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친하지도 않았고 말할 일도 없어서 더 슬펐어
다른 무리였지만 그 무리의 아이들 중 한두 명 하고는 친해서 그 애들을 통해서 친해질 수 있을까 생각해봤던 적도 있었어
조별과제도 한 번도 겹친 적이 없어서 제대로 말을 할 기회가 없었고...
그냥 가끔 가다 보이는 그 아이의 수줍은 모습에 괜히 착각하는 나날들의 연속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그애는 낯을 가려서 그런 것뿐이었는데
◆3SK58067vvi2019/01/07 02:01:46ID : mFdwoNuk8pe
해가 끝나가면서 말을 걸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후회할 거라고 생각했어. 이런저런 말을 건넸고, 어느 정도 말을 트는 것에는 성공했던 것 같아. 나도 참 바보 같았지. 그 어색한 분위기에 착각을 하다니. 그 상태로 몇 년을 감겨버린 것에 대해서 난 아직도 의문이 들어. 왜 그렇게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 우연을 운명으로 바꾸고 싶었던 나는 우리를 운명이라고 착각하게 돼. 물론 내가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상황이었을지 아무것도 모르겠어. 지금도 후회하고 있을지.
◆3SK58067vvi2019/01/07 02:05:33ID : mFdwoNuk8pe
나는 그동안 내가 퀴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내 친구가 커밍아웃을 했을 때도 나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이상하게 대답한 적이 있다. 성지향에 대한 완벽한 무지 상태였다. 그게 이런 식으로 연결될지는 전혀 몰랐다.
그렇지만 그 아이를 좋아하게 된 것이 어색하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웠고, 나는 그 좋아하는 감정을 즐기는 단계로 넘어가 있었다. 나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혼란에 휩싸이기도 전에 이미.
◆3SK58067vvi2019/01/07 02:08:08ID : mFdwoNuk8pe
아무도 내가 누굴 좋아했는지 모른다. 이 이야기도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이다. 난 이 감정을 쌓는 과정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돌이켜보니 외로움으로 점철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별것도 아닌 일에 감정이 휘둘리곤 했다.