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꿈에서는 새엄마로 나왔고, 친엄마는 따로 있었음.
30대 중반정도 였는데 오래 전에 날 버렸음.
꽤 예뻤고 누구에게나 무뚝뚝했음. 특히 나한테는.
그래도 좀 커서는 가끔가다 내가 보러 감.
친엄마가 돈이 없어서 날 지금 집에 넘긴 듯 했음.
우리동네에서 엄청 못 사는 임대아파트에 살았는데
집에 가면 한낮인데도 불을 안 켜서 어둡고 좁았음.
그래도 손님은 늘 두세명씩은 있었음.
그 좁은 거실에 네 명이 앉으니 꽉 찼음.
손님은 다들 경로당 할머니들이었는데 엄마가 과일도 깎아주고 하여튼 좀 잘해줌.
그래도 좀 차가운 감이 있어서 내가 할머니들한테 엄청 살갑게 굴었음.
할머니들한테 잘 해드리긴 했지만
난 엄마랑 둘이 있고 싶었는데 그 사람들이 계속 있어서 싫었음.
엄마 번호라도 얻으려고 했는데 엄마는 돈이 없어서 공기계밖에 없었음.
그래서 엄마가 다니는 평생교육원의 선생님 번호를 받음.
어쨌거나 저녁에는 손님 없을 것 같아서 일단 집에 갔음.
저녁에 다시 엄마한테 갔더니 그래도 누가 있었음.
우리 동네 고아원 애들 3명이었는데 우리학교 애도 있었음.
걔네는 침대에 셋이 나란히 앉아있었음.
그냥 집에 갈까 싶었음.
그러려던 찰나에 엄~청 젊은 남자랑 같이
팔짱낀 술집?여자도 들어왔음.
직감적으로 그 남자가 엄마 애인이라는걸 알 수 있었음.
그래서 숨었음. 날 보면 엄마한테 뭐라고 할까봐.
딱 봐도 엄마한테 잘해주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음.
술집여자를 끼고 다니고 엄마를 없는사람 취급했음.
엄마도 그냥 거기에 익숙해 보였음.
어쨌든 그 남자는 밝은 갈색으로 염색까지 하고
얼굴은 되게 하얗고 귀엽게 잘생겼었음.
고아원 애들한테 하는 말 들어보니까 고아원 선생님같았음.
근데 고아원 애들이 벌벌 떠는거임.
알고보니까 그 사람이 애들 학원비같은 거 좀 대주고
애들 때리고 몹쓸짓하는.. 사람이었음.
그 남자가 그렇게 애들을 때리는데도 엄마는 가만히 있었음.
그 남자랑 술집 여자는 저녁되서 가고 애들도 보육원 통금 걸린다고 갔음.
그래서 장롱에서 다시 나오는 찰나에
엄마가 나를 지금 사는 집에 보내지 않고 그냥 보육원에 맡겼다면
나도 저렇게 됐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음.
다음날에 엄마한테 다시 갔을 때에는 엄마도 같이 그 남자한테 맞고있었음.
문을 여는 순간 남자가 날 쳐다봤고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음.
남자는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다가 내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고서는 밖으로 나가버렸음.
난 내 친아빠를 버리고 사귄 사람이 결국 저딴 사람인가 싶어서
엄마가 한심하고 화났음.
엄마를 다시는 찾지 않기로 하고 그냥 집을 나가버리려고 함.
그 때 엄마가 날 불렀음.
그리고 엄마가 자기는 괜찮다며 주머니에서 뭘 주섬주섬 꺼냈음.
엄마가 나 해외여행도 한 번 못 보내주고 그렇게 보낸게
안타까웠다고 일본행 티켓 두 장을 줬음.
난 기억도 안 나는데 내가 어릴 때 가고 싶어 했나 봄.
자기는 여기서 할 일이 있다고 친구 한 명 데리고 갔다오라고 했음.
전깃세 낼 형편도 안 되는데 이런 돈이 어디서 났냐고
타박하려고 했지만 티켓 시간이 너무 촉박했음.
그 근처 사는 친구 데리고 둘이 공항으로 엄청 뛰어감.
간당간당하게 수속 밟고 다시 엄청 뜀.
비행기를 타려는 찰나에 꿈에서 깼음.
보통 꿈에서 깨면 다 잊어버리는데 이건 너무 생생해서 잊혀지지가 않아ㅜㅜ 해몽이랄것도 없는게 그냥 개꿈같거든
근데 잊고싶지 않아서 글 올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