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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할머니는 작년 발렌타인 데이 때 돌아가셨어
근데 돌아가시기 전에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났었는데
그 일에 대해 풀어보려고 해
우리 가정은 아빠가 술 마시면 엄마를 패는 행동 때문에 내가 3살이 되어갈 때 쯤에 이혼을 했고 거의 강제이다싶히 양육권은 아빠에게로 갔어 그렇게 나는 아빠랑 둘이 살게 됐지
근데 그렇게 술에 흥청망청 엄마를 패고 유흥거릴 좋아했던 사람이 아기를 어떻게 잘 키워냈겠어 나는 이유식 먹을 나이에 아빠랑 설날이면 기사식당에서 떡국 먹고 그랬다 돈은 다 유흥거리에 꼴아박고 남은 게 없던 거야
그러다 내가 5살이 됐을 때 친할머니는 원래 아빠보다 위에인 형, 그러니까 나한테는 큰아빠 댁에 지내고 계셨는데 우리가 너무 딱하게 느껴지셨는지 우리 가정에 와서 살림을 해주셨어
이런 저런 일 참 많았는데 귀신과는 관련이 없으니 다 패스하고 나는 그 시점에서 초등학교 3학년이였어 다른 아이들과 다를 거 없이 초등학교에 가고 끝나는대로 바로 학원에 가고 그냥 그런 평범한 날들이였어
근데 갑자기 어느 날에 아빠의 친구가 아빠한테 전화로 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전해준 거야 그래서 아빠는 할머니에게 오늘 새벽 정도가 되어서야 집에 온다고 말했지 집 앞에 소금 한 컵 놔달라는 말이랑 함께
그 당시에 우리 집은 빌라였고 3층이였어 방은 두 개가 있었고 큰 방에는 나랑 아빠가 자고 작은 방에는 할머니가 잤어 근데 아빠도 없겠다 무서우니까 작은 방에 어거지로 들어가서 할머니랑 같이 잤어
지금부터는 아빠 시점이야 친구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옷도 못 갖춰입고 당장 친구에게로 가고 새벽 정도가 되어서 아빠는 집으로 가고 있었대 근데 이상하게 자꾸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 느낌이 들었다는 거야
우리 아빠가 어렸을 적부터 은근 기가 약해서 귀신을 잘 보는 편이였어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대 집 앞에 도착해서 계단에 할머니가 놓고 가신 종이컵 안에 소금을 뿌리려고 했는데 컵이 쓰러져 있더래
바람이 그렇게 부는 날씨가 아니였고 구석에 둬서 누가 치고 지나갈리도 없었는데 말이야 근데 뭐 그런 거 신경 쓸 겨를이 있었겠어? 대충 뿌리고 집에 들어와 큰 방에 혼자 잠을 잤어
큰 방에 들어오면 좌측 하단에 침대가 있고 대각선인 우측 상단에 컴퓨터 책상 의자가 있었어 아빠는 피곤해서 얼른 잤는데 가위에 눌린 거야
눈을 뜨면 그대로 보이는 시점에 뒤 돌으니 자고있는 자신이 보이고 대각선에 있던 컴퓨터 의자에 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에 손 발 예외없이 온 몸이 모두 까만 사람의 형체가 다리를 꼬고 손에 깍지를 낀 채 무릎에 얹혀서 아빠를 빤히 쳐다보고 있더래
아니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얼굴은 절대 기억이 안 나고 그냥 쌔까만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뚫어지게 쳐다보는 느낌이였대 근데 아까 말했듯이 아빠는 귀신을 자주 봐왔으니 겁도 없었고 어찌저찌 해서 가위? 유체이탈? 에 깨었는데도 그 여자가 계속 있었다는 거야
그래서 아빠가 벌떡 일어나서 “ 당신 뭔데 우리 집에 들어와 !! “ 하고 엄청나게 소리 질렀어 덕분에 나랑 할머니는 잠에 깨서 얼른 큰 방으로 달려가서 아빠 무슨 일이야 하고 문을 열었어 근데 아빠가 일어나서 허공에 대고 소리 지르고 있더라
아빠는 우리가 문을 열자마자 그 여자가 스윽 하고 사라졌대 자신이 가장 놀랐을 텐데 우리를 진정시키고 다시 다 잠에 들었어 근데 이번엔 아빠가 꿈을 꿨대 자신의 아빠가 나오는 꿈 나한테는 친할아버지지
친할아버지는 우리 아빠가 11살 때 돌아가셨어 그래서 나는 당연히 할아버지를 전혀 모르지 근데 아빠 꿈에 나와선 아빠 이름을 계속 애타게 부르면서 “xx야 안 된다 , 안 된다” 하고 계속 안 된다고만 말하셨대
아빠 직업이 건설업 쪽이라 눈이나 비가 오지 않으면 쉬는 날이 없어 가뜩이나 그 일이 일어난 다음 날은 평일이였으니 출근하는 게 맞는데 그 일도 꿈자리도 너무 뒤숭숭해서 안 나갔어
나는 뭐 다를 것 없이 할머니가 차려주신 밥 먹고 학교를 가고 마치면 학원을 갔지 내가 학교가 끝나고 학원 가는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였을 거야
우리 할머니는 되게 건강하셔서 약 같은 건 전혀 안 드시는 분이였어 근데 갑자기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시더니 화장실에 들어가셨어 근데 아빠가 되게 이상하게 생각한 건 그 당시에 스마트폰이 안 나왔을 뿐더러 우리 할머니는 문자를 하실 줄 모르니 친구와 약속이 있으면 전화로 만나는 게 맞는데 전화하는 걸 들은 적이 없던 거야
그러고 할머니가 세수 하시다 갑자기 식은 땀을 뻘뻘 흘리고 아빠를 애타게 찾으면서 죽을 것 같다고 살려달라고 그랬대 아빠는 너무 당황해서 119에 전화했고 다행히 빨리 와서 할머니를 실어갔어
그랬더니 의사가 하는 말이 우리 할머니 뇌출혈이라고 몇 초라도 늦었으면 돌아가셨다는 거야 그 말은 아빠가 그 일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일을 나갔다면 우리 할머니는 일찍 돌아가셨다는 말이지 할머니 수술 준비 할 동안 아빠는 날 데리러 학원 앞에 왔어
숙제 안 해서 자로 손바닥 맞을 찰나에 원장님이 뛰어오셔서 아빠 오셨다고 가보라 했지 그래서 아빠를 만나서 처음 들은 말이 할머니가 지금 병원에 있다시네? 가서 할머니 뵈니까 벌써 머리를 다 밀고 누워서 주사바늘 몇개는 꼽고 금방이라도 감길 것 같은 눈으로 나 쳐다보고는 괜찮다 괜찮다 하고 달래주시더라
그렇게 수술을 했는데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친 것 같았어 근데 문제는 그렇게 수술을 하고 난 뒤에 합병증이라 해야 하나? 건강하시던 할머니가 이젠 약을 하루에 한 웅큼씩 드시고 맨날 기침에 오래 걷지도 못하셨지
그렇게 우리 가정은 친척들한테 미움 받았어 나랑 내 아빠 때문에 할머니가 이렇게 되신거라구 그렇게 할머니는 다시 큰아빠 댁에 가서 안정을 취하셨어
근데 지금 쓰면서 생각하니 나는 이 일로 끝났고 합병증 때문에 병세가 악화되셔서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 그 이후로 겨우겨우 설날이나 추석이 되어서야 할머니를 뵙는데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가위에 눌리시는 것 같았어
어른들끼리 술 한 잔 한다구 애들은 다 집에 두고 가실 때 할머니는 일찍 방에서 주무셨거든 근데 갑자기 막 소리 지르시면서 오지 마라 쫓아오지 마라면서 문을 막 두들기셨어
순간 너무 놀래서 얼른 문 열고 할머니 깨웠더니 식은 땀 흘리시면서 웬 검은 놈이 자꾸 쫓아왔다고 그러시더라
다음 날로 할머니가 계속 걱정 돼서 뭐하나 방에 들어가보면 티비만 보시던 분이 갑자기 불경? 같은 책을 꺼내서 달력 뒤 흰 바탕에 따라 적으시고 절을 다니시고 그랬던 것 같아
그렇게 큰아빠 집이랑 거리가 꽤 있고 내가 그 때 할머니 아프신 게 내 탓이라는 얘기 듣고 친척들이랑 친하게 못 지냈던 터라 할머니를 많이 못 뵈었어 내가 참석도 잘 안 했거든
산소 같은 곳도 잘 안 갔는데 이 날까지도 할머니는 귀신에게 놀아나신 걸까 갑자기 놀라시면서 주저앉고는 오줌을 누셨고 응급실에 갔더니 결국 할머니는 몸을 지켜주는 세포가 다 악성으로 변하는 루프스 병에 걸리셔서 돌아가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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