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 거 좀 써보고 싶고, 털어내고 싶어서.
그 애한테 편지 쓰듯이 써보고 싶어. 너무 생각나는게 많아서 아무데도 털어내지는 못하는데 쌓이기만 하는 것 같아.
이름없음2018/12/23 04:02:08ID : o3O6Y3BdRu2
너랑 허구한날 싸우는게 지쳤어. 솔직히 말하면 매일이 지겹다고 생각했어.
그 날에는 이상하게 이런 생각이 더 많이 나더라. 그냥 확 끝내버릴까. 그냥 내가 헤어지자고 하면 서로 덜 힘들까.
헤어지자고 말하는 순간에 너한테 제대로 말하지 못했지만, 6년동안 너한테 너무 많은 걸 줬나봐. 많이 좋아하고 사랑했어.
다시 돌이켜보면 고등학생에서 성인이 되는 순간까지도 우리는 같이 있지 못했던 것 같아. 항상 특별한 날은 같이 보내자고 약속했었던게 헤어진 지금까지도 기억나는데.
이름없음2018/12/23 04:04:10ID : o3O6Y3BdRu2
니가 다른 친구랑 보내겠다고 한 그 순간에, 나도 다른 친구를 만났어.
나한테 전화 한통 오지 않는 너를 생각하면, 괜히 가슴이 쓰리고 외롭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근거림이 있었어. 안 좋은 형태로 말이야.
다음 날에 만나서 우리 사이에 무슨. 하는 널 보면서. 그치.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내 마음을 내가 설득했어.
그때는 고작 우리가 만난지 4년이었어. 그렇게 난 2년동안 나를 설득하고 있었는지 몰라.
이름없음2018/12/23 04:05:44ID : o3O6Y3BdRu2
우리가 아무리 다른 친구들의 연애보다 서로가 외롭다고 생각해도. 같이 있는 시간이 적어도.
그래도 우린 우리가 만난 시간으로 서로 본인을 설득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 5년이나 만났으니까. 6년이나 만났으니까. 하면서.
이름없음2018/12/23 04:08:36ID : o3O6Y3BdRu2
실은 만난 지 4년이 되었을때부터 쭉. 너도 그랬을 지 모르겠지만 난 계속 그래왔을지도 모르겠어.
그치만 있잖아. 난 그래도 니가 너무 좋았어. 남들은 뭐가 좋아서 6년이나 만나냐고 하지만. 난 니가 너무 좋았나봐.
특별한 날이면 너 생각이 났지만 너를 만날 수가 없었어. 아직도 그게 너무 원망스럽고 후회스럽지만. 만나지 못해도 난 항상 니가 생각났어.
이름없음2018/12/23 04:10:33ID : o3O6Y3BdRu2
너가 그랬지. 처음 만났을때 난 너무 여려보여서 절대 상처 안주고 싶다고. 항상 웃게만 해주고 좋은 추억만 쌓게 해주고 싶다고.
근데 있지. 헤어진 지금. 난 아직도 그걸 털어낼 수가 없어. 니가 너무 좋은 추억을 나한테 선물했나봐. 근데 왜 나만 떨쳐낼 수가 없는지 모르겠어.
이름없음2018/12/23 04:12:13ID : o3O6Y3BdRu2
너만큼 날 아껴주고 좋아해준 사람은 내 인생에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거야.
누군가의 눈에는 내가 한심하고 비참해보일지 몰라도. 나 사실 너무 행복해. 너같은 애가 잠시라도 내 옆에서 나를 니 인생에 중요한 부분으로 넣어주고,
나를 생각해주고. 나도 널 그렇게 생각해왔다는게. 그게 너무 행복해. 헤어졌지만 너한테 특별한 애가 된것만 같아.
이름없음2018/12/23 04:13:52ID : o3O6Y3BdRu2
친구들한테는 널 다 잊어버리고, 털어버렸다고 말했어. 처음엔 너한테 화가 나기도 했어.
우리가 이렇게 헤어져야되는걸까 싶었거든. 근데 너가 맞았나봐. 우린 이렇게 헤어져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너가 이렇게 잘 지내는 걸 지켜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곤 해. 내가 빠져준게 잘한걸까. 나만 널 털어내지 못하고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혼자 매달리는걸까.
아니면 너도 나처럼 속으론 내 생각을 조금은 했을까.
이름없음2018/12/23 04:16:51ID : o3O6Y3BdRu2
처음 너가 나한테 선물해준 꽃을 보면서. 진짜 기분이 하루종일 날아갈 것만 같았어.
나한텐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싶고, 잘해주고만 싶다는 너가. 웃으면서 날 바라보는 너가. 너무 좋았거든.
아직도 그때가 생각나. 6년 전인데.
근데 있지. 난 니가 준 꽃이 아니라 날 생각하면서 꽃을 샀을 널 생각하고 좋아했던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