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은 외로운 사람이라 일렀다. 문득 초췌해진 뺨을 우물이며 그렇게 통보했다. 이상하지,나는 당신을 보며 외로움을 삭혔고 그 긴 슬픔과 질식을 버텼는데 어째서 그대는 위로따위 받은적 없는 그늘속 이끼와도 같은 모양새다. 그래,라며 툭 튀어나온 말 한마디에 당신은 상처받았겠지. 그래도 멀건 웃음 한마디에 도리어 툴툴대는 나를 너는 알고있는지.

멍든 가슴에서 죽어가는 별들처럼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입에서 나올 기회만을 숨죽이며 기다린 말들은 어째서인지 선뜻 나오지 않았다. 조용히,그리고 품격있게. 늘 들리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더 머리속을 빙빙 맴돌았다. 왜 나는 이런 모습밖에 가지지 못하는지. 스스로에게 혐오감이 치밀었다. 응어리진 감정만이 텅비었던 그녀를 채워갈 뿐 이었다. 동떨어진 곳에 나 홀로 서있는듯 가족들과 그녀는 매우 달랐다. 세계의 전부이던 그들이 나와는 다르게 특별하게 빛난다는건 어쩌면 어린날의 그 소녀에게 자기자신을 포기하게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을까.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이 형편없이 일그러졌다. 나는. '■■,오늘은 중요하신 손님이 오시는 날이란다. 가문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나는, '쓸모없구나.' 나는... '■■,부디 언니를 대신해서 죽어주렴." 그들에게 언니의 대용품이었을 뿐이었는데. 입가를 가린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손을 따라 갈곳잃은 비명이 터져흘렀다. 마치 마음깊숙히 새겨진 상처자욱처럼. 속에서 울컥거리며 쏟아지는 아픔은 폐부 깊숙히 틀어박혀서 도통 나아지질 않았다. 그런데도 얼굴은 늘 그렇듯 아름다운 미소를 유지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나 자신을 연민할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나는 내가 원하는 내가 아니게 되어버렸으니까. 오히려 뇌리 속 깊숙히 틀어박힌 자기혐오가 속삭였다. 나는 본디 그런 자였다고. 그러니 나는 누굴 탓할수도 없는 거라며 내 숨통을 틀어막았다. 그것이 너무나 아득해서,그만 눈이 감겼다.

언젠가 사람은 죽는다. 자신의 뜻과는 관계없이. 장례식에서 나는 그것을 절절히 느꼈다. 언제나 태연하던 네가 죽음이란 단어와 연관될때,나는 그 사실을 알아버렸다. 국화꽃 냄새가 화사히 퍼진다. 시린 죽음의 향이다. 어두침침하고 탁한 공기에 섞여들어간다. 여기저기 모두가 울고있는데,왜 나만 태연하지? 왜 나만이 침착할까... 손 안에서 뭉게진 꽃이 끈적한 즙을 묻혔다. 이리저리 뒤틀리고 꺾긴 모습이 너의 마지막 모습같았다. 새로운 꽃을 받아 네 영정사진 옆에 놓였다. 많은 국화꽃이 네가 받은 사랑을 알려주는 듯 했다. 그 사이에서 내가 놓은 꽃은 티도 나지 않았다. 죽어서도 사랑받은 내 친구. 입가가 기괴하게 비틀렸다. 장례식장에서 지을 표정은 아니란건 알고있다. 그런데도 얼굴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눈을 굴리다 사진의 너와 눈이 마주쳤다. 아주 밝고,아름다운...다른 사람들 따위 한순간에 가려버리던 존재. 모두가 널 별같다 칭했지. 가장 화려하던 이가 도로에 떨어진 육편이 되었음에도 주변사람들의 말은 달라진게 없었다. 손에서 국화꽃 향이 물신 풍겼다. 국화꽃 향기는 향내와 섞여들어가 기묘한 분위기를 내었다. 네가 죽기 며칠전 부터 네 근처는 기묘한 냄새가 났다. 그 모든 것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 같았다. 왜냐하면,그 기묘한 냄새가 살아숨쉬는 것에게서 날리가 없으니까. 시체 냄새. 뭐라 할 수 없는 냄새에 이름을 붙이면 이것이 어울리겠지. 암모니아 향과 썩어가는 고깃내가 네 주위만 가면 콧속을 찌르고 들어왔다. 그 향이 못내도 불쾌해서,지금도 네 곁에 머무르는게 못마땅해,나는 그저 숨을 참고만 있었다. 아무것도 바뀌는게 없음을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있는데. 흐려진 시야로 홀릴듯 아름답던 네 얼굴이 이상하게 휘어졌다.

황혼에 잠긴 새벽을 밟아 꺼트리는 소리가 났다. 그 해에는 책을 읽지않았다. 옅게 묻어나는 먼지가 땀에 녹았다. 오래된 책 특유의 냄새를 들이키면 그와 함께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너와 있던 그 시간대의 기억들이. 숨에 잠겨나간 낙엽이며 바람따위가 내 머리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것도 같다. 습기찬 기억은 절대 포근하지 않다. 떨리는 손을 바지에 문지른다,땀이 흐른다. "사랑받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래서,노력했지만,부족...해서 숨이라도 쉬려,했,는데... 애정을 갈구함이란 왜 이리도 비참한걸까? 너도,나도 사랑을 하려고 이렇게 처절했던 거였을까?

소나기가 쏟아진다. 갑작스런 소식이었다. 창문 밖으로 주룩주룩 내리는 빗물이 회색빛깔 안개를 뿌리며 시야를 가렸다.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은 색색의 우산을 펴고 소나기 아래를 지나갔다. 소나기가 잦아들길 바라며 기다린게 몇십분,이래서는 학원 시간에 늦어버릴 것 같아 가방을 이고 뛰쳐나갔다. 이질적인 느낌에 학원을 향해 뛰어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동백꽃이 발에 짖이겨져 붉은 흔적을 남겨오고 있었다. 붉은 꽃이 회색의 배경에서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광경은 마치 핏방울이 점점히 떨어져 있는듯한 모습이었다. 토옥,톡. 아,살그마니 귓가에 스쳐간 소리가 빗방울 소리가 아닌 꽃이 떨어지는 소리였구나. 동백꽃나무는 거센 빗물에 꽃망울을 떨구고 있었다. 그것은 무척이나 눈에 띄였다. 꽃비가 내리는것이라 착각할 만큼 많은 꽃이 떨어져 내렸다. 어딘가 가슴한구석을 처절히 만들고 아리게 하는 풍경. 내가 어디서 본 장면도 아닌데 왜 이리 익숙한 것일까. 흐릿한 배경에서 동백꽃만이 살아있다는 표를 내고 있었다. . . . (중략) 너를 닮은 꽃은 이리도 생생히 피어있는데,이제 너는 짖밟힌 꽃을 닮게되어 땅에서 기었다. 아,그 어찌 초라한 모양새 인지.

#1932 공장의 주인이 빚에 떠밀리듯 도망가 사라지자 공장은 금세 폐쇄되었다. 수 개월치의 봉급을 받지 못했음에도 혹시나 하며 희망을 놓지 않던 노동자들 또한 금세 살길을 찾아 떠났다. 나 역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집에 폐병걸린 어머니와 아직 어린 동생들,피죽마저 아까운 집안형편을 생각하면 잠시도 쉴 수가 없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돈이 밀리면 피죽마저 못먹을 처지가 된다. 공장의 사장이 이렇게 도망갈줄 알았다면 진즉에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아야 했었는데. 오늘은 장씨네 아주머니가 일자리를 주선해주기로 한 날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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