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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12/31 06:54:00 ID : nRBfe6i8lBd
본격, 없어서 직접 쓰는 백합 소설. 일상물이야.
이름없음 2019/01/01 15:59:23 ID : nRBfe6i8lBd
1화 - 가출소녀 어느 추운 겨울날, 시원은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하나 사서 거리를 거닐었다. 정확히 하자면 강의가 전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11월에 접어들어서인지 날은 꽤나 쌀쌀했고, 조금 이르지 않나 싶긴 했지만 두툼한 거울잠바를 꺼내입기 시작한 사람도 여럿 보였다. 그래도 아직은 날씨가 영하권까지 도달하지는 않아서일까, 사람들은 옷을 껴입고 집밖을 나와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함께 놀러다니느라 바빴고, 상가나 식당이 많은 시원의 집 주변은 언제나 북적북적했다. 그리고 시원은, 그 속에 그런것들과 전혀 연이 없어 보이는 한 소녀를 발견했다. 어느 낡은 건물벽에 기대에 앉아 척봐도 얇아 보이는 청바지와 오래된듯한 잠바를 입고서 꾸벅꾸벅 조는 그 모습은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과는 확연히 대조되었다. 딱봐도 어려보이는데, 이런날 길가에서 도대체 뭐하는걸까. 시원은 뭐에 홀리기라도 한듯이, 바들바들 떨며 잠을 청하려는 아이에게 다가가 앞에 놓여진 통에 오만원짜리 한장을 넣으며 쭈그려 앉았다. 아이는 자다가 벌떡 깨어 눈앞의 광경에 눈을 크게 뜨며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곤 고맙다고 말해왔다. "너, 왜 나와있니?" 아이는 올곧은 눈으로 시원은 바라보더니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가출했어요." 뭐 이런 날씨에 이렇게 어려보이는 애가 길거리에 나와 앉아있으면 그거정도밖에는 답이 없는거 아닐까. "이렇게 추운데? 차라리 도서관 같은데라도 들어가 있지 왜 나와있니?" 오지랖 같다고 본인도 느끼는 바였으나 시원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돈이 없거든요. 이렇게 밖에 나와서 앉아라도 있으면 가끔 언니같은 사람들이 돈이나 먹을거 주니까... 그리고 저같은 사람이 어디 실내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안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 말에 시원은 아이의 모습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청바지는 심지어 찢어져 있었고, 신발도 많이 헤져서 더 이상 신발의 기능을 제대로 하는지도 의문이었다. 아이가 깊게 눌러쓴 검은색 후드 너머로도 이 아이가 꽤나 오랫동안 씻지 못했다는것이 확연히 보였다. 날씨에 맞지 않게 거의 가디건 수준으로 얇은 이 잠바도 여기저기 정체를 알수 없는 얼룩이 묻어서, 더 이상 잠바의 원래 색깔이 뭐였는지 알수조차 없었다. 얼굴은 어디서 묻은건지 모를 검댕이가 여기저기 묻어있었고, 멍이나 작은 베인듯한 상처들이 많았으며 손도 딱봐도 뭐가 많이 묻어있는게 그야 사람들이 싫어할만한 몰골이었다. 이런 아이를 보자 마치 어릴적 본인의 모습이 생각나서 더 이상 할말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시원은 자리를 비키지 못했다. 말도 없이 빤히 저만 보고 있으니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표했지만 입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는 그녀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어, 엄청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 "너, 우리 집에 오지 않을래?"
이름없음 2019/01/01 15:59:44 ID : nRBfe6i8lBd
말을 뱉은 시원 자신도 꽤나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차가운 공기를 한가득 들이켰다. 이건 오지랖의 수준이 아니었다. 아이는 시원의 말을 이해는 한건지, 아까와 같은 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 보더니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장기매매....?" 피곤에 쩔어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로 그런 말을 하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시원은 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 아이가 이렇게 생각하는것도 당연한거 아닐까. 처음 보는 누군가가 가출소녀에게 돈을 쥐어주며 우리집에 오라 그러면 그야 장기매매던 뭐던 "그런쪽"으로 생각이 들겠지. 시원은 일어서며 마음을 다잡고 숨을 잠시 고른뒤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그런거 아니야." 아이는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을 보냈지만 애써 무시하며 잠바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한까치 꺼내 불을 붙였다. "뭐, 생각은 해봐. 너도 계속 여기 나와있어서 좋을거 없잖아?" 니코틴 향의 하얀연기를 내뿜는 시원을 아이가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가려는 그녀를 불러세우고는- "언니." "응?" "담배 몸에 안 좋아요. 끊어요." -금연을 권장했다. "시끄러 꼬맹아."
이름없음 2019/01/02 11:41:28 ID : nRBfe6i8lBd
2화 - 길고양이 "담배 몸에 안 좋아요. 끊어요." -금연을 권장했다. "시끄러 꼬맹아." . . . 시원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재빨리 씻은뒤에 편한옷으로 갈아입고 부엌에 가서 냉장고에서 캔맥주 하나를 꺼내들고는 티비를 켰다. 대충 아무 공포영화나 결제한뒤 소파에 삐딱하게 누워서 영화를 시청하다 잠이 들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다음날 새벽이었다. 잠에서 막 깬 그녀를 반겨주는것은 티비에서 자동재생으로 인해 계속해서 되풀이되고 있는 여자의 비명소리와 소름끼치는 브금, 거기에 기괴한 사운드효과였다.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대충 정리하고 얼굴만 대충 씻은뒤 청바지와 후디에 자켓을 걸치고 검은색 캡을 꾹 눌러쓴뒤 가방을 챙겨 집에서 나섰다. 가는길에 커피나 사갈까-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그녀는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대학 교수님의 지루한 수업을 모두 끝마친뒤 그녀는 집으로 향했고, 어제의 그 소녀는 아직도 그 자리에 앉아서 병든 닭마냥 졸고 있었다. 시원은 근처 커피숍에 들어가 아무 샌드위치와 코코아를 샀다. 원래는 대충 근처에 놓고 갈 생각이었지만 그녀가 근처에 다가가자 아이는 귀신같이 알아차리고는 눈을 떴다. "아 깜짝이야. 자, 이거." 잠이 덜깬듯, 아이는 눈을 비비며 손을 뻗었다. "이게 뭐에요?" "샌드위치랑 코코아." 아이는 순간 멈칫하고는 눈치를 보더니 음식을 받아들었고 조용히 고맙다고 읊조렸다. "얘." "네." 아이는 언제 포장을 뜯었는지 햄 샌드위치를 입안 가득 문채로 대답했다. "... 하... 아니다..."
이름없음 2019/01/02 12:06:09 ID : nRBfe6i8lBd
아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개의치 않고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었고, 시원은 그저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그렇고 경계심이 너무 없는거 아닐까. 내가 나쁜 사람이면 어쩌려고 이러는건지-하고 생각하며 그녀는 옆에 쪼그리고 앉아 아이가 먹는 모습을 보다가 다리가 저려오기 시작해 결국 일어나서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 . . . 몇주가 지났을까-라곤 해도 2주정도 밖에 안 지났지만-그녀는 계속해서 아이에게 음식이나 돈을 쥐어주고, 간혹가다 짧은 대화를 나누며 지내고 있었다. 그야 생판 모르는 남이지만 주는 족족 잘 받아먹으니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길고양이 돌봐주는 느낌이랄까. "그건 그렇고.." 추웠다. 하긴 이제 11월 중순이고, 춥지 않은게 이상했다. 그래도 2주전만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았다만. 오늘도 시원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학교를 끝마친뒤 잠바 주머니에 손을 깊숙히 찔러넣고 집으로 향했다. 너무 두꺼워서 약간 오버하는 감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따듯하니 상관없지 않을까 싶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여 연기를 내뿜었다. 슬슬 이게 입김인지 담배연기인지 구분이 안가기 시작했다. "안녕." 그녀는 자연스럽게 아이 앞에 멈춰서서 인사를 건넸다. 아이는 시원을 올려다보고는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아이의 눈웃음이 예쁘다고 생각한 시원이었다. "치킨 샌드위치, 괜찮아?" "제가 뭐 이것저것 가릴 처지도 아니고... 다 좋아요." 아이는 자연스럽게 그녀가 건네는 음식을 받아들고 포장을 뜯었다. 아이는 추운지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 귓볼과 손끝, 그리고 볼이 빨갛게 되어있었다. 시원은 잠바를 벗고는 쭈그리고 앉아 아이의 어깨에 둘러주었다. 아이는 밥을 먹다말고 눈이 휘둥그레 해지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너 그러다 얼어 뒤진다." "피. 뒤진다가 뭐에요 뒤진다가." "뭐. 돌아가신다고 해줘?" 아이는 그게 뭐에요-라며 웃고는 자켓 소매를 만지작거렸다. "언니 잠바에서 담배냄새 나요." "싫어?" "딱히요. 그래도 담배는 빨리 끊어요. 빨리 죽어." 나름 진지하게 말하는 못브이 웃겨서 그녀는 자켓을 좀 더 똑바로 해서 고쳐주며 말했다. "상관없어." "언니는." "응." "언니는 빨리 죽고 싶은거에요?" 훅 들어온 아이의 질문에 시원은 아주 약간 당황하며 깜빡이 좀 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름없음 2019/01/03 13:53:39 ID : nRBfe6i8lBd
3화 - 닮은꼴 "언니는 빨리 죽고 싶은거에요?" 훅 들어온 아이의 질문에 시원은 아주 약간 당황하며 깜빡이 좀 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딱히 그런건 아닌데." 딱히 죽고싶을 정도로 삶이 비참한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삶의 원동력이 있는것 또한 아니었다. 그냥 뭐, 안 죽었으니 살아있달까. "뭐, 언제 죽어도 상관없어." "그래서 담배펴요?" "아니, 그냥 중독돼서 피는거지." "흐음~" 아이는 주섬주섬 걸쳐준 잠바를 입더니 안쪽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너, 휴대폰 있어?" "있어요." "전화 돼?" "될걸요?" 아이의 대답에 시원은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본인의 전화번호를 적은뒤 종이를 찢어서 두번 접고는 잠바의 주머니에 넣었다. "뭔 일 있으면 문자나 전화해." 아이는 시원을 빤히 바라보다가 그녀의 소매를 붙잡았다. "언니는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줘요?" 시원은 그 질문에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난 그냥 한겨울철에 집 나와서 사서 고생하는 바보 여자애잖아요." "자각은 있구나?" "언니 나 누군지 모르잖아요. 근데 맨날 돈주고 밥사주고 이젠 잠바랑 연락처도 주고... 왜 그래요?" "글쎄?" "나 나중에 이거 다 갚을수 있을지 어떨지도 몰라요. 아무리 언니라도 장기 빼주거나 하지 않을거에요." "그런거 아니라니까."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아이의 머리로 손을 옮겼다. 아이가 눈을 질끈 감으며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무서워하는것 같았지만 그녀는 아랑곳 않고 아이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뭐 후드도 뒤집어쓰고 있었고, 쓰다듬었다기보다 머리를 헤집어 놓았다는게 더 맞는 표현일지도.
이름없음 2019/01/03 13:58:12 ID : nRBfe6i8lBd
"그냥." 한참을 고민하던 시원이 이내 대답했다. "그냥? 이유도 없어요?" "너. 나랑 닮았거든." "제가요?" "응. 나도 어릴적에 가출 자주 했었거든. 뭐 너처럼 길바닥에 며칠이고 앉아서 그러고 있진 않았지만. 아이는 아직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듯이 그녀를 올려다보았지만 시원은 딱히 아이에게 더 해줄말이 없었다. 거짓말은 아니었으니까. 다만 시원도 그 이유가 100% 정답인지는 본인도 몰랐다. 틀린건 아니었지만 완전 정답은 아닌, 그런 애매한 대답이었다. "언니는 오지랖이 넓네요." "그럴지도." "하지만 그래서 고마워요. 언니의 오지랖은 진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냐." 그녀는 다시한번 아이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어준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켓도 줘버려서 추우니까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야. 지퍼 잠궈라. 얼어 뒤진다." 아이는 지퍼를 잠구고는 그녀를 향해 웃어보였다. "언니. 담배 끊어요. 빨리 뒤진다." 당돌한 꼬맹이네-얼굴에 미소가 걸리는것을 막지 못하며 시원은 아이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았다. "신경꺼 인마."
이름없음 2019/01/04 07:07:56 ID : nRBfe6i8lBd
4화 - 감기 "언니. 담배 끊어요. 빨리 뒤진다." 당돌한 꼬맹이네-얼굴에 미소가 걸리는것을 막지 못하며 시원은 아이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았다. "신경꺼 인마." . . . 그 디로도 며칠이나 지났고, 아이는 시원에게 종종 문자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내용은 주로 "나 배고파요" 였지만. 그녀는 문자를 받으면 밖에 나가서 손에 돈이나 음식을 쥐어주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설마 진짜로 이런식으로 문자를 보내오게 될 줄이야. 당돌하다면 당돌하고 건방지다면 건방지지만 그 모습이 퍽이나 귀엽게 느껴져서 그녀는 요즘 이러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사람에게 이런말은 조금 실례일지 모르지만 정말로 길고양이 한마리를 챙겨주는 기분이었다. 고양이 치곤 컸다만. 그녀는 티비에서 사람이 썰리는 모습을 보며 캔맥주를 들이켰다. 딱히 시원이 사람이 썰리는 모습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변태도 아니고, 피가 튀기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싸이코도 아니었으나 이런 류의 영화는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보기에는 좋은것 같았으니까. 영화가 끝나고 벽에 걸린 시계를 보자 시계바늘은 2시 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역시 주말은 좋아. 그녀는 자연스럽게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자켓을 주워입고 소파에 올려져 있던 검은색 캡을 눌러쓰고는 아이에게로 향했다. 5분가량을 걸어 아이에게로 가자 아이는 여느때와 같이 벽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야." 숨은 쉬고 있었으나 아이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려나. 사람의 기척에 예민해 평소라면 근처에 발소리만 들려도 벌떡벌떡 일어나는 애가 이러고 있으니 시원에게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러다 뭔일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얘는 길에서 사는데 해코지라도 당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이 아이의 현상태를 확인하는것이 시급했다. 아이의 앞에 쭈그려 앉아 이마에 손을 대보자 아이는 천천히 눈을 떴고, 동시에 아이의 상태도 단박에 파악이 되었다. "... 언니...?" "감기 걸렸냐." 시원의 말에 아이는 멎쩍게 웃어 보였다. "기다려. 약 사올테니까."
이름없음 2019/01/04 07:14:19 ID : nRBfe6i8lBd
아이는 그녀의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채 반쯤 감긴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평소 상태라면 저 아이는 길에서 산다해도 자기 나름대로 살아갈수 있을것이다. 누군가 근처에만 와도 귀신같이 깨니 사람들에게 해코지 당할일은 딱히 없겠지. 본인 입으로 그렇게 말하기도 했고. 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누구에게 뭔 짓을 당해도 저항할 힘 따위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의 발걸음이 점차 빨라졌다. 근처의 작은 약국에서 감기약과 목캔디를 산뒤 간단히 먹을수 있는 야채죽과 물 한병을 샀다. 감기에 걸렸으니 샌드위치 같은건 먹기 버거울 것이다. 그녀는 아이에게 다가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과 플라스틱 스푼을 건네고는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파서 골골대는 녀석이 밥은 잘먹네. 시원은 이가 먹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머리를 한두번 쓰다듬어 준뒤 약을 건넸다. "약 먹어." "써서 싫어요." "애냐?" "애 맞는데요." 하-한숨이 절로 나왔다. 가루약 말고 알약을 사올걸 그랬나. 시원은 아이의 볼을 잡고 입을 벌린두에 입안에 가루약을 털언호고 미리 뚜껑을 다놓은 물병을 건네주었다. 아이는 기겁하며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고 후에 혀를 내밀며 우웩-하는 소리를 내질렀다. 목캔디...는 나중에 주기로 하고. 뭔가 달달한게 없을까 하고 주머니를 뒤적이던 시원의 손끝에 그녀가 나중에 먹으려고 아껴뒀던 초콜릿이 잡혔다. 그녀는 초콜릿을 까서 아이의 입에 넣어주고는 약도 손에 들려주었다. "원래 밥먹고 바로 먹는게 제일 좋긴 한데.. 힘들면 자기 전에라도 꼭 먹어." "써서 싫어요." "그럼 내일 알약 사올게 오늘만 참고 먹어." "나 알약 못 먹어요."
이름없음 2019/01/04 07:18:18 ID : nRBfe6i8lBd
짜증이 머리 끝까지 차고 올라왔지만 환자에게 소리를 지를수도 없어쏙, 그냥 자신이 와서 감시하는 수밖에는 없겠다 싶어 그녀는 아이를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짜증나네. 집에 돌아가서 휴대폰을 확인하려 하니 켜지지가 않았다. 언제 죽은걸가. 충전기를 연결하고 조금 기다리자 전원이 들어왔고, 확인해보니 부재중 전화와 음성메시지가 각각 하나씩 와있었다. 그녀의 아버지였다. [어 시원아. 이번달 생활비랑 용돈 보냈다. 언제 한번 얼굴이나 보러 와라. 엄마도 너 많이 보고 싶어한다. 용돈 더 필요하면 말하고, 알았지?] 그녀는 바로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문자를 남기고는 침대위에 드러누웠다. 친부모따위랑은 연을 끊은지 오래였고, 현재 그녀는 양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러고 살수도 없고, 알바라도 구해야 할까 싶었지만 두분은 알바도 좋지만 부담갖지 말라고 했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긴 하다만. 하지만 딱히 부담된다거나 그렇다기 보단 그냥 죄송한 시원이었다. 친자식도 아닌데. 평소엔 생각해볼일 없었던 가정사를 생각하니 급 피로가 몰려오는 것을 느끼며 시원은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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