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 여름이면 다시, 설익은 알맹이들을 솎아내지도 않은 채 수확하고, 그 초록의 과실을 어루만지고 베어물며, 평생 농익은 홍옥의 맛이란 알지 못할 이들, 그들을 나는 사랑하였노라 근성? 여느 때처럼 여름의 열기 아래 단 맛은 조금도 무르익지 않은 과육을 맛보려 남들은 흘리지 않을 멍청한 땀을 흘리고, 남들이 비웃더라도 행복하게 쓴 열매로 우정을 나누던 이들, 그들을 나는 사랑하였노라 근성? 8월의 태풍은 갑작스러워, 격풍에 휩쓸려 날아온 농구공의 호우 아래 과수원의 나무란 모조리 꺽이고 노동요에 바람 부는 줄도 모르던 일꾼들은 하나같이 피 흘리며 알지 못할 나라로 떠나갔으나, 그들을 나는 사랑하였노라 근성? 나는 아직 버리지 않았다, 순수한 소망을, 하지만 쓸쓸한 과수원의 폐허에는 오로지 나 하나 뿐이고, 그러니 노래 또한 구슬퍼지는구나 근성? 하하하하하하...... 이제는, 이제는 나만 오롯이 서서 없는 이들을 그리고, 나만 멍청한 웃음으로 돌아오지 않을 날들을 추모하는구나 근성? 나는 떠나지 못해 추레한 자, 그러니 그저 사라진 옛 시간이 망각의 해일에 부딫힐 때, 사각이는 추억의 물거품을 긁어모으며 거품 문 꽃게처럼 슬퍼하는구나 근성? 아무 것도 없구나 근성?

이것은 난장마을의 마지막 근성이가 썼던 비문이다. 이것을 끝으로 그는 절필하였고, 그로써 그는 영원한 안식의 길을 걷기로 했다. 그는 싯구 안에서만 살아있었고, 문체 속에서만 느낄 수 있었기에, 마침내, 마침표로 모든 것을 끝맺게 되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세 글자를 적은 후 펜을 버렸다. 근 성 ?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 잘쓴다 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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