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스레딕은 처음이라서 이렇게 쓰는게 맞는지 모르겠네. 이야기가 길다면 좀 길어서 제목을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하다가 간단하게 정리했어.
이름없음2018/12/09 20:20:29ID : csrAi3yGpQk
나는 학교에서 그냥 놀면서 잘 나가는 애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듣보인 것도 아니었어. 전학 온 것 치고 적응도 나름 잘 했다고 얘기도 듣고 잘 지내고 있었지.
이름없음2018/12/09 20:21:14ID : csrAi3yGpQk
그러다가 어느 날 학교에서 딱히 잘 알지도 않고 이름만 알고 있는 애가 시험 기간에 페메가 왔었어. 처음엔 걔가 씹었고 다음 날 또 똑같은 시간에 연락이 왔었지.
이름없음2018/12/09 20:22:20ID : csrAi3yGpQk
아 맞다. 이걸 말해주는 걸 깜박했네. 나랑 좀 친한 애가 있는데 이 친구가 그 전남친의 전여친이었어. 그땐 헤어졌었고 나는 그냥 고민을 들어주는 정도였지.
이름없음2018/12/09 20:23:46ID : csrAi3yGpQk
전여친은 태양이라고 하고 전남친은 달이라고 할게. 태양은 달이랑 헤어지고 나서 좀 힘들어 했었어. 다시 붙잡았는데도 까였거든. 굉장히 오래갈 줄 알았는데 헤어졌었으니까.. 나는 태양의 그런 고민을 가끔 들어줬었어.
이름없음2018/12/09 20:25:22ID : csrAi3yGpQk
달이 나한테 연락을 하고 있을 때쯤 내 친구는 태양이랑도 친하고 나랑도 친해. 내 친구는 달이 나한테 연락하는 걸 알아. 나는 마음이 전혀 없었고 진짜 철벽을 쳤어. 내 대답은 3글자 이내였으니까.
이름없음2018/12/09 20:26:09ID : csrAi3yGpQk
내 친구는 태양과 태양네 무리 애들하고 같은 학원을 다녀. 근데 어느 날 친구가 학원이 끝나고 급하게 전화가 오더라고. 그러고선 전화로 태양이 학원에서 달이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냈다고 했다고 근데 그게 나라고 그러는 거야.
이름없음2018/12/09 20:28:36ID : csrAi3yGpQk
그 친구는 그걸 나한테 일단 모르는 척 하라고 했었고 나는 알겠다고 했어. 약간 짐작은 하고 있었지. 달은 내가 연락을 안 보면 왜 안 보냐고 다시 보내고 항상 나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 했거든. 대놓고 귀엽다고 하기도 했었어.
이름없음2018/12/09 20:29:16ID : csrAi3yGpQk
근데 내 입장에선 좀 그랬어. 나는 태양과 친한데 태양은 달을 못 잊었고, 연락하는 자체도 왠지 양심에 찔렸었지. 그래서 달 연락을 아예 안 보기도 하고 딱 잘라서 싫은 티도 냈었어.
이름없음2018/12/09 20:29:51ID : csrAi3yGpQk
달은 정말, 인기가 많은 아이야. 나는 별로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귀여운 것도 아닌데 왜 나를 좋아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어. 태양은 예쁜 친구야.
이름없음2018/12/09 20:30:48ID : csrAi3yGpQk
심지어 나는 걔 이름만 아는데. 어쩌다 나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했어.
이름없음2018/12/09 20:31:12ID : csrAi3yGpQk
앞서 말했다시피 태양은 못 잊어서 나한테 그런 얘기도 했었고, 근데 태양은 달이 날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지.
이름없음2018/12/09 20:31:36ID : csrAi3yGpQk
달이 나한테 연락하는 걸 내가 친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캡쳐를 했었는데 하루는 그걸 잘못 보내서 태양에게 보내버렸어.
이름없음2018/12/09 20:32:00ID : Hxwq5gnO4Lc
ㅂㄱㅇㅇ
이름없음2018/12/09 20:32:16ID : csrAi3yGpQk
그때는 정말 머릿속이 새하얘졌어. 나는 달이랑 연락하는 걸 양심에 찔려했었으니까. 태양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했지. 태양은 괜찮다고, 부럽다고 자기는 어제 꿈에도 나왔다고 그랬어. 나는 더 미안해졌지.
이름없음2018/12/09 20:32:49ID : csrAi3yGpQk
그래서 더 달이랑 연락을 안 하게 되었던 것 같아. 근데 사람이 참 그런게 나한테 관심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은근히 신경 쓰이더라.
이름없음2018/12/09 20:33:06ID : csrAi3yGpQk
봐줘서 고마워ㅠㅠㅠ 혼자 얘기하는 줄 알고 좀 민망했어...
이름없음2018/12/09 20:33:40ID : csrAi3yGpQk
나는 은근 달이 싫다고 그러면서 점점 좋아하게 되었었나봐. 하지만 여전히 태양에게 미안했지. 태양이 못 잊었었는데 내가 그래도 되나 싶었고.
이름없음2018/12/09 20:34:09ID : csrAi3yGpQk
그러던 어느 날 태양이 나한테 이제 다 잊었다고 안 좋아한다고 그러는 거야. 나는 그게 정말일까 아니겠지 하면서도 다 잊었다는 말에 조금 안도했나봐.
이름없음2018/12/09 20:34:58ID : csrAi3yGpQk
달이랑 연락을 점점 자주 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점점 좋아하게 되었어. 아니라고 부정하고 참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더라고. 그렇게 나도, 달도 서로를 좋아하게 되었어.
이름없음2018/12/09 20:35:34ID : csrAi3yGpQk
어느 날 달이 나한테 좋아한다고 직접적으로 말을 했어. 나도 용기를 내서 나 역시 마찬 가지다 라고 했지. 달은 기뻐하면서도 다른 애들이 알면 안 된다고 그랬어.
이름없음2018/12/09 20:35:54ID : csrAi3yGpQk
이해했어. 태양 때문이었겠지. 참고로 태양이랑 달은 헤어진지 4달? 5달? 되었을 거야.
이름없음2018/12/09 20:36:30ID : csrAi3yGpQk
그렇게 서로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사귀지는 못 하고 소위 말하는 썸이란 걸 탔지. 처음이었어. 너무 좋았고 너무 설렜어. 날이 갈 수록 달이 더 좋아졌어.
이름없음2018/12/09 20:37:03ID : csrAi3yGpQk
태양은 이제 완전히 내게 달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 정말 다 잊었나보다 생각했지. 그러고 한편으론 만약 내가 달이랑 사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도 했었어.
이름없음2018/12/09 20:37:30ID : csrAi3yGpQk
머리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마음은 아니었어. 너무 사귀고 싶었어. 날이 갈 수록 더 좋아져서 너무 설레서 좋았어.
이름없음2018/12/09 20:38:04ID : csrAi3yGpQk
그러고 어느 날 달이 내게 고백을 해서 달이랑 나는 사귀게 되었어. 정말.. 날아갈 것 같았어. 그때는 너무 좋아서 아무 생각도 안 났고 그 후에 태양이 생각났지.
이름없음2018/12/09 20:38:54ID : csrAi3yGpQk
나한테 달이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준 친구에게 다음 날 학교에 가서 태양에게 말할 거라고 했어. 친구는 그걸 말하는 순간 너는 태양이랑 관계가 끝날 지도 모른다고 그랬지.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듣는 것보다 나한테 듣는게 배신감이 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내가 말하기로 했어.
이름없음2018/12/09 20:39:17ID : csrAi3yGpQk
그 친구는 나한테 태양에게 말할 때 자신이 달이 나를 좋아한다고 한 것을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
이름없음2018/12/09 20:39:55ID : csrAi3yGpQk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왜 그러겠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난 알겠다고 했어.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서 태양이랑 얘기를 하게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