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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11/30 16:01:13 ID : s9yY2msi3u9
주제는 전생에 관한거야 전에 창작으로 심심할때마다 적어놨던건데 조금 더 각색해서 올려보려고해 다들 읽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딱히 상관은 없어 한명이라도 재밌게 읽어주면 만족할것 같아 그럼 시작할게
이름없음 2018/11/30 16:03:32 ID : s9yY2msi3u9
제 1장 [원영의 이야기.] 서울 중구 망현동 망현시장을 지나 책방골목으로 들어서 한참을 걷다보면 보이는 파란 간판에 가연책방, 그리고 그 옆에 자리 잡은 낡은 3층 건물 맨 위 촌스러운 초록간판에 검붉은 글씨로 쓰여진 이름. '전생체험관' 원영은 3시간전 통화를 떠올리자 자신도 모르게 미간이 움찔대는걸 느꼈다. 그는 스카이까진 아니지만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이였으며 당당히 수석으로 입학하여 한번도 장학금을 놓친적없었기에 남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헌데 그런 그가 졸업을 남겨두고 마지막 학기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된것이다.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가게 사정이 나빠져 고용하고있던 알바생을 자르게 되었고 부모님이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것을 그는 외면할수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바로 가게로 향했고 새벽까지 가게일을 도와드리려니 학점관리에 소홀했던것이 문제였다. 그는 머리가 비상한 실력파가 아닌 철처한 노력파였던 것이다.
이름없음 2018/11/30 16:06:16 ID : s9yY2msi3u9
학창시절 부터 공부에 집중해왔던 그는 알바라곤 간간히 부모님 가게일을 도와드리는게 전부였으니 제대로 된 알바, 그러니까 남의 돈을 받는 일을 하는건 처음이였다. 원영은 핸드폰에 구직앱을 깔고 이것저것 찾아보았지만 대학생을 써주며 시간을 조절해주는 단기 알바를 찾기는 무리였다. 대체 다른 대학생들은 어떻게 돈을 벌며 생활하는건지 문득 궁금해지는 원영이었다. 그러던 와중 전생체험관의 매니저 업무를 발견한것이다. [시간조절 가능. 단기 환영 대학생 환영 *남자만] 마치 원영만을 위해 올라온 일자리 같았다.
이름없음 2018/11/30 16:10:22 ID : s9yY2msi3u9
아니..근데 전생체험관이라고..? 원영은 언제가 한번 전생체험에 관한 영상을 봤던적이 있다. 그가 고등학생일때 옆자리에 앉은 친구는 전생에 관해 굉장한 관심을 보였고 쉬는시간이면 핸드폰으로 항상 전생에 관한 동영상을 줄곧 보곤했다. 짝이였던 원영은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는 영상을 간간히 슬쩍슬쩍 곁눈질만 할뿐 대수롭지 않아했었다. 언젠가 하루는 친구가 굉장한 영상을 보여주겠다며 들이밀던것이 바로 그가 기억하는 전생체험의 관한 영상이었다.
이름없음 2018/11/30 16:11:14 ID : s9yY2msi3u9
영상속엔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후한 아저씨와 그옆의 의자에 누워있는 한 여성이였다. 그 여성은 자신이 전생을 기억하는것 같다며 자신의 전생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했고 이어 남성이 어두운 불빛아래 작은 스탠드만 하나 켜둔채 최면을 걸듯이 여성의 눈앞에 동그란 줄시계를 흔들거리자 여성은 서서히 눈을 감았다.
이름없음 2018/11/30 16:11:48 ID : s9yY2msi3u9
원영은 자신이 이 아까운 시간에 전생체험 따위에 영상을 보며 시간낭비를 해야하는것이 짜증이 났지만 그는 짜증을 쉽게 들어내는 타입이 아니였다. 애써 집중하는척 멍하니 영상만 바라보고 있었고 곧이어 남자의 말에 여자가 몇마디 대답하는것 같았지만 그의 머릿속엔 미리 예습하지 못한 수학문제만 몇몇 떠돌고 있었기에 그 둘의 대화가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이름없음 2018/11/30 16:12:42 ID : s9yY2msi3u9
여성은 고통스러워 하며 눈물만 흘리고 있었고 계속 옥죄어 오는 남자의 강한 말투에 못이겨 힘들게 입을 때려는순간 수업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원영은 그저 고마울 뿐이였다. 아이씨...다음 쉬는시간에 다시 이어서 보자 완전 흥미롭지?! 잔뜩 흥분한 눈빛으로 던진 친구의 질문에 원영은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다음 수업시간이 마지막이였고 공부에 관심이 없는 친구는 그걸 알지 못하고 있는듯 했다. 주말이 지난뒤 원영은 담임에게 자리를 바꿔줄것을 요구했고 그렇게 원영의 전생체험의 관한 기억은 마무리 되었다. 아무렴 어때, 원영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빛을 찾은것만 같은 기분에 헐레벌떡 전화를 걸었다.
이름없음 2018/11/30 16:13:34 ID : s9yY2msi3u9
여보세요. 중저음의 침착한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알바몬스터 보고 연락드렸는데 직원 아직도 구하시나요? -직원..? 아 매니저 말하는 건가? 처음 목소리를 들었을때 자신과 몇살차이 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했던 원영은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짧은 말에 잠시 기분이 언짢았지만 그저 목소리가 젊은 남자인가보다 생각했고 정말 잠시의 언짢음이었다. -아.. 네 맞습니다 매니저 업무... 3시까지 이력서지참. 원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대방의 말과 함께 전화는 끊겼고 원영은 나이를 떠나 경우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름없음 2018/11/30 16:14:27 ID : s9yY2msi3u9
이제껏 살아오며 아무리 알바를 해본적이 없다 한들 사장이라는 작자가 이렇게 까지 까칠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순간 가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일자리의 시급보다 3500원이나 높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원영에게 딱 맞는 조건을 갖춘 일자리었다. 더군다나 장학금을 받지 못한 이번 학기를 생각하니 원영은 찬물 더운물 가릴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 딱 두달만 참는다. 아니야 존나게 재수없으면 한달만 하고 나오지 뭐 그렇게 자신을 달래며 원영은 낡은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름없음 2018/11/30 16:15:06 ID : s9yY2msi3u9
원영은 2층에 자리잡은 전당포를 지나쳐 3층으로 향했고 3층에 다 다르자 초록색의 나비문양 스티커가 촌스럽게 붙어진 문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문에 씌여진 전생체험관의 글씨를 보고서도 선뜻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몇초간 망설이다 문손잡이를 잡은 그는 자신의 발밑으로 무언가 떨어지는것을 느꼈다. 시선을 아래로 향하자 바닥에 떨어져 있는 편지봉투가 보였다. 분홍색의 편지봉투였다.
이름없음 2018/11/30 16:16:05 ID : s9yY2msi3u9
원영은 순간 이걸 가지고 들어가야하나 놔두고 들어가야 하나 고민이 되었지만 속에선 이 편지봉투 안에 적힌 편지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해 미칠노릇이였다. 그는 어렸을때부터 호기심이 왕성해 유치원을 졸업할땐 호기심왕 상장을 받은 이력도 있었다. 그는 편지를 한손에 쥐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 편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편지에는 빼곡하게 글씨들이 적혀 있었다.
이름없음 2018/11/30 16:21:15 ID : s9yY2msi3u9
[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언젠가 선생님께 전생체험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그 날엔 너무 슬프고 혼란스러워 펑펑 울기만 하다가 나왔는데 사실은 저도 제 전생과 같이 사랑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꽤 오래 돌봐왔었는데 이번에 결혼을 준비하게 되면서 남편과 시댁의 강요로 그 아이를 보호소에 보냈어야 했어요.. 친정식구들과 어렸을적부터 멀리 지냈던 저는 연을 끊고 살아온지 오래였기에 그 아이를 부탁할수 있는 처지도 아니였습니다. 남자의 눈이 멀었던 제가 순간 바보같은 결정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름없음 2018/11/30 16:26:33 ID : s9yY2msi3u9
그 아이를 보호소에 보내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그저 잊어야 한다고, 마음에 묻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한달이 다 되어 갔을때 선생님을 알았고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전생체험을 하게되었습니다. 제 전생을 알고서는 많이 혼란스러웠고 그제서야 내가 정말 못할짓을 했구나 깨달았습니다. 그 날 바로 남편이 될 사람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는 설득하기 시작했지만 그 사람은 나중에 생길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럴수 없다면서 절대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저에게도 소중한 아이고 자식이라며 내 뜻을 받아들일수 없다면 당신과 같이 살아갈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름없음 2018/11/30 16:26:54 ID : s9yY2msi3u9
저에게는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했던 말이였는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본인이야말로 저 같은 드센 여자와 같이 살기 싫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저의 결혼은 엎어졌습니다. 하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저의 업이겠지요. 바로 다음날 보호소로 다시 찾아간 저는 사실대로 털어놓았습니다.
이름없음 2018/11/30 16:27:19 ID : s9yY2msi3u9
사실 이 아이는 처음보는 아이가 아니였다고 길에서 주운 아이도 아니였으며 제가 키우던 아이였다고.. 그러니...다시는 이런짓을 하지 않을테니 제발 다시 데려갈수 있게 해달라고 무릎꿇고 울며 빌었습니다.. 보호사님이 저를 일으켜 세워주시며 그러더군요 이미 한달이 지나 안락사를 시킬 날짜가 지나버렸다고, 하루에도 수십명의 아이들이 보호소에 들어와 보호소에서도 어쩔수 없이 한달이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를 시켜야 한다고..
이름없음 2018/11/30 16:27:47 ID : s9yY2msi3u9
그 말을 들은 저는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았습니다. 제발 한번만이라도 그 아이를 보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너무 미안하다고 엄마가 정말정말 너무 미안하다고 너무 사랑했다고 이렇게 아픈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그저 아이처럼 펑펑 울기만 했습니다. 너무 나도 죄스럽고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이름없음 2018/11/30 16:28:21 ID : s9yY2msi3u9
그렇게 몇분이나 지났을까 보호사님이 제 손을 잡아주며 지금 심정이 어떠냐고 물어왔습니다. 순간 저는 너무나도 화가 났습니다. 보호사님은 아무 잘못이없는걸 알면서도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 보호사가 너무나도 죽일듯이 미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보호사님이 절 보며 해주시는 말에 아무대꾸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름없음 2018/11/30 16:28:37 ID : s9yY2msi3u9
그 아이도 이런 기분이였을거예요, 이렇게 하늘이 무너질듯이 아프고 힘들었을거예요. 하루만 더 늦었으면 정말 다시는 볼 수 없었을거예요 사람을 너무나도 잘따르는 착하고 이쁜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일주일만 더 이 아이를 데리고 있기로 했고 육일째 되는날 오늘 찾아오신 거예요. 다시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부탁드려요 사랑으로 돌봐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이름없음 2018/11/30 16:28:54 ID : s9yY2msi3u9
그리고는 한 보호사님이 센터안에서 저희 아이를 데리고 나오셨습니다. 이 녀석은 자신을 여기로 보낸게 저인지 알면서도 주저 앉아있는 저를 보자마자 신나게 달려와 저를 핥아주며 그저 꼬리만 흔들어대더군요. 그렇게 선생님 덕분에 제가 사랑하는 자식같은 아이를 무사히 다시 집에 데려올수 있었습니다. 이 아이를 다시 데려올때 차마 너무 죄스러워 이 아이를 다른곳에 보내야 하는게 아닌가도 생각했지만 제 전생을 돌아봤을때 제가 느꼈던 감정 그대로를 이 아이도 느낀다고 생각하니 제가 반성하고 다시 데려가 평생을 돌보며 죄를 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름없음 2018/11/30 16:29:11 ID : s9yY2msi3u9
선생님, 선생님을 알게되어 너무 감사드립니다. 차마 제가 부끄러워 얼굴을 마주하며 감사의 말씀을 드릴수가 없어 이렇게 편지에 적어 보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이름없음 2018/11/30 16:29:32 ID : s9yY2msi3u9
편지를 다 읽어갈때쯤 원영은 알수없는 감정들이 생기는걸 느꼈다. 여자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다. 편지를 다 읽은 원영은 다시 편지를 접힌 자국대로 접어 편지 봉투에 넣었다. 그리고는 원영은 이 여자의 전생이 대체 뭐였길래 이런 편지를 썼는지 궁금해졌다. 그 순간이었다.
이름없음 2018/11/30 16:29:52 ID : s9yY2msi3u9
"원래 그렇게 호기심이 많은편인가?" 익숙한 목소리가 원영의 뒤에서 들려왔다. 순간 몸이 굳은것처럼 원영은 눈만크게 뜬채 편지를 든 애꿎은 손만 쳐다볼뿐이였다. "인사성도 바르지 않은 편인것같군" 원영은 마치 얼음땡 놀이라도 하듯이 누군가 얼음이였던 원영을 땡하며 친것같았다. 자리에선 일어난 원영이 편지를 뒤로 감추며 뒤를 볼아보니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이름없음 2018/11/30 16:36:15 ID : s9yY2msi3u9
"아,안녕하세요 아니, 죄송합니다.." "원래 그렇게 질문과 대답을 한번에 하는 스타일인가?" "네.. 아닙니다..." "긍정과 부정도 한번에 하는 스타일이고" 그 남자는 원영을 지나쳐 계단을 내려갔고 순간 희미하게 담배냄새가 원영의 코에 스쳤다. 피부가 여자못지않게 하얀 남자였기에 눈밑에있는 검은 다크써클이 더 눈에 잘 띄었다. 체격은 마른편인데도 불구하고 큰 키를 가진 원영과 키가 비슷했다. 저승사자를 보면 마치 이런 기분일까 원영은 생각했다.
이름없음 2018/11/30 16:37:41 ID : s9yY2msi3u9
"아니요.. 죄송합니다." "들어가지, 아 그 뒤에 있는 편지는 본인께 아닌것같은데?" 자신도 모르게 뒤로 숨겨놓은 편지가 부끄러워지는 원영이였다. 하...모양빠지게... 원영은 편지를 남자에게 내밀었다. "몰래봐서 죄송합니다. 제가 일부러 그런거는 아닌데 편지가 발 밑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읽는다는건 본인의 의지였으니 일부러 그런거 맞아"
이름없음 2018/11/30 16:37:58 ID : s9yY2msi3u9
편지를 받으며 남자가 말했다. 왠지 모르게 아주 어른한테 혼나는 기분이였다. 남자는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다. 원영이 넋이 나간사람 처럼 멍하니 그자리에 서서 자신의 호기심을 탓하고 있을때 다시 한번 문이 열렸다. "집에 갈건가?"
이름없음 2018/11/30 16:38:27 ID : s9yY2msi3u9
여기까지가 1장 끝이야 만약 더 보고싶은 사람 있으면 더 올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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