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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12/12 12:16:35 ID : io2Lhs9Btii
참고로 친구한테 올려도 된다고 허락받음. 친구 여친한테도 받았다. 우선 나는 양성애자고 내 친구는 동성애자야. 우린 외국에 살고 있는데 친구들끼리 술을 먹으러 갔어. 한국 식당에. 거기엔 남자애 두명 정도에 여자애(나랑 친구 포함) 4명 정도가 있었지. 물론 우리중에 남자애들한테 관심있는 애들은 없었고 남자애들도 우리한테 관심 없었다. 그리고 우리 다 내 친구가 동성애자고 내가 양서애자인거 알고 있는 애들이야. 아무튼 술을 먹는데 내 친구가 의외로 너무 멀쩡한거야. 약간 텐션이 평소보다 높긴 했지만 그것외엔 챙길거 다 챙기고, 말도 제대로 하고. 약간 발음이 꼬이긴 했지만 그것말곤 멀쩡했어. 참고로 난 술을 별로 안 좋아해서 조금만 마셨기 때문에 멀쩡했고 다른 애들은 대부분 꽐라가 되어있었다. 나랑 남자애 한명만이(얜 술이 쎄서 멀쩡햇음) 멀쩡한 와중에, 어떤 한국인 여자두분이 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 쪽으로 엄청나게 비틀거리면서 걸어오시기 시작했다. 그 두분중 한분은 단발, 한분은 긴 머리였는데 단발하신 여자분이 "야 너 뭐하는거야..!" 라며 긴 머리 여자분을 말렸지만 긴 머리 여자분은 아랑곳 하지 않고 대뜸 자신의 핸드폰을 우리에게 내밀었어. 이분도 많이 취해계셨는지 얼굴이 벌겋고 말이 막 꼬였지. "저기..! 번호 좀 딸수 있을까요...!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데 너무 제 취향이라서..!" 이 말 한마디에 우리는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바로 꽐라가 되어있었던 남자애를 보면서 "오오~" 라거나 "휘익~" 하면서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지. 하지만 꽐라가 된 그놈은 답이 없었어. 하지만 그러던 와중 긴머리의 여자분이 입을 열었다. "아니 남자분 말고... 이분이요!" 이러면서 내 친구에게 대뜸 휴대폰을 내밀었다.
이름없음 2018/12/12 12:20:52 ID : io2Lhs9Btii
우리는 다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얼었고, 그 여자분의 목소리가 매우 컸다는 점과 그때 가게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해 가게는 금세 초상집 머냥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손님들도 어차피 다 취해있어서 금세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시끌시끌 해지긴 했지만. 아무튼 우리는 다들 술이 깼고,(애초에 난 취해있지 않았지만), 꽐라가 되어있던 남자애도 급 술이 깬듯 싶었다. 그야 그렇지. 이쁜 여성분이 번호를 따갔는데 그게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여"사친이라니. 나름 남자로써의 그 쓰잘데기 없는 자존심이 상했겠지.
이름없음 2018/12/12 12:22:46 ID : io2Lhs9Btii
내 친구는 우리에게 커밍아웃을 하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당당히 밝히고 다니는 녀석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 테이블에는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지. 하지만 내 친구도 뻘짓을 안했다 뿐, 누가봐도 취해있었고 걔는 해맑게 "네~~~~~" 라면서 그분 휴대폰에 자신의 번호를 입력해주었다. 우리는 모두 걱정했지 당연히. 내일 술 깨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려 그러는걸까. 술먹고 취해서 홧김에 여자 번호를 딴 여자와, 그런 여자에게 자신의 번호를 준 또 한명의 여성. 둘의 성정체성은 둘째치고 애초에 두사람다 그렇게 술을 처먹고 꽐라가 되어잇었는데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하긴 했는지가 의문이었다.
이름없음 2018/12/12 12:24:59 ID : io2Lhs9Btii
아무튼 그 여자분은 번호를 받고 정말 말 그대로 "꺄르륵"하고 웃으셨다. 만화에서나 봤어, 뭐야 이거. 아무튼 그 여자분은 엄청 좋아하시면서 "고마워요~~ 엄청 이쁘시네요~ 몇살이세요~?" 하고 물었다. 응 말꼬리를 그렇게 ~ 하고 올려서, 길게 말했다. 술 먹었으니까. 내 친구는 "21살입니다!" "우왕~ 전 23살이에요~" "앗 그럼 언니네요!" 이런 쓰잘데기 없는 대화가 오고갔고 둘은 뭐가 그리 좋은지 꺄르륵 하하호호 거리면서 5분여간 대화를 하다가 여자분의 "나중에 연락할게요~" 라는 멘트와 함께 대화가 끊어졌다.
이름없음 2018/12/12 12:26:59 ID : io2Lhs9Btii
내 친구는 "나 번호 따였엉~~~" 하면서 좋아했다. 참고로 얜 원래 애교 안 부린다. 애초에 키 170에 달하는 데다 고양이 상의, 시크하고 도도하기 짝이 없는 내 친구가 술처먹고 그러고 있는 모습은 정말이지... 고역이었다. 거기다 우리 테이블과 그 여성분의 테이블은 꽤나 가까웠고, 그분이 "나 번호 땄다!!! 아하항! 애는 몇이 좋을까?"(실제로 이렇게 말함) 하고 벌써부터 가족설계도를 짜고 계신것을 들었고, 단발머리 여성분이 열심히 눈치를 보면서 "아 조용히 하라고!!!" 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못 들은척 해주기로 했다. 난 착하니까.
이름없음 2018/12/12 12:28:31 ID : io2Lhs9Btii
다음날, 내 친구는 번호를 따인것 자체를 기억을 못햇고, 우리가 알려주자 "아... 진짜...?" 하는 반응을 보였을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너 어제 그렇게 번호 따였다고, 여자분 자기 취향이라고 좋아해놓고 이제와서 시크한척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맞을것 같아서 닥치고 있었다. 난 소중하니까. 여튼 그 여자분에게서 연락이 왔고, 둘은 만났다. 긴 이야기를 짧게 요약하자면: 둘은 사귀기로 했다.
이름없음 2018/12/12 12:30:22 ID : io2Lhs9Btii
내 친구가 그 여성분과 만나면서 그때 그 여성분과 있던 단발머리의 여성분과도 우리는 만나게 됐고, 모두 친한 친구가 되었다. 남자애 둘이 단발머리 여성분을 노리려던거 같지만 그분은 내가 데려갔다. 내 취향이어서. 여자인 다른 친구들은 어이 없어했고, 나랑 친구는 웃었고, 남자애 둘은 울었다. 나름 그 그룹에서 유일한 남자 둘이었고, 얼굴이 못생긴 편도 아니었고, 아니 오히려 꽤 잘생긴 편이었고, 술먹다 여자 두분과 조우하는 이벤트가 발생했지만 두 여자분 모두 자신의 여사친들이 채갔다.
이름없음 2018/12/12 12:31:40 ID : io2Lhs9Btii
참고로 그 놈들은 모태솔로이다. 남자애 둘이 모태솔로일때 나랑 내 친구는 여자친구를 만들었다. 비법을 물어보길래 여자들이 좋아하게 생기라고 했다. 그리고 걔네는 이번일로 꽤 상처를 받은듯 했다. 그야 그렇지, 자신들이 여자 손 한번 못 잡아볼동안 자신의 여자인 친구들은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으니. 남자들의 그 쓰잘데기 없는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갔을것이다. 깔깔 아이고 고소해라.
이름없음 2018/12/12 12:33:52 ID : io2Lhs9Btii
이게 2년전 일이다. 갑자기 왜 이 얘기를 꺼냈냐면.... 현재 내 와이프인, 이하, 술먹다 만난 전여친과 술먹다 보니 이 이벤트가 생각이 났다. 참고로 그때 내 와이프도 내 번호를 따고 싶었지만 그때 자신은 취하지 않아서 못 했다고 한다. 취했었으면 내 번호를 따갔을거라는 건가. 앞으로 술 좀 많이 먹여야 겠다. 애정표현 좀 잔뜩 해주라고. 내 친구녀석은 프로포즈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다른 여사친중 한명은 남친이 생겼고, 다른 한명은 최근에 썸남이 생겼으며, 남사친 둘은 아직도 솔로이다. 깔깔.
이름없음 2018/12/12 12:34:41 ID : io2Lhs9Btii
참 사람일이란게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것 같다. 얼굴에 자신이 있다면 레스주들도 술 좀 많이 먹어보길 바란다. 혹시 아나, 미래의 배우자가 거기서 술먹고 있을지. 아, 이건 절대로 음주 권장 스레는 아니니까.
이름없음 2018/12/13 18:15:04 ID : INs1cpXxQrc
아흑ㅌㅋㅋㅋ너무좋아 재밌엌ㅋㅋㅋㅋㅋㅋ무슨 만화같앜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18/12/14 13:26:07 ID : io2Lhs9Btii
응 내가 보기에도 만화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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