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BAmNBwMp9dD 2018/12/16 02:41:45 ID : 3xA0so1zRxy
그렇다. 내 이름은 김 비버, 평범한 남고생. 나는 오늘 학교를 때려치기로 하고 집을 나왔다. 이제 어디로든 향하면 되는 것이다. 이 발걸음이 어디서 멈출진 아무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나아가는 것은 멋지다고 믿기로 했으니 괜찮을 것이다. 자, 그럼 출발해 볼까! ------ 의식의 흐름대로 정말 아무 말이나 하는 스레. 기승전결도 정해진 스토리도 인물도 엔딩도 없다. 언제 끝날 지도 모른다! 앵커판감인가도 싶었는데, 그냥 생각나는 말들 적어서 비버스럽게 진행하고 싶어서 바보판으로 왔다. 소재 던져 주면 주워먹을 수도 있다. 이상한 드립 대환영. 그럼 스타뜨~~~~~
◆BAmNBwMp9dD 2018/12/16 02:45:11 ID : 3xA0so1zRxy
그렇게 집을 나섰는데, 집 앞에는 김비빕이 있었다. 비버왕 김비빕은 우리 학교의 일짱으로, 교장선생님의 가발을 염색하기도 했고, 면접왕 김면접이란 가명으로 삼성 입사에 성공한 이력도 있었으며, 그 곳에서 오미자주를 만들어 팔아 재산을 미친 듯이 불린 비버들의 희망이자 엄친아였다. 다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이면이 존재했는데, 그것은 바로 -
◆BAmNBwMp9dD 2018/12/16 02:49:14 ID : 3xA0so1zRxy
그래, 그것은 바로 나를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맛 좋은 오미자주를 마시고 입냄새를 풍기던 나를 사랑하게 되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우린 어느새 썸을 타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솔로부대 탈영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역시 내게 연애는 아직 이른 것 같았다. 그도 그런 것이, 내게는 우주정복이라는 너무도 큰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때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김비빕을 내치고 있었다.
◆BAmNBwMp9dD 2018/12/16 02:50:54 ID : 3xA0so1zRxy
김비빕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게 학교에 안 온 이유를 물었다. 때려쳤어, 하고 간단히 대답한 나는 김비빕을 지나쳐 가던 길을 마저 가려 했는데, 김비빕이 나를 붙잡았다. 뒤를 돌아보니 사뭇 진지한 눈의 김비빕이 있었고, 김비빕은 진지한 얼굴로 내게 말을 건넸다. "같이... 스프라이트 샤워할래?"
◆BAmNBwMp9dD 2018/12/16 02:53:18 ID : 3xA0so1zRxy
그 녀석의 충격적인 발언에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난 모모랜드의 팬으로, 우주가 시작되기 전부터 오직 트로피카나 스파클링만을 고수해 온 골수 스파클링빠였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 터인 김비빕이 내게 저런 말을 건넬 리가 없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알아챘다. 저 녀석은 김비빕이 아니란 사실을.
이름없음 2018/12/16 02:55:36 ID : mlhhBBtcso3
"너 김비빕 아니지." "맞아. 난 사실 김 비빔밥이야. 이름이랑 성 띄어쓰기 필수." 녀석의 정체를 알게 된 나는 마침내 스프라이트 샤워가 아닌 칠성사이다 샤워를 하기로 했다. 트로피카나 스파클링은 아쉽게도 마트에 없었다. 내가 다 처먹었기 때문이다.
◆BAmNBwMp9dD 2018/12/16 03:01:32 ID : 3xA0so1zRxy
"...넌 김비빕이 아니야. 그렇지?" "무슨 말이야, 비버야. 그러지 말고 우리 같이 스프라이트 샤워를 - " "시끄러워, 김비빕! 어서 깨어나!!" 나는 김비빕에게 오미자주를 뿌렸고, 그 순간 천지가 흔들렸다. 그것은 분명 세계의 개벽에 가까운 것으로, 태초의 오미자주가 가진 신성함을 한껏 받아들여 빛나는 세계가 도래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한 줄기의 빛으로 승화되어 빨려들어가는 세계, 사라지는 우주. 그 광활함의 중심에서 난 거대한 소용돌이를 보았다. 의식을 빼앗길 것만 같은 후광을 뒤로 한 채, 한때 김비빕이었을 무언가는 내게 다시 한 번 말을 건넸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비버의 신을 방불케 했으며, 그 고고한 울림에 난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그 순간, 그가 뱉어낸 말은 간단했다. 이 소용돌이의 속에서 우리들이 찾을 수 있었던 단 하나의 구원. 마치 폭풍과도 같은 그 한 마디를, 김비빕은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똑바로 말하고 있었다. 「시.공.조.아-」
이름없음 2019/01/24 23:49:14 ID : jfPa04E7hzd
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능낭비 오지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19/01/24 23:50:22 ID : mk641yNArzg
(팝그작) (추천 꾹)
◆BAmNBwMp9dD 2019/01/25 03:39:40 ID : 3xA0so1zRxy
칭찬과 따봉 매우 감사하다. 난 재능낭비를 사랑하지!
사자성어 출처는 네이버 오픈사전 2019/01/25 03:58:23 ID : 3xA0so1zRxy
「施(베풀 시)共(한가지 공)助(도울 조)我(나 아). 하나가 되어 서로 돕고 베푸니 낫지 아니한가 - 」 "그만해 김비빕! 이대로 가다간 너의 혼이 시공에 먹혀버리고 말아!" 「되돌리기에는 너무도 늦어버리고 말았다 -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 한때 너를 향했던 나의 정을.」 "그건...!" 「꿈이, 야망이 그리도 소중하더냐. 날 내치고 살아갈 정도의 가치가 거기에 있었느냐. 이것은 전부 네가 초래한 일이다. 」 "난 이런 걸 바란 적 없어. 선택한 건 너야!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 뿐이잖아. 아직 늦지 않았어. 그러니까 - " 「너를 위해, 난 우주를 이 시공에 담았다. 이 모든 것과 하나가 되어라. 무너진 세계에서, 퇴락한 애정의 끄트머리에서 영원히 슬퍼하라. 네가 바라던 우주가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스스로 뼈저리 느끼도록 하여라 - 그것이 내가 너에게 내리는 벌이다.」 "김비빕, 그만, 제발...!" 「...널 사랑했다. 잘 가거라.」 "김비빕 - !!" "그렇겐 안 되지." 그렇게 세계가 무너지려던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BAmNBwMp9dD 2019/01/25 04:19:24 ID : 3xA0so1zRxy
"그런 건 사랑이 아니야, 김비빕." 「네놈은 대체 - 」 "좀 더 자세히 생각해 보도록 해. 네가 정말로 원하던 게 뭔지." 「크아아아아악 - !!」 돌연 나타난 남자는 김비빕의 입에 꽁꽁 얼린 비비빅을 꽃아넣었고, 그 순간 김비빕의 폭주가 멈췄다. 남자는 쓰러지는 김비빕의 몸을 가뿐히 안아 지탱했고, 김비빕은 원래대로 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믿을 수 없었다. 그토록 혼란스럽던 세계가 한순간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갑작스레 찾아온 변화에 속이 뒤집혀 토할 것만 같았는데, 이런 내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 지 남자는 비비빅 하나를 더 꺼내 내게 건냈다. 떨떠름하게 받아든 비비빅에서는 부드러운 팥의 향기가 났다. 뒤이어 남자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소개가 늦었네. 난 비비빅이라고 해!"
수능끝!!!!!! 2019/12/17 04:27:57 ID : 3xA0so1zRxy
"...비비빅?" "응! 난 비비빅의 요정, 비비빅이야!" "설마, 우주를 정복하는 데 필요한 열쇠인 그...!" "그런 건 모르겠는데? 난 그냥 나야. 그나저나 얜 뭐야? 사랑 때문에 우주를 멸망시키려 하다니 대단한 놈이네!" "...그냥 귀찮은 놈이야. 그보다 너, 날 좀 따라와야겠다." "왜?" "우주를 정복하려면 네가 필요하니까." 난 비비빅의 손을 잡아끌고 우리 집의 지하실로 향했다. 비비빅의 요정에게 전설의 오미자주를 뿌리면 세상은 네 것이 될 것이다. 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비버들의 성지 비버텔리시아에 전해져오던 전설의 레전드로, 나는 오로지 우주를 손에 넣기 위해 세상에 태어나 지금까지의 생을 살아왔다. 나는 비비빅의 요정을 지하실에 그려둔 시무룩스타진 - 비버텔리시아의 전승에 의거한 형태로 구축된 마법진이다 - 에 세우고, 전설의 오미자주를 비비빅에게 아낌없이 부었다. 그리고 그 순간, 비비빅의 입에선 스프라이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BAmNBwMp9dD 2019/12/17 04:46:31 ID : 3xA0so1zRxy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흐브아이드 마디뎌! 어더게 댄건딘 모아도 힌기하에!" "무슨 말이야 - 잠깐, 지하실이 잠기겠어!" "흐브아이드 사어네! 에 진구가 보면 오아하에다." "안 되겠다, 따라나와. 이대로 집 안에 둘 순 없겠어." 난 비비빅을 급히 집 밖으로 끌고 나왔다. 비비빅의 입에서 하이드로펌프마냥 쏟아져나온 스프라이트는 온 집안을 적셨고, 이는 스파클링만을 취급하는 내게는 달갑지 못한 일이었다. 비비빅이 헤드뱅잉을 하자 달콤한 스프라이트가 온 사방으로 퍼져나가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냈고, 주변을 지나가던 모든 사람들은 비비빅에게 반해 열광했다. 그렇게 비비빅은 순식간에 스타가 되었다. 그 날로부터 비비빅이 세계의 중심에 서기까지는 단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이름없음 2019/12/17 05:19:30 ID : dDwJSKZg7ut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AmNBwMp9dD 2019/12/17 12:17:00 ID : 1g7wMpdXBy6
"...넌 우주는 몰라도 세계는 정복한 것 같네. 축하해." "고아어. 은에 언 이애오 갠자나? 힌구오 허이오 았사나." "미안한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거든. 그거 멈출 방법 없어?" "히히익!" "뭐?" "희희잌!!" "비비빅?" "엉! 히히익을 이베 울고 키스해어!!" "...진짜 그러면 멈춰?" 고개를 끄덕이는 비비빅에, 난 어쩔 수 없이 냉장고를 열어 신선한 비비빅을 꺼냈다. 이 현상의 전말을 듣기 전까진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우주를 정복하려는 입장에서 비비빅은 버릴 수 없는 카드였다. 그걸 위해서라면 그까짓 키스 따위는 천 번, 만 번이라도 해줄 수 있었다. 애초부터 단순히 입술을 맞대는 행위일 뿐이지 않은가 - 이런 사소한 몸짓에조차 일련의 의미를, 소위 말하는 애정 따위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그것을 위해 이 세상조차 부수고 사라지려던 바보를 나는 알고 있었다. 정말이지 멍청한 짓이 아닌가. 비비빅을 베어물고 차분히 숨을 가다듬었다. 똑바로, 있는 힘껏 눈앞의 순진무구한 시선을 되받아쳤다. 비비빅의 입에서 쏟아져내리는 스프라이트 줄기를 가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입술을 맞대려던 그 순간,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곳엔 김비빕이, 내가 아는 한 가장 바보같은 녀석이 서 있었다.
◆BAmNBwMp9dD 2020/01/03 04:12:33 ID : Wp8067xWjbd
"김비버!!!" "김비빕?!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오미자주의 향을 따라왔지. 네게선 언제나 그 향이 났으니까, 어디에 있든 찾아낼 수 있어." "경비는 어떻게 뚫었고?" "댄스배틀로 하나하나 전부 격파하고 왔어. 내 적수는 못 되더라고." "대아하네!! 아항 가히 흐브아이으 햐워할애?" "김비버가 같이 한다고 하면." "안 돼. 얌전히 트로피카나 댄스나 추고 있어." "알았어."
이름없음 2020/01/03 08:04:02 ID : 8ruk09yY4K0
「施(베풀 시)共(한가지 공)助(도울 조)我(나 아). 하나가 되어 서로 돕고 베푸니 낫지 아니한가 - 」 안타깝지만 저 '나'는 I의 의미다! I! 나! 1인칭! 지분!
◆BAmNBwMp9dD 2020/01/03 12:18:30 ID : Wp8067xWjbd
그렇군!!! 그러고 보니 한문시간에 배웠던 것도 같다!! 고마워!!!
◆BAmNBwMp9dD 2020/03/09 05:20:34 ID : Wp8067xWjbd
"말을 알아들으려면 일단 이것부터 멈춰야겠지... 얼굴 대봐." "잠깐, 뭘 하려고 - " "키스할건데? 그래야 이게 멈춘대서." "안돼, 비버의 첫키스는 내 거야...! 차라리 내가 하겠어!!" "잠깐, 야, 김비빕!!" 김비빕은 그대로 날 밀쳐내고 비비빅에게 진한 키스를 퍼부었다. 비비빅의 입가에서 흘러나온 스프라이트가 김비빕의 코트를 흠뻑 적셨고, 비비빅은 잠깐 놀란 듯 싶더니 이내 키스를 얌전히 받아들였다. 김비빕의 손이 비비빅의 허리에 감겼고, 비비빅의 손끝이 흠칫 떨렸다. 남정네들이 정열적으로 키스하는 걸 눈앞에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우주정복을 노리는 입장에서 고작 이런 일에 동요하는 것은 역시 우스운 일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저들 역시도 내가 지배할 우주의 일부다 - 그리 생각하며 김비빕을 한 대 치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BAmNBwMp9dD 2020/03/09 05:26:50 ID : Wp8067xWjbd
그치만 그와 별개로 김비빕은 참 귀찮은 녀석이었다. 사랑같은 걸 받아도 기쁘지 않다. 맹목적인 집착은 성가시기 짝이 없었고, 고작 나 하나를 가지지 못했단 이유로 우주멸망까지도 계획한 녀석이니 곁에 두는 것 역시도 위험하였다. 애초에 오미자주 냄새 따위에 홀려 사랑에 빠지다니, 정말이지 환장할 노릇이 아닌가. 고개를 저어 생각을 흩뜨렸다. 언제나 그랬듯, 김비빕에 대해 생각하는 걸 포기하는 편이 편할 것이었다. 심호흡을 두어 번 하고서 시선을 비비빅에게로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눈앞에 비친 것은, 키스하던 자세 그대로 굳어 비비빅 동상이 되어버린 김비빕이었다.
하우스! 하우스! 2020/03/09 10:20:08 ID : 01eNy2E4MlA
하우스! 하우스!
이름없음 2020/03/09 11:41:23 ID : s4IK0r89s8i
스레주랑 레스주랑 개웃ㄱㅕㅋㅋㅊㅋㅌㅋㅋㅌㅋㅋㅋㅌㅋ
이름없음 2020/03/09 17:01:40 ID : K2Mrs9tdvdx
ㅇㄴㅋㅋㅋㅋ그러고보니 이거 2018년 스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AmNBwMp9dD 2020/03/10 00:27:09 ID : Wp8067xWjbd
하우스♡ 이러케 좋은 스레를 이제야 알게되다니 인생 절반 손해봤어어엉♡♡ 훗 내가좀ㅎ 캬캬캬ㅑ캬컄 내킬때마다 와서 쓰고있다
◆BAmNBwMp9dD 2020/05/02 01:17:58 ID : Wp8067xWjbd
"아, 멈췄다!" "비비빅이 됐네?" "비비빅을 입에 안 물고 키스해서 그래! 그보다 얘 맛있다." "그러네... 이대로 그냥 다 먹어버릴까." "진짜 그래도 돼? 친구잖아." "음... 얜 그냥 스토커같은 놈이라서, 상관없어." "그렇다면야, 그냥 먹어버리자!" 그렇게 나와 비비빅은 김비빕을 먹어치웠다. 머리가 띵하지 않도록 중간중간 뜨끈한 오미자주도 곁들어가면서.
◆BAmNBwMp9dD 2020/05/02 01:18:36 ID : Wp8067xWjbd
김비버와 김비빕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 Fin -
◆BAmNBwMp9dD 2020/05/02 01:32:45 ID : Wp8067xWjbd
666년 전, 우주는 정복당했다. 절대자와 한 요정이 비버들의 왕을 먹어치우고 우주를 정복해, 신천지 비버텔리시아를 세우고 풍요를 불러일으켰다. 비버의 왕이 희생함으로서 혼란과 분열이 가득하던 세계는 삽시간에 희망을 되찾았고, 종국에 인류는 이상향에 도달하였다. 어떤 비극도 이곳엔 없다. 모두가 비버의 이름을 지니고 즐거운 삶을 살아간다. 비버텔리시아에는 분쟁도, 고통도 존재하지 않는다. 비버텔리시아는 천국의 헤븐, 전설의 레전드, 평화의 피스. 이 한 문장을 모든 비버들은 가슴에 품고 평생을 즐기다 죽었고, 눈을 감았고, 좋은 곳으로 갔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진리에 언제부턴가 의문을 느꼈고, 지금까지의 삶에서 거기에 답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BAmNBwMp9dD 2020/05/02 01:43:17 ID : Wp8067xWjbd
요컨데, 행복하지 않았다. 언제나 나만이 그랬다. 춤추고 노래하는 자들 사이에 우두커니 서 있는 기분이었다. 물론 역사에 기록된 전쟁과 기아에 비하면 지금의 평화는 달콤한 것일 테다. 아무도 배척당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는다. 이리도 비틀린 나조차도 친구들과 가족들은 받아들여 준다. 모두가 행복하고, 나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은 오히려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이 세상에서 불행한 사람은 나를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곳에는 없다. 내게는, 또는 이 세상에는 정말 중요한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었다. 어쩐지 옛날부터 그러한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세상은 내게 어떠한 답도 주지 않았고, 여전히 평화로웠다. 그리고 난 슬슬 이러한 인생을 경멸할 지경에 이르렀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행복해지기 위해선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남들이 가지고 태어난 행복이 내게는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BAmNBwMp9dD 2020/05/02 01:52:37 ID : Wp8067xWjbd
"엄마, 아빠, 나 절대자를 만나러 갈 거예요." "그래? 올 때 메로나!" "그럼 난 비비빅으로." "알겠어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난 절대자 김비버를 찾아나섰다.
이름없음 2020/05/18 15:39:49 ID : rgmGqY09zal
절대자 김비버를 찾어 나서기로 한지 2901일째, 엄마 아빠께 드릴려고 미리 산 메로나,비비빅은 이미 녹아 없어진지 오래가 되었다. 그래서 김비버 찾기는 뒤로하고 베스킨 라벤스에 취직을 하기로 한다.
◆BAmNBwMp9dD 2020/09/25 05:37:28 ID : Wp8067xWjbd
"큰소리치긴 했지만... 절대자님은 어디 계시는 거지. 비버의 댐에 계시다곤 했지만, 대체 거기가 어딘지..." "절대자를 찾고 있어?" "누구세요?" "난 메로나야. 메로나의 요정이지!" "요정... 이요? 비버텔리시아를 건국했다는?" "그건 비비빅의 요정이고, 난 메로나라구! 완전 다르거든." "그러신가요..? 그럼 혹시, 비비빅의 요정과 절대자님이 어디 계시는 지 알고 있나요? 제가 그 분들을 꼭 만나야 해서요." "음, 비비빅은 모르겠지만, 절대자가 있는 곳이라면 알고 있어!" "정말요? 거기가 어디인데요?" "미국!" "미국이요?" "뻥이고, 미국은 무슨 미국이야. 하늘나라겠지!"
◆BAmNBwMp9dD 2023/08/07 05:43:20 ID : LfcJVgmNxTV
와 오랜만이다 인코가 이게 맞나 다시 읽어보니 이거 엄청난 BL이었잖아!!! 심지어 나 글 잘 썼네!!!!!!
◆BAmNBwMp9dD 2023/08/07 06:27:39 ID : LfcJVgmNxTV
"하늘나라라니요...?" "말 그대로야. 절대자는 이 우주, 비버텔리시아를 관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장소, 하늘나라에 있어!" "거긴 어떻게 가는데요?" "어려울 것 없지. 특정한 몸동작들로 구성된 호출 코드를 시무룩스타진에 입력하면, 하늘나라에 있는 절대자가 우리의 신호를 인식할 수 있어!" "몸동작이요...?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흠, 그거라면 내가 잘 알고 있지! 따라해 봐!" "네...... 네!" "사과 톡톡! 톡!! 트로피카나!!!!" 예로부터 전해지던 신성한 춤이, 요정의 손끝에서 피어난다. 기묘하고도 웅장한 메로나의 춤은 마치 한 캔의 스파클링을 방불케 하였다. 복숭아, 톡톡, 톡... 오렌지, 톡톡, 톡 - 이상하게도 그리운 울림이 폐부를 찔러, 나는 그저 울음할 수밖에는 없었다. 행복의 형形을 찾던 세월은 요정의 땀방울과도 닮아 있었다. 달큰한 냄새가 나던 어린 시절은, 소외의 기억들은, 지금 이 순간 나의 몸짓에 증발한다. 톡, 톡...... 흐릿한 기억 속 고대 문헌의 첫 단락, 혀끝으로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더럽히던 남자의 이야기가, 지금 시야를 스친다. 나는 어찌 이리도 수치스러운 존재로 태어났는가. 절대자의 자비를, 웃음의 스마일을, 사랑의 러브를 받아들일 수 없는 자. 나는 언제고 불순물이었다.
◆BAmNBwMp9dD 2023/08/07 06:46:31 ID : LfcJVgmNxTV
"뭐야뭐야, 너, 꽤나 하잖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상당히 멋진 춤을 추게 됐는걸!" "가, 감사합니다!" "좋아, 이대로만 가자! 너무 강한 감사는 하지 마. 약해 보인다고! 넌 강해! 최강의 댄스머신이라고!" "네!! 안 감사합니다!!" 우리의 노래가 하늘로 향했다. 우리의 열정은 마치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절도 있는 스텝이 금빛 땅을 몇 번이고 두드렸다. 절대자에게 나는 마음속으로 청하였다. 나의 행복을 찾아주세요. 나 역시도 행복할 수 있다 말해주세요. 어디로도 가지 못하던 고뇌의 시간들. 그 모든 설움을 담아, 나는 팔을 치켜올렸다. 시무룩스타진이 우리의 발아래로 그려져나가고 있었다. 망고, 톡톡, 톡. 입천장을 차 올리는 혀는 더 이상 과거의 것이 아니다. 타인의 기쁨을 무력히 바라보기만 하던 나와, 나는 작별하고 싶었다. 요정이 팔을 뻗는다. 나는 얼키고설킨 숨을 차분히 되삼키며 의식을 진행했다. 이 소망이 그곳에 닿기를. 탄산 가득한 나의 춤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내린 나의 슬픔이 당신께 도달키를, 절대자. 고개를 돌리면 요정의 미소가 보였다. 우리는 그렇게, 최초이자 최후의 신호를, 우리의 열정과 울분을 몇 번이고 올려보냈다. 여름이었다.
이름없음 2023/08/09 21:47:30 ID : vbdwnyLaldA
ㅋㅋㅋㅋㅋㅋㅋ 병맛 스레주 돌아왔네 나도 방금 김비버와 김비빕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읽어봤는데 진짜 재밌게 썼닼
이름없음 2023/08/10 01:45:35 ID : LfcJVgmNxTV
아아... 비극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인 것이지..... 너의 「웃음」잘 받았다......
이름없음 2023/08/10 04:56:04 ID : HyHu8nWlzTS
진짜 재능낭비 오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3/08/10 08:57:06 ID : LfcJVgmNxTV
아 아........... 「아리가또」。너도 함께 트로피카나 댄ㅡ스를 추지 않겠나?
이름없음 2023/08/10 15:17:52 ID : vbdwnyLaldA
ㅋㅋㅋㅋㅋㅋ재능 너무 아깝다 근데 계속 연재해줄 수 있으면 해주랔ㅋㅋㅋㅋㅋ 뇌 뺴고 보니까 재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3/08/10 15:33:27 ID : bg5e6kpXvA6
미안하지만, 급한 용무가 있어「거절」한다。 ㅡ바밤바의 요정 올림
이름없음 2023/08/10 16:46:24 ID : vbdwnyLaldA
안돼!!!!! 바밤바의 요정, 돌아와!!! 너의 재치있는 입담과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병맛 소설 더 보고싶었다. 하지만 너의 급한 용무가 있다면, 어쩔 수 없지.. 건투를 빈다! 살아서만 돌아와(?)
이름없음 2023/08/15 17:54:34 ID : LfcJVgmNxTV
너희.... 나를 이렇게나 「사랑」해 주다니! 역시 사랑은 최고의 가치다!!!!! 비빕!!!!!!!!!
◆BAmNBwMp9dD 2023/08/15 18:00:00 ID : LfcJVgmNxTV
- 같이 스프라이트 샤워할래? - ...널 사랑했다. 잘 가거라. - 네게선 언제나 그 향이 났으니까, 어디에 있든 찾아낼 수 있어. "김비빕......" 절대자는 부은 눈 위로 팔을 얹었다. 무거웠다. 무엇이? 팔이? 절대자라는 직함이? 정말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별것이 아니었다...... 허나, 후회의 무게는 오늘도 육중하였다. 무無. 우주정복의 끝에서 쟁취한 것은 끝없는 허무였다. 어떤 욕망도 더는 품을 수 없다. 바랄 수 있는 모든 것이 손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 음... 얜 그냥 스토커같은 놈이라서, 상관없어. 그리고 그날 먹어치운 것은, 사랑이었다. - 퇴락한 애정의 끄트머리에서 영원히 슬퍼하라. 네가 바라던 우주가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스스로 뼈저리 느끼도록 하여라. - 그것이 내가 너에게 내리는 벌이다. 하여 절대자, 김비버는 후회하였다. "네가 준 벌을 받고 있는 거겠지, 김비빕......" 미적지근한 눈물이 오늘도 흘러내렸다.
◆BAmNBwMp9dD 2023/08/15 18:07:53 ID : LfcJVgmNxTV
...사과, 톡톡, 톡...... 그 때였다. 그리운 멜로디가 울려퍼진 것은. 김비버는 급히 지상을 관측하였다. 지금의 세계에서는 잊혀진 춤이었을 터였다. 오미자주의 빛깔로 번쩍이는 관측안을 치켜뜨고, 김비버는 잠시 넋을 잃은 듯 댄스를 지켜보았다. 익숙한 얼굴의 요정. 그 옆에서, 서툴지만서도 절도 있는 몸짓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하는. "......김비빕?" 검붉은 동공이 흔들린다, 김비버는 외쳤다. "김비빕!!!!"
◆BAmNBwMp9dD 2023/08/15 18:19:53 ID : LfcJVgmNxTV
"...좋아, 온다!" 요정이 소리쳤다. 전설의 레전드로 전해져 온 광란의 춤을 DANCING한 지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찬란한 빛이 눈앞에 도래하였다. 완전한 형태로 구축된 시무룩스타진이 금빛 밀밭 사이로 죽죽 뻗어 있었다. "이건, 대체...?" "드디어 나타났다구. 억겁의 시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퇴락한 애정의 끄트머리에서 살아가던..." "그렇다면 정말로...!" "그래, 「절대자」야!" 흩날리는 옷자락이, 비단결같은 머리칼이 공중을 휩쓸었다. 시무룩스타진의 중앙에서 시공을 찢고 도래한 절대자는 웅장한 자태를 지녔다. 은은히 풍기는 오미자주의 향기. 모든 시대를, 모든 세계를 지켜보는 눈동자. 붉고 아름다운 입술로 그가 말한다. 고고한 울림으로, 언젠가 그가 지켜보았을 구원으로. 「나, 강림.」
이름없음 2023/08/15 19:13:32 ID : HyHu8nWlzTS
와 스레주 강림!
이름없음 2023/08/15 19:19:24 ID : LfcJVgmNxTV
강!!! 림!!!!!
이름없음 2023/09/05 01:25:27 ID : 62FfTPfVfgj
하지만 그때 갑자기!!!

레스 작성
128레스윗 레스에서 한 글자씩 빼거나 바꾸거나 추가해 보자 4판new 4201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3시간 전
253레스5n 레스마다 주제 바꿔서 가상의 드라마, 영화 제목 짓기new 4738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3시간 전
152레스갤러리에 있는 가장 이상한 사진을 올려보자 2330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4
630레스뭔지 알아? 라는 질문에 이상한 대답하는 스레 29697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4
645레스익명성 마법을 잘 사용하는 호그와트 학생들의 스레(7) 31303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2
211레스아래 레더 이름 맞혀보기 7568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2
771레스아무 노래 가사나 적고 가는 스레 30851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2
133레스연관성 없는 두 단어 적기 3117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1
256레스넌으로 시작하는 자동완성 글쓰기 5466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0
19레스오늘 자신의 배변 상태를 사자성어로 표현해보자 2827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0
161레스하찮은 끝말잇기 하자! 말도 안 되는 단어, 웃긴 문장도 가능!!🤸🏻‍♀🚨 4817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0
1레스밥판 잡담 스레 531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19
2레스스벅 닉네임 때문에 생긴 일 546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19
2레스하찮은거 하는 스레 819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14
18레스하나의 거대한 판타지세계관 설정을 만들어보자 2438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14
109레스지금 손에 들고 있는 것 쓰는 스레 3492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12
215레스한국말은 끝까지 해야지 ㅡ.ㅡ 8067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12
508레스생일을 적으면 초능력을 부여해드립니다 4157 Hit
바보 이름 : ◆ts3vcraqZdA 2024.03.12
353레스1000레스부터 거꾸로 진행되는 스레 6288 Hit
바보 이름 : 1000 2024.03.12
48레스모두 어그로 흉내내는 스레 2278 Hit
바보 이름 : 이름없음 2024.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