라는 걸 알리는 알람이다. 시간 참 빠르다. "아.. 죄송해요. 엿보려고 한 건 아닌데." 분명 벨소리는 들었을테고 시선도 이쪽을 향하고 있겠지. 별 탈이 없기를 바라며 미리 사과를 한다.
  • >>35 멍하니 랠리를 반복하던 중 벨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찬 물을 뒤집어쓴 듯 당황스럽다. 잠깐 버벅이는 사이에 탁구공이 보기 좋게 이마에 명중하고 말았다. "윽! 누구야..." 고개를 돌리자 처음 보는 여학생이 자리하고 있다. 음, 별 것도 아닌데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기분이다. 탁구대에 채와 공을 내려두고 그쪽으로 걸어간다. "엿보...기는 무슨. 신경 안 써, 교실이 내 개인공간은 아니니까. 어, 탁구부실이긴 하지만." 말 해놓고 보니 살짝 이상하다. 그런데 탁구부에 이런 부원이 있었던가? 내가 나가고 나서 새로 들어왔나? 운동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 궁금증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탁구부원이니? 지금은 아직 시간이 아닐 텐데, 일찍 왔네. 후, 미안하다." 그 새 흘러내리는 땀을 대충 닦아내린다. 은근히 신입 부원이라는 답이 나오길 기대한다. 무슨 핑계든 탁구 한 판 하자고 꼬드길 수 있게.
  • "아... 아뇨. 전 탁구부원은 아니에요. 그냥 지나가다가..." 가끔 그쪽이 탁구를 치고 있는 것을 봤어요- 라고 말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겠지. 스토커, 라던가. 뺨을 긁적이며 머쓱하게 웃는다. "벽에 대고 하는 건 재미있어요? 하나도 재미없을 것 같은데. 혼자서 하니 적적할 것 같고." 차마 교실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앞문에 붙어서서 이쪽으로 오는 상대를 가만히 지켜본다. 자세히 보니 날카로운 눈매와 푸르스름한 턱이 시야에 들어온다. ... 3학년 맞겠지? 설마 복학한 성인인가?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 >>37 "별 수 없지, 원래 연습할 때 간혹 이렇게도 하는 거야. 원래는 탁구대 반쪽을 수직으로 세워서 거기다 대고 치는 거지. 포레스트 검프에도 나오잖아?" 변명하듯 말하면서도, 솔찍히 멋쩍다. 결국 시선을 피하면서 뒷목이나 긁을 수밖에 없다. 결국 화제를 돌린다. "탁구 좋아하나 봐? 시간 있으면 한 판... 아니지, 슬슬 탁구부 애들 올 텐데, 지금 시간이 몇 시지?" 말을 하다 보니 퍼뜩 시간 생각이 난다.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업소는 그렇게 질 좋은 곳이 아니라서 알바생 복지 같은 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시간 엄수를 하지 못하면 그만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원래 20분만 치고 갈 생각이었는데, 혹시라도 늦었나 싶은 마음에 가슴이 철렁한다.
  • >>38 "영화를 그다지 보는 편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연습 방법 중 하나라는 거네요." 자신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며 멋쩍은 듯 뒷목을 긁는다. 분명 아까의 자신도 방금 저런 표정을 지었겠지. 상대의 말에 휴대폰을 꺼내어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5시 5분. 알람이 울린 지 그새 5분이나 지났다. 시간이 이렇게나 빨랐나? 아이고, 하는 소리를 낸다. "보는 건 좋아하지만 한 번도 직접 해본 적이 없어요. 따로 쳐보려고 해도 어려워 보이고 운동에 그리 소질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재밌게, 잘하는 사람들이 조금 부럽네요." 지금 오후 5시 5분이에요. 하는 말을 끝에 덧붙인다. 자신의 아르바이트 시작 시간은 오후 6시이니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다. 느긋하게 걸어가도 괜찮을 것이다. 게다가 오늘은 예약이 적어 일도 주말보다 쉽고, 빨리 퇴근하는 게 가능하다. 간만에 여유를 느낀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한결 밝은 표정을 한다.
  • >>39 "휴, 아직이네." 5시 5분이라, 벌써 10분이나 지났잖아? 업소는 7시부터 영업 시작하고, 미리 가서 준비하려면 늦어도 6시, 그래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 한숨을 쉬며 자세도 자연스레 편해진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밝아진 상대의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좋은 일이라도 있나? 하지만 초면에 괜히 물어서 좋을 질문은 아닌 것 같다. 하던 얘기나 계속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소질이 없어도 연습 좀 하면 금방 손에 익어. 사실 운동이 다 그렇지만 그 연습이 제일 재미없기는 해. 그래, 3학년 8반의 이청락이야, 너는? 3학년은 아닌 것 같은데..."
  • >>40 약속이라도 있나? 조금 전보다 한결 편한 자세로 제 앞에 서있는 사람은 무언가 여유라도 생긴 듯 보인다. "무엇이든지 연습을 하면 손에 익죠. 재능에 따라 그 손에 익어가는 시간이 다 다르지만요. 전 오래걸릴걸요?" 자조적으로 웃으며 어깨를 으쓱한다. 체력 자체는 있으나 운동에는 영 잼병이었기에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는 꾀병을 부리거나 별 수 없이 강제로 체육수업에 참가했지만 이 학교에 온 뒤로는 체육시간마다 도서실로 가 땡땡이를 치고 있다. 아무도 지적을 하거나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이 없어 운동의 결과라고 해야 장기간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얻은 체력 뿐이다. 체력만큼은 자신이 있지만 그 외의 점프력, 순발력, 유연성 등의 단어는 제 사전에 전혀 없다. "전 류 율이에요. 성이 류, 이름이 율. 2학년이구요. 2학년 7반, 이과반이에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기소개를 하게 된다. 막장의 길을 가는 학생들이 많아 이름만 말해도 시비를 거는 아이들이 흔한데 3학년에는 생각보다 이성적인 사람들도 꽤나 있구나, 싶었다.
  • >>41 "무언가를 익히는 데 오래 걸리면, 그만큼 다른 쪽에 빠른 법이니까."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 이건 내가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탁구도, 싸움도 처음부터 그렇게 어렵게 느껴진 적은 없었지만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배우는 건 영 아니었다. 어쩌면 그만큼 간절하게 바라고 있어서 더 느리게 체감되는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성적이라는 놈은 도통 오르는 기미가 없다. 3년동안이나. 그녀의 이름을 들었다. 류율, 2학년, 어딘가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다. 공짜로 과외 해 주던 친구가 어느 날은 질려서 말했었지, 성적 잘 나오는 후배니까 얘라도 찾아가서 배워 보라고. 하지만 후배한테 보충수업 듣는 건 역시 내키지 않았다. 누군가 했더니 이 여자애였군. "류율이라, 이름 좋네." 선선하게 웃으며 보니 슬슬 해가 기울고 있다. 이번에는 느긋하게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한다. 아까는 마음이 급해서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놔두고 시간을 물어봤었지, 이상하게 생각하려나. "음, 슬슬 가볼 시간인데. 알바 하거든." 사실 조금 이른 시간이다. 그렇지만 영 어색하다. 자칭 화이트칼라를 동경하는 혈기왕성한 청년이란 사실 이런 놈이다. 똑똑한 사람 앞에서는 이상하게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어쩌면 우등생들보다도 더 성적에 연연하는 그런 류의 사람이지. 괜시리 기억이 나니까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탁구대를 정리하려 뒤로 돌면서 말한다. 이러니 한결 편하다. "참,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요즘 안팍으로 어수선하니까 조심하라더라. 무슨 흑표파인지 청표파인지 하는 것들이 치고 들어온다고 밤길 조심하라나? 젠장, 이 놈의 도시는 이제 민증 나온 애들 죽어 나자빠져도 신경도 안 쓰고..." 괜한 염려의 말은 자연스레 가벼운 짜증으로 이어진다. 항상 이렇지, 주변 사람들도 내 짜증은 짜증으로 생각 안하지만 오늘 처음 만난 애도 그렇게 봐 줄 것 같지는 않다. 괜히 그랬을까?
  • # 헉 죄송해요ㅜㅜ 깜박 졸아서ㅜㅠㅜ 레스는 오전이나 점심때 써서 올릴게요ㅜㅜㅜ
  • #알겠습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용~
  • #늦은 밤에 갱신해요!
  • >>42 아르바이트. 자신을 이청락이라고 소개한 3학년이 아르바이트에 가야한다며 탁구대로 향한다. 저 역시 슬 아르바이트에 가볼 시간이다. 오늘은 예약이 적은 날이니 시간이 널널하다. 손님이 오지 않으면 일이 빨리 끝나 남은 식재료로 적당히 저녁을 해결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재료들이 고급이기에 무엇을 해도 맛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연어덮밥, 연어 샐러드, 새우장, 초밥... 사장도 제가 해주는 요리를 좋아하니 잔뜩 만들 수 있다. 이런 아르바이트가 또 어디에 있을까. 헤실헤실한 표정이 절로 나온다. 한창 기분이 좋은 와중에 가벼운 짜증이 섞인 말이 들려온다. 이 일대에 또 조폭들이 왔나보다. 그럼 일식집의 예약이 늘어날 것이다. 귀찮아지는 게 싫어 헤실헤실한 표정이 한숨을 푹 쉰다. 잘만 한다면 칼부림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운이 좋지 않다면 따라붙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자기네들이야 재미로 킬킬거리며 하는 것이지만 제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겁이 난다. "조심해야겠어요. 제가 아르바이트하는 곳에도 그런 사람들이 오던데 밤길이 좀, 많이 무섭더라고요. 가능하다면 안 오면 좋겠는데 왜 일식집에 자주 오는 걸까요." 골치가 아프다. 일이라도 하나 터지면 다음날 등굣길에서 분명 경찰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몰려있고, 핏자국이 있고, 등굣길이 막혀 지각하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 # 갱신! 비가 오네요
  • >>46 "일식집에서 일하나 봐?" 다행히도 별 신경은 쓰지 않는 것 같다. 툴툴대는 버릇 좀 고쳐야겠다고 옛날부터 생각했지만 영 고쳐지지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그런데 일식집에서 일한다라... 일식이 취미인 건가? 아니면 진로가 요리 쪽인 건가? 나랑 별 상관이야 없지만... "약간 맛이 간 동네니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수능은 보잖아?" 탁구대를 접어서 집어넣으며 말한다. 이제 그나마 마음 편한 시간은 끝이다. 해가 지면 언제 칼부림이 날지 모르는 곳에서 죽어라 일 해야 한다. 워낙 분위기가 어수선하니 인력사무소도 노는 날이 빈번하다. 퇴폐업소는 갈수록 그만두는 동료들 뿐, 아무리 급여가 많아도 목숨 내놓고 일하려는 놈들이 없으니... 그래도, 일이 힘들어도 희망을 놓지는 않는다. 내일을 그릴 줄 알기에 지금 좌절할 생각은 없다. "수능을 봐서 다행이지... 나는 어떻게든 진학해서, 이 지긋지긋한 동네에서 떠날 거야. 어디로 가든, 고풍시보단 낫겠지. 분명 여기보다는..."
  • >>48 "네, 어디든지 좋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일식집에서 일하게 됐네요. 다행스럽게도 고용주는 잘 만난 것 같지만..." 손님을 잘못 만났을까요.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당연히 수능은 봐야죠. 그쪽, 아니 선배 말씀대로 이 동네에서 벗어나야 하니까요. 여기는 너무.. 무섭고, 흔히 말하는 꿈도 희망도 없는 곳이잖아요? 힘 많고 돈만 많으면 장땡인 동네인데 적어도 제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면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는 게 좋죠. 선배는 그 점에서 저보다 1년이나 빨리 벗어날 것 같고, 많이 부러워지네요."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보는 게 어떨까도 생각해보았지만 결국 선택한 것은 학교를 계속 다니는 것. 미성년인 자신이 최소한의 보호라도 받을 수 있는 건 학교를 다니는 것이라는 사실로 결론이 도달하자 한동안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고민까지 해보았다. 참 막막한 현실이다. ".. 슬슬 아르바이트 가보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저는 곧 가봐야 할 것 같아서... 벌써 5시 30분이 다 되어가거든요." 피차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에 지각이라도 하면 얼마나 잔소리를 들을 지. 자신이야 그나마 나은 고용주를 만난 것 같지만 이 고풍시에서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련지.
  • >>49 "핫, 보통 학교면 고3이 부럽다는 애들은 별로 없을 텐데."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빌어먹을 도시의 빌어먹을 학교에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탁구대를 집어넣고 공을 휙 던진다. 그리고 탁구채를 던져 공을 맞힌다. 튕긴 공은 공이 모여 있는 자리에, 채는 채가 모여 있는 자리에 정확히 떨어진다. 하다 보니 손에 익어버린 묘기였다. "그래, 이제 가야지. 오늘 고마웠다." 사실 고마웠다는 말을 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녀의 벨소리가 울리지 않았다면 평소처럼 벽에 대고 탁구나 치다가 갔겠지. 하지만 솔직히 적적하지 않아 좋았던 건 사실이다. 코트를 입고 부실을 나서며 인사한다. "다음에 보자."
  • >>50 탁구공과 라켓을 던지더니 각자 제가 있어야 할 자리로 들어간다. 신기한 모습을 본 것 마냥 오오, 하는 소리를 내었다. 탁구를 얼마나 오래했으면 저런 것도 할 수 있을까. 자신이 했다면 공도 엉뚱한 곳으로 튀어가고 라켓도 제자리로 가기는 커녕 던진 즉시 바닥을 향해 떨어지겠지. 작게 박수를 짝짝 친다. "제가 뭐 따로 한 것도 아닌데..." 자신이 무언가 했던가? 아무리 기억을 되감아보아도 시간을 알려준 일 이외에는 없다. 끽해야 대화한 게 전부일텐데 그게 감사인사를 받을만한 일인가? 손에 가지고 있던 휴대폰을 교복 치마 주머니로 넣는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얘기해요. 잘 가요. 저녁때라 슬 어두워지니 불량배들 조심하시고요. 괜히 시비걸리면 골치아프잖아요."
  • # 일상 고생하셨어요~ 갱신하고 갑니다!
  • #갱신!
  • #갱신~
  • # 갱신!
  • #리갱~ 돌리실 분 계신가요?
  • #시간이 시간인지라 없는 건가요~
  • # 갱신! 벌써 10시 반이에요
  • #리갱! 좀 있으면 자정이네요.
  • #갱신해요!
  • # 갱신! 퇴근까지 40분남았는데 한가하네요~
  • #갱신!
  • # 갱신! 조금 이따 레스 올릴게요!
  • "오늘도 춥네.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아르바이트가 끝난 뒤 가게에서 나와 천천히 걸어간다. 교복만 입고 다니기에는 추운 계절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가방을 고쳐맨다. 편의점이라도 들러 따뜻한 걸 사갈까. 느긋하게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 짧게 갈게요!
  • >>64 "당신. 계속 우리 조직에게 자잘한 시비를 건다고 합니다. 자제해주십시요. 조직간의 싸움의 명분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워매~ 어린놈의 새X가 덩치 좀 크다고 어디 어른 눈을 똑바로 보며 말하냐잉? 너 죽고 싶어야?" "정중하게 부탁드리는 겁니다. 두 번 부탁 안 합니다. 자제해주십시요." 완도를 기점으로 조직을 결성해서 고풍시로 올라온 행동대장은 흑표파에게 자잘한 시비를 걸어 계속 문제를 일으키기에 진후는 자제해달라며 부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행동대장은 진후의 말을 듣지 않았다. "아따..나가 말이여..젤 쥑이고 싶은 넘이 으떤 놈인지 알어?" 행동대장은 빠르게 오른쪽 주먹을 쥐어 날카로운 스트레이트를 기습적으로 날렸다. 하지만 갑작스런 기습에 익숙한 진후는 아무리 상대가 기습을 해도 반응할 수 있었다. 자신의 왼쪽 턱을 향해 날아오는 스트레이트. 굳이 몸이 아니라 얼굴만 살짝 비틀어 피할 수 있었다. "바로 니처럼 위 아래도 모르고 날뛰는 넘이여!" 하지만 스트레이트는 고의적으로 피하라고 준 페이크였다. 체중이 실린 체로 오른발의 축을 돌려 왼발로 진후의 오른쪽 안면을 타겟으로 뒤돌려차기를 하려고 한다. "퍽!!!!!!" "인자 으른을 공경할 맴이 좀 생기는 감?" "예...생겼습니다." "뭐..뭣이여?!" 진후는 행동대장의 뒤돌려차기가 얼굴에 닿기 전에 왼손으로 발을 캐치해서 막아냈다. 그리고 양손으로 발목을 잡아 비틀기 시작한다. "이것이 당신에 대한 공경입니다." '꽈지짖...' 굳이 기술을 쓸 필요없이 완력을 발목을 잡아 비틀어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렸다. "으아아아아!!!!!!!" "그리고 이건 우리 조직원의 아내를 건드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아직 그게 남았네요." '푹' "씨ㅂ..아아!! 내 눈!!!!!!!" "목숨만은 살려드리는 것이 당신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입니다. 당신 선에서 일을 끝내는 것이 좋겠지요. 보복한다면 당신의 조직을 저희가 깨부실 명분만 제공하는 것입니다. 부디 안녕한 삶을 사시기를." 진후는 손수건으로 칼의 피를 닦고 주머니에 집어넣고 골목에서 나온다. 오늘은 다행이도 검은 코트에 피가 안 묻었다. 다시 순한 인상을 위해 안경을 쓴다. 5분 정도 걸었을까? 길가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율양인가요? 안녕하세요."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 ??? 최근 모 연예인의 형이 거기서 왜 나와? 짤방을 응용할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일 것이다. 선배가 거기서 왜 나와요? 자신의 이름을 언급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이는 학교에서 한 번 마주쳤던 사람이다. 이름이.. 남... 남진후? 기억을 더듬어가며 간신히 머릿속에서 꺼낸 이름은 그때의 버버리 코드를 연상해내기에 충분했다. 오늘은 검은색 코트구나. 처음 마주쳤을 때와 똑같은 안경은 검은색 코트와 함께 진후를 지적으로 보이게 한다. 율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가볍게 목례한다. "안녕하세요...?" 오밤중에, 시꺼먼 코트를 입은 키가 큰 진후가 자신을 부르며 인사하는 것에 놀란 건 비밀이다. "이 근처에 볼일이라도 있나보네요. 여기는 좀 위험한 길인데. 막 이상한 사람들이 나온대요. 변태 같은 것들이나 변태들." 이런 곳에 무슨 일이 있어서 온 것인지. 가방을 고쳐매며 진후를 쳐다본다. 학교에서 보았을 때는 몰랐지만 어두운 곳에서 보니 밝은 곳에 있을 때와는 인상이 달라보였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덕분인지,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어 그런 것인지 구분은 되지 않지만. 무엇을 말해야할지 몰라 어색한 분위기에 머쓱하게 웃는다.
  • >>66 이 어두운 밤에 율양이 있는 것은 아마 아르바이트 때문일 것이다. 고풍고의 다른 학생이라면 모를까 율양 같은 정상적인 학생은 학원 아니면 아르바이트 둘 중 하나의 이유로 귀가를 위해 이 밤 중에 길을 거니는 거겠지. "아, 친구들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어요. 서울에서 놀러온 친구들인데 여기를 많이 무서워하더군요. 그래서 빨리 보내주고 왔어요." 내 본 직업을 숨기고 살며 거짓말이란 것이 많이 늘었고, 꽤나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칠 수 있었다. 내 자신이 허언증에 걸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짓말로 나를 잘 보호해낸다. 악의적인 거짓말이 아니라는 이유로 양심의 가책은 딱히 느끼지 않는다. 변태들이 나온다는 말에 피식 웃는다. "역시 친구들을 빨리 보내주는 게 옳은 판단이었네요. 율양도 조심하세요. 변태들은 저 같은 스타일 안 노리니깐요." 대신 날치기나 소매치기가 나를 집요하게 노리겠지. 특히 고풍시에서는 그게 더 심할 거야. "율양은 어디 갔다오는 길인가요?" #바빠서 답레를 이제 드립니다..죄송해요ㅠㅠ.
  • #갱신..바빠라..ㅠㅠ
  • #갱신! 생맥 마시니 알딸딸하네요..이만 자야지.
  • >>67 "알바 다녀오는 길이에요. 예약이 없어서 안심했는데 최근에 또 조폭들이 왔나봐요. 갑자기 몰려드는 바람에 고생 좀 했지만요." 하아, 하고 한숨을 쉰다. 덕분에 팁도 어느정도 받았지만 팁 이전에 지친 몸이 문제였다. 오늘따라 발바닥은 더 아프지, 주문은 왜 그렇게 번복하는 건지. 몸도, 머리도 지칠대로 지친 율이다. "친구 분들이 여기로 놀러왔던 거예요? 참, 뭐랄까..." 간도 크네요. 제 발로 할램이나 다름없는 곳에 놀러오다니 참 이상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온갖 범죄가 판치는 이곳에 친구를 본다고 오다니 그것 참 대단한 사람들이구나. 믿는 구석이라도 있었던 건가? 아니면 내 앞에 있는 선배도 조폭이나 깡패 중 한 사람인가? 마주했을 때부터 진후에게서 나던 희미하게 비릿한 냄새를 맡았던 율은 제 앞에 있는 선배가 어딘가의 폭력집단에 소속되어있을거라 막연히 추측한다. 물론 지역이 지역이고, 학교가 학교인 만큼 막연히 했던 추측도 대부분 들어맞지만 그래도 그런 일을 할만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아 긴가민가한 느낌이 든다. "근데 선배. 친구분들이랑 험하게 놀기라도 한 거예요? 뭔가 비릿한 냄새가 조금 나던데..." # 헉 ㅜㅜ 너무 늦었다 ㅜㅜㅜㅜ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 >>70 율양은 알바를 하러오는 길이었다. 조폭들이 많이 왔다는 말로 요식업에서 알바를 하는구나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런데..고풍시에 흑표파 말고 다른 조직들이 몰려왔다고..? 우리 조직은 최근에 이 동네에서 식사를 한 적이 없다. 했으면 다른 시에서 했지, 이런 고풍시에서 회식을 하지는 않는다. "고생이 많군요. 율양..조폭이라니..고풍시가 참 무섭긴 무섭네요. 갑자기 다시 서울로 가고 싶어져요." 사실 무섭지는 않지만 서울과 비교해서 아주 살벌하고 위험한 곳이기는 하지. "제가 뭣 모르고 전학가는 날에 이 날 쯤에 놀러오라고 했거든요..하하..그냥 오지 말라고 했어야 됐는데." 처음에는 위험한 곳인지 몰라서 놀러오라고 부탁했던 것처럼 말한다. "네..? 비릿한 냄새요?" 코도 참 예민한 소녀군. 아까 행동대장 하나를 제압하고 닦은 피냄새를 어떻게 감지해내는 거지? 젠장, 향수라도 뿌릴 걸 그랬군. "저는 친구하고 오늘 노래방만 갔다왔는데..." 주머니에서 향수를 꺼내서 뿌려 비린내를 완전히 없애버렸다. "정말로 비린내가 났나요?" 그리고 재빠르게 화제를 바꾸려고 한다. "그런데 율양. 식사는 하셨나요?" #괜찮아요! 저도 늦는데요..ㅎ 수능 끝났으니 뉴비들 왔으면 좋겠네요!
  • #갱신!
  • #리갱해요~
  • #생맥주가 당기는 밤..하지만 월요일(침울)
  • >>71 비릿한 냄새가 없어졌다. 착각이었나? 고개를 갸우뚱하자 상대를 쳐다보던 시선이 기울어진다. 일에 많이 지쳐 냄새까지 착각했나보다. 내가 생각해도 참 열심히 일했지. 한숨을 쉰다. "아직이에요. 오늘은 말했다시피 사람이 많아서... 원래라면 알바하는 곳에서 해결하고 오는데 그럴 틈도 없이 완벽하게 지쳤거든요." 조금 전의 아수라장을 생각해본다. 주문 번복, 자기네들끼리 시비가 붙어 식당 내에서 칼부림이 일어날 뻔한 일, 외상 강요. 경찰까지 올 뻔했다. 사장에 잘 대처했기에 망정이지 정말 그런 곳의 사장을 맡으라고 하면 아무도 나서지 않을 일이다. "선배는 저녁 드셨어요? 벌써 시간이 꽤 늦었는데 아직이라면 조금이라도 빠른 시간에 드세요. 늦은 저녁은 몸에 썩 좋지 않으니까요." 오늘 저녁은 뭐먹지. 밥으로 하려니 귀찮고 빵으로 하려니 너무 허전하고. 라면이라도 끓여먹어야 하나. 집에 남은 게 무엇이 있는지 천천히 생각해본다. # ㅜㅜㅜㅜ 출근 싫어요 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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